이번 여행은 2박 3일의 '금까기' 여행이었기 때문에 금요일 퇴근을 하자마자 부랴부랴 서둘러서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대부분은 서울대 입구에서 공항버스를 타지만, 이번 여행은 강남에서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삼성동 공항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탔죠.
그런데 허걱~ 1인 편도 요금이 무려 14,000 원이나 하더군요. 버스는 신형이고 쾌적하지만 가격이 너무 올랐네요. 앞으로는 될 수 있는대로 평소 타던 602번 공항버스를 이용해야겠습니다.
9시 1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인데 7시 30분 쯤에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는데 동방 항공 카운터가 저희가 내린 버스 정류장의 반대편에 있는지라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했습니다. 비싼 버스 요금에 멀리 위치한 카운터까지... 여행 시작부터 만만치가 않네요.
기내는 평범합니다. 아시아나 국내선 여객기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어 별로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밤 비행기에 1시간 남짓한 비행 시간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내식이 나오는군요. 쇠고기밥과 해산물밥 중에서 고를 수 있는데(오는 비행기도 메뉴가 동일합니다) 쇠고기밥은 전반적으로 짜서 비추이고 해산물밥을 추천합니다. 약간 싱겁기는 한데 보기보다 맛있습니다.
요렇게 생겼습니다. 특히 김치가 생각보다 맛있더군요.
비행거리가 짧아서 그런지 이륙하자마자 기내식 배식에, 곧 이어 음료수 서빙을 하느라 승무원들이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비행기 조종은 다소 거친 편으로 활주로를 찾아 하강하기 시작할 때 착륙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크게 흔들려서 좀 놀랐습니다.
9시 10분에 출국해서 10시에 상하이 푸동 공항에 도착했는데 시차가 1시간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가깝기는 정말 가깝네요.
요새는 웬만한 국제 공항이 다 그렇지만 입국 심사 또한 간단하더군요. 여권 보여주고 얼굴 대조하고 끝~
인민광장으로 가려면 8번 출구로 나와 5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막차가 11시이기 때문에 10시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게 되면 조금 서둘러야 합니다. 버스표는 안내양이 버스에서 팔기 때문에 표를 사려고 주변을 두리번 거릴 필요는 없습니다.
버스는 좌석의 간격이 좁아 다소 불편합니다. 제가 다리가 긴 편이 아닌데도 조금만 펴면 앞좌석 등받이에 닿더군요. 쩝...
조금 있으니 안내양이 돌아다니면서 버스표를 팝니다. 행선지에 따라 요금이 다르기 때문에 행선지를 불러줘야 합니다. 인민광장이라고 하면 당연히 못 알아듣기 때문에 '련민광창'이라고 또박또박 불러주거나 아예 미리 행선지를 적은 종이를 준비해서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금은 1인 당 16 위안이었는데 저희 옆에 앉았던 사람들은 15 위안을 냈다고 하니 가시는 분들은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희 옆에 앉았던 남자 분들은 모르고 홍콩 달러로 계산하려고 하다가 안내원이 짜증을 내는 바람에 급당황하기도 했지요. 하긴 모르는 사람이 보면 홍콩 달러와 위안화를 한 눈에 구분하기는 어려우니까요.
인민광장은 공항에서부터 시작해서 3번째 정류장입니다. 안내양이 안내 멘트를 해 주기도 하거니와 워낙 사람들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놓칠 염려는 별로 없습니다. 저희 옆에 앉은 남자들도 내리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호텔에 묵는 사람이어서 안심이 되었다가 저희보다 더 심한 길치라는 걸 알고 다시 좌절 모드~
인민광장에 내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뒤쪽은 고가도로, 앞쪽은 달랑 주유소가 있는데 표지판도 없고 지도를 봐도 저희가 예약한 호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주유소에 들어가서 지하철 인민광장역을 물어보려고 했으나 subway station은 고사하고 train이라는 영어도 모르는 걸 보고 또 다시 좌절~
그래도 다행히 영어를 좀 하는 대학생(으로 추정)을 만나 안내를 받았습니다(나중에 알고 보니 여행 일정 동안에 만난 중국 사람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었음). 기온은 높아서 따뜻한데 미리 알고 온 대로 바람이 정말 장난 아니게 심합니다. 뼛속이 시리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이더군요.
그냥 택시를 탔어야 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도를 들고 헤매는 통에 저를 포함해 4명의 길치는 1시가 넘어서야 예약한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상해 시내는 서울과 비슷합니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상가가 문을 일찍 닫아서 중심가를 제외하고는 한산하다 못해 스산한 느낌마저 듭니다.
목이 탄 김에 물가도 알아볼 겸 호텔 뒤의 편의점에서 환타, 실론티 1병(5.6위안)을 샀습니다. 냉장고는 있지만 미지근한 것이 있으나 마나 합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나아서 그냥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냥 왔습니다. -_-;;;
저희가 묵은 Magnificent International Plaza Hotel은 가격 대비 시설이 괜찮은 호텔로 무엇보다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상하이 시내 곳곳으로 접근하기가 용이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객실도 비교적 넓고 깨끗합니다. 다만 가장 큰 단점이 있는데 매트리스가 제가 지금까지 묵었던 모든 호텔을 통틀어 가장 딱딱합니다. 처음에는 돌침대인 줄 알았습니다. -_-;;;
그리고 헤어 드라이가 없었습니다. 헤어 드라이는 호텔마다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지만 이 호텔에는 없었습니다. 상하이 여행 당시에는 제 머리가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샤워를 할 때마다 머리를 말리느라고 애 좀 먹었죠.
내일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얼렁 씻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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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공항 리무진 요금 : 14,000 X 2 = 28,000 원
* 타이레놀 : 2,000 원
* 서브웨이 샌드위치 : 14,100 원
* KFC 핫윙 : 3,500 원
* 면세점 화장품 : 22,700 원
* 버스 요금(푸동 공항 -> 인민광장) : 16 X 2 = 32 위안
* 환타, 실론티 : 5.6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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