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쭈욱 내려오면 블타바 강(영어로는 몰다우강, 독어로는 엘베강)을 만나게 됩니다. 트램길이 강변을 따라 지나가죠. 사진에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휴일인데도 아침부터 조깅하는 사람이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체코인도 있고 여행객도 있는 것 같아요. 여행지에서 운동까지 챙겨서 하다니 정말 대단한 부지런함이죠.
건물이 참 예쁘네요.
아침에 보는 까를교와 프라하 성은
밤에 보았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활기차네요.
까를교 방면으로 올라가다보면 쇼핑 센터를 통과하게 되는데 쇼핑 센터 중간에 중세 고문 박물관이 있습니다. 가게들 사이에 숨어 있어서 주의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갈 수 있습니다. 프라하에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이 일찍 문을 닫는 것과 달리 밤 10시까지 여는데 저희는 취향이 아닌지라 그냥 통과했습니다. ^^;;;
쇼핑 센터를 빠져나오면 바로 까를교 입구입니다.
역시 밤에 보는 모습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죠. 벌써 부지런한 여행자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중국인들을 제외하고 나면 역시 한국인들이 제일 시끄럽군요. 일본인인 척 하고 그냥 생까고 지나쳤습니다.
낮에는 기온이 올라가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 함께 간 사람이 춥다기에 근처 기념품 상점에서 모자(149K)와 장갑(159K)을 샀습니다.
아침 일찍이라서 그런지 공예품을 파는 사람들도 많이 나오지 않아 한산합니다. 까를교는 블타바 강을 가로지른 13개의 다리 중 유일한 보행자 전용 다리입니다. 길이가 520m 정도 되는데 007 영화에도 등장했었고 프라하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워낙 유명한 명물이죠. 동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합니다.
다리 옆으로 보시는 것과 같은 목재 구조물이 쭈욱 늘어서 있는데 겨울이 지나고 녹은 얼음덩이들이 교각에 부딪쳐 다리에 손상을 가하는 것을 방지하게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리 양쪽 난간에는 체코 출신 조각가들이 17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의 기간 동안에 조각한 30개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대부분 성서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죠.
대표적인 조각을 몇 개만 보여드리면
빛 바랜 구조물에 검은 장미라... 세월의 풍상이 그대로 느껴지는군요.
30개의 조각상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체코의 수호 성인인 '얀 네포무츠키(Jan Nepomucky)의 동상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저희가 갔을 때에는 공사중이라서 접근할 수 없더군요.
아래의 오른쪽 동판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자신의 소원이, 왼쪽 동판에 손을 대고 빌면 자신이 기르는 개의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유명하죠. 하도 많은 사람들이 만져서 반질반질하네요.
까를교에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나 수공예품을 가지고 나와 파는 예술가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나무를 깎아 만든 장신구도 있고
독특한 금속 공예품도 있습니다.
가죽으로 만든 테두리에 원석을 끼워 만든 목걸이와 가죽 필통이 인상적이더군요.
나무로 만든 bookmark와 장난감도 있습니다.
까를교에서 살 수 있는 물건들은 거의 모두 수공예품이라서 가격이 싸지는 않습니다. 우리 돈으로 7,000원에서 비싼 것은 4만 원이 넘는 것도 많으니까요. 독특한 물건이 많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여행 첫날에 혹해서 사지 마시고 돌아오는 날 사세요. 다른 마켓에서 더 싸게 구할 수 있는 것도 많지는 않지만 있거든요.
까를교를 지키는 수호 기사 동상입니다. 예전에 프라하 성을 점령한 스웨덴 병사들이 다리를 건너 구시가로 들어오려고 할 때 구시가를 보호했던 기사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까를교를 건너면 소지구 지역 선착장에 배들이 정박하고 있습니다. 밤에 재즈보트, 클래식보트 등 프라하의 야경을 즐기면서 유람할 수 있는 보트들입니다. 저희는 타 보지는 못했지만 여간 떠들썩하게 노는 것이 아니더군요. 이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일 것 같습니다.
소지구 지역의 전망탑입니다. 까를교 양쪽에는 전망탑이 있는데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특히 구시가 지역의 전망탑) 볼거리가 있습니다.
그나마 소지구 전망탑에는 식별을 할 수 있는 안내판이라도 있지만 구시가 쪽 전망탑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습니다. 잘 살펴봐야 합니다.
1층에는 각종 여행안내 정보를 제공하는 information center가 있습니다.
전망탑에 오르는 값은 70K입니다. 50K로 알고 왔는데 그새 올랐네요. ㅠ.ㅠ 목조 계단을 통해 전망대로 나가는데 상당히 가팔라서 아찔합니다.
오르는 중간 중간의 공간에는 프라하와 까를교의 역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전시물이 있습니다.
성을 지키던 병사들이 사용했던 무기와 장비들도 전시를 해 놓았고
좁은 공간을 알뜰하게 활용했네요.
아이스크림, 음료수, 흡연, 개는 안 된다는군요. ^^
탑의 가장자리를 돌면서 전망을 볼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전에는 경계병들이 파수를 섰겠지요.
까를교가 한 눈에 보입니다. 잘 몰랐는데 이제보니 휘어져 있네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소지구 방면의 전망탑보다는 찾기는 어렵지만 구시가 방면의 전망탑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는 프라하 성까지 한 눈에 들어오거든요.
전망탑의 반대편으로는 성 미쿨라쉬 교회(구시가 광장에 있는 것과 다른 교회입니다)와 멀리 오른쪽에 프라하 성이 보입니다.
지붕이 빨간 색인데다 벽이 베이지색과 하얀색이라서 색감이 정말 예쁘네요.
망루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바람이 엄청 부는군요.
들보에 누가 사랑의 서약을 새겨 놓았네요. 그런데 왜 지웠을까요? ^^
망루 꼭대기에서 보는 전망은 정말 훌륭합니다.
왼쪽 끝에 보이는 것이 프라하성인데 멀어 보이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까를교 방면을 다시 한번 둘러보고 네루도바 거리를 따라 프라하 성으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