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시차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아 7시도 되지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지더군요. 게다가 새벽에는 잠결에 기지개를 켜다가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죽을 뻔 하기도 했습니다(가지가지한다~ -_-;;;).
그래도 오늘은 조금 여유있게 아침을 먹고 8시 30분쯤 호텔을 나섰습니다. 어제 깜박 잊었던 make up 비용까지 합쳐서 40K를 두고 나왔습니다.
중간에 마트에 들러 물 한 병(15K)을 산 뒤 까를교로 향했죠.
체코의 건널목에는 어디나 보시는 것 같은 장치가 달려 있는데 길을 건너고 싶으면 녹색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그러면 조금 있다가 보행 신호로 바뀌게 되지요. 경망스럽게 따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요. ^^
까를교에 도착했습니다. 백조도 잠에서 깨어 유유히 아침 산책을 즐기고 있군요.
까를교를 건너 소지구 지역에 도착해 문을 연 은행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환전을 해야 했거든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기계가 있는데 원하는 업무 버튼을 누르면 서로 다른 종류의 대기표가 나옵니다. 갖고 있는 모든 유로를 코루나로 환전했습니다. 그나마 사설 환전소보다는 은행이 낫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조금 높기는 하지만 역시나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23.3 정도?
게다가 2,000K짜리 지폐(무료 14만 원짜리)를 주기에 작은 단위로 바꿔 달라고 했더니 아주 쌀쌀맞게 일언지하에 거절하더군요. 지폐가 없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냥 안 된답니다. 아주 불친절하더군요. 뭐 예상은 했지만 아침부터 기분 잡치는데 뭐 있습니다.
참 웃기는 것이 체코는 어디나 자기가 돈을 줄 때는 큰 돈으로 내면서 정작 받을 때에는 큰 돈은 안 받으려고 하더군요(대체 어쩌라고~).
네루도바 거리를 지나 프라하 성으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다른 곳을 들르지 않고 곧장 가는 것이니 성 비트 성당에서 기다리는 일은 없을거라는 기대를 하면서(결국 무참히 깨졌지만~)....
프라하에서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볼 수 있는데 고양이는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보니 시골에는 그래도 좀 있더군요.
세계 6대 관광도시라는데도 호객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특징적이었습니다.
프라하 성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 초입입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 나왔던 장소이기도 하지요.
오르막을 오르다가 찍은 집인데 원래는 작은 들창(제가 원래 다락방과 작은 들창을 좋아라합니다)때문에 찍었는데 지금 보니 지붕이 참 견고하게 생겼습니다. 단단히 겹쳐서 쌓아서 물빠짐도 좋을 것 같고 튼튼해 보입니다.
현재 시각 9시 30분... 확실히 아침이라서 그런지 프라하 성 앞도 한산하군요. 다행입니다.
아침이라 구름이 좀 꼈습니다만 곧 걷히겠지요.
프라하 성 앞에서 만난 'Prague Funfair Orchestra'입니다. 복장도 잘 갖춰입은데다 연주 솜씨도 훌륭합니다. 아침부터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재즈를 듣고 있으니 흥이 절로 나는군요.
성 비트 성당으로 들어가는 길목까지도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 방심했는데 버스로 이동하는 단체 관광객을 계산에 넣지 않았더군요. 이미 성 비트 성당 앞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마 9시 이전에 도착해야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ㅠ.ㅠ
어쨌거나 오늘은 꼭 성 비트 성당을 봐야 하겠기에 줄 뒤로 가서 섰습니다.
물받이의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낙수물을 입으로 뿜으려나요?
가고일(Gagoyle)은 알겠는데 저건 대체 뭔지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빨리 줄어서 금방 들어갔습니다. 어떤 티켓도 끊지 않았는데 성 비트 성당을 들어갈 때에는 확인도 하지 않고 따로 입장료를 받지도 않더군요.
성 비트 성당(Katedrala Sv. Vita)은 프라하 성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규모도 엄청나지만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압권이죠.
입구에서부터 웅장한 모습에 압도당합니다.
천장이 높으니 정말 웅장하네요.
보시는 것은 알폰소 무하의 작품으로 왼쪽에서 세 번째 창문에 그려진 것인데 유일하게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닌 그림입니다.
보시는 것과 같은 정교하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성당의 양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아침 햇살이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을 비추고 있네요.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성당의 안쪽에는 얀 네포무츠키 신부의 관이 있는데 무려 3톤에 달하는 은을 녹여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화려하기 이를 데 없죠.
저게 다 은이라니... 덜덜덜...
제가 갖고 간 가이드 북에는 사진을 찍으려면 촬영 티켓을 사야한다고 나와있는데 막상 가 보니 그럴 필요 없더군요. 입장료가 없는 것 같고 사진도 마음껏 찍어도 됩니다.
성당을 나와 오른 쪽으로 향했습니다.
저기 보이는 빨간색 건물이 프라하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성 이르지 바질리카(Bazilika sv. Jiri)입니다. 뒤편에 보이는 하얀색 탑 두 개는 '아담'과 '이브'를 상징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른 쪽이 '아담', 왼 쪽이 '이브'라고 하더군요. 사진으로는 구별하기 어렵지만 '아담'탑이 '이브'탑에 비해 크고 굵습니다. ^^
특별히 볼 것이 있을까 싶어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사진만 찍고 황금 소로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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