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장정일은 그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든 간에 겉으로 보기에 상당한 질곡의 삶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여호화의 증인이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고, 19세 때에는 폭력 사건에 연루되어 소년원에 다녀왔으며 아버지를 증오한 나머지 아버지처럼 되지 않기 위해 자식을 낳지 않는다는 합의 하에 결혼을 했으며 동정을 잃으면 눈이 멀어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보지 못하게 될 두려움에 떨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글은 치열합니다. 개인적으로 그의 글체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의 치열한 삶과 사유, 그리고 독서열은 좋아합니다.
이 책은 그가 읽어온 책들을 꼭지별로 정리한 책입니다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라는 낯뜨거운 부제는 아마도 출판사에서 홍보 목적으로 붙인 것 같고요.
이 책에서 장정일은 하나의 화두에 대해 관련있는 책을 깊이있게 읽으면서 파 내려가는 독서법을 보여줍니다. 저는 최근에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기 위해 일부러 비슷한 류의 책이 연결되지 않도록 폭넓게 읽고 있는데 이것이 넓이를 강조하는 독서라면 장정일의 그것은 깊이를 강조하는 독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책에 대한 YES24 리뷰(특히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를 읽어보면 이 책의 내용이 현실에 와 닿지 않는 장정일의 현학놀음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는데 아마도 모든 꼭지를 하나하나 씹을 생각은 하면서도 작자 서문은 귀찮아서 안 읽었나 봅니다. 장정일은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자신이 시작해서 끝을 못 맺으면 다른 궁금한 사람이 또 이어서 하고 그러다 지치면 다시 자기가 받아서 할 것이라고 말헀는데 장정일이 공부하다가 끝을 맺지 못한 부분은 눈에 거슬리면서도 자신이 받아서 공부할 생각은 없나 보더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생각해 볼 거리를 상당히 많이 얻었습니다. 앞으로 읽어보고 싶은 책 리스트에 생각도 못했던 책 여러 권을 추가했고요. 제가 이어받아서 공부할 수준은 안 되지만 나름대로 큰 소득이었습니다.
현재의 제 지적 수준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아서 진도는 참 안 나갔지만 공부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치열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은 한번 쯤 읽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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