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광장 끝자락에 위치한 Chateau(성)는 14세기 흐라덱 가문이 지은 것으로 고즈넉한 정원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오전 시간인데다 보슬비가 내리는 통에 방문자가 거의 없더군요. 덕분에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조용히 한가로운 시간을 즐겼습니다.
벤치에 앉아 간식을 즐기기도 했지요.
텔츠를 조감한 모형입니다. 보면 담박에 아시겠지만 텔츠는 정말 작은 마을입니다. 하지만 아름답죠. ^^
Chateau의 입장료는 90K('A' tour)입니다. 'A' tour는 원래 guide tour인데 담당 직원이 guide가 안 나왔다면서 설명서만 달랑 줬습니다(우 씨~). 점심 시간에 museum과 gallery가 닫는다는 말도 안 해 주는 바람에 정원에서 산책을 즐기다가 점심 시간 5분 전에 갔더니 이미 모두 닫혀 있었습니다. 참 기분이 상하더군요. 더 불쾌했던 것은 제가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데 꼭 독일어(체코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용하더군요. Chateau의 정원이 워낙 마음에 들어서 참았습니다만 텔츠의 Chateau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Chateau 바로 옆에 있는 비투스 성당은 입장료가 없지만 역시 정오가 되면 칼 같이 문을 닫습니다. 프라하의 화려한 성당에 익숙해져 그런지 제 눈에는 지극히 평범하게 보였습니다. 단체 관광객을 이끄는 가이드가 침을 튀기면서 설명하는 것을 보니 뭔가 역사적인 내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_-;;;
박물관과 갤러리를 못 들어간 화풀이로(는 아니고 출출해서~) Chateau 반대편 광장 끝에 있는 Pizzerie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피자의 종류가 다양하면서도 저렴하고 맛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죠.
조금만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분위기가 식당이라기보다는 Pub 분위기.. @.@
간단히 먹으려고 들어온 곳이기 때문에 마가리타 피자 작은 것(59K)하고 케익도 맛있다고 해서 치즈 케익 한 조각(32K),그리고 콜라(24K), 오렌지 쥬스 한 잔(22K)을 주문했습니다. 모두 합쳐 137K, 우리 돈으로 만 원도 안 되는 돈입니다. 싸기는 싸네요. ^^
요게 마가리타 피자. 담백하고 맛있습니다. 기름지지 않아 느끼하지 않은데다 양도 적당합니다.
요건 치즈 케익. 역시 맛있습니다. 위에 얹은 크림을 발라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습니다. 얌냠~
원래 계획은 오후 3시 45분 차(2시간 걸리는)를 타고 프라하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비가 간간히 뿌리는 통에 그동안 마땅히 할 일이 없더군요. 그래서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3시간), 3시 5분 차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텔츠의 버스 터미널은 프라하보다 훨씬 열악(당연한가?)합니다. 게다가 승강장이 터미널 건물과 꽤 떨어져 있어 목적지를 찾기가 힘이 듭니다(이건 프라하의 버스 터미널도 마찬가지). 버스 시간표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프라하의 Roztyly 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2번 승강장에서 출발합니다. 차표는 1인 당 124K에 짐 하나 당 17K를 받더군요.
기다리는 동안 정말 손이 덜덜 떨리게 귀여운 동네 냥이와 놀았습니다. 이 녀석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자꾸 품으로 파고들면서 야옹거리는데 애교가 장난이 아니네요.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다시피 체코에는 냥이가 드뭅니다. 강아지가 대세거든요.
3시간 정도를 달려 Roztyly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확실히 중간에 들르는 정류장이 많더군요. 정류장의 수에 따라 운행 시간의 차이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짐을 찾으려고 짐칸을 열었더니 뒤따라 내린 운전기사가 화가 난듯 노려보더군요. 짐작컨대 제가 아마도 자신의 업무 영역을 침범해서 모욕적으로 느꼈나 봅니다. 몰라서 그런거지만 어쨌거나 기분을 상하게 해서 미안했습니다. 사과도 못했는데... ㅠ.ㅠ
일단 예약해 둔 호텔로 가기 위해 지하철 표를 사려고 보니 운이 나쁘게도 동전이 51K만 남았더군요. 1K가 모자라 결국 기념품으로 하려고 미리 빼놓은 동전을 사용해서 지하철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ㅠ.ㅠ
Malostranska 역으로 향했습니다. Malostranska 역은 프라하 성 뒷문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역입니다. 체코 여행을 가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지나게 되는 지하철 역이죠.
체코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해 미리 예약해 둔 Hoffmeister Hotel은 Hyatt나 Hilton같은 체인 호텔은 아니라서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주 매력적이고 고급스러운 호텔입니다. 저는 크고 화려한 호텔보다는 여행하는 나라를 어느 정도 대표하는 멋이 있는 전통 호텔을 좋아하고 여행을 갈 때마다 꼭 묵어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대체로 여행 막바지에 노독을 푸는 의미에서 묵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여행에서는 Hoffmeister 호텔이 바로 그랬습니다.
Hoffmeister 호텔은 프라하 성 뒷문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리고 지하철 Malostranska 역이 근처에 있으며 트램 20, 22번 역까지 있는 그야말로 교통의 요지에 위치했더군요. 호텔 동선이 약간 미로같아서 저희가 묵었던 403호를 찾는데 진땀을 좀 뺐지만 그래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설도 정말 훌륭하고 깔끔하더군요. 체코 여행 마지막을 장식하는 숙소로 강력 추천합니다. Hoffmeister 호텔에 대해서는 나중에 사진과 함께 다시 소개하기로 하고요.
짐만 놓고 체코에서의 마지막 날 저녁을 바츨라프 광장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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