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깨지 않고 푹 잠들었는데 아침 7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습니다. 역시 여행을 가면 늦잠을 자고 싶어도 마음대로 안 되네요.
코타 키나발루가 휴양지라는 건 아침 공기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는데 아침부터 꽤 습하더군요. 사진 속에 보이는 실내 풀장은 아이들용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날씨가 환상적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저기 수평선 위의 구름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정말 날씨가 변화무쌍하게 변합니다. 코타 키나발루의 일정은 오직 구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트라 하버 리조트는 코타 키나발루에서 가장 큰 초대형 리조트로 객실 수가 거의 1천개에 달하는데 크게 마젤란 수트라 하버와 퍼시픽 수트라 하버로 나뉩니다. 퍼시픽 수트라 하버 리조트는 말하자면 호텔형 리조트라고 보시면 되고 마젤란 수트라 하버는 콘도형 리조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마젤란 수트라 하버는 바다를 볼 수 있는 발코니가 있다는 것. 객실 가격은 마젤란 수트라 하버가 약간 더 비쌉니다. 당연하겠지요. 발코니에서 바다가 보이니...
워낙 리조트가 넓어서 이정표를 잘 보고 다녀야지 얼레벌레 다녔다가는 길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리조트 안에 올림픽 규격 풀장까지 갖추고 있고 모든 편의 시설이 다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의 휴양객들로 늘 붐비는 곳입니다.
아침은 마젤란 수트라 하버 리조트 1층에 있는 Five Sails 레스토랑에서 먹었습니다. 일어나기는 7시에 일어났지만 늦장 부리고 짐 정리하느라고 9시쯤 내려왔습니다. 식사는 야외와 실내 중 한 곳을 정해서 먹을 수 있는데 야외는 메인 풀장과 바다가 잘 보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좋지만 덥습니다. 아침부터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군요. 부지런하기도 하여라....
보시는 것이 메인 풀장인데 안쪽이 Five Sails Restaurant입니다. 한쪽에서 밥먹는 동안 코 앞에서는 수영하고 놉니다. -_)-;;;;;
풀장 바깥에는 바다 쪽으로 면한 곳에 선탠 베드가 쭈욱 도열해 있습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편인데 특이한 것은 로띠차나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말레이시아 난이 있습니다. 커리하고 같이 먹는거죠. 기름지기는 합니다만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커리도 다양한 종류가 준비되어 있어 입맛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또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시지도 닭고기로 만든 것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머리 위로 계속 새들이 뽀르르~ 날아다니다 음식을 가져오느라고 자리를 비우면 내려 앉아서 사람들이 남긴 빵 부스러기를 쪼아 먹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즐거우라고 일부러 기르는 새들을 풀어놓는 것 같더군요.
식사 후 메뉴를 바꾸기 위해 reception에 갔습니다. reception이 있는 건물은 거의 비행기 격납고 수준입니다. 엄청나게 크네요. 공간 효율성은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홀 중앙에는 전통 악기 연주자가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캄보디아에서도 본 풍경이지만 저는 여전히 낯설더군요. 청중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무턱대고 연주를 하자니 상당히 뻘쭘할 것 같고, 의욕도 안 생길 것 같은데 말이죠.
reception에 갔더니 아직 한국인 직원이 출근하지 않았다고 해서 입구에 있는 concierge에 가서 코타 키나발루 시내로 나가는 셔틀버스를 예약해 두었습니다. 수트라 하버 리조트의 장점은 리조트와 시내를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는 것인데 대신 미리 객실 번호로 탑승 시간을 정하고 예약을 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는 객실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 1층의 여행사 booth에 들러 만따나니 섬 tour를 예약했습니다. 제 뒷 모습이 잡혔네요. ^^;;;
투숙객을 위한 다양한 tour 상품이 준비되어 있는데 저희는 만따나니 섬 투어하고 클리아스 강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만따나니 섬 tour 상품은 가격이 1인 당 무려 420RM이나 합니다. 게다가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3%가 추가됩니다. 역시나 현금 소지가 가장 좋다는 뼈저린 교훈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ㅠ.ㅠ
일단 방에 들어와 짐을 챙긴 뒤 make up room 비용으로 5RM을 남겨 두고 다시 로비로 내려왔습니다. 오전에는 코타 키나발루 시내를 둘러보러 나갈 예정이었지만 인근 섬에 가는 것도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지 몰라 일단 리조트 내의 선착장 Sea Quest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선착장에는 다양한 보트가 정박되어 있습니다. 리조트에서 사용하는 투숙객 수송용 보트도 있고,
이처럼 개인 요트들도 있죠. 요트가 아무나 살 수 있는 물건은 아니겠지만 아는 사람에게 들으니 요트의 가격보다 살인적인 정박료 때문에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요트를 소유하기가 어렵다고 하는군요.
아직까지 날씨는 정말 화창합니다. 하늘도 파랗기 그지없고요.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또 다른 풀장입니다. 아직은 오전이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날씨는 정말 쨍하네요.
Sea Quest는 수트라 하버 리조트 내에 있는 모든 해양 레포츠를 관장하는 곳입니다. 다른 섬에 갈 때의 배편 뿐 아니라 스노클링, 스킨 스쿠버 등의 장비 대여, 투어 등도 합니다. 물어보니 시간표를 보고 15분 전에만 오면 다른 섬으로 가는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미리 예약할 필요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리 예약해 둔 셔틀 버스를 타고 코타 키나발루 시내를 먼저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환전도 해야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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