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KBS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 중에
'아지트'라고 있습니다. 이여영(이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책을 통해 소개하겠습니다) 프리랜서 기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내용이 생각보다 알찹니다. 고정 시청자도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도서평론가가 나와 2010년 출판계의 트랜드를 소개하는 걸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이 분의 책 취향이 마음에 들어 방송 중에 추천한 책을 몇 권 wish list에 넣어 두었다가 나중에 구입했습니다.
책을 손에 넣은 날 이 책의 뒷면에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쓴 김혜남 선생의 추천글이 눈에 들어오길래 순간 '아뿔싸~' 했습니다만 때는 늦었지요.
일단 심리학도의 입장에서 총평을 하자면 내용이 상당히 어거지스럽습니다. 사회 심리학 개론을 배운 심리학도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cognitive dissonance', 'attribution theory', 'compliance' 등 아주 기초적인 개념을 차용했지만 도시인의 심리(솔직히 그냥 현대인이지 도시인으로 특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를 설명하기 위해 억지로 꿰어맞춘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1장. 소통의 부재에 묶인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소통이 아닌 통보의 커뮤니케이션', '가성 친밀감', '타자에 대한 거부감', '잊을 수 없는 대양감', '열등감과 공격성'이라는 거창한 부제를 달아놨지만 그냥 personal space를 확보하려는 심리로 설명하면 해결되는 문제들입니다. 굳이 전문용어를 동원할 필요가 없거든요.
2장에서는 personalization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사람들이 스타벅스도 좋아하지만 믹스 커피를 받아들이는게 취향을 숨기고 소통을 선택하는거라고 설명했던데 그건 선택의 여지가 믹스 커피 밖에 없을 때라는 제한 조건이 필요하지요. 그럼 커피 대신 현미녹차를 달라고 하는 사람들은 소통을 거부한 건가요?
솔직히 말해서 블로그나 여성잡지에 기고한 칼럼들을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 나름 '소통의 부재', '자아의 두 얼굴', '욕망의 가속도', '관계의 소용돌이'라는 거창한 구분으로 묶었지만 내용의 연결성이 거의 없습니다.
차라리 그냥 에세이로 내놓았으면 재미있는 시각이네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설명만이 옳은 양 심리학 개념들을 동원해 호도하는 것을 보면 심리학도의 입장에서 참 화가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을 하나라도 준 이유는 그래도 글솜씨는 좀 있어서 읽으면서 지루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화입마라든가, 청룡도와 장팔사모라든가 하는 가벼운 비유는 오히려 글의 무게감을 떨어뜨려 거부감만 줍니다.
이 책을 읽은 감상 세 줄 요약
1. 정신과 의사들은 이제 제발 심리학은 그냥 내버려두고 정신의학을 팔아먹기 바람2. 심리학자들도 좀 각성할 필요가 있음. 대체 글 잘 쓰는 심리학자들은 다 뭐하고 있는건지...3. 앞으로 정신과 의사가 쓴 "~심리학"류는 절대로 보지 않을 것임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읽고 '이건 좀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분들에게는 비추천인 책입니다.
'나는 재미있었는데' 하시는 분들은 한번 try해 보심도...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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