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안
제가 쿠바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안전하냐면서 염려하시던데 그만큼 쿠바라는 나라가 얼마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인지 알 수 있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쿠바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안전한 나라입니다. Lonely Planet에서 선정한 여성 여행자가 혼자서 여행 다닐 수 있는 나라 리스트 중 최상위권에 오른 나라이죠. 무기가 허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강력 범죄 자체가 없는 나라입니다. 그 어둠컴컴한 골목을 다녀도 전혀 겁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흔히들 그런 말을 많이 합니다. 시내에 나가면 절반이 군인이나 경찰이라고;;; 이번 여행에서도 밤길을 많이 돌아다녔는데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현지인이 말을 걸어 와도 어디에선가 나타난 경찰이 그 현지인을 불러서 용건을 물을 정도입니다. 삐끼들에게도 오래 시달릴 겨를이 없죠. 오히려 이게 더 무서워요;;;
* 모기
쿠바가 중미 카리브해에 있는 나라라서 모기를 걱정하기는 했는데 저희가 여행했던 시기가 12월이라서 그런지(춥거든요~) 모기는 한 마리도 못 봤습니다.
쿠바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인 11~12월에는 모기를 염려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도 모기 퇴치제를 가져가기는 했습니다만 한번도 사용 못했고 아바나 공항에서 120ml라고 휴대 탑승이 안 된다고 해서 버렸습니다. ㅡㅡ;;;
* 물
현지인과 밀착할 수 있는 배낭 여행이 아니라면 물을 사는 것 조차 쉽지 않습니다. 도무지 잡화점이 눈에 띄지 않거든요. 산타클라라에서 한 군데 봤어요. 그래서 저희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미네랄 워터를 큰 것으로 주문해서 들고 나와서는 작은 병으로 옮겨 담아서 들고 다녔습니다.
* 휴대용 물티슈
10개 들이
휴대용 물티슈는 그야말로 완소 아이템입니다. 가능한 한 많이 가져가세요. 휴지마저도 귀한 쿠바에서 아주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손이나 얼굴을 닦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더러운 곳을 닦거나 화장실을 갈 때에도 아주 요긴합니다. 쿠바의 화장실은 90% 이상 확률로 휴지가 비치되어 있지 않고 휴지를 사는 것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티슈는 한번도 못 봤습니다. 이번 쿠바 여행에서 휴대용 물티슈를 가져가지 않았다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 전기
간혹 상급 호텔에서는 110V와 220V를 한 방에서 모두 쓸 수 있지만 대개는 110V만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110V 연결 어댑터(얇은 이가 두 개 나와 있는 숫놈)만 가져가면 충전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DSLR 배터리, 아이폰도 문제 없이 충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속도는 확실히 느리니까 감안하세요.
* 잡화
쿠바 현지에서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살 수 있다고 해도 대개는 수입품이라서 가격이 후덜덜합니다. 예를 들어 바라데로에서 썬칩 과자 한 봉 가격을 봤는데 대표적인 관광지라고 해도 우리 돈으로 6천 원에 육박합니다. 껌 한 통이나 초컬릿 바 한 개라도 국내에서 구입해서 들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 교통편
관광객들이 접근 가능한 교통 수단은 택시 정도가 다 입니다. 그것도 우리나라처럼 깨끗한 택시는 기대하지 마세요. 코코 택시나 트라이 사이클 같은 수단은 더럽기도 하거니와 위험해서 사고 나면 골로 갈 수 있으니 가능하면 택시를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지에 돌아다니는 버스는 스페인어 능통자는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노선을 알아보기도 어렵거니와 이용하는 현지인이 너무 많아 대충 낑겨타려고 하다가는 압사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서 버스 두 량을 연결한 버스에 사람들이 타는 것을 봤는데 우리나라 푸시맨을 수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ㅡㅡ;;;
* 음식
쿠바의 전통 음식이라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맛보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현지인이 즐겨 먹는 음식을 소개드리겠지만 물자 자체가 귀해서 향신료나 양념을 듬뿍 넣어서 음식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과일과 해산물을 맛볼 기회가 많다는 것에 위안삼아야 합니다. 음식값은 확실히 수도인 아바나보다는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쌉니다. 아바나의 관광지에서도 잘 찾으면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둘이서 1만 원 정도로 잘 먹을 수 있습니다. 굳이 local 레스토랑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돼지고기와 참치가 재료로 들어간 음식은 잘 보고 주문하세요. 참치는 거의 꽁치 통조림 수준이고 돼지고기는 어떤 음식으로 만들어도 고기 비린내가 많이 납니다.
오히려 쇠고기와 새우가 훌륭합니다. 어느 곳에서 먹어도 먹을 만한 수준의 음식이 나옵니다.
* 조심해야 할 것
쿠바 뿐 아니라 해외 여행에서 조심해야 할 공통적인 사항이 될텐데 사기 위험도 순으로 정리하면 1) 먼저 말 걸어오는 현지인(50%), 2) 먼저 말 걸어오는 현지인인데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한다(80%), 3)
먼저 영어로 말 걸어오는 현지인인데 한국말까지 할 수 있다(99%)가 되겠습니다. 이번 쿠바 여행을 하면서 당한 일들을 정리하면서 보니 다른 나라에서도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쿠바 사람들이 워낙 스스럼이 없기 때문에 말을 잘 걸어온다고 하니 영어나 한국말을 하는 현지인을 중점적으로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대개는 '노'하면 순순히 물러서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만.
* 히치하이킹?
쿠바에는 히치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한 가이드북이 많던데 가 보니 대개는 히치하이킹이 아닙니다. 쿠바가 대중교통수단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보니 시외로 나가는 교통편이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외곽 도로에 무작정 나가서 목적지가 같으면 합승을 하는 쿠바인들이 많습니다. 대개는 손에 지폐를 흔들고 있어서 합승을 원하는 사람인지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바나 시내에서도 택시 합승은 기본입니다. 물론 외국인이 타고 있는 택시는 합승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염려할 건 없습니다. 택시 기사가 태워주지도 않아요.
* 시내 풍경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길거리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서 있는 사람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다들 어디론가 바쁘게 가고 있거나 길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대개는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쿠바에서는 길에 그냥 서 있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엄청 많습니다. 낮 시간에 보면 어디나 사람들로 득시글합니다. 그런데 그냥 편안한 얼굴로 앉아서 사람 구경하고 길가다 만난 사람과 서서 잡담을 하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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