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좋은 점 중 하나가 여행하는데 있어 시차가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죠. 저녁 때 숙소로 돌아오면 한국은 한밤중인 시간이니 곧바로 씻고 자면 되고 한국이 오전이 되는 새벽녘에는 어김없이 깨기 때문에 일찍부터 움직일 수 있어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거든요.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 때는 조금 덜했지만 그래도 전날 입국하느라 힘들었는데도 7시 30분이 되니 완전히 잠이 깨어 더 잘 수가 없더군요.
어제는 밤이라서 못 보여드렸습니다만 AirBnB를 통해 빌린 Bruno(& DIna)의 아파트는 어떤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AirBnB를 통해 예약할 때는 여러가지 조건으로 원하는 숙소를 검색할 수 있는데요. 방만 하나 빌리고 다른 시설은 집주인 또는 다른 여행자와 공유를 할 수도 있고 침대의 갯수나 화장실의 수를 지정해서 filtering할 수도 있습니다.
호텔처럼 안전 금고가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소지품의 안전 문제 때문에도 그렇고 어르신을 따로 모셔야 하기 때문에 침실의 갯수가 2개 이상일 것, 그리고 오붓하게 쉬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파트를 통째로 빌리는 조건으로 검색해서 예약을 했더랬습니다.
자그레브에 있는 Bruno & Dina의 아파트에서는 2박을 했는데 1박에 107,682원이었고 AirBnB 수수료가 25,337원으로 책정되어 총 240,702원을 지불했습니다. 하루에 12만 원 꼴이네요. 3명 기준이고요. 투숙객 수와 일자에 따라 금액은 달라지니 이 점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어떤 곳에서 묵었는지 보시겠습니다.
입구에서 본 거실 모습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것이 제 1침실입니다.
아침이 되면 도로에 면한 통창을 통해 햇빛이 거실 구석구석까지 쏟아져 들어옵니다. 환기도 잘 되고요. 오른쪽이 부엌인데 제가 빨래를 널어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잘랐습니다;;;;
제 1침실의 내부 모습입니다. 내부 인테리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침대도 편안했고요.
침대에 누우면 왼쪽에 창이 있어서 역시나 환기와 채광이 잘 됩니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어르신은 부엌과 연결되어 있는 제 2침실에서 주무셨습니다만 짐이 널부러져 있는 통에 도저히 사진을 올려드릴 수가 없는데 제 1침실보다는 작고 아담한 크기입니다. 창문이 작지만 대신 아늑해서 잠자기에는 더 좋을 것 같네요.
제 3침실입니다. 싱글 침대 3개가 나란히 있고 지붕쪽으로 통창이 있어서 역시나 환합니다. 전반적으로 채광이 다 좋은 편입니다.
Bruno & Dina의 아파트에는 무려 침실만 3개이고 침대에 묵을 수 있는 사람만 6명, 소파까지 사용하면 7명까지 동시에 묵을 수 있습니다. 단체로 빌려도 될 정도입니다.
제 2침실 맞은편에 있는 화장실입니다. 세탁실 안쪽에 있는데 샤워는 불가능하지만 세면대가 있어서 간단히 씻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욕조와 변기, 비데가 있는 메인 화장실입니다. 세탁실 옆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쁜 아침 시간에 양쪽 화장실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세면과 용변을 해결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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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uno는 아주 친절합니다. 조금 수다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여행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묻어납니다.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보세요.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Bruno의 아파트는 고풍스러운 독특한 아파트로 굉장히 넓고 침실이 3개나 되기 때문에 가족 여행에 적합합니다. 화장실이 2개라는 것도 확실히 장점이지요. 다만 오래된 건물이라서 4층 꼭대기인데도 엘리베이터 설치가 안 된답니다. 따라서 큰 캐리어를 가져가시면 힘이 많이 드실겁니다. 시설은 편리합니다. 헤어 드라이를 비롯해 세탁기, 다리미 등 왠만한 건 다 있어요. 위치는 옐라치치 광장으로부터 남쪽으로 0.9km 떨어져 있어 걷는 걸 싫어하는 분이라면 조금 멀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저는 걷는 걸 좋아해서 상관없었습니다만. 대신 가까운 곳에 24시간 마트와 기차역이 있고 버스 터미널까지 연결되는 6번 트램길이 근처로 지나가기 때문에 장 보는 것도 편하고, 기차나 버스로 이동하기에도 편합니다. 또한 자그레브에서는 택시를 잡기 어려운데 근처에 호텔들이 많아 대기 중인 택시를 잡기도 편합니다. 자그레브에서 택시를 탈 일은 별로 없지만요. 열쇠는 두 벌을 주는데 문이 닫히면 열리지 않는 호텔 방식이라 체크아웃할 때도 열쇠를 집 안에 두고 문만 닫으면 끝이라서 편리해요. 정리하자면 조금 먼 거리를 걷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가족 여행자에게 최적인 아파트입니다.
오늘 하루 더 묵고 내일 아침 플리트비체로 내려갈거라서 짐을 풀지 않고 씻고 나서 곧바로 나왔습니다.
현관 앞의 모습입니다. 이런 저런 포스터를 많이 붙여놨네요. 여행자들에게 자주 빌려주는 집인 만큼 여행 책자나 지도 등 관련 정보를 따로 모아두었습니다.
이 계단을 통해 어제 4층까지 대형 캐리어를 들고 끙끙대며 올라왔죠. 가벼운 몸으로 내려가니 어제의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아파트 입구의 모습입니다. 아파트 문도 잠그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출입할 때는 아파트 문 열쇠와 집 문 열쇠 두 개가 다 필요합니다. 크로아티아는 수도인 자그레브도 거리는 깨끗한 편이지만 벽의 낙서는
그리스 같아서 지저분합니다. 그래피티의 수준이 아니라 그냥 낙서라서 그런지 눈에 많이 거슬리더군요.
아파트 앞 길에 세워져 있는 승용차의 번호판을 한 장 찍었습니다. 현대차라서가 아니라 번호판에 들어가 있는 문장이 예뻐서요. 제가 현대차 따위가 반가워서 그랬을 리가 없지요;;;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구글맵을 띄워 살펴보니 자그레브 관광의 핵심이자 시작점인 옐라치치 광장은 Bruno의 아파트에서 북쪽으로 0.9km 떨어져 있더군요. 거리 구경도 할 겸, 분위기도 익힐 겸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냥 큰 길을 따라 쭈욱 직진하면 되더군요. Bruno의 아파트는 주택가 한가운데 있어서 한산했는데 옐라치치 광장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옐라치치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광장 중앙으로 트램이 다니네요. 옐라치치 광장은 자그레브 북쪽에 있는데 자동차 통행 불가이고 오직 트램만 다닙니다.
관광객도 많고 트램을 이용하는 현지인들도 많아서 북적입니다. 트램 승차권은 오른쪽에 보이는 TISAK에서 사면 됩니다.
광장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booth가 사람들의 눈길을 끕니다. 크로아티아어는 모르겠습니다만 대충 분위기로는 동물보호협회에서 설치한 것 같습니다. 책자도 나눠주고 티셔츠 등의 상품도 팔더군요.
옐라치치 광장의 유래가 되기도 한 반 요셉 옐라치치 장군의 기마상입니다. 184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침입을 물리쳤다고 합니다.
옐라치치 장군의 기마상에서 조금만 더 광장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자그레브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샘물, 만두세바츠(Mandusevac)가 있습니다.
길을 지나던 장군이 목이 말라 마을의 아가씨에게 "물을 떠 달라(zagrabi)"라는 부탁을 했는데 그것이 유래가 되어 자그레브가 되었다고 하죠.
하여튼 작은 샘물이라고 들었는데 정작 가 보니 물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걸 제외하면 작은 분수 크기입니다.
만두세바츠와 옐라치치 장군 기마상을 한 컷에 담아 보았습니다. 자그레브의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거대한 크기의 광장은 아닙니다.
옐라치치 광장 오른쪽 끝에서 보면 성모승천 대성당(성 스테판 성당)의 첨탑이 살짝 보입니다. 옐라치치 광장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성모승천 대성당,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돌라체 시장이 나옵니다.
광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 광장에 면한 두브로브니크 호텔 1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습니다.
어르신은 오믈렛이 포함된 비엔나 브런치(Becki Dorucak, 35쿠나)를 주문해드리고 저희는 콘티넨탈 브런치(Kontine Zajutrak, 25쿠나)를 시켰습니다. 커피와 빵이 모두 맛있네요. 가볍게 아침을 먹으러 들르는 현지인들도 많습니다.
여유있게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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