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손을 내밀지 않겠다고 하셨으니 이곳은 들르지도 않으실 것 같은데 논쟁에 참여하신 분 중에 이곳을 스쳐가는 분이 계시면 그 분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쓴 글이니 다른 분들은 제발 이 글은 읽지 말고 그냥 지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기분이 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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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런 마음(저 혼자만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이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군요)에 매일 드나들다 방금 전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충격으로 황망한 마음을 가눌 길 없어 떨리는 손으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를 자기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으려는 비겁자로 만드셨으니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가신 것으로 간주하고 쓰겠습니다.
사람은 각자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님처럼 여기저기 트랙백을 걸어서 온통 난장판(님의 표현을 빌면)을 만드는 스타일이 있는 반면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실시간 댓글로 논쟁하는 걸 좋아하는 저같은 스타일도 있습니다. 저는 제 블로그에 방문하는 분들 중에 그 이슈를 불편하게 느낄지도 모르는 사람을 고려해 일부러 트랙백을 걸지 않은 것 뿐입니다. 그런데 제가 트랙백을 걸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예의를 논하는 님은 당신이 공격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누구나 알게끔 글을 쓰면서 저에게 한번이라도 그 점에 대해서 미리 상의를, 하다못해 경고라도 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그런 분이 예의와 집주인에 대한 존중을 찾다니 정말 어이가 없군요. 논쟁에 잠시나마 참여했던 사람에 대한, 하다못해 당신의 블로그를 드나들었던 손님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대체 어디에 팽개치셨습니까?
제가 논쟁의 장에서 물러나 민감한 이슈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글을 올리고 입을 다문 이유는 저를 목표로 했음이 분명한 글(바로 당신이 올린겁니다!)의 내용을 본 직후입니다. 그 글에서 뭐라고 하셨지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 저러쿵 하기전에 알려는 노력부터 하라고 하셨던가요? 님은 모든 논쟁의 장에서 상대방의 입장과 자신의 입장에 대해 얼마나 많이 공부하고 참여하시기에 그런 건방진 소리를 하시는지요? 주인장이 그런 자세로 논쟁에 임하는 사람을 대하는데 어떻게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논쟁에 임할 수 있습니까? 그게 축객령이 아니면 뭡니까? 그래놓고 트랙백을 걸지 않았다고 논쟁에 임하는 제 진정성을 의심하시나요?
제가 논쟁에서 빠진 후 '정상/비정상' 논쟁에 대해 글을 남기셨던 두 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공감하지는 않지만 '생물학', '진화론', '종교학'의 관점에서 학문적으로 본다면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좁히기에는 생각의 차이가 컸을 뿐. 그저 관점의 차이이건만 설득을 못하는 자신의 능력을 탓하기는 커녕 님과 님의 생각에 찬동하는 분들은 이미 '찌질이'의 범주에 그 두 분을 분류하고 계시더군요. 사회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분들이 겨우 그 정도 수준 밖에 안되시나요? 설득이 안되면 찌질이다?
'나는 무조건 옳다, 나와 생각을 같이 하지 않는 사람은 무조건 틀렸다' 이런 생각을 묘사하는데 사용하는 용어들이 '편견', '고정관념', '선입견', '독선', '교만', '오만'입니다. 님이 님과 반대편의 입장에서 논쟁에 참여했다고 가정하고 님과 같은 입장에 선 사람에게 아무런 주장과 반론을 할 수 없다면 님은 자기 부정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이미 자기만의 우물에 빠진 사람입니다.
소수에 대한 차별을 성토하는 분들 다수가 모여서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이구동성으로 찌질이니, 상대를 하지를 않는다느니 하고 떠드는 것이 정말 꼴볼견이더군요. '정말 심각한 문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갈등을 빚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조차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님의 말은 그대로 님에게 돌려드립니다. 누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차근차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애초에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할 의도가 없다면 뭐하러 덧글과 트랙백을 열어놓고 계시나요? 그냥 CUG(Closed User Group)를 만들어서 님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만 이야기하시지. 제가 이글에서 덧글과 트랙백을 허용하지 않듯이.
제가 문닫고 지인들에게 위로나 받고 있다고 하셨던가요? 당신만 상처받고 고통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모든 링크를 끊고 '종합소득세 신고'니, '봄놀이'니 하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면서 애써 잊으려고 했던 저는 마음 편했다고 생각하시나요? 혼자서 문걸어 놓고 관계된 사람들에게 죄책감이나 심어놓고 결과적으로 위로받은게 누구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마음대로 금 그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돌 던지고 나서는 왜 맞았는지 영문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니가 맞을 만 하니까 맞았다. 왜 맞았는지 모르겠으면 공부 좀 하라"고 뚱딴지같은 이야기나 계속 하고 계실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군요.
누구는 독설을 못해서 점잖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누구는 마음이 돌덩이 같아서 마음이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일 아침에 정신을 차리고 이 글을 보면 분명 후회하겠지만 사람을 함부로 믿으면 어떻게 된다는 쓰라린 교훈의 상처라고 생각하고 절대로 지우지 않으렵니다. 더불어 상처를 떡으로 메우려는 노력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트랙백과 덧글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제 블로그의 손님들이 님과 님의 블로그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찌질이'취급을 받는 것이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