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천국에서 보낸 천금같은 휴식이 끝나가네요. ㅠ.ㅠ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8시에 눈을 떴습니다만 어제의 무리한 스노클링 때문인지 온몸이 무언가로 두들겨 맞은 듯 온통 뻐근합니다.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아침을 먹고 돌아와 짐 챙겨서 일단 체크아웃부터 했습니다. 리셉션의 직원이 원래는 오후 3시쯤 출발하면 충분했겠지만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라서 이동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도로 사정이 어떨지 모르니 출발 시간을 1시간만 당기면 어떻겠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짐을 일단 맡겨놓고 여행 일지도 정리할 겸 해변가의 썬 베드로 나갔습니다. 여기서의 즐거운 멍때림도 오늘로 끝이네요.
마하마야 리조트의 전경도 사진에 담아 두었습니다.
리셉션의 직원 말처럼 연말이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부산한 느낌입니다.
오늘 아침에 도착한 서양인 모녀(둘 다 엄청난 미녀)인데 산책 중에 깊이가 얕으니 한번 바다속으로 들어가 본 것 같습니다만 이쪽 해변은 산호 해변이라서 아쿠아 슈즈가 없으면 발이 아파서 걸어다닐 수가 없거든요. 역시나 예상대로 금방 나오시네요;;;
한쪽에서는 아침 일찍 나가는 투숙객의 짐을 싣고 있습니다. 많이 본 얼굴이다 싶어 유심히 봤는데 어제 스노클링 투어를 함께 나간 선장님이네요.
해변 다른 쪽에서는 단체 여행객들이 스노클링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배에 너무 많은 사람이 탄 게 아닐까 싶게 배가 기울었네요.
조금 큰 배로 여유있게 승객을 실은 배도 보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날씨가 맑아서 물 속이 잘 보일테니 스노클링 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점심 때까지 썬 베드에서 여행 일지도 정리하고 사람 구경도 하면서 쉬다가 밥 먹으러 리조트 레스토랑으로 이동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도 오늘이 마지막이겠지요.
오전이라고는 해도 길리 메노섬의 오전은 엄청 덥기 때문에 일단 수분도 보충할 겸 Frozen Strawberry 주스(40,000루피아)와 오렌지 크랜베리 주스(40,000루피아)를 주문했습니다. 둘 다 시원하고 맛나네요. 캬~
요전에 먹은 펜네 파스타(95.000루피아)하고 마지막 날이니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어서 homemade 호박 라비올리 파스타(115,000루피아)도 시켜봤습니다. 양이 상당히 적은 편인데 어차피 느끼해서 많이 줘도 다 못 먹을 것 같네요. 맛으로 즐기기에 딱 적당한 양이었습니다.
후식으로는 일단 아이스 아메리카노(35,000루피아) 두 잔하고,
Baked 누텔라 치즈 케이크(65,000루피아)를 주문했습니다. 맛있기는 한데 너무 달아서 커피하고 함께 먹어야 궁합이 맞습니다.
치즈 케이크까지만 주문했어야 하는데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나온 homemade 바나나 케이크(50,000루피아)입니다. 치즈 케이크 대신 이걸 주문했었어야 싶은 맛입니다. 너무 달지 않고 담백하네요.
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서버들과 기념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참 유쾌하고 친절한 친구들이었죠.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항상 행복하기를...
오전 담당 매니저의 아이와도 찰칵~ 이 리조트는 매니저가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기지 않고 데리고 출근해서 일하면서 틈틈히 보더군요. 아이는 엄마가 일하는 동안 돌아다니면서 투숙객들하고도 놀고, 서버하고도 놀고 리조트 내의 모든 사람이 이모, 삼촌 역할을 합니다. 참 좋은 직장이에요.
체크아웃하면서 기념 선물로 받은 마그넷입니다. 길리 메노섬의 명물인 푸른 바다 거북을 묘사한 것 같은데 꽤나 예뻐서 지금도 저희 집 냉장고에 붙어 있습니다.
리조트의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다 2시에 롬복으로 가는 보트에 올랐습니다. 이미 1시부터 도착해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더군요.
이제 진짜 마지막입니다. 당분간은 확실히 그리울 것 같습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의 해변에서 보냈던 여유로웠던 시간들이...
물론 길리 섬의 푸른 바다도 그립겠지요.
송영 비용이 좀 비싸다 싶었는데 길리 메노섬에 들어올 때 탔던 작은 스피드 보트가 아니라 모터를 자동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꽤 큰 보트였습니다. 그 보트에 저희 둘만 달랑 타고 왔지요.
드라이버 한 명이 운전하는 건 좀 불안했지만 굉장히 능숙하게 배를 모네요. 도착하고 보니 롬복에서 길리 메노섬으로 출발할 때의 그 선착장입니다.
롬복 공항으로 태워 줄 차가 보이지 않아 드라이버에게 물어봤지만 영어를 거의 못하네요. 해변에 곧바로 내리느라고 신발과 양말을 벗었는데 젖은 발을 말리면서 잠시 기다리니 정복 차림의 드라이버가 해변으로 내려와 정중하게 말을 걸더군요.
보트도 마음에 들었는데 차도 큼지막한 세단에 쾌적합니다. 이 분은 영어를 곧잘 하네요.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롬복 공항으로 이동 중에 본 사원(?)입니다. 예상대로 그리 막히지 않고 순조롭게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folk village를 들렀다 가고 싶냐며 기사분이 영업을 하셨는데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죄송하다고 거절했습니다.
길리섬을 떠난 지 두 시간 쯤 지나 오후 4시 경에 Lombok Domestic Airport에 도착했습니다. 체크인 카운터로 갔더니 너무 일찍 왔다고 자카르타 행 항공권의 발권만 되고 수하물 맡기는 건 20분 후에 가능하다고 해서 조금 기다렸습니다.
짐 맡기고 이른 저녁을 롬복 공항에서 먹었습니다. 식당들은 꽤 있지만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는데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XO Fried Rice(49,000루피아), Veggie 스파게티(41,000루피아), Veggie Salad(29,000루피아), 오렌지 주스(39,000루피아), 딸기 주스(39,000루피아)로 배를 채웠습니다. 맛은 그닥이었지만(그래서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지만) 직원이 참 친절하더군요.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요(물론 한국 기준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쳤는데도 시간이 좀 남아서 기념품점에서 나무로 만든 고양이 상(250,000루피아)과 반지(10개, 250,000루피아)를 샀습니다.
롬복 공항이 작은 곳이기는 해도 커피빈 매장도 있습니다. 미국 기업이기는 해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영권 지분의 70%를 넘게 갖고 있어 사실상 한국 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근데 내가 이거 왜 설명하고 있는거지?).
저녁 7시 40분에 자카르타로 출발했습니다. 이 때도 가루다 항공을 탔는데 3 X 3 보잉기네요. 좌석 간 거리가 멀어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비상구 좌석!!
이륙 후 곧바로 저녁 식사가 나왔으나 이미 거하게 저녁을 먹고 탔기에 메뉴가 뭔지 확인만 하고 죄송하지만 반납했습니다. 시차 적응을 위해 일부러 잠을 안 자고 버텼네요.
9시에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내리면서 보니 역시 메갈로시티여서 그런지 끝이 안 보일 정도의 불야성이네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중국인들처럼 연말 폭죽을 좋아하는지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난리입니다.
자카르타 공항도 엄청 크네요. 비행기에서 버스로 옮겨 탄 뒤 한참을 이동했습니다. international airport로 가서 체크인 카운터에서 발권하고 입국 라운지를 통과하니 면세 구역이 나옵니다.
남은 루피아를 사용해야겠기에 스와치 시계하고
발리 커피, 발리 라이스 와인 한 병을 샀습니다.
게이트 앞에서 보딩까지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게이트 통과 후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들어갈 때 여권 확인,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하는 귀찮음이 있었기 때문에...
에어컨 앞 자리가 비어 있어 앉았는데 너무 춥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안 앉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에어컨 날개가 아래 방향으로 되어 있어 추웠던거지요. 날개를 꺾어서 위로 올려놓으니 앉아 있을만 합니다. 아무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못 미쳤나 보네요.
11시 10분 쯤 보딩이 시작됐습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양말 갈아신고 안대에 귀마개까지 중무장을 하고 곧바로 취침했습니다. 자다 깨어보니 불은 꺼져 있는데 의자 뒤 스크린들이 모두 켜져 있어서 눈이 부시더군요. 승무원을 불러서 스크린을 끄는 법을 물어보니 리모컨 하단에 screen off 버튼이 숨겨져 있습니다(대체 이걸 어떻게 찾으라고!!). 다른 사람들은 물어보기 귀찮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스크린이 켜져 있는 채로 그냥 자더군요. 물론 저는 끄고 편하게 잤지요.
기내식이 나올 때 잠깐 깼으나 입맛이 없어서 과일만 먹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1월 1일 아침 8시 2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연말 연시를 해외에서 보낸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롬복, 길리 섬이 정말 좋기는 한데 휴양지치고는 너무 멀리 있어서 또 다시 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길리 여행기를 마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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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식사(Mahamaya Resort)
- Frozen Straberry 주스 : 40,000루피아
- 오렌지 크랜베리 주스 : 40,000루피아
- 아이스 아메리카노 : 35,000루피아 X 2 = 70,000루피아
- 홈메이드 펌프킨 라비올리 파스타 : 115,000루피아
- 펜네 파스타 : 95,000루피아
- Baked 누텔라 치즈케이크 : 65,000루피아
- 홈메이드 바나나 케이크 : 50,000루피아
= 475,000루피아
* 저녁 식사(Lombok Airport)
- 오렌지 주스 : 39,000루피아
- 딸기 주스 : 39,000루피아
- XO fried rice : 49,000루피아
- 베지 샐러드 : 29,000루피아
- 베지 스파게티 : 41,000루피아
= 226,550루피아(세금 포함)
* 기념품 구입(Lombok Airport 기념품점)
- 나무 고양이 조각 : 250,000루피아
- 나무 반지 : 25,000루피아 X 10 = 250,000루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