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와 어떻게 융캉제로 갈까 고민하다 시간이 많지 않기에 택시를 탔습니다. 지하철로 갈 분들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둥먼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5번 출구로 나오면 곧바로 연결됩니다.
융캉제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상수동 카페골목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을 연상케 하는 핫 플레이스로 아기자기한 가게와 카페 등이 밀집되어 있어 관광객들 뿐 아니라 대만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융캉제 초입에는 그 유명한 딘타이펑 본점이 있습니다.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채식을 하는지라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엄청난 인파만 봐도 머리가 지끈지끈하네요;;;)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감수할 수 있다면 샤오룽바오의 본진에서 제대로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딘타이펑과 펑리수로 유명한 선메리 베이커리에서 시작하는 메인 로드는 사람들로 엄청 붐비지만 한 블럭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리 붐비지 않는데다 보석같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예쁘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쇼핑 거리입니다. 여러 가게를 들러서 사진도 많이 찍었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은 스크롤의 압박이 좀 있습니다.
처음에 들른 가게는 헨드메이드 기념품 전문점인 윈차이쉬안(Cloudhue)입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미 예쁜 소품들로 입소문이 나서 유명한 곳이더군요. 가게가 그리 크지 않고 상점 앞에 스쿠터가 빼곡히 주차되어 있어 처음에는 들어가 볼 엄두를 못 냈는데 느낌이 좋아서 들어갔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에도 소개되어 있는 상점입니다.
한쪽에는 각종 차를 팔고 있습니다.
그냥 제 느낌인데 이 샵의 주력 상품은 북마크하고 코스터(컵받침) 같았습니다. quality가 높고 디자인이 훌륭한 게 많더군요.
가방도 예쁜 게 많습니다.
맨 앞에 전시되어 있던 가방이고,
같은 디자인에 색깔이 다른 이 가방도 예쁩니다.
다양한 아로마 핸드메이드 비누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윈차이쉬안에서 정작 제가 구입한 건 온도가 올라가면 색깔이 변하는 color changing mug 한 세트였습니다. Cocera사에서 나온 머그컵으로 사진에 있는 건 아니고
타이페이 근교의 명물을 형상화 한 컵으로 개 당 600불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사무실에서 차를 마실 때 애용하고 있는데 디자인이 아주 예뻐서 제가 아끼는 머그컵입니다.
사진에 있는 컵에 뜨거운 음료를 부으면 색깔이 변해서 왼쪽에 있는 그림처럼 색깔이 드러나게 됩니다. 깨지지 않게 가져가는 게 관건이지만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그만인 컵입니다. 기념품으로 강추합니다.
같은 골목의 끝에는 우롱차 전문점인 Le Salon이 있습니다. 1층은 차를 살 수 있는 샵이고 2층과 3층은 카페라서 디저트와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도 차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하는 곳입니다. 다만 유기농 자연 재배차만 취급하는 고급샵이기 때문에 가격은 저렴하지 않으니 고려하고 가셔야 합니다.
1층 매장으로 들어가서 보면 오른쪽이 진열대이고 왼쪽이 판매대입니다. 이 사진은 손님이 많이 빠졌을 때 찍은 것으로 보통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는 인기 매장입니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틴캔의 조형미가 아름답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더군요.
왼쪽 판매대 옆에는 차와 마카롱을 함께 담아 선물 세트로 만든 상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20티백들이 로즈 우롱차(409불), 고산 우롱차(1,890불), 자스민 우롱차(찻잎, 888불) 등을 엄청 질렀더군요;;; 이 때 리필 패키지로 구매한
25티백들이 자스민 우롱차는 월덴 3에서도 이미 소개한 바 있습니다.
차를 워낙 좋아하는데다 좋은 차를 '맘껏' 샀기에 기분이 들뜬 김에 차도 마셔보고 싶어서 2층의 카페로 올라갔습니다.
1인 당 미니멈 차지(그 이상으로 주문해야 하는)가 180불입니다.
늦은 점심을 배불리 먹은 것도 잊고 들뜬 마음에 이것저것 주문했더니 뭔가 많이 나왔습니다;;;; 가운데 다기에 담겨서 서빙된 것은 soy bean 우롱차(190불)입니다.
녹차가 듬뿍 든 케이크(175불)입니다.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맛도 훌륭합니다. 고명으로 올린 초컬릿까지도 고급스러운 맛입니다.
딸기 케이크(175불)입니다. 맨 위에 살짝 올린 저 금색은 실제 금박이라고 하네요. @.@
녹차와 초컬릿 아이스크림입니다. 둘 다 맛나지만 녹차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습니다. 자스민을 넣었는지 녹차의 비린맛을 잘 잡아서 향까지 훌륭합니다.
Le Salon에 가실 분들께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꼭 드셔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가격도 살짝 센 편이지만 10% 서비스 차지가 붙는다는 점도 감안하셔야 겠습니다.
차를 샀으니 이제 커피를 사야겠지요?(뭔 소린지;;;) Petit Pot이라는 커피와 쿠피를 파는 전문점입니다. 입구에 있는 상징물이 멋지네요.
매장 크기는 아담하지만 분위기가 밝고 정갈합니다. 단지(pot)에 각종 쿠키와 디저트가 담겨 있습니다. 배가 불러서 디저트는 도저히 살 수 없었습니다. ㅠ.ㅠ
벽에는 각종 드립백 커피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걸 보고 눈이 뒤집혀서 여기도 싹쓸이를 했습니다. 무려 7가지 종류 별로요(내가 미쳤지;;;). 이 드립백 커피는
올 2월에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드립백 커피 한 개에 26.8불이니 그렇게 비싼 건 아닙니다만....
Petit Pot을 나오니 이미 해가 완전히 져서 거리가 캄캄합니다. 이번에는 메인 도로로 나왔습니다. 여기가 유명한 톈진 총좌삥인가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네요. 총좌삥은 일종의 대만식 부침개로 대만 사람들이 즐기는 주전부리입니다. 이 때는 몰랐지만 내일 타이페이 근교에 나갔을 때 먹어보고 저도 반했습니다.
융캉제 가시는 분들은 꼭 총좌삥을 드셔보세요. 아주 맛납니다.
여기도 유명한 빙수 가게인 '스무시'입니다. 원래 부부가 함께 빙수 가게를 운영하다 이혼한 뒤 부인은 이 스무시를, 남편은 '아이스몬스터'라는 가게를 각각 운영한다고 하네요;;;;
'스무시'가 있는 건물에는 발 마사지 샵도 있습니다. 왼쪽에 우리말로 '발마사지'라고 써 있는 간판 보이시죠? 이 방향으로 계속 들어가봅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각종 과일과 채소를 말린 간식을 파는 가게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겁이 많아서 덥석 사지는 못했지만요.
빙수로 유명한 대만이라서 빙수 가게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대만 여행 중에 정작 빙수를 한번도 못 먹었네요. ㅠ.ㅠ
대로변에서 다시 다른쪽 골목으로 꺾어 들어갔습니다.
이 골목에는 옷과 소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네요.
대로변에서 한 블럭만 들어와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돌아다니기에 쾌적합니다.
함께 간 반려인이 목공을 하기 때문에 신기해서 찍은 공방이에요. 옷가게 중간에 목공 공방도 있습니다. 보아하니 작은 탁자나 협탁, 의자 등을 만드는 가구 공방 같습니다.
대만 사람들은 외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디나 굉장히 다양한 음식점이 많은데 아담한 선술집 같은 음식점도 있고 우리나라 분식점처럼 탁자 몇 개 놓고 가볍게 먹을 음식을 파는 곳도 자주 보입니다.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디피가 예뻐서 유심히 둘러봤던 가게.
이 가게도 그렇지만 개와 고양이, 특히 고양이를 소재로 한 소품들을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장의 능수능란한 화술에 홀려 또 한번 지른 가게;;;;
응? 얘는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걔 아닌가요?
문 앞에서 보면 해리 포터의 마법 상점 느낌입니다.
이 가게의 주력 상품은 입체로 보이는 가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유행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가방보다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캐릭터의 얼굴이 더 눈에 들어왔지만요.
원색의 강렬함 때문인지 더 입체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스티커도 있고,
각종 배지와 테이프도 많습니다.
네임택이나 ID카드 홀더 등의 소품도 귀엽네요. 이 샵에서도 가방 등등 해서 꽤나 질렀죠.
오늘의 마지막 지름샵입니다. 여기는 안 들어갔어야 했는데... 사실 저는 그냥 차를 파는 곳인줄로 알고 들어갔거든요.
차도 팔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다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공방 겸 샵이었습니다.
저야 이 물건들의 진가를 잘모르지만 반려인이 잘 알더군요. 동, 황동 등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컵받침과 티스푼입니다.
모두 엄청나게 공을 들여 만드는 작품에 가까운 소품이고 당연히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가운데에 있는 비교적 저렴한 동받침을 몇 개 샀는데 1개에 900불 정도 하니까요. 동으로 된 티스푼은 더 비싸서 1,100불입니다.
벽 쪽으로는 역시 핸드메이드로 빚은 머그컵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대충 봐도 그냥 공장에서 양산한 게 아니라는 정도는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우측 상단의 저 금속상은 가필드???
둘 다 제 마음에 들었던 머그컵이었는데 이미 Cloudhue에서 색깔이 변하는 머그컵을 두 개나 샀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참았습니다.
슬슬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온천 투어를 갈 시간이 가까와오기에 지금까지 산 것을 주섬주섬 챙겨서 일어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