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첫 날을 묵을 호텔은 리마에서도 관광 구역으로 분류되는 Miraflores 지구에 위치한 'Hotel Antigua Miraflores'였습니다. 공항에서 차량으로 30분 정도 걸립니다.
Hotel Antigua Miraflores는 론리 플래닛에도 소개되어 있는 3성급 호텔로 제가 예약할 당시에는 트립어드바이저 기준 리마 소재 호텔 35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호텔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면면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거든요. 하나씩 보여드리겠습니다.
철문으로 된 정문을 통과하여 들어가면 곧바로 작지만 잘 가꿔진 정원을 만나게 됩니다. 흡사 우리나라 가정집의 정원 같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정말 우리나라 가정집 같습니다. 1층에 리셉션이 있는 건물만 보면 작아 보이지만 이 호텔은 안으로 깊어지는 건물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막상 들어가보면 꽤 큽니다.
너무 일찍 도착했기에 짐을 맡겨 놓고 나갈까 살짝 고민했는데 장거리 비행에 지쳐 너무 피곤했기에 early check-in하는 비용을 물어보니 아침 식사를 포함해서 46불이라고 하기에 대뜸 그렇게 하자고 수락하고 체크인
했습니다.
포터에게 짐을 부탁하고 방을 찾아 들어가는데 입구부터 우아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제가 원래 작고 전통적인 부띠끄 호텔을 좋아라 하는데 딱이었거든요.
1층 한 켠에 마련되어 있는 응접실입니다. 저녁에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 좋습니다.
2층 복도의 모습입니다. 곳곳에 놓인 엔틱 가구도 가구지만 어디나 그림이 잔뜩 걸려있는 게 좋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벽에 빈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림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2008년 여행지였던
체코 프라하의 Hoffmeister 호텔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좋아라 하는 구조 중 하나인 중앙 회랑. 나중에 노르웨이 여행기 때도 보여드리겠지만 올레순에서 묵은 호텔이 이 구조라서 아주 좋아라 했죠. 그러고 보니
대만의 Le Suites Ching Cheng Hotel도 이런 구조였네요.
제가 이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입니다. 중앙에 분수를 둘러싼 작은 정원을 중심으로 객실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죠. 각 객실 창가에 화분이 하나씩 놓여있는 것도 깨알같네요.
여긴 2층 어느 객실 앞 테라스인데 요런 작은 테라스도 제가 엄청 애정하거든요. 오후에 이런 테이블에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애프터 눈 티를 마시면 천국이 따로 없죠.
왼쪽이 제가 묵은 306호입니다. 여기도 공용 테라스가 있어서 언제든 원할 때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쐴 수 있습니다. G Adventures를 통해 묵는 투숙객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망이 좋고 넓은 옥탑방을 줬더군요.
이 호텔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큰 캐리어를 가져 가면 포터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는 점하고 어떤 방은 습해서 곰팡이 냄새가 좀 난다는 점 정도입니다. 이건 복불복이겠죠. 첫날 묵은 방은 채광이 좋고 통풍이 잘 되어 괜찮았거든요.
옛날 다리미를 활용해 개조한 걸 책상 스텐드 등으로 사용하는 것도 독특했습니다. 소품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나중에 보니 안전금고도 전자금고가 아닌 열쇠를 이용하는 제품이던데 어느 호텔에서도 보지 못한 스타일이었습니다.
슬리퍼가 없고 조명이 좀 어두운 걸 제외하면 방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침 식사가 10시에 마감된다고 들었기에 짐만 대충 부려놓고 9시 40분에 부리나케 내려갔습니다.
3층에서 내려다보니 더욱 마음에 드는 view네요.
식당이 호텔 가장 구석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는데 애 좀 먹었죠. 옛날 재봉틀을 이용해 탁자로 꾸민 센스 좀 보세요.
식당을 구획으로 나눠놨는데 이쪽은 약간 응접실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놨네요.
이쪽은 약간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구역이고요. 식당도 그렇고 호텔 곳곳에서 저렇게 허브나 오일을 담아놓은 병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 '따말레'라고 부르는 건데 일종의 연잎밥 같은 겁니다. 안에는 옥수수로 만든 밥 같은 것이 들어있는데 고기나 생선 등을 으깨서 넣었죠. 페루 사람들이 간식처럼 많이 먹는 음식이라서 길거리에서도 파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치즈하고 햄을 썰어둔 게 보이고 저는 왼쪽의 샐러드가 맛있었습니다. 토마토와 버섯도 맛있었지만 가운데 보이는 채소 절임 같은 게 굉장히 맛있습니다. 칠리를 넣어서 살짝 매운데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거든요. 페루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여행하면서 보기만 하면 꼭 가져다 먹었습니다.
한 켠에는 각종 빵과 과일이 준비되어 있고 시리얼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준비된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감자와 빵이 맛있어서 아침에 먹은 기내식이 부실했던 참에 잘 먹었습니다. 특히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식당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천장에 매달린 조명도 범상치 않습니다. 범선의 돛대와 닻을 가져다가 조명으로 바꾸어 놓은 것 같네요.
벽에도 문인지 창문인지를 붙여 놓았는데 벽돌벽과 색감이 잘 어울립니다.
조금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객실로 돌아온 뒤 원래는 조금만 쉬고 나가려고 했는데 너무 지쳤는지, 시차 적응이 안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깊은 잠에 빠져들어 무려 저녁 7시에나 일어났습니다.
원래 오늘 저녁에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과 사전 미팅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간단히 씻고 로비에 나가보니 저녁 6시에 이미 미팅을 했고 우리만 참석을 안 했는지 게시판에 붙은 명단의 우리 이름 옆에 내일 아침 9시에 출발한다고 적혀 있더군요;;;;;
어쨌거나 언제 출발하는지는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돌아와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닫기 * 공항버스비 : 8,800 X 2 = 17,600 원
* 인천 공항 저녁식사(비빔밥) : 8,900 X 2 = 17,800 원
* 지인이 부탁한 Belief 아쿠아 밤 : 54,100 원
* LA 공항 저녁식사(Larcer)
- 크로와상 2개 : 8.80불
- 제로 코크 캔 1개 : 3.59불
- Berry 모둠 : 7.02불
- Vegan Cob 샐러드 : 16.46불
= 35.87 + 3.32(tax) = 39.19불
* Hotel Antigua Miraflores 얼리 체크인 + 아침 식사 : 46불
* 포터 tip : 10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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