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ltanahmet Camii는 Blue Mosque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이슬람 사원으로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거대한 모습이 정말 웅장하죠. 블루 모스크는 이슬람 사원답지 않게 첨탑의 수가 6개인데 건축할 때 Sultanahmet 1세가 황금(알툰, Altun)으로 지으라고 한 명령을 신하들이 재정 고갈을 염려해 6(알트, Altu)으로 잘못 알아들은 것처럼 해 첨탑을 6개 올렸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블루 모스크는 높이 43미터의 대형돔과 4개의 중간 돔, 그리고 30개의 작은 돔으로 이루어져 있고 Aya Sofya와 마주보고 있는데 Sultanahmet 트램바이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멀리서 본 블루 모스크의 모습입니다.
블루 모스크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원하는 사람만 기부(donation)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하루 다섯 번 기도를 드리는 시간에는 입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낯익은 사람을 다시 만났습니다. 오전에 Sultanahmet 역 근처에서 travel agency를 찾느라고 헤맬 때, 도움을 준 터키 청년이었죠.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말은 통하는 수준이어서 더 이상 헤매지 말고 바로 Otgar역으로 가서 버스 표를 예매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친구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선물로 주려고 한국에서 사 가지고 온 전통 문양이 새겨진 휴대폰 고리를 하나 선물했습니다. 이 휴대폰 고리는 인사동에서 1개에 2천 원하는 것을 10개 사간 것인데 나중에 감사를 표하거나 인사를 할 일이 생겼을 때, 참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 청년은 이스탄불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외국인에게 말을 걸고 이야기하는 것이 소일거리인 것 같더군요. 출발하기 전날에 이스탄불로 돌아와서 거리를 지나다 이 청년을 다시 만났는데 우리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는 그냥 서운한 마음만 들었는데 나중에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정신이 맑은 청년같지는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그건 나중의 일이고 당시에는 참 고마웠죠.
입구를 지나면 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양쪽 귀퉁이를 지키고 있는 첨탑의 모습입니다. 그 날 빛이 참 좋아서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못했지만 직접 보면 참으로 웅장합니다.
들어가면 갑자기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모두 기도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신발은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까마득하게 높습니다.
모든 Camii가 그렇듯이 블루 모스크에도 기도를 드리기 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손을 닦는 곳이 있습니다.
블루 모스크는 엄청나게 큰 건축물이기는 하지만 안에는 특별히 볼 것이 없기 때문에 둘러보는데 넉넉잡고 30분이면 충분합니다.
블루 모스크를 나와 Topkapi Palace로 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냥 토카피 궁전을 보고 나서, 저녁을 어디에서 먹어야 하나, Grand Bazaar를 갈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이번 여행의 백미 중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토카피 궁전은 아야 소피아를 오른쪽에 두고 트램바이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Gulhane역 근처에 있는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됩니다......만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정표를 정확하게 보지 않고 터키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왼쪽 길, 토카피 궁전은 오른쪽 길)으로 룰루랄라 걸어갔죠. 터키인들의 시선을 은근 즐기면서.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가 통과한 곳은 Gulhane Park였습니다. 터키인들이 많이 소풍을 나오는 곳이죠.
가끔 방울을 딸랑거리며 말이 끄는 마차도 지나갑니다. ^^
조금 많이 걸었다 싶은데 나와야 할 토카피 궁전은 보이지 않고 느닷없이 보스포러스 해협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우리나라의 한강시민공원같은 풍경인데 솜사탕을 파는 아저씨도 보이고, 아이스크림을 파는 애들, 자질구레한 것들을 파는 좌판도 여기저기에 펼쳐집니다. 보니데는 선물한다고 1YTL짜리 수공예 팔찌를 5개 샀습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많은 터키인들이 나와서 휴식을 즐기고 있더군요. 외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인지 외국인은 거의 못 보았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영복을 입고 수영하는 터키 남자들도 많습니다. 물살이 꽤 급한 편이어서 금방 아래로 떠밀려가면서도 좋아라 다시 와서 또 뛰어들더군요. ^^;;;
참, 그리고 터키의 명물 음식으로 '고등어빵'이라는 것이 있는데 보통 Galata Bridge 근처에서 맛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 고등어빵을 여기에서 먹었습니다. 여행 중에 갈라타 다리에서 먹은 고등어빵이 비려서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희가 먹은 고등어빵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터키인들도 줄을 서서 먹어야 할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격은 1개에 2.5YTL입니다. 마실 것으로는 생수하고 콜라를 각각 1YTL에 샀습니다.
고등어를 반으로 갈라 소금만 뿌려서 그냥 석쇠에 굽습니다.
에크멕에 구운 고등어를 끼운 후 양파, 토마토하고 이름모를 채소를 썬 것을 대충 집어 넣어서 줍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사실은 참지 못하고 한입 베어문 뒤의 모습. ^^;;;
빵과 구운 고등어가 과연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한 입 먹어보니... 와~ 정말 맛있습니다. 고등어에도 적당히 간이 배어 있어 짭짤하면서도 고소합니다. 게다가 먹고 나면 충분히 요기가 될 정도의 양입니다. 아~ 또 먹고 싶어라~ 터키인들처럼 그냥 바위 위에 털퍼덕 앉아서 따뜻한 햇살과 바람을 맞으면서 고등어빵을 먹었습니다. 든든하네요.
그리고 돌아 나오다가 군것질거리로 미디예 돌마시(Midye Dolmasi)라는 것도 사서 먹었습니다. 뮬 조개(꼭 작은 홍합처럼 생겼습니다)에 필라브를 채워서 주먹밥처럼 먹는 것인데 크기에 따라 2, 3, 4개에 1YTL입니다. 주문을 하면 미리 만들어놓은 미디예에 레몬즙을 손으로 짜서 뿌린 뒤 그 자리에서 건네줍니다. 고소한 조갯살과 양념이 된 필라브에 레몬향이 섞여 기가 막힌 맛을 냅니다. 1YTL에 3개짜리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받아서 그냥 후루룩 먹고 껍질은 앞의 쓰레기통에 버리면 됩니다. 보니데는 이 맛을 못 잊어서 떠나기 바로 전까지 이스탄불 길거리에서 사먹더군요. ^^
걸어가면서 뙤약볕에 힘들게 앉아 계시는 할머니에게 1YTL을 적선했습니다. 얼핏 보니 제가 가장 큰 액수를 적선한 것 같더군요. 1YTL이라고 해도 겨우 600원 정도 밖에 안되는데...
비록 토카피 궁전은 못 들렀지만 숨겨둔 보석을 찾아낸 것 같은 기분좋은 발견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재미에 여행을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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