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nkino
Lauren Weisberger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Lauren Weisberger는 세계 패션계를 한손으로 휘두르는 철의 여인인 미국 '보그'지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면서 경험한 패션계의 실상을 소설속에서 적나라하게 구현하면서 단 한편의 소설로 패션계에 목을 매는 수많은 여성들을 사로잡았죠. 소설이 2006년에 출판되었는데 출판되자마자 영화화가 결정되었고 현재 국내에서도 개봉된 상태입니다.
안나 윈투어를 상징하는 '미란다 프리스틀리'역에는 메릴 스트립이 열연했고, 저널리스트를 꿈꾸다 백만녀의 이상인 어시스턴트 자리를 꿰찬 행운의 주인공인 '앤드리아 색스'역은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새 히로인 앤 헤더웨이가 맡았습니다.
시종일관 치열하고 정신없는 패션계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맛보기로 다양한 명품이 등장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과연?) 하는 이 영화는 직장인의 애환과 주인공이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듯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다룬 영화입니다(누구 맘대로? 내 맘대로 -_-;;;;).
극중 '런웨이' 잡지의 편집장으로 나오는 미란다 프리스틀리가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성격장애 B군에 속하는 성격장애로 이 성격장애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들은
자기의 능력을 과대 평가하기 때문에 교만하고 항상 으스댑니다. 자신의 업적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그 일에 대한 타인의 공헌에 대해서는 당연히 과소평가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미란다는 한번도 제대로 다른 사람을 칭찬한 적이 없죠. 유일한 칭찬은 회의 시간에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면서 '나이젤'을 한번 추켜세운 것 뿐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하는 일은 항상 중요하고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약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중요한 일'을 돕지 못할 때는 참지 못하고 신경질을 냅니다. 이런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는 타인의 요구나 소망을 무시하게 마련이고 그 때문에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착취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들은 친구 관계를 맺거나 연애 상대를 선택할 때도 상대방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시켜 줄 가능성이 보이거나 자존심을 높여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들은 감정이입 능력이 결여되어 있어 타인들의 욕구, 사적인 경험이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할 때에도 다른 사람의 말을 거의 듣지 않으며 타인들 역시 감정이나 요구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대인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며 손상되어 있습니다. 미란다만 해도 주변에 아무도 그녀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이 없죠. 안드레아가 옷과 책을 가져다 놓으려고 미란다의 아파트에 들어갔을 때, 미란다와 남편이 다투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는데 미란다는 남편을 기다리게 한 것에 대해 전혀 미안함이 없죠. 또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18년이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해 준 나이젤을 희생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 밖에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어떠한 무리한 요구라도 당당하게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개)고생을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존재하는 미천한 것들이니까요.
이들은 실제로는 다른 사람을 질투하면서 반대로 그 사람이 자신을 질투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성공이나 재산에 대해 시기하는데 이는 그것이 자신에게 더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타인의 업적을 매우 혹독하게 깎아 내리며 특히 그들 자신의 노력에 의한 성취에 대해 인정받거나 칭찬받을 때 그러합니다. 아마도 미란다가 안드레아에게 좋은 추천장을 써 준 것은 자신이 그녀를 그렇게 능력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착각했기 때문일겁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이 영화를 보면서도 저는 안드레아를 비롯한 다른 배우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군요. 그저 메릴 스트립이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를 얼마나 완벽하게 소화해냈는지, 실제로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만 신경쓰게 되더군요. ^^;;;
마지막으로 자기애성 성격장애에 관심있는 분을 위해 진단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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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성(공상에서나 행동에서), 칭찬에 대한 욕구, 감정이입의 결여 등의 광범위한 양상이 성인기 초기에 시작되어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며, 다음 중 5개(또는 그 이상) 항목을 충족시킬 때 진단
1.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 과장된 지각을 하고 있다(자신의 성취나 재능을 과장하며 그것과 상관 없이 최고로 인정받기를 기대함)
2. 끝이 없는 성공에 대한 공상과 권력, 탁월함, 아름다움, 또는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공상에 자주 사로잡힌다.
3. 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하다고 믿고, 특별한 사람이나 상류층의 사람들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고, 또한 그런 사람들(혹은 기관)하고만 어울려야 한다고 믿는다.
4. 과도한 찬사를 요구한다.
5. 특권 의식을 가진다. 예를 들면 특별 대우를 받을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특별 대우나 복종을 바라는 불합리한 기대감을 가진다.
6. 대인관계가 착취적이다. 예를 들면, 자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들을 거리낌없이 이용한다.
7. 감정이입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타인들의 감정이나 요구를 인정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8. 자주 타인들을 질투하거나 타인들이 자신에 대해 질투하고 있다고 믿는다.
9. 거만하고 방자한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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