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Gerard Egan의 The Skilled Helper 7판을 번역한 책으로 소위 '유능한 상담자 모델'에 입각하여 상담을 이끄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능한 상담자 모델은 아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무슨 문제가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3단계 과정으로 이루어지며 각 단계는 각각 3개의 하위 session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담 flow를 구체적인 모델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상담을 하는 전문가라면 특정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번역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 대신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에 압도되기 쉽고, 너무 평이하게 씌어 있어 포인트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원래부터 그렇게 의도했는지, 역자들이 번역 과정에서 바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많아서 헷갈리는 수많은 사례의 내담자를 모두 알파벳 하나로만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헷갈리고 집중도를 떨어뜨립니다.
직접 상담을 진행하고 있고, 상담 도중에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해결 방법에 대한 TIP을 얻고 싶은 상담자라면 모르겠지만 수련 도중에 있거나 상담이론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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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의 목표는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가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함으로써 스스로 극복해 나가도록 돕는 것이다
-> 너무나 당연한 말이면서도 상담을 하면서 자주 잊게되는 것
* 상담의 출발점은 '놓친 기회(missed opportunity)'와 '활용하지 못한 능력(unused potential)'이 될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이 잘못되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보다 잘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라는 말이죠.
* 상담이란 내담자의 삶에 실질적인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다. 상담이란 건설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상담을 자꾸 하다보면 상담자는 자기 만족에 집착하게 됩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죠.
* 너무 서둘러서도 안 되겠지만 매 회기마다 초점을 맞추어 성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내담자를 일생 동안 붙들고 있을 생각은 말아야 한다.
-> 그래서 저는 장기 상담의 효과성을 별로 믿지 않습니다.
* 상당수의 문제 대처 모델에서는 '무슨 문제가 있는가'를 다룬 뒤, 바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넘어가 버린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가?'와 같이 내담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상담은 상담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원하는 것을 다루어야 합니다.
*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문제 상황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수동적이거나 자신을 희생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많은 내담자들이 상담 과정에서 상담자에게 모든 의사 결정을 떠 넘기려고 하고 상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랍니다.
* 내담자가 늘어놓는 상당수의 경험 이야기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상담자는 실제로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과 '불평꾼'을 구분해야만 한다. 어떤 내담자는 자기 행동에 대해 말하기를 유난히도 꺼린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적 책임을 빼고 이야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이런 내담자일수록 이야기가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못합니다. 경청하다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구분이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삶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면 사회적 지지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지지를 보내줄 수 있는 사람들도 부정적 정서가 강한 사람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비관주의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요.
* 경청에 지나치게 몰두할 필요는 없다. 상담자는 부스러기까지 모조리 빨아들이는 진공 청소기가 아니다. 양적인 것이 아니라 질적인 것이 중요하다.
-> 중요한 것은 내담자가 말하는 내용 중에서 핵심 메시지를 잡아내는 능력입니다. 정보 과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지요.
* 상담자는 내담자의 왜곡을 발견하자마자 직면을 통해 즉시 바로잡을 필요는 없다. 차이와 왜곡을 새겨 두었다가 중요한 것을 택하여 적절한 시기에 도전시키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 왜냐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직면하게 되면 내담자는 지적받았다고 생각해서 반발하거나 혹은 아예 입을 다물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 상담자가 상담을 하면서 자신과 대화하는 것을 '내적 대화'라고 한다. 효율적인 상담자가 되려면 내담자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상담 동안에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을 듣고 있는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변화에도 집중해야 합니다.
* 상담받을 때 어떤 점이 도움이 되었는가 하고 내담자에게 물어보면 이해받았다는 것이 톱 랭킹에 오른다. 그만큼 이해받고자 하는 욕구가 절실한 것이다.
->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상담을 받는 내담자도 있지만, 이해와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 내담자가 훨씬 더 많지요.
* 공감적 이해의 기본 공식
... 때문에(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킨 경험이나 행동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한 느낌이 드는군요(내담자가 표현한 정확한 정서를 지적한다)
->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I-message입니다.
* 탐색은 특히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하거나 주저하는 내담자와의 상호 작용에서 아주 유용하다.
-> 뭔가 조언을 해 줘야 한다는 압력에 쉽게 굴복하는 상담자는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살펴보고 해결 방안을 탐색할 기회를 빼앗게 됩니다.
* 명료화란 문제 상황이나 활용하기 못한 기회 - 미래의 가능성, 목표,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계획, 실행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들에 대한 감정을 포함 -에 대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토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호하거나 불분명하면 아무 해결책도 마련할 수 없다.
-> 상담은 언어의 유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적당한 은유와 비유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 과거가 현재의 경험, 행동, 정서를 명료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과거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또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현재의 자기파괴적인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단서를 제공한다면 과거의 이야기를 계속해도 좋다. 그러나 과거가 내담자의 자기 탐색 과정에서 초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상담은 불필요하게 정체되고 말 것이다.
-> 상담은 결국 미래와 변화를 다루는 과정입니다.
* 상담자는 어떤 내담자를 대하든 그가 가진 능력을 중시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긍정심리학적 접근이며 특히 내담자의 이야기가 정체의 늪에 빠져 있을 때에 중요하다.
-> 내담자가 가진 장점과 힘의 근원을 존중하고 찾아내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내담자를 환자 취급하게 되면 내담자는 환자의 역할에만 머무르려고 합니다.
* 상담자에 따라 '과제'라는 말을 사용해도 좋고, '숙제'라는 말을 사용해도 좋다. 그러나 왜 특정 과제를 주는지 분명히 깨닫게 해야 한다. 그냥 판에 박힌 듯이 과제를 주어서는 안 된다.
-> 상담은 숙제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내담자 스스로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주저는 변화에 대한 우려이며 저항은 강요에 대한 반응이다. 주저나 저항을 나타내는 행동은 비슷하거나 같다. 그래도 이 두 가지를 구별할 필요는 있다. 주저하는 이유는 내담자에게 있는 반면, 저항하게 만드는 자극은 상담자나 상담 과정을 둘러싼 사회적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주저를 해결하려면 내담자에게서, 저항을 해결하려면 상담 과정을 둘러싼 사회적 상황에서 원인을 찾아야겠네요.
* 내담자에게 도전을 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내담자가 말한 메시지 이면의 메시지에 대해 상담자가 이해한 것을 내담자와 나누는 것이다. 만일 내담자가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시지요?"라는 질문으로 그러한 예감을 갖게 된 근거를 묻는다면, 상담자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경험적, 행동적 단서를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 "그게 왜 궁금하시나요?"라고 내담자의 질문을 돌려주기만 하는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신뢰를 줄 수가 없습니다.
* 상담자의 자기 개방에 대한 지침
1. 상담자의 자기 개방을 계약에 포함시킨다.
2. 상담자의 자기 개방이 적절한 것인지를 확인한다.
3. 타이밍을 맞춘다.
4. 자기 개방을 선별적으로 하고 초점을 맞춘다.
5. 자기 개방을 지나치게 자주 하지 않는다.
6. 이미 과잉 부담을 안고 있는 내담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7. 융통성있게 대한다.
*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직면을 하게 할 때에는 보다 효율적인 삶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직면은 '이것 아니면 저것'을 택하라는 최후 통첩이 아니다. 그보다는 변화하지 않을 때 어떻게 될 것인지, 다시 말해 역기능적 행동을 고집하거나 새로운 행동을 취하기를 거부할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날 것인지를 내담자에게 이해시키는 방식으로 직면이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 상담자가 부정적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상하고 깨닫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직면입니다.
* 부조화를 경험하는 내담자들이 불편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법 다섯 가지
1. 도전자를 불신한다.
2. 도전자의 시각을 바꾸도록 설득한다.
3. 문제를 과소평가한다.
4. 도전받는 관점에 대한 지지를 다른 곳에서 찾는다.
5. 상담할 때는 수긍하면서 밖에 나가서는 외면한다.
-> 이 중에서 상담하기 가장 어려운 내담자는 5번째 내담자입니다. 이런 내담자는 상담을 고해성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담 장면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도 하지만 세상으로 돌아가면 다시 예전의 구태로 돌아가곤 합니다.
* 초점과 레버리지 : Lazarus기법
: 초점 맞추기 기법(focusing technique)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이 기법은 상담에서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내담자로 하여금 방향을 제대로 잡게 하는데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자기 문제 상황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도록 한다. 내담자는 잠시 생각하다가 '구름'이라는 단어를 말한다. 그 다음에 상담자는 이 단어를 사용하여
하나의 구절을 만들어보라고 한다. 내담자는 '구름이 끼어 있는 듯한 생각'이라고 말한다. 다음 단계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자기의 문제를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해보라고 한다. 내담자는 "내 마음에 구름이 끼어 있어서 제대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 다음 상담자는
이 문장을 확대시켜 내담자가 겪고 있는 문제를 설명해 보라고 한다. 등등
-> 이 방법은 상담의 초점을 찾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상담 중 어느 단계에서나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내담자로 하여금 계속해서 문제를 이야기하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내담자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면서 좌절과 무력감, 심지어는 절망감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감정을 ventilation하는 것과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 밖에 없습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기 파괴적인 방향으로 자신을 밀어넣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문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는 별로 열의를 보이지 않던 내담자가 보다 나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열성적인 경우가 많다.
->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임상 심리학자들은 내담자나 피검자의 문제를 찾아내고 분석하는데 열중한 나머지 내담자에게 변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주는데 인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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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엇을 하라고 말해주기를 바랍니까?"라는 질문은 목표 설정의 책임이 내담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다른 사람이 제안한 목표를 선택한 경우에는 목표가 달성되지 못할 때, 그 사람을 비난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충고를 그냥 받아들일 때에도 그 결과를 제대로 탐색하지 못할 수가 있다.
-> 중요하면서도 아주 유용한 표현입니다. 대부분의 내담자는 저렇게 물어보면 얼버무리거나 그런 적이 없다고 잡아떼지만 거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붙잡고 있으면 결국은 자신이 선택한 방법을 꺼내놓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