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 하카타역에서 유후인노모리고를 타려면 동쪽 개찰구(우리나라 지하철 개찰구와 흡사합니다)로 나가면 되는데 이 때, 지정석 티켓이 아닌 예약 티켓을 넣고 통과하면 됩니다.
6번 승강장으로 올라가니 저희가 타고 갈 유후인노모리고가 이미 들어와 있더군요. 워낙 아담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기차라서 사람들마다 기념 사진을 찍고 난리입니다. 물론 저희도 찍었지요. ^^;;;
사진을 몇 장 찍고 멋모르고 짐을 챙겨서 올라갔다가 청소하는데 들어오면 안된다고 해서 머쓱하니 내렸습니다. 승강장 한쪽에 있는 승객 대기실에서 기다렸습니다. 사방 유리에 자동문이 달려 있는데 쾌적하고 좋더군요.
2시 30분 경에 방송이 나와서 사람들을 따라 유후인노모리고에 올랐습니다.
유후인노모리고는 4량으로 된 아담한 열차로 좌우 폭이 좁고 바닥을 비롯해 내부가 나무로 마감되어 있어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객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통로에 화장실과 흡연실 등이 있는데 역시 예쁘장하게 만들어놨습니다.
흡연실의 모습입니다. 기차가 움직이는 통에 사진이 많이 흔들렸네요. ^^;;;
내부는 아담합니다. 통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좌석이 2개씩 있죠.
보시다시피 바닥의 재질이 나무라서 느낌이 참 좋습니다.
등받이 뒤에는 유후인노모리고의 구조도가 그려져 있어 각종 시설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가 있습니다. 유후인노모리고는 열차의 양쪽 끝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1호차의 앞쪽에 타면 기차 전경이 멋지게 펼쳐지겠더군요. 저희는 아쉽게도 4호차에 앉아서 유후인노모리고의 뒤로 흘러가는 풍경만 구경했습니다. 3호차는 식당차라서 간단한 부페로 식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등받이 포켓에 꽂혀있는 메뉴를 보고 도시락(700~1200엔)을 주문하거나 간단한 특산품을 살 수도 있습니다. 이 메뉴에도 역시 영어는 한글자도 없습니다. 온통 일본어 뿐입니다. ㅠ.ㅠ
기차가 출발하면 바로 차장이 돌아다니면서 검표를 하는데 예약 티켓과 지정석 티켓을 한꺼번에 건네면 확인한 뒤 다시 돌려줍니다. 차장이 객차에 들어오거나 나갈 때는 항상 승객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차안의 화장실도 깨끗하고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휴지통은 뚜껑이 달려 있어서 흔들리는 열차에서도 악취가 나지 않습니다.
손 세정제도 준비되어 있고,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장비도 있네요.
유후인노모리고의 체감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아서 풍경을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는 없었습니다. 바깥 풍경에 보이는 집들은 다들 아담하더군요.
후쿠오카를 떠날 때는 도시 풍경이었는데 얼마를 달리고 보니 어느새 눈이 소복히 쌓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일본인들은 항상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줄 알았는데 안 그런 사람도 있더군요. 5명 정도의 할아버지들이 마주보고 앉아서 열차가 출발하면서부터 떠들기 시작하는데 유후인에 도착할 때까지 쉬지 않고 떠듭니다. 정말 힘도 좋습디다. 특히 기운이 뻗치는 한 대머리 할아버지가 발군이었습니다. 역시나 어디나 사람들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_-;;;;
중간에 우리나라의 홍익회 같은 손수레가 지나가길래 출출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세워서 물건을 좀 봤습니다. 손으로 가리키면 바코드 리더기로 읽어서 얼마인지 보여줍니다. 400엔을 주고 산 4개들이 호빵(?)입니다.
가운데 달달한 팥앙금이 있고 주변에 야채가 드문드문 있는데 빵 자체가 야채호빵같지 않고 끈기가 있습니다. 짭짤하면서도 달착지근한게 맛있습니다. 추천입니다~ ^^
150엔을 주고 녹차도 한 병 샀습니다. 쌉싸름한 맛이 우리나라의 녹차보다 덜하더군요. 맛이 순하다고나 할까요? 괜찮습니다.
2시간 10분 정도를 달려서 유후인에 도착했습니다.
눈이 내린 것 같군요. 저희가 지나온 NOYA 방향입니다.
유후인역의 명물 족욕탕으로 승강장 바로 옆에 있습니다. 수건을 빌리지 않고 가지고 간 수건을 이용해도 됩니다. 이용료가 없기 때문에 열차를 기다리면서 여행의 피로를 풀어도 좋겠습니다. 물은 보기보다 뜨겁습니다. 발만 걷고 들어가면 되는데 정말 피로가 확 풀립니다. 강력 추천입니다.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운데 보이는 봉은 일어날 때 잡으라고 세워둔 것입니다.
유후인노모리고의 '알흠다운' 자태입니다.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앉아서 바라보니 색다르네요.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현재 눈발이 조금씩 날리고 있습니다.
족욕탕 옆에는 작은 샤워 시설도 있는데 이용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 보시는 것은 찬물이 나오는 일종의 수도입니다.
유후인 역 안에는 미술관이 있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아무런 행사도 없고 미술 전시회도 열리지 않던 때라 뭐랄까요. 좀 을씨년스러웠습니다. 미술관 앞에는 information desk가 있어서 지도를 구할 수 있는데 영문 지도만 있더군요. 한글 지도를 구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갔는데 원래 한글 지도는 없답니다.
요건 미리 구해서 가지고 간 한글 지도입니다. ^^b
왼쪽 중간의 빨간 막대가 유후인역이고 저희가 묵을 호테이야 료칸은 오른쪽 상단 끄트머리에 보이는 긴린코 호수 근처에 있습니다. 걸어가기에는 확실히 좀 멀군요. ^^
유후인 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정면으로 유후인의 명물 유후다케산이 보입니다.
유후인 시내는 정말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생겼습니다.
호테이야 료칸으로 가기에 앞서 일단 모레 아침에 타고 갈 버스표를 먼저 예약해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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