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avan Cafe에서 충분히 재충전을 한 뒤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앞서 설명을 드린 것처럼 유후인 시내는 지도 한 장 손에 들고 마실 다니듯이 슬슬 걸어다니면서 예쁜 곳이다 싶으면 들어가서 구경하고, 마음이 내키면 쇼핑하고, 다리가 아프면 예쁜 카페에서 쉬고, 출출하면 여기저기에 있는 다양한 군것질거리를 우물거리면 됩니다. ^^
보통 해외 여행을 나오면 기념품을 구입하는 것 때문에 상당히 골치가 아픈데, 유후인에서는 그런 것은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념품으로 살 만한 자잘한 쇼핑거리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여튼....
일단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한다는 일본 최고(?)의 롤케익을 맛보기 위해 B-speak로 향했습니다. 워낙 손님이 많아서 오후 일찍 물량이 동이 나는 일도 있다고 해서 조금 서둘렀습니다. 유후인역에서 조금 올라오다가 삼거리로 갈라지는 초입에 있는데 역시나 롤케익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합니다. 저희도 얼른 줄을 섰습니다. 롤케익은 plain과 choco 두 종류가 있고, 큰 것이 1,260엔, 작은 것이 490엔입니다. 당장 먹을 것이 아니라면 포장할 때 박스에 아이스팩을 두르면 되는데 5시간 냉장 효과가 유지되는 아이스팩이 120엔, 10시간 냉장 효과가 유지되는 아이스팩이 190엔을 추가하면 됩니다. 밤에 먹을거라서 저희도 아이스팩을 두르고 포장을 했지요. 이 아이스팩은 지금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양이 많기는 했지만 모처럼 간 것이니 욕심을 내서 plain과 choco를 큰 것으로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길을 가다 만난 어느 카페 앞에 세워진 간판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커피 생각이 절로 나게 합니다. 아이디어 괜찮죠? ^^ 뒤쪽으로는 군밤을 파는 가게가 보이네요.
멀리 자동차 박물관이 보입니다. 저를 포함해 일행이 모두 자동차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통과했습니다만...
길을 가다 일본 아주머니들이 사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산 센배입니다. 각각 200엔 정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뭐랄까요. 조미료를 범벅해 놓은 맛이라고나 할까요? 이번 여행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이 없는 먹을거리였습니다.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하는 제가 맛이 없었을 정도라면 뭐 말 다했지요.
꿀과 관련된 제품을 파는 Honey-Bee라는 유명한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꿀을 넣어 만든 과자가 보이네요.
저희가 기념 선물로 사 온 쨈입니다. 앙증맞은 용기에 두 개씩 포장되어 있는데 수량 조절을 못해서 정작 저희는 맛도 못 보았습니다. ㅠ.ㅠ
가게 한 켠에는 팬케익을 구울 수 있는 여러가지 주방 용구도 팔고 있습니다. 저 프라이팬을 사용하면 귀여운 곰 모양이 담긴 케익을 구울 수 있겠네요. 아이들이 좋아하겠습니다.
유후인의 명물 중 하나인 금상 고로케입니다. 맛있는 고로케로 상을 받은 곳입니다. 이런 건 꼭 먹어줘야 합니다. ^^
어울리지는 않지만 고로케 가게에서 계속 친숙한 스윙곡이 흘러나오더군요. 일본에서 보니데와 한 곡 출 뻔 했습니다. 사실 손잡고 자세까지 취했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데다가 바닥이 자갈밭이라서리... 꾹 참았습니다. ^^;;;
고로케가 다 그렇지만 생긴 것은 평범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물이죠. ^^ 굉장히 많은 종류의 고로케가 있는데 저희는 그 중에서 닭고기, 비프, 포테이토를 먹었습니다. 가격은 대략 150~200엔 정도 합니다. 다 맛있었지만 세 명 모두 의견이 일치한 최고의 고로케는 비프였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정말 맛있어요~
유후인에 있는 모든 가게들은 일정한 테마로 꾸며져 있는데 이 가게의 테마는 알프스의 하이디입니다. 가게에서 파는 모든 물건이 알프스의 하이디와 관련이 있습니다. -_-;;; 그리고 저 염소들은 일종의 미끼입니다. 왜 미끼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100엔을 통에 넣고 플라스틱 구슬에 담긴 염소 먹이(약간 녹차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를 사서 직접 염소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이 녀석들 거의 환장을 합니다. -_-;;; 어쨌거나 즐거운 체험을 하고 나면 손바닥이 염소 먹이와 침(-_-;;;;)으로 범벅이 되는데 손을 씻으려면 가게 안에 있는 세면대를 이용해야 합니다. 역시나 치밀한 상술이 숨어 있었습니다. -_-;;;
유후인을 돌아다니다 보면 보시는 것과 같은 1000엔샵을 자주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도 그냥 호기심에 몇 군데 들어가 보았는데 잘 보면 의외로 쏠쏠한 물건을 살 수 있겠더군요.
저희가 사 온 장식대입니다. 조립을 할 수 있어서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분해해서 보관할 수 있는데 보기보다 견고하면서도 괜찮습니다. 물론 장식대로 사용하지는 않고 접사 사진 찍을 때 스튜디오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월덴 3에 자주 들르는 분들이라면 혹시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만화 상당히 유명한 귀신 만화(이름은 기억이 안 납니다)인데 이 만화를 테마로 한 가게의 벽에 그려져 있습니다. 온갖 상품이 모두 이 만화의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귀신의 집을 방불케 하더군요.
군것질을 하면서 돌아다녔지만 오후 3시가 되니 출출해져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을 연 식당이 하나도 없군요. OTL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체로 하루종일 문을 여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후인의 식당은 점심 시간과 저녁 시간 사이에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시간을 딱 맞춰서 가야 합니다.
유후인역 근처까지 내려와서야 겨우 문을 연 라멘집을 하나 찾았습니다. 가게 간판을 알아보기가 어려워서 처음에는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게다가 역시나 메뉴는 온통 일본어로 되어 있군요(불친절한 일본씨~). ㅠ.ㅠ 결국 그림만 보고 주문하는 모험을 또(!!!) 감행했습니다.
Appetizer(?)로 만두(190엔) 하나 먹어주시고,
제가 주문한 흑돼지 고기로 국물을 낸 라멘(780엔)입니다. 같이 간 일행들은 도저히 먹어 볼 엄두를 못 내더군요. 국물은 확실히 느끼하지만 면은 맛있습니다. 비위가 약한 분께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 일행이 주문한 우동과 다른 라멘은 뭐랄까요. 너무 노멀해서 제 흥미를 불러 일으키지 못하더군요(흥미로 밥 먹냐!!!).
든든히 배를 채우고 또 돌아다녔습니다.
요 녀석은 세균맨 아닙니까? ^^
키티 모양의 종도 있습니다. 소리가 나는 것인지는 기억이 잘 안납니다. 배터리를 쥐어짜며 사진을 한 장이라도 더 찍으려고 용을 쓰느라 정신이 팔려서리.... -_-;;;
여기는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가게였는데 이상하게 끌린 물건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투박한 나무 토막을 이리저리 돌려서 구성하는 달력이었는데 이상하게 끌리더라고요. 뭐 가격이 터무니없어서 결국 사지는 않았습니다만...
계속 흐리다가 저녁 무렵이 되자 맑아지면서 저녁 햇살이 유후다케산을 비춥니다.
또 다시 지친 다리를 쉴 겸 유후인역 근처의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오호~ 여기도 마음에 듭니다. 자그마한 가게인데, 인테리어도 멋지고, 커피도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커피콩을 갈아서 dripping해 내옵니다. 보시다시피 잔, 잔받침, 스푼까지 예쁘네요. 물론 가격은 대략 400~500엔 선이니 싼 것은 아닙니다만...
커피를 마시고 나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더군요. 일행 중 한 명이 피곤하다고 해서 택시를 태워서 먼저 들여 보내고 저희는 A-COOP이라는 대형 마트로 가서 맥주하고 안주할 주전부리를 샀습니다. 유후인에 온 첫날에 먹은 웰컴 쿠키와 똑같은 과자 선물 세트(10개들이 750엔, 15개들이 1,260엔)가 있더군요. 보니데가 선물한다고 이것도 샀습니다.
택시를 탈까 하다가 료칸까지 그리 멀지도 않고 조금이라도 더 구경하고 싶어 그냥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호테이야 료칸이 있는 산기슭으로 접어들기 전에 작은 횡단보도를 만났는데 건너고 싶은 사람이 버튼을 누르면 신호가 바뀌는 곳이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신호가 보행자 신호로 바뀌면 양 방향의 모든 차들이 정지선에 딱 맞춰 서는 것은 물론이고 저희가 건너고 난 뒤에도 신호가 바뀔 때까지 상당히 긴 시간동안 꼼짝 않고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굉장히 한적한 도로였는데도 말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광경이어서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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