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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설계 계획안'을 받은 지 한 달 정도 지난 4월 24일에 9차 설계 계획안이 도착했습니다. 4월 1일에 대면 미팅을 하면서 이야기가 나왔던 여러 가지 내용을 반영하느라 시간이 좀 걸린 것 같은데 대충 보니 설계안이 업데이트되는데 평균 한 달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지난 설계안에 비해 가장 많이 변경된 건 옹벽이 모두 석축으로 변경된 겁니다. 분양 시행사에 문의해 보니 단지 내 필지 간 경계는 석축을 쌓아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드는 게 불문율이라고 합니다. 공사비도 시행사에서 부담하고요. 저희도 옹벽은 부자연스럽고 인공미가 너무 강해서 석축으로 했으면 했는데 잘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아예 건물 내부의 북쪽 경사면도 모두 석축으로 변경했습니다.
석축이 더 자연스럽기는 하지만 대신 경사도 때문에 건물이 남서쪽으로 1.3m 정도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뒷마당 공간은 더 확보할 수 있게 되었지만 대신 2층의 북서쪽 후정 면적이 좀 들어들었기 때문에 조경의 중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1층 목공방은 동선에 맞춰 기계들을 배치하고 집진실 위치를 정했습니다. 탕비실과 화장실을 분리하여 관리는 용이해졌는데 세척실은 불필요한데다 공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기에 배치를 다시 해서 차라리 창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동선을 다시 짜달라고 요청드렸습니다.
원래 1층은 패시브 하우스가 아니기에 먼지 집진 시스템에만 신경을 쓰고 공기 청정기를 따로 두려고 했는데 2층의 열회수환기장치를 시공하는 업체에서 내부 순환 구조로 구축이 가능하다고 해서 설계에 들어갔습니다.
2층은 4월 초 미팅에서 현관이 너무 좁다는 건축사님의 의견을 받아들여 폭을 30cm 키웠더니 서재 공간이 조금 작아졌습니다. 그래도 지금 사무실로 쓰고 있는 서재보다는 훨씬 넓으니 괜찮습니다. 그리고 제게는 가로세로 2m가 넘는 전창이 있으니까요!!
열회수 환기 장치 때문에 창문으로 환기를 할 일이 없기에 안방 베란다로 나가는 창을 제외하고는 모두 픽스창으로 변경했습니다. 창호 비용을 조금은 절감할 수 있겠네요. 픽스창과 열리는 창호의 가격 차이가 크거든요.
안방과 거실 중간에 있는 다용도실은 원래 출입구가 2개였습니다만 팬트리 공간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 화장실쪽에서 접근하는 문은 없애고 그 부분을 욕실 수납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욕실은 조적 욕조를 넣을 생각인데 유리벽을 세워 건식 화장실 공간과 나누는 디테일을 제안받았습니다. 이건 인테리어 설계 때 다시 논의할 예정이고요.
침실은 베란다 쪽 뷰를 최대한 이용하도록 탁자를 배치하는 등 레이아웃을 조금 더 다듬었습니다.
주방은 아일랜드 식탁에 식기세척기, 인덕션, 식기 수납을 모두 할 수 있도록 사이즈를 변경했습니다. 이번 설계안부터는 정확한 크기를 계산할 수 있도록 1/100 도면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받았는데 아무리 봐도 아일랜드 식탁 크기가 4미터인 것 같아서 이것도 인테리어 설계 때 다시 의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3.6m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굳이 4미터나 될 필요가 있는지 건축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거든요.
이번 설계안부터는 수치가 들어간 도면을 함께 보내주셔서 대략적인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층의 거실 창은 원래 하나의 큰 전창이었는데 구조 상 가운데 프레임이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높이 1,95m 높이에 하나는 3미터, 다른 하나는 3.75미터인 두 개의 큰 창으로 나누었습니다. 대신 프레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얇게 만들었습니다. 서재창은 높이 2.24미터에 너비 2.3미터 전창이 들어가고요.
우측면도에는 튀어나온 베란다와 안방의 동쪽 픽스 액자창이 보이는데 서쪽 현관으로 들어오면 집의 반대쪽 끝인 동쪽에도 바깥 전망이 보이도록 액자창을 넣기를 원했습니다. 높이 1.8미터에 폭 90cm의 창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2배 이상 큰 창이 되었습니다. 개방감 하나는 최고일 것 같습니다.
처음 수치가 빠진 배면도에서 봤을 땐 북쪽 고창이 너무 작은 게 아닌가 싶었는데 높이 1,2미터에 너비 2.7미터 창인 걸 보니 생각보다 작지 않겠더라고요. 역시 수치가 들어가야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배면도에서 특이한 건 베란다가 옆으로 튀어나와서 복쪽을 볼 수 있게 뚫려 있는 부분인데 이건 3D 스케치에서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서쪽 입구에서 보면 베란다를 뺀 집의 너비는 대략 6.2미터가 되는 것 같고 베란다까지 계산하면 7.7미터가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저희가 생각했던 너비는 대략 6.5미터이니 비슷한 것 같기는 한데 실제 공간 너비가 얼마나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네요.
건축사님이 제안하신 최종 디자인입니다. 1층의 공방과 2층의 살림집을 2층의 돌출 베란다가 결합하는 방식의 구조입니다. 유리 대신 루버 난간으로 통풍과 개방감을 유지하면서 동쪽으로 더 많이 돌출된 형태라서 베란다가 굉장히 넓어졌습니다.
남쪽에 면한 창은 모두 외부 전동 차양이 설치되었고 프레임을 고려하여 창의 크기가 다시 조정되었습니다.
베란다가 동쪽으로 많이 돌출되어 베란다에서 집의 북쪽을 직접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작은 탁자와 의자를 놓고 앉으면 남쪽과 북쪽을 관통하는 바람길 한가운데 앉아있게 되어 시원할 것 같습니다.
옹벽을 모두 석축으로 바꾸니 훨씬 인공미가 덜 한 것 같습니다. 옹벽보다는 석축을 쌓는 비용이 저렴하다고 하니 여기서도 비용을 조금은 아낄 수 있겠네요.
제일 염려하는 후정 공간입니다. 택배, 카트, 휠체어 이용을 위해 경사로 램프를 설치하는 것 때문에 공간을 많이 잡아먹었는데 석축으로 변경하는 것 때문에 건물을 서쪽으로 이동시켰더니 후정 공간이 더 줄어들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조경으로 커버를 해야겠지요.
5월 중에는 건축 허가 신청이 들어가야 하고 그 전에 입주자 협의회의 사전 승인도 받아야 하니 빨리 확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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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외장재를 박판 세라믹 패널로 추천해 주셔서 세라믹 사이딩과 차이를 알려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세라믹 사이딩의 오타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후문으로는 설계팀에서 박판 세라믹 패널을 반영했지만 건축사님이 너무 비싸다며 반려했다고 하시더군요.
저희는 외장재를 유지 보수가 편리하고 내구성이 강한 세라믹 사이딩으로 통일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는데 2층은 목구조라서 세라믹 사이딩이 적절하지만 1층은 콘크리트 구조이고 세라믹 사이딩을 외장재로 사용하려면 하부 지지물에 대한 전용 고정철물을 부착하는 형태로 시공해야 하는데 열교가 생겨 패시브 하우스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내구성, 오염 방지, 유지 관리, 시공성, 비용, 미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벽돌 타일을 추천받았습니다.
또한 원래 외박공 지붕이었는데 박공 지붕으로 바뀐 이유는 평면 구성을 고려했을 때 박공 지붕이 더 어울리고 박공 지붕으로도 저희가 원하는 12KW 태양광 패널을 충분히 설치할 수 있어서 수정했다고 합니다.
최근에 저희 담당 건축사님이 설계하여 완공한 천안 서흥리 패시브 하우스입니다. 박공 지붕임을 고려하더라도 엄청난 개방감을 자랑하는 오픈 천장이죠. 이미지는 오픈 하우스 당시 모습입니다.
7차 계획안에 비해 달라진 점은 2층 왼쪽 서재창이 거실창보다 큰 전창으로 바뀌었고 경사지 계단에 면한 공방창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긴 고창 형태로 변경이 가능한지 상의할 예정입니다.
욕실 창을 위아래로 좀 더 키워 개방감을 높였습니다.
화장실 창의 크기는 동일하지만 좀 더 위로 올려 고창 형태가 되었습니다. 어차피 열리는 환기창이 아니니 채광만 되면 되니까요.
7차 계획안에서는 빠졌던 배면도가 추가되었습니다. 침실, 거실, 공방의 북쪽 창 크기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확실히 북쪽창이라서 그런지 크기가 크지는 않습니다.
침실 동쪽의 액자 픽스창의 크기도 전창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현관에 들어서면 일직선으로 집을 관통해 맞은편 풍광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7차 계획안 때 처마가 전혀 없어도 괜찮은지 문의했는데 처마가 600mm 정도 돌출된 대안을 보내주셨습니다. 처마의 길이는 생각보다 튀지 않아서 1안이나 2안이나 저는 괜찮은데 오히려 2층 베란다가 너무 많이 튀어나왔네요. 메인 지붕과 베란다 지붕이 나뉘어 있어 그 사이에 제비나 말벌이 집을 짓지 않을까 우려되는데 건축사님 말로는 말벌이나 새는 숲에서 가까운 쪽(저희 집에서는 북쪽)에 집을 짓는다고 하네요. 건축사님이 돌출형 베란다는 당신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고민해서 의견 주시기로 했습니다.
원래 인테리어 설계는 외부 전문 업체에 맡기기로 했는데 건축사님이 제가 보낸 컨셉안을 보시더니 별도 설계를 맡길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며 조금 더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4월 초에 대면 미팅을 통해 공방 구조까지 고려해 기초 설계 계획안을 확정하기로 했습니다. 4월에는 지목 변경과 건축 허가를 내고 그 때부터 토목 공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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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에 7차 설계 계획안이 도착했습니다.
기초 설계 계획안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기 때문에 인테리어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 먼저 외관 작업을 진행한 결과물입니다.
초기에는 태양광 패널 수 때문에 외쪽(외박공) 지붕으로 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받았는데 이번에 받은 계획안을 보니 일반적인 박공 지붕으로 바뀌어서 안심했습니다. 외박공 지붕이 통기층을 만드는 것도 더 어렵고 무엇보다 실내에서 보는 개방감이 덜 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일반 박공 지붕에도 제가 원하는 수의 태양광 패널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지 다시 문의한 상태입니다.
외장재는 1층이 기단 느낌이 나도록 벽돌 마감으로 2층은 목구조라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재료인 박판 세라믹 패널로 제안받았습니다. 확실히 안정감이 있고 보기에는 좋지만 저는 전체를 오염에 강하고 관리가 편한 세라믹 사이딩으로 했으면 해서 세라믹 사이딩과 박판 세라믹 패널의 비교를 요청해 두었습니다.
거실창은 윈도우 시트가 설치되는 450mm에서부터 올라가지만 왼쪽의 서재 창은 바닥에서 올라가는 전창으로 하고 싶어서 가능 여부와 디자인이 이상하지 않은 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입니다. 지금 안으로는 서재창과 거실창의 높이가 균일한 걸 보면 서재창을 거실창과 같은 높이에서 맞춘 것 같거든요.
저희가 사용하고 있는 볼보 XC40을 1층 필로티 주차장에 주차한 모습입니다. 2층 침실 베란다가 돌출되어 있어 차양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저렇게 주차를 했을 때 차량 오염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충분치 않으면 나중에 살다가 주차장의 전동문을 설치하고 앞뒤를 막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 이야기이기는 하지만요.
베란다 옆으로 보이는 작은 창문이 있는 곳이 조적 욕조가 있는 욕실인데 창문이 너무 작은 듯 하여 크기를 더 키울 수 없는지와 2층 동쪽 면의 작은 액자창을 더 길게 뺄 수 있는지를 문의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북쪽 배면도도 보고 싶어서 요청드렸고요.
외관 작업에 대한 피드백은 피드백대로 보내야 하고 인테리어 컨셉도 잡아야 하고 정신없이 바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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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에 6차 설계 계획안이 도착했습니다.
5차 설계 계획안에서 마당의 바닥재로 쇄석을 제안해 주셔서 차도용 보도블럭이 어떤지 비교를 요청드렸는데 아래와 같은 비교안을 보내주셨습니다.
고압블록이 쇄석에 비해 단가가 딱 3배 정도 비싸네요. 가격만 보면 쇄석이 압승이지만 캠핑장 같은 야외 공간이 아닌 주택인데 차나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버적버적 소리가 나는 건 정말 싫어서 다른 바닥 마감재도 알아는 보겠지만 아무리 저렴해도 쇄석은 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마당 바닥재로 1천 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는 건 알게 되었습니다.
1층 경사지 텃밭과 윗마당의 후정에서 사용할 외부 수전을 만들 때 가능하면 허리를 굽히지 않고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다음과 같은 입식 외부 수전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당연히 왼쪽의 수전이 더 편리하겠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할테고 설치 비용도 올라갈테니 조금 더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원하면 설치가 가능하기는 하네요.
서재와 다용도실의 문 중 하나를 미닫이문으로 변경했습니다. 거실 전창은 여전히 450mm 높이로 설치하는 것이 안정감이 있다고 강력 추천하셔서 계속 고민 중입니다. 인테리어 설계팀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욕실용으로 온풍 드라이 사용이 가능한 복합 환풍기를 설치하면 패시브 하우스의 열회수환기장치의 풍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지 조언을 요청드렸는데 사용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스피커, 무드 조명 등은 전혀 쓸 데 없는 기능인데 단순히 온풍 드라이 기능 하나를 위해 12배나 비싼 제품을 써야 할 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라서 과연 복합 환풍기를 적용하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1층에 목공방이 들어가니 주택과 근린생활시설 중 어느 것으로 허가를 내는 게 유리할 지 의견도 주셨는데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1층 공방의 전기 사용량이 많을 것 같아 장기적으로 볼 때 전기세를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근생으로 허가를 받는 것을 추천하네요. 전기세는 절약할 수 있지만 주택에 비해 취득세를 많게는 3.5%, 최소 1.6% 이상 더 내야 하니 초기에 들어가야 하는 비용이 적지 않습니다. 이 부분도 좀 더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기획 설계 단계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인테리어 설계에 들어가도 된다고 하니 올해 1/4분기 안식주 기간 동안에 인테리어 컨셉을 정리하여 미리 알아둔 업체에 contact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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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설계 계획안을 받은 것이 작년 12월 22일이었고 의견을 정리해서 25일에 넘겼는데 2주 정도 지나 1월 10일에 5차 설계 계획안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보니 업데이트되는 데 대략 2주 정도 걸리는 것 같네요.
5차 설계안은 4차 설계안에 비해 조금 더 디테일해졌는데 우선 1층 공방 출입구에서 경사지 계단으로 연결하는 영역과 2층 현관 앞의 영역에 석재 데크가 계획되었습니다. 그리고 fire-pit이 그 위에 올라가고 1층 경사지 텃밭과 후정 관리형으로 작은 창고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드려 창고 자리가 추가되었습니다.
1층 아랫마당의 바닥 마감재로 경제성을 고려하여 쇄석을 제안하셨는데 저랑 반려인 둘 다 쇄석은 별로여서(그렇다고 소위 공구리를 치는 건 더 싫고) 차도용 보도블럭은 어떤지 비교를 요청드릴 예정입니다.
인테리어 설계 때 다룰 내용이기는 하지만 우선 현관에서 거실 진입 시 책장으로 가림막을 만들고 피트니스 존을 구성하였습니다. 창가 쪽으로 윈도우 시트를 설치할 예정인데 대략 450mm 높이이기 때문에 남쪽 창은 그 위로 올라가는 형태이고 북쪽 창은 120mm 수납장을 설치할 예정이라 남쪽 창보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가는 창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계획안은 남쪽과 북쪽 모두 완전 통창으로 개방감을 최대로 만들 예정이었는데 아무리 주변에 집이 없다고 해도(건너편 1번 필지가 분양된 상태라서 언젠가 집이 들어오기는 할 겁니다) 어느 정도 차폐감이 필요하니 완전 통창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해서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거실의 개폐형 창이 4개였는데 2개로 줄었습니다. 저는 아예 없앴으면 했는데 아무리 열회수 환기 장치로 강제 환기한다고 해도 환기창이 몇 개는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침실에 스타일러스 공간이 생겼습니다.
저는 모든 문을 미닫이로 하고 싶은데 서재는 방음 때문에, 다용도실은 세탁기 소음과 음식물 처리기 냄새 때문에 미닫이로 바뀌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것도 인테리어 설계 시 다시 상의해 볼 예정입니다.
서재는 책상과 소파베드의 위치가 설정되었고 거실은 목구조의 서까래를 노출시켜 박공 형태가 내부에서도 느껴질 수 있도록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4차 설계 계획안을 받았습니다' 포스팅에서 계획 설계는 조만간 마무리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의외로 디테일한 부분이 계속 수정되고 있어서 언제쯤 끝날 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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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설계 계획안을 받았습니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계획안에 대한 저희 의견을 일주일 동안 정리하여 보냈는데 공교롭게도 담당 소장님이 심한 독감에 걸려서 격리(?)되시는 바람에 4차 설계 계획안이 2주일이 지나 도착했습니다.
제가 요청한 내용 중에 흙을 성토하여 윗마당과 현관 출입구의 레벨을 맞춰 경사로를 아예 없애는 것이 있었는데 구조 설계팀에서 산정한 결과 성토량이 320톤이나 되기 때문에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드는데다 그렇게 되면 경사도가 올라가서 주 도로까지 6m의 경사도로를 더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토지 이용 효율성이 너무 저하된다고 하셔서 1층 바닥을 50cm 절토하여 전체 레벨 차이를 줄이고 휠체어 통행이 가능하도록 경사도를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휠체어 이용이 가능하도록 경사도를 낮추면서 경사로 길이가 길어져서 어쩔 수 없이 후정의 면적이 줄어들게 되어 조경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1층의 경사지 정원은 도로 면의 석축을 중심으로 좀 더 확장하여 사생활 보호를 위한 식수를 추천받았습니다. 조경 때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필로티 주차 공간은 지금 제가 갖고 있는
볼보 XC40의 전폭과 전기 자전거 2대의 주차 공간을 고려하여 면적을 다시 산정하였고 1층 공방은 목공 도구의 수납을 위한 벽면 공간 활용을 위해 창문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목재 원목의 수월한 출납을 위해 주요 출입문을 개방이 가능한 양개 도어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주차장 쪽의 문을 하나 없애서 출입문을 2개로 줄였습니다.
2층 계획안에서 가장 큰 변화는 다용도실과 창고, 세탁실을 하나의 공간으로 합친 겁니다. 괜히 벽체를 만들어서 공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고 어차피 팬트리와 세탁실이 주 사용 용도라서 굳이 공간을 나눌 필요 없었거든요.
또한 미닫이와 여닫이 창을 구분해서 제시한 것과 현관으로 들어오면 정면 끝 부분에 풍경이 보이도록 안방 북동쪽 구석에 액자창을 내 달라고 한 게 반영되었습니다. 덕분에 안방의 수납 공간이 줄어들어서 스타일러도 다용도실로 보내야 할 것 같고 옷과 이불 등을 수납할 공간을 인테리어 설계할 때 확보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습니다.
그 밖에 전기차 충전기, 1차 정수 시스템, 외부 단자함 및 수전, 정원 계단 조명 등은 실시 설계 때 반영하겠다는 확답을 받았고 기와 형태 태양광 패널과 기초에 까는 스테고 랩 사용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셔서 없던 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계획 설계안은 거의 종착역에 다다른 것 같으니 이번 안식주에 마지막으로 의견을 정리해서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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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측량에 의해 확인된 경사 대지 조건을 고려하여 옹벽의 높이를 다시 계산하였고 경사 방향에 맞춰 건물의 방향이 좀 더 남쪽으로 치우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1층 남쪽에 배치하기로 한 텃밭이 건물 뒤쪽의 경사지로 이동했습니다.
서쪽에서 형성되어 대지를 가로지르는 물길에 대응하기 위해 면벽을 쌓고 집수정을 계획하였습니다. 그리고 건물 뒤쪽의 산으로부터 우수가 대지 내로 침입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북측 대지 경계 부분에 U형 측구(일종의 배수로)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물이 대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토목 측과 협의해서 결정한 것이니 믿고 가도 되겠죠?
윗마당과 아랫마당의 고저차가 2.5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전정은 경사지 정원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출입구가 하나 뿐이라서 보안에는 좋겠지만 서재나 거실에서 곧바로 밖으로 나갈 방법이 없는 것은 좀 아쉽네요. 건물이 남쪽으로 더 내려오는 바람에 Fire Pit을 설치할 후정이 넓어져서 양지 식물 위주의 전정에 비교했을 때 음지 식물 위주의 조경을 할 예정입니다.
설계 사무소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3D 배치도도 보내왔습니다. 이건 동쪽에서 바라본 모습인데 등고선이 매끄럽게 다듬어진 게 아니지만 실제로는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도로는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대지의 남서쪽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다행히 대지 북서쪽 끝의 일부분만 급경사라서 조경만 잘 하면 후정에서 북서쪽 경사면을 바라보는 풍광이 굉장히 멋질 것 같습니다.
대지의 북서쪽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얼핏 보면 멋진 계곡같지만 아마도 그냥 실개천 같은 느낌이겠지요. 저렇게 수량이 많으면 큰 일일테니까요;;;;
북동쪽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필로티 구조로 된 주차장이 보이고 건물 뒤쪽으로 텃밭이 조성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북쪽으로 경사지와 접하고 있어 햇빛이 잘 들지는 않을 것 같아서 여기도 후정으로 조성해야 할 지 고민 중입니다.
설계 사무소에서 계획안을 보내왔으니 저희도 조만간 의견을 정리해서 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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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설계 계약을 했습니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지 측량 사무소에서 현황 측량을 진행하여 작성한 현황 실측도를 건축 사무소를 통해 전달 받았습니다.
1/400 스케일 현황 실측도입니다. 도로 레벨에서 대지 북서쪽 끝까지 레벨차가 3미터 정도라서 생각보다 경사가 그렇게 급하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튀어나왔습니다.
현황 측량 중에 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대지를 관통하는 물길이 발견된 겁니다. 물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건축 사무소에서 토목 측과 협의하여 해결 방안을 마련한 뒤 대지 상황에 맞게 기존 설계안을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모쪼록 별 문제 없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변경된 설계안이 나오면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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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설계 계획안을 받았습니다'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현황 측량 자료가 있어야 정확한 구조 설계 도면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분양 시행사, 건축 사무소, 측량 사무소 등 관련자 모두가 모여서 미팅을 한 차례 진행했고 며칠 뒤에 측량 사무소 측의 견적서를 받았습니다.
현재 제가 분양받은 필지는 임야 상태이고 도로도 연결되지 않은 맹지입니다. 일반적인 전원주택 분양사라면 모든 필지를 대지로 전환한 후 분양하겠지만 그런 곳은 분양 받은 후 2~3년 안에 건축을 해야 하고, 시공사도 분양사와 계약된 곳만 이용해야 하고, 도면도 정해진 몇 개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등 이런 저런 제약이 많습니다. 저는 그런 식의 제약은 딱 질색이었기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써니빌 양평' 시행사의 필지를 분양받은 것이고요. 그래서 평당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겁니다. 언제든지 원할 때 자유롭게 건축을 할 수 있지만 대지로 조성하는 비용이 추가되는 것이죠. 물론 기본적인 토목 공사와 도로 연결은 시행사가 담당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써니빌 전원주택 단지도 분양 시행사와 함께 일하는 현지 측량 사무소가 있어서 거기를 통해 모든 토목 설계, 측량, 각종 허가 등을 대행해 줍니다. 물론 현지의 다른 측량 사무소를 섭외해도 되지만 아무래도 일하기에 불편할 것 같고 분양 시행사 대표가 제대로 일을 하는 분이라 측량 사무소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른 곳을 따로 찾아보지 않았습니다(보험 차원에서 측량 사무소의 견적 금액이 적당한 지 건축 사무소의 검토는 받았습니다).
측량 사무소에서 개발 행위와 산지 전용 허가를 대행하는 금액의 총액이 450만 원(부가세 10% 별도)이었습니다. 계약 기간은 3개월, 계약금 30%, 잔금 70%로 지불합니다.
여기에 산지 전용 허가를 받기 위해 외주 용역으로 처리하는 비용이 있는데 산지복구설계 승인, 재해위험성검토서, 입목축적(기본,재선충방제계획서)이 1차로 들어갑니다. 비용은 각각 50만 원, 250만 원, 100만 원입니다.
* 산지복구설계 승인
: 산지 전용 허가를 받아 토지의 형질을 산지에서 대지로 변경하는 경우 복구 설계의 승인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산지관리법 제 40조에 의한 의무사항입니다. 대지로 변경한 뒤 전용 기간 중 건축이 불가능할 경우 복구할 것에 대한 계획을 미리 승인받는 겁니다. 이 승인 절차도 측량 사무소에서 비용을 받고 대행해 줍니다.
* 재해위험성 검토 의견서
: 산지 전용 허가 시 필요한 서류 중 하나로 660 제곱미터 이상 규모의 산지 개발에 필요합니다. 제가 분양받은 필지가 810 제곱미터라서 어쩔 수 없이 첨부해야 합니다.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로 인해 매년 산사태가 많이 발생하기에 개발 행위를 하고 난 뒤 재해 위험의 우려가 있는지를 현장 검토하여 내는 의견서입니다. 원래는 2만 제곱미터 이상 규모의 산지 전용 시에만 제출하면 되었는데 2021년 12월에 농림축산식품부령이 개정되어 660 제곱미터 이상이면 무조건 제출하도록 엄격하게 바뀌었습니다. 꼭 필요한 절차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250만 원의 추가 비용이 아까운 건 사람이라 어쩔 수 없네요;;;;
* 입목축적
: 어느 일정 면적 내 나무들의 총 부피를 입목축적이라고 하는데 산지 전용 허가 기준 중 하나입니다. 평균보다 우량한 산림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적용하는 기준입니다. 보통 해당 시,군의 평균 입목축적과 비교해서 150% 이상 울창한 경우 허가를 불허합니다.
그 밖에 재선충 방제 계획서 등도 산지 전용 허가 시 필요하면 제출해야 합니다. 산지 전용 허가 과정만 해도 굉장히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데 측량 사무소가 이걸 대행해 줍니다.
일단 현황 측량을 해서 그 결과를 건축 사무소에 보내면 정확한 설계 도면을 만들고 그 도면을 바탕으로 산지 전용 허가를 신청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황 측량 결과가 나오면 또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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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설계 계획안을 받았습니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방 면적 부족과 경사로 문제에 대해 건축사무소에 의견을 냈고 열흘 정도 지난 8월 8일에 2차 설계 계획안을 받았습니다.
1차 계획안과 크게 달라진 점은 경사로가 설치되는 바람에 2층으로 올라오는 외부 계단의 위치가 건물 뒷쪽에서 앞쪽으로 변경된 점과 높이 정보가 추가되었다는 겁니다. 공방 면적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차장 면적이 많이 줄어서 오히려 건폐율은 17.51%에서 16.81%로 낮아졌습니다.
1층은 구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운데 다목적 마당을 중심으로 둘로 나뉜 공간에서 원룸 구조의 목공방이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하고 구석에 기계실과 탕비실이 배치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주차 공간은 북동쪽 필로티에 만들었습니다. 목공방의 면적이 늘어나면서 내부에 있던 창고 2개가 없어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필로티 바깥쪽의 다목적 마당에 별도의 면적을 확보해서 외부 창고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살림집인 2층은 큰 변화가 없지만 현관 앞에 기존의 계단과 별도로 경사로 램프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경사도가 12%로 휠체어로 올라가는 건 불가능하고 겨우 카트를 끌고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이라서 다시 수정을 요청드렸습니다. Fire Pit 공간으로 사용할 뒷마당 공간이 많이 줄어든 것도 마음에 안 드네요. 침실 밖의 발코니 공간의 면적이 조금 줄어든 것도 아쉬운 점이기는 합니다만 그건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2차 계획안을 토대로 화상 미팅을 했는데 정확한 현황 측량 결과가 아직 없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가안에 불과하다고 하시네요. 측량 결과에 따라 구조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으니 대략적인 컨셉의 관점에서 봐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조만간 분양 시행사, 건축사무소, 측량사무소 측과 함께 자리를 마련해 현황 측량과 이후 일정에 대해 상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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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가 짓고 싶은 집 설계 계약을 했습니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계약 후 그동안 제가 원하는 집에 대해 정리해 둔 보고서(?)를 건축사 사무소로 보냈습니다. 제가 원하는 집의 컨셉, 평소 삶의 패턴, 구조와 인테리어, 조경과 태양광 및 패시브 하우스 등 원하는 것을 정리한 내용을 관련된 사진 자료까지 첨부하여 보고서를 만들어 두었는데 A4 용지로 대략 23페이지 정도 분량이 나오더군요. PDF 파일로 변환하여 보냈습니다.
사실 이것도 따로 포스팅을 하려고 했는데 너무 private한 내용이 많아 남부끄러워서 도저히 못하겠네요. 그래도 평소 꼼꼼히 정리해 두었더니 설계를 맡은 소장님께 큰 도움이 되었다는 칭찬을 들었네요. 예비 건축주들은 평소에 틈틈이 정리를 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7월 11일에 계약을 하고 7월 28일에 첫 계획안을 받았으니 17일 만입니다. 건축 설계라고는 평생 처음이니 이게 통상적인 속도인 건지 빠른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네요.
4페이지로 구성된 평면도와 계획안에 대한 설명서 파일을 따로 받았습니다.
1페이지는 제가 산 필지의 주변 현황도입니다. 1/400 scale입니다. 분양 시행사와 계약된 토목 회사에서 제공받은 수치 지적도 기준으로 작성한 것이라 현황 측량 후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대충 봐도 북서쪽 경사가 굉장히 가파른 걸 알 수 있습니다.
건물 배치도입니다. 북서쪽 경사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건물을 정남향이 아닌 동남향으로 배치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로 짓기 위해서는 최대한 단순한 모양을 하는 것이 좋은데 거의 직사각형 모양입니다. 마음에 듭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된 1층 공방입니다. 가운데 부분이 필로티 구조로 비어 있어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쪽이 창고 2개와 지하 주차장입니다. 위쪽이 공방이고 여기에 기계실과 공방의 탕비실이 포함됩니다. 옹벽으로 되어 있는 뒤쪽으로 2층인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텃밭은 1층에 있고 정원은 옹벽 위에 올려서 2층에서 접근하게 입체적으로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공방 면적이 최소 20평이 넘어야했기에 이 계획안은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1층은 전면 수정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2층은 목구조 건물로 서남쪽의 진입로로 현관에 접근하게 됩니다. 현관 앞에 주차 공간을 만들었고요. 60평 기준으로 주차 대수를 2대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1개는 1층 지하로, 나머지 1개는 현관 앞 옥외 주차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처마가 있는 포치를 두어 택배를 젖지 않게 쌓아둘 수 있게 구성하였고 도로에서 현관이 보이지 않도록 해 privacy를 지켜줍니다.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옆 오른쪽에 서재가 있고 중문을 지나면 곧바로 넓게 개방된 거실을 만나게 됩니다. 남동쪽과 북서쪽으로 마주보는 거대한 통창을 구성하였고 대면형 주방을 중심으로 왼쪽 복도는 침실로, 오른쪽 복도는 욕실로 연결됩니다. 화장실은 기본적으로 건식으로 구성하고 조적 욕조로 욕실을 따로 만들고 창을 통해 외부 테라스의 풍경을 보면서 샤워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드레스룸을 만드는 대신 침실을 넓게 구성하고 한쪽벽을 모두 붙박이장으로 구성하여 수납 공간을 확보하였습니다. 침실에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베란다 공간이 있는 것이 마음에 드네요.
전반적인 레이아웃은 마음에 쏙 들었으나 공방 면적이 턱없이 부족한 것과 집에 들어갈 때 계단으로만 올라가야 해서 휠체어 진입이 안 된다는 점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드렸습니다. 아무리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제가 요청한 대부분의 내용을 기가 막히게 반영했네요.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수정안이 나오면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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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림이앤씨건축사 사무소는 현재 한국패시브건축협회장을 맡고 계시고 협회 공식 채널인
'유튜브 피코네'를 통해 패시브 건축과 건강한 집짓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최정만 소장님이 이끌고 계십니다.
지지난 주에 1차 미팅을 하고 지난 주에 계약서를 썼는데 두 번 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이어서 초보인 제가 빗길을 운전해서 다녀오느라고 고생 좀 했네요.
1차 미팅 전에 그동안 제가 원하는 집의 컨셉을 정리한 PDF 파일을 보내드렸고 그걸 토대로 1차 미팅을 하면서 궁금한 점을 서로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건축주 입장에서 제가 생각하는 집의 대략적인 건축비, 설계비와 감리비, 앞으로의 진행 과정, 인테리어 설계를 구조 설계와 분리해서 진행해도 되는지의 여부 등에 대해 질문했고 최정만 소장님은 땅을 구매하게 된 과정, 제가 생각하는 집의 컨셉에 대해 궁금해 하셨습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건축 자재비가 1차로 올랐고 그 다음에는 인플레이션 여파로 인건비가 올랐는데 패시브 하우스 건축비는 일반 건축비에 비해 보통 20% 이상 더 비쌉니다. 열회수환기장치와 전동 블라인드, 태양광 설비, 기밀 작업, 패시브 인증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최소 평당 1천 만원부터 시작해서 흔히 이야기하는 호텔 인테리어까지 하면 평당 1,500만 원을 넘기도 합니다.
설계비는 제가 예상했던대로 총 건축비의 10%였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수 백만 원짜리 허가방 도면만 알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총액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랄 액수입니다. 하지만 저는 집을 짓는데 가장 중요한 게 제대로 된 도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자 없는 집, 관리가 편한 집, 쾌적하고 살기 좋은 집을 짓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라고 생각하거든요.
감리 계약은 나중에 별도로 하는데 건축하는 지역 감리업체의 경우 감리비는 1천~1천 2백 만원 정도이고 자림은 1.5~2배 정도 금액입니다. 설계비는 예상했지만 감리비는 이 정도 수준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이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미팅에 함께 참여했던 예종경 소장님이 저희 집 설계를 전담하시고 최정만 소장님이 백업하신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정만 소장님은 웃음도 많고 사람을 편하게 하시는 분인데 반해 예종경 소장님은 상대적으로 말수가 적은 대신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된 질문을 꼼꼼하게 하는 분이더군요. 분위기가 대조적이면서도 두 분 다 신뢰가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1차 미팅을 마친 후 며칠이 지나 설계 표준 가계약서와 대략적인 설계 일정표를 받았습니다. 제가 처음 예상했을 때는 2025년 9월에 착공하는 것이었는데 1층 공방이 철근 콘크리트 구조이고 2층 살림집이 목구조라서 3월에는 착공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일정이 조금씩 당겨졌습니다.
1차 미팅 후 일주일이 지나 정식 계약을 했습니다. 설계 기간만 7개월 예상, 내년 초에 형질 변경과 토목 공사, 건축 허가 신청을 하고 2023년 3월에 착공하는 걸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대지가 경사가 꽤 있어 도로 레벨과 토목 공사 수준을 상의해야 해서 토지 분양 시행사와 자림 사무소를 연결해 주었고 가안이 나온 이후에 3자 미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나 다다음 주에 하게 될 것 같습니다.
2025년 3월에 착공을 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이 좀 급해졌습니다. 제가 마음에 두고 있는 시공사 대표에게 연락을 해보았는데 다행히 2025년 상반기 일정은 비어 있다고 해서 제가 찜하겠다고 언질을 드렸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1차 계약금을 보내고 나니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실감이 나네요.
앞으로 진행 사항에 대해서도 새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정리를 해 두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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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짓고 싶은 집은 1층은 목공방, 2층은 살림집으로 꾸밀 예정인데 경사지를 이용해 하나의 건물이면서 각기 독립된 구조가 연결된 형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월간 전원속의 내집(무주 오연재)
이 집은 무주에 있는 오연재인데 제가 생각하는 집의 구성과 가장 비슷합니다. 물론 평지붕, 1층을 땅에 묻는 것 등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 차이는 좀 있지만요. 건물은 붙어 있지만 1층 목공방과 2층 살림집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고 2층의 살림집은 패시브 하우스로 지을 예정입니다.
현재 고려하고 있는 집의 크기는 목공방 30평, 살림집은 주차장 포함 35평인데 설계를 하면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시공을 맡기고 싶은 시공사가 종합건설 면허가 없는 업체이기 때문에 60평을 초과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건축 면적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살림집의 구조를 고민할 때 이거다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든 집이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 콜로라도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Renee del Gaudio의 'Big Cabin / Little Cabin'이었습니다. 두 동으로 구성된 건물인데 Big Cabin의 구조가 제가 원하는 딱 그거였습니다.
이 분이 Renee del Gaudio입니다.
Big Cabin의 평면도입니다.
1. Living
2. Dining
3. Kitchen
4. Pantry
5. GYM
6. Guest Bath
7. Master Bath
8. Master Bedroom
9. Porch
5번과 6번을 합쳐 드레스룸으로 만들고 7번 위쪽으로 제 사무실 공간을 붙여서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바꿀 생각인데 그걸 빼면 제가 평소에 생각해 오던 구조와 거의 일치합니다.
Big Cabin의 Dining table에서 거실 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저희 집은 동쪽이 되겠지요. 제가 지을 집은 오른쪽이 남쪽이라서 Big Cabin과 통창의 방향이 반대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패시브 하우스를 지을 것이기 때문에 벽난로는 놓지 않을 예정이고 쇼파와 대형 TV도 없으니 최대한 큰 창과 윈도우 시트를 배치해서 거실을 최대한 넓게 사용할 예정입니다. 한 쪽 창에는 고양이들을 위한 대형 캣타워와 캣워크를 설치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북쪽이 벽으로 막히고 동쪽과 남쪽은 최대한 큰 창으로 햇빛을 받아들이도록 구성할 예정입니다.
Big Cabin은 콜로라도의 건조한 사막 지역에 건설되었기에 통창을 이렇게 열 수 있지만 패시브 하우스는 그렇게 안 하는 게 좋습니다. 통창이기는 하지만 픽스창으로 할 예정입니다. 지붕은 당연히 경사 지붕이고요. 우리나라에서 평지붕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방수 문제도 있고 적설량도 많기 때문에 하자가 많이 발생하니까요.
거실에서 다이닝 섹션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천장에 실링팬을 달 예정이지만 다락방은 만들지 않을 예정입니다. 공간 욕심을 내 봤자 창고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고 나이 들어서 사다리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건 힘들기도 하고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Big Cabin의 키친은 거의 펜션 수준의 심플한 스타일인데 저는 벽면을 모두 막아서 냉장고, 김치냉장고와 수납 공간을 만들 예정입니다.
가운데에 대형 아일랜드 식탁이 자리잡고 있어서 부엌일을 하면서 거실 전경과 동쪽의 통창을 통해 확 트인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양쪽으로 복도가 팬트리, 침실, 사무실을 연결합니다. 모든 공간은 단차 없이 만들어 로봇 청소기로만 청소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문의 숫자는 최소화하고 만들더라도 모두 미닫이 문으로만 달아서 평소에는 모두 열어두어 통풍이 잘 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Big Cabin은 키친을 중심으로 양쪽에 복도가 있는데 저는 한 쪽을 막고 한 쪽 복도를 넓혀서 갤러리처럼 구성할 생각도 있습니다.
침실은 최대한 작고 조용하게 꾸미려고 합니다. Big Cabin은 통창으로 바깥과 거의 연결되다시피 하지만 제가 지으려는 집의 침실은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 통창을 내면 여름철에 너무 덥습니다. 그래서 창은 작게 내고 대신 바깥에 데크를 만들어서 휴식 공간을 따로 꾸미고 침실은 그야말로 수면을 위한 공간으로만 활용할 생각입니다.
Big Cabin의 화장실은 침실과 하나로 붙어 있습니다. 일종의 리조트 스타일이죠. 하지만 저는 욕실과 화장실은 좀 더 크게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해서 만들겁니다. 조적 욕조를 만들어서 샤워 부스와 통합하고 나머지 공간은 건식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욕실에 세탁기와 건조기를 둘 거라서 옷을 벗어서 세탁기에 넣고 샤워를 한 뒤 연결된 드레스룸에서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동선을 짤 예정입니다.
Renee del Gaoudio의 Big Cabin은 간결한 디자인에 나무를 많이 사용한 점, 턱 없이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한 점, 문이 거의 없는 점, 다이닝과 키친, 거실을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한 점 등 아이디어를 많이 주었습니다. 물론 실제 설계가 들어가면 우리나라 환경과 상황에 맞게 많은 것이 바뀌겠지만 처음 Big Cabin을 봤을 때는 그대로 모방해서 설계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네요.
아파트 구조도 싫었지만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위와 같은 전원주택 구조는 미안하지만 정말 질색이었거든요. 앞으로 좀 더 다듬어야겠지만 최대한 지금 생각하고 있는 구조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를 부탁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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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을 땅을 구했다면 이제 설계를 해야겠지요.
본인이 건축가가 아닌 이상 당연히 자신의 집을 설계할 건축사를 찾아 계약을 해야합니다. 원래 제대로 된 설계를 했다면 세부 공정 과정이 빼곡하게 적힌 최소 수십 페이지 분량의 설계 도면(거의 책 수준)이 나와야 하는데 슬프게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단독 주택을 짓는 건축주의 99% 이상이 제대로 된 설계를 하지 않습니다.
보통은 몇 백만 원 수준의 대략적인 설계만을 의뢰하는데 이는 흔히 허가방 도면으로 불리는 설계도로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 설계도로는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없으며, 세부 공정이 생략되어 있으니 시공사에서는 그냥 자신들이 짓던 노하우대로 짐작해서 지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니 하자가 생길 수 밖에 없으며 설사 비교적 집 짓는 노하우가 있는 시공사에서 지었다고 해도 흔히 이야기하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서 난방비 폭탄을 맞게 되며 금방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는 단독 주택이 되는 겁니다.
반대로 설계를 제대로 하면 집을 짓는 모든 과정과 자재의 스펙(제대로 된 설계도에는 스펙북이 딸려 나옵니다)까지 모두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공사는 설계도대로만 지으면 됩니다.
설계를 제대로 한다는 건 예상 건축비의 최소 10%를 설계에 투자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만약 총 건축비가 5억 원이라면 최소 5천 만원을 설계비에 사용한다는 말인데 언뜻 보면 엄청난 액수같지만 이걸 아끼려고 허가방 도면을 사용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제대로 된 집짓기는 물 건너 갔다고 보면 됩니다.
제대로 된 건축사를 찾으려고 검색하다 패시브 하우스(
한국패시브건축협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는 외부 에너지를 능동적으로 끌어다 쓰는 액티브 하우스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집 안의 에너지를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최대한 차단함으로써 외부 에너지를 최소로 사용하여 실내 온도와 공기질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집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다섯 가지 핵심 조건이 요구되는데 '고단열', '고기밀', '고성능 창호', '열교환환기', '열교없는 디테일'이 그것입니다. 그 밖에 겨울철 일사 에너지 확보를 위한 큰 남향창 설치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권장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난방비 폭탄 걱정을 할 필요 없는 제대로 된 집짓기를 위해 검색을 시작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패시브 하우스가 아닌 집은 사실 상 집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초기 건축비가 더 들더라도 패시브 하우스로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건축사 중에 단독 주택 설계를 주로 하는 분의 수가 너무 적은데다 더더욱 패시브 하우스 설계를 하는 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최종적으로 현재 한국패시브건축협회장을 맡고 계신 최정만 소장님(
자림이앤씨건축사무소)께 설계를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작년에 한번 contact을 하기는 했는데 그동안 60권 정도의 국내 건축 관련 책을 읽으면서 제가 원하는 집의 컨셉을 정리했고 대략적인 구조도도 그렸으니 몇 개월 동안 다시 정리해서 내년 봄에 설계를 의뢰하려고 합니다.
일단 내년 중에 설계도가 나오면 분양사에 넘겨서 형질 변경, 토목 공사, 건축 허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미 패시브 하우스 건축을 위한 시공사와 인테리어 전문 회사와도 이메일로 contact을 해 둔 상태인데 설계도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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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인이 되어 부모님과 함께 살던 단독 주택을 떠나 독립을 한 이후로 반지하 월세방 2년, 12평 다가구 1층 원룸 7년(서울 봉천동, 전세)(
'아파트가 정말 살기 좋은가요?'), 25평 한 동 아파트 16층 4년(서울 신도림, 전세), 25평 한 동 아파트 9층 8년(서울 신도림, 전세)을 거쳐 2022년 초에 34평 대단지 아파트 8층(경기도 부천시, 반전세)으로 이사해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상하지 않은 평범한 집주인들을 만나는 행운이 따라서인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몇 번 이사하지 않고 잘 살았네요.
지금까지 대출을 받아 집을 산다는 건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하다 못해 전세를 얻을 때도 대출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저 묵묵히 벌어서 아끼고 모은 돈으로 형편에 맞게 전세를 옮겨 다녔습니다. 저는 집 주인이 전세금 돌려줄 돈이 없어서 받는 전세금 반환 대출이라는 상품이 있다는 것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금이 없어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집 주인의 처지라는 걸 아무리 생각해도 제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무슨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인가요. 세상이 미쳤거나 제가 바보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2006년에
'진정한 실수요자가 되겠습니다' 포스팅에서 저는 집을 투자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죠. 그리고
'최대한 남들과 다르게 살아라'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집을 사지 않고 제 집을 짓겠다는 결심을 더 늦기 전에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지어진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집을 지으려면 땅이 있어야겠죠?
그래서 집 지을 땅부터 샀습니다.
저만의 집을 짓겠다는 결심을 앞당기게 된 건 2020년 예상치 못하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었습니다.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 업무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의외로 대면 업무보다 효율적이고 제 기질과도 잘 맞고 저만의 차별점을 만들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디에서 살아도 일을 하는데 지장이 없겠다는 자신이 생겼거든요. 이제는 서울을 떠나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렇다고 귀농, 귀촌을 할 건 아니고 말 그대로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서울을 떠나되 너무 오지가 아니어야 했습니다.
지어진 집을 사는 게 아니라면 집을 지을 땅을 사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필지를 사서 기반 시설을 직접 인입하거나 기반 시설이 이미 갖춰진 구옥을 사서 헐고 짓는 게 첫 번째 방식인데 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이 많이 들어서 초보자가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후자는 이미 사람이 살던 곳의 땅을 매입하는 것이니 전기, 상하수도, 인터넷 등 기반 시설이 이미 존재하지만 말 그대로 이미 사람이 거주하던 땅인만큼 이미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어 있죠. 게다가 이미 형성된 마을로 들어가는 것이니 가능하면 사람들과 떨어져서 살고 싶은 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방식은 전원주택단지를 개발하는 시행사로부터 필지를 분양받는 것입니다. 가격대가 지역, 인프라, 개발 방식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개는 기반 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집을 짓는 것 이외에는 신경 쓸 일이 크게 없는 게 장점입니다. 대신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죠.
제가 땅(정확하게는 전원주택단지의 분양 필지)을 고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서울로부터 2시간 이내 거리일 것
2. 평 당 100만 원이 넘지 않을 것
3.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미 개발되어 유명한 곳이 아닐 것)
4. 기존 마을과 어느 정도 이격되어 있어 소위 시골 텃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곳
5. 근처에 공장, 송전탑, 축사, 무덤, 추모공원, 군 사격장이 없을 것
6. 수해나 산사태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곳
7. 분양 업체의 간섭없이 개별 건축이 가능한 곳
저는 아이가 없으니 학군이나 교육 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없고 쇼핑을 즐기지 않으니 백화점 등이 주변에 없어도 상관없고 비건이라 배달 음식을 시킬 필요가 없고 재택 근무를 할거라서 대중 교통이 없어도 되었기에 비교적 선택지가 넓은 편이었습니다.
지역으로는 용인, 가평, 양평 정도를 고려했는데 용인은 땅값이 이미 말도 못하게 오른데다 용인의 전원주택단지는 개별 건축을 허용하는 곳이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일찌감치 접었죠. 용인 아래 남쪽 지방은 아예 보지도 않았습니다. 기후 변화 때문에 점점 더 강해질 것이 명확한 태풍들이 지나가는 예상 길목에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같은 이유로 제주도를 포함한 바닷가 근처도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고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곳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찾았습니다. 양평에 있더군요.
양평에 땅을 샀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대부분 서종면, 양서면, 옥천면 등 이미 잘 알려진 곳(두물머리 근처)을 떠올리시는데 양평군은 사실 경기도에서 가장 큰 기초자치단체로 서울시 전체보다 훨씬 더 넓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서종면, 양서면을 따라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강이 북한강이고 양서면 아래로 동에서 서로 흐르는 강이 남한강입니다. 두 강이 만나는 곳이 두물머리고요. 그래서 양평의 전원주택이라고 하면 서종면, 양서면, 옥천면 등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임장을 다녀보니 너무 번잡하고 어렸을 때 보던 유원지 느낌이라서 저는 싫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뷰도, 서울과 가깝다는 것도, 편의 시설이 많다는 것도 제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조건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서울보다 원주에 더 가까운 양동면의 땅을 샀습니다.
써니빌 양평 개발사가 분양하는 양동면의 전원주택단지입니다. 사진의 아랫쪽이 북쪽입니다.
* 특징
- 서울 잠실 기준 78km(자동차로 분당 40분, 잠실 50분)
- 산으로 둘러 쌓인 분지형 독립 단지로 절반은 녹지 조성(총 15만 평)
- 주변에 오염 시설 또는 혐오 시설이 들어올 가능성이 없음
- 원주민 마을과 1km 이상 떨어져 있어 갈등 요소 없음
- 산으로 둘러 쌓이고 주변에 도로가 없어 어떠한 소음도 없음
- 도시형 LPG 공급으로 사실 상 도시가스와 비슷한 요금과 편의성
- 전기, 통신 지중화로 전신주 없는 마을
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은 총 길이 4.3km의 둘레길로 연결되어 있어 산책길로도 그만입니다.
겨울에 찍은 단지 사진입니다. 총 200필지 중 100필지가 분양 완료되었으며 현재 20가구 정도의 집이 건축된 상태입니다. 예전에는 모동골이라고 불리던 곳인데 북쪽으로 나가는 도로가 유일한 도로입니다. 그래서 외부인의 출입이 거의 없는 조용한 마을이죠. 저 같은 은둔자에게 딱입니다.
제가 분양받은 필지입니다. 사진의 위쪽이 서쪽, 오른쪽이 북쪽인데 북서쪽으로 경사가 있어 집을 설계할 때 이를 고려하면 근사한 조망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제 필지가 가장 바깥쪽 필지라서 서쪽과 북쪽으로는 집이 들어오지 않아서 숲뷰입니다. 서쪽으로는 곧바로 산책로로 연결되고요.
저쪽 키 큰 푸른 숲 건너편이 제가 분양받은 필지쯤 됩니다. 보시는 집은 3번 필지에 건축된 집인데 서쪽으로 2번, 1번 필지가 더 있고 1번 필지가 제가 분양받은 필지와 남쪽으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땅만 구입했을 뿐 아직까지 갈 길이 멀지만 일단 내년에 설계를 먼저 할 것 같습니다. 설계도가 나와야 형질 변경도 하고 건축 허가 신청을 낼 수 있으니까요. 그동안 시중에 나와 있는 건축 관련 책은 거의 다 구입해서 읽은 것 같은데 어떤 집을 짓고 싶은지 대략의 윤곽은 이미 잡았습니다.
건축은 2025년으로 예정하고 있고 빠르면 2025년 말, 늦으면 2026년 초에 입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제 인생 최대의 프로젝트이니만큼 차근차근 그 과정을 정리해보려고 'Home Sweet Home'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재테크 카테고리에 올리려고 했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재테크와는 관계가 없으니까요.
혹시라도 전원 주택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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