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6년 12월 대만(완결) - 해당되는 글 31건
4박 5일 간의 여행을 마치고 출국하는 날입니다. 8시 쯤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갔습니다. 느즈막히 내려갔는데도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네요.
마지막 날이니 식사 후 호텔 근처라도 가볍게 산책을 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호텔 안쪽에 작은 정원이 마련되어 있는데 나름 크리스마스라고 분위기를 내는 소품으로 장식을 해 두었네요. 아기자기하고 예쁩니다.
호텔 입구가 대로변에 있지 않아서 얼핏 보면 호텔처럼 보이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가게처럼 보이지만 가게 앞을 화분들로 장식해 놓아서 보기 좋네요.
호텔 바로 옆에 뷔페 레스토랑도 있었는데 결국 한 번도 못 갔네요.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카페입니다. 여기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못 갔습니다.
어제 저녁으로 맛나게 먹은 Kirin Pasta까지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아침인데도 손님이 많습니다. 숨어있는 강한 맛집인 것 같습니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싸고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내려갔습니다. 룸 서비스로 야참 주문했던 걸 결제하고 미리 송영 서비스를 신청해 놓은터라 로비에서 기다렸습니다.
11시에 딱 맞춰 차량과 드라이버가 도착했습니다. 카라반급의 꽤 큰 차량이라서 그런지 쾌적하네요.
도로 쪽으로 나오게 되면 커다란 철문이 있습니다.
나름 멋지게 생긴 철문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Les Suites Ching Cheng 호텔은 위치가 참 좋습니다. 지하철역으로 바로 연결되는데다 주변에 대형 쇼핑몰도 있거든요. 대만에 언제 다시 오게 될 지 모르겠지만 저는 다시 묵을 의사 있습니다.
차량을 타고 한참 이동하는 중에 갑자기 반려인의 전화로 연락이 왔습니다. 제 전화는 대만 기지국을 잡지 못해서 통화 자체가 안 되었거든요. 나중에 보니 제게 이메일도 보냈더군요. 내용인즉슨 금고에 여권과 현금을 놓고 갔으니 빨리 돌아오라는 호텔 측의 연락이었습니다. @.@
호텔 직원과 통화를 하는데 모골이 송연해지더군요. 보통 호텔 금고에 여권을 보관하기는 하지만 짐을 싸면서도 금고 확인을 깜박해서 놓고 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신용카드로 여는 금고라서 제가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통화를 하고 확인해보니 기사가 행선지를 잘못 전달받았는지 쑹산 공항이 아닌 다오위안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있더군요. ㅡ.ㅡ
그제서야 말도 잘 안 통하는 기사에게 호텔로 다시 돌아가자고 손짓발짓으로 이야기해서 차를 돌렸지만 11시 5분에 호텔을 떠났는데 다시 돌아온 시각이 12시 5분이었습니다. 1시간 동안 드라이브를 한 꼴이 되었네요. ㅠ.ㅠ
호텔과 공항이 가깝다고 여유 부렸으면 큰 일 났을 상황이었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호텔 직원에게 여권과 돈을 받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 뒤 기사는 돌려보내고 택시를 불렀습니다.
호텔에서 택시로 이동하니 10분도 안 걸리더군요(택시비 85불). 다오위안 공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쑹산 공항은 한산합니다. 한적하니 티켓팅도 일사천리로 진행되네요.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거하게 먹기는 그래서 그냥 공항 내 패밀리마트에서 군고구마, 호빵 등을 사서 먹고 말았습니다만 쑹산 공항에서 식사를 하실 분들은 국제선 청사 1층에서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그리고 시간이 좀 남아서 둘러보다가 'National Museum of History'를 찾았는데 거기 기념품점에서 마음에 드는 마그넷을 찾아서 기념품으로 구매했습니다(3개에 390불).
도자기로 만든 텀블러도 탐이 나기는 했는데 가격도 가격(2,000불)이지만 갖고 다니다가는 아무래도 깨질 것 같아서 포기했죠.
보딩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들어갔습니다. 3X3 비행기인데 거의 만석이네요. 비행기는 오후 1시 50분에 정확하게 이륙했습니다.
어르신을 모시고 간 4박 5일의 대만 여행이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현지 투어를 많이 이용해서 저는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만 앞으로 한국인 현지 가이드 투어는 최소한으로 하려고 합니다. 저랑 잘 안 맞네요.
닫기
* 점심 : 서브웨이 베지 샌드위치 30cm 2개 : 298불
* 예류 입장료 : 80 X 3 = 240불
* 예류 시장 주전부리 구입 : 오징어 구이 150불
* 진과스 입장료 : 80 X 3 = 240불
* 총쫘삥
- original 1개 45불
- 김치 2개 45 X 2 = 90불
* 생강차 : 30불
* 지우펀 찻집 : 자스민, 로즈, 유자, 커피 = 160 X 4 = 640불
* 스펀 천등 날리는 비용 : 150불
* 스펀 주전부리
- 닭 날개 볶음밥 : 65불
- 엿 3개 : 72불
* 저녁 식사
- 기린 파스타 : 따뜻한 샐러드, 치즈 리조또, 피자, spicy 파스타 = 269불
- 편의점 타이완 맥주 : 라거, 파인애플 맥주 = 124불
* 호텔에서 쑹산 공항까지 택시비 : 85불
* 공항 패밀리마트에서 구입한 선물세트 : 650불
* 공항 ‘National Museum of History’ 기념품점에서 마그넷 3개 구입 : 390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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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하루종일 돌아다닌 터라 피곤하셨던지 어르신은 그냥 주무신다고 하여 객실로 모셔다 드리고 저는 반려인과 근처 산책을 나왔습니다. 대만 여행 마지막 날이니 뭔가 특별한 걸 먹고 싶기도 하고 술도 한 잔 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2001년에 문을 연 Kirin Pasta라고 하네요. 얼핏 보기에는 그냥 프랜차이즈 분식점 같습니다.
하지만 가게 안쪽을 잘 보면 젊은 손님들로 북적북적대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메뉴도 굉장히 다양한데 모두 파스타 종류인 걸 보면 정말 파스타만 전문으로 하는 가게 같습니다.
대만도 유명 맛집은 방송을 탔던 사진과 유명인의 사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벽에 빼곡하게 사진과 사인이 붙어 있습니다.
전부 현지 유명인이라서 구분은 못하겠지만요. :0
Kirin Pasta에서 'To Go'로 사 온 음식들. 따뜻한 샐러드, 치즈 리조또, 피자, spicy 파스타까지 모두 해서 269불(1만 원)에 불과합니다. 정말 저렴하죠? 맛도 훌륭했습니다. 좀 더 일찍 알았다면 매일 갔을텐데요.
이건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구매한 타이완 맥주. 둘 다 맛있지만 오른쪽의 파인애플 맥주가 더 맛있습니다. 두 개 합쳐 124불.
즐거운 만찬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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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 또한 지우펀에서 차로 금방입니다. 타이페이에서도 자동차로 1시간 내에 갈 수 있으니 하루 코스로 돌아보기 좋은 곳이죠.
과거 탄광이 부흥하던 시기에는 석탄 운송을 목적으로 만들었던 핑시선 철로가 탄광업이 몰락하면서 관광 열차가 지나는 길로 바뀌게 되고 이 핑시선이 지나는 인근 마을들은 천등을 날리는 명소로 탈바꿈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음력 설과 정월 대보름에 날리지만 요새는 일종의 관광 상품처럼 되어 천등을 날리러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죠.
마을 밖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들어가는 길에 만난 소원 죽통.
인간들이야 무슨 소원을 빌든 말든 마을의 고먐미는 세워 둔 오토바이 위에서 식빵을 굽고 있습니다.
철로변에 늘어선 가게는 모두 천등을 날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워낙 방문한 사람들이 많아서 호객을 할 필요도 없을 정도입니다.
한국인들이 얼마나 찾아오는지 몰라도 대만인 점원이 간단한 한국어를 할 수 있을 정도이죠.
천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액세서리가 있습니다만 그리 끌리지는 않네요.
한 가지 색깔로만 된 천등은 150불입니다. 네 면이 각기 다른 색깔로 만들어진 천등은 200불이고요. 예상보다 그리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그냥 빨간색 하나로 된 천등을 골라서 각자 한 면씩 맡아서 염원하는 말을 썼습니다. 반려인이 모찌에 대한 글을 쓰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눈물 콧물을 한 바가지 쏟았네요.
기차가 오지 않는 철로 위에서 사람들이 너도 나도 염원을 담은 천등을 날립니다.
점원의 신호에 따라 천등 안의 연료에 불을 붙인 뒤 손을 놓았습니다. 두둥실 떠올라 잘 날아가네요.
모든 천등이 다 잘 날아가는 건 아니라서 바람이 심하게 불면 그냥 떨어지기도 하고 천등에 불이 붙어 얼마 날아가지도 못하고 공중에서 타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동안 지켜봤는데 저희가 날린 천등은 눈으로 좇지 못할 정도로 멀리 날아가더군요. 모찌군이 놀고 있는 고양이별까지 날아가기를 마음으로 기원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는데도 천등을 날리는 사람의 수는 줄지 않습니다.
천등만 날리고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산책을 좀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때까지도 울컥한 마음이 진정이 덜 되어서 그냥 돌아갈 수가 없었거든요.
천등을 날리는 구역만 벗어나면 금방 한적해집니다.
스펀역까지 걸어가는 길 양쪽으로 다양한 가게들이 있습니다.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있고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도 있고요.
스펀역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다리에도 불이 들어왔습니다.
다리 건너에는 마을이 조용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통행량이 많지는 않지만 지금도 관광 열차가 인근 마을로 관광객과 주민들을 실어 나릅니다.
산책을 하는 도중에도 기차가 들어옵니다.
스펀역에 거의 다 오면 유명한 닭날개 볶음밥 가게가 있습니다.
닭 날개에 밥을 넣어서 파는 주전부리인데 어르신이 시장하시다고 해서 하나 사 드렸습니다. 보기에는 좀 무섭지만 의외로 맛있고 든든하기까지 하다고 하네요. 1개에 65불이었습니다. 엿도 팔던데 우리나라의 울릉도 호박엿을 닮았습니다. 3개에 72불에 사서 먹었네요.
차를 타고 타이페이로 복귀했습니다. 시간을 보니 오후 6시 밖에 안 되었던데 날씨가 흐려서 더 늦은 시간인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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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과스에서 지우펀까지는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불과합니다.
지우펀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유명세 때문에 어딜가도 사람이 많지만 특히 400미터에 이르는 야시장 골목의 혼잡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가이드의 조언에 따라 우회로로 살짝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사실 취두부 냄새 때문에 질렸다는 제보도 많이 받았고요.
그래서 지우펀 초입에 있는 사당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대만 여행을 하면서 항상 느꼈지만 대만의 사당은 하나같이 정신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색채로 치장된 게 인상적입니다.
관광객들은 잘 안 다니는 골목을 통해 지우펀으로 들어섰습니다. 게다가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서 더욱 통행이 뜸하네요.
비가 내려서 더욱 그렇겠지만 곳곳에 신록이 우거진 길을 걸으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우펀의 시장통 골목을 빗겨갔는데도 역시나 벌써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가게들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래도 기존 건물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가게를 내서 좀 낫네요.
지우펀 시장 골목을 통해 언덕을 오르는 것이 통상적인 접근 방법인데 저희는 우회로를 통해 언덕을 올랐기 때문에 풍광이 좀 다릅니다.
거의 다 올라온 것 같습니다.
이제 내려가면 됩니다.
언덕배기에서 내려다보면 멀리 예류까지 보입니다. 날씨가 흐린데다 비가 오고 있어서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았지만요.
지우펀을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할 법한 구도의 바로 그 계단이죠. 좁은 골목길 양쪽을 홍등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고 어두워서 홍등을 켠 집도 있지만 본격적으로 어둠이 내려야만 모든 건물에 홍등이 들어오겠지요. 그러면 멋지겠지만 그러려면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할테니까 다음 일정을 위해 그건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바로 그 찻집입니다. 이 안에서 차를 마시는 것도 추억이 되겠지만 그러면 건물이 잘 안 보일테니 바로 건너편 찻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차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맞은편 찻집의 테라스 자리에 앉으니 더 잘 보이는군요. 아직은 괜찮지만 주변 건물들이 계속 리뉴얼되고 있어서 고풍스러운 맛이 사라지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합니다.
찻주전자가 마음에 쏙 들어서 찍었습니다.
제가 주문한 자스민 차입니다. 양도 많고 실제로 자스민을 듬뿍 넣어서 주는 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중에 계산할 때 현금 결제만 해야 한다고 해서 기분을 잡쳤습니다만...
자스민, 로즈, 유자차와 함께 커피까지 주문했는데 모두 160불로 같은 가격입니다. 비싸네요;;;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이 골목을 조금 내려가다가 중간에 빠져서 관광객들이 덜 붐비는 길을 통해 차량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스펀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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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과스는 과거 탄광촌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뒤에 소개드릴 지우펀에 비해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죠. 제가 간 날은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분위기가 더 그랬습니다.
진과스에 오는 사람들이 필수 코스로 들르는 곳 중 하나가 황진보우관입니다. 입장료는 80불입니다.
진과스의 특색을 잘 살린 마스코트. 곰인지 두더지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것이 함정이네요.
황진보우관 내부의 박물관에는 채굴이 한창이던 탄광의 모습을 잘 재현해 놓았습니다.
막장에서 채굴하는 모습도 미니어처로 깨알같이 재현해 놓았네요.
당시에 사용하던 전화 등 물품도 다양하게 전시해 놓았습니다.
그 당시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각종 사진과 신분증 등의 사료도 많습니다.
밀랍 인형을 이용하여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구현해 놓은 곳도 있습니다.
이게 그 유명한 220kg짜리 금괴입니다. 이걸 만지면 재물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진과스에 오는 모든 사람들은 이걸 만지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도 손을 넣어 만져봤지만 그냥 차가운 금속 덩어리를 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큰 감흥은 없네요.
황진보우관을 나와 내려가는 길 양쪽으로는 음식점과 카페가 있어서 배를 채우고 목을 축일 수 있습니다.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내리네요.
비로 젖어 있어서 앉아보지는 못했지만 예전에는 이걸로 사람이나 물건을 수송했을 것 같아요.
이렇게 그 당시에 사용하던 철길을 그대로 놔두었거든요.
황진보우관의 금괴 이외에도 인기 있는 건 광부 도시락인데요. 당시에 광부들이 먹던 밥에 돼지고기를 올린 것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점심으로 많이 먹습니다. 판매하는 도시락 세트는 젓가락과 보자기, 용기를 가져갈 수 있어서 기념품으로 인기라죠. 가격은 150불.
광부 도시락은 일종의 돼지고기 덮밥이라서 저희가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출발할 때 사 간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어디에서 먹을까 장소를 찾아서 두리번거리다가 발견한 총쫘삥 매대.
국민 간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만 부침개입니다. 한글 간판까지 마련해 놓은 걸 보면 한국 관광객들이 어지간히 많이 오는 것 같네요.
만드는 과정을 보니 정말 우리나라 부침개하고 비슷해요.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깜놀할 정도로 맛있습니다. 보기보다 기름기가 별로 없고 담백해요. 사진은 김치 총쫘삥이지만 내용물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한 개에 45불 정도 해요. 함께 간 어르신도 처음에는 시큰둥하셨다가 맛을 보고는 한 개 더 드셨어요. 강추합니다.
총쫘삥 매대 바로 옆에 있던 생강차. 1잔에 30불인데 달지 않고 깊은 맛이 납니다. 무엇보다 양을 엄청 많이 줘서 한 잔으로 세 명이 나눠 마실 정도였어요. 진과스 가실 분들은 경찰서 앞에 있는 매대에서 주전부리로 총쫘삥과 생강차를 드시면 딱입니다.
일단 가볍게 배를 채우고 점심은 지우펀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지우펀에서 차 마시면서 점심을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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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푸부에서 취안지탕까지는 차량으로 금방입니다. 어느 정도 걸리는지 계산해보기도 전에 도착했습니다.
취안지탕에서 진과스까지는 걸어서도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관우상이 있는 '기당묘'에서부터 슬슬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사당이 원래 있었고 양 옆으로 현대식 건물을 올린 건지 원래부터 이렇게 만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특이하더군요. 기당묘가 취안지탕 초입에 있기 때문에 오르내리는 차량과 사람으로 입구는 굉장히 붐비는 편입니다.
정면에서 보면 안쪽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관우상을 볼 수 있는데 이래서는 과연 아시아 최고의 크기인지 짐작이 가지 않지만 나중에 어느 정도 큰 지 비교해 볼 수 있는 곳이 따로 있습니다.
관우상이 있는 '기당묘'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우리나라 북촌 마을처럼 골목 골목마다 독특한 가게와 카페를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비만 추적추적 내리지 않았어도 더 좋았을텐데요.
여기는 음식점인 것 같은데 가게가 워낙 작아서 안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했습니다.
독특한 카페나 가게가 정말 많더군요. 날 잡아서 둘러보기만 해도 시간이 잘 갈 것 같습니다.
산등성이를 따라 걷기 때문에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멀리까지 또렷하게 보이네요.
관우상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비교해 볼 수 있는 위치까지 왔습니다. 높이 12m에 25톤의 순동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크기는 확실히 큽니다.
황진푸부에서도 느꼈지만 취안지탕에서 진과스로 넘어가는 산에도 억새가 많이 자라고 있네요. 등산 좋아하는 분들은 운치있는 트래킹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공짜 삼림욕을 하면서 걷다 보니 진과스 초입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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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류에서 진과스로 넘어가는 길에 보면 수이난퉁(수남동)이라고 있습니다. 대만 관광청에서 10대 관광 소도시 중 하나로 신베이시 루이팡구에 속한 3개의 작은 소도시를 묶어 '수이진주'로 명명했는데 각각 '수이난퉁', '진과스', '주펀'를 일컫습니다. 이 세 도시는 차로 10분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죠.
예류를 떠나 진과스로 넘어가는 길에 수이난퉁을 지나게 되는데 그 초입에 있는 것이 바로 황진푸부입니다.
억새가 장관인 산을 배경으로 흘러내리는 황금색 폭포가 장관인 곳이죠.
진과스를 들르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들러서 사진을 찍는 핫 스팟입니다. 저희가 도착할 당시만 해도 우산이 필요없을 정도로 빗줄기가 약했는데 나중에는 제법 강해져서 오래 있지 못하고 차 안으로 피해야 했습니다.
광산 채굴로 인해 광석이 지표면으로 드러나고 중금속이 섞인 모래가 침전되어 황금색 폭포가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바위의 색깔이 정말 노랗네요.
황진푸부는 예류에서 진과스로 넘어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도로는 '로맨틱 도로'로 불리는 진수이루와 연결됩니다.
커다란 산의 품에 포옥 안긴 듯한 마을의 모습입니다.
시간 관계 상 수이난퉁을 들르지는 않고 진과스로 가는 길에 '취안지탕'만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취안지탕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관우상이 있다고 하죠. 나중에 보시겠지만 '과연 그렇겠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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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타이페이 인근 북부의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을 도는 투어를 할 예정이라 가이드가 호텔로 오기로 했는데 9시까지 로비로 내려가야 해서 원래는 7시에 일어나려 했는데 온천 후유증인지 어젯밤 야식 테러 때문인지 몰라도 8시가 넘어서야 겨우 깼습니다. 부랴부랴 씻고 짐을 챙겨서 내려갔죠.
Le Suite Ching Cheng Hotel은 다 좋은데 Dandy Hotel처럼 조식 뷔페의 음식에 이름표가 없어서 채식 요리를 골라먹기가 좀 불편하더군요. 그게 이 호텔의 유일한 단점이었습니다. 게다가 가이드와 약속한 시간이 있어서 마음이 바쁘니 기껏 골라온 음식도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후다닥 먹었죠.
9시가 채 안 되었는데 가이드는 이미 로비에 도착해 앉아 있더군요. 타이페이 인근 투어에서는 채식 음식을 먹기 쉽지 않다는 정보를 사전에 들었기에 호텔 근처의 서브웨이에 가서 베지 샌드위치를 라지 사이즈로 2개 사서 차에서 가볍게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서두른 덕분에 9시에 정상적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투어의 첫 방문지는 예류인데 타이페이에서 차량으로 50분 정도 걸립니다. 예류에는 천만 년 동안 바람과 파도의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각종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지질공원이 있죠. 그걸 보러 가는 겁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엄청난 인파가 몰렸습니다. 가이드가 입장권(1인 당 80불)을 사러 간 사이에 주변을 둘러보니,
입구에서부터 안쪽으로 길게 뻗은 지형이더군요. 총 길이가 대략 1.7km 정도 됩니다. 크게 3개의 구역으로 나뉘는데 오른쪽 위 끝이 등대까지 가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2번 구역의 끝인 25번에서 돌아나옵니다.
천천히 둘러보면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입니다.
각종 기암괴석이 많은 공원이니 바위에 함부로 오르거나 흠집을 내면 안 된다는 경고가 있고 해안가에 근접해서 이동하는데 파도가 높기 때문에 빨간선 밖으로 절대로 나가면 안 된다고 합니다.
운영 시간은 9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는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5월에서 8월 성수기에는 오전 8시에서 오후 6시까지입니다.
특이한 건 이 공원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여왕머리바위를 손상시키면 5백만 불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네요. 덜덜덜...
입구를 통과해 조금 들어가면 왼쪽에서 곧바로 만날 수 있는 여왕머리바위입니다. 가이드북에서 본 것과 좀 달라서 의아했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 명물인 여왕머리바위는 훨씬 더 안쪽에 있지만 목에 해당하는 부분이 점점 가늘어져 언제 부러질 지 모르기 때문에 이를 대치할 새로운 여왕머리바위를 미리 준비해 놓은거라고 합니다. 머리가 부러져서 '승하'하시면 그 자리에 원래 여왕대신 가져다 놓을건가 봅니다. @.@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전망대를 마련해 놨는데 풍광이 참 독특하더군요. 이곳은 버섯바위가 포진하고 있는 구역입니다. 잘 보시면 해안가에 빨간 선으로 구분한 곳이 있는데 거기를 넘어가면 안 됩니다. 오늘처럼 날씨가 궂고 파도가 높은 날에는 가끔 높은 파도가 덮쳐서 사람이 물살에 휩쓸려 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날 파도가 빨간 선을 넘어 들이치는 바람에 해안가에 바짝 붙어 있던 사람들이 기겁을 하고 도망치는 풍경이 자주 연출되곤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반려인이 타임랩스로 찍은 동영상 중에 그런 장면이 잡혔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사람들이 드나드는 해안가 가까이까지 파도가 들이치기 때문에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안전요원이 상주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죠.
신기한 모양의 바위도 멋있었지만 저는 그보다는 풍광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위와 바다의 조화가 멋지더군요.
전망대 왼쪽 산 꼭대기에는 관측소나 군 시설 같은 건물이 있습니다. 들어가지 말라고 해서 가까이 가서 살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전망대에서 내려와 버섯바위 군락까지 가 봤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신기하네요. 자연의 힘이 놀랍습니다.
버섯바위 군락에서 오른쪽 바닷길을 따라서 이동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사람들이 굉장히 많죠. 이 날 구름이 짙게 깔려서 계속 비가 내렸다 그쳤다 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고 파도가 높았지만 그래서 더 풍광이 멋지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가는 길에 그 유명한 여왕머리바위도 봤습니다만 사진을 찍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의 줄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리기에 눈으로만 담고 저희는 곧바로 통과했습니다.
바위에 계속 파도가 들이치고 있어서 그런지 제게는 바위가 고래등처럼 보였습니다.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의 포말이 시원하네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25번 구역까지 다 왔습니다. 이 때쯤 구름 사이로 잠시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곧바로 다시 비가 내렸지만요.
꼭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머리처럼 생긴 바위가 있네요.
이 바위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쯤에서 그냥 돌아갑니다만 꼭 올라가보셔야 합니다. 아마 저도 안 올라갔으면 후회했을겁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이런 풍광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현재 제 블로그의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절벽 아래에 자연이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자연 방파제가 있는데 파도가 그 위로 넘어오면서 부딪치는 모습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출구와 입구가 거의 붙어 있기에 되돌아 나와 가이드를 만났는데 저희를 기다리는 동안 오늘 예.스.진.지 투어를 돌고 있는 다른 팀의 가이드와 연락을 했나 봅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세번째 목적지인 진과스가 출입 통제될 수 있다고 해서 방문 순서를 바꿔 진과스와 지우펀을 먼저 가고 스펀을 맨 마지막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어르신이 드시고 싶다고 해서 예류 주차장 근처에 선 장에서 오징어구이(150불)를 사서 들고는 차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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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저녁 식사를 하고 온천 투어를 갔어야 했지만 융캉제에서 이것저것 주워 먹은 게 많은데다 시간이 애매해서 일단 온천 투어를 마치고 간단하게 야참을 먹기로 했죠.
저희는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팔로우미트립'의
'사마오구 예린 온천 티켓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티켓 값이 저렴하기에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막상 경험해 보니 일본의 료칸 투어 쪽보다는 터키의 하맘 투어 같은 느낌이었으니 대만 여행 중에 이용하실 분들은 꼼꼼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
가이드와 지엔탄 역 앞에서 8시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둥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7시 20분 쯤 출발했고 7시 45분 쯤 도착했으니 대략 25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역 앞에서 가이드를 찾아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미리 와 계셨던 한국인 모녀(오늘 투어 일행)가 먼저 말을 걸어와 인사를 나누는 중에 가이드가 밴 차량을 갖고 도착했죠.
지엔탄 역에서 사마오구 온천까지는 30분 정도 이동했습니다. 차 안에서 평일 밤이라서 관광객은 거의 없고 현지인들만 있을거라는 가이드의 전언을 들었죠.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점점 빗발이 굵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살짝 걱정이 되더군요.
온천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빗줄기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산이 필요한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천탕이기는 하지만 혼탕이 아니기 때문에 수영복을 가져갈 필요는 없고(어차피 안 가져옴;;) 대신 개인 수건을 가져가야 하는데 안 가지고 왔기 때문에 1회용 목욕세트(100불)를 구입했습니다.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인데 온천이라기보다는 우리네 옛날 목욕탕 풍경과 비슷합니다. 대만인들이 이용하는 대중탕 같은거죠.
남탕과 여탕이 분리되어 있는데 저 빼고는 모두 여성분이라서 저만 외롭게 혼자 온천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통로를 따라가면 밖으로 나가 산등성이로 연결되는데 노천탕이기는 하지만 거대한 파라솔 같은 것으로 지붕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비가 와도 맞지는 않습니다(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온천탕 사진은 아쉽게도 없습니다).
평일인데다 비까지 내려서 그런지 현지인들도 별로 없더군요. 호젓해서 처음에는 참 좋았습니다.
열탕은 너무 뜨거워서 중탕에서만 1시간 30분 정도 쉬었습니다. 뜨끈뜨근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는 맛도 은근히 괜찮더라고요. 나중에 온몸을 문신한 대만 조폭(?)들이 들어와서 살짝 긴장했지만요;;;;;
게다가 나중에는 게이가 두 커플이나 들어와서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게이 커플과 조폭들과 한국인 관광객이라는 묘한 조합이었습니다. 온천물은 뜨겁고 밤비는 쏟아지고(침묵~).
여성분들을 배려하여 10시 쯤에 시간 맞춰 느즈막히 내려왔더니 제가 제일 늦게 나왔더군요. 다들 이미 나와서 입구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다시 차량을 타고 지엔탄 역으로 나와 거기에서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Les Suites Ching Cheng Hotel은 지하철역 바로 앞이라서 교통이 정말 편리하네요.
더블 베드로 예약한 것 같은데 지금 보니 트윈 베드로 세팅이 되어 있네요. 원래 잘 때는 걸구치지 않아서 트윈 베드를 더 편해 하기도 하고 밤중에 수선떨고 싶지 않아서 그냥 자기로 했습니다.
온천욕을 할 때는 몰랐는데 숙소에 도착하고 나니 갑자기 허기가 느껴지고 출출해서 야식을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는데 호텔 밖으로 헤매고 다니기는 싫어서 큰 맘 먹고 룸 서비스를 주문하기로 했는데 오~ 비건 메뉴가 따로 있습니다.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에 욕실을 다시 한번 찍었습니다. 다시 봐도 사용하기 편리하게끔 아주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네요.
룸 서비스로 주문하는 음식도 주문을 받으면 그 때부터 당직 셰프가 요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합니다.
사무용 테이블이 넓기에 위를 적당히 치우고 먹기로 했습니다. 30분 이상 기다린 것 같네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바람에 신경이 살짝 예민해 있었는데 아주 제대로 세팅을 해서 가져오는 바람에 금방 기분이 풀렸습니다(단순하다~).
이건 매운 소스를 곁들인 비건 쩡짜오(280불)입니다. 만두만 달랑 나오지 않고 국과 간단한 반찬, 그리고 모듬 과일이 같이 제공됩니다. 양이 많은 건 아니지만 어차피 야참이니까요.
왼쪽이 비건 샤오마이(4pc, 280불)이고 오른쪽이 비건 따바오(5pc, 280불)입니다.
출출한 상태에서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셋 다 너무 맛있었습니다. 양이 적어서 얌냠하지만 그래도 허기를 달래기 위한 야참으로 먹은 것이니 더 먹으면 안 되겠지요.
디저트로 함께 나온 passion fruit입니다. 확대 사진으로 보니 좀 무섭네요;;;; 저는 원래 물컹거리는 식감의 과일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 passion fruit은 향이 너무 상큼해서 눈 딱 감고 먹었습니다. 향은 정말 좋지만 역시나 식감은 적응이 안 되네요. ㅠ.ㅠ
이미 온천욕을 하고 왔기에 양치만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타이페이 근교 투어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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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 Village Taroko Hotel make-up room 비용 : 100불
* Leader Village Taroko Hotel 송영 비용 : 250 X 3 = 750 + 드라이버 tip 100 = 850불
* 화롄 청지마수 선물 구입 : 1,638불(plum wine 315불 포함)
* 타이페이 역 -> Les Suites Ching Cheng Hotel 택시비 : 120불
* 십리안 레스토랑 점심 식사비 : 825불
* Les Suites Ching Cheng Hotel -> 융캉제 택시비 : 165불
* Cloudhues color changing mug 구입 : 600 X 2 = 1,200불
* Le Salon 기념품 구입
- 고산 우롱차 : 1,890불
- 20티백 로즈 우롱차 : 409 X 2 = 818불
- 자스민 우롱차(찻잎) : 888불
- 자스민 우롱차(티백) : 469불
= 4,065불
* Le Salon 카페 티 타임
- 녹차 아이스크림 : 135불
- 초컬릿 아이스크림 : 135불
- 케익 2조각 : 175 X 2 = 350불
- Soy bean 우롱차 : 190불
+ 81불(tax)
= 891불
* Petit Pot 드립백 커피 구입 : 26.8 X 14 = 376불
* Yu Lin Xin Tea Garden 동 수공예품 구입
- 동 스푼 : 1,100불
- 동 컵받침 : 910 X 4 = 3,640불
= 4,700불(40불 할인)
* SOYO 가방 등 기념품 구입 : 2,140불
* 융캉제 -> 지엔탄 역 지하철 이용 : 25 X 3 = 75불
* 사마오구 온천 1회용 목욕세트 : 100 X 3 = 300불
* 지엔탄 역 -> Les Suites Ching Cheng Hotel 지하철 이용 : 25 X 3 = 75불
* 호텔 야식
- 비건 쩡짜오 : 280불
- 비건 샤오마이 : 280불
- 비건 따바오 : 280불
+ 10% service charge + 웨이터 tip 100불
= 1,024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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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나와 어떻게 융캉제로 갈까 고민하다 시간이 많지 않기에 택시를 탔습니다. 지하철로 갈 분들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둥먼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5번 출구로 나오면 곧바로 연결됩니다.
융캉제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상수동 카페골목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을 연상케 하는 핫 플레이스로 아기자기한 가게와 카페 등이 밀집되어 있어 관광객들 뿐 아니라 대만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융캉제 초입에는 그 유명한 딘타이펑 본점이 있습니다.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채식을 하는지라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엄청난 인파만 봐도 머리가 지끈지끈하네요;;;)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감수할 수 있다면 샤오룽바오의 본진에서 제대로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딘타이펑과 펑리수로 유명한 선메리 베이커리에서 시작하는 메인 로드는 사람들로 엄청 붐비지만 한 블럭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리 붐비지 않는데다 보석같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예쁘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쇼핑 거리입니다. 여러 가게를 들러서 사진도 많이 찍었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은 스크롤의 압박이 좀 있습니다.
처음에 들른 가게는 헨드메이드 기념품 전문점인 윈차이쉬안(Cloudhue)입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미 예쁜 소품들로 입소문이 나서 유명한 곳이더군요. 가게가 그리 크지 않고 상점 앞에 스쿠터가 빼곡히 주차되어 있어 처음에는 들어가 볼 엄두를 못 냈는데 느낌이 좋아서 들어갔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에도 소개되어 있는 상점입니다.
한쪽에는 각종 차를 팔고 있습니다.
그냥 제 느낌인데 이 샵의 주력 상품은 북마크하고 코스터(컵받침) 같았습니다. quality가 높고 디자인이 훌륭한 게 많더군요.
가방도 예쁜 게 많습니다.
맨 앞에 전시되어 있던 가방이고,
같은 디자인에 색깔이 다른 이 가방도 예쁩니다.
다양한 아로마 핸드메이드 비누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윈차이쉬안에서 정작 제가 구입한 건 온도가 올라가면 색깔이 변하는 color changing mug 한 세트였습니다. Cocera사에서 나온 머그컵으로 사진에 있는 건 아니고
타이페이 근교의 명물을 형상화 한 컵으로 개 당 600불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사무실에서 차를 마실 때 애용하고 있는데 디자인이 아주 예뻐서 제가 아끼는 머그컵입니다.
사진에 있는 컵에 뜨거운 음료를 부으면 색깔이 변해서 왼쪽에 있는 그림처럼 색깔이 드러나게 됩니다. 깨지지 않게 가져가는 게 관건이지만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그만인 컵입니다. 기념품으로 강추합니다.
같은 골목의 끝에는 우롱차 전문점인 Le Salon이 있습니다. 1층은 차를 살 수 있는 샵이고 2층과 3층은 카페라서 디저트와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도 차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하는 곳입니다. 다만 유기농 자연 재배차만 취급하는 고급샵이기 때문에 가격은 저렴하지 않으니 고려하고 가셔야 합니다.
1층 매장으로 들어가서 보면 오른쪽이 진열대이고 왼쪽이 판매대입니다. 이 사진은 손님이 많이 빠졌을 때 찍은 것으로 보통 항상 손님들로 북적이는 인기 매장입니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틴캔의 조형미가 아름답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더군요.
왼쪽 판매대 옆에는 차와 마카롱을 함께 담아 선물 세트로 만든 상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20티백들이 로즈 우롱차(409불), 고산 우롱차(1,890불), 자스민 우롱차(찻잎, 888불) 등을 엄청 질렀더군요;;; 이 때 리필 패키지로 구매한
25티백들이 자스민 우롱차는 월덴 3에서도 이미 소개한 바 있습니다.
차를 워낙 좋아하는데다 좋은 차를 '맘껏' 샀기에 기분이 들뜬 김에 차도 마셔보고 싶어서 2층의 카페로 올라갔습니다.
1인 당 미니멈 차지(그 이상으로 주문해야 하는)가 180불입니다.
늦은 점심을 배불리 먹은 것도 잊고 들뜬 마음에 이것저것 주문했더니 뭔가 많이 나왔습니다;;;; 가운데 다기에 담겨서 서빙된 것은 soy bean 우롱차(190불)입니다.
녹차가 듬뿍 든 케이크(175불)입니다.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맛도 훌륭합니다. 고명으로 올린 초컬릿까지도 고급스러운 맛입니다.
딸기 케이크(175불)입니다. 맨 위에 살짝 올린 저 금색은 실제 금박이라고 하네요. @.@
녹차와 초컬릿 아이스크림입니다. 둘 다 맛나지만 녹차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습니다. 자스민을 넣었는지 녹차의 비린맛을 잘 잡아서 향까지 훌륭합니다.
Le Salon에 가실 분들께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꼭 드셔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가격도 살짝 센 편이지만 10% 서비스 차지가 붙는다는 점도 감안하셔야 겠습니다.
차를 샀으니 이제 커피를 사야겠지요?(뭔 소린지;;;) Petit Pot이라는 커피와 쿠피를 파는 전문점입니다. 입구에 있는 상징물이 멋지네요.
매장 크기는 아담하지만 분위기가 밝고 정갈합니다. 단지(pot)에 각종 쿠키와 디저트가 담겨 있습니다. 배가 불러서 디저트는 도저히 살 수 없었습니다. ㅠ.ㅠ
벽에는 각종 드립백 커피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걸 보고 눈이 뒤집혀서 여기도 싹쓸이를 했습니다. 무려 7가지 종류 별로요(내가 미쳤지;;;). 이 드립백 커피는
올 2월에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드립백 커피 한 개에 26.8불이니 그렇게 비싼 건 아닙니다만....
Petit Pot을 나오니 이미 해가 완전히 져서 거리가 캄캄합니다. 이번에는 메인 도로로 나왔습니다. 여기가 유명한 톈진 총좌삥인가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네요. 총좌삥은 일종의 대만식 부침개로 대만 사람들이 즐기는 주전부리입니다. 이 때는 몰랐지만 내일 타이페이 근교에 나갔을 때 먹어보고 저도 반했습니다.
융캉제 가시는 분들은 꼭 총좌삥을 드셔보세요. 아주 맛납니다.
여기도 유명한 빙수 가게인 '스무시'입니다. 원래 부부가 함께 빙수 가게를 운영하다 이혼한 뒤 부인은 이 스무시를, 남편은 '아이스몬스터'라는 가게를 각각 운영한다고 하네요;;;;
'스무시'가 있는 건물에는 발 마사지 샵도 있습니다. 왼쪽에 우리말로 '발마사지'라고 써 있는 간판 보이시죠? 이 방향으로 계속 들어가봅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각종 과일과 채소를 말린 간식을 파는 가게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겁이 많아서 덥석 사지는 못했지만요.
빙수로 유명한 대만이라서 빙수 가게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대만 여행 중에 정작 빙수를 한번도 못 먹었네요. ㅠ.ㅠ
대로변에서 다시 다른쪽 골목으로 꺾어 들어갔습니다.
이 골목에는 옷과 소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네요.
대로변에서 한 블럭만 들어와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돌아다니기에 쾌적합니다.
함께 간 반려인이 목공을 하기 때문에 신기해서 찍은 공방이에요. 옷가게 중간에 목공 공방도 있습니다. 보아하니 작은 탁자나 협탁, 의자 등을 만드는 가구 공방 같습니다.
대만 사람들은 외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어디나 굉장히 다양한 음식점이 많은데 아담한 선술집 같은 음식점도 있고 우리나라 분식점처럼 탁자 몇 개 놓고 가볍게 먹을 음식을 파는 곳도 자주 보입니다.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디피가 예뻐서 유심히 둘러봤던 가게.
이 가게도 그렇지만 개와 고양이, 특히 고양이를 소재로 한 소품들을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장의 능수능란한 화술에 홀려 또 한번 지른 가게;;;;
응? 얘는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걔 아닌가요?
문 앞에서 보면 해리 포터의 마법 상점 느낌입니다.
이 가게의 주력 상품은 입체로 보이는 가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유행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가방보다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캐릭터의 얼굴이 더 눈에 들어왔지만요.
원색의 강렬함 때문인지 더 입체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스티커도 있고,
각종 배지와 테이프도 많습니다.
네임택이나 ID카드 홀더 등의 소품도 귀엽네요. 이 샵에서도 가방 등등 해서 꽤나 질렀죠.
오늘의 마지막 지름샵입니다. 여기는 안 들어갔어야 했는데... 사실 저는 그냥 차를 파는 곳인줄로 알고 들어갔거든요.
차도 팔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다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공방 겸 샵이었습니다.
저야 이 물건들의 진가를 잘모르지만 반려인이 잘 알더군요. 동, 황동 등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컵받침과 티스푼입니다.
모두 엄청나게 공을 들여 만드는 작품에 가까운 소품이고 당연히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가운데에 있는 비교적 저렴한 동받침을 몇 개 샀는데 1개에 900불 정도 하니까요. 동으로 된 티스푼은 더 비싸서 1,100불입니다.
벽 쪽으로는 역시 핸드메이드로 빚은 머그컵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대충 봐도 그냥 공장에서 양산한 게 아니라는 정도는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우측 상단의 저 금속상은 가필드???
둘 다 제 마음에 들었던 머그컵이었는데 이미 Cloudhue에서 색깔이 변하는 머그컵을 두 개나 샀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참았습니다.
슬슬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온천 투어를 갈 시간이 가까와오기에 지금까지 산 것을 주섬주섬 챙겨서 일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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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Railway Station에서 택시를 타고 2박 3일 동안 묵을 Les Suites Ching Cheng 호텔로 향했습니다. 타이페이에 도착했을 때 묵은 댄디 호텔도 그렇고 타이루거 협곡에서 1박 한 Leader Village Taroko Hotel도 만족도가 워낙 높았기에 여행 후반부에 묵게 될 이 호텔까지 은근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지만 저는 가능한 한 여행 후반부로 갈수록 숙소의 quality를 높여서 맨 마지막에 가장 좋은 곳에 묵도록 일정을 짜는데 Les Suites Ching Cheng Hotel은 예약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4위에 랭크되어 있기는 해도 론플에 전혀 나와있지 않은 곳이라서 살짝 염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어르신을 모시고 하는 여행이니 이런 저런 신경을 쓰지 않도록 숙소가 편안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결론을 말씀드리면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흠을 잡을 만한 구석이 거의 없었어요. 위치도, 시설도, 직원들의 접대 수준이나 친절도까지도요. 일단 추천부터 하고 소개 시작합니다.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Les Suites Ching Cheng Hotel은 접근성이 좋은 대신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입구를 골목 쪽으로 냈기 때문에 리셉션이 있는 구역이 그리 넓지 않습니다. 그래서 옆으로 로비 같은 응접실을 따로 만들어놨더군요.
여긴 반대편의 응접실입니다. 서재 분위기가 나는 좀 더 고급스러운 공간입니다.
각 응접실은 천정을 높게 올려서 그리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답답하지 않게 설계했습니다. 제가 묵은 방 앞의 복도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객실의 모습입니다. 침대는 평범합니다. 트윈 베드를 붙여놓은 형태지만 여행할 때 유독 예민해져서 뒤척임에 잘 깨는 저로서는 더블 베드보다 낫기 때문에 오히려 좋더군요.
편리하다고 생각한 기능 중 하나는 침대 옆에 버튼이 있는데 그걸 누르면 make up room을 해 달라는 신호가 리셉션으로 전달되더군요. 보통은 두꺼운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안내판을 문 밖에 거는데 이 호텔은 버튼 하나로 번거롭지 않게 해결됩니다.
침대 옆 협탁(이것도 상판이 대리석입니다) 위에 올려놓은 웰컴 초컬릿도 범상치 않은 수준입니다.
객실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원통형 캐비넷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번 열어봤습니다.
각종 술과 차를 마실 수 있는 용품을 정리해 놓은 일종의 미니바입니다. 감각 있습니다.
그 옆에는 캡슐 커피 머신도 있습니다. 당연히 묵는 동안에는 매일 리필 됩니다. 예전 싱가포르 여행 때 캡슐 커피 머신을 경험한 뒤로는 여행가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마시는 커피 한 잔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캡슐 커피 머신이 있는 숙소에 묵으면 사용하지 않아도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전자 금고입니다. 특이한 건 보통의 4버튼식이 아니라 신용 카드로 여는 방식입니다. 신용 카드로 여는 전자금고는 생전 처음 봤는데 평소 사용하던 금고가 아니라서 낯설었는지 나중에 여권과 비상금을 남겨 놓고 공항으로 출발하는 바람에 중간에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을 겪게 됩니다. ㅡ.ㅡ
대개는 책상 서랍까지 열어보지 않지만 이 호텔의 시설이 워낙 깨알같기에 혹시나 하고 열었는데 역시나 싶었습니다. 여분의 볼펜, 자 뿐만 아니라 클립, 연필깎이, 지우개, 수정테이프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문구가 빼곡합니다.
이제는 기대감을 갖고 욕실을 살펴봤습니다. 아주 넓지는 않지만 역시 기대 이상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서 집기를 배치해 놨습니다.
변기도 일반적이지 않은데 비데 제어 스위치가 변기 옆에 장착된 것이 아니라 벽에 따로 붙어있습니다. 훨씬 위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보통 용변을 보고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지만 그러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으니 변기 옆에 있는 제어 스위치가 오염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욕실 한 켠에 마련된 화장대 위에는 각종 욕실 용품이 쓰기 편하게 수납되어 있습니다. 알콜 거즈까지 준비해놨네요.
샤워실에 비치된 샤워젤이나 샴푸 등의 용품도 싸구려 같지는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편의 시설이나 집기가 고급스러우면서도 투숙객이 편리하게 비치되어 있습니다.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짐을 풀고 기분좋게 내려와 호텔 컨시어지에게 근처에 갈만한 채식 레스토랑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호텔 바로 앞의 쇼핑몰 2층에 있다고 하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점심을 먹으러 곧바로 그리로 향했습니다.
레스토랑 '
十里安'입니다. 채식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채식 메뉴가 많습니다.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건데 방울 토마토를 달콤한 시럽에 절여서 시원하게 냅니다. 상큼하고 입맛을 돋게 만드는 맛이네요.
시장기가 돌기도 하고 채식 요리가 다양하게 있기에 무리해서 이것저것 많이 시켰습니다. :)
땅콩 가루가 많이 뿌려져 있어 고소하기만 하고 별로 맛이 없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굉장히 맛있어서 놀랐던 국수(80불)입니다. 이거 강추합니다.
고기 없이 채소로만 빚은 채식 만두(80불)입니다. 식감도 좋지만 만두 맛(피와 소 모두) 자체도 훌륭합니다. 조금 모자라는 듯 하지만 메인 음식이 아니라서 이 정도에서 참았습니다.
제가 먹은 채식 볶음밥(120불)입니다. 밥도 꼬슬꼬슬하고 윤기나게 잘 지었고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입니다.
어르신이 주문한 해물이 들어간 요리(220불)입니다. 해물 국수같기도 하고 해물탕 같기도 한 음식인데 담백하고 맛있답니다.
음료도 주문했습니다. winter melon lemonade(100불)인데 향신료가 들어가서 인삼 비슷한 향이 나지만 맛있습니다.
음식이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나오고 향이 과하지 않고 맛있습니다. 양이 좀 적은 게 흠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이것저것 맛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 가실 분들을 위해 메뉴판 사진을 첨부합니다.
맛나면서도 거하지 않은 채식 점심을 잘 먹고도 오후 시간이 남기에 융캉제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시겠지만 여기서 엄청 질렀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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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지를 정리하느라 자정을 넘겨 12시 30분 쯤 잠이 든 것 같은데 전기 담요로 뜨끈뜨끈하게 몸을 지지면서 잔 덕분인지 7시에 알람도 울리기 전에 개운하게 일어났습니다.
천천히 준비를 하고 8시쯤 아침 식사를 하러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아침에 다시 보니 높은 산이 병풍처럼 호텔을 둘러싸고 있어서 아늑하더군요. 공기도 좋고요.
확실히 저녁보다는 아침이 조용합니다. 깊은 산속이라서 그럴수도 있지만요. 아침 메뉴는 서양식, 중식, 채식 등 굉장히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plum 주스는 여전히 맛있어서 아침부터 두 잔이나 마셨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8시 40분 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체크아웃했습니다. 오늘 화롄에서 11시 쯤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타이페이로 돌아가야 하거든요.
Leader Taroko Village Hotel이 타이루거 협곡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 섭외가 어려울 것 같아서 미리 송영 서비스를 신청해 두었는데 캐러반급 신형 차량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짐을 다 싣고도 공간이 넉넉하여 편하게 화롄까지 갔습니다
Leader Taroko Village Hotel의 송영 서비스는 1인당 250 타이완 달러인데 호텔에서 화롄시까지 차량으로 대략 50분 정도 걸리는 걸 계산하면 그리 비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산이 높아서 그런지 구름이 낮게 드리워서 그런지 산 정상이 구름에 가려 잘 안 보이네요. 화롄시로 가는 도중에 짙은 구름대를 통과하면 비가 내리기도 하고 거기를 지나면 다시 해가 나기도 하는 오락가락 날씨였습니다.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대만은 지방에도 건널목마다 맨 앞에 이륜차 정차 구역을 따로 만들어 놨습니다. 이륜차를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정책인데 안전을 위해 우리나라에도 도입하면 좋을 것 같더군요.
화롄역에 도착해 안전하고 신속하게 데려다 준 드라이버에게 감사 표시로 팁도 주고 짐을 챙겨 내렸습니다. 여전히 날씨는 흐립니다. 타이루거 협곡 투어의 출발점이 화롄시인만큼 화롄역은 오고가는 사람으로 굉장히 붐빕니다.
역 구내로 들어가 아무 창구에나 가서 e-ticket과 여권을 주면 보시는 것과 같은 옛날 방식의 티켓을 줍니다. 거의 한자로 쓰여 있지만 알아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11시 14분 화롄발 열차로 4호차 25번 좌석에 앉으면 되고 13시 22분에 타이페이에 도착한다네요.
기차는 217 Tze-Ching Limited Express입니다.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1인 당 440불이고요.
역 구내는 우리나라 지방의 역사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전광판도 모두 한자로 되어 있지만 역시 알아보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기차 시간까지 1시간 정도 남았기에 화롄의 명물인 떡과 만주를 사러 가기로 했습니다.
화롄역을 등지고 건널목을 건넌 뒤,
오른쪽을 보면 요런 풍경이 보이는데 여기서 다시 건널목을 건너기 위해 서서 맞은편을 보면,
파인애플 케이크, 만주, 떡으로 유명한 청지마슈가 보입니다. 간판도 크고 색깔도 눈에 확 띄기 때문(사실 주인장 외모 때문에;;;;)에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원래는 가전 제품 매장이었는지 몰라도 자동문을 통과해서 들어가면 입구 쪽이 훵합니다. 지나치게 넓어서 영업을 하는 것인지 몰라 살짝 당황했죠. 안쪽에 매장이 있습니다.
장인이 쿵푸를 하듯이 만주를 빚는 홍보용 사진을 보니 제대로 찾아온 것 같네요;;;;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굉장히 다양한 제품군이 있습니다. 재료도 너무 다양해서 고르기가 쉽지 않더군요.
만주는 대략 한 봉지에 100~200불 사이입니다. 한 봉지에 들어간 만주 양이 꽤 많으니 양을 잘 가늠해서 사야 합니다.
여기서
전에 소개한 와인도 315불에 구매했죠.
저희가 먹을 것과 선물할 걸 정신없이 쓸어담다보니 기차 시간이 다 되어 부랴부랴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현황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매표원에게 표를 펀칭하게 하고 기차에 탑승했습니다.
에바항공이 Kitty promotion을 하는지 온통 기차 외벽과 내부에 랩핑이 되어 있더군요. 탑승객마다 기념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합니다.
내부도 키티 캐릭터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기차가 마음에 들었는데 우리나라 새마을호처럼 좌석의 간격이 넓어서 중형 이상 캐리어가 들어가도 공간이 남더군요. 앞에 테이블이 없어서 불편할 줄 알았는데 팔걸이에 접이식 테이블이 내장되어 있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차가 출발하고 20분 정도 지나고 나면 차장이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티켓을 확인하기 때문에 기차에 탔다고 티켓을 버리면 안 됩니다. 특히 기차에서 내려서 나갈 때도 도장까지 찍으면서 검표하기 때문에 주의하세요. 우리나라 KTX 타는 것처럼 생각하면 낭패를 볼 겁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보니 미화 노동자가 계속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치우기 때문에 객차 내부는 항상 쾌적하고 깨끗합니다.
13시 22분에 정확히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 도착했습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여기에서 MRT를 타고 이동하지만 오늘 저희가 타이페이에서 묵을 호텔이 지하철역과 역 중간에 애매하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택시를 탔습니다. 역 앞에 택시 승강장이 있고 택시가 많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저녁에 온천 투어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기 때문에 일단 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후속 일정을 상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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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루거 협곡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는 화롄에는 숙소가 많지만 타이루어 협곡 내에 묵을 수 있는 곳은 아주 제한적입니다. 사실 상 '꽃보다 청춘'에 나온 텐샹의 고급 호텔을 빼고 나면 오늘 소개하는 Leader Village Taroko Hotel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텐샹의 그 호텔은 호텔 자체는 마음에 들었지만 꽃보다 청춘의 인기몰이 때문에 한국인들이 붐빌 것 같은데다 일단 시끌벅적한 텐샹의 분위기가 영 아니어서 처음부터 숙소를 고를 때 제외했죠.
Leader Village Taroko Hotel은 론플에서도 강추하는 숙소인데다 제가 예약하던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도 화롄 지역 숙소 1위였습니다. 환율을 따져봐도 1박에 40만 원이 넘는 숙소였기 때문에 아무리 위치 조건이 좋아도 그렇지 무슨 일본의 료칸도 아니고 산속에 있는 리조트가 이렇게 비싼가 싶었는데 실제로 묵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더군요.
타이루거 협곡에서 1박 하실 예정이고 가족 여행이라면 추천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같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날 일정을 마치고 오후 늦게 도착했을 때의 풍경입니다. 여기가 입구인데 얼핏 보면 대형 리조트의 정문처럼 보입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식당과 연결된 넓은 홀이 나오고 한쪽에 리셉션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하루종일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일단 짐부터 풀고 조금 쉬기로 했습니다.
리셉션이 위치한 중앙 홀을 지나 뒤로 나오면 숙소로 연결됩니다. 담쟁이로 덮힌 건물이 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숙소로 올라가는 길가 여기저기에 토착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을 볼 수 있습니다.
토착민들이 멧돼지 사냥을 하던 모습을 나무로 재미있게 표현해 놨네요.
토착민들이 살던 집과 망루도 잘 재현해 놨습니다.
집 안도 살짝 들여다봤는데 그 당시 사용하던 농기구나 물품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더군요.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산자락 안에 별채처럼 숙소를 아늑하게 조성해 놨습니다. 슬슬 기대감이 생기네요.
오늘 묵을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한 동에 방이 두 개 밖에 없는데 왼쪽이 저희가 사용할 방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테라스에 왠 의자가 6개나 있나 싶었죠.
테라스도 아담하게 꾸며놨습니다.
숙소에서 호텔 입구 쪽을 바라본 전경입니다. 멋지네요.
방에 들어왔습니다. 엥? 이게 왠 MT촌 분위기? 알고 보니 방 하나에 6명까지 묵을 수 있습니다. 안쪽 침대 2개는 높은 것이고 나머지 4개는 낮은 스타일입니다. 특이한 건 모든 침대에 전기요가 깔려 있습니다. 산골짜기라서 밤에는 춥기 때문에 난방 대신으로 설치한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는 단정하고 과하지 않습니다. 전부 나무로 되어 있어 느낌이 좋고요. 일단 지붕이 높아서 답답하지 않았습니다. 에어컨도 충분히 설치되어 있으니 여름에 더울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욕실도 현대식 시설을 잘 갖춰 놨습니다. 헤어 드라이어도 있고 양치컵도 충분하고 화장 거울도 부착되어 있네요.
욕실도 수직 샤워기와 부착식 샤워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짐 풀고 전기요까지 가동한 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바람에 모자랐던 잠을 청했습니다. 온 몸을 노골노골하게 지지면서 6시까지 잘 잤네요.
저녁 6시가 되자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다며 내려오라고 객실로 전화가 옵니다. 일일이 다 전화를 걸어 주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 1박에 40만 원이 넘는 가격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가격에는 조식 뿐 아니라 저녁 식사까지 포함된 겁니다. 호텔이 산 속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근처에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기때문에 그렇게 책정한 것 같지만요. 그러니까 6인 가족이 묵으면서 저녁과 그 다음 날 아침까지 먹는 금액이라는거지요.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력을 회복하고 나서인지 몰라도 이제는 풍광이 눈에 잘 들어오네요. 다시 보니 굉장히 높은 산자락이 호텔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본 피요르드 협곡같은 풍경입니다.
리셉션이 있는 건물로 들어오면 중앙에 뷔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어디나 토착민 고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나중에 보니 직원들도 모두 토착민들인 것 같더군요.
식당은 이런 모습입니다. 인테리어에 나무를 많이 사용했죠. 이건 식사를 마치고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의 모습인데 제가 도착했을 땐 넓은 식당이 대만인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당연히 외모로는 구분이 안 되기에 처음에는 중국인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대만인이더군요. 어떻게 알았냐면 아주 조용했거든요. :) 백인들도 가끔 보이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었습니다.
음식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채식 천국 대만답게 샐러드의 종류도 많은 편이었고요. 독특한 향이 나는 음료가 여러 종류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식당에도 토착민의 전통적 생활을 묘사한 나무 장식품이 여기저기 놓여 있습니다.
함께 간 반려인이 목기를 다루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예전 같았으면 그냥 무심코 지나쳤을 이런 그릇도 남다르게 보입니다. 이렇게 매끄럽게 다듬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요.
식당 한 켠에는 다소 거칠게 깎은 조각품들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토착민들의 지난했던 삶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벽에는 각종 석재를 정교하게 채워 만든 작품도 눈에 띕니다. 굉장히 독특하네요.
숙소에서 식당으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토착민들의 생활상을 찍은 사진들을 담은 대형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일부러 분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표정들이 참 편안하고 좋아보였습니다.
리셉션 한 켠에 마련된 기념품 상점에서 본 멧돼지 인형입니다. 귀여워서 잠깐 혹했지만 크기가 만만치 않아서 결국 사지는 않았습니다. 이 토착민 부족에게는 멧돼지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동물 같더군요. 멧돼지와 관련된 상품, 조각품 등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 공연이 있다고 안내를 받아 식당을 나와 야외에 마련된 공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바깥이 어느새 캄캄해졌네요. 예쁜 조명으로 만든 트리를 배경으로 근처 교회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성가대가 캐롤을 불렀습니다. 분위기는 경건한 캐롤인데 흑인 성가대처럼 몸을 흔들고 율동을 하면서 부르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토착민의 전통 공연을 기대했기에 저희는 예의 상 한 두 곡만 듣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본 나무로 만든 조각품. 투박한 게 오히려 보기 좋았습니다.
요건 그 다음 날 아침에 본 조명이 꺼진 트리입니다. 조명이 없어도 멋지죠?
숙소로 돌아와서는 씻고 여행 일지를 쓴 뒤 고단한 몸을 뜨끈뜨끈한 전기요에 맡긴 채 꿈나라로 향했습니다.
닫기
* make-up room 비용 : 200불(100 X 2)
* 타이루거 협곡으로 이동 시 편의점에서 산 주전부리 : 총 149불
: 275미리 밀크티 가격이 30불로 타이페이 보다 싸다는 제보가 있었음
* 뤼수이 점심 식사
: 쇠고기 커리, 채식 요리 등 912불(230 X 4)
* Leader Village Taroko Hotel 포터 수고비 : 100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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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루거 협곡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군데입니다.
'옌쯔커우' 끝에 있는 친헝 공원과 타이루거 투어의 끝자락인 텐샹, 그리고 뤼수이입니다. 친헝 공원은 투어의 초반에 들르는 곳이라서 점심 전인 경우가 많아 사람들은 대개 음식점이 많이 몰려 있는 텐샹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하지만 사카당 보도와 옌쯔커우에서 시간을 꽤 지체한데다 시끌벅적한 걸 싫어한다고 가이드에게 일러 두었더니 그럼 뤼수이가 나을 것 같다고 추천해서 뤼수이로 갔습니다.
뤼수이에는 토착민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는데 보시는 것처럼 경관이 기가 막힙니다. 이런 경관을 보면서 먹는 점심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ㅠ.ㅠ)
사진 왼쪽으로 보이는 느낌표 부분은 뤼수이에서 시작하는 2km 정도의 절벽 트래킹 코스라서 트래킹을 즐기는 분들은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오는지 모든 메뉴에 한글이 함께 표기되어 있습니다. 잘못 쓰인 단어도 눈에 띄기는 합니다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 줄 수 있겠죠.
모든 메뉴가 230달러로 통일되어 있고 음료를 하나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맨 아래의 채식 요리를 주문했고요.
우리나라에서 먹어 본 음식으로 따지면 버섯 덮밥 같은 음식인데 맛있지는 않아도 먹을 만은 했는데 문제는 쓸데없이 콩고기가 들어 있어서 씹을 때마다 흠칫 놀라게 되니 음식맛에 통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음식점 바로 옆에 있는 뤼수이 지질전시관에 잠시 들렀습니다. 1992년에 설립된 곳으로 타이루거 협곡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념 스탬프가 준비되어 있어 스탬프를 모으는 분들은 1층 입구에서 찍으시면 됩니다.
지질학 전공자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일지 모르겠으나 저같은 일반 관광객에게는 큰 흥미를 끌기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중국어 설명만 있거든요.
게다가 전시물의 상태가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저 어릴 때 방문했던 호국안보관 느낌이에요;;;; 시설도 많이 낡아서 개보수가 필요한 듯 보였습니다.
뤼수이를 떠나 타이루거 협곡 투어의 반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텐샹에 도착했습니다. 왼쪽에 절벽을 마주보고 서 있는 건물이 타이루거 협곡 내에 있는 유일하면서도 가장 숙박료가 비싼 호텔입니다. 호기심에 하루 묵을까하고 알아봤는데 저희 여행 일정 중에 방이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꽃보다청춘' 팀이 묵었다네요. 한국 사람들이 몰려서 방 구하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가면 기념품점, 음식점들이 즐비한데 사람들이 드글드글한 것도, 뽕짝 분위기의 시끄러운 음악이 점령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관광지 분위기와 똑같아서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그냥 돌아나왔습니다. 잠시 차 안에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지더군요.
텐샹 바로 옆에 있는 '샹더쓰'입니다.
텐샹을 전망할 수 있는 7층탑인 '톈펑파'로 가려면 이 다리를 건너가야 합니다.
빨간색 현수교가 금색 지붕과 어우러지면서 강렬한 인상을 풍깁니다. 햇살이 비치니 더 화려하게 보이네요.
슬슬 해가 떨어지고 있기에 톈평파를 올라가지는 않고 샹더쓰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 다음에 들른 곳은 '웨왕팅'입니다. 웨왕팅은 '악비'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정자인데 정작 정자보다는 이 정자로 가기 위해 꼭 건너야 하는 출렁다리가 더 유명합니다.
이 출렁다리는 예전에 벌목 인부들이 다니던 통행로였다고 하는데 항상 길게 줄이 늘어선 이유가 있죠.
오른쪽 사람에 가려서 경고문이 잘 보이지 않는데 무게를 지탱할 수 없으니 한번에 8명 이상 오르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줄이 길어지는 겁니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조금 올라가면 시우폭포를 볼 수 있지만 시간 관계 상 출렁다리를 경험하는 걸로 만족하고 돌아섰습니다. 건너올 때는 몰랐는데 다시 돌아가려고 하니 왜 그렇게 멀어 보이는지... ㅠ.ㅠ
다리 밑으로는 '입우하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햇볕이 들지 않아서 그런지 물 색깔이 더 시커멓게 보입니다. 바람도 만만치 않게 불기 때문에 다리가 더 출렁거리는 느낌이에요. 정말 무섭다는....
얼핏 보기에는 다리가 튼튼하게 만들어진 것 같았지만 막상 오르고 나니 역시나 걸을 때마다 출렁거려서 오금이 저린게 빨리 건너가야겠다는 생각만 들면서 풍광을 즐기며 사진을 찍을 엄두가 안 나더군요. 그래서 한 두장의 사진만 찍고 최대한 빨리 퇴각했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후덜덜하네요.
돌아나오는 길에 잠시 '츠무팅'에도 들렀습니다. 츠무팅은 장개석이 어머니인 왕타이 부인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정자인데 빨간색 현수교를 건너가면 절벽 끄트머리에 있습니다. 츠무팅이 지어진 바위는 두꺼비를 닮았다고 합니다. 각도가 그래서 그런지 두꺼비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멀리서 봐도 풍광이 대단하네요. 계곡이라 그런지 해가 빨리 떨어지고 있기에 잠깐 내려서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류팡차오'입니다. 류팡차오는 리우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인데 전망대가 있어서 주이루대절벽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절벽에 토착민의 옆얼굴 모습이 보인다고 해서 유명한데요. 보이시나요? 아래가 큰 얼굴, 절벽 꼭대기 쯤에 작은 얼굴이 있습니다. 확대해서 보여드릴께요.
이것이 아빠 얼굴로 알려진 얼굴입니다. 매부리코와 같은 콧날이 보이시나요? 다음은 아들 얼굴입니다.
아들이 아빠보다 콧날이 더 오똑한 것 같습니다.
류팡차오까지 둘러보고 나니 대략 3시쯤 되었는데 깊은 계곡이라서 그런지 이미 어둑어둑해지더군요. 그래서 오늘 묵을 'Leader Village Taroko Hotel'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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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쯔커우는 타이루거 협곡의 핫스팟 중에서도 백미로 가히 군계일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절경을 자랑합니다.
사카당 보도에서 옌쯔커우 입구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하고 옌쯔커우 안에서는 도보로 트래킹하면서 경치를 구경하죠.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바짝 붙어서 걷기 때문에 낙석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헬멧을 쓰는 게 좋습니다. 모양이 좀 빠지고 귀찮지만 목숨과 맞바꿀 수는 없으니까요. 옌쯔커우 입구의 안내소에서 안전모를 빌리면 됩니다.
물론 태풍이 없는 겨울철에는 보시는 것처럼 안전모를 쓰지 않은 용감한(이라고 쓰고 무모한 이라고 읽는다) 관광객들이 많습니다만 여행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안전이 제일이죠. 답답하다고 투정을 부리는 어르신까지 설득해서 이 구간 내내 안전모를 철저히 쓰고 다녔습니다.
차량이 지나는 양 옆으로 절벽과 그 사이를 흐르는 하천이 만들어 내는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사카당 보도처럼 절벽의 가장자리를 뚫어서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옌쯔커우의 뜻은 '제비'인데 절벽의 바위 곳곳에 제비가 둥지를 틀고 살고 있기에 옌쯔커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반대편 절벽을 잘 보면 제비들이 뚫어놓은 굴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실제로 제비들이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절벽 틈 곳곳에서 검은 석회질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계곡이 깊다보니 걷다보면 시원한 바람이 올라와 더위를 식혀 줍니다.
겨울이어서 수량이 충분하지 않았는데 여름에 보면 더욱 장관일 것 같습니다.
걷다 보면 곳곳에 도로를 내느라 절벽을 뚫을 때 생긴 굴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제비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다네요.
곳곳에 낙석 주의를 알리는 표지판에 세워져 있습니다. 실제로 옌쯔커우에서는 매년 낙석 사고가 일어난다고 하고 태풍이나 지진으로 낙석 위험이 커지면 출입을 통제하기도 합니다.
입구에서 15분 정도 들어가면 휴게소가 나오고 이후 10분 정도를 더 걸으면 되는 거리니까 산보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걸어도 됩니다. 사카당 보도보다도 부담이 덜 합니다.
전체 25~30분의 코스 중 여기까지의 15분이 더 볼거리가 많습니다. 몸이 지칠 일은 없습니다만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도 좋겠죠.
아직 오전인데도 해가 미치지 않는 곳이 많은 걸 보면 협곡이 깊기는 깊은가 봅니다.
길을 걷던 중 가이드가 절벽 사이로 보이는 하늘의 모습이 대만 지도처럼 생겨서 현지인들에게 인기라는 곳에서 과연 그런지 광각 렌즈까지 동원해 찍어봤습니다만 한 장에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찍고 보니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반쪽의 성공.
보시는 것처럼 100미터가 넘는 수직 절벽으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절벽 끝을 올려다보면 현기증이 날 지경입니다.
이제 슬슬 시장기가 돌기에 일단 점심을 먹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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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타이루거 협곡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아침 6시에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부랴부랴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어제 밤에 들어올 때 장을 봐 온 것으로 대충 아침을 때운 뒤 체크아웃을 했는데 크리스마스라고 캔디와 체크인 할 때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선물로 깨알 같이 챙겨주더군요.
이미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국인 가이드와 인사를 한 뒤 7시쯤 곧바로 출발했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해 타이페이에서 화롄으로 가면 보통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걸리는데 러시아워에 이동하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차라리 일찍 출발하는 것이 낫다고 해서 조금 무리를 했죠.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가이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말수가 많지 않고 다소 어눌한 게 저는 오히려 마음에 들었습니다. 혀에 버터바른 것처럼 쉬지 않고 떠드는 가이드는 좀 피곤하거든요.
가는 여정은 1시간 정도는 고속도로를 타고, 나머지 2~3시간은 예전 대관령길을 능가하는 구절양장길을 가야 합니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나자마자 나오는 세븐 일레븐 편의점에 잠깐 들렀습니다. 어묵만 모아놓은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많이들 먹나 봅니다. 신기해서 한 장 찍었습니다.
그 옆에서는 삶은 달걀도 팝니다. 꼭 우리나라 찜질방에서 파는 맥반석 달걀 같네요. 건식이 아닌 것도 신기합니다.
편의점 풍경이라는 게 거기에서 거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네요. 대만 편의점 구경도 재미납니다. 돌아보는 중에 어르신이 옥수수를 드시고 싶다기에 하나 샀습니다.
아침에 부랴부랴 나오느라 서둘렀더니 뇌에서 카페인 부족 신호가 오길래 커피도 하나 샀습니다. 텀블러처럼 생긴 용기에 파는 커피와 차가 있네요. 얼그레이 밀크티도 있고 만델링도 보입니다.
꽤 다양한 상품이 있길래 호기심에 몇 개 구입했는데 하나같이 우유가 많이 들어있어서 저는 거의 못 마셨습니다. ㅠ.ㅠ
275ml에 30불 정도 하는데 서울보다는 당연히 싸고 타이페이보다도 싸다는 SNS 제보를 받았습니다.
화롄으로 넘어가는 길의 풍광은 그야말로 최고지만 급커브가 너무 많아서 한참을 달리다보니 속이 다 울렁거리더군요. 어렸을 때 대관령 고개를 넘어가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원래 이 구간은 낙석 다발 지역이라서 교통 통제가 잦다는데 저희는 운 좋게도 한번도 안 쉬고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여기가 타이루거 협곡의 입구입니다. 출발점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죠.
타이루거 협곡은 입구에서 텐샹까지 이르는 약 19km 구간을 일컫는데 동에서 서로 가로지릅니다.
멀리 보이는 산만 봐도 얼마나 험준한지 짐작이 갈 정도입니다.
협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개천을 따라 흘러갑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수량이 많지는 않습니다. 여름에는 수량이 불어나서 장관이겠지만 태풍과 낙석 때문에 제약 사항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겨울에 와야죠. 겨울에 왔다고 해도 낙석이 많이 떨어지는 곳은 출입 통제를 하기 때문에 타이루거 협곡을 모두 돌아보는 행운이 모두에게 오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 저희는 운이 좋았는지 통제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차량으로 텐샹까지 이동하면서 타이루거 협곡을 둘러본 후 절반 정도 되돌아 나와 미리 예약해 둔 Leader Taroko Hotel에 체크인 할 예정입니다.
첫 방문지는 '사카당 보도'입니다. 보시는 것이 사카당 보도로 내려가는 입구이고요.
사카당은 토착민의 말로 '어금니'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보시는 터널을 지나오자마자 다리 위 오른 쪽에 입구가 떡 하니 나타납니다.
반대편 난간에 조각된 미니 사자상이 고개를 오른 쪽으로 갸우뚱한 모습이 귀엽네요.
이 다리를 건너 쭈욱 들어가면 두 번째 목적지인 '옌쯔커우'에 이르게 됩니다. 워낙 산이 높고 험하다보니 구름도 쉽게 넘지 못하나 봅니다. 산봉우리에 구름이 하얀 구름이 걸렸습니다.
다리 위에서 보면 절벽을 깎아서 통행로를 만든 게 보입니다.
계곡으로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서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트래킹 코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다리 위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빨갛게 칠해진 다리라서 그런지 푸르른 녹음과 대비를 이루니 눈에 확 띄네요.
사카당 보도는 총 4시간 정도의 코스인데 며칠 동안 타이루거 협곡에 머물면서 끝을 볼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2~30분 정도만 들어가서 돌아나온다고 합니다. 저희도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절벽을 깎아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도로폭이 아주 좁아서 통행에 불편하거나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경사도 거의 없기 때문에 슬슬 산책하듯이 삼림욕을 즐기면 됩니다.
다리에서 사카당 보도 초입으로 연결되는 계단은 높이가 꽤 높지만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에 어르신을 모시고 가면 부담되실 수 있으니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다녀오는 게 좋습니다.
물이 많지 않아도 워낙 계곡이 깊어 맑고 시원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오기 때문에 절로 휴식이 되는 트래킹 코스입니다.
양 옆은 깎아지른 절벽이지만 그래도 숲이 우거져 삭막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굉장히 높죠. 너무 높아서 햇볕이 잘 들지 않습니다.
계곡물이 닿는 면이 만들어낸 기묘한 문양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도로폭도 충분하고 난간도 있어서 하나도 위험하지 않습니다. 타이루거 협곡의 첫 방문지인데다 주말이라서 사람들로 넘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대보다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물 빛깔이 에메랄드를 연상케하네요. 아주 예쁩니다.
중간 중간에 있는 쉼터마다 경고판이 세워져 있는데 취사금지, 수영금지, 낙석주의 표지야 흔히 보던 것이니 잘 알겠고 벌 등에 쏘이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것도 알겠는데 대형동물 출몰을 주의하라니 설마 진짜로 '곰'이 나오는 건 아니겠지요?;;;;;
몸도 충분히 풀렸고 삼림욕도 마음껏 했기에 적당한 선에서 돌아가 다리 위 차량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이드를 만나 다음 목적지인 '옌쯔커우'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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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마오청 앞에서 택시를 타고 담수이역으로 이동했습니다(120불). 도로가 좁은데다 저녁 무렵이 되자 길이 좀 막히기는 했지만 꽤 길게 걸어온 길을 차로 이동하니 금방이네요.
원래는 지하철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담수이역이 종점이라 담수이로 놀러나왔다가 타이페이 시내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이미 북새통이기에 자칫하면 서서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서 계획을 바꾸어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신도림역처럼 역 앞에 택시들이 줄을 지어 서 있기에 젊어보이는 택시 기사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다행히 간답니다.
타이페이 101 빌딩을 행선지로 부르고 나서 눈을 붙였는데 그 새 곤하게 잠들었나 봅니다. 눈을 뜨고 보니 어느새 101 빌딩이 보이네요. 이미 해도 져서 밖이 캄캄하고요. 시계를 보니 대략 45분 정도 걸렸고 택시 요금은 775불이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적게 나왔네요.
타이페이 101 빌딩은 2013년 현재 세계 3위의 높이를 자랑하는 빌딩입니다. 지상 101층, 지하 5층, 총 508m 높이로 대나무 위에 꽃잎이 겹쳐진 독특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건물 외벽에 마디가 8개 있는데 8은 중화권에서 길한 숫자로 꼽는 수이죠.
지하 1층에 내려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5층으로 향했습니다. 5층에 매표소가 있거든요. 마이리얼트립에서 할인권을 신청해서 바우처로 갖고 오기는 했지만 그것도 5층 매표소에서 표로 바꾸어야 합니다.
4층이 꽤 넓은 공간인데 중앙에 차를 마실 수 있는 대형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고 주변은 명품샵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냈네요.
보시는 것처럼 4층은 천정이 매우 높아서 답답하지 않습니다.
5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보면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지금 보니 우리나라의 복합 쇼핑몰 같은 분위기하고 비슷하네요.
5층 매표소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앞에 TWG 매장이 있습니다. 입장 시간을 기다리면서 차를 구입하기 좋겠네요.
5층으로 들어가면 정면이 매표소인데 인터넷 사전 예매줄은 오른쪽입니다. 유니폼도 없고 명찰도 없는 일반인 같은 직원이 종이 한 장 들고 줄을 서라고 안내하기에 처음에는 현지 여행사 직원인 줄 알았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지 현황판을 한글로도 보여줍니다.
타이페이 101빌딩은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10시에 마감하는데 마지막 입장 시간이 21시 15분입니다.
오후 6시쯤 도착했는데 7시나 되어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6시 30분 입장 타임도 놓쳤습니다. 사전 예매를 했다고 해서 빨리 입장하는 건 아닙니다. 대기 없이 바로 올라가는 패스트패스는 두 배 가격인 1,200불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인터넷 사전 예매는 10% 할인율이 적용(1인 당 540불)되기 때문에 많이 할인되는 건 아닙니다.
다행히 오늘은 기상 상태가 좋아서 옥외 전망대도 개방한다고 합니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실외로는 못 나갈 수도 있다고 하네요.
바우처를 7시 입장권으로 교환한 뒤 다시 4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잠시 다리도 쉴 겸해서 카페에 들어가 핫초코(180불)를 주문했는데 초컬릿은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이고 대부분이 우유더군요. 속았습니다. 101 빌딩 4층에서 음료를 마실 분들은 조심하세요. 가격이 착하지도 않은데 원치 않은 음료가 나오면 속상하니까요.
7시에 시간 맞춰 5층으로 다시 갔더니 엘리베이터를 타는 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5층에서 89층까지 45초(기록은 37초) 밖에 안 걸립니다.
원래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풍광을 좋아라해서 여행만 가면 높은 데 올라가려고 기를 쓰지만 기념 사진은 한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데 함께 간 어르신에게는 기념도 되고 주변 분들에게 자랑거리도 되겠다 싶어서 찍어 드렸습니다. 일단 사진을 찍어서 101빌딩 사진과 합성해서 출력하는 것인데 낮, 밤 사진 2장이 1세트입니다.
사람들이 적지 않게 붐빌거라 각오하고 올라갔는데 크리스마스 저녁인데도 의외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타이페이 시내의 야경은 기대했던 것보다 예뻤는데 문제는
사람들이 하도 유리창에 손을 대고 구경해서 그런지 밖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더럽더군요. 기분을 잡칠 정도였습니다. 360도 전망대입니다만 어느 방향으로도 큰 차이가 없이 더럽습니다.
안에는 101빌딩의 모형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독특하게 생긴 건물이네요.
89층의 중앙에서 보면 그 유명한 댐퍼(damper)가 보입니다. 유압 범퍼로 고정되어 있는 쇠공으로 무게가 자그만치 680톤에 달합니다.
지진과 강풍으로부터 101 빌딩이 무게중심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88층에서 틀어주는, 실제 타이페이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찍은 내부 CCTV 화면을 보면 쇠공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01 빌딩의 마스코트인 '댐퍼 베이비'입니다. 귀여운 외모라서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오늘 기상 상태가 다행히 좋아서 91층 옥외 전망대를 개방했기에 나가봤습니다. 바람을 쐴 수 있는 건 좋은데 안전 때문인지 철창살로 둘러놔서 시야가 제한되는 게 옥의 티네요.
DSLR 렌즈를 철창살 밖으로 들이밀어 찍어 봤습니다. 사진의 푸른 조명은 101 빌딩에서 쏘는 야간 조명입니다.
조명이 비추지 않을 때 다시 한번 찍어 봤습니다. 철창살이 가리기는 해도 실내에서 본 것처럼 뿌옇지 않아서 좋네요. 야경이 멋집니다.
20불을 넣으면 사용할 수 있는 쌍안경이 있지만 비추입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도촬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풍광을 보는 데는 방해가 됩니다.
101 빌딩 밖으로 나가려면 88층에서 안내하는 길을 따라 나가야 하는데 보석 전시장을 지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중국인 큰손 관광객의 지갑을 노리는 깨알같은 동선이네요.
저야 이런 걸 살 재력도 안 되고 관심도 없어서 무심코 지나치다가 국립고궁박물원에서 본 것 같은 산호 조각품들이 있어서 발길을 잠시 멈추었는데....
시작은 운치 있습니다. 배경 사진과 글도 멋지고 강태공이 세월을 낚는 스토리도 좋고.
뭐 평범합니다. 이미 눈이 많이 높아져 있는지라...
오, 이건 quality가 좀 다르네요.
이건 확실히 멋지네요. 슈렉의 얼굴이 보이는 건 제 착각이겠지요;;;;
점입가경입니다. 아예 무릉도원을 만들어놓은 것 같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관운장. 사진이 실제 색감을 못 살렸는데 존재감이 엄청납니다. 솔직히 집에 가져다 놓고 싶었어요. 가격이 어마무시해서 침만 삼켰지만요.
88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5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와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으니 잘 보고 타셔야 합니다.
저희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내일 타이루거 협곡으로 가는 중에 먹을 과일과 주전부리를 사서 지하 1층 출입구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입구에 컨시어지가 있어서 들어오는 택시를 순서대로 배차해 줍니다.
택시가 평소와 다른 길로 돌아가기에 조금 불안해서 일행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택시 기사분이 금방 눈치를 채고 구글 맵을 켜서 제대로 가고 있다고 확인시켜주시더군요. 민망해라 쩝.....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변북로를 타고 간 것 같습니다.
역시나 너무 늦게 도착해서 결국 서브웨이에 못 가고 근처 빵집에서 내일 아침 먹을 빵을 사갖고 돌아와 컵라면과 건조밥으로 늦은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타이루거 협곡 현지 사정을 모르기에 혹시나 하고 호텔 리셉션에서 미화 300불만 환전을 해놨고요(8,520불, 환율 28.4).
막샷은 오늘 담수이 기념품점에서 건진 것들. 아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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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ke-up room 비용 : 200불(100 X 2)
* 호텔에서 송산역까지 택시 요금 : 384불
* 담수이역까지 지하철 요금 : 75불(25 X 3)
* 담수이 관광 중 주전부리
- 옥수수 1개 : 25불
- 카스테라 with 치즈 : 110불
* Lavazza 카페 점심
- 아이스 커피 : 260불(130 X 2)
- 시푸드 파스타 : 300불
- 시저 샐러드 : 180불
- 할인 60불
= 680불
* 기념품 구입 : 1,560불
* 홍마오청 입장료 : 180불(60 X 3)
* 홍마오청에서 담수이역까지 택시 요금 : 120불
* 담수이역에서 타이페이 101빌딩까지 택시 요금 : 775불
* 타이페이 101 빌딩 입장료 : 1,620불(540 X 3)
* 4층 카페 핫초코 : 360불(180 X 2)
* 타이페이 101빌딩 기념 스냅샷 1세트 : 600불
* 91층 쌍안경 이용료 : 20불
* 타이페이 101 지하 1층 마트 쇼핑 : 725불
* 타이페이 101 빌딩에서 호텔까지 택시 요금 : 275불
* 호텔 근처 빵집에서 아침 식사용 빵 구입 : 165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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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건너면 바로 홍마오청인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건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건널목을 건너 쭈욱 직진하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인 '전리다쉐'가 나옵니다만 홍마오청을 돌아보고 나왔더니 시간이 빠듯하기에(오후 4시에 문을 닫음) 아쉽게도 둘러볼 기회는 못 잡았습니다.
홍마오청의 입구입니다. 담쟁이 덩굴로 완전히 덮인 모습입니다. 여기를 통과해 들어가면 바로 앞에 안내소 겸 입장권 판매소가 있습니다.
안내소 앞에 있는 무료 입장 안내판입니다. 모시고 간 어르신이 65세 이상이라서 무료 입장이 되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습니다만 외국인은 해당 사항이 없다네요. 자국인만 대상이랍니다. 그럼 그렇지. ㅠ.ㅠ
자세히 보면 Free Entry라는 문구 아래에 'For Citizens'라고 추가 문구를 붙여 놨습니다.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
홍마오청의 입장권은 60불입니다.
안내소 겸 입장권 판매소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푸른 잔디가 깔린 정원이 나옵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가족 단위 입장객이 많고 사진을 찍으러 온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많이 옵니다.
날씨가 따뜻해도 크리스마스인지라 트리를 예쁘게 장식해 놓았네요.
기념품 샵을 우회하여 올라갑니다. 길 양쪽으로 꽃화분을 예쁘게 배열해 놓았네요.
뱀과 벌이 출몰하나 봅니다. 경고판을 세워 놨습니다.
볕이 참 좋습니다.
언덕을 올라가면 곧바로 홍마오청입니다. 홍마오청은 1629년에 스페인이 대만을 지배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사용하려고 건설했습니다. 당시 대만인들이 서양인의 붉은 머리카락을 뜻하는 '홍마오'로 부르던 것이 건물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죠. 이후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영국, 미국 대사관으로 쓰였고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은 홍마오청 중 감옥과 전시탑으로 사용하던 건물입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보니 벽 색깔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풍깁니다.
누구의 전신상인지 알아보려고 주변을 둘러봤으나 설명이 없더군요. 모습만 보면 당시 스페인 사람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추측합니다.
멋쟁이 동상이 있는 저 곳은 용도가 그리 멋지지는 않습니다. 바로 감옥에 딸린 운동용 뜰입니다. 죄수들이 일정 시간에 나와 몸을 푸는 운동장이죠. 맑은 공기를 쐬며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너무 좁네요. ㅠ.ㅠ
감옥을 나와 영국 대사관으로 쓰던 홍마오청의 두 번째 건물로 갑니다.
철판에 홍마오청 감옥의 모습을 그려서 세워 놓았는데 멋지네요. 철판이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어 홍마오청의 매력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오후의 강렬한 햇빛을 받으니 건물이 더 붉게 보입니다.
영국 대사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의 입구 진입로에는 양쪽에 나무를 벽처럼 빼곡히 심어 놓아 기념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바람에 들어갈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입구에서 건물 외벽을 보면 의외로 정교하게 벽돌을 쌓아올린 걸 볼 수 있는데 꽤 아름답더군요.
건물의 1층 외곽을 돌아보며 살펴보니 난간의 조형미도 범상치 않습니다.
내부는 당시의 생활상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복원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중국식 부엌입니다. 소화기가 숨겨져 있는 모습이 깨알같네요.
이건 오븐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낡아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굉장한 기술이 집약되었다고 평가했을 것 같습니다. 뭔가 있어보여요.
여기도 부엌입니다. 당시에 사용하던 가재도구들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여기는 거실입니다. 분위기가 확실히 고풍스럽네요. 아쉽게도 양탄자나 러그는 깔려 있지 않네요.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난간입니다. 낡기는 했지만 여기도 정교한 문양을 새겨 넣었네요.
여기는 식당인 것 같은데 러그가 깔려 있네요. 빨간색 의자도 그렇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여기 앉아서 홍차를 마시면 차맛이 절로 날 것 같습니다.
천정에는 샹들리에 2개 사이로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조명과 냉방을 한꺼번에 해결하네요.
홍마오청을 둘러보고 다시 해안가로 나왔습니다. 해가 질 무렵이 되니 파도가 살짝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해안가 근처에는 신기한 모양의 커다란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꼭 맹그로브 나무 같더군요.
오후 늦게 쏟아지는 따뜻한 색감의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담수이역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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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찾아다니는 건 번거로워서 바로 앞에 보이는 Lavazza 레스토랑으로 들어갔습니다. Lavazza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사실 음식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커피는 제대로 나오겠지 하는 단순한 생각에 들어간거지요.
그래서 아이스 커피(한 잔에 130불) 두 잔하고 seafood pasta(300불), 시저 샐러드(180불)를 주문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점심 할인 시간대라서 그런지 총액에서 60불을 할인받았더라고요. 역시나 음식은 그냥저냥이었습니다. 파스타에서 떡볶이 맛이 난다고 하더라고요(응?). 커피는 괜찮았지만....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계속 해안가 길만 걸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다시 한 블럭 안 쪽으로 들어가 걷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나... 아까보다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놀랍게도 차량 통행 제한 구역이 아닙니다. 잘 보시면 오토바이도 지나가고 가끔 차량도 왕래합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타이페이 사람들이 온통 담수이로 집결한 것 같습니다.
여기가 담수이에서도 유명한 원조 카스테라 경쟁을 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 있죠. 그런데 잘 보면 간판에 '사선방향 맞은편에 있던 원조본점은 여기로 이전되었습니다'라고 한글로 써 있습니다. 그런데 맞은편을 보면...
맞은편 가게의 간판에는 '전혀 이전을 하지 않았습니다'리고 한글로 쓰여 있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만의 두 카스테라 가게가 한글로 간판을 만들어서 상대방을 디스하면서 원조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것도 여행자에게는 볼거리죠.
길을 따라 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사찰입니다. 공사 중인 것 같네요.
요새는 잘 안 하지만 예전에는 자주 했던 그림자 샷도 한 장 찍어보고
안내판을 보니 1782년에 지어진 '복우궁'이라고 하네요.
누구를 모시는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사뭇 독특합니다. 용산사와도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온통 붉은색과 금색으로 치장한 건 중국답습니다.
잠시 둘러보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사람에 치여 너무 힘들기에 숨이나 돌릴까 하고 잠시 들어간 기념품점인데 여기서 주머니가 엄청 털렸습니다. 나무로 만든 냥이 스탬프를 비롯해 예쁜 기념품이 너무 많더군요. 더 오래 있었으면 아마 거덜이 났을 것 같습니다. 이 기념품샵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담수이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현대식 빌딩에 둘러쌓인 예배당 건물도 독특한 분위기지만 사실 관광객들이 여기서 발길을 멈추는 이유는 달리 있습니다.
성당 진입로 양쪽으로 독특한 색감의 벽이 있는데 여기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지요.
파란색 옷을 입고 찍으면 contrast때문에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올 것 같은 색감의 벽이죠.
맞은편 벽도 고색창연합니다. 예전 벽을 그대로 두고 그 뒤에 새로 건물을 지어 올렸기 때문에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담수이 성당 뒷길은 대로에 비해 사람의 수가 현저히 적습니다. 고즈넉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일부러 이렇게 과거의 흔적을 남겨놓고 벽을 올린 것 같은데 과거에서 현재까지 흘러온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골목 사이로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라는 건 언제나 참 좋죠.
바다에 면한 가게라서 반대편 창을 통해서도 바다가 보입니다.
길을 걷다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웰시코기를 만났습니다.
참 편안한 표정이죠. 길에서 사는 애는 아니고 바로 앞에 있는 가게 사장님이 주인인 것 같았습니다.
걷다 보니 홍마오청까지 거의 다 왔습니다. 담수이역에서 홍마오청까지 걸어서 가기에는 조금 먼 거리이니 중간에 자주 쉬면서 가셔야 합니다. 하늘이 정말 파랗고 날씨 또한 화창하네요.
저기 보이는 가게를 지나면 바로 홍마오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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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사를 둘러보고 왔던 길을 돌아나와 시장 초입으로 내려왔습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길래 뭔가 하고 봤는데 담수이 명물인 카스테라네요.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가운데 치즈가 들어간 110불 짜리 카스테라를 주문했습니다(우상단에 있는 원가 140불짜리).
오븐에서 나올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인데 이걸 10등분으로 잘라서 팝니다. 노란게 먹음직스럽게 보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굉장히 느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촉촉한 카스테라의 맛이 아니라 계란 냄새가 많이 나는 퍽퍽한 스펀지 케익 느낌이거든요.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요렇게 박스 포장을 해서 테이크 아웃했습니다. 어르신이 드시고 싶다기에 바로 옆에 있는 좌판에서 구운 옥수수도 1개 사고요(25불). 옥수수도 별로였습니다. 퍽퍽해요. ㅠ.ㅠ
하나가 이 정도 크기인데 셋이서 먹기에도 너무 많습니다. 게다가 저는 가운데 치즈가 들어간 부분을 피해서 조금 맛만 봤기 때문에 많이 먹지도 못했고요. 치즈 케익도 아닌 카스테라도 아닌 애매한 느끼함이었습니다. 신기한 먹을거리이기는 하지만 일부러 다시 찾아서 먹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담수이 카스테라가 그렇게 유명한지는 몰랐습니다. 나중에 보니 원조 경쟁이 치열한 명물 간식이더군요.
담수이 시장 길을 따라 홍마오청 방향으로 천천히 걸으면서 거리 구경을 했습니다. 분명히 겨울인데 기온도 그렇고 가로수 잎의 색깔을 보니 꼭 초가을 같습니다.
외관이 독특한 가게가 눈에 띄어 찍었는데 아무래도 신발 가게 같지요?
시장에서 연결되는 길은 꼭 인사동 길 분위기인데 한 블럭만 밑으로 내려가면 바다하고 연결됩니다.
오른쪽은 해안가 도로이고 왼쪽은 상점이 늘어서 있는 아케이드길입니다.
주말이라 나들이나 산보를 나온 시민들도 많은데요.
풍광은 멋지고 바닷바람도 시원하지만 수질이 그리 깨끗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탁도도 높고요. 그래도 꿋꿋하게 낚시를 즐기는 분들이 있네요.
바다에 면한 길은 비교적 한산합니다만....
5미터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인산인해입니다. 그야말로 사람의 바다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걸음을 옮기기 힘들 정도로 붐빕니다. 5분 정도 걸었는데도 인파에 기가 빨려서 그런지 금방 지치더군요. ㅠ.ㅠ
역시나 인기 간식인 오징어 구이가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대만 사람들도 오징어 꽤나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대만 여행하면서 오징어를 파는 좌판을 자주 봤거든요.
옥수수와 카스테라로 간단히 요기를 하기는 했지만 이미 점심 시간이 가까웠는지라 가볍게라도 점심을 먹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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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은 담수이 주변만 찬찬히 둘러보기로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론플의 walking tour 코스를 참고해서 동선을 짜봤습니다.
시장 안에 용산사(룽산쓰)가 있다길래 가 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관광객들이 많이 들르는 용산사는 타이페이 시내에 있는 게 유명한데 그럴 시간이 없었기에 여기로 만족하기로 했죠.
타이페이에 있는 용산사는 접근성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담수이에 있는 용산사는 시장 안에 있는데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 안 쪽에 꼭꼭 숨어 있어 굉장히 찾기 어렵습니다. 헤매고 다니다 그야말로 우연히 발견했어요. 운이 좋았던 듯;;;;
입구 바로 앞까지 좌판이 늘어서 있고 차양까지 쳐 있어서 찾고 나서도 여기가 거긴가 싶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사찰의 정문과는 많이 다르니 담수이의 용산사를 가 보실 분들은 헤맬 각오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향로가 놓여 있고 향이 타고 있는 걸 보니 사찰이 맞기는 맞나 봅니다.
건물로 빼곡히 들어찬 시장 한복판에 있는 굉장히 작은 규모의 절이고 끊임없이 관광객들이 드나드는데도 이상하게 고즈넉한 분위기입니다. 절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장 소음이 사라진 느낌이어서 신기했습니다.
담수이의 용산사는 1858년에 건립된 걸로 알려져 있는데 생활밀착형(?) 사찰로 관광객들 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기원을 하러 많이 들르는 곳입니다.
본전 앞에도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는 듯한 향로가 놓여 있고 향이 타고 있어 사찰 전체에 향내가 은은합니다.
중국식 사찰은 너무 화려해서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용산사는 비교적 단정한 편인데도 역시나 번쩍번쩍해서 눈이 좀 피곤했습니다;;;;;
처마도 만만치 않게 화려합니다.
뒤로 돌면 바로 앞에 들어온 입구가 보일 정도로 작은 크기입니다. 타이페이에 있는 용산사의 1/4 규모라고 하죠.
역시 중국하면 '용'이죠. 용 한 마리 정도는 올려놔야 중국 처마라고 할 수 있는 듯;;;;
찾아가는 과정에서 한참 헤매기는 했지만 속세를 떠난 듯 조용한 용산사에서 잠시 마음을 정돈하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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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국립고궁박물원 투어를 하느라고 무리를 했는데도 7시 30분에 일어났으니 비교적 일찍 눈을 떴다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어르신을 모시고 온 여행이니 무리하지 않으려고 오늘은 타이페이와 인근 지역을 슬슬 둘러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씻고 아침을 먹으러 1층 레스토랑으로 내려왔는데 조식 뷔페가 기대했던 것보다 훌륭하네요. 구성도 좋고 음식의 quality도 괜찮고요. 무엇보다 채식 메뉴에는 일일이 구분 팻말(사진에서 녹색으로 보이는 이름표)을 세워 놨습니다.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꽤 많은 호텔에 묵었는데 이렇게까지 채식인을 배려하는 호텔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Vegetarian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따로 구분을 해 놨습니다. 덕분에 매번 직원을 불러서 물어볼 필요 없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죠.
한쪽에는 밥을 먹고 싶은 분들을 위한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김치도 보이네요. 저는 안 먹었습니다만;;;;
지금까지 발견한
댄디 호텔의 유일한 단점은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아서 그런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떠드는 애들 때문에 전반적인 분위기가 소란스럽다는 겁니다. 제가 식사하는 동안에도 옆 테이블에서 아이 하나가 까불다가 그릇을 하나 깼습니다. 똑같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다고 느끼는 분도 계실테니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릴 것 같네요.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올라와 여유를 부리면서 천천히 짐을 챙겨 10시쯤 길을 나섰습니다. 호텔 직원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해서 담수이로 가자고 했는데 그 거리를 택시로 가는 여행객이 없는건지 아니면 너무 멀어서 안 가는지 모르겠지만(당췌 영어가 통해야지요. ㅠ.ㅠ), 두 번이나 지하철 역으로 데려다 주는 바람에 결국 송산역에서 내렸습니다. 이리저리 택시로 도느라고 택시비만 400불 가까이 썼네요. 그래도 택시가 깨끗하고 기사님이 깨끗한 유니폼을 입고 계신 분이라서 그리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어요. 결국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타이페이 지하철은 우리나라 지하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동발권기에서 위에 보이는 것과 같은 1회용 승차 코인을 사는데 화면에 한글 메뉴도 있기 때문에 구매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가고자 하는 역과 매수를 누르면 자동으로 계산됩니다.
대신 지폐는 100, 200불 짜리만 사용 가능한데 마침 공교롭게도 1,000불 짜리 지폐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안내데스크로 갔습니다. 여기서도 표를 살 수 있어요. 직원이 무뚝뚝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플라스틱 코인에 충전을 해서 주는데 입장할 때는 단말기에 접촉해서 들어가고 나올 때는 공중전화처럼 코인 투입구에 넣으면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보증금을 받기 위해 다시 기계를 찾을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더군요.
타이페이 지하철은 열차 내에만 노약자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승강장의 벤치도 노약자 벤치가 따로 구분되어 있는게 특이했습니다.
대기선도 우리나라처럼 출입구 양쪽에 다닥다닥 서는 것이 아니라 내리는 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옆으로 바짝 붙여서 그려놨습니다.
종착역이 담수이역인 열차를 타면 곧바로 가지만 아니라면 보시는 것처럼 기암(QIYAN)역에 내려서 기다렸다가 타야 합니다.
총 40분 정도 걸려서 담수이역에 도착했습니다. 1번 출구로 나가야 하는데 어차피 사람들이 대부분 그리로 나가기 때문에 그냥 사람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됩니다.
역 앞에 있는 BK 20 기차 실물 모형입니다. 담수이 시장으로 연결되는 초입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기념 사진을 찍곤 합니다.
BK 20은 1908년에 마지막으로 영국으로부터 수입되어 담수이 라인에 투입된 기차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퇴역해 줄곧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꼬마전구를 온통 치렁치렁 감아놔서 밤에는 예쁠 지 모르겠으나 낮에 보니 좀 흉물스럽네요.
크리스마스가 겹친 주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이 나들이를 나온 것 같습니다. 시장 풍경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초입이라서 북새통을 이루는 수준까지는 아닙니다. 차량이 다닐 만큼 도로폭이 넓기도 하고요.
오늘 낮에는 타이페이 인근 지역 중 하나인 담수이를 늘렁늘렁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사진에서 건물 사이의 좁은 틈새에도 사당 같은 걸 세워놓은 게 인상적이네요.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가게도 있고,
취두부(냄새가 나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지만)를 파는 가게도 있고요;;;;;
어묵 비슷한 걸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구경만 해도 신기하죠. 채식을 하면 좋은 점 중 하나가 먹을 수 없는 가게 앞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거지요. ㅠ.ㅠ
시장 골목이기는 해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기 때문에 한글 간판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오징어 먹을거리를 파는 좌판인데 '오징어', '대왕 오징어'라는 친숙한 한글이 눈길을 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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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원 외부를 둘러본 뒤 드디어 안으로 들어갑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게 아까 제니퍼를 만났던 안내 데스크 근처의 좌상입니다. 현판에 '박애'라고 씌여 있는데 좌상의 인물이 모택동과 패해서 대만으로 건너올 때 엄청난 유물을 잘도 챙겨온 장개석인지 장대천 선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검색을 해 봐도 안 나오네요.
입구에는 줄을 서서 들어가도록 공항처럼 라인을 쳐놓았는데요.
보안 요원이 서서 간단한 손가방이 아닌 조금이라도 큰 가방은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제지합니다. 입장권 판매대 근처에 우리나라 대형마트에서처럼 10불짜리 동전을 보증금으로 넣고 사용하는 코인락커가 있는데 거기에 보관하고 들어가야해요.
제니퍼 말로는
2016년 12월부터 야간 입장 시 사진 촬영을 허용하는 걸로 규정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거의 대부분의 전시품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하네요. 운이 좋았네요. 조금만 일찍 여행 왔으면 고궁박물원에서는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을 뻔 했습니다.
대신
야간 입장이라고 해도 사진 촬영은 6시 30분까지만 허용되니 주의하시고요. 6시 30분에 가까워지면 방송이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칼같이 촬영을 제지합니다.
그래도 촬영 가능 시간대에는 빛에 민감한 몇 점의 그림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촬영할 수 있게 허용하니 좋네요.
관람 시작부터 장난이 아닙니다. 떡하니 옥으로 된 병풍이 가로막네요. 옥으로 치장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각 면이 전부 옥입니다.
크기가 대략 이 정도 됩니다. 무려 8폭 옥병풍이죠. 덜덜덜....
이 때부터 제니퍼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엄청난 속도로 전시품을 감상하면서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설명을 듣기 시작했는데 장장 4시간짜리 투어였습니다. 중간에 달랑 15분 쉬었네요. 아, 이놈의 저질 체력~ ㅠ.ㅠ
관람객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취옥배추'입니다. 청 왕조의 물건으로 옥으로 배추를 정교하게 깎은 것인데 자세히 보면 여치가 앉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게 몇 마리인지, 귀뚜라미도 있는지 등등 의견이 분분한데 정작 투어 가이드였던 제니퍼는 예쁘기는 해도 고고미술사적 의미는 없다고 시큰둥하더군요.
취옥배추와 함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삼겹살을 연상케하는 '육형석'은 현재 순회 전시를 위해 다른 나라에 가 있다고 해서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취옥배추와 함께 전시되어 있던 다른 옥 유물인데 꼭 멍게 스시처럼 생겼네요;;;;
취옥배추처럼 옥을 배추 모양으로 깎은 전시물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취옥배추만큼의 정교함은 덜 하지만 이런 것도 있고요. 여기도 여치가 있네요.
정교함이라면 이 '상아투화문룡문투구'를 빼고 이야기 할 수가 없는데 말 그대로 상아를 깎아서 만든 겁니다.
받침과 기둥도 정교하기 이를 데 없지만,
사실상 정교함의 끝판왕은 맨 위에 올려져 있는 구 입니다. 이게 놀라운 게 구 안에 다른 구가 있고 그 구 안에 또 다른 작은 구가 들어 있거든요. 게다가 각각의 구는 독립적으로 안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걸 하나의 상아로 깎은거지요.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상아투화문룡문투구 만큼은 아니지만 황실의 물건들이 많다보니 상아를 정교하게 깎아서 만든 유물이 많았습니다.
이런 것도 있고요.
이런 것도 있습니다.
모택동에게 쫓기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장개석은 어떻게 이 정교한 유물들을 파손 없이 갖고 나왔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정교한 걸로 따지면 이런 것도 있습니다. 돌인지 상아인지 잘 모르겠는데 정교하게 글자를 새겨 넣었습니다.
일종의 책처럼 글자를 새겨넣은 판을 이어붙인 전시물도 있고요.
도자기 쪽도 아름다운 유물이 많습니다.
워낙 독특하고 아름다운 도자기가 많다 보니,
이런 도자기가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네요.
황실에서 쓰는 물건이다보니 온통 무병장수,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상징물이 도자기 안에도 그득합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면,
손잡이까지도 영지 버섯 모양으로 만들었더군요.
모양이 상아투화문룡문투구처럼 생긴 것도 있습니다. 역시 화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빛깔이 정말 독특한 도자기도 있습니다.
황금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것도 있고요.
보석 section으로 넘어가면 금과 각종 보석을 어떤 원석에서 채취하는지 설명해 놓았습니다. 이런 원석을 정련해서 뽑아내나 봅니다.
왼쪽과 가운데 있는 건 호박인데 왼쪽은 병으로 만든 것이고 가운데는 오리 한쌍을 형상화한거라네요. 오른쪽에 있는 것은 산 모양으로 생긴 청금석에 글자를 새겨 넣었습니다.
이 정교하고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시계의 용도가 뭐냐 하면 황족들이 행차할 때 가마 안에 걸던 벽걸이 시계라고 합니다;;;;;;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저 병들은 코담배나 향수, 기타 액체 등을 담아서 갖고 다니던 액세서리라고 하네요.
이런 병들의 미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건 문신들의 수호신 같은 건데 오른손에 들고 있는 창이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것이고 바다에서 승천하는 용(이무기겠지요)를 딛고 선 모습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등용문을 상징하는 것으로 입신양명을 기원하는 선물(뇌물?)로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조금 더 자세히 보면,
보석 등 온갖 값비싼 재료로 멋을 낸 걸 볼 수 있습니다.
황실의 여인들이 사용하는 장신구도 만만치 않은데 이건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재료들은 온갖 진귀한 것들의 총집결판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마찬가지고요.
이건 비녀는 아닌 것 같고 노리개인 것 같은데 역시나 영지 버섯을 정교하게 형상화했습니다. 이것도 진귀한 돌을 갖고 만들었다고 하네요.
저 뒤의 보석함에 담아두는 게 앞에 진열된 장신구인데 짐작하실 수 있는 것처럼 손톱에 붙여서 길게 보이는 용도로 사용하는 겁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역시나 대단히 화려합니다. 중국 영화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그런 손톱 장신구지요. 이런 걸 끼고 있으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테니 하루종일 시중을 들 사람들을 곁에 두었을 것 같습니다.
이건 비녀인데 비녀 위에 올려놓은 장식품의 정교함을 보세요.
이것도 비녀 또는 머리에 꽂는 장신구들인데,
각종 보석들도 화려하지만 저 파란색은 실제 새의 깃털을 가공한 거랍니다. 최소한 황족 이상만 저 빛깔의 깃털을 사용할 수 있고 썩지 않게 가공하는 기술까지 총 동원했다고 하네요. 대단합니다.
제가 갔을 때 '공주의 우아한 수집품?'이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이런 특별전이 수시로 열린답니다.
문갑처럼 생긴 게 일종의 장난감 박스인데 그 안에 다양한 장난감들이 들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황족들이 이런 걸 장난감으로 갖고 놀았다는거지요.
도자기도 있고, 벼루도 있고, 화로나 화병도 있습니다.
이건 다른 장난감 박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촛대도 있고 화로도 있고 문집도 있네요.
황족들이 소일거리로 갖고 노는 것이니 장난감이라고는 해도 전국 각지의 명장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고 합니다. 나무함만 해도 수령이 얼마 이상된 오래된 희귀나무로만 만드는 등 조건이 까다로웠다고 하네요.
시계도 있고 아기자기하네요. 저 함에도 다양한 장치를 내장해서 이렇게 저렇게 여는 재미까지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많게는 100여 개의 물건이 들어 있다고 하니 확실히 심심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건 돌로 만든 베개인 석침인데 혀를 내밀고 있는 귀여운 아이 모양입니다. 다산, 순산을 기원하는거라고 하네요.
이건 일종의 물주전자인데 받침대도 그렇지만 손잡이의 동물 모양이 정말 귀엽죠. 매달려서 물을 마시는 형상입니다.
아래 그림에 나온 동물들의 모양이 위의 찻잔에 그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참 예쁘죠. 차 한 잔을 마셔도 저런 찬에 마시면 차맛이 더 좋을 것 같네요.
국자도 아름답지만 국자를 올려놓는 대까지도 미적 감각을 한껏 살렸습니다.
정교한 세공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건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무를 아주 얇게 켜서 겹칠 수 있게 만들었더군요. 기술과 미감의 조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병으로 보이는데 황실에서는 최소한 이 정도의 물병을 썼나 봅니다. 덜덜덜....
제니퍼는 중국 역사 뿐 아니라 고고미술사 등에도 정통하고 해박하며 그 무엇보다 열정과 체력 모두 대단했습니다. 4시간 동안 저희를 쉼 없이 끌고 다니면서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고 애썼거든요. 이런 투어는 앞으로도 다시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9시가 되어 폐관한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나와 송수신기를 반납하고 코인락커에 맡겨놓은 가방도 챙겼습니다.
박물원에서 시내 방향으로 출발하는 버스 막차는 9시 10분인데 문제는 관람객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굉장히 붐빕니다. 야간에 관람할 분들은 차량을 가져오시거나 별도의 교통 수단을 미리 강구하셔야 할 듯 합니다. 다행히 저희는 마침 올라오는 택시를 운좋게 잡아서 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니퍼하고는 박물원 입구에서 작별을 했죠.
택시로 15분 정도 걸려서 호텔에 도착했고 어르신은 피곤하시다며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안 피곤하실 수가 없을 듯;;;;
저희는 그래도 뭘 좀 먹고 자야겠기에 차 타고 오다가 발견한 서브웨이를 찾아갔으나 안타깝게도 간발의 차이로 문을 닫았네요.
호텔 근처를 헤매고 돌아다니다 우연히 문을 연 과일가게에서 바나나, 사과, 배를 샀는데 조금씩 샀는데도 421불이나 달라고 합니다. 살짝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외국인이라 바가지를 씌운 것 같습니다. 나중에 101 타이페이 빌딩 지하의 식품 코너에서 산 과일도 이보다는 쌌거든요.
다시 호텔로 돌아와 미리 챙겨간 라면과 건조밥에 방금 사 온 과일을 후식으로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일찍 움직일 일정이 없으니 피로를 풀기 위해 충분히 자야 할 것 같습니다.
제니퍼가 참 고마운 게 오늘 국립고궁박물원에서 찍은 모든 사진을 그 늦은 밤에도 끝까지 왓츠앱으로 모두 보내주더군요. 덕분에 가족들이 함께 나온 소중한 사진을 많이 얻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대만 국립고궁박물원에 가실 분들은 제니퍼의 투어를 이용하는 걸 고려해보세요. 절대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실거라 확신합니다. 강력 추천드려요.
닫기
* 김포 공항행 공항버스 리무진 : 12,000원(4,000 X 3)
* 김포 공항 한식당 점심식사 : 58,600원
* 호텔 근처 샤브샤브 체인 저녁식사
- 비건용 세트 2
- 고기 추가 세트 1
= 654불(218 X 3)
* 국립고궁박물원까지 택시비 : 210불
* 리시버 대여비 : 90불(30 X 3)
* 호텔 근처 과일가게 과일 구입비 : 421불(바가지)
* 국립고궁박물원에서 호텔까지 택시비 : ?(200불에서 230불 사이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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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나 버스를 타고 오면 지하 1층 승강장에 내리게 됩니다. 입구와 출구로 나뉘어 있는데 입구로 들어가면,
안내 데스크가 보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너무 붐비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한적한 수준까지는 아닌데 가이드 말로는 낮 시간에는 최소한 이 인원의 10배가 보통이라고 합니다;;;;; 거의 앞사람 뒤통수만 보면서 주춤주춤 가는 수준이라고...
여기서 국립고궁박물원 관람 팁을 하나 알려드리면
평일이든 주말이든 낮 시간에는 제대로 된 관람이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니 그나마 (상대적으로) 한산한 야간 입장을 적극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안내데스크 맞은편에 보시는 것과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보통 여기가 약속 장소인데 오늘 투어를 도와주실 가이드 분도 여기에서 만났습니다.
여기서 다시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국립고궁박물원은 볼거리가 너무나 많은 것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단체 투어의 경우는 인기 있는 몇 개의 유물만 사진 찍고 주마간산격으로 살펴본 뒤 가버린다고 합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서 돌아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유물의 종류와 깊이가 남다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문 가이드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저희는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전문 가이드인 Jennifer Pai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보다 한국말이 더 능수능란해서 당연히 한국 교포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만인이더군요(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잘 안하려고 하셔서 기자나 저널리스트 출신에 중국 역사나 미술사를 전공한 분으로 짐작합니다. 외교부에서도 일을 하신 적이 있다고 하니 굉장히 다재다능한 분 같았는데 국립고궁박물원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의 소위 박물관통이더군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풍부한 고미술사, 중국 황실의 생활상, 그림 보는 법, 유물의 유래 및 활용 등에 대해 전혀 막힘 없이 설명해 주셔서 아주 유익했습니다. 야간 투어의 경우 5시에서 9시 경까지 4시간 가량을 진행하는데 보여드릴 것이 너무 많다며 잠시도 쉬지를 않으셔서 나중에는 저희가 좀 쉬면서 하자고 애원할 정도로 시간을 꽉꽉 채워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에 가시는 분들은 Jennifer Pai의 설명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이번 대만 여행 때 가이드 투어를 꽤 많이 했는데 단연코
Jennifer Pai의 국립고공박물원 투어가 베스트였습니다. 강추합니다.
제니퍼가 아직 단체 관광객이 다 빠지지 않아서 혼잡하니 외부를 먼저 둘러보고 들어가자고 해서 일단 1층 밖으로 나왔습니다. 나오기 전에 리시버 3개를 대여했고요(1인 당 30불).
국립고궁박물원은 아침 8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문을 여는데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항상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기 때문에 관람객이 빠지는 5시 이후에 야간 관람을 하는 게 좋습니다.
국립고궁박물원은 중국 예술 박물관으로는 세계 최대이고 세계 3대 내지는 4대 박물관으로 순위 매겨질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무려 69만 여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꺼번에 전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특별전을 여는 식으로 유물을 교체 전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보려면 30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거대한 박물관입니다.
한번에 모든 건물을 다 지은 것이 아니고 유럽식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천천히 건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지었다고 하네요.
벽면이 황금색인데 청기와를 올려서 굉장히 위엄있어 보이는 모습입니다.
박물원을 등지고 정문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당시 대만 최고의 건축가와 예술가들이 총동원되었다고 하는데요.
난간의 장식들도 하나하나 신경을 써서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이건 구름 문양입니다.
이건 영지 문양인데 황족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황실 물건들에 많이 차용되었다고 하죠. 나중에 보시게 될 유물에서도 영지가 자주 등장합니다.
오른쪽은 박물원 건립 이후에 새로 지은 관리동이라는데 지하에 전시하지 않은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외부인은 출입 금지겠지요.
박물원 바로 앞에는 아파트(아마도 주상복합아파트인 듯한) 네 동이 덜렁 마주보고 있습니다. 뒤에는 산을 등지고 있고 앞은 확 트였으니 전망은 확실히 좋겠네요.
제니퍼가 해가 지기 전에 전경을 찍어 둬야 한다고 해서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는데 이제 단체 관광객도 어느 정도 빠졌을테니 본격적으로 전시물들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설명하는 내내 저희 모습을 부지런히 찍었더군요. 투어가 끝나고 곧바로 전송해줬는데 저희가 여행을 가도 풍경이나 음식만 정작 셀카를 잘 안 찍는 편이라서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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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묵은 객실에서 본 view입니다. Dandy Hotel이 주택가에 위치한 호텔이라서 사실 view라고 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바로 앞을 건물이 가로막은 건 아니라서 다행히 답답하지는 않습니다. 야자수도 보이고 멀리 산도 보이네요.
짐을 풀고 리셉션으로 내려가서 일단 환전부터 했습니다. 원래는 은행에서 하는 게 맞지만 주말이라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할 수 밖에 없었죠. 우선 미화 300불만 대만 달러로 바꾸었는데 환율이 겨우 28.4 밖에 안 되더군요. 호텔 직원도 미안해하며 설명했지만
대만은 은행과 호텔의 환율 차이가 매우 큽니다. 가능하면 은행에서 환전하시고 일정 때문에 주말에 올 수 밖에 없다면 주말 동안 사용할 어느 정도의 대만 달러는 한국에서 바꿔오시는 게 낫겠습니다. 요새는 대만으로 가는 한국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외환을 취급하는 왠만한 은행은 대만 달러를 어느 정도는 보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환전을 한 뒤 늦은 점심을 먹으러 길을 나섰습니다. 댄디 호텔 티안문 브랜치가 위치한 지역은 타이페이에서도 서북쪽 끝 변두리라서 주변에 높은 건물이 별로 없고 주택 밀집 지역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화려하지 않지만 저는 오히려 조용해서 마음에 들더군요.
처음에는 호텔 직원이 추천해 준 비건 레스토랑으로 갔으나 토요일이라 그런지 공교롭게도 문을 닫았더군요. 그래서 바로 앞에 있는 샤브샤브집으로 갔습니다. 서두르느라고 식당 사진도 못 찍었는데 아마도 체인점인 것 같았습니다. 특이한 건 2인 이상의 테이블보다 혼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Bar 스타일의 테이블이 대부분이더군요. 손님층도 대부분 혼밥족이나 연인, 동료들라서 둘이 나란히 앉아 밥을 먹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자리 앞 테이블에 깔려 있는 약식 메뉴판인데 달라고 하면 영문 메뉴판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주문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보통 위의 세 가지 세트 메뉴(1인 당 218, 258, 298불) 중 하나를 주문하고 부족하면 아래에서 추가 메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문한 베지테리안 1인 메뉴입니다. 가장 저렴한 218불(한화 8,000원 상당)인데 구성이 아주 훌륭합니다. 세트 메뉴는 기본 상차림에 소스를 선택하고, 밥과 면 중 선택(저는 왼쪽 상단에 보이는 우동면 선택), 음료 중 하나를 선택(저는 레몬 홍차 슬러시를 선택했는데 사진에는 없네요. 이건 향이 좀 강해서 별로였습니다. )하면 됩니다.
이게 기본 접시인데 오이, 홍당무, 호박, 토마토, 옥수수, 양상추, 버섯 등의 각종 채소와 두부 등이 들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습니다. 특히 위에 보이는 말린 유부 같이 생긴 게 정말 맛있어요. 끓고 있는 채수에 넣었다가 먹으면 식감도 훌륭하고요.
저희는 베지테리안 메뉴를 주문했지만 원래는 218불 세트도 고기가 나옵니다. 정말 훌륭하죠? 258불이나 298불 세트에는 고기의 질이 다르거나 양을 더 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르신 말씀으로는 고기가 야들야들하고 먹을 만 한데 이것도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못 드셨다고 하네요.
메뉴 구성이 훌륭한데다 양도 많고 맛도 좋은데 가격까지 합리적이라서 대만에서의 첫 식사인ㄷ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5시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투어를 담당하시는 가이드를 만날 예정이었기에 밥을 먹으면서 왓츠앱으로 계속 일정을 조율했고 식사를 마치고 4시 40분 쯤 식당을 나와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택시가 많아서 그런지 별로 기다릴 것도 없이 금방 잡았습니다.
픽업 기사분도 그랬지만
대만의 현지인 기사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기 때문에 가이드 북의 중국어로 쓰인 주소를 보여줘야 합니다.
20분 정도를 예상했는데 17분 만에 국립고궁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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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디 호텔은 예약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2위에 랭크되어 있던 호텔이었고 론플에도 두 개의 지점이 소개된 곳으로 기대를 좀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몽골에 Kempinski 호텔이 있다면 대만에는 댄디 호텔이 있다고 할 정도로 가성비가 좋은 3성급 호텔이었습니다.
얼핏 입구만 봐서는 호텔인지 알아차리가 쉽지 않습니다.
대로변에서 골목으로 살짝 들어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보시는 것처럼 주변이 온통 주택가라서 호텔이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모텔 만큼의 존재감도 없더군요. 실제로 저희를 픽업한 기사도 호텔 입구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맸죠. 그건 그렇고 사진 배경으로 한 그루의 야자수가 똳!!! 한방에 외국 느낌이 나게 만드네요~~
입구의 모습인데 따로 우산을 준비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수의 우산을 제공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는 잡지대와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작은 매대가 있습니다. 그 안쪽은 레스토랑이고요.
오른쪽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두 대의 맥이 비치되어 있고 출력도 가능합니다. 일종의 비즈니스 센터인데 입구 쪽에 배치하여 투숙객이 드나들면서 짜투리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만들었더군요.
레스토랑 입구 옆에는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 놨습니다. 바로 옆이 짐 보관하는 곳이라서 보관된 짐이 선물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습니다;;;;
그 맞은 편은 photo wall입니다. 작은 공간도 그냥 두지 않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이건 짐 무게를 달 수 있는 디지털 저울입니다. 캐리어 무게를 미리 달아서 오버차지하지 않도록 챙겨주네요. 특히 루돌프 전등을 옆에 둔 센스가 돋보입니다.
이건 저도 뭔지 몰랐는데 벌레를 유인해서 빨아들이는 포충기의 일종이라고 트위터 친구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여행 중에 벌레를 본 적은 없었지만요.
체크인하면서 깜짝 놀랐는데 분명 대만인인데 한국말을 하는 직원이 있더군요. 게다가 비건!!!
요새는 한국 관광객이 하도 많이 와서 호텔 업계에서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직원을 일부러 채용하기도 한답니다. 확실히 편리하더군요. 궁금한 걸 이것저것 마음껏 물어볼 수 있으니까요. 저희도 비건이라고 했더니 반가워하면서 호텔 부근 지도와 위에 보시는 것과 같은 맛집 스크랩북(사진은 비건 레스토랑이 아닙니다만;;;;)을 꺼내 시장, 백화점, 채식 식당에 이르기까지 폭풍 추천을 해 주었습니다.
공식 체크인이 3시인데 예약한 2개의 방 중 하나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으니 무료로 제공되는 애프터 눈 티를 마시면서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안내 받은 곳입니다. 넓지는 않지만 깔끔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죠. 조식도 여기서 먹는다고 합니다.
원두 커피와 각종 차, 그리고 케이크, 마카롱 등의 간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인지 예뻐서 못 먹겠네요. 저녁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생강 과자를 만드는 쿠킹 클래스도 투숙객 대상으로 열린다고 합니다.
소파와 테이블도 있어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방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아까 그 직원이 기념으로 폴라로이드 사진도 찍어주었습니다. 식당과 연결된 테라스가 보여서 나가 보았습니다.
호텔이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으니 테라스에서 아침볕을 맞으며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드디어 방이 준비되었다고 해서 올라갔습니다. 5층이네요. 앨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차에 대해 궁금하면(대만도 차로 유명하죠) 읽어볼 수 있도록 디자인 해 놓았습니다.
객실의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이 dandy합니다~~ 마음에 쏙 드네요. 쓸데없이 넓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좁아서 답답하지도 않은 딱 좋은 크기입니다. 바닥이 나무인 것도 굿 포인트~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콘센트가 곳곳에 여러 개 있어서 동시에 여러 대의 전기제품을 충전할 수 있으니 더 없이 편리하더군요. 작은 호텔이 놓치기 쉬운 안전 금고도 있고. 무엇보다 슬리퍼를 제공한다는 점에 감동. 슬리퍼 이거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없으면 엄청 아쉽죠.
욕실입니다. 역시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헤어드라이도 있습니다. 고정형이라는 게 살짝 불만이지만 뭐 꼭 침대에서 머리 말려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욕실 용품도 없는 것 없이 다 구비해 두었습니다. 이 중에 빗이 아주 압권인데 일반적인 평면 빗이 아니라 접었다 펼 수 있는 휴대용 빗으로 한쪽은 일자형, 다른 쪽은 브러시형으로 된 빗입니다.
세면대 맞은 편이 화장실과 샤워 부스인데 각기 구분을 해 놓았습니다.
올해
몽골 여행 때도 비데에 감동했는데 여기도 화장실에 비데가 설치되어 있네요. 그것도 파나소닉 비데!! 암만 해도 요새 비데 설치가 대세인 것 같네요.
샤워 부스도 두 가지 방식의 샤워기를 모두 제공해서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해 놨습니다.
제가 묵은 지점은 맨 아래의 티안무(Tianmu) 브랜치인데
타이페이에만 댄디 호텔이 세 군데나 되기 때문에 택시나 픽업 차량으로 이동하는 분들은 정확한 중국어 주소를 알고 계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처럼 헤매지 마시고요. 역시 트위터로 단 파크 지점에 묵었는데 매우 좋았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첫 숙소가 마음에 들면 왠지 여행운이 좋을 것 같은 기분이죠. Dandy Hotel은 제 마음에 쏙 드는 곳이었습니다. 이번 여행 느낌이 좋네요.
짐을 풀고 잠시 쉬다가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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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만 여행에서는 모처럼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항공편으로 예약했기에 느즈막히 떠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어르신이 너무 바지런하셔서 망했습니다.
여행짐을 다시 쌀 가능성까지 고려해서 아침 7시에 오셔도 충분하다 말씀을 사전에 드렸고 알람도 거기에 맞춰 6시에 울리게 해 놨는데 들뜨셔서 그랬는지 불안하셔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6시 10분에 새벽같이 들이닥치셨습니다. 평소 같으면 툴툴대면서도 일어났겠지만 예전 크로아티아 여행 때 이미 경험한 일이기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저는 그냥 7시까지 잤고 그동안에 당신 짐을 다시 싸셨더군요.
어차피 아침을 공항 가서 먹기로 했기에 8시쯤 공항버스를 타러 갔는데 배차 간격을 못 맞추는 바람에 거의 8시 30분이 되서야 버스에 올랐습니다. 혹시나 공항버스 요금도 체크 카드 결제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안 되더군요.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를 세 번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9시 15분 쯤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벨을 누르지 않자 버스 기사가 정류장을 그냥 통과하는 바람에 국내선 청사에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번도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탄 적이 없어서
누구든 한 명은 내리겠지 하고 마음 놓고 있다가 제대로 뒤통수(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타는 분들 주의하세요)를 맞았습니다. 아뿔싸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죠.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국제선 청사까지 걸어 갈 거리는 아니라서 어떻게 돌아갈까를 잠깐 고민했는데 시내로 들어가는 손님을 오랫동안 기다린 택시가 기본요금 거리도 안 되는 국제선 청사로 가 줄리 만무했기에 information desk에 물어봐서 순환셔틀버스가 있는 걸 찾아서 기다렸다가 탔습니다.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 실수를 하다니 이번 여행은 조심해야겠습니다(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은 적중하게 마련이죠. 이 여행은 결코 순탄하게 끝나지 않습니다. 복선;;;;).
공항버스도 늦게 탔고, 버스에서 잘못 내리는 실수까지 해서 시간을 많이 까먹었기에 부랴부랴 2층으로 올라가 발권을 했습니다. 다행히 이스타항공 카운터는 한산하고 대기자가 별로 많지 않네요. 같은 시간 대에 중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은 줄이 굉장히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대신 늦게 왔다고 좌석이 전부 제각각 떨어진 곳으로 발권되었습니다. ㅠ.ㅠ 2시간 30분 남짓 비행이니 그 정도는 괜찮겠지요.
발권을 마치고 공항에 온 김에 일행의
자동출입국심사 등록을 해 두려고 출입국 사무소에 갔는데 주말에는 안 한다네요. 아 놔. 가는 날이 장날입니다.
이미 이 때 시각이 오전 10시. 10시 30분부터 보딩이었기에 살짝 고민을 했습니다. 저가 항공이라서 기내식이 안 나오고 기내에서 구입해도 채식 기내식이 아닐테니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타이페이에 내려서 먹자니 12시 50분 도착이라서 점심이 너무 늦어질테고요. 그래서 시간이 빠듯하기는 하지만 먹고 떠나자고 4층의 한식당에 올라가 '톳고시래기 돌솥비빔밥'이라는 거창하고 값비싼 메뉴를 주문했습니다(다신 안 먹을 것임).
맛도 가격에 걸맞는 수준이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채식을 한다고 달걀을 빼달라고 주문했더니 달걀을 뺀 대신 날치알, 연어알을 듬뿍 뿌려놓았더군요. 하나하나 걷어내고 먹느라고 힘들었습니다. 센스가 바가지네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20분 만에 부랴부랴 식사를 마치고 입국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보안 검색과 출국 심사는 사람이 많지 않아 금방 마칠 수 있었습니다.
김포공항 면세구역에는 쇼핑할 곳은 있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안 보였습니다. 식사를 하고 들어오기를 잘 했네요.
게이트 번호가 36이라서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는 게이트면 서둘러 가느라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게이트 수는 몇 개 안 됩니다. 그냥 번호만 36번이더군요.
아침부터 이렇게나 서둘렀는데 정작 보딩이 딜레이 되어 이륙 시간은 예정 출발 시간보다 15분 늦은 11시 15분이었습니다.
항공기는 보잉 기종으로 3 X 3 좌석이었습니다. 항공기가 구형인 건 그렇다쳐도
확연히 구분이 될 만큼 좌석 앞 뒤, 옆 공간이 좁습니다. 제가 다리가 긴 편이 아닌데도 무릎을 직각으로 굽히니 앞 좌석에 닿을 듯 말 듯 합니다. 좌석을 늘려서 가격 보전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건 좀 심하네요.
별도로 기내식이나 음료를 주문한 승객이 아닌 경우 생수 이외에는 아무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대신 이륙하자마자 입국 서류를 나눠주는군요. 이거나 쓰라는 이야기지요;;;; 작성 중에 비자발급번호를 쓰는 란이 있어서 순간 당황했습니다. 알고 보니 비자를 받아야 했던 옛날 양식을 그대로 쓰고 있어서 생긴 해프닝이었습니다.
원래는 김포공항에서 쑹산공항까지 비행 시간이 2시간 50분이어서 현지 시각으로 12시 50분 도착 예정이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활주로에 착륙한 시간이 12시 35분이었습니다. 15분 늦게 출발해서 15분 일찍 도착했으니 30분 이득인건가요?
쑹산 공항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착륙 직전에 난기류 때문에 비행기가 상당히 많이 흔들렸습니다. 예전에 앙코르 와트 여행 때의 공포가 살짝 느껴지더군요.
쑹산 공항은 우리나라 김포공항과 비슷하지만 오래된 공항인데도 불구하고 효율적으로 잘 유지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굳이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는 타오위안 공항으로 갈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시간 효율성이 중요한 분들은 김포공항에서 쑹산공항을 거쳐 입국하는 걸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입국 심사는 여권 내고 카메라 사진 찍고 양손 검지 등록하는 걸로 끝입니다. 하지만
입국 신고서를 작성할 때 사인은 반드시 영문으로 작성해야 하며(한글, 한자 안 됩니다), 대만 내 거주 주소도 정확히 쓰지 않으면 출입국 사무소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체크하고 고치라고 합니다. 제 경우는 Dandy Hotel이라고만 썼는데 in Taipei라고 추서하라고 시키더군요. 쩝.... 어쨌거나 정확하게 기재하셔야 합니다.
짐은 생각보다 금방 나오더군요. 제일 마지막에 실어서 제일 먼저 나온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입국장으로 나오자마자 왼쪽에서 i-wifi 유니폼을 입고 대기하고 있던 여직원에게 가서 예약번호를 말하고 포켓 와이파이를 수령(내용물 확인 후 사인하면 됩니다)했습니다. 이 회사의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하는 한국인이 많은지 아예 지시문을 한글로 출력해서 가져왔더군요. 세밀한 서비스 좋았습니다.
기온은 살짝 덥게 느껴지는 수준으로 한국으로 치자면 늦여름 내지는 초가을 날씨 같습니다. 나중에 픽업 기사님이 차를 가져오려고 주차장으로 간 사이에 한국에서 입고 간 두꺼운 점퍼를 벗어 캐리어에 넣었습니다.
공항 청사를 나서자마자 MRT 출입구와 바로 연결되어 편리합니다. 저는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픽업/샌딩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자유 여행이라면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숙소를 예약한 것이 아닐 경우 MRT를 타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픽업 기사를 못 찾아서 당황했는데 두리번거리다 결국 만나기는 했지만 제가 예약한 업체의 이름이 한글로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더군요. 아 놔..... 제 이름을 써 놔야 보고 찾지요. 지네 회사 이름을 써놓으면 무슨 수로 저를 기다리는 기사인 줄 알겠어요;;;;
게다가 영어라고는 Ok, 딱 한마디만 할 줄 아는 완벽한 현지인 기사였습니다. 차는 넓고 승차감이 좋은 SUV 스타일의 차를 몰고 왔지만 업체에서 다른 댄디 호텔 주소를 알려주는 바람에 중간에 차를 세우고 가져온 boucher의 연락처로 제가 전화를 걸어 못하는 영어로 예약 상황을 확인하고 전화를 기사에게 넘겨줘 통화하게 했습니다. 의사소통이 안 되니 이런 돌발 상황이 생기면 속수무책이네요.
댄디 호텔은 타이페이 내에만 세 개의 지점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주소를 모르면 픽업 기사도, 택시 기사도 엉뚱한 곳에 데려다 줄 수 있습니다. 댄디 호텔에 묵을 때는 정확한 주소를 챙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네비가 있었어도 어차피 헤맸겠지만 네비게이터 마져 장착이 안 된 차이기에 거의 30분은 헤맨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댄디 호텔 티안문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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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만 여행을 하면서 제가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나 느낌을 간략하게 요약해봤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이니 대만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적절히 가감해서 들으시기 바랍니다.
* 인터넷 환경
: 속도는 몰라도 접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와 거의 진배 없습니다. 어떠한 숙소이든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건 기본이고 공항 등 주요 시설, 웬만한 관광지와 접객 업소 등에서는 언제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서 갖고 갔지만 사용할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타이루거 협곡 같은 험지에서도 와이파이가 잘 터지더군요. 대만 여행을 하면서 인터넷 검색이 되지 않거나 지도 확인이 되지 않아 속을 태우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겁니다. 다만 숙소에서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는 스마트폰을 쓸 때는 몰라도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연결하면 접속이 안 되더군요. 패킷을 많이 사용하는 기기는 막아놓은 것 같습니다. 이건 타이페이나 화롄 모두 사정이 똑같았습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만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할 분들은 포켓 와이파이 등의 별도 기기를 가져가시는 게 안심이겠죠.
* 대만 사람
: 일본 사람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합니다. 대만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가이드들마저도 하나같이 엄지 척 할 정도로요. 일본의 친절함은 속내를 감춘 친절함이라고 경계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만 사람들의 친절함은 우러나온다고 느낄 정도로 몸에 밴 친절함입니다. 여행 중에 한번도 불친절함에 인상을 찌푸린 적이 없고 편의점에서 물건 하나 살 때에도 어떻게든 '일이 되어 가도록' 행동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할 적에는 반한 감정에 대한 우려도 했습니다만 현지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 못 받았습니다. 여행 중에 대만 사람들 때문에 기분이 상할 일 따위는 없을 겁니다. 가이드가
대만인은 중국인과 전혀 다르다고 했는데 동의합니다. 생김새는 똑같지만 깨끗하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매우 조용합니다. 숙소 중 하나가 투숙객 대부분이 대만 사람들이었던 적이 있는데 놀랄만큼 조용하고 쾌적했습니다. 나중에는 시끄러운 거 하나만으로도 중국인과 대만인을 거의 정확히 구분할 수 있더군요. 귀청이 떠나갈만큼 시끄러운 것 때문에 중국과 중국인이 싫은 분들은 대만이 마음에 드실 겁니다.
* 치안
: 이 역시도 일본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합니다. 론플에는 물건을 두고 간 뒤 나중에 돌아와도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크게 과장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만큼 안전합니다. 함께 갔던 반려인이 혼자서 다시 여행 와도 안전하겠다고 했을만큼 여성 여행자들도 충분히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 택시
:
제가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 중에서 택시 타기 가장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른 도시는 잘 모르겠지만 타이페이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면 시내에서 둘러봤을 때 택시를 볼 수 없었던 적이 없을 만큼 택시가 많습니다. 일반 승용차보다 택시가 더 많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택시 승강장이 아니더라도 시내에서 택시를 탈 때 오래 기다렸던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게다가 택시 요금이 우리나라보다 쌉니다. 기본 요금이 70원(우리 돈으로 2,600 원)으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동 거리가 길어질수록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집니다. 제가 대만 여행 중 가장 길게 택시를 탔던 게 단수이 전철역에서 타이페이 101 빌딩까지 거의 1시간 정도의 거리를 택시로 이동한 것인데 775불(한화 28,000 원 정도)을 지불한 게 고작입니다. 타이페이는 워낙 MRT(전철)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관광지들이 MRT역에서 멀지 않아 배낭 여행자에게 최고의 접근성을 제공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호주머니 사정에 조금 여유가 있는 분들은 택시를 적절히 조합해도 좋습니다. 게다가 바가지가 일체 없고 100% 미터기 기준입니다. 원하면 언제든 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으니 더욱 안심할 수 있죠. 대신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기사는 거의 없기 때문에 항상 중국어로 된 주소를 보여줘야 합니다. 영문 주소도 잘 못 읽습니다. 숙소의 명함을 잘 챙기세요.
* 교통 사정
: 벌금이 세고 철저하게 징수해서 그런지 몰라도 교통 규칙 등 도로 교통법을 철저히 지키는 편입니다. 신호 위반 같은 걸 보기 어렵습니다. 일본같은 강박적 수준은 아니지만 최소한 파란불에 길을 건널 때 차량이 덮칠 걸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이한 건 동남아처럼 대만에도 스쿠터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스쿠터 이용자를 한 명도 못 봤습니다. 뒤에 연인을 태우고 달리는 젊은이들도 많은데 하나같이 헬멧을 단단히 쓰고 있더군요. 게다가 상당수의 도로에서 자전거 전용 도로처럼 이륜차 전용 도로를 함께 운용하는데다 건널목 앞 차량 대기선에는 이륜차 전용 공간이 따로 만들어져 있어 스쿠터가 일반 차량들과 섞여서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륜차 친화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신호등의 시간을 충분히 줍니다. 보행자도 차량도 신호가 바뀌기 전에 충분히 시간을 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그럴 수 있겠다고 수긍하게 되더군요. 특이한 건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신호등을 보면 보행자 신호등처럼 남아 있는 시간을 디지털 시계로 보여준다는 겁니다. 언제 출발해야 할 지를 알 수있으니 운전자 입장에서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으니 좋겠더라고요.
* 물가
: 체감 물가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쌉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 계산을 해 보면 '응? 돈 덜 준거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제가 대만을 방문한 게 겨울이었기 때문에 그럴 것 같은데 과일값은 살짝 비싸게 느껴졌지만 다른 먹을거리 가격은 싸고 특히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택시 요금 등 교통 요금이 저렴합니다. MRT의 경우 타이페이 시내에서 단수이역까지도 25불(930원)이면 됩니다.
* 음식
: 음식은 전반적으로 향이 강한 편이고 특정 향신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만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대만은 채식 선진국이라서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채식 메뉴를 제공하고 채식 전문 레스토랑도 많았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들었죠. 얼마전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채식 친화적인 도시로 타이페이가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채식을 하는 분이라면 특히나 마음에 드실 겁니다.
* 의사소통
: 당연히 관광지나 숙소 등 여행자를 접촉하는 곳에서는 영어가 잘 통하지만 일상에서 만나는(대표적인 게 택시 기사) 대만인들은 영어를 잘 못합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듯 한데 그렇다고 해도 친절하기 때문에 손짓발짓으로 대체로 의사소통이 됩니다. 한류가 급속히 밀어닥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영어보다 한국말로 의사소통하는게 더 쉽기도 합니다. 웬만한 한국어는 알아듣는 대만인이 많습니다(가이드 말로는 지하철 출, 퇴근 시간에 대만인들이 보고 있는 건 100% 한국 드라마라고). 그러니 대만이나 대만인을 폄하하는 말이나 욕은 조심하는게 좋습니다. 당연한 상식입니다만...
* 거리 풍경
: 다른 나라에 비해 유달리 음식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의점도 한 집 건너 보일 정도로 많고요. 대만은 맞벌이가 많고 외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퇴근하면서 먹을 것을 사가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온갖 종류의 음식점이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합니다. 음식점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상점들이 10시가 넘어서도 문을 연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야근이 많고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일상화된 느낌이었습니다.
* 동물
: 개와 고양이 모두 많습니다. 밤에도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대만인을 쉽게 볼 수 있으며 동물병원이나 펫샵도 곳곳에 있습니다. 타이페이에서는 길거리 동물을 보기 어렵지만 타이페이만 벗어나도 큰 개와 길냥이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곁으로 지나가도 개의치 않고 누워있는 걸 보면 동물을 괴롭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 돈
: 지폐는 1,000, 500, 100불 짜리가 있고 동전은 50. 10. 5, 1불 짜리가 있습니다. 단위는 타이완 달러인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폐는 100불짜리지만 1,000불짜리(우리로 치자면 5만 원권) 지폐도 많이 사용합니다. 화폐 공급량이 충분한지 지폐 상태가 대체로 양호한 편이고 동전도 새 동전이 많았습니다. 저는 여행하는 나라의 소액 지폐와 동전을 하나씩 기념으로 모으고 있거든요. 첫 날부터 새 동전으로 모든 동전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 날씨
:
12월의 대만은 그야말로 쾌적 그 자체입니다. 제가 있는 동안 기온이 섭씨 27도까지 올라가기도 했지만 습하지 않기 때문에 반팔을 입는 정도로 충분했습니다. 초가을 날씨이기 때문에 얇은 바람막이 하나만 준비하면 밤에도 충분합니다. 다만 타이루거 협곡은 밤에는 좀 추워지기 때문에 옷차림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다. 대만은 여름에는 엄청 습하고 또 무지막지하게 덥기 때문에 가능하면 11월에서 2월 중에 방문할 것을 권합니다.
* 시차
: 우리나라와 1시간 차이 밖에 안 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의 지인과 문자로 소통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 환전
: 당연히 은행이 가장 환율이 좋습니다. 저는 주말에 타이페이에 도착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환전을 했는데 환율 적용이 극악입니다. 첫날에 28.4 환율로 300불을 환전하니 앉아서 몇 만 원을 손해본 꼴입니다. 그러니 꼭 은행에서 환전하시고 주말에 도착하는 분들은 어느 정도는 타이완 달러를 준비해서 오셔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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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대만은 뜨는 여행지 중 하나이고 이미 다녀온 분들도 많기 때문에 정보를 구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전에 다녀온 몽골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하지만 반대로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제 여행 스타일과 일정에 맞는 정보만 뽑아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죠. 특히 이번 여행은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느슨한 일정을 짜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여행 블로그의 내용은 일부러 배제했습니다. 대부분 젊은 여성 내지는 커플들의 배낭 여행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두 권의 책과 가이드 투어 연결 사이트인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해 일정을 구성했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Taiwan(9th, 2014): 소개 포스팅에서도 설명드렸듯이 대부분의 론플이 2년에서 3년 단위로 새 버젼이 나오는 걸 감안하면 참 애매한 시점에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10판이 곧 나올 시점에 구 버젼인 9판을 구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론플의 기본 구성에 착실하게 부응하는 책입니다만 이번 대만 여행 만큼은 일정의 기본 얼개를 짜는데 론플을 그다지 많이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론플은 자유 여행에 특화된 책인데 이번 여행은 어르신을 모시고 다니기 위해 동선을 최대한 줄이고 느슨하게 짤 필요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인 정보가 수록된 Survival Guide 부분과 맨 앞에 나오는 Taiwan's Top 15, 그리고 추천 호텔만 주로 참고했습니다.
처음 타이완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2014): 이 책은 한국 배낭 여행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여성 배낭 여행자에게 적합한 데 5박 6일이라는 기간이 제 여행과 딱 들어맞지만 아무래도 컨셉이 달라서 중요한 포인트 위주로 발췌해서 일정에 넣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한번 읽고 다시 들춰보는 일이 없었을 유형의 책인데 이번 대만 여행은 이 책의 hot spot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물론 동선은 전혀 달리 짰죠. 이 책대로 동선을 구성하면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과 자주 조우할 위험성이 있으니까요.
* 투어마이리얼트립: 대만 여행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여행 관련 사이트입니다. 에어비앤비의 가이드 버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행지에 맞춘 다양한 가이드 투어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 사이트입니다. 꽤 편하게 되어 있기에 픽업/샌딩 뿐 아니라 타이페이 101 전망대의 할인 티켓, 포켓 와이파이 대여, 4개의 가이트 투어에 이르기까지 전방향에서 다양한 상품을 이용했습니다. 모든 서비스가 한 사이트에서 일괄 관리된다는 점은 아주 편리하지만 아직까지는 투어 상품의 quality가 균일하지 않아서 매우 만족한 투어가 있는 반면 돈이 아깝다고 느낀 투어도 있을 정도로 편차가 큽니다.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하실 분들은 후기를 아주 꼼꼼히 읽고나서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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