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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12 [서적] 관계 : 사랑과 애착의 자연사(SOUS LE SIGNE DU LIEN,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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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3/17 [상담심리학] 내담자와 관계 맺는 방법
상담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 느껴왔고 심리평가 사례 supervision을 하면서 더더욱 절감하게 된 게 하나 있습니다.
서로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원래는 만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이 잘못된 역동으로 인해 운명의 장난으로 만나 상처를 주고 받으며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거였습니다. 하물며 그러한 잘못된 선택을 한 이유가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게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그래서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최소한의 고통만 감수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지 그 실마리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궁합'이라는 용어를 굳이 사용한 이유는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이지 이 문제를 사주 팔자나 타로점, 점성술처럼 가볍게 보기 때문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는 분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려 드립니다.
* 두 사람의 심리적 궁합
* 갈등의 원인과 이유
* 갈등의 해결 방법
- 간단한 코칭이나 가이드로 해결할 수 있음 : 1 level 난도
- 부부/커플 상담으로 함께 해결할 수 있음 : 2 level 난도
- 개인 상담이나 병원 치료 등으로 본인 문제부터 각자 해결해야 함 : 3 level 난도
-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으며 상처를 줄이면서 헤어지는 것이 바람직함 : 4 level 난도
무조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거나 반대로 당장 헤어지라고 강권하지 않습니다. 저는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바라볼 수 있도록 도울 뿐입니다. 선택은 스스로 하시면 됩니다.
아마도 이 서비스는 이미 갈등을 겪고 있거나 최소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커플이나 부부에게 적합할 것 같지만 이제 만남을 시작하며 신중하게 관계를 맺고 싶은 분들에게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 검사 도구
: 자기보고형 질문지 도구인 TCI, MMPI-2, SCT 세 가지를 사용합니다.
* 검사 가능 연령 : 대학생 이상
* 심리평가 절차
-> 본인을 식별할 수 있는 ID(닉네임, 무작위 이름 가능)와 상대방의 ID(커플/부부 확인용), 생년월일, 성별, 일반인/대학생 유무만 walden3@gmail.com으로 각각 알려주시면 됩니다. 이는 심리검사 해석을 위한 규준 결정 용도로 사용하는 최소한의 정보이며 기타 신상 정보 뿐 아니라 왜 심리평가를 받으려고 하는지도 전혀 말씀하실 필요 없습니다
-> 전문가 자격 인증(이름, 자격 이름과 자격 번호 등) 및 비용 이체 계좌 안내
-> 심리평가 비용 입금 확인 : 1인 당 10만 원(검사지, 해석 비용, 해석 상담 비용 포함) 각자 입금
-> 온라인으로 검사 시행
-> 해석 상담 일정 상의
-> 해석 상담 전 검사 결과를 이메일로 제공
-> 화상 프로그램을 이용한 실시간 비대면 해석 상담 진행 : 1시간(해석 상담은 각각 개별적으로 진행됩니다)
: 본인 여부를 확인한 후 화면을 끄고 해석 상담을 받으셔도 됩니다.
* 특기 사항
1) 자신의 검사 결과를 상대방에게 공개하는 것에 두 분 모두 동의하셔야 합니다(중요!!!)
2) 자신의 검사 결과 공개에만 동의하고 해석 상담을 받는 걸 원하지 않으면 이메일로 '검사 결과 공개 동의'라고만 알려주시고 검사비 1만 원만 입금하시거나 해석 상담을 받으실 분이 그 비용을 포함해 11만 원을 입금하셔도 됩니다.
3) 합리적인 수준으로 비용을 맞추기 위해 형식적인 심리평가보고서를 제공하지 않고 현장 질의응답으로 보완합니다(녹음 가능).
4) 모든 검사 결과는 차후 다른 전문가에게 제출하거나 상담에 활용할 수 있도록 PDF 파일 형태로 제공합니다.
5) 서비스가 완료되면 검사 결과 및 이메일 주소 등의 정보를 완전히 삭제합니다.
6) 심리평가 해석 상담만 진행하고 직접 상담을 하거나 다른 병원, 상담센터, 전문가를 연결해 드리지 않습니다.
기타 문의 내용은 walden3@gmail.com으로 연락주시면 최대한 빨리 답변 드립니다.
덧. 현재 제 일정에 여유가 거의 없는 상태라서 검사 후 해석 상담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니(최대 한 달 이상) 충분한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심리평가 결과를 어딘가 빨리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기관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물론 최대한 빨리 해석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덧. 제 전문가 자격은 아래의 QR코드를 통해 미리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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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는 결국 일 아니면 관계 중 하나로 귀결되고 집단주의 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관계 문제가 한층 더 심각합니다. 일보다 관계 문제가 더 많거나 혹은 더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 블로그에도 여러 차례 올린 포스팅이 있으니 검색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관계 문제만 떼놓고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에게 섭섭하다는 감정이 깔려 있고 이 섭섭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탐색하다보면 결국 '내가 받아야 할 것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즉, 내가 give한 만큼 상대방으로부터 take하지 못했다는 생각에서 비롯하여 섭섭함, 억울함을 지나 분노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마인드가 바로 이 포스팅의 제목입니다.
'모든 관계는 사실 상 계약서 없는 비즈니스 관계이다'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해도 감정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든 관계가 비즈니스 관계라는 명제에 동의할 수 있다면 아래의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나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고 있는가'
약간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식입니다. '남편이 왜 당신과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 하나', '여친이 왜 당신과 만나야 하는지 이유를 말해봐라' 등등. 상대방이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과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이 관계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앞선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어차피 상대방도 알 바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원하는 것을 모르고 있어도 문제이고 알고는 있지만 일부러 주지 않고 있어도 문제입니다. 당연히 전자가 훨씬 더 큰 문제이고요.
이제 상대방이 나에게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고 그것을 당신이 주고 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알지만 안 주고 있다면 먼저 주세요. 상대방이 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버티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매우 높은 확률로 상대방도 똑같이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을 겁니다.
가끔 긍정적인 강화를 하기 위해 품행 문제를 보이는 자녀에게 칭찬할거리를 일부로라도 찾아보라고 조언하면 칭찬받을 짓을 해야지만 칭찬하겠다고 버티는 어리석은(미성숙한) 부모들이 있습니다. 파괴적 관심 끌기를 하는 자녀에게 그런 고집을 부리는 건 바보짓이죠.
내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고 그것을 충분히 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원하는 것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1.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경우 : 직접 알려주거나 잘 안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2.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으나 일부러 주지 않고 있는 경우 : 헤어지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은 상대방의 호구입니다.
갈등이 야기되는 일반적인 대인 관계를 예로 들었지만 비즈니스 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비즈니스 관계에서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만 먼저 생각하면 제대로 된 결과를 얻기는 커녕 불공정 계약을 하게 되거나 최악의 경우 사기를 당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비즈니스 관계를 통해 상대방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왜 나랑 이 비즈니스 관계를 맺으려는 걸까에 대한 자기 객관화), 내가 과연 상대방의 그 needs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윈 윈하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의 반려인과 가정을 꾸리겠다고 결심했을 때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도 이 친구가 내게 뭘 원하는걸까, 내가 그걸 충족시켜줄 수 있나였습니다. 반려인이 원했던 건 성실함과 책임감이었습니다. 둘 다 제가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자신이 있었고요. 나중에 물어보니 뭘 해도 가족을 밥 굶게 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승락했다고 하더군요.
그 때의 깨달음으로 저는 지금도 어떤 제안이 들어올 때 상대방이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걸 충족시켜줄 능력이 제게 있는지부터 따져봅니다. 제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는 맨 마지막에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큰 실패 없이 일을 해 온 것 같네요.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 관계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이 부분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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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무조건 피해야 하는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몸에 해로운 디스트레스와 어느 정도 유익이 있는 유스트레스로 굳이 나누지 않더라도 적당한(tolerable) 수준의 스트레스가 야기하는 가벼운 긴장감(또는 설레임)은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고 행동을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과도한 스트레스를, 그것도 장기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받게 되면 굉장히 해롭습니다. 그러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평소에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요.
90년대를 풍미한 스트레스 대처 모형을 주창한 Lazarus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개인 및 환경적 요인을 변화시킴으로써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는 '문제 중심적 대처'와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된 부정적 정서를 완화하려는 목적을 갖는 '정서 중심적 대처'로 스트레스 대처 방법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Lazarus는 다분히 정서 중심적 대처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극적이고 회피적인 대처 방식으로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죠.
저는 Lazarus의 대처 방식 분류가 이성과 논리를 감성과 마음에 우선하는 다분히 미국적인 이분법에 입각해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견해를 조금 달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처 방법의 효과성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느냐보다는 일, 관계 차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도식으로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 일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 대처 방식의 성질이 일과 관련된 것으로 풀어야 함
* 사람(관계)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 대처 방식의 성질이 관계와 관련된 것으로 풀어야 함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 논문을 써야 하는데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 답답해 미칠 것 같음 : 과제 지향적 스트레스 상황
-> 친구와 만나서 폭풍 수다 (X) : 관계 지향적 스트레스 대처 방식이기 때문에 비효과적
-> 헬스장 윈드밀에 올라 땀 흘리며 운동 (O) : 과제 지향적 스트레스 대처 방식이기 때문에 효과적
* 맨날 나만 보면 갈구는 상사 때문에 입맛도 없고 출근하기가 싫음 : 관계 지향적 스트레스 상황
-> 주의를 돌리기 위해 일에 푹 파묻힘 (X) : 과제 지향적 스트레스 대처 방식이기 때문에 비효과적
-> 그 상사를 겪어본 동기와 선배를 만나 상의 (O) : 관계 지향적 스트레스 대처 방식이기 때문에 효과적
첫 번째 스트레스 상황의 대처법은 Lazarus의 분류법에 따르면 둘 다 정서 중심적 대처 방식이지만 제가 볼 때 효과성의 측면에서 전혀 다릅니다.
두 번째 스트레스 상황의 대처법은 Lazarus의 분류법에 따르면 위의 경우와 반대로 둘 다 문제 중심적 대처 방식이지만 역시 효과성의 측면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갖고 오게 됩니다.
중요한 건 대처 방식이 문제 중심적/정서 중심적이냐가 아니라 스트레스의 원인이 일이냐 관계냐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속성을 가진 대처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위의 예는 다른 맥락 정보가 없고 순수하게 일 또는 관계로만 받은 스트레스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트레스 요인이 일, 관계 복합적이라는 걸 감안하면 지나치게 단순화된 접근법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낄 때 일과 관계 중 어느 쪽 요소가 강한 지 잘 생각해보면 스트레스의 성질을 결정하는 main part는 있을 겁니다. 그게 일이라면 과제 지향적 스트레스 대처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반대로 관계라면 관계 지향적 스트레스 대처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스트레스 대처와 관련된 집단상담을 진행하면서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상황과 대처법,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짝지어서 분류해봤는데 너무나 분명하게 나뉘는 걸 보고 제가 오히려 놀랐습니다.
아직 통계적으로 검증된 건 아니고 경험적인 발견에 불과하지만 스트레스 대처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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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트레스,
일,
정서 중심적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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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에
'관계는 기대 때문에 망하고, 불행은 비교 때문에 느낀다'는 포스팅을 하면서 우리가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기대'와 '비교'를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위의 글과 내용이 이어집니다.
매사에 자꾸 기대를 하게 되면 그 기대가 좌절되었을 때 실망하거나 원망하고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대인 관계가 악화됩니다. 또한 자신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하며 불행을 느끼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며 얻게 되는 일시적인 위안에 매달리게 되죠.
행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대'와 '비교'를 내려놓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아무 것에도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건 경지에 이른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마음가짐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아무런 욕심도 갖지 않는다면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리고 무기력에 빠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적절한 수준의 욕심은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의 두 가지 생각을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때때로 꺼내 되새겨 보세요.
1.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맞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빨리 인정할수록 좋습니다. 세상이 공평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기대가 꺾이는 경험을 계속 반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는 왜 부자가 아닐까', '왜 나는 예쁜 여자 친구가 없을까', '왜 나는 한번에 취업이 안 되는 걸까'에 대한 원인을 '부자인 부모에게서 태어나지 않아서', '내가 못생겼기 때문에',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해도 안 되니까'처럼 원인을 자신에게 귀인하게 되고 쉽게 좌절하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불공평한 일이 일어나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면 고통을 덜 느끼게 됩니다. 안 아프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덜 아프죠. 세상을 살면서 안 아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조금 덜 아픈 건 굉장히 중요합니다. 너무 아프면 아픔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어 문제 해결적인 대처 방법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되거든요.
2. 다른 사람들이 다 나처럼 생각하는 건 아니다
세상사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라는 걸 빨리 받아들이는 겁니다. 내가 제아무리 옳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담보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마련이고 어떤 사람이냐,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냐, 지금 어떤 상황과 처지에 놓여있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 더 신기한 것이죠. 나는 왜 자꾸 다른 사람들과 마찰을 빚고, 오해가 생기며, 사람들이 내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하면 그건 그 사람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나를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딴지를 거는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다 나처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그냥 주어진 환경에 맞춰 패배자처럼 참고만 살아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를 빨리 인식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확률이 증가하게 됩니다. 최소한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 속에서 낭비되는 에너지와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나만 싫어하는 것 같고, 세상이 나만 홀대하는 것처럼 느끼는 분이 계시다면 기대를 내려놓고 비교를 하지 않기 위해 오늘 말씀드린 두 가지를 한번 차근차근 곰씹어 보시기 바랍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실거에요. 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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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커플이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꼭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사랑? 신뢰? 건강? 재정 건전성?
물론 모두 중요한 것들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좀 더 근본적인 마음가짐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다음의 두 가지 마음가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어느 정도 서로 연결되어 있죠.
1. 공짜는 없다.
이건 사실 부부/커플 관계가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에게 수고를 끼치게 만들면 그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지불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마음가짐은 삶을 살아가는 가치관과도 비슷한거여서 이 가치관이 없는 사람과 부부/커플 관계를 맺는 상대방은 항상 뭔가 손해보는, 빚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대개 '공짜일수록 좋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죠. 공짜일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항상 공짜를 바라고, 가능하면 공짜를 누릴 기회를 늘리려고 하기 때문에 공짜란 없다는 가치관을 가진 상대방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속물적으로, 속보이는 사람 같거든요. 자칫하면 부부/커플을 헤어지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요소 중 하나인 혐오감을 만들어 낼 수도 있어서 위험합니다.
그렇다고 상대의 호의를 부담스러운 빚으로 간주하고 재깍재깍 갚아버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상대의 호의를 즉각 되갚으면 상대방이 정나미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언젠가는 되돌려 줘야 하는 호의로 기억해 두는 걸로 충분합니다. 물론 상대방이 기억하는 기한 내에 되돌려주는 게 좋죠.
건강한 부부/커플 관계에 해롭더라도 나는 공짜가 좋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왜 그런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 물론, 두 사람 다 공짜는 많을수록 좋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면 뭐 나름대로 해로하면서 잘 살 수 있겠죠. 천생연분이니까요. 대신 주변 사람들이 짜증나겠지요.
2. 당연한 건 없다.
앞서 말씀드린 공짜는 없다는 마음가짐과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물질적인 것이든 추상적인 것이든 뭔가를 받으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므로 그에 상응하는 것을 돌려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의미이니 공짜는 없다는 마음가짐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응당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한층 더해진 거라고 보면 됩니다. 상대방이 내게 호의를 베푸는 건 내가 받아 마땅한 권리를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자는거지요. 난 받아 마땅한 사람이야 하고 거만 떨 것이 아니라 당연한 건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를 생각해야 하는 겁니다.
의외로 연인이나 부부가 되고 나면 상대방이 나에게 사랑으로 베푸는 호의를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어장 관리를 왜 하느냐며 우스개를 하곤 하는데 어장 관리를 하지 않으면 물고기가 폐사하게 되죠. 관리를 제대로 안 하는데 어떻게 물고기들이 건강하게 살 수가 있나요? 수고를 다하고 정성을 쏟아야지 당연한 건 없는 겁니다.
상대방이 식후에 향긋한 커피 한 잔을 타오는 게 과연 당연한 걸까요? 내가 좀 더 자는 동안에 아이를 깨워서 북새통에 아침을 먹이는 게, 퇴근하면서 마트에 들러 찬거리를 사오는 게, 집에 들어갔다가 비가 온다고 우산을 들고 나를 마중 나오는 게 과연 당연한 걸까요?
'공짜는 없다', '당연한 건 없다'는 마음가짐만 끝까지 잘 간직하고, 그러한 마음가짐에 따라 행동하기만 해도 부부/커플 관계에서 갈등의 소지가 될 부분을 굉장히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당장 저부터 그랬고 제가 부부 상담했던 많은 내담자들 또한 그렇더군요. 경험적으로 꽤 많이 검증된 내용이니 한번쯤 진지하게 고려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태그 -
건강,
공짜는 없다,
관계,
당연한 건 없다,
부부,
사랑,
신뢰,
재정 건전성,
커플,
혐오,
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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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서 만나는 내담자가 특정한 대상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또한 특수한 유형의 내담자들을 주로 만나는 상담자라고 해도 이직을 해서 다른 세팅으로 옮기거나 개업을 하게 되거나 하면 다시 다양한 내담자를 만나게 되지요. 그러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은 자신의 내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담자는 이런 다양한 내담자들을 어떻게 호칭해야 할까요?
제가 사용하는 호칭법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대학생 이상 성인의 경우는 ~님으로 통일하고 미성년의 경우는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지만 대신 말높임을 합니다. 최대한 중립적인 호칭을 사용하려는 노력인데요.
다른 상담자들도 대체로 저처럼 내담자를 호칭하지 않을까 싶은데 문제는 이를 지키기가 어려운 상황이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EAP 사내 상담을 하는 경우 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상담하면 full name에 ~님을 붙여 호칭하기보다는 ~대리님, ~차장님 등의 직책으로 호칭하기 쉽습니다. 또한 아동/청소년 상담을 할 때 부모를 함께 상담하는 경우 ~어머님, ~아버님으로 호칭하기 쉽죠.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됩니다.
관계에 의해 규정되는 호칭을 사용하게 되면 상담에 임하는 내담자의 마음도, 상담에서 다루게 되는 주제와 내용 모두 관계의 틀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제약을 받게 됩니다.
얼핏 보면 대수롭지 않은 문제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이 제약의 틀이 상당히 견고한데 사내 상담에서 ~차장님이라고 계속 불리는 상태에서는 내담자가 중간 관리자의 시야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상담의 내용을 바라보기가 쉽지 않고 ~어머님으로 불리는 내담자는 자신의 내면 문제나 원가족과 관련된 문제를 성찰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관계지향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이 제약이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상담자는 내담자가 아무런 관계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라도 full name으로 호칭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본인의 문제를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내담자에게는 꽤 중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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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내담자들이 이야기하는 어려움과 문제는 내담자의 수만큼 다양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몇 가지로 묶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건 관계 갈등이고요.
'학교에 잘 적응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다, 좋은 사람과 연애했으면 좋겠다. 상사가 또라이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 남편이 마마보이다, 아들이 날 홀대한다, 누군가 나를 무시하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동료의 잘난 척을 참을 수가 없다 등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겠지만 모두 대인 관계 문제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담자가 호소하는 관계 갈등의 양상을 파악하고 내담자가 느끼는 고통감의 정도를 탐색하는 것으로 상담을 시작하지만 그 방향으로만 계속 가면 거의 예외없이 막다른 길에 몰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내담자의 관계 갈등 대상이 상담 장면에 없는 상태에서 상담을 진행해야 하니 저도 모르게 fact finding을 하는 함정에 쉽게 빠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내담자의 지각 왜곡이나 역기능적 신념, 자동적 사고 등을 찾아내는 수확을 거두기도 하지만 그걸 교정하려고 해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습니다.
예전에 도박 중독자의 가족은 도박 중독자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보라는 의미의
'지금은 각자의 성을 돌볼 때다'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상담을 할 때는 내담자의 내면에 먼저 집중해야 합니다. 내담자의 숨겨진 욕구가 무엇인지, 언제부터 좌절되었는지, 그 욕구 좌절의 결과로 어떤 대처 방략 또는 방어 기제가 형성되었는지, 내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관 또는 삶은 무엇인지 등등
내담자의 내면 탐색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다음에야 관계의 문제를 좀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경험이 많은 상담자들은 이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내공이 부족하다면 먼저 내담자 개인의 내면 탐색을 하고, 그 다음에 관계 문제를 다루는 것을 고려해 보세요. 제 경험으로는 꽤 효율적이었습니다.
특히 부부 상담, 커플 상담 등 상담의 유형 자체가 관계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상담에서는 관계 갈등의 문제에만 집중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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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사람은 왜 아픈가 : 상처, 치유 그리고 관계의 이야기(2012)'입니다.
지금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꾸준히 내담자를 만나고 계신 이흥표 선생님이 상담과 관련해 처음으로 쓰신 책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상담자가 겪게 되는 감정과 역전이들이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느껴지는 좋은 책입니다. 상담자나 심리치료자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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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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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산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연구회의 회원인 6명의 임상심리학자들이 공동 번역한 Jon G. Allen 박사의 책입니다. 이 책은 2005년에 출판된 2판을 번역해서 2010년에 내놓은 것입니다.
저자가 머리말의 말미에서 외상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심리학과 정신의학만 갖고는 부족하며 생물학과 철학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이유는 외상이 신체적인 질병임과 동시에 실존적인 고민에 직면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듯이 이 책은 철학과 신경과학의 관점에서도 외상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제가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만).
방대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1부 기초편에서는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고, 2부 외상의 영향에서는 외상이 미치는 영역을 정서, 기억, 자기, 관계, 질환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3부에서는 우울, PTSD, 해리성 장애, 자기파괴적 행동 등 외상과 관련된 정신과적 장애를, 마지막으로 4부 치유에서는 정서 조절과 치료적 접근, 희망 등의 내용으로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하는지 알아봅니다.
특징적인 것은 1부 기초편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별도로 애착 외상에 대해 별도의 장을 할애하여 다소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착 외상에 대한 저자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애착 외상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전문가용 책입니다만 트라우마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게 씌여진 책으로 트라우마에 대해 관심있는 임상가들의 입문용 책으로 좋습니다. 2011년 11월에 소개드린
'트라우마(Trauma and Recovery : The Aftermath of Violence, 1997)'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트라우마가 impersonal trauma에 초점을 두고 쓴 책이라면 이 책은 그보다 초점을 더 넓게 잡고 있습니다. 시간 순서로는 트라우마(1997)를 먼저 읽고 트라우마의 치유(2005)를 읽어야 하겠지만 반대로 읽는 것을 더 권장합니다.
트라우마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이 책과 Judith Herman의 '트라우마(1997)'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두 권 다 추천합니다.
닫기
* 단지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변화시킬 수도 있다.
* 외상을 당한 사람에게 가장 해로운 것은 회피다.
* 학대는 권한 이상의 행위를 하는 것이며, 방임은 의무 이하의 행위를 하는 것이다.
* 방임은 신체적 방임과 심리사회적 방임으로 구분하는데 심리사회적 방임에는 정서적 방임(아동의 정서적 상태에 반응을 보이지 않음), 인지적 방임(아동의 인지적이고 교육적인 발달을 지원하지 않음), 사회적 방임(아동의 사회적/대인관계적 발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음) 등이 포함된다.
* 아동기의 애착 외상에서는 학대와 방임의 결합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외상의 핵심은 두려움과 외로움이다.
*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외상 대처의 중점은 추가적인 외상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 우리는 보통 외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태풍, 전쟁, 성폭행, 학대와 같은 객관적인 사건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건에 대한 주관적 경험이 외상이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 애착의 안정 기반은 외부 세계에 대한 탐색을 촉진할 뿐 아니라 내적 세계를 탐색하는 것 역시 촉진한다.
* 전두엽의 뇌파(EEG)를 측정하면 부정적 정서의 경우 우반구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고 긍정적 정서의 경우에는 좌반구가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억제 기질의 사람이 외상 경험에 가장 민감하고 영향을 크게 받는다.
* 수치심은 핵심적인 자기(core self)가 나쁜 것인 반면, 죄책감은 특정 행동이 나쁜 것이다. 수치심이 좀 더 광범위하게 나쁘다는 느낌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죄책감보다 좀 더 파괴적인 경향이 있다.
* 수치심이 외상의 공통적인 측면이라는 사실은 놀라울 것도 없다. 외상적 사건은 무력감을 유발하는데, 이 무력감이 수치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플래시백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실감각(grounding)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현실감각 기법이란 감각 입력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현재로 주의를 돌리는 것을 말한다.
* 외상을 탐색해야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침습적 기억으로 고통을 겪고 있거나, 혹은 외상적 사건을 행동으로 재연하고 있는 경우이다.
* 외상 치료의 목표는 외상적 기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치료의 목적은 회상을 더 의미 있고 정서적으로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 매 맞는 아내들은 구타하는 배우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진정시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그 노력이 실패해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이처럼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통제감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방어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무력감을 느끼기보다는 비난받을 만하다고 느끼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 자기 가치감을 향상시키는 관계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자기 가치감을 감소시키는 관계와의 접촉은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 외상 경험에 대해 말하는 목적은 갇혀 있는 정서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에 대한 더 양호한 통제력을 얻는 데 있다.
* 외상 집단 치료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안전에, 두 번째 단계에서는 외상 경험에 관한 기억하기와 이야기하기에, 세 번째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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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나 상담을 하는 임상가들에게 특히 강조되는 윤리 규정 중 하나가 다중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아주 간략하게 하나만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상담을 하는 내담자와 잠자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상담자-내담자 관계에 연인 관계가 추가되기 때문에 치료적 경계를 침범하게 되어 내담자에게 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금하는 행동이죠.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치료나 상담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다중 관계는 해롭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모든 대인 관계 갈등과 대부분의 심리적 문제가 이런 다중 관계 때문에 발생한다고까지 생각하는 편입니다. 뒤집어서 말씀드리면
애초부터 다중 관계를 맺지 않거나 이미 맺고 있는 다중 관계를 정리해서 하나의 관계만 남기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많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걸 경험하였습니다.
제가 주로 다루고 있는 도박 중독 문제만 해도 도박자와 배우자, 도박자와 원가족의 문제는 엄밀히 말하면 도박 때문에, 혹은 도박으로 파생된 문제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주로 다중 관계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아내와 남편의 관계만 유지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내가 도박자인 남편의 빚을 대신 갚아줌으로써 채권자-채무자 관계가 추가되게 됩니다. 또는 도박자 남편이 저지른 일을 아내가 돌아다니면서 일일히 변명, 거짓말, 해결함으로써 엄마-아들의 관계가 추가되는 것이죠.
물론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이 '별다른 문제 없는 상태'에서 맺은 다중 관계는 안정된 평형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다중 관계는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조금만 흔들려도 균형이 깨지고 결국은 갈등을 가져오게 됩니다.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말도 다중 관계를 경계하는 말이죠. 너무 각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다중 관계를 맺는 순간 얇은 얼음판 위에 올라섰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동료와는 일만 함께 하고, 친구와는 우정만 나누고, 연인과는 사랑만 하세요.
거리 두기가 어렵다고 생각되는 분들일수록 다중 관계를 맺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다중 관계도 빨리 정리하세요.
덧. 이중 관계도 다중 관계이니 관계는 하나만 국한하도록 애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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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의 절대 다수는 대인 관계 문제를 호소합니다. 심리적 증상때문에 힘들다고 하더라도 근본 원인은 대인 관계이거나 최소한 대인 관계 문제가 얽혀 있곤 하죠. 대인 관계 문제가 없이 오로지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 문제를 가져오는 내담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런데 10년 정도 상담을 해 보니 대인 관계 갈등을 만드는 가장 큰 문제가 '기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에게 기대를 하기 때문에 실망을 하게 되고, 분노를 느끼게 되고, 원망을 하게 되는 것이죠.
기대를 하지 않으면 고통을 느낄 일이 없습니다.
간혹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관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계신데 기대 없이도 충분히 충만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바라는 것 없이 주는 것이 기쁜 관계를 맺으면 됩니다.
저는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데 사실 얘네들에게 별로 기대하는 것이 없습니다. 먹여 주고 재워준다고 아양을 떨 것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우울할 때 저를 위로해 줄 것을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존재 자체가 위로가 되고 사랑스럽게 느끼는 것이죠.
그런데 인간들은 유독 상대방의 의사는 묻지도 않은 채 제 맘대로 서로에게 기대하고 그 기대가 좌절되면 실망하거나 원망하고 분노를 폭발시키기도 합니다. 기대의 근원에는 욕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욕심을 버리면 기대를 할 일이 없고 기대를 하지 않으면 관계 갈등이 생길 일이 없습니다.
그걸 깨닫고 나니 인생에 원망이 사라지더군요. 저도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요.
그리고 또 하나, 불행은 '비교' 때문에 느낀다는 것도 상담을 통해 배웠습니다. 비교하지 않으면 불행감을 느낄 일이 없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된거죠.
이건 행복이 뭔지에 대해 의미 치료적으로 접근하다 찾은 것인데 사람들은 흔히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행복감을 느끼라는 충고를 따르다가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안타깝지만 상대적으로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는 것도 비교의 틀 안에서 놀아나는 것입니다. 잠시동안 상대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지만 감당하기 어렵거나 자신에게 중요한 자원이 고갈되면 오히려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죠.
'기대'와 '비교'만 하지 않을 수 있어도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어떠한 '기대'도 하지 마시고 누구와도 '비교'를 하지 말아보세요. 그 결과에 놀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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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 3의 책 소개 포스팅을 자주 보신 분이라면 이미 아시겠지만 제가 심리학 책을 평가하는 기준은 딱 하나입니다. 현장의 체험과 노하우가 얼마나 담겨 있느냐입니다. 일류 대학의 교수이건, 방송에 자주 나오는 유명인이건, 외국의 저명한 학자이건 뭐건 간에 그 기준에 미달되면 가차없이 혹평합니다.
이 책은 저자에게 직접 선물 받아 읽은 책인데 박대령 선생님은 대인 불안 문제를 가진 분들을 상담하고 치유하는 일을 온,오프라인에서 꽤 오래 해 온 현장 중심의 임상가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소위 말하는 사회 공포증(박대령 선생님은 이런 낙인찍기 진단을 싫어하시지만)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제목 그대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관계 맺기 방법을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책은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나 자신과 관계 맺기, 2부. 타인과 관계 맺기, 3부. 환경과의 관계 맺기처럼 '나'에서부터 출발해 밖으로 확장해가는 형식을 따르고 있고 4부에서는 1~3부에서 제시한대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리면 저자가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철학과 치료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어서 시종일관 '관계성'과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읽기보다는 스스로 이미 아름다운 존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 좋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앞에서 제가 강조했듯이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흡입력과 몰입도를 높였다는 것이고 일반인이 읽기에도 참 쉽게 글을 썼다는 점입니다. 심리학 지식과 정보를 빠짐없이 전달하면서 일반인이 읽기 쉽게 글을 쓰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부러운 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겸손이 지나쳐서 그냥 저자의 임상 경험만 써도 충분할 것을 다른 치료 관련 서적을 자주 인용함으로써 읽는 흐름에 방해가 되고 그럼으로써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글쓰기가 되었다는 겁니다. 저는 오히려 인용구를 모두 빼면 훨씬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선물로 받고 소개글을 올리기로 약속한 것이 상당히 오래전인데 이제서야 약속을 지키게 되어 참 면구스럽네요.
대인 관계 문제, 특히 대인 불안 문제로 고민 중이며 그 이유를 자신의 열등감으로 귀인하고 계신 일반인들이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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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회공포증이라는 진단명을 좋아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병이라기보다는 복잡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 속에서 발달시켜온 하나의 생존방식이기 때문이다. 발표 불안을 가진 사람들을 사회공포증이라고 진단내리는 순간 그들은 정신병자로 낙인찍히고, 그로 인한 수치심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더 두려워하게 된다.
* 자신이 우울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더 우울하게 되는 이유는 자신이 우울하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 슬픔과 같은 감정은 억누르거나 피하려고 할 때 고통스러워지는 것이지, 오히려 그 감정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긴장이 풀리면서 몸에 피를 돌게 한다.
덧. 제가 이 책을 별 셋으로 평가한 것은 치료 장면에서 유용한 정보를 구하는 임상가의 입장에서 보았기 때문이지 책의 내용이 별로라서가 아닙니다. 노파심에서 말씀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멈풀연 명상'은 저도 잘 챙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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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자본주의가 기승을 부려온 마당에 이제는 신자유주의까지 엄습하여 뭐든지 돈으로 환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데다 경쟁은 기본이고, 경쟁의 승자도 적절한 대가를 돈으로 받아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반비례해서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수는 급격히 줄고만 있지요.
다들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돈과 비교 경쟁의 프레임에서 빠져나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자발적인 가난을 선택하고 소비를 줄이고, 자연친화적으로 사는 건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결단력을 요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돈을 버리라고 말하기보다는 맛있는 비빔밥을 만드는 방법처럼 살자고 말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맛을 내고 값비싼 재료라고 해도 그것만 넣어서는 비빔밥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다양한 재료가 골고루 섞여야 오묘한 조화의 맛을 내는 법이지요.
신선한 나물도 필요하지만 김가루도, 깨도, 참기름도 넣어야 더 맛있어집니다.
그러니 돈도 중요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따뜻한 관계도, 즐거운 취미 생활도, 마음의 평안도, 신체적인 건강도 모두 필요하고 또, 그것이 적절한 균형을 이룰 때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일품 요리가 아닌 비빔밥같은 행복을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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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화에서 출판되는 자기 계발서의 문제점은 지나치게 '독립'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려 하거나 다른 사람의 인정과 승인을 갈구하는 사람을 몰아부쳐서 오롯하게 혼자 서라고 push하곤 하죠.
그에 반해 우리나라 저자에 의해 출판되는 자기 계발서 류의 책들이 강조하는 핵심은 대개 '관계 맺기'입니다. 시작이 어떻게 되었든 결국은 관계 맺기를 통해서만 진정한 치유가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저는 그런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관계 맺기가 근본적인 치유 방법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관계 맺기에 대한 집착이 더 큰 상처를 입히고 건강하게 살 수 있었던 사람들까지 멍들게 하고 있다고까지 생각합니다.
물론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관계 맺기가 치유의 수단이 될 수 있으며 관계 맺기 자체도 아무런 무리 없이 잘 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건강하니까요.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굳이 관계 맺기에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관계 맺기를 통해 더 행복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가 깊고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관계 맺기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관계 맺기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공감, 배려만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냉정한 자기 돌아보기, 타인의 평가, 기대의 조정과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도 함께 전달하는데 그들은 그걸 감당한 힘이 아직 없습니다.
심리적,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혼자서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관계 맺기를 통한 해결책을 강요하면 지나친 의존이 발생하거나 희생과 착취의 악순환 고리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의 진흙성이 과연 강철 교각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목표가 진정한 독립이든, 자존감의 회복든, 행복 찾기이든 간에 해결책은 온전한 '자립'이지 '관계 맺기'가 아닙니다. 관계 맺기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해도 자립이 우선입니다.
사실 관계 맺기를 악용하는 상담자, 종교인, 멘토들부터가 더 문제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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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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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할 때나 개인적으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때 저는 행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걸 네 바퀴의 균형이라고 말합니다. 바퀴의 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균형입니다.
사람들마다 행복을 달리 정의하겠지만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기본적인 전제는 다음의 네 가지 요소가 삶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죠.
그것은 바로
신체, 정신(또는 마음), 관계, 영혼입니다.
각각의 요소는 정도를 비교할 수 없이 모두 중요합니다. 어느 하나만 빠져도 행복하기 어렵죠.
다른 것이 모두 갖춰져도 몸이 아프다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다른 것이 모두 갖춰져도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면, 명확하게 생각할 수 없다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다른 것이 모두 갖춰져도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다른 것이 모두 갖춰져도 영혼이 황폐하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을 가져올 것으로 착각하지만 물질적인 풍요는 위의 네 가지 요소 중 어느 것도 제대로 채울 수 없습니다. 부유하면 마음이 평안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물질적인 풍요인지 아니면 평안인지...
둘은 같은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지나친 물질은 오히려 평안을 해치고 두려움과 불안을 몰고옵니다.
지금 자신의 네 가지 바퀴를 점검해보세요. 어느 하나의 바람이 많이 빠져 있다면 당장 채워넣어야 합니다.
몸이 건강하지 않다면 치료를 받고 주기적으로 즐거운 운동을 하세요.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면 상담을 받거나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면 마음을 달래줄 즐거운 활동을 하세요.
관계가 건강하지 않다면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기 위해 당분간 홀로살기를 연습해 보세요.
영혼이 건강하지 않다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한 여행(명상 등)을 하거나 신과의 대화를 시도해보세요.
어느 바퀴 하나에만 의지하면 안 됩니다.
운동만 열심히 한다고 행복할 수 없고
음악만 듣는다고 행복할 수 없고
친구들을 만나서 즐거운 대화만 한다고 행복할 수 없고
신앙생활에만 몰입한다고 행복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네 바퀴가 매끄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세요.
그러고 나서 자신이 찾고 있는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물어보세요.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답을 찾았을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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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우 도박 중독자들이 전문적인 치료 기관이나 GA와 같은 자조 모임을 찾아 도움을 구하게 되는 것은 대체로 재정적인 문제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시점입니다.
그만큼 돈 문제는 도박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도박자가 계속 도박을 하게 되면 재정적인 문제가 가족들의 미래를 위협하게 되니 가족들은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도박자도 이 빚만 갚으면, 그동안 잃어버린 돈만 찾으면 언제든 도박을 그만둘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희망도 없는 도박에 계속 매달리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도박 중독 때문에 생기는 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돈 문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돈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사이의 관계 문제입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신뢰가 무너지는 문제입니다.
쉽지는 않지만 도박 때문에 생긴 재정적인 문제는 도박 중독자가 정신을 차리고 도박을 그만두면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거나 회복될 수 있습니다. 도박자에 따라서는 도박하기 이전의 경제적 풍요를 금방 되찾기도 합니다. 많은 도박자가 성실하고 열정적이기 때문에 도박에 쏟아붓고 있던 에너지와 열정을 경제적인 부분으로 돌리면 사정이 빠르게 나아집니다.
하지만 사람이 곁을 떠나고 고립되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다시 회복되기 매우 어렵습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는데도 그렇게 사랑하고 아끼던 배우자도 신뢰가 무너지면 그 신뢰를 회복하느라 굉장히 힘들고 먼 길을 가야하니까요.
게다가 이 신뢰는 돈이 많다고 금방 쌓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말과 행동의 일치, 그것을 꾸준히 일관되게 지키는 것이 수반되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의 가장 큰 피해는 돈을 잃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떠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곁에 남아 있을 때 도박 문제를 공개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마음이 떠난 사람을 돌려놓는 것은 황금으로 가득찬 수레를 끄는 황소들로도 어려운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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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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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험프리스의 책은 월덴 3에서만 이미 몇 차례 소개를 드린 바 있습니다.
'부부의 사생활(1997)',
'투덜이의 심리학(1996)',
'심리학에서 육아의 답을 찾다(2004)'가 바로 그것입니다.
네 번째로 소개드리는 토니 험프리스의 책은 2004년에 나온 'Leaving the Nest : What Families Are All About'입니다. 토니 험프리스를 제가 좋아하기는 하지만 현장에 있는 임상가들에게 추천하기에는 그동안 뭔가 2% 부족했는데(그래서 항상 평가는 별 세개~) 이 책은 제가 읽은 험프리스의 책 중 최고입니다. 가히 흡족한 수준이에요.
제목처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문제 있는 가족의 모습을 조명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유하고 특별한 나를 발견하는 방법, 경제적, 정서적 독립의 문제, 그리고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통의 모습, 조건없는 사랑이라는 것이 가능한지, 감정 표현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책임과 권리의 문제 등 가족이라는 체계에서 살펴봐야 할 중요한 주제들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평소 가족 상담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의 대부분을 이 책에서 모두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딱 제 스타일의 책입니다. 제가 가족 상담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한 분들은 바로 이 책을 보시면 됩니다. ^^;;;
역기능적인 가족을 다루는 임상가, 특히 어른 아이의 독립 문제와 헬리콥터 부모, 결혼과 자녀 양육의 준비가 되지 않은 미성숙한 초보 부부나 부모를 상담하는 임상가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토니 험프리스가 워낙 글을 쉽게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누가 읽어도 괜찮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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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한 건축가가 되려면 부모는 먼저 자기 내면의 건물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부모는 자신이 도달한 깨달음의 수준까지만 아이를 이끌어 줄 수 있다.* 남을 위해 지나치게 헌신해 관계를 맺으려는 사람은 끊임없이 주고, 주고, 또 준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자신에 대한 무가치함이 무의식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단지 자신의 불안을 달래려는 것 뿐이다. * 지나친 헌신은 가족의 자아인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지나치게 헌신하는 부모는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이다. 그 배우자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그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도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게 된다. * 헌신적인 사랑은 이타적인 것이 아니라 극도로 이기적인 것이다. 헌신하는 관계는 그냥 베푸는 것이 아니라 '돌려받기 위해' 베푸는 것이다. 이는 받는 사람이 지극히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우는 관계다. * 배우자의 외도는 사실 부부 사이에 늘 존재해 온 불만족스런 관계, 또 방어적인 관계를 드러내는 한 증상일 뿐이다. 아내는 자신의 결혼 생활이 불행해진 원인을 '남편을 꾄 여자'에게 모두 뒤집어씌운다. 아내는 그 희생양을 씹어댐으로써 자기 책임을 회피한다. 외도는 남편에게도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다. 아내에게 늘 끌려다니는 무능한 인간이라는 비난을 더 이상 받을 필요가 없으니까. 게다가 한번의 외도로 자신이 무능하지 않다는 사실까지 증명한 것이다. *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아인식이다. 자아에 대한 믿음이 낮은 상태에서는 어떠한 변화 요구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분리하고 독립하라는 말은 욕구를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다른 사람에게 '주체적으로 알리라'는 의미이다. 다만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강요할 필요도 없고, 또 그것이 충족되지 못했다고 거부당한 느낌을 가질 필요도 없다. * 부부가 서로 평온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부부관계에 깊은 불안이 자리잡기 시작한다. 평온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부부를 더욱 깊고 안정적인 관계로 만들고 개개인의 자아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킨다. * 상대방의 감정이 전적으로 상대방 자신에 대한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는 것은 가족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분리되는 첫걸음이다. 그런 사람의 자아에 대한 안정감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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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의학자이자 비교행동학자인 보리스 시륄니크의 고전인 '관계(SOUS LE SIEGE DU LIEN, 1989)'를 북 크로싱합니다.
애착과 관계에 대한 내용을 비교행동학적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번역이 다소 이해하기 어렵게 되어 있으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4년 9월 14일 09:38 현재)
- 퓨리시드님(독서 완료) : 신청(2월 13일), 독서 시작(2월 13일), 독서 완료(3월 4일)
- 키나님(독서 완료) : 3월 1일(신청), 3월 4일(배송), 3월 8일(독서 시작), 3월 20일(독서 완료)
- 식이님(독서 완료 & 보관 중) : 10월 27일(신청), 6월 11일(배송), 8월 3일(독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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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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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의학자이자 비교행동학자인 보리스 시륄니크의 고전(무려 20년이 넘은 책인데 이제서야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되었네요)입니다.
미국 심리학에 경도되어 있는 우리나라 심리학도들이 이 유명한 프랑스의 과학자를 알 턱이 없지만 그는 심리학도에게 너무나 익숙한 개념인 탄력성(resilience)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만... ^^
심리학 서적 범주에 넣을 것인가를 30분 동안 고민하게 만든 책입니다.
왜냐하면 심리학도라면 공부하는 과정에서 지긋지긋하게 듣게 되는 '애착', '관계',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이니까요. 물론 비교행동학적 관점에서 동물 세계와 인간 세계를 넘나들며 관계의 다양한 모습을 비교 설명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저는 결국 일반 서적의 범주로 분류했습니다.
1부에서는 탄생 이전의 생애와 어머니, 아버지와의 관계를 생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부부를 중심으로 성, 사랑과 애착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고 있고요. 물론 비교행동학적으로요. 3부에서는 애착의 부재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애착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대개의 심리학도라면(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상당히 낯설게 느껴지는 전개 방식입니다. 인간의 관계를 다루기 위한 설명 도구가 동물의 비교행동학이니까요.
그렇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읽어보시면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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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상태에서 동물들이 동일 그룹에 속하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반면, 오히려 우리 인간은 알려진 것보다 근친상간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 인간은 말을 통해 맥락을 벗어나는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바로 이런 까닭에 버림받은 아이들은 내면세계에 애정적 결함을 안고 있으면서도, 말을 통해 그 흔적을 극복할 가능성도 언제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 여러 명의 엄마가 있는 가족 형태 내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핵가족 형태 내에서 성장한 아이들보다 정신 장애와 정신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환경이 우호적일 때에는 암컷에 의해서만 번식하는 복제 번식이 경제적이며, 환경이 열악할 때는 태어난 개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성적 결합이 유리하다. 인간은 모든 점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여 있다. 바로 이것이 인간이 성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이다. * 아빠들이 5개월 된 아이를 돌보는 상황에서 아빠의 존재가 아이의 분리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 요컨대 아빠가 돌보는 아기들은 미지의 대상에게 좀 더 호기심을 많이 보이는 듯하다. * 아버지란 존재가 자녀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위해서는 자녀가 6개월에서 8개월에 이르기까지의 민감한 시기에 지각되어야 한다. 대상 관계가 맺어지는 이 시기를 놓치면, 아버지란 존재는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된다. * 사실상 엄마가 일하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 자녀들이 변하는 까닭은 엄마가 일을 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의 변화로 인해 애착의 통로가 변경되기 때문이다. * 사랑에 빠졌다가 사랑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애착이 생겨나는 것이다. * 동공 확대는 성적으로 흥분할 때 신경전달물질인 아트로핀이 분비됨으로써 야기되는 생물학적 현상이다. * 사내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에 비해 애정 결핍의 정도가 심하다. * 가정에서 자란 아기들은 낯선 것과 대면하면 흥미를 느끼지만, 가족 없이 자란 아기들은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이런 아기들은 뭔가 마음을 안정시켜 줄 수 있는 애착의 대체물을 찾아나선다. 이 때 가장 안정적이면서 영속적인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신체(자위행위 집착)다. 이런 아동의 정신기제는 바깥세계를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런 나르시시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내향적인 반추 작용에만 기울어져 있다. * 노인은 질소질 유기물의 부족으로 최근에 있었던 일을 기억 속에 잘 고착시키지 못한다. 의식이나 기억에 떠오르는 것은 어린 시절이나 젊은 시절의 일들이다. 노인들이 머나먼 과거의 일로 괴로워하는 것은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이다.
"관찰자는 자신이 조약돌을 관찰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조약돌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관찰하는 셈이다"
저자가 서문에 쓴 말인데 처음에는 무심코 넘어갔지만 책을 읽으면서 곰씹어 보니 참 의미심장한 말이더군요.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위의 말을 염두에 두고 읽으시면 더 재미있을 겁니다.
이 책의 단점은 원저가 오래된 책이라서 그런건지, 번역이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딱딱한 문체 때문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읽으실 분들은 이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책상머리에서 집중해서 보면 상관없지만 출, 퇴근 길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서 틈틈히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입니다. 계속 흐름을 놓치는 바람에 저도 다 읽는데 평소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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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사를 구분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보기보다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일을 할 때 사사로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하고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일종의 청탁만 거절하면 된다고 보는 것이죠.
하지만 그 사사로운 요구라는 것이 단순히 외부 사람들에 의해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함께 일하는 사람과 단순한 동료의 범위를 벗어나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게 되면(이성관계이든 동성관계이든 간에) 반드시 공과 사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래서 저는 어디에서든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사적인 관계를 맺지 않습니다. 반대로 사적으로 가까운 사람과는 일을 함께 하지 않습니다.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사적으로 얽히게 되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과 사를 구분하기 어려운 순간이 반드시 오게 되고 반대로 사적으로 가까운 사람들과 일을 함께 하게 되면 일이란 것이 본질적으로 목표와 성과가 있기 때문에 감정 상하는 일이 꼭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 일은 일대로 사적인 관계는 사적인 관계로 분리해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속 편한 방법이더군요.
지금까지의 제 경험이 그랬고 그렇지 않은 예외 경우를 별로 보지 못한지라 저는 앞으로도 계속 이 원칙을 고수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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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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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쏟아부음으로써 그리고 그 사랑의 보답을 받음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 어떤 사랑도 불완전하죠.
레오나드(호아킨 피닉스 분)는 유전병 때문에 약혼자가 도망을 간 아픔을 간직한 청년입니다. 아버지의 세탁소 일을 도우며 낡은 사진기로 사진을 찍는 게 유일한 낙이지만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했기에 사랑받지 못한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 시도를 하고 정신과의 약물 치료도 받고 있습니다(아마 우울증인 듯).
그러다 아빠와 사업을 함께 하고 싶은 가족과 어울리게되면서 그 집 딸(비네샤 쇼)을 소개받습니다. 딸은 레오나드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만 레오나드는 아파트 위층에 이사온 미셸(기네스펠트로우 분)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미셸은 자기가 모시는 유부남 변호사와 내연의 관계인데 레오나드를 친구처럼 편하게 생각하고 이런저런 고민을 상의합니다.
변호사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견디지 못한 미셸은 레오나드의 조언에 힘입어 그를 떠나려고 하고 레오나드는 마침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마음이 흔들리는 미셸은 레오나드의 마음을 받아주죠. 함께 멀리 떠나려고 하던 날 밤 미셸은 가족을 버리고까지 자신을 선택한 변호사때문에 마음이 바뀌게 되고 레오나드는 또 다시 버림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는 또 다시 죽으려고 바다에 갔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와 미셸에게 선물로 주려고 준비했던 반지를 샌드라에게 건네는 레오나드. 이 부분이 여성들의 공분을 자아내지 않을까 싶은데 다른 사람의 사랑을 통해서만 자신이 살아있을 의미를 유지할 수 있는 레오나드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저는 그 마음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변호사에게 집착했던 미셸이나 누구든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면 매달리던 레오나드나 모두 자신의 존재 가치를 다른 사람의 관심과 사랑에 의해서만 유지할 수 있는 불쌍한 사람들이죠.
호아킨 피닉스는 이 영화를 끝으로 더 이상 배우를 안 하겠다고 하는데 참 아쉽습니다. 연기가 참 좋았는데 말이죠. 기네스 펠트로도 이 영화에서 연기를 정말 잘 했습니다.
레오나드의 어머니로 나온 배우의 얼굴이 낯이 익었는데 알고 보니 왕년의 대배우 이사벨라 로셀리니였네요. 역시나 카리스마는 명불허전입니다.
관계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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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학지사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이 번역자 인세로 돈 좀 벌겠군!' -_-;;;
그만큼 이 책은 좋은 책입니다. 이런 좋은 책은 좀 읽어 줘야 합니다.
공부를 많이 해서 해박한 이론적인 지식만 갖고 있는 교수는 무수히 많습니다. 또한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상당한 노하우만 축적한 전문가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론과 현장 경험을 모두 겸비한 진정한 고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을 쓴 Barbara De Angelis가 바로 그 고수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숙성된 전문성이 책에 녹아들면 어떤 이야기로 나타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그야말로 역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2년에 나온 책이 올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한국판으로 번역되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인 이 책은 대인 관계, 특히 그 중에서도 이성 관계에 대한 모든 핵심 문제를 집대성 해 놓은 바이블이라고 불러도 좋을 수준의 책입니다.
대인 관계의 상담, 심리치료와 관련된 일에 연관된 모든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소장 가치 100만 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동반자를 찾고 있는 미혼과 현재 자신의 파트너에 대해 끊임없이 떠오르는 회의로 괴로움을 겪는 분들, 이성 관계에 대해 풀리지 않는 고민으로 스트레스 받는 모든 분들에게도 권해 드립니다.
끝으로 이 책에 나오는 몇 가지 핵심적인 부분을 정리해 봤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책을 참고하세요.
닫기 1. 진정한 사랑은 모든 것을 이겨낸다.
-> 관계가 잘 되기 위해서는 사랑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서로 융화할 수 있어야 하고 관계에 대한 헌신이 있어야 한다.
2. 진정한 사랑이라면 그 사람을 만나는 순간 알 것이다.
-> 푹 빠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진정한 사랑은 시간이 필요하다.
3. 나에게 맞는 진정한 사랑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이다.
-> 한 사람 이상과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당신이 함께 있어서 행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파트너는 많다.
4. 완벽한 파트너라면 모든 면에서 나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줄 것이다.
-> 나에게 맞는 파트너가 내가 지닌 많은 욕구들을 충족시켜 주지만, 모든 욕구들을 충족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5. 누군가와 강렬한 성적 공명을 경험하였다면 그것은 분명 사랑일 것이다.
-> 훌륭한 섹스는 진정한 사랑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성교하는 것과만 상관이 있다.
닫기
1. 엄마 또는 아빠와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닐까?
2. 엄마 또는 아빠를 벌주고 있나요?
: 당신에게 상처를 준 부모에게 여전히 화가 나 있다면, 당신은 상처를 주기 위해 파트너를 사귀고 있을 지도 모른다.
3. 당신은 엄마나 아빠를 구하려고 하고 있나요?
4.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
5. 낮은 자존감
: 어렸을 때 사랑스럽지 않다고 들었거나 그렇게 결론 내린 사람은 나중에 사랑을 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6. 죄책감
: 당신 스스로도 용서하지 못하는 뭔가를 했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느낀다면, 당신의 정서적 프로그램은 당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렸을 수도 있다.
닫기
1. 충분히 질문을 하지 않는다.
: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 한 켤레의 신발을 살 때보다도 더 적은 질문을 한다.
2. 잠재적인 문제에 대한 경고 신호들을 무시한다.
3. 성급히 타협한다.
4. 맹목적인 욕정에 굴복한다.
5. 물질적인 유혹에 굴복한다.
6. 적합한 사람인지 생각해 보기 전에 관계에 몰입한다.
닫기
1. 상대방이 당신에게 마음을 쓰는 것보다 당신이 훨씬 더 상대방에게 마음을 쓴다.
2. 당신이 상대방에게 마음을 쓰는 것보다 상대방이 훨씬 더 당신에게 마음을 쓴다.
3. 상대방의 가능성을 사랑하고 있다.
: 누군가와 건강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사람의 현재 모습이 어떤가에 상관없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또는 그 사람의 미래가 어떨 것이라는 희망 때문에 사귀는 것이 아니라, 현재 어떤 모습이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상대방을 구원하려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 만일 당신이 큰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면 동정을 사랑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기 바랍니다. 기억해야 할 중요한 단어는 '존경'입니다. 당신을 상대방을 사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존경해야 하고, 현재 그 사람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5. 상대방을 역할 모델로서 존경한다.6. 외적인 이유 때문에 상대방에게 홀딱 빠져 있다.
7. 상대방과 부분적으로만 어울린다.8. 반항하기 위해 파트너를 선택한다.9. 전에 사귄 사람에 대한 반작용으로 새로운 파트너를 선택한다.10. 당신 파트너는 소유할 수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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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독
: 중독의 문제가 있는 사람을 사랑할 때, 당신은 삼각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당신, 파트너, 그리고 파트너가 중독되어 있는 것.
2. 분노
: 어린 시절부터 억압된 슬픔은 흔히 성인기에 분노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3. 피해의식4. 통제광5. 성기능 장애6. 성숙하지 못함7. 정서적 부재8. 이전 관계로부터 회복되지 않음
: 과거에 대한 분노를 더 많이 간직할수록 그만큼 현재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은 줄어든다.
9.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어린 시절에 겪은 정서적 피해
: 부모가 중독자인 아이들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공동의존적(codependent)인 행동을 보이는 것입니다. 공동의존적인 사람은 어린 시절에 경험한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현실보다는 다른 사람의 현실을 더 중요하게 여기도록 학습되었습니다. 다음의 경우에 해당된다면 당신의 파트너는 공동의존적인 성향이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 다른 사람들과 경계를 세우는 것을 힘들어한다(예, 아니오 라고 분명하게 말하지 못한다)
-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 잘 모르고, 원하는 것이 있어도 요구하는 것을 힘들어 하고,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의 욕구에 대해 더 신경을 기울인다.
- 자신의 직감, 생각, 감정을 믿지 못하고, 종종 타인에게 주도권을 넘긴다.
- 자신에 대해 만족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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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화의 시한폭탄으로 부르는 이유는 보통 아래의 문제들이 관계 초기보다는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1. 심각한 나이 차이2. 서로 다른 종교적 배경3. 서로 다른 사회적, 도덕적, 교육적 배경4. 독한 시댁/처가 식구5. 독한 전 배우자6. 독한 의붓자식들7. 장거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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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적 성장에 몰두함2. 정서적 개방성3. 품격4. 성숙과 책임감5. 높은 자존감
: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사랑을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만족하기 때문에 사랑을 합니다.
6. 인생에 대한 긍정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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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초기에 잘 형성한 rapport가 성공적인 상담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저 첫 발을 잘 떼었을 뿐이죠.
그래서 상담자가 상담을 진행할 때 기억해 두어야 할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혼란을 느끼거나 정보가 없을 때 이를 인정한다.
-> 상담자가 상담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내담자가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없을 때는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낫습니다. 거짓말로 일순간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겠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내담자는 생각보다 상담자의 거짓말을 빨리 눈치채기 때문입니다. 첫째도 '진실함', 둘째도 '진실함', 셋째도 '진실함'입니다.
* 내담자의 삶에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을 예상한다.
-> 아무리 내담자의 개인 신상에 대해 상담자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도 그건 평면적인 자료일 뿐 내담자와 내담자의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내담자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위기가 닥쳐올 수 있습니다. 상담자는 이런 변화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 내담자와 비슷한 상황에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삶을 변화시킨 다른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이론적인 이야기도 좋고, 상담자의 자기 개방도 좋지만, 내담자는 자신과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는 다른 내담자의 성공 스토리를 통해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고 역할 모델로 삼기도 합니다. 단, 개인적인 정보를 너무 상세하게 노출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어떤 내담자는 자신의 사례도 그렇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 상담을 통해 내담자에게서 얼마나 많이 배우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 내담자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서로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상담을 통해 내담자에게서 배우는 것이 없다면 그 상담자는 자신이 의사-환자 모델로 접근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의외로 많은 상담자들이 자신의 전지전능함(omnipotence)에 도취된 나머지 본분을 망각합니다.
* 상담자가 가지고 있었던 비슷한 문제들을 생각해본다.
-> 상담자가 비슷한 문제에 대한 해결 경험이 있다면 상담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고,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이 됩니다.
* 내담자에게 다른 상담자가 더 잘 맞을 것 같다면 의뢰를 고려한다.
-> 가끔 자존심(이게 왜 자존심의 문제인지는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만)을 내세우며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거나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내담자를 억지로 붙들고 있는 상담자를 보게 되는데, 상담의 본질을 잊어버린 행동입니다. 상담은 내담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하는 것이지 상담자의 자기과시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다른 상담자에게 refer할 때 내담자가 받을 수 있는 충격(거절에 대한 공포라든지...)을 예상하고 다루는데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 요점을 전달할 때에는 길게 하지 않고 짧게 한다.
-> 요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 자체가 요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이죠. 제 경우는 상담이 끝날 때 쯤에 그 날 상담의 핵심을 몇 마디 또는 더 줄여서 몇 단어로 요약해서 되짚어 줍니다.
* 내담자와 문제 상황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정도의 깊은 배려는 삼간다.
-> 자칫 잘못하면 내담자가 배려를 동정으로 오해할 위험성도 있고, 가장 중요한 '적절한 거리두기'에 실패하게 됩니다. 상담과 '하소연'은 거의 종이 한 장 차이 밖에 안 됩니다.
* 내담자가 치료적 또래 문화를 형성하도록 격려한다.
-> 상담자가 내담자의 인생 전부를 책임지려는 태도도 위험합니다. 상담자가 내담자를 만나는 시간은 기껏해야 일주일에 1시간 남짓이고 6일 23시간 동안 내담자는 상담자 없이 홀로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야 합니다. 따라서 치료적 또래 문화를 형성함으로써 내담자의 생활 안에 쉼터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 원인이 무엇이든 내담자가 희생양이 된 것은 아닌 지 확인한다.
-> 많은 경우, 특히 대인 관계 문제의 경우는 상호 작용에 의한 것이 많으므로 내담자가 일방적인 희생자가 아니지만 간혹 내담자가 희생양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 상담의 초점은 내담자가 희생양이 되었는지의 여부에 맞추어져야 합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그것이 최우선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입니다.
* 내담자가 주의를 끌고 싶어할 때에는 주목해야 한다. "좋아요. 저는 당신에게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어떻게 하려고 그러지요?"
-> 상담자가 '적절한 거리두기'를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면 attention getting과 고통 호소를 구분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가 상담자의 주의를 끌고 싶어할 때는 일단 주목해야 합니다.
* 친근하고 공감적인 태도로 직면시킨다.
-> 직면은 내담자가 감추거나 회피하고 싶었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내담자의 심리적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담자의 공감적이고 지지적인 태도가 중요합니다. 내담자를 취조하듯이, 또는 내담자가 몰랐던 문제를 자신이 발견한 것처럼 으스대면서 직면하게 되면 당연히 내담자는 저항하거나 심한 경우 튕겨나가게 됩니다. 특히 심리평가 결과에 대해 해석 상담을 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 상처, 다툼, 곤경을 피하기 위한 시도로 무감각할 때에는 직면시킨다.
-> 환부가 썩어들어가게 될 때, 필요한 것은 외과적인 수술이지, 진통 연고를 덕지덕지 바르는 것이 아닙니다.
출처 : 유능한 상담자(Gerard Egan) 중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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