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L 성격 유형은 '모방하는' 성격이라고 불리는데 저는 보통 '카멜레온' 유형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카멜레온은 모습을 감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 배경색에 자신의 몸 색깔을 맞춰 변화시키는 동물이죠. 그래서 눈에 잘 띄지 않는데 LML 성격 유형도 카멜레온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LML, LHL, LHM, LHH 네 유형의 공통점은 자율성이 낮은 면을 보완하기 위해 연대감을 (억지로) 끌어올렸다는 점에 있습니다.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기 초월 성격'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자기 초월 차원은 수검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드러내는 영역이므로 LHL, LHM, LHH 유형은 순서대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사용하는 것에서 이상이나 신앙에 기반한 문제 해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의 차이로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LML, LHL 유형의 차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요. 두 유형 모두 자율성이 낮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객관적이고 현실적이니 차이점이라고는 연대감이 낮으냐 중간 수준이냐의 미묘한 차이 밖에 없으니까요.
LHL(의존하는) 성격 유형은 의존하는 대상이 대부분 '사람'입니다. 또한 의존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부담이 될 만큼 적극적이고 노골적입니다. 이에 비해 LML(모방하는) 성격 유형은 모방하는 대상이 굳이 사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정체를 감출 수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유행하는 복장, 삶의 태도와 양식, 분위기까지 그것이 자신에게 현실적인 이득을 주기만 하면 대상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만큼 튀지 않고 은근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죠.
중요한 건 LML 성격 유형의 경우 이 성격 유형임을 상담자가 빠르게 알아차리고 대응하지 못하면 이유도 모른 채 조기 종결로 내담자를 잃을 수 있다는 겁니다. 상담 초기 심리평가가 필요한 대표적인 성격 유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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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질 유형이 같을수록 궁합이 좋다
2. 기질 유형이 상극일수록 궁합이 나쁘다
3. 기질 유형이 상극인데 성격이 미성숙한 것이 최악의 조합이다
4. 기질 유형이 상극이라도 성격이 잘 발달되어 있으면 상관없지만 그런 사람들은 서로에게 끌릴 일이 없다
5. 기질 유형이 비슷하면 성격이 상극이라도 서로 보완이 된다
6. 기질에서는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이 같아야 한다. 사회적 민감성은 달라도 괜찮다
지금까지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저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자, 그럼 오늘의 주제인 MBTI 궁합입니다.
사실 저는 MBTI를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자신을 이해하는데 기대만큼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넘 효과 때문에 정확도가 많이 떨어지거든요. 무엇보다 실제로는 아닌데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응답하는 경향이 강해 실제 자신(real self)를 반영하기보다는 '그렇다고 믿는' 내지는 '타인에게 그렇게 보이고 싶은' 이상적인 자신(ideal self)을 반영하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그래서 상담을 하면서 MBTI를 주기적으로 해 보면 유형이 계속 바뀝니다. TCI도 이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지만 MBTI와 달리 TCI는 주기적으로 실시하면 점점 하나의 유형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고 무엇보다 초기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면 신뢰하지도 않는 MBTI로 알아보는 궁합 이야기를 왜 하냐하면 제가 supervision했던 부부 사례 중에 TCI와 MBTI를 동시에 실시한 경우를 모아보니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경향이 관찰되었기 때문입니다.
1. TCI의 기질 유형이 같으면서 MBTI 유형은 반대일수록 궁합이 좋다
2. TCI의 기질 유형이 상극이면서 MBTI 유형이 같을수록 궁합이 나쁘다
3. TCI의 성격 유형은 MBTI 성격 유형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일반인들은 TCI를 잘 모르고 MBTI에 익숙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과 같은 MBTI 유형이라면 궁합이 좋아서 끌린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상극의 기질에 끌리는 겁니다. 그래서 초기의 밀월 단계가 지나면 지옥이 시작되는거죠.
이와 상반되게 MBTI 유형이 반대라면 처음 만났을 때 '저 인간은 대체 뭐지?' 싶지만 TCI 기질 유형이 같으면 만날수록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모자란 반쪽을 채워주는 느낌을 받는거죠.
TCI의 기질 유형이 상극이면서 MBTI 유형이 같은 최악의 궁합은 정말 많이 봤습니다. 직업 특성 상 문제가 있는 커플의 사례만 보니 많을 수 밖에 없지요. 그럼 TCI의 기질 유형이 같으면서 MBTI 유형은 반대인 사례는 없냐 하면 당장 저와 제 반려인이 그런 경우입니다.
'TCI로 알아보는 궁합'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LLL 기질이고 반려인은 LLH 기질입니다.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이 동일하고 사회적 민감성만 반대죠. TCI 궁합의 원칙 6에 해당합니다. 성격은 제가 HMH, 반려인이 LML 유형으로 반대입니다. TCI 궁합의 원칙 5에 해당되죠.
그렇다면 MBTI 유형은 어떨까요? 제가 극단적인 ISTJ이고 반려인이 극단적인 ENTP입니다. T만 일치하고 나머지 차원이 완전히 반대입니다. 제가 반려인을 처음 만났을 때 첫 인상은 '저 여자는 대체 뭐지? 제발 저 여자와만 엮이지 않으면 좋겠다'였습니다.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여성상이었죠. 나중에 둘이 사귄다는 사실을 공개했을 때 주변에서 아무도 믿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서로 잘맞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당시에는 휴대폰도 없고 삐삐를 쓰던 시기였기 때문에 집에서 유선 전화를 붙들고 밤새 수다를 떨다가 부모님에게 등짝 스매싱을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사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남사친-여사친 관계였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결혼 20년차인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싸움 한 번 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사이가 좋고 갈등 자체가 없습니다. 완전 개과인 반려인이 저 때문에 고양이를 다섯 마리나 입양했고 극내향인 제가 반려인 때문에 인생 취미인 여행에 빠졌죠. 기질이 같으면 반대되는 성격이 오히려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니 MBTI 유형이 반대라도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릅니다. TCI를 추가 실시해서 기질 유형이 같으면 오히려 천생연분을 찾은 것일 수 있으니까요. 성격 유형까지 반대라면 절대로 놓치지 말고 꽉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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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포스팅을 하게 된 계기는 TCI의 기질, 성격 유형이 도무지 맞지 않는데도 연애, 결혼을 하면서 상처받는 커플을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궁합을 본답시고 사주팔자, 탄생석, 별자리, 혈액형까지 맞춰보지만 그런 게 맞을리가 없죠. 그래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TCI 결과에 따른 기질/성격 유형의 궁합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진지하게 받아들이셔도 되고 재미로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시작해 보겠습니다.
TCI 궁합의 원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기질 유형이 같을수록 궁합이 좋다
2. 기질 유형이 상극일수록 궁합이 나쁘다
3. 기질 유형이 상극인데 성격이 미성숙한 것이 최악의 조합이다
4. 기질 유형이 상극이라도 성격이 잘 발달되어 있으면 상관없지만 그런 사람들은 서로에게 끌릴 일이 없다
5. 기질 유형이 비슷하면 성격이 상극이라도 서로 보완이 된다
6. 기질에서는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이 같아야 한다. 사회적 민감성은 달라도 괜찮다
하나씩 설명하겠습니다.
1. 기질 유형이 같을수록 궁합이 좋다
사람들은 기질이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게 되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유사성의 원리(principle of similarity)로 설명합니다. 당장 부모님을 생각해보세요. 자신이 기질을 물려받은 부모에게 동질감, 측은지심을 좀 더 느끼게 마련일 겁니다. 기질이 같다는 건 그냥 같은 종족이라는 걸 아는거라서 다른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척 보면 알 정도로 통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됩니다. 흔히 말하는 죽이 잘 맞는 사람입니다.
2. 기질 유형이 상극일수록 궁합이 나쁘다
그렇다면 상보성의 원리(principle of complementarity)에 따라 반대되는 성향에 끌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상보성의 핵심은 '반대되는'이 아니라 '다르지만 서로 보완되는'입니다. TCI의 기질 상극은 상보성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지구인과 안드로메다인의 사이처럼 그냥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 끌리지 않아야 정상입니다. 지구인이 안드로메다인과 사랑에 빠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너무 이질적이니까요. 그렇다면 왜 기질 유형이 상극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려서 연애, 결혼을 하는 걸까요? 3번 원칙 때문입니다.
3. 기질 유형이 상극인데 성격이 미성숙한 것이 최악의 조합이다
'상극의 기질은 왜 서로에게 끌리나 : 임상가용' 포스팅에서 설명한 것처럼 상극인 기질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HMH 기질과 LML 기질은 서로 상극인데 둘 다 'self-centeredness'라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성격이 미성숙하다면 서로의 self-centeredness에 끌리는 겁니다. 사실 HMH 기질은 이를 '타인의 관심'으로, LML 기질은 '타인의 무관심'으로 충족하려 하기 때문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인데도요. 성격이 미성숙하여 착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개인 상담을 통해 성격 미발달 문제가 해결되면 결별하거나 이혼하게 됩니다.
4. 기질 유형이 상극이라도 성격이 잘 발달되어 있으면 상관없지만 그런 사람들은 서로에게 끌릴 일이 없다
기질 유형이 상극이라도 성격이 잘 발달되어 있다면 자신의 기질을 잘 조절하기 때문에 기질이 상극인 사람과 함께 있어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굳이 왜 자신과 정반대인 사람과 함께 있으려할까요? 기질 유형이 상극인 사람은 서로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과 같아서 서로에게 그야말로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끌리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기질이 상극인데 성격이 미성숙하여 상대방을 오해한 나머지 지옥 속에서 살고 있는 커플을 무수히 봤지만 기질이 상극인데도 성격이 잘 발달되어 행복한 관계를 맺고 있는 커플은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5. 기질 유형이 비슷하면 성격이 상극이라도 상관없다
저는
'기질과 성격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포스팅에서 한 사람이 어떤 바탕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게 기질이고 정작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 지,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에 대해 알려주는 건 성격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예를 들어 HMH 기질인 커플을 보죠. 만약 한 사람이 HML 성격 유형이고 다른 사람이 정반대 성격인 LMH 성격 유형이라면 어떨까요? HMH 기질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self-centeredness가 중요한 기질입니다. LMH 성격 유형이라면 이를 비논리적인 방범으로 충족하려 할 텐데 이와 반대인 HML 성격 유형은 LMH 성격인 사람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논리적 성격 유형이니) 같은 자기애성 기질이고 자기애성 기질의 특성 상 상대방이 자신의 자기애를 충족하는데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냥 자신만의 방식이 있겠거니 하고 그냥 내버려둡니다. 그래서 갈등이 생길 소지가 별로 없습니다.
6. 기질에서는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이 같아야 한다. 사회적 민감성은 달라도 상관없다
이 원칙은 저와 반려인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지만 저는 LLL 기질이고 제 반려인은 LLH 기질입니다.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은 동일하고 사회적 민감성 기질은 반대입니다.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이 반대라면 같이 살기 힘듭니다. HH와 LL을 생각해보면 HH는 급정거-급출발을 하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하지만 LL은 승차감과 안전 운전이 중요한 자동차와 같아서 같이 갈 수 없습니다. HH는 LL이 답답해서 견디지 못하고 LL은 HH가 위험천만해서 견디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민감성 기질은 어떨까요? 높은 사람은 관계 지향적이지만 낮은 사람은 과제 지향적이라서 반대라기보다는 지향점이 다른 쪽에 가깝습니다
저와 반려인은 모두 LL 기질이라서 안정을 추구하는 것도, 미리 준비하는 것도,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것도 동일합니다. 그래서 일상 생활을 하는 것도, 미래를 준비하는 경향도 비슷합니다. 흔히 말하는 척 하면 척 알아듣는 소울 메이트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반려인은 사회적 민감성이 아주 높아서 사람을 좋아하고 관계를 중시합니다. 하지만 제가 사회적 민감성이 낮아서 내향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걸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저를 바꾸려 하는 건 LL 기질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계 욕구 충족이 필요하면 알아서 가까운 지인을 활용하고 저를 내버려 둡니다. 저도 LL 기질이기 때문에 제 사생활을 존중해주면 반려인이 사람을 좋아하는 걸 굳이 막을 생각이 없습니다. 대인 관계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저와 다른 것 뿐이죠.
그렇다면 성격은 어떠냐 하면 저는 HMH 성격 유형이고 반려인은 LML 성격 유형으로 유형만 보면 상극입니다. 반려인은 자신이 창의적이지 않다며 불만스러워하지만 LML 성격 유형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좋은 점을 금방 벤치마킹하고 응용력이 뛰어납니다. 저는 HMH 유형이기 때문에 누구를 따라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LML 성격 유형인 반려인 때문에 득 보는 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가서 길을 잃었을 때 저는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만 반려인은 넉살좋게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 봐서 저보다 빨리 옳은 길을 알아냅니다. 그래서 반려인이 LML 성격 유형인 게 싫지 않습니다. 제 고집스러운 독창성의 헛점을 채워 주거든요.
정리하자면, 기질은 비슷할수록, 최소한 자극추구, 위험회피 기질이 같으면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다르거나 성격이 상극이어도 괜찮은 궁합입니다. 반대로 기질이 상극이면 최악인데 그나마 둘 다 성격이 발달되어 있으면 참고(다른 조건을 맞춰) 살 수는 있습니다.
제 이야기가 사실인지 궁금한 분들은 한번 이 원칙을 적용해서 궁합을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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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있던 자료는 85장의 슬라이드로 된 4시간 분량이었는데 슬라이드 105장으로 구성된 5시간 분량으로 새롭게 확장했습니다.
6월 26일 88회 미니 강의에서 사용해 보니 총 4.5시간 정도 분량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약 1시간 분량으로 새로 추가된 내용은 '기질/성격 하위차원의 실제 의미'로, 기초편 미니 강의에서 이미 다루기는 했지만 한 눈에 알아보실 수 있도록 깔끔하게 다시 정리해서 수록했습니다.
기존 자료를 갖고 계신 분들도 이번에 업로드한 'TCI의 이해(심화편)(확장판)'이 최신 버전이니 다시 요청하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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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TCI 유형별 해석집의 구조 이해' 포스트에서 서로 상극인 유형이 존재한다는 걸 이해하면 각기 27개에 달하는 기질, 성격 유형을 굳이 모두 외울 필요 없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또한
'상극의 기질은 왜 서로에게 끌리나 : 임상가용' 포스팅을 통해 상극인 기질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에 끌려 기질이 반대 유형인 사람들이 사귀거나 결혼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걸 '강박성 vs. 연극성', '반사회성 vs. 의존성', '자기애성 vs. 뱀파이어' 예를 들어 설명했죠.
오늘은 MHL과 MLH 기질의 관계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MHL 기질은 '고립된-겁많은' 기질로 제가 흔히 '미어캣'이라고 부르는 유형입니다. 이와 상극인 MLH 기질은 '잘속는-영웅적' 기질로 성격이 잘 조절하면 '히어로', 조절하지 못하면 '홍반장'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MHL <--> MLH
얼핏 보면 전혀 다른 모습일 것 같은 이 두 기질 유형의 공통점은 둘 다 '문제(정확하게는 위험)'에 예민하다는 겁니다. 고립된-겁많은 기질의 소유자는 문제가 생기면(위험을 감지하면) 본능적으로 자신만의 동굴로 도망가려 하고 잘속는-영웅적 기질의 소유자는 문제가 생기면 그 위험 요소를 해결하고 없애기 위해 뛰어듭니다.
둘 다 위험에 예민하기는 하지만 대처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죠. 고립된-겁많은 기질은 위험회피가 강하고 사회적 민감성이 약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지하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으려 하지만 잘속는-영웅적 기질은 위험회피가 약하고 사회적 민감성이 강한데 이는 연극성(HLH) 기질과 비슷해 위험을 감지하면 그걸 해결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합니다.
고립된-겁많은 기질의 소유자는 자기 대신 문제를 해결하려고 솔선수범해서 나서는 잘속는-영웅적 기질이 든든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끌리고 잘속는-영웅적 기질의 소유자는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는(실은 도망가는) 고립된-겁많은 기질의 관심이 좋아서 끌리게 됩니다.
그래서 고립된-겁많은 기질과 잘속는-영웅적 기질의 공통점은 둘 다 문제(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고립된-겁많은 기질은 문제(위험)를 떠넘기고 싶어하고, 잘속는-영웅적 기질은 그 문제(위험)를 해결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고립된-겁많은 기질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문제를 대신 해결할 잘속는-영웅적 기질이 필요할 뿐 정작 그들이 필요로 하는 관심은 주지 못합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약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잘속는-영웅적 기질은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밖으로 돌기 때문에 나중에는 내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는 잘속는-영웅적 기질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반대로 잘속는-영웅적 기질은 자신들이 원하는 관심은 주지도 못하면서 자꾸 문제만 만드는 고립된-겁많은 기질에게 지쳐 나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에게 열광하는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빠지기 때문에 관계가 소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트러블 메이커(의도한 건 아니지만)와 해결사의 만남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시적 전략 관계일 뿐 지속 가능한 것이 될 수 없는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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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의는 아쉽게도 (주)마음사랑의 구매자격 취득을 위한 강의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구매자격과 상관없이 TCI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자 하는 분들께 권하는 강의입니다.
TCI의 이해(기초편) 미니 강의를 꼭 들어야 수강 자격이 주어지는 건 아니지만 기초편 강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진행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기초편 강의를 들으시는 걸 추천드리고 최소한 자료실에 있는
'기초편 강의안'을 다운로드해서 살펴보시고 이해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 주제 : TCI의 이해(심화편)
* 내용
- 대표적인 기질/성격 유형 이해
- 기질/성격의 하위 유형 이해
- 기질/성격 하위차원의 조합 이해
- 실전 해석 방법
- MMPI 결과와 교차 검증 사례
- TCI 결과의 현장 적용
- 기질/성격 유형 해석 시 예외 이해
- 성격 미발달 문제 개입 방안
* 일시 : 2022년 1월 23일(일) 14:00~18:00(4시간)
-> 전날인 1월 22일 밤 11시 30분에 예약이 마감되고 접속 코드와 강의안이 발송되니 반드시 그 전에 수강료 입금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은행 서버 점검으로 시간 내에 입금을 못 했다며 받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마감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습니다;;;)
* 장소 : 구글 Meet을 이용한 화상 강의
-> 구글 Meet 사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gmail 계정이 없어도 됩니다.
* 인원 : 최소 10인 이상-> 선착순 제한없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최소 인원인 10명만 넘어가면 강의 확정입니다. 오픈 확정되었습니다. 마감되었습니다!!
* 비용 : 1인 당 4만 원-> 화상 강의인 만큼 원래의 강의료 5만 원에서 20% 할인 적용합니다
->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고 미리 입금하지 마세요. 신청 확인 메일을 받으신 뒤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환불해 드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강의 전에 미리 불참 통보를 하지 않으면 환불, 이월이 안 됩니다. 유의하세요!
* 특징 : 예약 취소 시점과 상관 없이 무조건 100% 환불, 정원 미달 시에는 강의가 취소됩니다.
# 앞으로는 예약 취소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취소하실 수 있지만 선 입금하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들으실 분들만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 수강을 위한 조건(매우 중요! 필독!)
: 이 강의는 임상/상담 장면에서 TCI를 활용할 임상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들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충족하셔야 됩니다.
1.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자격 소지자(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2.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수련생(온라인 수련 시스템 캡쳐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3.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모든 자격 불인정
-> 심리학 관련 대학원 졸업 자격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 신청 방법 : 이메일(수신처 : walden3@walden3.kr)
-> 화상 강의를 위한 이메일 계정은 walden3@gmail.com이 아니니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 기재 내용 : 이름, 휴대폰 번호, 수강을 위한 조건 여부(수련 여부, 자격증 및 자격 번호 기재 필)
-> 제게 supervision을 받고 있거나 받은 적이 있다고 해도 매번 알려주셔야 합니다.
주의!
회사나 기관에서만 접속 가능한 이메일 주소로 신청하시면 안 됩니다.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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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TCI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걸 절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MMPI-2/A처럼 응답 타당도를 검증할 수 있는 검사를 함께 실시하지 않으면 TCI 결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왔을 때 수검자가 실제로 그런지 아니면 방어적인 응답 경향성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구분할 수 없게 되니까요.
하지만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음에도 기관에 소속되어 자율성과 선택권이 없는 임상가에게 기관이 TCI 단독 실시를 강요한다면(저라면 그만두겠습니다만 나름의 사정이란 게 있으니까요. 그래도 그런 기관에서는 배울 게 없으니 최대한 빨리 그만두는 게 답입니다) 결과 해석 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 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 극단값 -> 증상 과장 경향 고려
2. 건강해 보이는 기질/성격 유형 -> 방어적 응답 경향 고려
:
'방어적인 수검자의 TCI 기질/성격 프로파일 양상'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MMPI-2를 함께 실시했다면 L, K, S척도 중 무엇이 상승했느냐에 따라 해석을 정교하게 할 수 있지만 TCI 단독으로 실시했다면 해석에 주의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내용은 1번과 반대로 LLH-H-HHH(L)처럼 극단적으로 좋아 보이는 기질/성격 조합입니다. 이 때 증상 과장 경향과 달리 해석이 좀 더 까다로운데 왜냐하면 기질/성격이 모두 긍정적으로 나올 수도 있지만 기질은 취약성이 드러나지만 성격만 양호하게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일반적으로 K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기질/성격 모두 양호하거나 성격만 양호하게 나온 경우 둘 다 방어적으로 응답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기질/성격 모두 문제가 있는 걸로 나온 것만 해석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기질/성격이 양호한 사람이 뭐하러 상담이나 심리평가를 받으러 왔겠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어쩔 수 없이 TCI를 단독 실시할 수 밖에 없는 경우를 가정한 설명이고 가능하면 TCI 단독으로 사용하지 마세요. 항상 MMPI-2/A와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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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제게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기 때문에 그동안 포스팅을 할 필요도 못 느꼈는데 supervision을 하다보니 자꾸 반복해서 나오는 질문이기에 이 참에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질이 더 중요하냐, 성격이 더 중요하냐는 사실 무의미한 논쟁인 게 기질은 바꿀 수 없는 것이니 자각하고 수용해야 하는 영역의 것이고 성격은 변화 가능한 것이니 우리는 성격을 잘 발달시키는 것에 주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굳이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따져보자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LLH-HHM, LLH-LLM 유형의 조합을 먼저 보겠습니다. 기질은 LLH(안정된, staid) 기질이라 그야말로 양호한 기질인데 HHM은 자율성, 연대감이 잘 발달된 성숙한 성격이고 LLM은 그 반대인 미성숙한 성격이죠. 아무리 양호한 기질이라고 해도 성격이 미발달되었다면 그 좋은 기질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건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 HLL-MHL, HLL-MLH 유형의 조합을 살펴보죠. 기질은 둘 다 반사회성 유형이고 첫 번째 조합인 MHL 성격은 신뢰로운 유형입니다. 반사회성 기질로 태어나기는 했으나 수용적인 환경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았는지 신뢰로운 성격으로 발달했습니다. 성격이 기질을 잘 조절하고 있으니 반사회성 기질의 소유자라고 해도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게 MLH 성격은 의심하는 유형인데 의심하는 성격 자체로도 대인 관계 갈등이 야기되기 쉬운데다 하필 기질도 반사회성이라 대인 관계의 어려움이 극대화되기 쉽습니다.
먼저 살펴본 LLH-HHM, LLH-LLM 조합의 예를 통해서는 기질이 아무리 양호해도 성격 미발달 문제가 있으면 좋은 기질이라도 빛을 발하지 못하는 걸 알 수 있고 HLL-MHL, HLL-MLH 조합의 예를 통해서는 기질이 아무리 반사회성이라고 해도 성격이 잘 발달되었다면 기질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하나 더 살펴보죠.
HLH-HLM, HLH-LHM 조합을 보시면, 전자는 연극성 기질의 소유자인데 괴롭히는 성격으로 발달한 것이고 후자는 동일한 연극성 기질이지만 복종적인 성격으로 발달한 겁니다. 전자는 자신이 관심을 독차지 하기 위해 경쟁자를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후자는 동일한 연극성 기질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복종함으로써 그동안 받지 못했던 관심을 구걸하는 식으로 행동합니다. 즉, 동일한 기질 유형이라고 해도 성격이 어떻게 발달하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모습이 다릅니다.
그래서 기질은 그 사람이 어떤 바탕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여줄 뿐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 지,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에 대해 알려주는 바가 없습니다. 그 정보를 주는 건 성격입니다. 물론 어떤 기질인지를 알면 왜 그런 성격으로 발달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할 겁니다. 앞서 예에서 왜 한 사람은 괴롭히는 성격으로, 다른 사람은 복종적인 성격으로 발달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때 연극성 기질의 소유자라는 정보를 알면 그 걸 바탕으로 좀 더 정교한 추론이 가능한거지요.
그렇더라도 결국 현장의 임상가가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은 (기질 정보를 고려하여) 성격 미발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입니다. 그러니 성격을 발달시키는 것에 좀 더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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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성격이 기질 조절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 : 성격 장애(성격 미발달 여부) 확인
2단계. 기질, 성격 유형 확인
3단계. 하위 척도 해석 및 통합
의 3단계를 거치는 게 현재까지 제가 발견한 가장 빠른 해석법입니다.
그런데 각 단계마다 유의할 점들이 있습니다.
1단계에서 유의할 점은 조건(자율성, 연대감 백분위 점수가 모두 30%ile 미만이거나 자율성, 연대감 총합 백분위 점수가 30%ile 미만인 경우)을 정확하게 충족하지 않더라도 성격이 미발달되었다고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래의 유형들이 대표적인데,
HLL, HLM, HLH
LHL, LHM, LHH
자율성이 높더라도 연대감이 낮거나, 반대로 연대감이 높더라도 자율성이 낮은 경우는 하나같이 건강하지 못한 성격 유형이므로 성격이 기질을 잘 조절하고 있다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TCI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 장해 기준의 예외' 포스팅에서 상세히 설명을 해 놓았으니 모르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단계에서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고 해도 2단계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각 차원이 극단값이 아닌 경계선 근처에 머무르는 경우 T점수 규준과 백분위 규준 중 무엇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초보의 경우는 수검자가 두 가지 유형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성격 장애 변별 진단을 해야 하거나 어떤 유형인지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경우에는
'TCI 결과 T점수 유형과 백분위 유형이 충돌할 때 어떻게 하나'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하위차원들의 분포를 통해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TCI 유형 해석이 잘 들어맞지 않는 이유' 포스팅도 읽어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겁니다.
3단계인 하위척도 해석 및 통합에서 유의할 점은 기질, 성격 차원에 따라 하위차원들의 방향을 분석하는 것이 수검자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위차원들이 (모두 높거나 모두 낮은 식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점수도 극단값으로 아주 높거나 아주 낮으면 해석이 용이하지만 그런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수검자가 더 많습니다. 워낙 경우의 수가 많아서 평가자 나름대로 실전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규칙성이 있는데 이는
'TCI 하위차원 분석의 중요성 : 기질편'과
'TCI 하위차원 분석의 중요성 : 성격편'에 정리를 해 두었으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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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성(MHH) - 의존성(LHL) 유형은 어찌보면 기질과 성격의 궁합이 잘 맞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 본인에게 병리적이어서 문제가 되는거지요. 회피성 기질이 C군 기질이다보니 의존성 성격 뿐 아니라 복종적인(LHM), 감정적인(LHH) 성격 유형이나 모방하는(LML) 성격 유형으로 발달하는 일이 많습니다.
굳이 성격 장애 formulation이 필요하다면 회피성 성격 장애로 진단하면 될텐데 특별히 MHH-LHL 조합을 설명드리느냐 하면 성격 미발달 문제가 심각한 LLL, LLM 계열의 성격 유형과는 현장에서 나타나는 양상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C군 성격 유형인 LHL과 조합된 MHH 기질 내담자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주의할 점은 같은 C군 기질인 의존성(LHH) 기질과 회피성(MHH) 기질의 차이를 아는 것입니다. 자극추구-위험회피 기질이 반대 방향으로 갈리는 의존성 기질과 달리 회피성 기질은 HH? 기질처럼 접근-회피 갈등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따라서 자극추구 기질이 평균 보다 낮지 않다면(백분위 기준으로 50%ile 이하가 아니라면) 하위차원 분석을 꼼꼼히 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 때 접근-회피 갈등에서 항상 회피가 이깁니다. 의존성 성격이니 의존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접근 경향이 이길 수도 있지 않냐 생각하실 수 있지만 원래 성격보다 기질이 더 강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극추구보다 위험회피기질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위험회피를 하고 싶지만 자율성이 낮으니 연대감을 억지로 끌어올려 생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의존성 성격으로 발달한 것이니 만약 의존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았다면 상담을 받으러 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MHH-LHL 내담자를 보신다면 의존 대상이 없어서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가정하셔야 합니다. 최소한 부모-자녀 관계 문제는 기본으로 깔려 있는 내담자죠.
많은 경우 자해 등 문제 행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TCI/JTCI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의존성 성격임을 짐작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는 파괴적 관심 끌기 행동이거나 접근-회피 갈등 때문에 심적 압력이 증가하여 이를 환기(ventilation)하기 위한 행동이므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담자는 자극추구 기질이 높은 경우 접근-회피 갈등을 타당화 하고 지지적 상담을 통해 안전감을 느끼게 하면 대부분의 증상이 완화되며(상담자를 의존 대상으로 인식했을 때) 주의할 점은, 이 때 증상 완화를 한답시고 약물 치료 등을 성급하게 시도하면 안 됩니다. 의존 대상이 약물로 바뀔 수도 있고 회피성 기질의 내담자이므로 상담 도중 회피하고 싶은 문제에 직면하면 약물로 도망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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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인지'와 '역동'을 결합한다는 게 과연 어떤 의미인지 흥미를 가지게 되어서입니다. 인지 과학과 정신역동적 접근은 심리치료의 큰 줄기들 중 의식과 무의식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통합한다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책은 그런 결합에 실패한 것 같습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이 책은 사고와 정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이론은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반복적인 비합리성을 설명하려는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듯이 다분히 인지적인 접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인관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비합리성의 근원은 무의식에 있으나 이는 자기-자각, 고양된 자각을 통해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고 통찰을 통해 근본적인 태도를 바꿔 적응적인 행동패턴으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내용을 보면 저자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끼워맞출 생각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목차를 보면 이것이 더욱 분명해지는데,
1장. 갈등 : 침투적 정서, 반복적인 대인관계 패턴들
2장. 마음의 상태
3장. 자각 : 도식, 동기, 표상 양식들
4장. 정서의 통제 : 방어적 통제과정들
5장. 정체성 : 자기 도식
6장. 관계들 : 역할 관계 모델
7장. 성격 : 성격의 병리학적 수준
8장. 심리치료에서의 성격의 통합
보시는 것처럼 초반의 1, 2장을 제외하고는 다루는 내용 대부분이 인지 영역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나름 집중해서 읽었는데도 대체 어디에 정신역동적 접근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물론 각 장의 내용은 충실하며 충분한 정보가를 가지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저처럼 인지역동적 접근이 궁금해서 책을 펴든 분이라면 책을 덮을 때 실망하실 것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너무 당연한 내용들이라 '월든지기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도 없네요.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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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담 관련 교재를 보더라도 내담자를 상담자에게 의존하게 해도 상관없다고 기술한 대목을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중립성을 위반하는 행위니까요. 어디까지나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의 수평 관계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상담자는 이러한 수평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써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자의 의도나 노력과 상관없이 운동장 자체가 기울어진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이러한 기울기를 알아차려야 하며 이에 따라 상담의 방향을 재빨리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TCI에는 LML, LHL, LHM, LHH 성격 유형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낮은 자율성을 보완하기 위해 정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어쨌든 연대감을 과도하게 발달시켰다는 겁니다.
이 네 가지 중 하나의 성격 유형으로 발달한 내담자는 자율성이 너무 낮기 때문에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의지할 대상이 필요하고 그런 대상이 있었다면 상담에 오지 않았을 거라서 당연히 상담자가 자신의 의지 대상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때 상담자가 중립을 고수하겠다고 내담자의 의존 욕구를 좌절시키면 상담 자체가 종결됩니다. 자율성이 너무 낮아 의존 욕구의 좌절을 견딜 수 있는 상태가 아니므로 곧바로 다른 의존 대상을 찾아 떠나버리니까요.
그래서 상담자는 초기에 이 성격 유형들 각각에 대해 모방, 의존, 복종, 숭배할 수 있는 대상의 역할을 일시적으로나마 수행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관계를 영속해서 끌고 나가는 건 아니고 라포가 형성되어 내담자가 안전 공간임을 느끼고 안정화되면 그 속에서 서서히 자율성을 증진시켜 상담자에게 '건강한 반항'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고무시켜야 합니다.
원래는 부모가 했었어야 할 역할을 상담자가 대리모, 대리부의 역할로 대행하여 진행하는 것이죠. 애착 외상을 입었든, 기질 수용적이지 못한 성장 환경에서 자랐든, 이유야 어쨌든 많은 내담자들이 자율성 발달이 멈춘 상태에서 상담을 받으러 오고 그런 이들은 재애착, 재양육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의존하는 걸 무조건 터부시하는 치료적 관행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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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에는 태생적으로 양호한 기질과 취약한 기질이 존재합니다. 몇몇 TCI 강사들이 그런 건 없다고 설명하지만 현장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거나, 안다면 수검자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완곡하게 표현하는 것 뿐입니다.
'TCI의 취약한 기질이라는 게 대체 무슨 뜻인가' 포스팅에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쉽게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무리 눈 가리고 아웅해도 유리한 기질과 불리한 기질이 존재하는 건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러한 오해는 아마도 TCI가 MBTI와 비슷한 검사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둘은 전혀 다른 검사도구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Cloninger의 신경생물학적 모형에 따르면 성격 발달에 가장 유리한 기질 유형은 LLH입니다. TCI의 모든 기질, 성격 유형은 상반된 상극이 존재하므로 가장 유리한 기질 유형인 LLH의 상극인 HHL 기질이 성격 발달에 가장 불리한 유형이 됩니다. 이는
'TCI/JTCI 경계성 기질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HHL 기질이 A, B, C군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C군 계열의 기질 유형(LHL, LHM, MHL 등)이 더 많이 상담실을 방문하지만 HHL 기질 유형도 이에 못지 않게 자주 볼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LLH 기질이 가장 유리한 기질 유형이라고 말씀드리면 많은 임상가들이 MMM 기질이 더 양호한 기질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데 아마도 세 기질 차원 모두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니 아마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 '중용'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 특성에 맞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MMM 기질은 세 기질 차원이 조화를 이루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팽팽한 긴장 상태를 반영하는 기질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TCI 해석집을 보면 MMM 기질 유형 만큼은 약점 하나 없이 강점 일색으로 설명을 해 놓았지만 똑같은 MMM 유형인데도 성격 유형에는 강점만큼이나 약점에 대한 내용이 많은 걸 보실 수 있죠.
제가 보통 기질을 설명할 때 자극추구 기질은 엑셀레이터, 위험회피 기질은 브레이크, 사회적 민감성 기질은 반자율 주행 기능에 빗대어 설명드리니 MMM 기질은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반씩 밟고 있는 상태에서 반자율 주행 기능을 켰다 껐다 하면서 운전을 하는 거라고 보시면 어떤 상태인지 운전을 하는 분들이라면 대번에 감이 오실 겁니다.
그나마 성격이 잘 발달되어 기질을 조절하면 이러한 팽팽한 긴장 상태가 깨지지 않도록 잘 유지하면서 이를 생활의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런 수검자는 상담을 받으러 오지 않을테니 정작 현장에서 MMM 기질 유형을 보게 되면
'TCI의 단점 : 해석 시 주의사항'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극단값을 피하는 응답경향성 때문에 가운데로 몰려 MMM 기질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일 가능성을 먼저 점검해 봐야 합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MMM 기질 유형인데 성격 미발달 문제가 있는 내담자를 볼 때가 있는데 MMM 기질이니 성격 발달에 문제가 좀 있다 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주관적 고통감이 큰 것은 물론 MMPI-2/A와 같은 객관적인 검사에서도 뚜렷한 상승이 나타납니다.
이와 달리 LLH 기질은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전혀 밟지 않은 상태에서 반자율 아니, 고성능의 자율 주행 기능을 가동하고 운행하는 차이니 운전자가 어떠한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겁니다.
MMM 기질의 소유자를 보기는 쉽지 않지만 설사 보게 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는데 우연히 방문했을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보기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상태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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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TCI/JTCI를 활용하려는 임상가들께 추천하는 해석 방식은 3단계 전략으로, 이는
'TCI 활용 3단계 전략' 포스팅에서 상세히 다룬 적이 있습니다.
3단계 해석 전략을 따르면 최종적으로 임상가는 수검자의 성격 장애 진단(또는 성격의 미성숙성 여부), 기질 및 성격 유형, 그리고 하위차원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물론 이 정보를 모두 취합하여 상담에 활용하고 내담자에게 적용할 접근 방법을 선택하게 되지만 여기에는 기질과 성격의 조합에 따른 접근법이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TCI/JTCI를 많이 사용하는 임상가라면 경험이 조금씩 쌓임에 따라 어느 정도 '전형적'인 유형과 '비전형적인' 유형에 대한 감이 생기게 됩니다. 어떤 기질 유형의 소유자라면 어떤 성격 유형의 조합으로 나타나겠다는 감이죠. 그래서 이를 기본으로 해서 상담 전략을 짜지만 이 전형성에서벗어날 수록 비전형적인 측면에 주의를 기울여 소위 말하는 튜닝을 해야 합니다. 그게 상담자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떤 조합이 나타날 수 있는지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크게 4가지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1. 전형적 기질 - 전형적 성격 조합
'전형적인' 유형의 경우, 예를 들어 극단적인 강박성(LHL) 기질의 소유자이고 LLL, LLM 성격 유형의 경우는 강박성 성격 장애 역동에 맞춰 접근하면 됩니다. 물론 내면 아이가 매우 어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요.
2. 전형적 기질 - 비전형적 성격 조합
전형적인 기질이라고 해도 이와 조합되지 않는 성격 유형의 경우는 늘상 하던대로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반사회성(HLL) 기질과 전형적인 성격 조합은 독재적(HLL) 성격 유형인데 이와 정 반대로 의존적(LHL) 성격 유형이라면 전형적인 반사회성 성격 장애 역동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반사회성 기질의 소유자가 왜 의존적인 성격이 되었는지를 염두에 두고 살펴봐야 합니다. 반사회성 기질의 소유자, 반사회성 성격 장애라는 점보다 이 부분이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3. 비전형적 기질 - 전형적 성격 조합
다음으로 '전형적이지 않은' 기질 유형의 경우 예를 들어 강박성(LHL) 기질이기는 하나 백분위 점수가 27-71-0인 경우 전형적인 강박성 기질이 아니라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하위) 유형의 강박성 기질입니다. 따라서 LLL, LLM 성격 유형처럼 강박성 기질과 궁합이 맞는(?) 전형적인 성격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전형적인 강박성 성격 장애 역동에 맞춰 접근하면 안 되고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내담자의 적응 양상에 초점을 맞춰 접근해야 합니다.
4. 비전형적 기질 - 비전형적 성격 조합
마지막으로 전형적이지 않은 기질 유형의 경우, 예를 들어 앞에서 살펴본 백분위 점수 27-71-0인 강박성(LHL) 기질의 경우 이기적(MLL) 성격 유형이라면 강박성 기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낮은 사회적 민감성 기질에 적응하기 위한 내담자의 노력이 이기적인 성격 유형으로 발현되었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접근해야 합니다.
보신 것처럼 각 기질과 성격의 '전형성', '비전형성'까지 고려하여 각 조합의 궁합을 고려하면 내담자의 역동에 따라 좀 더 세밀하게 개입할 수 있으니 TCI/JTCI를 상담에 활용하는 상담자라면 이러한 조합도 고려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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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 차원에서 '사회적 민감성'을 제외한 나머지 기질은 하위 차원의 동질성이 강한 편이어서 방향성이 비슷합니다(다 같이 높거나 다 같이 낮은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 그래서 분석하는 게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처음 보는 생경한 용어가 많다보니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말이죠. 그래서 기질 차원은 울면서 들어가서 웃으며 나오는 영역입니다.
이와 반대로 성격 차원은 용어가 그다지 낯설지 않아서 처음에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껴지지만 방향이 반대로 갈리는 하위 차원들이 많기 때문에 분석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격 차원은 웃으며 들어가서 울면서 나오는 영역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성격의 하위차원은 해석에 있어 워낙 경우의 수가 많다보니 모든 걸 다 다룰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고 꼭 알아야 하는 조합을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 자율성 성격
: 상담실을 방문하는 내담자 중 자율성 하위차원이 낮은 경우가 많고 다른 성격 차원에 비해 하위차원의 동질성이 강한 편이라 해석이 어렵지 않은 편이지만 다음의 조합은 주의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다른 하위차원은 모두 -1SD 이하로 낮은데 '책임감' 하위차원만 낮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는 부모의 기대로 인해 과도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보통 MMPI-2에서 Re 척도가 함께 상승하거나 GM, GF 척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 연대감 성격
: 연대감 성격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조합은 '공감', '이타성' 하위차원은 높은데 '타인 수용'만 유의미하게 낮은 경우입니다. 얼핏 봐도 좀 이상한 모습이죠. 역지사지 능력도 괜찮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도 잘 하는데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걸 못한다니 말이죠. 이건 그러한 공감 능력과 배려가 자신과 같은 in-group에 속한 사람들에 한정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니 outsider들에게는 오히려 더 가혹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조합이 나타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연대감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이런 선택적인 배려심을 발달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 자기초월 성격
: 자기초월 성격에서 많이 나타나는 조합 중 하나는
다른 하위차원에 비해 '창조적 자기망각' 하위차원만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건
'TCI 탐색적 흥분, 창조적 자기망각 하위 차원의 동시 상승이 의미하는 것'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체능 적성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있어서입니다.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이나 '영성 수용'까지 함께 상승하는 경우와 달리 '창조적 자기망각'만 유의미하게 상승할 때는 진로 적성에 초점을 맞춰 탐색하는 게 좋습니다. 또 다른 조합은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만 유의미하게 저하되는 경우입니다. 특히 원 점수가 0점 수준으로 낮게 나올 때가 많은데
'TCI 자기 초월 성격 중 우주만물과의 일체감 차원이 낮은 것은 어떤 의미인가' 포스팅에서 다룬 것처럼
애착 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탐색해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조적 자기망각' 하위차원은 낮은데('자의식' 하위차원이 높다는 이야기), '영성 수용' 하위 차원이 +1SD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우로 종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신앙심의 발로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자의식' 하위차원은 '회계사' 모드를 반영하기 때문에 종교 생활 등의 목적이 신앙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기복 신앙이거나 이민 사회 적응을 위해 한인 타운에 있는 교회에 출석하는 등, 현실적인 목적에 기반한 종교 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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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MMPI-2/A의 Hy척도 단독 상승 시 연극성 성격이 아닌 이유' 포스팅에서 제가 말하고자 했던 핵심 내용은 아니지만 강박성 기질과 연극성 기질이 상극이면서도 서로 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두 기질은 모두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연극성 기질은 애정 때문에, 강박성 기질은 안전 때문에 필요로 하고 안전이 애정보다 더 근본적인 동기이기 때문에 Hy척도가 상승했을 시 연극성보다는 강박성 기질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위 포스팅의 주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TCI 유형별 해석집의 구조 이해' 포스팅에서는 second order type과 third order type을 이해하기 위해 서로 상반되는 기질/성격 유형을 함께 살펴보면 쉽다는 말씀을 드리기도 했죠.
TCI에는 서로 상극인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을 갖는 기질/성격의 쌍이 존재합니다. 이를 통해 복잡하게 느껴지는 기질/성격 유형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죠.
그래서 오늘은 자기애성(HMH) 기질과 Self-effacing(LML) 기질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Self-effacing 기질은 제가 흔히 뱀파이어 또는 은둔자 기질이라고 부르는데 완전히 반대 기질 유형인 자기애성 기질과 비교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자기애성 기질과 은둔자 기질은 서로 반대되는 기질 유형입니다. 뒤집으면 서로 반대의 모양이 되거든요.
HMH <--> LML
이 두 기질 유형의 공통점은 둘 다 자신에게 집중한다는 겁니다. 자기애성 기질의 소유자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서 세상의 모든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은둔자 기질의 소유자는 세상에 도통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결국 남는 것이 자신이 되는 겁니다.
남에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은 비슷해 보이지만 이유가 다른 것이죠. 자기애성(HMH) 기질은 연극성(HLH) 기질과 유사하기 때문에 자기애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높은 사회적민감성 기질을 필요로 하고 그래서 얼핏 보면 이기주의자처럼 보이죠. 이와 달리 은둔자 기질은 연극성 기질의 반대 기질 유형인 강박성(LHL) 기질 유형과 비슷해서 위험하지만 않으면 다른 사람의 관심이 필요 없고 오히려 귀찮아 합니다. 자신의 영역을 넘어오는 걸 싫어하죠. 그래서 개인주의자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자기애성 기질과 은둔자 기질의 공통점은 둘 다 자신에게 집중한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 자기애성 기질은 타인의 관심이, 은둔자 기질은 타인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물론 상반되는 유형과 비교하지 않고 비슷한 유형과 비교하는 방법도 있어서
'[TCI] HML, LML 기질 유형의 관계'에서는 자극추구기질만 반대인 HML 기질과 비교할 수도 있으니 어느 쪽이 이해하기 쉬운지는 비교해 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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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JTCI의 LHH 성격은 감정적인(Moody) 또는 순환성(Cyclothymic)이라는 이름이 붙은 유형입니다. 제목만 보면 감정 기복이 엄청 클 것 같고 실제 유형에 대한 설명을 봐도 '기분 변화의 폭이 크고 잦은 편이어서 행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 '거절 당하는 상황에 직면하면 공허감과 수치심을 느끼며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음'이라고 되어 있어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칫 오해를 하기 쉬워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제 방식대로 설명을 드려볼까 합니다.
제가 예전에
'TCI 유형별 해석집의 구조 이해' 포스팅에서 모든 기질/성격 유형을 외울 필요가 없고 서로 상극인 기질/성격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유형인지 잘 모를 때에는 뒤집어서 살펴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럼 LHH 성격 유형을 뒤집어보도록 하죠.
LHH(감정적인) <-----> HLL(독재적인)
LHH의 상극은 HLL로 독재적인 성격 유형입니다. 그러니까 LHH 유형은 독재적인 성격과 정반대의 특성을 보인다는 말이 됩니다. 독재적인 성격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고 안하무인이라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유형이죠. 그러니 LHH 유형은 거의 무조건적인 굴종과 복종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방면으로도 살펴보죠.
'TCI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 장해 기준의 예외' 포스팅에서 자율성이 낮을 때는 연대감이 아무리 높아도 건강한 성격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수치 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성격이 기질을 잘 조절하고 있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 LHL : 의존적인
* LHM : 복종적인
* LHH : 감정적인
보시는 것처럼 자율성이 낮을 때는 연대감이 아무리 높아도 건강한 성격 유형이 아닙니다. 그런데
'TCI 자율성, 연대감 성격이 높으면 무조건 좋은가' 포스팅을 보면 자기초월 차원이 하는 역할은 자율성 차원의 발현 방향을 결정(자기초월이 높을 때는 이상적, 형이상학적 방향으로 자기초월이 낮을 때는 현실적, 형이하학적 방향으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면,
* LHL : 의존적인 -> 의지할 만한 사람을 찾아 의존하나 이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 때문임
* LHM : 복종적인 -> 무조건 의지 대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부당함도 감수함. 주인을 찾는 일종의 노예 상태
* LHH : 감정적인 -> 복종적인 성격 유형보다 의지할 대상을 더 강하게 갈구하는 사이비 교인 같은 상태
그러니까 굳이 비유를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LHL(의존적인) : 애인을 찾는 사람
LHM(복종적인) : 주인을 원하는 노예
LHH(감정적인) : 신을 갈구하는 광신도
보시는 것처럼 감정적인 성격은 의지 대상에게 맹목적인 복종을 하는 유형이기 때문에 그 대상이 조금이라도 자신을 싫어하거나 밀어내는 낌새를 채기만 해도 엄청난 감정적인 격변을 겪게 됩니다. 그야말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냥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이 아니라 그 감정 기복을 유발하는 일종의 신과 같은 존재가 있는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게 누군지 찾아야 하고 일종의 극단적인 관계 중독이나 융합된 상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입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동일한 LHH 성격 유형이라고 해도 '창조적 자기 망각',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 '영성 수용' 하위차원 점수에 따라 그 '신'이 무엇인지가 달라지겠지만요.
제 설명이 LHH 성격 유형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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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의 타당도 척도군을 해석할 때 MMPI-2 한정인 S척도를 제외한 L척도와 K척도는 모두 의식적인 수준에서 faking-good 경향을 측정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해석하자면,
L척도 상승 : naive한 방어
K척도 상승 : 정교한 방어(우수한 지적 능력의 소유자일 가능성)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L척도만 단독 상승하는 경우는 K척도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와 달리 해석 시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지적 능력 제한 또는 대처 능력의 미성숙함
: L척도가 단독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경우 가장 먼저 의심해봐야 하는 건 지적 능력의 제한입니다. 특히 MMPI-A를 사용하는 청소년에게는 지적 능력 제한이 학업 부적응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학업 성취도를 확인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MMPI-2를 사용하는 성인의 경우 지적 능력 제한이 아니라면 대처 능력의 미성숙함(immuturity)을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2. R 보충 척도의 상승
: R 보충 척도의 경우 과거에
'MMPI-2/A 결과로 살펴보는 우울 장애 가능성' 포스팅에서 R 척도의 의미가 의식적인 우울 억압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INTR 성격 병리 척도와 동반 상승하면 우울 장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L척도가 유의미할 때는 예외입니다. L척도가 상승하면 R척도가 따라서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때는 우울 억압으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3. Hy2 임상 소척도의 상승
: Hy2(애정 욕구) 임상 소척도는 임상 소척도의 해석 기준선인 65T-65T를 적용하지 말고 별도로 해석하는 게 좋다고
'MMPI-2/A의 Hy2(애정 욕구) 소척도 이해하기'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Hy2 척도가 60T가 넘어선다면 애정을 갈구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지만 L척도가 상승했을 때는 예외입니다. L척도가 상승하게 되면 실제로 수검자가 애정을 갈구하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Hy2 척도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해선 안 됩니다.
4. TCI/JTCI의 기질, 성격 유형 해석
: 이것 역시
'방어적인 수검자의 TCI 기질/성격 프로파일 양상' 포스팅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 있는데 L척도가 상승하게 되면 기질, 성격 유형이 모두 양호한 유형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TCI/JTCI 해석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L척도가 매우 높게 상승했다면 TCI/JTCI 기질/성격 유형의 해석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L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했을 때는,
* 지적 능력 제한을 먼저 의심하고(청소년은 학업 성취도 점검) 아니라면 대처 방략의 미성숙함 가능성
* R 보충 척도, Hy2 임상 소척도의 상승, TCI/JTCI에서 양호하게 나타나는 기질/성격 유형을 신뢰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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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상담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담자의 TCI 성격 유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LML 성격 유형은 LLL, LLM 유형과 달리 연대감이 그래도 medium level이기에 HHH 기질 유형처럼 궁합이 좋지 않은 조합을 이룬 것이 아니라면 상담자와 어느 정도 rapport를 형성할 때까지는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상담자가 본격적인 개입을 할 때까지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상호 의존 문제라든가 전이-역전이 분석이 필요한 내담자가 많기 때문에 마냥 쉬운 내담자 유형은 아닙니다.
LML 성격 유형과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는 성격 유형으로는 LHL과 LHM이 있죠. 이 세 성격 유형의 차이는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오늘은 상담이 잘 진행되면 LML 유형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LML -> MLL -> MML -> HHL
LML(모방하는) 유형을 저는 보통 '카멜레온' 유형이라고 부르는데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카멜레온은 보호색을 만들기 위해 배경이 필요하고 배경이 될 만한 사람을 모방합니다. 이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시점은 대개 그동안 배경 역할을 해 주던 어떤 대상과 결별하게 되었을 때입니다. 연인과 헤어지거나 의지하던 선배가 유학을 떠나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래서 모방 대상을 찾아 상담자를 찾아오게 되고 상담자가 모방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상담이 시작되게 됩니다. 상담자를 모방하기 위한 사전 과정은 다음의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상담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자율성이 증진될테고 그렇게 되면 L -> M이 됩니다. 하지만 연대감은 낮은 자율성을 보상하기 위해 억지로 끌어올린 것이기 때문에 자율성의 향상과 반대 방향으로 낮아져서 반대로 M -> L이 됩니다. 그래서 LML이 MLL로 바뀌는 겁니다. 이것만 해도 상당한 진전으로 볼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을 모방하기 바쁜 사람이 남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인 성격으로 바뀐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지만요.
상담이 조금 더 진행되면 연대감도 자율성을 따라 L -> M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MLL -> MML이 되어 자율성과 연대감이 medium level이 되고 자기 초월만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데 이 정도만 되어도 상담을 종결해도 됩니다. 자기 초월은 자율성을 발휘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MML 유형은 자율성과 연대감이 적정선으로 발달한 상태이고 자기 초월만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사람이 됩니다.
상담에 탄력이 붙어서 더 좋아지게 되면 자율성과 연대감이 함께 동반 상승하게 되어 MM -> HH가 되고 결국 HHL(조직화된) 성격 유형이 됩니다. 높은 자율성과 연대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질을 현실적이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HHH 성격 유형으로는 발달하지 않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 있는데 이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초월 차원은 자율성의 발휘 방향을 결정하는데 기질에 의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받기때문에 끌어올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형이하학적으로 행동하던 사람이 갑자기 형이상학적으로 행동하기는 쉽지 않은거지요. 일종의 관성 때문에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상담의 최종 결과는 HHL 유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이런 순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성에 대해 감은 잡으셨을 겁니다. 장기 상담을 진행하면서 중간중간에 TCI를 실시하여 상담 효과를 측정하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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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관련해서 서로 반대인 성향의 사람에게 끌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심리학에서는 유사성의 원리(principle of similarity)에 의해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고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반대 성향의 사람에게 끌리고, 연애를 하다가 결혼까지 이르는 커플들이 실제로 많거든요. 대체 왜 반대 성향의 사람에게 끌리는 걸까요? 그냥 자신과 너무 다른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이는 사실 반대처럼 보이는 성향 안에 공통점이 있고 그 공통점 때문에 끌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TCI의 기질 유형을 통해 이를 증명해 보고자 합니다.
사실 예전에
'MMPI-2/A의 Hy 척도 상승 시 연극성 성격이 아닌 이유' 포스팅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그 때는 MMPI-2/A의 특정 척도가 상승했을 때 원래 그 척도가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반대의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면 오늘 이야기는 반대되는 기질은 서로에게 끌린다는 내용입니다.
위의 포스팅에서 예로 들었던 강박성-연극성 기질 조합의 예를 먼저 설명해보지요.
TCI에서는 기질과 성격 모두 spectrum의 측면에서 서로 반대되는 상극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합이 생깁니다.
강박성(LHL) <-> 연극성(HLH)
강박성 기질의 상극은 연극성입니다. 이는 유형 코드를 뒤집으면 간단히 알 수 있습니다. 신기한 건 실제로 강박성 기질의 남자와 연극성 기질의 여자가 부부의 연을 맺거나 사귀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자신과 반대되는 기질에 끌리는거지요. 강박성은 C군이고 연극성은 B군이니 Cluster 자체가 다를 것 같지만 이 두 기질은 모두 '관심'이라는 핵심 공통 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연극성에게 관심은 '애정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강박성에게 관심은 '안전 욕구'를 충족시켜주지만 어쨌든 '관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공통적입니다.
물론 이 상반되는 기질의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했을 때 둘 다 성격이 잘 발달되어 기질을 매끄럽게 조절한다면 관심을 추구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다르다고 해도 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 공통 분모를 맞춰가면서 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성격 미발달로 인해 내면 아이가 미성숙할 때는 자신의 욕구만 중요하게 생각함으로써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밀월 단계가 끝나면 곧바로 전쟁이 시작되는거지요.
그럼 다음 조합도 살펴보겠습니다. 두 번째 조합은 반사회성-의존성 기질입니다.
반사회성(HLL) <-> 의존성(LHH)
보시다시피 반사회성과 의존성 기질도 서로 상극입니다. 반사회성 남성과 의존성 여성이 사귀거나 결혼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힘(power)'을 원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사회성 기질에게 힘은 상대방을 착취하여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필요하지만 의존성 기질에게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힘이 필요합니다. 반사회성 기질은 자신이 힘을 갖고 싶어하지만 의존성 기질은 힘을 가진 사람에게 의존하고 싶어합니다. 반사회성 기질은 자신이 힘을 휘두를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의존성 기질에게 매력을 느끼고 의존성 기질은 반사회성 기질이 그 힘을 자신을 보호하는데 사용할 거라고 생각(사실은 착각)하기 때문에 강한 반사회성 기질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물론 이 기질의 조합도 둘 중 한 사람이라도 미성숙하다면 파국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데 의존성 기질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강압하는데 힘을 사용하는 반사회성 기질에게 속았다고 느끼게 되고 반사회성 기질은 자신에게 매달림으로써 자신이 힘을 마음대로 사용하는데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의존성 기질에게 금방 질리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조합을 더 보겠습니다. 자기애성-뱀파이어 기질입니다.
자기애성(HMH) <-> 뱀파이어(LML)
뱀파이어 기질은 제가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닉네임 같은 것으로 정식 명칭은 Self-effacing 기질입니다. 저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뱀파이어 하면 흡혈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에 '은둔자' 기질이라고 이해하시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기질의 공통점은 'Self-centeredness'입니다. 이 두 기질의 소유자들은 자신과 자신의 행동에만 관심을 둡니다. 그래서 뱀파이어 남성과 자기애성 여성이 서로에게 잘 끌리는 편이죠. 뱀파이어 기질은 자꾸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기애성 기질이 자신의 'Self-centeredness'를 수용하는 걸 마음에 들어합니다. 자기애성 기질은 자신을 재수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뱀파이어 기질이 자신의 'Self-centeredness'를 인정해 줬다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두 기질의 차이는 방향성에 있죠. 뱀파이어 기질의 'Self-centeredness'는 오로지 자신을 향한 겁니다. 자극추구,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기 때문에 다른 사람 따위는 필요없습니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걸 조용히 혼자 할 수 있게 놔두는게 중요합니다. 이와 달리 자기애성 기질의 'Self-centeredness'는 다른 사람을 향해 있습니다. 자극추구와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높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추앙을 받고 싶어합니다. 그러니 이들 중 미성숙한 성격의 소유자가 있다면 곧 이들은 자신들이 큰 착오를 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뱀파이어 기질은 끊임없이 자신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자기애성 기질에게 넌더리가 날테고 자기애성 기질은 맨날 자기 방에 처박혀 자신에게는 신경쓰지 않는 뱀파이어 기질 때문에 narcissistic injury를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상반된 기질 유형의 조합을 통해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통설을 증명해 봤는데 상극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핵심 개념이 관계를 파국으로 이끌지 않도록 조율하려면 결국은 두 사람 모두 성숙한 성격이어야 하므로 기질 상의 차이보다는 성격의 성숙함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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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결과를 해석할 때 성격 차원은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각 차원의 이름도 직관적이고 내용도 비교적 친숙하니까요. 그에 비해 기질 차원은 용어도 낯설고 개념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TCI를 익힐 때 기질 차원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처음부터 개념을 잘 잡아놔야 나중에 헷갈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질의 경우 자극추구기질과 위험회피기질은 하위차원의 동질성이 강한 편이어서 각 점수가 규준 평균과 비교해서 모두 높거나 모두 낮은 식으로 방향이 일관된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험회피기질에서 '예기불안'과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쉽게 지침' 점수가 모두 규준 집단 평균보다 +1SD 이상 높은데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하위 차원만 규준 집단 평균보다 -1SD 이하로 낮게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처럼 기질의 하위 차원은 대개 방향성이 일관되기 때문에 -1SD~+1SD 범위를 벗어나는 차원을 중심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하지만 사회적 민감성 차원은 좀 다릅니다.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하위 차원을 보면,
* 정서적 감수성
* 정서적 개방성
-> 정서 관련 영역
* 친밀감/거리 두기
* 의존/독립
-> 관계 관련 영역
이처럼 4개의 하위 차원이 각각 정서와 관계 관련 영역으로 나뉘는데다 각 영역에서도 상반된 방향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 정서적 감수성 high - 정서적 개방성 low -> 상담에 많이 오는 유형
* 정서적 감수성 low - 정서적 개방성 high
이렇게 정서 관련 영역의 하위 차원에서도 정서적 감수성과 정서적 개방성의 방향이 반대인 경우가 있고,
* 친밀감 high - 독립 high
* 거리 두기 high - 의존 high -> 상담에 많이 오는 유형
이처럼 관계 관련 영역의 하위 차원에서도 친밀감/거리 두기와 의존/독립의 방향이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해야 합니다.
예전에 3단계 해석 방식과 관련된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4기질 3성격 차원과 기질, 성격 유형 분석만으로는 수검자를 이해하는데 충분치 않습니다. 동일한 기질, 성격 유형이더라도 29개의 하위 차원이 어떤 양상을 보이냐에 따라 해석을 달리 해야 하고 특히 하위 차원들의 동질성이 높지 않은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하위 차원의 방향을 잘 고려해야 수검자의 핵심 기질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민감성 기질을 해석하는데 더 많은 공부와 노력을 기울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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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감/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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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TCI 관련 강의에서 'MBTI 유형에는 좋고 나쁨이 없지만 TCI에는 좋고 나쁨까지는 아니더라도 취약한 기질과 양호한 기질이 있다'고 설명한 내용 때문에 의견이 분분한가 봅니다.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연극성 기질(HLH)의 예를 들겠습니다. HLH 기질은 열정적인(Passionate) / 연극성(Histrionic)이라는 명칭이 붙습니다. 저는 '열정적인'과 '연극성'이라는 대조적인 뉘앙스 차이가 느껴지는 두 개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설명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일단은 상황에 따라 이런 저런 의미로 불릴 수 있다고 해 두죠.
HLH 기질의 소유자라고 해도 성격이 잘 발달되어 기질을 문제없이 조절하고 있다면 상관 없습니다. 그러니까 동일한 HLH 기질이라고 해도 미성숙한(LLM) 성격과 성숙한(HHM) 성격의 수검자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죠. 당연히 기질의 취약성과는 별개로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성격이 잘 발달되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걸 누가 모르나요?
제 강의를 듣는 분들은 일반인이 아닌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수련 과정을 밟고 있는 준전문가들입니다. 그러니까 이 분들이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격 미발달 문제로 인해 열정적인 기질이 아닌 연극성 기질로 설명해야 하는 수검자이죠.
HLH 기질이지만 HHM 성격으로 잘 발달한 분들도 있겠지만 이들은 임상/상담 현장에 오지 않을테니 우리 같은 임상가들이 관여할 일 없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기질을 잘 조절하며 건강하게 살고 계실테니까요.
하지만 미발달된 성격으로 기질 조절 기능이 약화된 분들은 그 기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앞의 예로 돌아가 미성숙한(LLM) 성격으로 발달했을 때 연극성(HLH) 기질과 유쾌한(LLM) 기질인 두 수검자가 있다면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건 어떤 수검자이겠습니까?
제가 이야기하는 기질의 취약성이라고 하는 건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기질 유형, 이것을 취약한 기질로 지칭하는 겁니다. 취약한 기질이라고 낙인찍어 수검자에게 상처를 주라는 이야기가 아니고요.
당연히 동일한 수준의 성격 미발달 문제를 가진 내담자가 왔을 때 이러한 취약한 기질의 소유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면 더더욱 주의해서 접근해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기질의 취약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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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심리검사는 성격이나 기질 중 하나만 알려줍니다. 기질과 성격을 동시에 알 수 있는 검사는 TCI가 유일하죠. 게다가 TCI의 가장 강력한 장점 중 하나는 기질과 성격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검자의 역동을 좀 더 포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질이나 성격만 알 때보다 둘 다 알 때 기질과 성격의 상호작용, 흔히 말하는 궁합을 통해 수검자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HLL(반사회성) 기질로 평가된 수검자가 있습니다. 반사회성 기질과 잘 어울리는 성격 유형은 무엇일까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반사회성이라면 자율성이 높고 연대감이 낮은 성격 유형, 이를테면 HLH(편집성), HLM(괴롭히는), HLL(독재적인) 성격 유형으로 나오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반사회성 기질로 태어났다면 이러한 성격 유형들로 발달하는 것이 통상적이라서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당연히 그렇게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HLL 기질의 소유자인데 LHM(복종적인) 성격 유형으로 나왔다고 해 보죠. 반사회성 기질로 태어났는데 복종적인 성격으로 발달했다면 최소한 반사회성 기질을 수용하는 환경에서 성장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기질은 부모에게 물려받는 것이니 부모님 중 한 분이 반사회성 기질의 소유자이고 자녀를 아주 harsh하게 처벌 중심적으로 양육하다보니 복종적인 성격으로 발달했을 수 있는 것이죠.
반대로 LHL(의존적인), LHM(복종적인), LHH(감정적인) 성격 유형과 궁합이 맞는 기질은 무엇일까요? 이 세 성격 유형의 특징은 낮은 자율성을 보완하기 위해 연대감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린 겁니다. 그래서 보통은 위험회피가 높은 기질과 궁합이 맞습니다. 자율성이 낮다보니 스스로 위험회피를 할 수가 없고 그래서 다른 사람(LHL, LHM)이나 대상(LHH)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HMH(자기애성) 기질의 소유자가 LHL(의존적인) 성격으로 발달했다면 어떨까요? 사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자기애성 기질의 소유자가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자랐다면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성격으로 발달할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자기애성 기질을 갖고 태어났지만 성장과정에서 반복적으로 narcissistic injury를 받아 손상된 자기애를 가지게 되었고 살아남기 위해 주변의 강자에게 의존하는 성격으로 발달했을 가능성이 있지요. 참으로 불행한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TCI를 통해 기질과 성격 유형을 살펴볼 때 각 유형의 특징을 잘 이해하는 것도 좋지만 기질과 성격의 궁합이 잘 맞는지(잘 어울리는지), 아니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불일치가 발생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살펴볼 때 수검자의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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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은 이미 다 알고 계시겠지만 TCI 공부를 위해서는 지침서 뿐 아니라 (주)마음사랑에서 공개한 'TCI/JTCI 기질 및 성격 유형별 해석집'이라는 PPT 파일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 TCI를 보급하던 초기에 만들어서 배포한 자료인 것 같은데 현재는 (주)마음사랑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찾을 수 없어서 필요한 분들은 알음알음 구하셔야 하고 일반인에게 노출되면 안 되는 자료이니 설령 구하셨다고 해도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셔야 합니다.
이 해석집을 보면 각 기질/성격 유형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고 무엇보다 각 유형 별로 장단점을 정리해 놓아서 처음 TCI 결과를 해석하는 임상가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이 해석집에 의존하는 버릇을 들이면 나중에는 기계적으로 해석하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만의 해석 노하우를 찾으셔야 합니다. 저는 그 돌파구를 29개 하위차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해석하는 것으로 찾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그럼 기왕 기존의 해석집을 활용하려고 한다면 어떤 구조로 이 해석집이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면 더 좋겠지요. 그래서 정리해 봤습니다.
TCI 해석집은 기질과 성격 유형 27개를 맨 위에서 아래까지 순서대로 다음과 같이 분류해 놓았습니다. PPT 기준으로 두 번째 페이지가 이를 정리해 놓은 표입니다.
* Flexible Type : 1개
* First Order Type : 6개
* Second Order Type : 12개
* Third Order Type : 8개
이렇게 총 27개입니다. 기질과 성격 모두 똑같이 이 기준으로 구분됩니다. 이게 어떻게 나눠진 것인지 간단히 설명하자면 medium level이 몇 개냐에 따라 구분하는 겁니다. 각각 3개, 2개, 1개, 0개입니다.
맨 위에 있는 것이 Flexible Type으로 MMM 유형입니다. 모든 차원이 medium level이죠. 이 유형은 Intermidiate Adaptive Optimum 유형으로 딱 중도에 속하는 유형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그 다음이 First Order Type인데 다음과 같이 6개입니다.
HMM
LMM
MHM
MLM
MMH
MML
보시는 것처럼 medium level인 차원이 두 개입니다. 이 기질/성격 유형은 고유한 이름이 없이 medium level이 아닌 차원의 이름을 붙이면 됩니다. 예를 들어 HMM 기질 유형이라면 high novelty seeking(높은 자극추구기질) 유형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그래서 사실상 Flexible Type과 First Order Type은 굳이 이름을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 다음이 Second Order Type인데 총 12개입니다.
기질을 예로 들면,
HLM : 충동적-공격적
LHM : 경직된-참을성 있는
LLM : 유쾌한
HHM : 불쾌한
LMH : 양심적-권위주의적
HML :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HMH : 자기도취적
LML : 잘 드러나지 않는
MHH : 수동-회피적
MLL : 반항적
MLH : 잘 속는-영웅적
MHL : 고립된-겁 많은
유형으로 총 12개입니다. medium level이 1개인 유형들만 모아놓은 겁니다.
Second Order Type은 유형마다 고유한 이름이 있는데 표를 보면 정반대가 되는 유형끼리 위아래로 붙여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LLM이 유쾌한 기질 유형이니 이를 뒤집으면 HHM이고 이는 불쾌한 기질 유형이 됩니다. 그러니 medium level이 한 개인 기질/성격 유형은 하나의 유형 이름만 알면 반대 유형은 그 뜻을 짐작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Third Order Type은 총 8개입니다. medium level이 한 개도 없는 유형만 모아놓은 겁니다. 기질 유형을 예로 들면,
HLL
HLH
HHH
HHL
LHL
LLL
LLH
LHH
이렇게 총 8개입니다. 성격 유형도 동일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medium level이 한 개도 없는 유형들만 모아놓은 겁니다. Second Order Type처럼 반대되는 유형을 연이어서 제시했으면 이해하기 쉬울텐데 이건 high level로 시작하는 유형을 먼저 제시했기 때문에 순서가 좀 뒤섞여서 한 눈에 알아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그래도 Second Order Type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HLH은 연극성 기질인데 그 반대인 LHL은 강박성 기질로 서로 상극이 되는 기질 유형입니다.
정리해보자면,
* 4개의 Type은 medium level인 차원의 갯수가 3, 2, 1, 0인 것을 기준으로 순서대로 구분한다
* Flexible, First Order type은 고유한 이름 없이 medium level이 아닌 기질/성격 차원에 high, low만 붙인다
* Second, Third Order는 고유한 이름을 알아야 하지만 유형을 뒤집으면 성질도 반대가 되기 때문에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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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에서 '성취에 대한 야망'은 인내력 기질의 하위차원이고 '자기 수용'은 자율성 성격의 하위차원이니 하나는 기질이고 다른 하나는 성격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자기 수용'을 잘 한다는 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자기 계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니까 '성취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자기 수용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내력 기질에 포함된 '성취에 대한 야망'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제목 그대로 성공과 성취에 대한 열망이 강하고 야심적이며 자신이 맡은 일에서 남들보다 더 뛰어나고 싶어하는 기질의 소유자라는 겁니다.
자율성 성격에 포함된 '자기 수용'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자신의 장점 뿐 아니라 한계를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으로 훈련과 노력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성공을 원하고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은 기질을 타고 난 사람은 성장하면서 자동적으로 자기 수용이 높아지는걸까요? 성취에 대한 야망이 낮은 기질의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유리하겠지만 그렇게 단선적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율성은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적절하면서도 충분한 돌봄을 받으면서 성장해야 발달하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자기 수용'과 '자기 일치'는 self-concept에 대한 인식(awareness)과 통찰, 가치관과 태도의 정립이 되었을 때 발달하는거라서 단순히 성취에 대한 야망처럼 기질적인 장점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인내력 기질 내에서도 '근면'이나 '끈기'와 같은 다른 자원 또한 얼마나 갖고 있느냐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기질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적 맥락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내력 기질이 높은 걸 우대하지 않는 문화권에서 자랄 경우 '성취에 대한 야망'이 낮은 게 오히려 '자기 수용'을 높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처럼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성취에 대한 야망'과 '자기 수용'을 일차원으로 연결하여 해석하는 건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어디까지나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자랐느냐에 따라 결과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걸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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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증상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수검자의 TCI 프로파일'이라는 글에서 F, F(B), F1, F2와 같이 faking-bad 경향을 반영하는 척도들이 과도하게 상승할 때 TCI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처럼 보이는 프로파일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계선 성격 장애 내담자들도 가끔은 지나치게 고통감을 호소하는 나머지 타당도에서 F척도군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과장 경향만 갖고 TCI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 프로파일이 나온 걸 구분하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확인하는 또 다른 방법은 하위차원 분석을 해 보는 겁니다.
경계선 성격 장애가 맞다면 각 기질/성격의 하위차원들의 방향성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들은 하위차원에서도 이와 상반된 모습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자극추구 기질에서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는 '탐색적 흥분' 하위차원만 원 점수가 표본 평균 이하로 낮을 수 있는데 이는 자극추구 기질의 네 하위차원 중 탐색적 흥분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답변할 수 있는 보호 요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경계선 성격 장애라면 그런 눈가림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든 하위차원이 평균 이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겁니다.
또 다른 예로는 연대감 성격의 하위차원 중 '공감', '이타성'만 점수가 표본 평균보다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faking-bad 응답 경향을 보이는 수검자들은 힘들다는 것을 과장하고 싶은 것 뿐이지, 자신이 나쁜 사람처럼 보이는 걸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둔감', '이기성'이 높게 나오지 않게끔 자신도 모르게 응답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점수가 높거나 낮다는 게 1표준편차 이상/이하로 유의미하게 높거나 낮은 정도는 아니고 단순히 평균값보다 높거나 낮은 정도이기 때문에 얼핏보면 구분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증상 과장 경향이 있는 수검자는 경계선 성격 장애와 달리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어필하는 쪽으로 응답 방향이 맞춰져 있어 각 기질/성격의 하위차원의 방향을 고려하면(특히 하위차원들의 방향이 갈릴 때) 어느 정도 구분이 됩니다.
그러니 MMPI-2/A의 F척도군의 과도한 상승만으로는 경계선 성격 장애를 변별하는 게 어려운 선생님들은 하위차원을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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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 1-3-3-3 패턴이란' 포스팅에서 1-3-3-3 패턴이 나타날 때는 수검자 본인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방어 기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심리검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신뢰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MMPI-2/A에서 1-3-3-3 패턴이 나타났을 때는 모든 심리검사 해석을 포기해야 하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무의식 수준에서 철저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수검자는 기질/성격 역동을 살펴봐야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TCI/JTCI 결과를 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기질/성격 유형을 완전히 뒤집어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MLH - HLH 유형의 수검자가 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잘 속는-영웅적 기질과 편집성 성격 유형 조합인데 기질/성격의 조합이 좀 이상하죠. 정이 많고 따뜻해서 다른 사람의 요구를 잘 거절하지 못하는 기질인데 사람을 믿지 못하고 타인을 비난하거나 원망하는 성격으로 발달했다는 해석이 됩니다. 물론 성장 과정에서 적절한 돌봄을 경험하지 못하고 수용적인 환경에서 자라지 못하면 충분히 가능하지만 중요한 건 현재 이 수검자가 MMPI-2/A에서 1-3-3-3 방어 패턴을 보이고 있어서 그렇게 해석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방어를 하는 수검자가 아니었다면 위처럼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한번 뒤집어 보겠습니다. MLH - HLH 조합을 뒤집어 보면 MHL - LHL, 즉 고립된-겁많은 기질과 의존적인 성격 조합이 됩니다. 이렇게 뒤집어 보니 이해가 되죠. 실제로는 겁이 많고 안전을 중시하는 기질인데 의존적인 성격으로 발달하여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구하는 사람으로 성장한거죠. 하지만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경우 나쁜 사람을 만나면 본인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처럼 반대되는 기질과 성격처럼 행동하는 겁니다. 이 때문에 MLH - HLH 조합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는 기질/성격 유형으로 나타나는거죠.
정리를 해 보자면,
* MMPI-2/A에서 1-3-3-3 패턴이 나타나면 강력한 무의식 방어기제가 발동하는 것일 수 있으니 심리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매우 주의해야 한다.
* 기질/성격 역동을 해석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수검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TCI/JTCI 결과는 살펴봐야 한다.
* 이 때 기질/성격 조합이 어색하거나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완전히 뒤집어서 이해가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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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해석에 있어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건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냐의 여부입니다. 흔히 ~성격 장애라고 이야기할 때 장애인지 아닌지를 이걸 갖고 판단하니까요.
TCI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계시듯이 백분위 기준으로
1) 자율성 < 30%ile and 연대감 < 30%ile 이거나
2) 자율성 + 연대감 < 30%ile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하면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가끔 이 조건에 예외가 되는 두 가지 조합을 만나게 되는데 둘 다 원칙적으로는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1. high 자율성 + low 연대감 조합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판단할 때 자율성과 연대감을 동시에 고려하기는 하지만 비중으로만 따지면 자율성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율성이 왠만큼 높으면 연대감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져도 자율성+연대감 조합이 30%ile 이하로 떨어지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얼핏보면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율성이 아무리 높아도 연대감이 low level이라면 건강한 성격 유형이 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보겠습니다.
* HLH : 편집성
* HLM : 괴롭히는
* HLL : 독재적인
보시는 것처럼 자기초월의 수준을 달리 했을 때 자율성이 high level이어도 연대감이 low level이라면 건강한 성격이 아닙니다. 연대감도 최소한 medium level은 되어야 합니다.
2. low 자율성 + high 연대감 조합
위의 경우와 반대로 자율성이 낮아도 연대감이 높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앞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자율성이 연대감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낮은 자율성을 연대감으로 보완하려면 연대감이 굉장히 높아야 합니다. 경험적으로 자율성이 10%ile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라면 연대감이 제아무리 높아도 자율성+연대감 총합이 30%ile이 안 되는 것 같고 자율성이 10%ile 이상이라도 연대감이 90%ile이 넘어야 총합이 겨우 30%ile을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자율성이 아주 낮은 수준이 아니고 연대감이 매우 높다면 조절 기능이 잘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율성이 낮을 때는 연대감이 높다고 해도 역시 건강한 성격 유형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런지 보겠습니다.
* LHH : 감정적인
* LHM : 복종적인
* LHL : 의존적인
보시는 것처럼 자기초월의 수준을 달리 했을 때 연대감이 high level이어도 자율성이 낮다면 건강한 성격 유형이 아닙니다. 자율성이 낮아서 생긴 문제를 누군가에게 의존함으로써 떠넘기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자율성 또는 연대감 중 하나가 낮을 때 다른 하나가 매우 높다면 수치 상으로는 총합이 30%ile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얼핏 봤을 때 조절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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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워낙 TCI를 좋아하기도 하고 어딜가나 powerful한 검사라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통에 TCI가 무조건 좋은 검사라고 오해하실 수 있지만 모든 심리검사도구가 다 그렇듯이 당연히 TCI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TCI를 사용하는 분들이 해석에 주의해야 하는 점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1. 타당도 척도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MMPI-2/A 같은 검사 도구와 함께 실시해야 함
: 내담자의 기질/성격만 알고 싶어 TCI/JTCI를 단독 실시하는 선생님들이 계신데 TCI는 타당도 척도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라포가 잘 형성된 내담자라도 MMPI-2/A와 같은 타당도 척도가 포함된 검사 도구를 반드시 함께 실시하셔야 합니다. 차라리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라면 이를 어느 정도 감안하여 해석할 수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고하는 방어적 응답 경향성이 있다면 기질/성격 유형이 양호하게 평정되었을 때 그 결과가 방어 경향을 반영하는 것인지 실제 수검자의 양호한 기질/성격을 반영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됩니다.
2. 유아용, 아동용 버젼은 양육자 보고식
: JTCI 3-6세 버젼과 7-11세 버젼은 자기 보고식이 아닌 양육자가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평가자의 보고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역시 MMPI-2와 같은 척도를 추가 실시해야 합니다. 사실 부모-자녀 관계 문제가 없는 아동/청소년의 수는 매우 적고 따라서 부모의 TCI, MMPI-2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단점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부모의 부담이 커진다는 문제가 있지요.
3. 성격 장애 진단을 위한 기질 유형으로 8개만 포괄
: TCI에서는 성격 장애 진단을 위한 기준으로 성격(자율성, 연대감)의 기질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를 먼저 따져봅니다.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성격 장애로 의심하고 하위 유형 구분을 위해 기질 유형을 확인하는데 이 때 DSM-5의 10개 성격 장애 중 8개만 기질 유형으로 확인 가능하고 편집성과 분열형은 기질이 아닌 성격 유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예를 들어 반사회성 기질이자 편집성 성격으로 구분되면 원칙적으로는 반사회성 성격 장애라고 해야 하나 편집성 성격의 모습도 갖고 있기 때문에 반사회성 성격 장애로 진단해야 하는지, 편집성 성격 장애로 진단해야 하는지 난감한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성격 장애 진단이 중요하지 않다면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formulation하면 되겠습니다.
4. JTCI 12-18 버젼에 인내력 하위 차원이 없음
: (주)마음사랑 측에서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으나 JTCI 12-18 버젼, 즉,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버젼에 인내력 기질의 하위차원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data loss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더 낮은 연령대의 7-11 버젼에는 인내력 하위 차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상담을 받으러 오는 청소년들이 대부분 인내력 기질이 낮은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정확한 formulation 및 해석 상담을 위해 인내력 기질의 어떤 하위 차원이 특히 낮은 수준인지 알아야 하는 평가자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 밖에 없습니다. 인내력 기질이 아주 낮은 수준이라면 대부분의 하위차원이 바닥권일거라고 짐작할 수 있지만 애매하게 낮은 경우(예; 27%ile), 어떤 하위 차원이 비교적 괜찮은지가 중요한 정보인데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5. 해석 지침이 체계적이지 않음
: 매뉴얼을 보면 1) 개별 척도의 해석 -> 2) 기질 유형의 해석(3기질 차원의 상호작용 분석) -> 3) 성격 척도와 기질 유형의 연계 해석 -> 4) 성격 유형의 해석 순으로 진행하게 되어 있는데 얼핏 보면 bottom up 방향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심리검사 결과는 지능검사처럼 top down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편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해석 지침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 나름대로 3단계 해석 방식으로 재구조화하여 사용할 수 밖에 없었죠.
6. 기질/성격 유형 구분 시 T기준과 백분위 기준을 모두 사용해야 함
: 이건 사실 단점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게 T분포와 백분위 분포가 겹치지 않는 것 뿐이거든요. 하지만 구매자격 연수에서도 통계적으로 더 정확한 백분위 기준을 사용해 기질/성격 유형을 구분하라고 안내하면서도 정작 매뉴얼에 있는 기질/성격 유형의 구분 결과는 T기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두 기준 모두 알아야 합니다.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적용하는 문제는 수검자의 점수가 경계선에 애매하게 걸치는 경우 T기준과 백분위 기준에 따른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수검자는 두 가지 유형의 모습을 모두 갖고 있겠지만 평가자가 분석해야 하는 유형이 당장 2가지 이상으로 늘어나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하위차원 분석을 꼼꼼하게 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길 때까지는 분석해야 하는 양이 많은 것은 결코 만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7. Likert 척도이기 때문에 생기는 응답 경향성 문제
: MMPI-2/A의 경우 예(True)/아니오(False) 두 개의 응답지만 있는 dichotomous 문항이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TCI/JTCI의 경우 TCI-RS 버젼은 5점, 나머지 버젼은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을 꺼리는 수검자라면 극단값을 피하는 응답 경향성을 보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중간에 몰려 MMM 유형처럼 나오거나 6번처럼 경계선에 걸려 평가자의 해석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의 상당수가 위험회피기질이 높고 강박성 기질도 많은 걸 감안하면 중간으로 몰아서 응답하는 반응 경향성이 꽤 많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결과지를 보기 전에 응답지부터 먼저 살펴보는 훈련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단점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지만 해석과 관련하여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을 정리해 봤습니다. 또 새로 발견하는 내용이 있으면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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