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위 '자존심이 세다'라는 말을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쉽게 흥분한다'와 동격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로 자존심이란 '자신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 정도가 되는 것 같은데 심리학에서는 비슷한 의미로 '자아 존중감(Self-esteem)'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자아 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는 정도가 강한 사람이지요. 자아 존중감이 형성되는 데에는 긍정적인 자기 평가와 그에 대한 타인의 동의 여부가 영향을 미치지만 높은 수준의 자아 존중감이 형성된 사람은 타인의 평가에 그다지 좌우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아무리 부정적으로 평가하더라도 '나는 나이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확고한 자기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자존심이 세다'라는 말이 사용되는 일반적인 맥락을 고려해 보았을 때, 오히려 반대로 '자존심이 약하다'라는 말로 바꾸어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평가나 무시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아 존중감이 낮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제 자신과 관련지어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대상에 대한 호오(좋고 싫음)와 의사가 조금 지나칠 정도로 분명한 사람입니다. 제 주변에는 일관성이 있다며 그런 저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도, 반대로 너무 냉정해서 정나미가 떨어진다며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효율성이 높은 만큼 분명 생활하는데에 있어 마음이 편안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융통성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데 곰곰히이 생각을 해 보니 제가 이처럼 모호한 것을 참지 못하고 분명한 것을 선호하는 이면에는 낮은 자아 존중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자아 존중감이 높은 사람이라면, 그것이 불분명하든, 애매모호하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포용하면 되는 것을, 자아 존중감이 낮다 보니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그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니 아예 처음부터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하는 것을 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냥 생각이 흘러 가는 대로 쓴 글이라서 정리가 잘 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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