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11/08 과일은 정말 당뇨병을 일으키는가
- 2023/10/29 [비건맛집] 풀무원이 각잡고 만든 채식 레스토랑 : 플랜튜드(Plantude) 용산 2호점 (2)
- 2023/03/26 [비건맛집]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은 퓨전 채식 : 푸드더즈매터(반포) (2)
- 2023/02/08 [비건맛집] 황금룡 : 예전에 먹던 짜장면과 짬뽕맛이 그립다면(망원동)
- 2022/12/25 비건도 '크리스마스 케익'이 먹고 싶다 : 비건 베이커리 '해밀' 초코케익
- 2022/08/31 [다큐] 더 게임 체인저스(The Game Changers, 2018) (2)
- 2022/05/03 비건도 버터가 먹고 싶다 : NATURLI Organic 'Vegan Spreadable' (2)
- 2021/04/21 [잇츠베러] 어스밀 도시락 4종 골라담기 : 채소듬뿍마라샹궈 (4)
- 2021/04/19 [비건맛집] 씨젬므쥬르 : 가심비와 가성비 모두 최고인 채식 레스토랑(송파동) (4)
- 2021/02/16 제가 복용하는 종합비타민 : Natures Plus의 'Source of Life Garden' (2)
- 2020/09/16 2020년 건강 검진 결과가 나왔습니다 (6)
- 2020/05/21 [서적] 채식 치유학(The Vegetarian Diet and Healing, 2014)
- 2020/03/29 채식주의자도 커피를 줄여야 하는 이유 (8)
- 2020/03/09 AVAMIN 스피룰리나(Spirulina) (2)
- 2018/05/03 [비건맛집] 어라운드 그린(망원동)
- 2018/01/10 몰디브 여행 - 12월 25~26일(인천 -> 콜롬보 -> 말레)
- 2017/07/14 대만 여행 - 12월 27일(오후 Les Suites Ching Cheng Hotel -> 十里安)
- 2017/03/10 [북 크로싱]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Eating Animals, 2009)(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7/03/06 [서적]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Eating Animals, 2009) (2)
- 2017/01/03 Mongolia Wild Blueberry Jam
- 2016/12/30 [채식맛집] 신동양반점 : 오랜 전통의 채식 메뉴 제공 중국 음식점
- 2016/10/09 [채식맛집] 합정역 살롱 딜리셔스(Salon Delicious) : 비채식인들과 함께 가도 좋은 곳(폐점했습니다. ㅠ.ㅠ) (4)
- 2016/08/14 몽골 여행 - 요약 (4)
- 2016/01/11 [서적]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2010)
- 2015/10/24 노르웨이 여행 - 7월 1일(오전 Nordenskiöld Glacier) (4)
- 2015/01/10 [서적] 미슐랭을 탐하다 : 폴 보퀴즈에서 단지까지(2012)
- 2014/11/08 BioGourmet 유기농 땅콩버터
- 2014/10/28 올해 건강 검진 결과 나왔습니다. 제 비건 생활의 점수는요 (6)
- 2014/09/15 크로아티아 여행 - 요약 (4)
- 2014/01/21 [아이쿱라면] 비건들도 먹을 수 있는 '채소라면'
- 2013/10/29 케냐 여행 - 7월 29일(저녁 인천 공항) (2)
- 2013/07/16 라오스 여행 - 12월 15일(오전 루앙 프라방 morning market) (10)
- 2013/06/05 라오스 여행 - 12월 13일(저녁 방비엥 시내)
- 2013/05/17 [북 크로싱] 내 몸 내가 고치는 기적의 밥상(Eat to Live, 2003)(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13/05/08 라오스 여행 - 12월 12일(저녁 방비엥 시내) (4)
- 2013/04/26 [서적]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 : 암, 고혈암, 당뇨병, 심장병에서 임플란트까지(2012)
- 2013/03/13 [북 크로싱] 채식의 배신(The Vegetarian Myth, 2009)(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13/03/08 [북 크로싱] 동물의 역습(Animals like Us, 2002)(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13/03/03 [서적] 채식의 배신(The Vegetarian Myth, 2009) (18)
- 2013/03/01 [북 크로싱] 희망의 밥상(Harvest for Hope: A Guide to Mindful Eating, 2005)(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4)
- 2013/02/27 라오스 여행 - 12월 11일(저녁 방비엥) (6)
- 2013/02/02 [서적] 희망의 밥상(Harvest for Hope: A Guide to Mindful Eating, 2005) (2)
- 2013/01/19 라오스 여행 - 12월 10일(점심 식사 Khuadin Vegetarian) (4)
- 2013/01/11 [서적] Lonely Planet Laos(7th edition, 2010)
- 2013/01/01 라오스 여행 - 요약 (4)
- 2012/11/15 채식문화매거진 월간 <비건>으로부터 독자 선물을 받았습니다 (6)
- 2012/10/25 [서적] 꿈꾸는 황소(Etre the Cow, 2010) (2)
- 2012/09/27 채식 사료로 바꾼 지 한 달 (12)
- 2012/08/14 [북 크로싱] 채식의 유혹 : 육식의 족쇄를 풀어라(Green Tempration, 2012)(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4)
- 2012/08/10 [서적] 채식의 유혹 : 육식의 족쇄를 풀어라(Green Tempration, 2012) (4)
- 2012/06/28 스페인 여행 - 10월 5일(오전 마드리드 구 시가)
- 2012/06/14 [맛집] 부뚜막 청국장 : 가격 대비 훌륭한 청국장/두부 요리 전문점 (12)
- 2012/06/09 [서적] 스티브 잡스(Steve Jobs, the Exclusive Biography, 2011)
- 2012/06/04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만든 진주시 유기동물보호소 정기봉사팀을 지지합니다 (4)
- 2011/12/31 월덴지기의 2011년 결산 및 '임진년' 새해 인사 (14)
- 2011/12/28 동물성 식품과 혈관질환 및 암 발생의 관계
- 2011/12/23 [북 크로싱] 채식이 답이다 : 마음마저 맑아지는 즐거운 채식여행(2011)(보관 중) (20)
- 2011/12/23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이란 무엇인가
- 2011/12/17 [서적] 채식이 답이다 : 마음마저 맑아지는 즐거운 채식여행(2011) (2)
- 2011/12/11 채식을 시작하는 이유 3가지 (4)
- 2011/11/26 채식 식단에 대한 오해 몇 가지 (4)
- 2011/10/27 스페인 여행 - 10월 3일(기내)
- 2011/09/18 [북 크로싱]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The Ethics of What We Eat, 2006)(보관 중) (16)
- 2011/09/17 [비건맛집] 아승지 : 사찰음식전문점 (10)
- 2011/09/10 [북 크로싱]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Gristle: From Factory Farms to Food Safety, 2010)(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1/09/08 [서적]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Gristle: From Factory Farms to Food Safety, 2010)
- 2011/09/07 [북 크로싱] 2011년 9월 :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Simple Food for the Good Life, 1980)(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2)
- 2011/08/21 참 착하고 알찬 채식전문잡지 'Begun'
- 2011/08/05 과연 인간에게 육식이 맞는가 : 신체 기관의 부합성 (2)
- 2011/08/05 [서적]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Simple Food for the Good Life, 1980)
- 2011/07/19 채식 한 달, 그 후 (8)
제목 어그로 죄송합니다;;;
요새 워낙 물가가 많이 오른데다 특히 과일값이 살인적이라서 저처럼 반과일식을 하는 비건들의 고충이 큽니다. 과일은 안 먹을 수 없는 식재료니까요.
다른 음식과 달리 과일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과일도 결국 당이니 많이 먹으면 혈당을 올려서 당뇨에 좋지 않다고 주장하는 의료인이 있는가 하면 과일은 단순당도 아닌데다 식이섬유가 많아서 흡수를 더디게 하기 때문에 생각만큼 혈당을 많이 올리지 않는다는 기능의학자의 반박도 있습니다. 거기에 대한 재반박으로 과일은 과당과 포도당으로 나뉘어 있어 혈당을 체크할 때는 잘 잡히지 않지만 결국 당뇨를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고요. 혹자는 비타민이나 미네랄, 항산화물질이 주는 잇점은 분명하니 혈당 지수(GI)가 높은 과일만 피하면 괜찮다고 타협안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과일이 혈당을 그렇게 올린다면 과일만 먹는 fruitarian 들은 모두 당뇨병 환자나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정도 되면 대체 과일을 먹으란 말인지, 먹지 말란 말인지 헷갈리는 수준입니다.
일단 저는 과일이 당뇨병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뇨병을 일으키는 진짜 문제인 액상 과당 등의 가공식품만 최대한 피하면 과일은 제한없이 먹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하의 이야기는 제 경험담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09년 건강 검진 결과에서 내장 비만, 지방간 소견을 들었습니다만 그 이후로로 정신을 못차렸고 건강이 더 나빠졌습니다.
2015년 건강 검진 결과 내장 비만, 지방간 문제는 해결했지만 BMI가 아직 높은 편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야식 때문이었습니다(
'2015년 건강 검진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채식 때문에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며 마냥 안심하고 있었죠.
그러다 2019년에 일이 터졌습니다. 갑자기 심한 설사와 체한 증상, 복부 통증 등을 경험했고 당시에는 췌장암까지 의심을 할 정도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건강하게 살 빼는 법'). 결국 야식과 비건 가공식품(?)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당화혈색소(HbA1c-NGSP) 수치도 5.8로 경계선 수준(5.6이하 정상, 5.7~6.4 고위험군, 6.5이상 당뇨)이었습니다. 당화혈색소란 적혈구 안에 포함된 헤모글로빈이 포도당과 결합된 것으로 지난 2~3개월 동안의 혈당 평균치를 평가하는 수치입니다. 따라서 채혈을 앞두고 며칠 몸관리를 한다고 해서 변화하지 않습니다. 당뇨병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수치는 혈당이 아니라 당화혈색소이죠.
이후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면서 야식을 완전히 끊었고 가공식품을 극도로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과일식도 시작했죠. 이 때 정착한 식습관을 정리한 것이
'비건의 흔한 점심 식사 루틴' 포스팅입니다.
하지만 2021년 2월에 기능의학과에서 실시한 혈액 검사 결과를 보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5.5로 정상 수준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있는 상태까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리를 했는데도 쉽게 떨어지지 않더군요. 하지만 2021년 10월에 실시한 건강 검진 결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5.0으로 떨어졌습니다(
'2021년 건강 검진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2년에는 정밀 혈액 검사를 하지 않았지만 올해 10월에 실시한 검진 결과에서도 당화혈색소 수치는 5.2로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3년 건강 검진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2019년 가공식품을 줄이고 과일식을 추가한 뒤로 과일을 얼마나 먹었냐 하면,
며칠 전 먹은 점심 메뉴입니다. 이 중 과일은 사과 두 쪽, 귤 한 개, 대추, 무화과 두 쪽, 작은 포도 한 송이에 바나나도 하나 먹었습니다. 그리고 비건 요거트에 블루베리 10알 정도가 들어있습니다. 점심은 요거트에 샐러드, 빵까지 먹기 때문에 과일 양이 조금 적은 편입니다.
이건 같은 날 먹은 저녁 과일입니다. 2인분이라서 좀 많아 보이는데 사과 두 쪽, 배 한 쪽, 키위 두 쪽, 무화과 두 쪽, 자두 반 개가 한 사람 분량입니다.
그러니까 작은 접시 한 개 분량의 과일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 끼니마다 먹은 겁니다. 식재료 중 과일값으로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걸 보면 정말 과일을 많이 먹고 있죠. 제철에 맞춰 수박, 참외, 딸기를 먹기도 하고 멜론, 파파야, 망고 등의 열대 과일을 추가하기도 하니 그야말로 다양한 과일을 많이도 먹었습니다.
하지만 당화혈색소는 과일식을 시작한 뒤 1년이 지난 2021년 초부터 정상 수치로 떨어진 뒤 한번도 경계선 이상 수준으로 올라간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슐린 저항성이 없는 한 과일이 당뇨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건강 관리에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당뇨 또는 당뇨 전 단계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 분이 아니라면 몸에 좋은 과일을 마음껏 드셔도 상관 없을 겁니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과일을 먹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고민하기 전에 가공식품부터 줄일 것. 가공식품을 즐겨 먹으면 과일을 먹든 안 먹든 상관없이 건강은 망가질 수 밖에 없음. 혈당은 과일 때문이 아니라 가공식품의 단순당 때문에 오르는 것임.
2. 인슐린 저항성이 없는 건강한 사람은 혈당 지수 따위를 고려할 필요 없이 다양한 과일을 마음껏 먹어도 됨.
3. 당뇨병 환자는 과일의 종류와 양을 조절하여 먹는 게 좋으며 주치의와 상의할 것.
4. 조리하거나 가공하지 않은 생과일을 먹을 것. 과일이 좋다고 과일 주스까지 좋은 건 아님
5. 편식하지 말고 다양한 과일을 먹어야 과일의 잇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675
몇 년 사이에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채식 제품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CJ 푸드빌의 비비고와 풀무원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죠.
풀무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2022년 5월에 대기업 가운데 첫 비건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인 플랜튜드(Plantude) 1호점을 강남 코엑스몰 지하 1층에 오픈하고 100% 식물성 식재료로 즐길 수 있는 메뉴 13종을 선보였습니다.
1호점의 인기에 힘입어 2023년 3월에는 용산 아이파크몰에 2호점을 열었죠. 오랜만에 서울 시내 나들이를 하면서 플랜튜드 2호점에 들렀습니다. 가는 길에 보니 제가 2018년까지 일했던 직장 근처를 지나더군요.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플랜튜드 2호점은 용산역 아이파크몰 테이스트 파크 7층에 있습니다.
입구는 금방 눈에 띄게 잘 만들어놨는데 아이파크몰이 코엑스몰보다 훨씬 넓은데다 더 센터, 패션 파크, 리빙 파크, 테이스트 파크로 건물이 나눠져 있어 차를 가져가는 분들은 주차장에서 찾아가기 매우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실제로 길을 헤맸다는 방문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고 역시나 저희도 한참을 헤맸습니다.
입구의 메뉴판을 보니 생각보다 메뉴가 꽤 다양하고 새로운 메뉴를 계속 선보이는 것 같더군요. 1, 2, 4인용 세트 메뉴도 있습니다. 저희는 메뉴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 가격 할인폭도 크지 않아서 그냥 단품들로 주문했습니다.
매장 분위기는 요렇습니다. 점심 시간에 딱 걸리는 바람에 테이스트 파크 내 대부분의 매장이 점심 식사를 하는 손님들로 붐비는데 플랜튜드는 아무래도 100% 비건식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이더군요. 특이한 건 저희가 방문했을 때 남자 손님이 70%였습니다. 요새는 남성들도 비건식에 관심이 많아졌나봅니다.
서빙 직원들의 복장이 호텔처럼 하얀 와이셔츠의 정장 차림이던데 깔끔한 건 좋지만 음식을 나르다 튀면 골치아프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주문용 태블릿을 가져오기 때문에 앉은 상태에서 주문을 하면 됩니다. 에피타이저로 '모둠 버섯 두부 강정'을 주문했고 '순두부 인 헬'과 신 메뉴인 '베지 나이스 팟타이'에, 나중에 곡물밥을 한 공기 추가했습니다. 거기에 음료로 톡스 콤부차를 주문했고요.
제일 먼저 나온 모둠 버섯 두부 강정(11,000원)입니다. 튀긴 버섯과 두부를 연근, 파프리카 등과 함께 섞어서 깐풍기처럼 만든 음식입니다. 맛은 있지만 제 입에는 좀 짰습니다. 에피타이저보다는 술 안주로 어울리겠더군요.
두 번째로 나온 베지 나이스 팟타이(13,000원)입니다. 저 노란 그물처럼 생긴 건 튀김입니다. 레몬 조각과 땅콩 가루, 고추 썰어놓은 것을 그릇에 따로 주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뿌려서 먹으면 됩니다. 양이 좀 적은 건 둘째치고 간이 좀 셉니다. 함께 주문한 톡스 콤부차(3,500원)를 계속 마시게 되는 걸 보면 너무 자극적이에요.
마지막으로 나온 순두부 인 헬(14,000원)입니다. 전에 소개했던
성수동 '리틀 포레스트'의 샥슈카와 비슷한 음식입니다. 영어로는 '에그 인 헬'인데 비건 버전이기 때문에 계란 대신 보통 두부를 넣습니다. 플랜튜드에서는 순두부를 넣었네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빵을 무한리필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좋았는데 플랜튜드에서는 리필도, 추가 구매도 안 됩니다. 마늘빵 4개를 다 먹으면 그냥 국물만 떠 먹어야 합니다. 결국 곡물밥 한 공기를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다른 메뉴처럼 순두부 인 헬도 맛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밥을 말아먹지 못하고 그냥 곁들여 먹었습니다.
먹으면서 계속 과일과 샐러드 같은 신선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반적으로 음식이 너무 자극적이었습니다. 논비건에게는 특이하고 맛있을 지 몰라도 가볍고 담백한 음식을 선호하는 비건들에게는 너무 간이 센 편이라서 근처에 왔을 때 어쩔 수 없이 들를 수는 있어도 따로 시간내서 방문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풀무원에서 출시된 밀키트를 기반으로 재료를 좀 더 추가해서 조리한 메뉴를 제공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음식 자체는 매장에서 완전 조리를 하는 것 같네요. 색다른 메뉴를 경험하고 싶은 비건들은 한 번쯤 방문해 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휴일이 따로 없는 건 장점이네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676
'운전 연수를 받았습니다'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작년 12월에 30년의 장롱 면허증 생활을 청산하고 운전을 시작했습니다.......만,
재택 근무를 하는터라 출퇴근도 필요 없고, 밖으로 나갈 일은 더더욱 없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운전할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했습니다. 저는 주로 월~화요일에 쉬기 때문에 일부러 운전 연습도 할 겸 채식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비건 레스토랑은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푸드더즈매터(Food Does Matter)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채식 레스토랑으로 분류가 되도 비건 옵션이 있는 정도거나 락토 오보 수준이라서 완전한 비건인 경우는 찾지 쉽지 않은데 푸드더즈매터는 그야말로 비건 레스토랑입니다.
제가 사는 부천에서 차로 1시간은 이동해야 해서 자주는 못 가지만 가까웠다면 매 주 갔을 게 확실한 맛집입니다. 이 소개 포스팅도 두 번 방문 후 작성하는 겁니다.
푸드더즈매터는 서래길에 위치하고 있고 신반포역 4번 출구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뚜벅이들에게도 접근성이 좋은 건 아닙니다.
바로 앞에 공영 주차장이 있으나 주차 가능한 차량 대수가 너무 적고 협소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초 방문 시에는 다행히 자리가 있었으나 두 번째 갔을 때는 없어서 발렛 파킹을 맡겼습니다. 차량을 가져가실 분들은 '서래마을 공영 주차장'을 네비에 찍고 가시고 만차라면 주차장에서 나오는 길로 직진하여 바로 앞에서 발렛 파킹을 맡기면 됩니다.
푸드더즈매터는 조용한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나 건물 1층 모서리에 있어서 전망이 답답하지는 않습니다.
푸드더즈매터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식당으로 월요일이 휴무일이고 오후 3시 30분에서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방문했던 두 번 모두 평일 점심이고 문을 열자마자 갔기 때문에 한산했지만 저녁 시간과 주말에는 굉장히 붐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금~일요일은 좌석 이용 시간이 90분으로 제한되는 걸 보면 아마도 소문이 맞을 겁니다.
네이버에서 '점심 식사', '저녁 식사', '디너 코스' 중 하나로 예약 가능합니다. 점심 식사는 11시 30분이 첫 타임이고요.
오른쪽이 입구인데 들어오면 정면에 카운터와 음료 테이블이 보이고 왼쪽이 창가 자리, 오른쪽 안쪽에 단체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회식을 하기에도 좋겠더군요.
저는 두 번 다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보시는 것처럼 좌석 간격도 널찍하고 통창이라 전망도 나쁘지 않습니다.
전채로 주문한 브로콜리 스프(6,000원)입니다. 잘 구운 브로콜리를 고명으로 얹었고 마늘빵 두 조각이 포함되어 있어 스프를 찍어 먹으면 맛납니다. 비건 스프는 풍미를 살리기 위해 보통 코코넛유를 넣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너무 느끼해지는데 이 브로콜리 스프는 딱 적당합니다. 캐슈넛도 들어가 있어서 고소한 감칠맛도 좋습니다. 2월 초에 1차 방문하고 2월 말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메뉴가 전면 바뀌어서 7,000원 짜리 오늘의 수프만 남았으니 이제는 주문 시 확인해야 합니다.
반려인이 꼭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주문한 마라 떡볶이(16,000원)입니다. 떡볶이와 야채 튀김을 마라 소스에 버무린 것으로 고명으로 올린 생 파가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의외로 궁합이 잘 맞습니다. 저는 원래 혀가 얼얼해지는 느낌이 싫어 마라맛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이 마라 떡볶이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재방문 때도 또 먹고 싶었던 메뉴인데 안타깝게도 2월 말 메뉴 개편 때 사라졌습니다. 다시 되살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제가 메인 메뉴로 주문한 더블 치즈 버거(19,000원)입니다. 반으로 자른 버거를 기본으로 프렌치 프라이를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를 두 가지 줍니다. 프렌치 프라이는 방금 튀겼는지 기름지지 않고 바삭합니다. 속은 폭폭해서 식감도 좋습니다.
버거 단면입니다. 얼핏 보면 일반 수제 버거와 별 차이가 없죠. FDM 패티와 치즈, 각종 채소로 꽉 채웠습니다. 모르고 먹으면 그냥 일반 버거라고 생각할 맛입니다. 메뉴 개편을 하면서 가격을 9,500원으로 대폭 낮췄고 프렌치 프라이를 3,000원에 추가할 수 있도록 했으니 훨씬 저렴하게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료로 주문한 애플 시나몬 콤부차(9,500원)입니다. 시나몬 스틱을 꽂아 주는데 가격은 후덜덜하지만 추천하는 음료입니다. 저는 콤부차에 대해서도 선입견이 좀 있었는데 그걸 산산히 부수는 맛이네요. 너무 달지도, 너무 시지도, 너무 탄산이 강하지도 않은 딱 조화로운 맛입니다. 이게 가장 유명한 맛인지 개편된 메뉴에도 Best 음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8,000원으로 인하했습니다.
2차 방문 때 전채로 주문한 훔무스 플레이트(9,000원)입니다. 병아리콩, 타히니로 만든 훔무스에 다진 야채와 말린 방울 토마토, 방울 토마토 피클을 얹어서 만든 소스를 바게뜨 빵에 발라서 먹는 일종의 타파스 같은 요리입니다. 전채로 가볍게 먹기에 좋습니다.
이것도 2차 방문 때 주문한 옥수수 베지 카키아게(6,000원)입니다. 이것도 전채 요리인데 훔무스 플레이트하고 선택하라면 주저없이 카키아게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무엇보다 너무 맛있습니다. 양념 옥수수 튀김 같은 느낌인데 양파, 피망, 양배추가 들어갔고 새콤한 칠리 소스 같은 소스를 찍어 먹으면 입맛을 확 살려 줍니다.
개편된 메뉴 중 Signature 메뉴인 TTT 바질 파스타(21,000원)입니다. 3가지 토마토가 들어갔고 바질 페스토와 바질 오일을 넣은 토마토 소스 파스타입니다. 가격은 좀 부담스럽지만 식감, 소스와 재료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한번쯤은 꼭 먹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메뉴입니다.
후식으로 주문한 식물성 아이스크림(4,000원)입니다. 나뚜루 아이스크림과 콜라보를 한 건지 나뚜르 그린티 아이스크림을 기본으로 초코넛, 크럼블, 딸기 쿨리와 과일을 얹고 크림을 추가한 버전입니다. 생과일까지 들어간 걸 고려하면 가성비는 훌륭한데 그냥 평범한 아이스크림 맛입니다. 비건도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
개편된 패스트 메뉴입니다. 푸드더즈매터의 모든 메뉴는 색깔로 넛 프리, 넛 프리 변경 가능, 글루텐 프리, 글루텐 프리 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편된 메인 메뉴입니다. 전채와 패스트 메뉴 가격은 낮추고 메인 메뉴의 가격은 살짝 상향시켜 전반적인 밸런스를 맞춘 것 같습니다.
음료 가격은 조금 인하했습니다. 굳이 음료를 드실거면 콤부차로 드세요. 가격을 고려하더라도 마셔볼 만 합니다.
발렛 파킹을 맡기면 주차 관리표를 주는데 2시간까지는 일괄 4,000원입니다. 천천히 식사를 해도 2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주차비를 대략 4천 원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2시간이 넘으면 아마도 30분에 2천 원이 추가되는 것 같습니다.
발렛부스로 곧바로 오실 분들은 네비에 '서울 서초구 서래로 23'을 찍으면 됩니다.
푸드더즈매터가 있는 반포는 제가 사는 부천에서 왕복 2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자주는 못 가지만 또 가고 싶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입니다. 채식을 하신다면 강력 추천드리고, 채식을 하지 않으셔도 한번쯤 방문해서 건강한 식사를 하기에 좋은 레스토랑입니다.
태그 -
Food Does Matter,
TTT 바질 파스타,
더블 치즈 버거,
마라 떡볶이,
브로콜리 스프,
비건 레스토랑,
식물성 아이스크림,
애플 시나몬 콤부차,
옥수수 베지 카키아게,
채식,
푸드더즈매터,
훔무스 플레이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519
채식을 하게 되면 먹기 아주 힘들어지는 음식이 몇 개 생기는데 그 중 하나가 짜장면입니다. 아예 재료로 돼지고기가 들어가기도 하거니와 웍을 달구는데도 돼지기름을 쓰기 때문에 채식 짜장면을 제공하는 중식집은 채식 요리를 위한 조리기구를 따로 준비해야 하니까요.
오늘 방문한 중식집은 '가원'과 함께 망원동 중식을 양분하고 있는 '황금룡'입니다. 뭔가 '요리왕 비룡' 같은 친근함을 주는 상호이죠. 중식집 이름이라는 걸 감안해도 살짝 과한 이름입니다.
황금룡은 1층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는데 식당 옆에 2대 정도 주차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차량 흐름이 많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근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망원시장 바로 옆에 있는 망원 1-2 공영주차장이 황금룡에서 가장 가깝습니다. 황금룡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가지러 가는 길에 망원시장을 구경해도 좋고요.
사람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오전 11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이 많아서 내부 모습을 온전히 담지 못했습니다. 대충 이런 분위기인데 오래된 정감있는 중국집을 연상하시면 딱 맞습니다.
비건들을 위한 메뉴판이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2021년 초까지만 해도 비건 메뉴가 '깐풍가지', '마파두부', '유니짜장', '야채짬뽕', '고추덮밥', '새송이덮밥' 이렇게 여섯 개 밖에 없었는데 그동안 10개로 늘어났네요.
기본에 충실한 맛이라는 제보를 받고 갔기 때문에 유니짜장과 야채짬뽕, 그리고 버섯탕수 중짜를 주문했습니다.
유니짜장(8,000원)입니다. 면과 소스가 따로 나와서 원하는 만큼 부어서 비벼먹는 짜장인데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비건 짜장 중 가장 일반적인 짜장면의 맛과 비슷했습니다. 모르고 먹으면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네요. 여의도
'신동양반점'의 짜장면이 불맛이 독특하기는 하나 너무 걸쭉해서 이질감이 든다면 황금룡의 짜장면은 제가 기억하는 예전 짜장면의 맛과 가장 흡사합니다. 만족스럽네요.
야채짬뽕(9,000원)입니다. 이것도 해산물만 없을 뿐 제가 기억하는 짬뽕맛과 똑같습니다. 대신 온갖 채소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채소가 많이 들어가면 심심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칼칼한 맛도 똑같고 면발도 아주 비슷합니다. 이것도 맛있네요.
버섯탕수(25,000원)입니다. 소스는 맛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튀김옷이 영 아니었습니다. 재료가 버섯이니 돼지고기 탕수육처럼 바삭하게 튀기기는 어렵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튀김옷이 너무 두꺼워서 버섯의 식감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네요. 아직까지 제가 맛본 채식 버섯탕수의 최고봉은 지금은 없어진 명륜동의 명보성입니다. 황금룡의 버섯탕수는 한번 맛 본 걸로 충분합니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주문한 고추덮밥(10,000원)입니다. 무엇보다 불맛이 제대로인 게 가장 마음에 들었고 고추, 파프리카, 양파, 피망의 아삭함이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매콤한 게 계속 밥을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이거 추천입니다.
역시 두 번째 방문 때 주문한 능이버섯짬뽕(10,000원)입니다. 버섯의 식감과 칼칼한 국물맛이 일품이기는 했지만 저는 아무래도 맑은 국물의 짬뽕이 좀 어색했는데 같이 간 반려인은 야채짬뽕보다 이게 더 맛있었다고 하네요.
단무지와 양파, 춘장 등의 밑반찬은 여느 중국집과 비슷합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중국집 단골 디저트인 '빠스'도 제공되네요.
아, 그리고 기름진 음식을 먹는 틈틈이 마시면 입을 개운하게 해주는 자스민차를 줍니다. 요새 자스민차를 제공하는 중국집을 보기 쉽지 않은데 기본에 충실하네요.
짜장면과 짬뽕이 워낙 훌륭한 맛을 보여주었기에 짜장면과 짬뽕이 생각나면 다시 먹으러 갈 것 같지만 일단 다음에 갈 때는 깐풍가지나 맑은 짬뽕인 능이버섯짬뽕에 한번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능이버섯짬뽕도 괜찮기에 갈 때마다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먹던 짜장면과 짬뽕맛이 그리운 비건들에게 마음 편하게 추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490
저는 채식을 시작하기 전부터 워낙 '빵돌이'라서 비건이 되고 난 이후에도 빵 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비건 베이커리가 없었다면 채식 베이킹을 어떻게든 배웠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제가 채식을 시작했던 2011년에도 유당불내증, 알러지, 아토피, 글루텐 민감증 때문에 우유, 달걀, 버터가 안 들어간 건강한 빵을 찾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흔치 않았지만 그래도 채식 베이커리가 몇 군데는 있었고 덕분에 좋아하는 빵을 계속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채식을 하는 분들도 많이 늘어나 대기업에서도 식물성 밀키트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성산동 해밀 베이커리는 평소에도 자주 이용하지만 연말이 되면 비건 크리스마스 케익을 예약해서 23일 쯤에 픽업해 오곤 했습니다. 평소에는 건강식을 먹긴 하지만 연말 치팅데이에는 케익도 먹고 와인도 마시곤 하거든요.
올해는 생크림 케익과 초코 케익을 예약받기에 저는 초코 케익으로 예약했습니다. 사이즈는 2호이고 가격은 4만 원입니다.
이미지 출처 : 비건 베이커리 해밀 인스타그램
제가 주문한 초코 케익입니다. 데코레이션이 인스타 각은 아닌데 저는 아예 저런 장식도 뺐으면 좋겠지만 그러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아 사람들이 싫어하겠지요.
장식을 다 떼어내면 이런 모양입니다. 겉보기에는 느끼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조각 케익으로 잘라보면 4단 빵에 초코 크림으로 겹겹이 채웠습니다. 빵의 식감은 매우 폭신하고 크림은 전혀 느끼하지 않으며 고급스러운 단맛입니다. 당연히 커피 한 잔하면서 먹으면 더 풍미가 좋지만 케익만 먹어도 일반 생크림 케익과 달리 질리지 않으며 먹고 나서도 속이 느글거리거나 부대끼는 게 전혀 없습니다. 동물성 재료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으니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유와 생크림이 잔뜩 들어간 옛날 케익을 좋아하는 집안 어르신도 드셔보더니 맛있다고 극찬하시더군요. 데코레이션만 더 고급스럽게 하면 선물용으로도 그만인 케익입니다.
꼭 크리스마스가 아니더라도 '해밀'의 케익은 워낙 건강하게 맛있기로 유명하니 한번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455
제임스 카메론이 기획하고 루이 시호요스가 감독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루이 시호요스는 일본 타이지 지방에서 매년 자행되는 끔찍한 돌고래 살육 축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 2010년 제 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입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힘을 내려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뿌리깊은 편견에 대한 도전장입니다.
나레이션은 미군 특수 부대에서 격투술을 가르치는 종합 격투기 선수인 제임스 윌크스가 맡았는데 그는 스파링 중 양쪽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후 회복과 재활을 위한 공부를 하면서 채식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됩니다.
시작은 가장 강인한 육체를 유지했던 고대 검투사들이 대부분 채식주의자여서 'Hordeari(콩과 보리를 먹는 사람들'라고 불렸다는 사실부터 시작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세계적인 격투기 챔피언인 코너 맥그리거를 때려눕힌 디아스가 채식주의자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육식주의자였던 맥그리거가 기자 회견장에서 디아스를 가젤에 비유하며 놀렸는데 결과는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이 20% 이하의 승률로 점쳤던 디아스가 맥그리거를 일방적으로 두들겨 팹니다.
그 밖에도 스콧 주렉(울트라 마라톤 선수), 칼 루이스(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도치 바우슈(전미 사이클 대회 8회 우승자이자 올림픽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파트리크 바부미안(지구에서 가장 힘이 센 남자) 등이 등장하는데 이들 모두 채식주의자죠. 속도와 지구력, 폭발적인 힘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채식을 하는 전문 운동 선수들의 뛰어난 활약이 소개됩니다. 대표적인 육식주의자였지만 채식주의자로 전향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인터뷰(세계적인 보디 빌더이기도 했죠)도 나오고요.
1,800년 대에 유스투스 폰 리비히라는 독일 화학자가 근력이 동물 단백질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는데 사실 무근(힘을 내는 건 단백질이 아니라 탄수화물임)이었는데도 그의 유명세 때문에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지금과 같은 미신으로 자리잡았죠.
사실 운동 능력은 혈류량을 늘려야 가능해지고 혈류량을 늘리는 건 혈관 내피입니다.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은 혈관 내피 기능을 약화시켜 오히려 운동 능력을 감소시키는데 이는 식후 6~7시간 동안이나 지속됩니다. 또한 동물성 음식에는 N-글리콜리뉴라민산, 내독소, 헴 철과 같은 염증성 분자들로 구성된 단백질이 들어 있는데 이들은 장의 미생물 균주에 악영향을 미치고 트리메틸아민산화물 같은 염증 매개체를 생산하여 염증 수치가 증가합니다. 당연히 염증은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고요.
이 다큐멘터리에는 성욕과 관련있는 재미있는 연구도 소개됩니다. 남자 대학 운동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루는 동물성 식사, 하루는 식물성 식사를 하게 하고 그 날 밤 사타구니에 착용하고 자는 장비를 통해 수면 중 발기 횟수, 지속력, 강도 등을 평가했는데 식물성 식사를 했을 때 엄청난 차이로 모든 영역에서 스태미너가 강화된 걸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육식을 즐길수록 남성다움을 빨리 잃는거지요.
가끔 콩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아서 채식을 하면 여성화된다고 믿는 분들도 있는데 정작 콩에는 에스트로겐이 아닌 파이토에스트로겐이 들어있고 이건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오히려 수치를 낮춥니다. 반대로 우유 등 동물성 음식을 먹으면 호르몬 레벨이 불안정해집니다. 이건 '우유를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 포스팅에서 이미 말씀드린 바 있죠.
제가 봤던 채식 관련 다큐멘터리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죄책감을 자극하지 않고 유용한 정보를 주면서도 재미있기까지 하거든요.
무엇을 드시고 있든지 상관없이 한 번쯤 보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태그 -
Hordeari,
The Game Changers,
다큐,
다큐멘터리,
더 게임 체인저스,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
두치 바우슈,
루이 시호요스,
비건,
스콧 주렉,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유스투스 폰 리비히,
제임스 카메론,
채식,
채식주의,
채식주의자,
칼 루이스,
코너 맥그리거,
파트리크 바부미안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389
제가 채식을 처음 시작했던 2011년과 비교하면 세상이 정말 많이 좋아져서 그동안 이런 것도 비건용이 나오나 싶은 식품이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저는 비건이 되기 이전에도 둘째 가라 하면 서러울 정도의 빵돌이였는데 채식을 시작하던 당시에도 비건 베이커리는 꽤 활성화되어 있어서 크게 불편함을 못 느꼈습니다. 하지만 버터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버터가 동물성이라서 못 먹으면 대신 식물성인 마가린을 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마가린은 트랜스지방산 덩어리라서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거든요.
어쨌든 비건이 아니었을 때 해외 여행을 가면 호텔 조식으로 갓 구운 크로와상에 조각 버터를 녹여 발라 먹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 제품을 만났습니다.
1988년부터 비건 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해 온 덴마크 NATURLI사의 Vegan Spreadable입니다. 유기농 식물성 오일을 이용하여 자연식으로 만든 비건 버터에요. 유채씨유, 코코넛 오일, 시어버터나무 씨앗오일, 아몬드 버터가 구성 성분이죠.
까다로운 유럽 유기농 인증 마크와 비건 마크를 획득했고 최근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팜유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과 동물의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고 재배한 코코넛을 사용했다는 점도 호감 포인트입니다. 탄소 배출량도 동일 양의 동물성 버터에 비해 1/3 이하에 불과하다네요.
원재료는 유기농 유채유, 정제수, 유기농 코코넛 오일, 유기농 시어버터나무 씨앗오일, 유기농 아몬드, 정제소금, 유기농 해바라기 레시틴, 유기농 당근 주스, 유기농 레몬주스, 비타민D2입니다. 몸에 좋지 않은 건 하나도 안 들어갔습니다.
총 중량은 225g이고 어렸을 때 먹던 마가린 사이즈입니다. 100g 당 영양 정보를 보니 1일 기준치로 나트륨 18%, 탄수화물 0%, 당류 0%, 콜레스테롤 0%, 단백질 1%인데 지방이 139%이고 그 중 트랜스지방은 하나도 없지만 포화지방이 26g 173%로 아무리 맛있더라도 내키는대로 마구 먹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에 딱 빵 한 조각만 발라서 먹습니다.
겉보기에는 버터하고 똑같습니다. 하지만 유제품 특유의 꼬리꼬리한 냄새 대신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당연한가?). 맛은 어떠냐고요? 풍미가 버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아마 말 안 하고 주면 버터가 아닌 지 모를거에요.
유일한 단점이라고는 열에 약해서 상온에 오래 두면 녹아서 물처럼 된다는 겁니다. 냉장 보관하다가 꺼내서 사용하고 곧바로 다시 냉장고에 넣어야 합니다.
이 제품을 찾은 뒤로 버터를 사용해야 하는 모든 요리에 이걸 대신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건들에게 워낙 핫해서 웬만한 비건 쇼핑몰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는데 저는
'채식한끼몰'에서 주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3일 현재 31% 할인해서 개 당 6,900원에 구하실 수 있네요.
저처럼 빵 좋아하는 비건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아직 모르신다면 꼭 한번 드셔보세요. 필수품이 되실 겁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311
요새 확실히 채식이 유행이기는 한 것 같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채식 전문 온라인 쇼핑몰은 숫자도 터무니없이 적었거니와 퀄리티도 낮았는데 요새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곳들이 많죠.
그동안 마켓컬리를 가끔 이용하기는 했지만 논비건 식재료들과 뒤섞여 있어 '비건' 검색어를 넣어서 나오는 결과물에서 고르는 게 슬슬 짜증나던 차에 '채식한끼'라는 어플이 나왔고 이와 연관된 채식한끼몰이라는 비건 전용 쇼핑몰이 생겼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식품은 'EAT'S BETTER'사에서 최근에 출시한 'EARTH MEAL'이라는 상품으로 즉석조리 도시락입니다.
4종 세트로 '토마토컬리플라워커리', '구운버섯크리미리조또', '채소듬뿍마라샹궈', '곤드레가지된장덮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식, 양식, 중식, 인도식을 넘나드는 조합이네요.
그 중에 오늘 소개할 제품은 채소듬뿍마라샹궈입니다.
310g 용량으로 시중에 팔리고 있는 냉동 도시락 대비 30% 이상 중량을 높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량이 높다고 해서 모두 든든한 건 아니죠.
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은 남성들이 먹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하게 느껴지는 양입니다. 저는 보통 식사 전에 과일을 먼저 먹기 때문에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이것만 먹으면 확실히 모자랄 겁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려고 노력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파, 연근, 푸주, 대파가 중국산입니다. 특히 양파와 연근이 전체의 20%가 넘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스밀은 모든 제품이 100% 현미밥이나 통곡물로 구성되어 있고 채소듬뿍마라샹궈의 경우 9가지 채소가 들어있어 최소 12.5g 이상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다고 하네요. 확실히 건강에 신경을 쓴 제품인 듯.
원숭이를 착취하지 않고 생산한 코코넛 껍질을 기본으로 만든 친환경 소재의 도시락 용기를 사용했고 비닐만 살짝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됩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절감을 위해 수저와 커팅 칼을 주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조리하기 전에는 뭔가 싶었지만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잘 섞으니...
요런 비주얼이 나옵니다. 훠궈마라탕 소스가 들어있어 살짝 매콤한데 혀가 얼얼할 정도의 매운맛은 아닙니다. 확실히 채소가 많이 들어서 식감이 좋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양이 살짝 아쉽다는 거.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냉동식품에 비해 몸에 좋은 구성이지만 어쩔 수 없이 비상용으로 쟁여놓았다가 먹을 수는 있지만 굳이 챙겨서 먹을 정도의 수준까지는 아닙니다.
채식한끼몰에서 4개 골라 22,800원에 할인 판매(정가 28,000원, 배송비 3,500원 별도)하고 있으니 개 당 6,575 원 정도 됩니다. 냉동 도시락이 요새 어느 정도 가격인지 몰라 비교가 어렵지만 가격 대비 구성은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채소듬뿍마라샹궈만 소개드렸지만 '토마토컬리플라워커리'도 맛있더군요. 자주는 아니지만 어쩌다 한번씩 생각이 나면 구매할 수도 있겠습니다.
채식한끼몰에서 구매 가능하고 정확한 좌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태그 -
곤드레가지된장덮밥,
구운버섯크리미리조또,
냉동 도시락,
마켓컬리,
비건,
어스밀,
잇츠베러,
즉석조리 도시락,
채소듬뿍마라샹궈,
채식,
채식한끼,
채식한끼몰,
토마토컬리플라워커리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115
4월 초에 송파구에 있는 건축사 사무실에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뭔 일인지는 추후 포스팅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거든요) 점심 시간이 겹쳐 현지에서 검색하여 우연히 들른 맛집입니다. 별로 기대 안 했는데 거의 대박 수준이었습니다.
원래는 잠실 장미아파트 지하상가에 있다가 2019년 초에 송리단길로 옮겼다고 들었습니다. 검색을 해 보니 르꼬르동블루 출신의 셰프가 운영한다고 해서 '에이 설마' 했는데.......
가게 이름은 씨젬므쥬르로 프랑스어로 6번째 날이라는 뜻입니다. 외관은 깔끔합니다. 가게 밖에 의자가 나와 있는 걸 보면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는 곳인가 봅니다.
방역 지침 때문에 테이블을 뺀 것 같기는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공간이 넓지 않습니다. 4인용 테이블 3개, 2인용 테이블 1개 뿐이니 10명만 들어오면 꽉 찹니다. 저희가 식사 시간을 살짝 지난 시간에 갔는데도 금방 꽉 차서 여러 팀이 그냥 발길을 돌리더군요.
오른쪽에 있는 메뉴가 '노미트볼과 신선한 야채 보울(10,000원)'이고 왼쪽에 있는 메뉴가 '토마토 리조또와 절임야채(12,000원)'입니다. 왼쪽 위의 사이드 디쉬는 원래 4천 원에 별도 판매하는 웨지 감자인데 보통은 서비스로 주신다고 합니다.
'노미트볼과 신선한 야채 보울'은 노르웨이 여행 때 먹었던 'Buddha Bowl'과 비슷한 느낌인데 병아리콩으로 만든 미트볼과 곡물 샐러드를 수제 두부 마요네즈에 버무려 먹는 음식입니다. 미트볼은 팔라펠 비슷한 식감인데 다소 퍽퍽하기 때문에 으깨서 섞어 먹어야 더 맛있습니다. 메뉴 설명처럼 샐러드처럼 주문했지만 양이 많아서 식사로 먹어도 손색 없습니다. 보통 이런 보울 메뉴는 건강하기는 하지만 맛있다고 느끼기 어려운데 이건 다릅니다. 비채식인이 먹어도 맛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풍미가 좋습니다.
'토마토 리조또와 절임 야채'는 현미와 백미를 발사믹 드레싱에 절인 야채와 섞어서 토마토 소스로 끓인 리조또입니다. 제가 아는 리조또는 대부분 밥의 식감이 꺼끌거리기 때문에 저는 거의 주문하지 않는 메뉴인데 이건 주문 안 했으면 후회했을 뻔 했습니다. 씹히는 식감도 적절하고 무엇보다 매콤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토마토 소스가 채소와 잘 어울립니다. 제가 이 정도였으니 리조또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주 맛나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정통 리조또처럼 조금 느끼하게 드실 분들은 4천 원에 치즈를 추가하실 수 있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웨지 감자인데 눅지지도 않았고 너무 튀겨서 부서지지도 않은, 딱 좋은 수분 함량을 가진 웨지 감자였습니다. 음식과 함께 먹는 사이드 디쉬로도 손색이 없고 맥주 안주로 먹어도 그만일 것 같습니다. 게다가 메뉴 하나를 더 추가했더니 인심좋게 리필까지 해 주시더군요.
음식이 하나 같이 너무 맛있어서 추가로 하나 더 주문한 '시금치 페스토 파스타(11,000원)'입니다. 저는 원래 점심을 1시간 넘게 천천히 먹는 편이어서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데 씨젬므쥬르의 음식들은 하나같이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는 바람에 메뉴 2개에 웨지 감자까지 먹었는데도 아직 배가 안 차더군요. 그래서 '시금치 페스토 파스타'를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로 역시나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레몬을 꼭 뿌려서 먹어야 더 맛있고(셰프께서 꼭 뿌려서 먹으라고 일러 주시더군요) 단.짠.고소함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는 맛입니다. 함께 나오는 사이드 디쉬의 마리네이드된 방울 토마토와 가지, 오이 등도 파스타의 맛과 잘 어울립니다.
메뉴판에 있던 베스트 메뉴 3가지를 모두 맛보았는데 모두 최고였습니다. 앞으로 송리단길에 자주 오게 될 것 같은데 올 때마다 들를 채식 맛집 하나가 생겨서 기쁩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를 맛봐야겠습니다.
채식 레스토랑은 건강하지만 맛이 없거나, 맛있으면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맛있고 가격이 합리적이면 양이 적거나 해서 뭐 하나는 항상 아쉬웠는데 씨젬므쥬르는 건강, 맛, 가격, 양까지 모두 잡은, 근래에 보기 드문 맛집이라서 놀랐습니다. 게다가 송리단길 한가운데 있는데 차량 6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까지 확보했더군요. 유일한 단점이라고는 매장이 작아서 운이 없으면 웨이팅을 할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포장과 배달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근처에 있으면 맨날 이용했을 레스토랑입니다. 강추합니다!!
* 주소 :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41길 25(서울시 송파구 송파동 12-3)
* 전화 : 070-4179-4142
* 위치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114
사람들은 채식을 하는 비건들은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를 내 보면 일반인에 비해서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는 비율이 훨씬 높을 것 같기도 합니다. 채식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영양소를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걸 권장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단순히 비건이기 때문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환경 오염과 지력의 약화로 인해 음식을 통해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보충제를 복용합니다. 그러니까,
1. 자연식물식을 하는 비건이라 해도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2. 설사 그게 가능하다 해도 환경 오염과 지력 약화로 인해 현재 식물에 포함된 영양소 자체가 부족하다
이게 제 생각입니다.
이런 이유로 어느 정도는 보충제를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따로 섭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엄격한 채식을 하는 비건이기 때문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도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많은 분들이 비건하면 비타민B12 부족을 먼저 떠올리는데 사실 이보다 아연이 결핍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보충제를 섭취하는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건 종합비타민(줄여서 종비라고 부릅니다)입니다. 종합비타민은 섭취하는 방법이 크게 3가지 입니다.
1. 파우더 형태
2. 완전형 알약 형태
3. 최소형 알약 형태
파우더 형태는 모든 영양소와 미네랄을 파우더의 형태로 담아서 물에 타서 마시는 겁니다. 수분 섭취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저는
'제가 비타민C 메가도즈에 추천하는 제품'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하루 9,000mg의 비타민C를 물에 타서 마시고 있는데다
'물을 어떻게 마셔야 하나'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과일식의 비중을 높이면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파우더 비타민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남은 건 알약으로 먹는 방식인데 완전형은 그냥 제가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겁니다. 종합비타민으로 모든 영양소와 미네랄의 하루 권장량을 채우는 방식이죠. 그래서 하루에 먹어야 하는 알약의 수가 보통 3알에서 6알에 이릅니다. 제 경우 알약의 숫자가 많아서 부담되기보다는 제가 필요한 영양소에 맞춰 조합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선택지에서 배제했습니다. 덜 섭취해도 되는 영양소도 있고 더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도 있는데 그냥 일률적으로 먹는 방식이니까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식은 최소형 알약 형태입니다. 하루에 한 알만 먹는 방식인데 알약의 숫자가 적으니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의 최소량만 커버합니다. 나머지 보충제는 본인의 식습관과 몸 상태에 따라 최적 조합을 다시 찾아야 하죠.
그렇다면 최소형으로 복용하는 종합비타민으로 저는 어떤 걸 먹고 있을까요?
아이허브 직구로 구매하는 Natures Plus사의 'Source of Life Garden'입니다. 사진은 여성용이지만 저는 남성용을 복용하고 있고요. 여성용과 남성용이 따로 있습니다. 이건 비건용으로 나온 30알짜리 제품입니다. 하루에 한 알 먹는거니까 한 통에 한 달 분량입니다.
Gluten, Iron Free, NON-GMO 제품이고 USDA 유기농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 제품은 모든 성분을 홀푸드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2021년 2월 16일 기준으로 30.92불이니 한 알에 1불이 넘는 가격입니다. 천연 비타민과 합성 비타민의 차이도 없다는데 그냥 센트룸 먹으면 되지 뭘 그렇게까지 비싼 걸 먹느냐고 하실 수 있는데 저는 건강을 잃었을 때 들어가는 비용도 비용이거나와 고통이 너무나 싫기 때문에 건강과 관련해서는 비용을 따지지 않고 투자하는 편입니다. 이 제품도 그래서 선택했고요.
영양 성분 정보 |
1회 제공량: 1 정 |
용기당 제공 횟수: 30 |
| 1 회 제공량당 | %하루 영양소 기준치 |
비타민 A(천연 베타 카로틴에서 추출) | 5000 IU | 100% |
비타민 C(암라 추출물에서 추출)§ | 65 mg | 108% |
비타민 D3(이끼류 추출 콜레칼시페롤) | 1000 IU | 250% |
비타민 E(아나토 추출물에서 추출§♦, 천연 해바라기 비타민 E) | 30 IU | 100% |
비타민 K(메나퀴논-7) | 80 mcg | 100% |
티아민(구아바, 홀리 바질 및 레몬 추출물에서 추출)♦ | 2.25 mg | 150% |
리보플라빈(구아바, 홀리 바질 및 레몬 추출물에서 추출) § | 2.1 mg | 124% |
니아신(구아바, 홀리 바질 및 레몬 추출물에서 추출§♦, 나이아신아미드) | 20 mg | 100% |
비타민 B6(구아바, 홀리 바질 및 레몬에서 추출물에서 추출§♦, 피리독신 HCI) | 10 mg | 500% |
엽산(구아바, 홀리 바질, 레몬 추출물에서 추출)§♦ | 420 mcg | 105% |
비타민 B12(메틸코발라인에서 추출) | 20 mcg | 333% |
비오틴(벌새나무에서 추출)§♦ | 300 mcg | 100% |
판토텐산염(구아바, 홀리 바질 및 레몬 추출물에서 추출§♦, 판토텐산 칼슘) | 10 mg | 100% |
칼슘(알가스 칼카레아스에서 추출)§ | 50 mg | 5% |
요오드(요오드화포타슘 추출물) | 150 mcg | 100% |
마그네슘(알가스 칼카레아스에서 추출)§ | 6 mg | 2% |
아연(구아바에서 추출)§♦ | 6 mg | 40% |
셀레늄(겨자 추출물에서 추출)§♦ | 100 mcg | 143% |
망간(황산 망간에서 추출) | 2 mg | 100% |
크로뮴(모링가 추출물에서 추출 [Moringa oleifera])§♦ | 200 mcg | 167% |
인증 유기농 식품 혼합물 - 구아바§, 홀리 바질§, 레몬§, 겨자§, 암라§, 모링가§, 안나토§, 세스바니아§, 사과§, 오렌지§, 콩코드 포도§, 블루베리§, 딸기§, 크랜베리§, 비트 주스§, 블랙베리§, 블랙 커런트§, 체리§, 석류§, 라즈베리§, 당근즙§, 적색 피망§, 오이§, 고구마§, 브로콜리§, 시금치§, 망고§, 파파야§, 와일드 베리§, 계피§ | 1000 mg | † |
유기농 인증 남성 건강을 위한 식물 성분 혼합물 - 호박
씨§, 토마토§ (ricy in lycopene), 강황§, 석류§ | 50 mg | † |
†하루 영양소 기준치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유기농
♦Orgen Brand
|
보시는 것처럼 거의 모든 성분을 유기농 식물에서 추출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섭취 권장량을 채우는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저는 칼슘, 마그네슘, 아연, 비타민D 등을 추가 섭취하고 있는데 그것과 합쳐도 과한 용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좋고 또한 비타민A, E처럼 과다 복용하면 축적되어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용성 비타민은 딱 100%만 들어 있어서 좋습니다. 그 밖에도 비타민D는 콜레칼시페롤 형태로, 비타민K는 메나퀴논 형태로, 비타민B12는 메틸코발라민 형태로 포함되어 있고(이것도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종합비타민에는 잘 없는 판토텐산염도 들어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센트룸을 드시고 종합비타민을 좀 아시는 분들은 얼라이브나 가든 오브 라이프사의 비타민 코드(이것도 괜찮습니다만 하루에 4알을 먹어야 하는 완전형입니다)를 드시는데 저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이 제품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추천하는 보충제 섭취 우선 순위는,
현재까지 프로바이오틱스 -> 종합비타민 -> 비타민C 메가도즈입니다.
비타민C 다음으로 무엇을 추가하는 게 좋은지는 후속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072
그 포스팅의 목적이 채식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 지 입증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인증의 목적은 간헐적 단식과 운동의 유용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건강하게 살 빼는 법'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2019년까지 꾸준히 채식을 했지만 채식만 믿고 운동을 게을리 하고 야식까지 먹었더니 몸이 다양한 증상으로 불편감을 호소하더군요. 그래서 간헐적 단식과 운동을 시작했지요. 1일 2식에 저녁부터 점심까지 18시간을 비우는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운동은 하루는 유산소, 하루는 근육 운동을 하는 루틴을 추가했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체중 감량으로 인한 지방 감소인데 체중은 73.1kg에서 66.2kg(이건 옷을 입고 잰 것이고 탈의하고 재면 64.8kg 정도 됩니다)로 줄었고 지방량은 13.6kg에서 9.7kg으로 줄었습니다. 그래서 체지방률이 18.6%에서 14.6%가 되었습니다. 내장지방단면적도 53.8제곱센티미터에서 39.3제곱센티미터로 줄었고요. 그래프를 보면 아시겠지만 모든 영역에서 표준 범위 내에 속합니다. 간헐적 단식을 하기 전보다 운동을 월등하게 많이 한 건 아니니 제 체지방 감소의 원인은 거의 간헐적 단식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간헐적 단식과 운동 루틴은 당분간 이대로 계속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인바디 결과는 참 좋았지만 제가 기대했던 다른 수치가 좋지 않아서 좌절스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나는 호모시스테인 검사를 추가했는데 커피를 하루 한 잔으로 줄이면서까지 레벨을 낮추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12.4마이크로몰이 나왔습니다(정상 범위는 11.0까지입니다). 기능의학자들은 보통 9가 넘지 않도록 유지하라고 하는데 충격을 좀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먹고 있는 영양제에 비타민B군을 추가하는 걸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1월부터 비타민 D를 하루 5000IU씩 복용했는데도 수치가 작년의 24.17에서 24.05로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정상은 30~100 범위). 거의 9개월을 하루 권장 복용량의 600%가 넘는 고용량으로 퍼부었는데도 정상 범위로 못 들어간 것이죠. 제 원래 계획은 이번 건강 검진에서 정상 범위로 올라갔으면 유지를 위해 하루 2,000IU로 낮추는 것이었는데 내년 초에 다시 한번 받을 혈액 검사에서 정상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내년에도 당분간 5,000IU 복용을 지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 한해 식습관과 운동 습관은 세팅이 되었으니 이제는 결핍 영양소를 채워서 유지하는 방향으로 건강 관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현재 먹고 있는 건 비타민C 메가도즈(하루 6~7,000mg), 비타민D 5,000IU, 식물성 오메가3(DHA 840mg + EPA 420mg), 알파 리포산 240mg, 거기에 비건에게 부족한 비타민B12 때문에 스피룰리나를 추가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하나하나 소개하겠습니다.
태그 -
간헐적 단식,
건강 검진,
비타민B12,
비타민C 메가도즈,
비타민D,
스피룰리나,
알파 리포산,
오메가3,
인바디,
채식,
호모시스테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998
2011년 6월 14일부터 비건 채식을 시작했으니 한 달만 더 있으면 만 9년이 됩니다. 제 주변에는 비건 채식인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제 건강에 관심(혹은 의혹)을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말 채식 생활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가, 영양소 결핍으로 중단하는지 지켜보자 등등.
서론이 길었는데 제 건강의 기본은 채식 생활이니 지금의 생활 패턴만 잘 유지해도 좋겠지만 그래도 몸 공부를 게을리 할 수는 없어서 이광조 박사의 '채식 치유학'을 이번에 읽었습니다. 이광조 박사는 1999년에 우리나라 처음으로 하이텔 통신에서 채식동호회를 만든 채식계의 원로 중 한 분이죠. 채식의 이로움을 널리 알리고자 식품영양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고 지금은 한국채식영양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채식의 영양학적 효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채식 식이가 인체에 얼마나 유익한지를 집대성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인체의 10개 시스템, 즉 골격계, 비뇨계, 심혈관계, 소화계, 신경계, 호흡계, 생식계, 면역계, 내분비계, 피부계 시스템에 채식이 얼마나 유익한지를 철저하게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거의 600페이지나 되는 양장 하드커버 서적인데 문제는 저같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너무 딱딱하고 어렵다는 겁니다. 내용만 보면 채식 식이에 관심있는 영양학 전공자를 위한 전공 서적처럼 보입니다. 물론 도움이 되는 내용도 많지만 그 정도 정보를 위해서 통독하기에는 확실히 부담이 되는 책입니다. 35,000 원이라는 가격도 만만치 않고요. 그래서 채식에 관심있는 분들께 가볍게 읽으시라고 추천드리지는 못하겠네요. 관심있는 분들은 빌려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닫기
* 대략 50세 정도까지는 유란채식인과 비채식인의 골무기질질량에 큰 차이가 없고 모두 골절범위에서 벗어나 뼈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50세 이후로는 채식인의 골무기질은 크게 감소하지 않고 여전히 골절범위 밖에 있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채식인의 골무기질 질량은 급격히 낮아지면서 60세가 넘으면 뼈의 밀도가 골절영역 이하로까지 감소하게 된다.
* 마그네슘, 칼륨, 시트릭산, 무기질, 피틴산 등이 풍부한 채식식이는 소변으로 나가는 요산을 감소시키며 체내를 알칼리화 하는데 이는 요결석생성을 억제시킨다.
* 오메가-3 지방산의 섭취를 늘리는 것은 신결석방지에 도움이 된다.
* 포화지방 과다일 때 대식세포가 배가 불러서 식세포작용이 멈춘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 철의 높은 반응성은 다양한 종류의 강력한 활성산소를 만들어낸다.
* 헌혈을 자주하거나 철분저장을 감소시키면 인슐린 분비와 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된다.
* 단식은 세포들 내부에 쌓여 있는 쓰레기들을 분해함으로써 신체의 세포들을 건강하게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아토파지(autophagy)라고 부르며 2016년 노벨 생리학상의 주제이다.
* 2주 정도의 장기간 단식을 하면 암세포는 굶어서 소멸되고 정상세포는 세포내의 쓰레기를 청소하면서 더욱 건강해진다. 암세포는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어 콜레스테롤을 만들 수 없어서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하며 육류는 이를 제공해주기에 육류섭취는 위험할 수 있다.
* 수용성 섬유소는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고, 불용성 섬유소는 통곡류와 견과류, 콩류에 풍부하다. 대변의 부피를 팽창시키고 빠른 속도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스폰지와 같은 특성이 우수한 불용성 섬유소가 보다 효과적이다.
* 건강한 사람에게서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배변횟수를 늘리며 반면에 변의 굳기는 무르게 한다는 사실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뿐만 아니라 현미나 통밀을 섭취함으로써 식이섬유의 섭취가 증가되면 변의 장내이동시간이 단축되고 대변의 무게가 증가된다. 대장암 발생원인의 62.4%는 대변량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 수용성섬유소는 인슐린수치가 감소되도록 돕는다.
* 소시지, 햄 등으로 인한 암 발생위험은 60세를 기준으로 분석되기도 했는데 60세 이상보다 60세 이하에서 가공육 섭취로 인한 암 발생위험이 더욱 높았다.
* 모든 암 사망자의 30%는 흡연에 의해, 3%는 알콜 섭취로 인해서, 그리고 35%는 식이가 원인이 된다.
* 과일은 수분이 많고, 따라서 당지수는 높을지라도 당부하는 매우 낮은 편에 속하게 된다.
* 연소에 사용하는 산소분자 25개 중 하나 비율로 활성산소가 생성되며 모든 발생하는 질병의 90% 이상이 활성산소와 관련 있다는 연구도 있다.
* 알츠하이머병의 예방과 진행속도의 저하에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1) 자유래디칼의 생성을 안정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 2) 과잉생성된 자유래디컬을 막을 수 있는 항산화제의 증가, 3) 염증성 분자를 막을 수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의 공급이 그것이다.
* 중성지방 등을 섭취하여 배가 부르면 대식세포는 포식작용을 하지 않고 죽은세포나 침입한 미생물을 방치한다. 이것은 염증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 오메가-3 지방산이 가장 풍부한 음식은 들깨와 아마씨이며, 이어서 다양한 견과류, 종실류, 그리고 콩류이다.
* 암세포는 대부분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어 있어서 지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보다 많은 탄수화물을 영양소로 필요로 한다. 따라서 케톤식(지질/(탄수화물+단백질)=4)이나 단식을 하게 되면 암세포는 탄수화물을 이용할 수 없어 사망한다.
* 천천히 호흡을 할수록 산소공급량은 많아진다. 천천히 호흡을 할수록 적혈구는 모세혈관벽에 밀착하여 산소를 쉽게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 식이로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항 천식약들과 같이 루코트리엔-4 계열의 생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 여드름 염증을 만드는 세균인 피로피오니 박테리움은 햇볕에 의해 사멸하므로 매일 15분 이상 일광욕도 권장된다.
* 비타민C는 콜라겐합성 유전자를 활성화시켜서 콜라겐 합성을 하도록 하기도 한다. 피부 건강에 있어서 비타민C는 항산화제 역할로 중요한다. 또한 상처의 치료, 암예방, 백내장예방, 죽상동맥경화예방, 면역계증강의 효과도 있다.
* 채식 식단을 만들 때에는 세 가지 식품군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첫째는 통곡류를 통해 섬유소가 풍부한 탄수화물을, 두번째는 콩류, 견과류, 종실류를 통해 양질의 단백질과 지질을, 세번째는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를 통해 수용성비타민들과 파이토케미칼, 항산화제를 공급받는 것이다.
* 암 사망의 40%는 고기를 먹는 식이 때문에 발생한다.
*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태그 -
골격계,
내분비계,
면역계,
비건,
비뇨계,
생식계,
소화계,
신경계,
심혈관계,
이광조,
채식,
채식 치유학,
피부계,
호흡계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948
현대인의 기호 식품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커피를 빼놓을 수가 없겠죠. 언제부터인가 유행을 타고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더니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주위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을 정도니까요.
저도 차와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 여행을 갈 때에도 여행지의 커피와 차를 기념품으로 항상 사 갖고 옵니다. 새로운 차와 커피를 시음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이 블로그에도 취미생활 카테고리의 하위 영역으로 '차', '커피'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사실 커피는 과다 섭취를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때문입니다. 호모시스테인은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몸 속에 비타민이 충분하면 메티오닌이 몸에 무해한 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으로 바뀌지만 그렇지 못하면 일종의 돌연변이 물질인 호모시스테인으로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호모시스테인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과 함께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3대 물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는 겁니다. 호모시스테인은 혈관 내벽을 산화시켜 손상을 만들고 혈전을 만들어 동맥경화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입니다. 뇌혈관도 수축시켜서 치매 위험성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 밖에도 골다공증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혹자는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보다 호모시스테인이 훨씬 더 해롭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실험실 연구에서는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의 정상 범위를 5~15 umol/L(마이크로몰/리터)로 제시합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9umol/L 이하를 정상 수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9 마이크로몰을 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하겠죠.
호모시스테인 생성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섭취되는 메티오닌 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니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하고, 그 다음에 체내에 들어온 메티오닌을 시스테인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엽산이나 비타민 B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으니 역시나 채식을 하는 게 도움이 되겠죠(채식주의자에게는 B12가 문제가 되기는 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잘 챙겨서 먹어야겠죠).
문제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하지 않고 푸른 잎 채소를 많이 먹어서 비타민 B군 섭취를 충분히 하는 채식주의자라고 해도 커피를 많이 마시면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커피 섭취량과 호모시스테인 수치의 상관 연구는 이미 무수히 많습니다. 커피 섭취량이 증가하면 호모시스테인 레벨이 확실히 올라가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은 것은 커피에 들어있는 어떤 성분이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올리느냐인데 현재 카페인 또는 클로로겐산이 의심을 받고 있죠. 클로로겐산보다는 카페인을 의심하는 연구자들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채식주의자라고 해도 커피 섭취는 최소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아메리카노 커피 기준으로 하루 세 잔 이상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 기능의학자들은 이것도 많다고 합니다. 제 경우 예전에는 하루에 평균 4~5잔을 마셨지만 요새는 하루에 1잔만 마시려고 합니다. 도저히 못참겠으면 오후에 디카페인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요.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차를 마시는 횟수도 줄였습니다. 그래서 하루 최대 섭취량을 커피 1잔, 차 1잔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고카페인 음료를 즐겨 마시는 게 얼마나 몸에 해로운지는 말씀 안 드려도 되겠지요?
호모시스테인 레벨을 낮추기 위한 방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1. 메티오닌이 많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함 -> 가능한 한 채식을 하라는 말
2. 엽산과 비타민 B군(B6, B12)이 풍부한 식품 섭취를 많이 해야 함 -> 가능한 한 채식을 하라는 말
3. 커피(카페인) 섭취를 줄여야 함. -> 가장 중요
태그 -
동물성 단백질,
메티오닌,
비타민B,
시스테인,
중성지방,
채식,
채식주의자,
카페인,
커피,
콜레스테롤,
클로로겐산,
호모시스테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930
스피룰리나는 NASA에서 우주인들을 위한 우주 식품으로 고려할 정도로 뛰어난 수퍼 푸드인데 나선형 다세포 식물인 조류에서 추출한다고 합니다.
클로렐라보다 더 많은 식물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특히, 피코시아닌, 클로로필,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물질이 아주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면역 강화와 항 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요즘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시끄러운 시기에 더 주목할 만하죠.
저처럼 채식을 하는 비건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대표적인 영양소가 비타민 B12인데 아무리 김이나 해조류를 잘 챙겨먹어도 충분한 비타민 B12 섭취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작년 말에 버마 여행을 하던 중에 세계 유일의 천연 스피룰리나로 유명한 제품이 있다길래 찾아서 두 통을 구해서 가져왔습니다. 바로 AVAMIN 스피룰리나인데 Twyn Taung 분화구 호수에서 천연으로 자란 스피룰리나만 채취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독일 제약회사와 기술 제휴를 통해 생산한다고 하는데 약간은 유치한 포장 박스를 보면 제품 포장 기술이나 마케팅까지 관여한 것 같지는 않네요. ㅠ.ㅠ
1병이 1,000mg으로 된 60개 들이입니다. 버마 현지 가격으로 6,000 짯 정도 하니까 우리 돈으로 5,000 원 정도 합니다. 정가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서 약국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아바민 스피룰리나는 중국에서도 소문이 나서 중국인들이 하도 싹쓸이를 해 가는 바람에 가격이 오른 건 물론이고 물건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양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약국마다 물어봤는데 다 팔리고 없는 약국도 많았습니다.
스피룰리나를 많이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다른 스피룰리나에 비해 AVAMIN 스피룰리나는 색깔이 더 짙푸르고 냄새가 약간 더 강한 편입니다. 하루에 2알 먹으면 된다고 하니 반려인과 함께 먹으면 15일이면 다 먹겠네요.
AVAMIN 스피룰리나는 현지에서 말고는 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다 먹은 뒤에는 다른 대체 스피룰리나를 찾아볼 예정입니다. 비타민 B12와 항 바이러스 효과 때문에라도 당분간은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게 좋을 것 같거든요. 한국에 돌아와서 직구 방법 등을 알아봤지만 여행자가 들고 들어온 것이 가끔씩 중고 시장에 나오는 걸 제외하면 구할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가격도 현지보다 훨씬 비싸고요.
태그 -
AVAMIN,
Spirulina,
Twyn Taung,
버마,
베타카로틴,
비건,
수퍼 푸드,
스피룰리나,
채식,
클로로필,
피코시아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917
굉장히 오랜만에 하는 채식 식당 포스팅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바빴고 그만큼 먹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했다는 이야기지요. ㅠ.ㅠ
비건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어라운드 그린'에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소개드린 비건 베이커리 '더 브레드 블루'가 상호를 '해밀'로 바꾸고 신촌에서 망원동으로 이사갔거든요. 사장님과 파티쉐(이사님 직함의) 두 분 모두 해밀로 옮기셨기 때문에 저희도 더 이상 브레드 블루로 가지 않습니다. 아침 식사를 빵과 샐러드로 하기 때문에 2주에 한번씩 '해밀'에 가서 2주치 빵을 싹쓸이 해 오곤 합니다.
이번 주 휴일에 해밀에 갔다 오는 길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근처에 있는 어라운드 그린에 들렀습니다.
어라운드 그린은 '옹달샘 어린이 공원' 바로 앞에 위치하는데요. 정확한 주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포은로5길 47'이고 연락처는 '02-6080-9797'입니다. 12시가 넘어서 문을 열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위해 방문하시면 안 됩니다.
외관은 얼핏 보면 작은 카페나 소품을 파는 가게처럼 보입니다. 알고 찾아가지 않으면 처음에는 알아보기 힘들죠.
사실 어라운드 그린의 주력은 요리가 아니라 베이커리입니다. 우유, 버터, 계란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베이킹으로 만든 머핀, 스콘, 케이크 등이 주 메뉴이죠. 보니까 베이킹과 쿠킹 클래스도 하는가 봅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심플하고 간결합니다. 테이블이 많지도 않아서 4인 이상 테이블 1개, 2인용 테이블이 3개 정도 밖에 없는 작은 가게죠. 붐빌 때 가면 웨이팅을 해야 합니다. 저희는 5시쯤 갔는데도 이미 두 테이블이 차 있더군요.
식사 메뉴입니다. 라이스, 파스타/리조또, 샌드위치, 피자로 구분되어 있고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나름 구성이 알찹니다.
일단 오늘은 야채 카레와 블랙빈 스테이크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음료는 비건 딸기 쉐이크와 레모네이드로 주문했고요.
음식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금방 나왔습니다. 푸짐한 편은 아니지만 깔끔합니다. 비주얼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검정콩으로 만들었다는 블랙빈 스테이크(13,500원)입니다. 콩고기는 일반적으로 퍽퍽한 식감이 대부분인데 이 스테이크의 콩고기는 촉촉합니다. 예전에 잡식을 할 때 먹었던 함박 스테이크와 식감이 비슷하네요. 함께 나온 현미밥도 고소하지만 구운 감자와 샐러드도 맛납니다. 샐러드에는 수제 유자 소스를 뿌렸다고 합니다.
토마토를 베이스로 오랫동안 뭉근하게 끓인 야채 카레(11,000원)입니다. 브로컬리와 버섯도 듬뿍 들어가 있고 무엇보다 단호박과 연근을 큼지막하게 썰어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질척거리지 않고 담백한 맛이라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맵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하는데 별 말 없으면 거의 맵지 않은 수준으로 나오니 매운 걸 좋아하는 분들은 조금 맵게 해 달라고 주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피자를 비롯해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네요. 양이 조금 부족한 게 흠이지만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라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해밀'에 빵 사러 갈 때마다 들르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레모네이드와 비건 딸기 쉐이크도 맛있었어요. 가격은 좀 있지만 제 값 합니다.
첫 방문이라 주차가 불가능한 줄 알고 망원동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0분 넘게 걸어갔는데 가게 앞에 2대 정도는 바짝 붙여 주차할 수 있으니 더 자주 가게 되겠네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655
23일부터 안개 때문에 인천 공항이 마비되다시피 했다는 이야기를 매스컴을 통해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25일 밤 비행기로 출발하니 그 전에는 해소되겠지 기대하면서도 내심 걱정을 하기는 했습니다.
24일부터 휴가를 냈기에 하루하고도 반나절을 꼬박 집에서 느긋하게 쉬면서 여행 준비를 했네요. 이렇게 여유있게 여행 출발을 하는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25일 오후 5시 30분에 집을 나섰는데 그렇게 쉬고도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공항버스를 타자마자 곯아떨어졌습니다. 그동안 꽤나 피로가 누적되었나 봅니다.
길이 막히지 않았는지 저녁 7시쯤 공항에 도착했고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일부 저가항공 노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상 출발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대한항공 발권 카운터는 한산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발권을 마치고 두꺼운 겨울 외투는 한진 택배의 겨울옷 보관 서비스를 이용해 맡겼습니다(
'라오스 여행 때 포스팅' 참조). 보관 비용이 그 새 많이 올랐네요. ㅠ.ㅠ
한층 가벼워진 반팔 옷차림으로 보안 검색과 자동출국심사를 일사천리로 통과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때가 8시 쯤. 반려인이 갑자기 감자튀김이 먹고 싶다고 해서 여행 때만 마시는 콜라와 함께 폭풍흡입하고 어르신들 선물 쇼핑을 좀 하니 시간이 후딱 가네요.
어느새 면세점이 마감하는 9시 30분이 되어 6번 탑승 게이트로 이동했습니다. 함께 비행기를 탈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크게 세 부류로 구분되네요. 가장 많은 숫자는 고국으로 돌아가는 스리랑카인, 그 다음이 스리랑카 성지 순례를 가는 우리나라 어르신들, 의외로 가장 적은 수가 커플룩을 갖춰 입은 신혼부부들입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결혼하는 신혼부부들이 많지는 않겠죠?
10시 15분 쯤 보딩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2 X 4 X 2열 비행기인데 코드쉐어하는 승객까지 태웠는데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역시나 공항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는지 10시 40분 출발인데 11시 20분이 되어서야 이륙했습니다.
이륙한 지 1시간쯤 지나 첫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인도 채식이라서 먹을만 했지만 머리가 아파서 많이 먹지는 못하고 좀 남겼습니다. 식사 후 곧바로 두통약을 꺼내 먹고 승무원에게 수면 안대를 하나 달라고 해서 곧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현지에 내려서 곧바로 일정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 즉 기내에서 잠을 자야 하는 경우에 대한항공 이용자는 수면 안대를 달라고 해서 사용하면 좋습니다.
스리랑카 콜롬보 공항에 도착하기 1시간 30분 전 쯤에 간단한 아침 식사로 샌드위치가 나왔습니다. 약효가 돌았는지 이 때쯤에는 머리가 아프지 않아서 다 먹었습니다. 샌드위치 안에 두부가 들어 있는 비건 샌드위치라서 맛나게 먹었죠.
현지 시간으로 새벽 4시 20분에 공항에 내렸습니다. 일단 비행기를 다 비운 뒤 청소와 급유를 하고 스리랑카에서 몰디브로 가는 승객까지 태우는가 봅니다.
스리랑카가 불교 국가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트리는 보이지 않고 보시는 것처럼 천정의 등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해 놓았습니다.
라운지에서 대기하는 동안 화장실을 가려고 하니 문 앞에서 공항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담배 피우냐며 말을 겁니다. 잘은 몰라도 개인적으로 담배를 팔려고 시도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수입을 올리려는 걸까요?
1시간 쯤 지나 5시 20분부터 보딩을 시작했습니다. 델타 항공과 코드쉐어하네요. 인천에서 콜롬보로 올 때와 거의 비슷한 인적 구성입니다. 저희는 미리 좌석 지정을 해 놓았기에 동일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5시 40분 쯤 이륙을 했고 곧바로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입맛이 별로 없기는 했지만 신선한 샐러드와 과일이라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드레싱이 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26일 아침 7시에 몰디브 말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침인데도 기온이 30도라고 합니다. 굉장히 덥고 습하네요. 관광객이 몰리는 나라인데도 공항은 규모가 작은 편이고 무슬림 국가 답게 공항 내의 모든 여성들이 히잡을 쓰고 있습니다.
입국심사는 간단합니다. 기내에서 작성한 입국카드와 함께 여권을 내면 도장찍고 끝입니다. 질문 하나 없습니다. 미리 부친 짐을 찾아서 출국장으로 나오니 JA Manafaru 팻말을 든 직원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리조트의 직원들은 종이에 인쇄된 이름을 들고 있는데 고급스럽게 나무로 조각된 팻말을 들고 서 있어서 한참 찾았네요.
수상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우선 캐리어와 짐 무게를 재야 합니다. 수상 비행기 적재량이 정해져 있어서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네요. 몰디브의 수상 비행기는 TMA(Trans Maldivian Airways)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JA Manafaru의 직원들이 제 캐리어와 개인 수하물, 여권을 가져가서 발권 처리를 하는 동안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이 때 직원이 튀면 꼼짝없이 국제미아가 되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뜬금없이 잠시 했더랬습니다. (다행히) 직원이 돌아오고 청사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차량으로 15분 정도 이동했습니다.
JA Manafaru 리조트는 공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별도의 출발 승객용 private lounge를 갖고 있습니다.
들어가면 왼쪽은 테이블과 소파가 있어서 짐을 놓고 편하게 쉴 수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로 구분된 오른쪽 구역은 침대까지 비치되어 있어서 피곤한 사람은 잠시 누워서 자도 됩니다. 와이파이는 라운지 어디서나 빵빵하게 터지네요.
한쪽에는 뷔페가 마련되어 있어서 요기를 할 수 있고 그 옆은 샤워장이 딸린 화장실입니다. 원하면 샤워도 할 수 있죠.
테라스로 나가면 야외석도 있어서 흡연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너무 더워서 오래는 못 있습니다;;;;
라운지에서 바라본 전망이 그리 좋지는 않은데 공항 여기저기에서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몰디브에는 중국 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와서 제 2여객 터미널을 비롯해 제반 시설을 공격적으로 짓고 있습니다. 나중에 돌아오는 날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전체 관광객 대비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높은데다 간접자본투자가 많아서 중국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호감도가 꽤 높다고 합니다. 실제로 말레 시내에서 들른 가게마다 몰디브 대통령이 시진핑과 악수하면서 찍은 신문 사진을 오려서 붙여놓았더군요;;;;
해외 여행하면서 중국에 호감을 보이는 나라는 처음 만나서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예전 케냐 여행 때도 중국이 공격적으로 아프리카에 투자를 하는데도 아프리카인들은 중국인들 아주 싫어한다고 했거든요. 몰디브는 분위기가 이와 사뭇 달랐습니다.
JA Manafaru 라운지에 도착한 게 대략 8시 30분 정도였는데 정작 수상 비행기는 11시 30분에 떠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그냥 할 일 없이 3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거지요. 그 새 함께 갈 다른 승객들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그러니까
국제선 비행기 시간을 아무리 잘 맞춰서 일찍 도착해봤자 다 쓸 데 없는거지요. 어차피 리조트로 들어가는 수상 비행기 출발 시간이 늦기 때문에 기다려야 합니다. 말레에서 멀리 떨어진 고급 리조트를 이용할 때 가장 짜증나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11시 30분에나 떠난다는 그 비행기도 연착되어 12시 30분에 이륙하는 걸로 일정이 조정되었습니다. 슬슬 스팀이 올라오던 차에 라운지 직원이 오더니 이 때라는 듯이 부채, 물티슈, 휴대용 쌍안경, 이어 플러그가 들어있는 파우치를 기념품으로 나눠줍니다. 그리고 리조트에서 쓰라면서 갤럭시 탭과 이어폰이 든 파우치도 주네요. 저는 태블릿 PC도 갖고 왔기 때문에 받아봤자 짐 밖에 안 되겠지만 일단 받았습니다.
12시 15분 쯤 되니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갈 사람들을 호명해서 다시 차량에 태웠습니다.
닫기* 공항버스 요금 : 8,000 X 2 = 16,000원
* 한진 택배 겨울옷 보관 서비스 : 56,000원
* 롯데리아 간식(콜라, 감자튀김) : 9,200원
태그 -
JA Manafaru,
Private Lounge,
TMA,
기내식,
말레,
몰디브,
수상 비행기,
스리랑카,
여행,
채식,
콜롬보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557
타이페이 Railway Station에서 택시를 타고 2박 3일 동안 묵을 Les Suites Ching Cheng 호텔로 향했습니다. 타이페이에 도착했을 때 묵은 댄디 호텔도 그렇고 타이루거 협곡에서 1박 한 Leader Village Taroko Hotel도 만족도가 워낙 높았기에 여행 후반부에 묵게 될 이 호텔까지 은근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지만 저는 가능한 한 여행 후반부로 갈수록 숙소의 quality를 높여서 맨 마지막에 가장 좋은 곳에 묵도록 일정을 짜는데 Les Suites Ching Cheng Hotel은 예약 당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4위에 랭크되어 있기는 해도 론플에 전혀 나와있지 않은 곳이라서 살짝 염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어르신을 모시고 하는 여행이니 이런 저런 신경을 쓰지 않도록 숙소가 편안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결론을 말씀드리면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었습니다. 흠을 잡을 만한 구석이 거의 없었어요. 위치도, 시설도, 직원들의 접대 수준이나 친절도까지도요. 일단 추천부터 하고 소개 시작합니다.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Les Suites Ching Cheng Hotel은 접근성이 좋은 대신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입구를 골목 쪽으로 냈기 때문에 리셉션이 있는 구역이 그리 넓지 않습니다. 그래서 옆으로 로비 같은 응접실을 따로 만들어놨더군요.
여긴 반대편의 응접실입니다. 서재 분위기가 나는 좀 더 고급스러운 공간입니다.
각 응접실은 천정을 높게 올려서 그리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답답하지 않게 설계했습니다. 제가 묵은 방 앞의 복도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객실의 모습입니다. 침대는 평범합니다. 트윈 베드를 붙여놓은 형태지만 여행할 때 유독 예민해져서 뒤척임에 잘 깨는 저로서는 더블 베드보다 낫기 때문에 오히려 좋더군요.
편리하다고 생각한 기능 중 하나는 침대 옆에 버튼이 있는데 그걸 누르면 make up room을 해 달라는 신호가 리셉션으로 전달되더군요. 보통은 두꺼운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안내판을 문 밖에 거는데 이 호텔은 버튼 하나로 번거롭지 않게 해결됩니다.
침대 옆 협탁(이것도 상판이 대리석입니다) 위에 올려놓은 웰컴 초컬릿도 범상치 않은 수준입니다.
객실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원통형 캐비넷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번 열어봤습니다.
각종 술과 차를 마실 수 있는 용품을 정리해 놓은 일종의 미니바입니다. 감각 있습니다.
그 옆에는 캡슐 커피 머신도 있습니다. 당연히 묵는 동안에는 매일 리필 됩니다. 예전 싱가포르 여행 때 캡슐 커피 머신을 경험한 뒤로는 여행가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마시는 커피 한 잔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캡슐 커피 머신이 있는 숙소에 묵으면 사용하지 않아도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전자 금고입니다. 특이한 건 보통의 4버튼식이 아니라 신용 카드로 여는 방식입니다. 신용 카드로 여는 전자금고는 생전 처음 봤는데 평소 사용하던 금고가 아니라서 낯설었는지 나중에 여권과 비상금을 남겨 놓고 공항으로 출발하는 바람에 중간에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을 겪게 됩니다. ㅡ.ㅡ
대개는 책상 서랍까지 열어보지 않지만 이 호텔의 시설이 워낙 깨알같기에 혹시나 하고 열었는데 역시나 싶었습니다. 여분의 볼펜, 자 뿐만 아니라 클립, 연필깎이, 지우개, 수정테이프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문구가 빼곡합니다.
이제는 기대감을 갖고 욕실을 살펴봤습니다. 아주 넓지는 않지만 역시 기대 이상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서 집기를 배치해 놨습니다.
변기도 일반적이지 않은데 비데 제어 스위치가 변기 옆에 장착된 것이 아니라 벽에 따로 붙어있습니다. 훨씬 위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보통 용변을 보고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지만 그러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으니 변기 옆에 있는 제어 스위치가 오염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욕실 한 켠에 마련된 화장대 위에는 각종 욕실 용품이 쓰기 편하게 수납되어 있습니다. 알콜 거즈까지 준비해놨네요.
샤워실에 비치된 샤워젤이나 샴푸 등의 용품도 싸구려 같지는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편의 시설이나 집기가 고급스러우면서도 투숙객이 편리하게 비치되어 있습니다.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짐을 풀고 기분좋게 내려와 호텔 컨시어지에게 근처에 갈만한 채식 레스토랑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호텔 바로 앞의 쇼핑몰 2층에 있다고 하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점심을 먹으러 곧바로 그리로 향했습니다.
레스토랑 '
十里安'입니다. 채식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채식 메뉴가 많습니다.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건데 방울 토마토를 달콤한 시럽에 절여서 시원하게 냅니다. 상큼하고 입맛을 돋게 만드는 맛이네요.
시장기가 돌기도 하고 채식 요리가 다양하게 있기에 무리해서 이것저것 많이 시켰습니다. :)
땅콩 가루가 많이 뿌려져 있어 고소하기만 하고 별로 맛이 없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굉장히 맛있어서 놀랐던 국수(80불)입니다. 이거 강추합니다.
고기 없이 채소로만 빚은 채식 만두(80불)입니다. 식감도 좋지만 만두 맛(피와 소 모두) 자체도 훌륭합니다. 조금 모자라는 듯 하지만 메인 음식이 아니라서 이 정도에서 참았습니다.
제가 먹은 채식 볶음밥(120불)입니다. 밥도 꼬슬꼬슬하고 윤기나게 잘 지었고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입니다.
어르신이 주문한 해물이 들어간 요리(220불)입니다. 해물 국수같기도 하고 해물탕 같기도 한 음식인데 담백하고 맛있답니다.
음료도 주문했습니다. winter melon lemonade(100불)인데 향신료가 들어가서 인삼 비슷한 향이 나지만 맛있습니다.
음식이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나오고 향이 과하지 않고 맛있습니다. 양이 좀 적은 게 흠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이것저것 맛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 가실 분들을 위해 메뉴판 사진을 첨부합니다.
맛나면서도 거하지 않은 채식 점심을 잘 먹고도 오후 시간이 남기에 융캉제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시겠지만 여기서 엄청 질렀습니다. ㅠ.ㅠ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412
소설가이자 채식주의자인 Jonathan Safran Foer가 쓴 첫 번째 논픽션인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Eating Animals, 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제목 그대로 동물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윤리적인 측면이든, 건강이나 환경적인 측면이든, 동정심에서든 궁금해 하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소설가라서 그런지 문체가 다소 cynical하지만 마음을 조금만 열고 본다면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닙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태그 -
Book Crossing,
Eating animals,
Jonathan Safran Foer,
건강,
동물,
동물권,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북 크로싱,
북크로싱,
윤리,
채식,
환경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348
★★★★☆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의 띠지에는 배우인 나탈리 포트만의 '이 책은 내가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라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는 그냥 출판사의 홍보 전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녀의 말에 동의하게 되더군요.
그동안 저도 이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관련 책들을 꽤 많이 소개해 왔습니다.
육식주의의 위험성과 폐해를 고발하는 책으로는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2010)'를, 도덕철학의 관점에서 살펴본 동물권리에 대해서는
'동물의 역습(2002)'과
'동물권리선언(2010)'을, 채식과 관련해서는
'희망의 밥상(2005)'과
'채식의 유혹(2012)'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을 소개드렸죠. 모두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좋은 책들입니다.
하지만 채식주의자이자 촉망받는 소설가인 Jonathan Safran Foer가 쓴 첫번째 논픽션인 이 책만큼 강한 임팩트를 주는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동물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포괄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가장 적절한 입문서입니다. 그것이 공장식 축산에 대한 것이든, 동물 권리에 대한 것이든, 윤리적 문제에 대한 것이든, 다양한 딜레마에 대한 것이든 간에 궁금해 하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내용을 이 책 속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만큼 방대한 자료를 수록하고 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이런 류의 책이 당면한 어려움은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서 읽고, 정작 읽었으면 하는 사람들은 애써 외면한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다들 동물이 고통받지 않을 권리보다는 내가 고기를 먹어야 하는 욕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슬픕니다.
그래도 동물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한번쯤 고민해 보고 싶은 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생겼으면 하는 의미에서 꿋꿋하게 계속 소개하렵니다.
문체가 다소 냉소적이기는 하지만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좋은 책입니다.
닫기
* 중요한 게 아무것도 없다면, 지켜야 할 것도 없는 법이다.
*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 음식 선택에 대해 논할 때 전부 아니면 전무 라는 틀에 기대는 것 같다. 다른 윤리적 영역에는 절대 적용하지 않을 사고방식이다.
* 수치는 우리가 눈앞의 만족을 위하여 아직 완전히는 아닐지라도, 거의 완전히 사회적 기대와 타인에 대한 의무를 망각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 카프카가 보기에 동물의 몸에는 우리들 안에서 우리가 잊고 싶어 하는 모든 부분들에 대한 망각이 덧씌워져 있었다. 우리가 우리의 본성 중 어떤 부분을 부인하고 싶을 때는 그것을 '동물적 본성'이라 부르면 된다. 그러면 그 본성이 억눌리거나 감추어진다.
* 닭의 기대 수명은 15~20년이었지만, 요즘 육계는 보통 대략 6주 만에 도살된다.
* 미국에서 태어나는 산란계들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평아리들은 1년에 2억 5천만 마리 이상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당한다.
* 새우 0.5킬로그램 당 12킬로그램만큼의 다른 동물들이 죽어서 다시 바다로 던져진다. 참치의 경우는 통상 145종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게 된다.
* 공통 농업 면제법(Common Farming Exemptions)은 그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면, 가축을 사육하는 어떤 방식이든 다 법적으로 허용한다. 다시 말해서 농부들이 상상할 수 있는 어떤 잔인한 관습이라도 산업에서 채택한다면 자동적으로 합법적인 것이 된다는 뜻이다.
* 육식을 가려서 하는 것이 채식주의보다 식탁 친교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입힌다. 모임의 주인 노릇을 하게 되는 경우라면 어떨까? 육식을 가려하는 사람들도 채식주의자용 음식은 먹지만, 역의 경우는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 식탁 친교를 두텁게 하는 데 더 도움이 될까? 식탁 친교는 우리 입에 넣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우리가 서로 다른 것을 믿을 때 조차도, 우리가 믿는 것을 놓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우리 앞에 차려진 음식보다도 더 우정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미국 50개 주 대부분이 다우너 소를 며칠이고 방치해 저절로 죽게 하거나 산 채로 대형 쓰레기통에 던져 넣어도 전혀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
* 어떤 동물이든 구해 주거나 자비롭게 죽여 주거나 둘 중 하나는 해 주어야 한다.
* 가축 부문은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18퍼센트를 차지하며, 이는 차, 트럭, 비행기, 열차, 배를 비롯한 전체 운송 수단 부문보다 약 40%나 더 많은 것이다. 잡식주의자들은 채식주의자들보다 7배나 많은 온실 가스를 방출한다.
* 간단히 말하자면, 공장식 축산 동물 제품을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이라면, 그 단어를 본래 의미와 분리하지 않고서는 환경보호주의자라고 자처할 수 없다는 얘기다.
* 본능은 동물의 행동이 너무 지나치게 지능적일 때마다 동물의 그 선택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 KFC는 복지를 보장하겠노라고 약속한 공급 업체들과 거래를 한다. 하지만 KFC가 말해 주지 않는 사실은 공급 업체들이 관행적으로 무엇을 복지로 간주하는가이다.
* PETA는 그들의 진지한 이상('동물은 먹거나, 입거나, 실험을 하거나, 오락거리로 이용할 수 있는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다')을 실현하는데 집중한다. 놀랄 사람들도 많겠지만 PETA는 안락사에 찬성한다. 예를 들어 개를 개 사육장에서 살게 할지 안락사를 시킬지 둘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PETA는 후자를 택할 뿐 아니라 그 편을 옹호한다. 그들을 죽이는 것에 반대하지만, 고통을 주는 것은 더 반대한다.
* 우리는 동물을 나무토막처럼 다루는 것이 정상이고, 동물을 동물답게 다루는 것이 극단적인 행동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동물이 고통 받지 않고 살아갈 권리보다 우리가 동물을 먹을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사회가 썩어 들어가는 거예요. 그냥 짐작으로 하는 말이 아니에요. 그게 우리의 현실이에요.
* 사람들은 동물에 관심이 있어요. 난 그렇게 믿습니다. 그저 알고 싶은 마음이 없거나 돈을 내고 싶지 않을 따름이지요.
* 닭을 상자에 넣을 때 노동자 한 명 당 3.5분에 105마리를 처리하는 속도가 요구되는데, 이 정도 속도로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새들을 거칠게 다루게 된다. 도축장에 살아서 도착하는 새들 중 대략 30% 정도는 프랑켄슈타인 유전학과 거친 처우에 대한 결과로 뼈가 막 부러진 상태이다.
* '소비자 보고서'에 발표된 조사를 보면, (유기농과 무항생제 브랜드까지 포함한) 모든 닭고기의 83%가 구입 시점에 캄필로박터균이나 살로넬라균에 감염되어 있다.
* 누군가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촬영한 필름을 보여 주겠다고 한다면, 그것이 공포 영화이리라는 것을 다들 안다. 우리가 공장식 축산 고기를 먹을 때 문자 그대로 고문당한 살을 먹고 사는 것이다.
* 지구 육지의 3분의 1에 가까운 면적을 가축들이 차지한다.
* 스트레스를 받는 동물들은 산을 더 많이 분비하는데, 이는 실제로 우리 위 속의 산이 고기를 분해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동물들의 근육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 우리는 가장 인공적인 환경이 아니면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는 생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현대의 유전학 지식의 가공할 힘을 더 고통 받는 동물들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적으로 쓰고 있다.
* 미국의 농장 동물들은 인간보다 130배나 더 많은 배설물을 내놓는다. 이 똥이 오염시키는 힘은 도시 하수보다 160배나 더 크다.
* 돼지 축사들 중 한 곳에 들어갔을 때 정전이 된다면 누구라도 몇 분 이내에 질식사하게 된다.
* 일부의 주장처럼 연어 양식은 자연산 연어에 대한 수요를 줄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자연산 연어에 댛나 국제적 착취와 수요를 늘리는 역할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산 연어의 포획량은 1988년에서 1997년까지 연어 양식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과 똑같이 27% 늘어났다.
* 연어와 다른 양식 어종들을 괴롭히는 주된 근원은 더러운 물에 창궐하는 바다물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이는 개방성 창상을 만들고, 때로는 물고기의 얼굴을 뼈까지 파먹고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죽음의 왕관'으로 알려질 만큼 흔한 현상이다. 연어 양식장 한 곳에서만 자연 상태에서보다 3만 배나 더 많은 바다물이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조건에서 살아남은 물고기들(연어 산업에서 사망률 10~30% 정도는 흔하다)은 도살을 위해 수송할 동안 배설물을 줄이기 위해 7~10일 동안 굶긴 다음, 아가미를 베어 내고 수조에 던져 넣어 피를 흘리다 죽게 한다. 물고기들은 의식이 있을 때 도살되는 경우도 많으며, 고통으로 경련을 일으키면서 죽어 간다.
* 트롤망 어선에서는 다른 수백 가지 종들이 몇 시간 동안이나 함께 짓뭉개지고, 산호에 베이고, 바위에 패대기쳐진다. 그런 다음 물속에서 끌어 올려져서 고통스러운 감압을 겪는다(감압 때문에 종종 물고기들의 눈이 튀어나오거나 내부 기관이 입으로 빠져나온다).
* 70센티미터 길이의 양식 연어가 욕조 한 개 크기와 맞먹는 곳에서 일생을 보내며, 그 곳은 오염이 너무 심해서 물고기의 눈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 '인도적' 고기 생산에 대한 기준 대부분의 문제는 오로지 동물들이 고통을 겪지 않게 하는 데에만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는 그건 말할 필요조차 없어야 해요. 어느 농장에서도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요.
* 산업화된 고기를 먹으려면 아예 모르거나, 혹은 잊어버리는 거의 영웅적 행동이 필요하다. 그 동물이 죽었다는 사실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죽었는지를 잊어버려야만 하는 것이다.
* 우리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진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될 사람들이다.
* 도축장의 존재와 싸움터를 연관지은 톨스토이의 주장은 유명하다. 좋다, 우리가 고기를 먹는다고 전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야 할 전쟁도 있다. 하지만 동정심은 쓰면 쓸수록 더 강해지는 근육과 같다. 반복적으로 잔인성보다 친절함을 선택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 공장식 축산은 비합리적 경제성 때문에 언젠가는 종말에 이를 것이다. 공장식 축산은 근본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 지구는 개가 벼룩을 털어 내듯 결국은 공장식 축산을 털어 낼 것이다. 유일한 문제는 우리도 함께 털려 나가게 될 것인가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태그 -
Jonathan Safran Foer,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
나탈리 포트만,
동물,
동물권리,
동물권리선언,
육식주의,
채식,
채식의 유혹,
채식주의자,
희망의 밥상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345
채식을 하게 된 이후로 여행을 하면서도 달라진 점 중 하나는 현지의 차, 커피, 술 뿐 아니라 평소에도 먹을 수 있는 현지의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고 사 오기도 하게 된 겁니다.
작년 8월 몽골 여행 때도 대형 마트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잼 진열대를 지나치다가 눈에 띄어 이 잼을 사 왔습니다.
특이한 건 진공 포장을 했는데도 다시 포장지로 뚜껑을 씌우고 고무줄로 칭칭 감아 놓았더군요;;;; 대체 왜 그랬는지.....
100% 야생 블루베리 잼인데요. 용량이 610g이나 됩니다. 이렇게 대용량 잼을 어떻게 살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잘 되지는 않습니다;;;
몽골에서 판매되는 모든 잼이 이렇게 어설프게 포장된 건 아닙니다만 대부분의 잼은 수입산으로 공장에서 생산된 것 같은 데 비해 오히려 소박하게 담겨 있는 게 더 신뢰가 갔습니다. 시골 농장에서 정직하게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얼마나 진공 포장을 철저히 했는지 뚜껑을 열 때 고무장갑까지 껴서 마찰력을 최대로 했는데도 여는데 애 좀 먹었습니다.
내용물을 보니 블루베리 과육이 살아 있는 건 기대했던 대로였는데 특이한 건 과실주 같은 냄새가 강하게 나더군요. 처음에는 너무 발효되어 술이 된 건 아닌가 살짝 의심했지만 맛을 보니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저는 주로 아침에 빵에 땅콩버터와 잼을 같이 발라서 한 쪽 씩 먹곤 하는데 땅콩버터와 함께 바르니 산미는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그래도 톡쏘는 향이 여전히 신경쓰이기는 합니다.
워낙 양이 많아서 몇 달은 이 잼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93
중국 음식은 채식을 하는 사람들, 특히 비건에게는 넘사벽인 메뉴입니다. 대부분의 음식에 고기, 해산물이 들어가는데다 무엇보다도 팬을 달굴 때 돼지 비계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채식 중식을 제공하는 음식점은 어디나 소중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요새는 채식 메뉴를 제공하는 중식당이 많이 늘어났지만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 몇 군데 있죠. 오늘 소개하는 신동양반점이 대표적입니다. 강북에 명보성이 있다면 강남에는 신동양반점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채식 중식을 양분하는 곳입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강남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요.
하여간 사장님 부부가 비건 채식인이라고 하는데
제가 아는 중식당 중 가장 많은 채식 메뉴를 갖고 있는 집입니다.
주차장이 있어 차량으로도 이동하기 편하지만 지하철 접근성이 훨씬 더 좋습니다.
5호선 여의도역 5번 출구로 나가 바로 앞 건물 5층이거든요. 조금 오래된 건물인데다 입점한 상점이 많아서 찾기가 아주 쉽지는 않지만 5층 건물 5층이기 때문에 무조건 제일 높은 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아주 작기 때문에 점심 때에 가면 엘리베이터 기다리다가 점심 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저는 체력이 좋기 때문에(사실은 성질이 급해서) 그냥 계단으로 휭 올라갔습니다.
신동양반점은 5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홀이 넓습니다. 그런데도 평일 점심 시간에는 주변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꽉 찬다고 합니다. 저는 식사 때를 조금 지나서 갔기 때문에 조금 여유가 있었지만 곧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들이닥쳐서 북적거리더군요.
종업원들이 대부분 화교라서 한국말이 좀 서툴기는 하지만 주문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신동양반점의 장점은 채식 메뉴가 따로 있는데다 제공되는 메뉴의 종류가 엄청나다는거지요. 거의 대부분의 중식이 채식으로 제공 가능합니다. 비건들은 채식 메뉴판을 달라고 하세요.
비건들이 가장 먹기 힘든 요리 중 하나인 짜장면(6,500 원)입니다. 면을 가져온 뒤 테이블에서 짜장을 부어주기 때문에 다 먹을 때까지 면이 불지 않고 찰기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맛은 아니라는 거. 제가 어릴 때 먹던 그 맛을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는 욕심을 버려야겠지요.
원래는 짬뽕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눈에 띄어 주문한 잡채밥(8,000 원)입니다. 당면의 쫄깃쫄깃함도 좋았고 양념도 너무 짜지 않게 딱 좋았는데 결정적으로 콩고기가 망쳤습니다. 너무 고기 같은 식감 때문에 먹으면서도 계속 신경이 쓰여 맛에 집중할 수 없더군요. 콩고기를 안 넣었으면 90점은 줄 수 있습니다.
기본으로 함께 나오는 두부 채소국입니다. 국물맛이 시원하고 담백해요. 느끼한 입맛을 잡아주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기본 음식 말고 버섯 탕수육이나 기타 요리를 한번 먹어봐야 겠습니다.
여의도 인근에 계신 비건이라면 중국 음식이 당길 때 이용할 수 있는 전통의 채식 중식당입니다.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나루로 42(여의도종합상가 5층)
연락처 : 02-782-1754
메뉴 :
신동양반점 홈페이지 메뉴 소개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83
비건들이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는 곳의 수가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는 곳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비건들에게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비건 전용 레스토랑의 메뉴는 구성 자체가 아무래도 비채식인들에게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비건과 비채식인이 함께 식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음식도 맛나고 분위기도 깔끔한 음식점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살롱 딜리셔스는 발군이라고 할 수 있죠.
살롱 딜리셔스(Salon Delicious)의 가장 큰 문제는 겉에서 보기에 전혀 들어가보고 싶은 비쥬얼이 아니라는 겁니다;;; 상호도 창문에 있는 네온사인 하나가 유일해서 처음 오는 분들은 대체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짐작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많이 봐줘야 술집 비슷해 보이거든요.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정면에 오픈 주방도 보이고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항상 있기 때문에 '아 레스토랑이구나'하고 알게 됩니다. 그래도 여전히 뭐 하던 가게를 개조한 것인지 궁금증은 생기네요.
이 날 굉장히 시장했던 상태인데다 비건이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지 않은지라 그런 곳을 만나면 무리하게 이것저것 시키는 병이 또 도졌습니다.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으로 먼저 나오는 토마토 스프와 식전빵입니다. 무엇을 주문하든 무조건 나오는 것 같은데 이게 나오는 걸 미리 알았으면 음식량을 조절해서 주문했겠습니다만 이미 늦었습니다. ㅠ.ㅠ
스프는 양이 많지 않은 대신 향미가 강하고 식욕을 확 돋울 정도로 간이 좀 센 편이었습니다. 혀가 워밍업되는 느낌이라서 저는 좋았습니다.
식전빵은 식감이 좋고 따뜻해서 다음으로 나올 음식이 기대되더군요.
맨 먼저 나온 콘또띠아 버섯 샐러드(14,000원)입니다. 옥수수 또띠아 위에 버섯과 방울 토마토, 각종 채소와 루꼴라를 올린 비쥬얼입니다. 피자처럼 나와서 처음에는 주문이 잘못 들어간 줄 알았습니다. 식전 샐러드로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요리 대신 주문해도 충분합니다. 다른 요리가 많아 남기는 바람에 결국 포장해서 집으로 갖고 왔습니다. 맛은 좀 짭짤한 편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맛있었습니다만. 다시 주문할 의사 있습니다.
비건들에게
살롱 딜리셔스의 주력 메뉴로 널리 알려져 있는 비건 버거(9,000원)입니다.
3,500원을 추가하면 세트 메뉴로 주문할 수 있는데 감자 튀김과 탄산 음료가 함께 나옵니다(점심 시간에는 감자 튀김 기본 제공). 버거는 패티가 마음에 들었는데 너무 퍽퍽하지도 않고 비린내도 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식감이 괜찮았습니다. 대신
빵이 기대 이하였습니다. 흡사 고등학교 매점에서 파는 햄버거에 사용하는 빵 같더군요.
오히려
기대 이상이었던 건 감자 튀김이었습니다. 너무 기름지지도, 너무 퍼석거리지 않으면서도 너무 짜지 않은 게 맥주를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따로 메뉴를 만들어서 맥주 안주로 팔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메뉴를 보니 쌀롱치즈포테이토라는 12,000 원짜리 메뉴가 따로 있네요. 역시나.
코코넛 크림 파스타(13,000 원)입니다. 고명으로 얹은 루꼴라도 아주 신선하지만 면발이 탱탱하고 잘 삶아져서 맛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살롱 딜리셔스의 음식은 식감이 훌륭한 편이네요. 코코넛 크림은 첫맛은 좀 느끼하지만 먹을수록 혀에 착착 감기는 뒷맛이 매력적입니다. 나중에 빵을 찍어 먹어도 맛있겠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이 날 먹은 음식 전체샷입니다. 모든 음식이 비건 메뉴인데 딱히 그런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맛과 식감을 자랑합니다. 그 덕에 무리할 정도로 과식한 날이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따로 표시가 되어 있어 선택하기 쉽습니다. 비채식인이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더 많기 때문에 함께 식사하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습니다. 코코넛 커리도 유명하던데 다음에는 이걸 try해 볼 예정입니다.
살롱 딜리셔스의 영업 시간은 11시 30분에서 밤 11시까지(마지막 주문이 밤 10시)이며 오후 3시에서 5시까지는 break time입니다.
일요일이 휴무일이고요.
가시는 길은 합정역 8번 출구로 나와 마포한강 푸르지오 아파트를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끼고 돌아 두 블럭 정도 들어가면 됩니다.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한적하기 때문에 초행길에는 찾기 좀 어렵지만 일단 한번 가 본 뒤에는 다시 찾아가기에는 쉬운 곳입니다.
살롱 딜리셔스에서 식사 후 맥주로 입가심하면서 2차까지 달리셔도 좋고 식사만 하신 뒤 근처에 독특한 지하 공간으로 유명한 드립커피 전문점 'Belief Coffee Roasters'가 있으니 커피 한 잔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살롱 딜리셔스 추천합니다. 합정역을 비롯해 인근에 갈 일이 있을 때 애정하는 곳이 될 것 같네요.
태그 -
Belief Coffee Roasters,
Salon Delicious,
맛집,
비건,
비건 버거,
살롱 딜리셔스,
쌀롱치즈포테이토,
채식,
코코넛 크림 파스타,
콘또띠아 버섯 샐러드,
합정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39
다음은 몽골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간략하게 요약한 겁니다. 어떤 내용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만 하세요.
* 인터넷 환경
: 론플에는 몽골의 인터넷 환경이 좋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와이파이는 커녕 휴대폰도 안 터집니다. 고비 사막의 경우는 몽골 최고의 숙소인 Three Camel Lodge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신호를 잡으려고 차를 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도 속도가 느려 동영상 업로드는 상상도 못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에요. 홉스굴 Ashihai resort에서는 조식 뷔페로 이용하는 리조트 내 카페에서만 인터넷이 부분적으로 가능했는데 속도가 워낙 느려서 이미지 검색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 로밍은 물론이고 심 카드를 사와도 소용 없을 겁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상책이에요.
* 몽골 사람
: 무뚝뚝해 보이지만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몽골 현지 가이드들은 UB(울란바타르를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 그냥 시티라고도 해요) 사람들은 돈을 밝힌다고 하지만 우리 수준에서 봐도 별로 그래보이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 돈을 밝히는 사람들은 외국 여행자에게 바가지 씌우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불법 택시 기사들 뿐이었습니다.
* 치안
: 중범죄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솜씨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인들이 드나드는 펍에서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탁자마다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현지인들도 뒤로 메는 가방은 잘 안 멘다고 할 정도에요. 사람들로 붐비는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면 오히려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위험은 길을 건널 때 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운전을 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 신호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녹색불로 바뀌었다고 그냥 건너면 안 되고 반드시 좌우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호 없이 끼어들기, 중앙선 유턴 같은 건 그냥 하는 수준이거든요.
* 택시
: 공인 택시는 2~3개의 택시 회사에서만 운영하며 이것도 국가에서 승인하는 면허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차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택시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현지인들은 그냥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워 요금을 흥정하고 타고 다닙니다. 문제는 외국인의 경우 적정 요금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기 쉬워서 숙소에서 이동할 때 미리 호텔 직원들에게 적정 금액을 물어두고 타기 전에 흥정을 해서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론플에는 불법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겼다는 말이 나오지만 밤 늦게 타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럴 위험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공공 교통 수단
: 울란바타르의 경우 택시, 버스, 저상 버스, 전차까지 다양한 교통 수단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복잡하고 소매치기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용을 권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통편이 많지 않아 현지인들도 대부분 자기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평일 교통 혼잡도가 매우 높습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항상 붐비는 편이고 출, 퇴근 시간에는 보행 속도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차가 심하게 막힙니다.
* 동물
: 울란바타르에는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사람이 꽤 있어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골, 특히 유목민의 경우는 대부분 개를 방범견으로 기르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사나우며 외지인이 다가가면 무섭게 짖고 물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몽골 지방 여행을 할 때 꼭 익혀야 하는 현지어가 '노호이 호르'(개를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니 말 다했지요.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여행 중 유목민 게르에서 딱 한 마리 보았는데 쥐를 잡는 목적으로 함께 사는 수준입니다. 시골에는 소, 양, 염소, 말, 낙타 등이 많이 있으나 방목해서 기르는 가축의 수준이고 반려동물은 아닙니다.
* 벌레
: 고비 지역에서 모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 여행 내내 모기는 한번도 못 봤고 물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전자 모기향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다만 고비에서 저희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까지 모기가 극성이었고 도착하기 며칠 전에 다행히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고비 사막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그래도 준비를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홉스굴 지역에는 호숫가 주변에 각다귀가 많지만 피해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몽골 여행 내내 짜증나게 만들었던 벌레는 고비에서도, 홉스굴에서도 파리였습니다. 달려들기까지는 않지만 앵앵 소리가 거의 진주만 폭격기 수준의 소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거슬립니다.
* 돈
: 동전은 없으며 최대 2만부터 1만, 1천, 500, 100, 50까지 지폐만 있습니다. 단위가 투그릭인데 100, 50투그릭 지폐를 제외하고는 모든 얼굴이 칭기즈칸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숫자를 잘 확인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투그릭을 쓸 때 상대방이 거스름돈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심지어 대형 리조트에서도) 잔돈을 받으면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마트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거나 택시비를 낼 때, 팁을 줄 때에도 잔돈이 필요하거든요.
* 생수
: 숙소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른데 울란바타르의 캠핀스키 호텔 같은 경우는 매일 500미리 생수를 두 병씩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비 사막에 있는 Three Camel Lodge의 경우 Eco Lodge이기 때문에 PET병의 사용을 자제하므로 매일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2리터씩 제공하더군요. 역시 가져간 텀블러에 담아서 다니는 걸로 충분했고 가이드가 차량에서 따로 물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일부러 물을 챙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홉스굴 지역의 Ashihai Resort는 뜨거운 물은 수시로 제공하지만 찬물은 없어서 생수를 마시려면 구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700미리 한 병에 3,000투그릭이나 해서 놀랐죠. 즉 케바케입니다. 울란바타르에서는 마켓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방의 경우는 마켓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기 때문에 숙소를 예약할 때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몽골은 여름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은 대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조금만 물 마시는 걸 게을리 하면 탈수 증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음식
: 몽골은 고기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음식에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식주의자는 음식 선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호텔급 숙소나 레스토랑에서는 따로 채식 메뉴가 있지만 local restaurant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채식 메뉴를 주문해도 원래 있던 메뉴 중 고기를 밥으로 대체해 주는 수준입니다. Three Camel Lodge에서는 매우 훌륭한 채식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사실상 몽골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마켓에서 장을 봐도 과일과 채소는 매우 비싸기 때문(한국과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가 많음)에 배낭 여행자가 채식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 전기
: 220V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에 문제가 없으나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조명은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 발전을 통해 공급받지만 전자 기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은 인근 도시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고비 지역은 달란자드가드, 홉스굴 지역은 므릉시에 문제가 생기면 끊깁니다. 제가 여행하던 시기에도 고비 지역은 꽤 자주, 홉스굴 지역은 한 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마다 휴대폰을 비롯해 전자 기기를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 무엇보다 보조 베터리를 반드시 가져가세요. 보조 베터리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 팁
: 몽골에는 원래 팁 문화가 없지만 관광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숙소의 메이크 업 비용이나 드라이버에게 적정 수준의 수고비를 주는 정도는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식당에서 팁을 남겨 놓고 나오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울란바타르의 경우는 계산서에 기본적인 세금이 따로 붙어 나오는데다 특이하게도 도시세(1%)라는 항목도 있어서 메뉴판에 적혀 있는 금액에 비해 최종 지불하는 금액 차이가 꽤 납니다. 다만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일반직의 한달 월급이 50만 투그릭에 불과하다고 하니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에게 팁을 주는 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저는 가능하면 일부로라도 수고비를 챙겨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선물
: 기념품으로 가죽이나 털로 된 제품이 인기 있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가죽 처리 기술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지 매장에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잘 확인하고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비건이라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세공품은 조잡하거나 너무 화려하여 기념품으로 부적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의 초원 풍경을 그린 작은 그림이 괜찮아서 몇 장 구입했습니다(국영 백화점 7층 기념품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한다면 몽골 보드카(칭기스 골드 라벨)도 추천할 만합니다.
* 날씨
: 일교차가 크기로 유명(실제로 몽골은 연교차가 워낙 커서 여름에는 35도까지 올라가고 반대로 겨울에는 영하 40도 이하까지 떨어집니다)하여 지역에 따라 여름철 기준으로 낮을 때는 15도에서 높을 때는 35도까지 오르내리므로 여름철에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한여름에서 초겨울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옷을 준비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반바지부터 윈드 브레이커까지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대부분 옷으로 채워집니다.
* 에어컨
: 울란바타르를 제외하면 에어컨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도 호텔 정도가 아니라면 에어컨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건 새로 지은 건물의 샵 정도입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표적인 곳인 국영 백화점에서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덥습니다. 시골에서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고비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낮에도 그늘만 들어가면 견딜 만하고 홉스굴 지역은 온도 자체가 낮아서 그렇게 덥지 않습니다. 또한 고비나 홉스굴 모두 밤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습도도 낮아서 탈수가 오기 쉬우니 그야말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ㅡㅡ;;;;
* 도로 사정
: 울란바타르 시내는 모든 도로가 포장되어 있으나 교통량이 많아 혼잡하며 교외로 가면 비포장 도로가 많습니다. 다행히 테를지 지역까지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서 당일 투어를 다녀오는데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 홉스굴까지는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3년 전의 20시간에서 현재는 하루 만에 차량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므릉에서 하츠갈로 가는 도로는 아직 포장이 안 된 곳이 많아서 4륜 구동 차량이 필요합니다. 고비 지역은 거의 포장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게 낫습니다. 공항만 벗어나면 곧바로 길도 없는 비포장이니까요.
* 여행 준비
: 울란바타르, 홉스굴, 고비 모두 가이드가 없으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교통편 이용과 음식(비건이라면 특히) 주문에서 애로 사항이 꽃필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섭외를 완료하거나 최소한 현지에서라도 가이드를 꼭 구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가이드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며 영어 가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언어
: 몽골어는 우리 말과 어순이 동일해 말을 배우기 쉽다고 하지만 그건 문법의 이야기이고 발음이 아주 헬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해도 제대로 발음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울란바타르에서는 그나마 영문 병기가 되어 있어 괜찮지만 지방으로 가면 키릴 문자만으로 표기되어 있어 아주 답답함(가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 몽골에는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고 한류 때문에 한국말을 할 줄 알거나 최소한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굉장히 많으니 말조심해야 합니다. 몽골이나 몽골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공공 장소에서는 안 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 한류
: 현재 개발붐(울란바타르 전역이 공사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고 한류 때문에(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는 몽골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함) 한국을 모방하는 게 많습니다. 아파트 건축 스타일, 옷차림, 화장법도 많이 비슷하고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한국 음식점과 수퍼마켓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 간판도 가끔 보여요. 울란바타르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옷차림의 미묘한 차이만 빼면 서울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들과 거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합니다.
* 환경
: 몽골인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샤머니즘의 영향 때문인지 대부분이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환경 보호가 몸에 배어 있어 가이드들이 눈에 띄는 족족 쓰레기를 주을 정도입니다. 가축도 거의 방목으로 기르며 공장식 축산을 싫어합니다. 도축할 때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네요.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 한국의 개발 지상주의를 도입하면서 지나치게 급속하게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빈부격차
: 부패가 심하여 몇몇의 기업가와 국회의원들이 부를 독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데 생활 물가가 서울에 근접하는데 비해 소득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서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매우 머리가 좋거나 집안의 배경이 좋아야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체감하는 수준이더군요. 우리나라의 판박이 같은 상황이라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 중독
: 몽골인들이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론플에서도 취한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고 조심하라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알코올 중독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도박을 즐기는 몽골인도 굉장히 많다고 하니 숨겨진 도박 중독자의 수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나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낮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전문가가 전무해서 제대로 care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 문
: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이 매우 협소해서 처음 봤을 때 대체 손님이 들어오라고 만든 것인가 의심이 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만들거든요. 문을 자그마하게 만드는 이유는 혹독한 겨울 때 단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시차
: 원래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데다 여름철에는 서머타임 제도가 있어 시차가 없습니다. 한국 시간과 동일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 환전
: 울란바타르 시내 곳곳에 사설 환전소가 있으며 국영 백화점 1층에도 환전소가 있습니다. 호텔에서 환전을 하나 국영 백화점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나 100불 당 500원 정도의 환율 차이만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돈을 바꾸지 않는 이상 편한 곳에서 해도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몽골 투그릭은 국내에서 재환전할 수 없으므로 비용을 잘 계산하여 중간중간에 환전하고 다 써야 합니다. 투그릭으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가장 좋으며 100불 짜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100불짜리 달러만 준비해 가면 됩니다. 관광지에서는 간혹 달러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투그릭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절히 환전하고 남은 돈 없이 현지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태그 -
Ashihai Resort,
SNS,
Three Camel Lodge,
UB,
가이드,
가족,
고비,
고양이,
과일,
기념품,
낙타,
날씨,
달란자드가드,
돈,
로밍,
론플,
말,
모기,
몽골,
몽골어,
므릉,
반려견,
반려동물,
벌레,
보드카,
불법 택시,
비건,
빈부격차,
생수,
샤머니즘,
서머타임,
선물,
소,
소매치기,
시차,
시티,
심 카드,
양,
에어컨,
여행,
연교차,
염소,
와이파이,
울란바타르,
인터넷,
일교차,
전기,
정전,
중독,
지폐,
채소,
채식,
치안,
칭기스 골드 라벨,
캠핀스키 호텔,
택시,
털,
투그릭,
팁,
파리,
포켓 와이파이,
한류,
홉스굴,
환전,
환전소,
휴대폰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01
★★★★☆
이미지 출처 :
YES24
육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은 대개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과학자가 쓴 육식의 위험(
'죽음의 밥상'), 철학자가 쓴 동물의 권리(
'동물권리선언'), 채식주의자가 쓴 채식 예찬론(
'채식의 유혹') 등이죠. '죽음의 밥상'은 윤리학자인 피터 싱어가 썼고 '동물권리선언'은 진화생물학자인 마크 베코프가 썼으니 matching이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죽음의 밥상', '동물권리선언', '채식의 유혹'은 모두 아주 좋은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그건 그렇고 이 책은 제 나름의 세 분류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독특한 책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사회 심리학자인 멜라니 조이가 썼거든요.
물론 이 책에도 예의 육식이 얼마나 인간의 건강과 자연 환경에 해로운지에 대한 과학적 고찰이 서두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왜 육식을 고집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할애하고 있습니다. 꽤 독특하죠? 방어 기제나 인지 부조화 등 심리학에서 차용한 개념들은 그다지 새롭지 않고 익숙했지만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에 대한 분석은 확실히 설득력이 있더군요. 흥미로운 독서였습니다.
육식주의를 비판하는 책에는 어김없지만 이 책에도 역시나 빠짐없이 우리나라 모란 시장의 개고기 도축 실태에 대한 적나라한 고발 르포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제목으로 '이 역겹고 악마적인 고문'이 달려 있네요. 참 창피한 일입니다.
200여 페이지에 불과한 얇은 책이지만 육식주의의 폐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들이라도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에 대한 분석이나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는 심리적 기제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책입니다.
그건 그렇고 모멘토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에는 청소년권장도서 마크가 붙어 있던데 청소년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중요한 내용이라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선정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육식주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청소년이 읽었을 경우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이 굉장히 많거든요.
닫기
* 특정 동물에 대한 우리의 느낌과 그들을 대하는 방식은 그게 어떤 동물인가보다는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떠한가에 더 달려 있다.
* 우리의 가치 기준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불일치는 어느 정도의 도덕적 불편함을 불러온다. 이 불편을 완화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행동에 맞게 가치 기준을 바꾸는 것, 가치 기준에 맞게 행동을 바꾸는 것, 아니면 행동에 대한 '인식'을 바꿈으로써 그것이 가치 기준에 맞는 '듯해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고기에 대한 우리의 스키마는 바로 이 세 번째 선택에서 형성된다. 가장 중요한 도구는 '정신적 마비(psychic numbing)'다.
* 선택임에도 선택이 아닌 듯이 보이는 것은 육식주의의 비가시성 때문이다.
* 현실을 왜곡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정이다. 상징적 비가시성은 방어기제인 '회피(avoidance)'에 의해 가능해진다. 회피는 부정의 한 형태다.
* 2006년 제정된 동물기업테러법-위헌이라고 격렬하게 비판받았던 법-에 따르면 '동물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행동은 불법'이다.
* 젖을 떼는 시기는 해당 가축뿐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목장 사람에게도 가장 괴로운 때일 것이다. 송아지와 헤어진 어미 소는 몇 날이고 큰소리로 울부짖는다. 송아지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곧잘 병에 걸린다. 수의사들은 젖떼기를 가장 큰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생각한다.
* 자연 상태에서 10년까지 살 수 있는 가금류가 공장식 농장에서는 닭이 7주, 칠면조는 16주 밖에 살지 못한다.
* 인도적 도축법은 가축을 죽이기 전에 의식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가금류는 거기서 제외됐기 때문에 의식이 완전한 상태에서 도살된다.
* 17세기 철학자 제러미 벤담은 동물을 인도적으로 대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질문해야 할 점은 '그들에게 이성이 있는가?'도 '그들이 말을 할 수 있는가?'도 아니고,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이다"
* 부자연스럽게 알을 많이 낳도록 하는 인공적 조작의 또 다른 결과는 자궁탈출 현상이다. 달걀이 자궁벽에 들러붙을 경우, 알을 낳을 때 자궁까지 같이 빠져나오는 것이다. 자궁을 몸 안으로 다시 넣어주지 않으면 다른 닭들이 그걸 쪼아 결국 출혈이나 감염으로 죽는다. 이럴 경우 닭이 죽기까지 보통 이틀이 걸린다.
* 낙농산업의 '쓸모없는 부산물'인 매년 100만 마리의 수송아지가 당하는 끔찍한 일들을 알게 될 때 많은 미국인이 받을 충격을 상상해 보라. 사실 낙농산업이 아니라면 송아지 고기 업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젖소가 낳은 수송아지는 낙농업자에게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버려진다.
* 바다 생물의 지능에 관한 연구에서는 물고기가 자신이 경험하는 것을 금방 잊어버리기는 커녕 최소한 3개월 동안 기억한다는 증거가 나와 있다.
* 사람보다 오래 살기도 하는 바닷가재는 더듬이에 400종류가 넘는 화학수용체가 있어서 이를 통해 다른 동물의 성별, 종, 심지어 기분까지 탐지해 낸다고 한다.
* 서울 근교 모란 야시장의 줄줄이 늘어선 가게 뒤쪽에는 먹기에 가장 좋은 나이로 치는 8개월짜리 강아지들이 서너 층으로 용접해 놓은 작은 개장들 안에 들어 있다.
* 모든 암과 심혈관 질환, 기타 퇴행성 질환의 대부분, 아마도 80% 내지 90%는, 적어도 아주 고령이 될 떄가지는 단순히 식물 위주의(채식주의) 식사를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 콜린 캠벨(코넬대 영양생화학 명예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차이나 스터디'의 저자. 차이나 스터디는 건강과 영양에 관한 연구서 중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육류를 먹는 일은 '정상이며(normal), 자연스럽고(natural), 필요하다(necessary)'는 것이다. 3N은 아프리카인들의 노예화에서부터 나치스의 유대인 대학살에 이르는 모든 착취적인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돼 왔다.
* 지식의 가장 큰 적은 무지가 아니라 안다는 환상이다. - 스티븐 호킹(영국의 물리학자)
* 동물을 보는데는 내가 '인식의 트리오(cognitive trio)'라고 부르는 세 가지 방어기제가 개입한다. 인식의 트리오란 '대상화', '몰개성화', '이분화'를 말한다.
* 운동은 증언자의 수가 임계질량이라 할 수준을 넘어설 때 성공한다. 사실 육식주의를 방어하는 메커니즘의 유일한 목적은 증언을 막는 것이다.
* 해리는 육식주의의 가장 중요한 방어기제로서 정신적 마비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 채식주의 운동가 에디 라마(Eddie Lama)가 지적하듯이 "동물들이 앞으로도 계속 고통 받고 죽어 가리라는 걸 나는 안다. 하지만 그게 '나' 때문은 아니도록 해야 한다.
* 진실을 바로 보고 증언하는 데 저항감을 갖는 이유 중 마지막이자 보다 근본적인 게 있다. 우리가 이제 동물을 죽이고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 인간으로서의 우리 정체성이 문제시된다는 점이다. 증언은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를 이른바 먹이사슬의 최정상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생명의 그물망을 구성하는 무수한 가닥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여기게 만들지 않는가. 인간의 우월성을 믿는 우리의 의식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증언은 인간이 자연 세계 전체와 서로 연계되어 있음을 인정하게 만든다. 우리 종이 수천 년에 걸쳐 온갖 필설로 애써 부인해 온 그 상호 연결성을.
* 중립은 압제자를 돕지 절대로 희생자를 돕지 않는다. 침묵은 괴롭히는 자에게 용기를 주지 결코 괴롭힘을 당하는 자에게 용기를 주지 않는다.
* 다른 동물의 고기를 끊임없이 먹으면서도 그걸 제공한 생명체는 거의 생각지 않고, 평소 툭하면 들먹이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도 그때만은 어디론가 치워 버리는 '고기의 인간들'. 그 행태의 구조와 원천을 저자는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라는 키워드로 또렷이 풀어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이 책은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제작을 후원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 받은 책입니다.
태그 -
개고기,
동물권리선언,
마크 베코프,
멜라니 조이,
모멘토,
방어 기제,
사회심리학자,
육식,
육식주의,
인지 부조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죽음의 밥상,
채식,
채식의 유혹,
피터 싱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황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60
조금 덥기는 했지만 충분히 잔 것 같은데 미리 맞춰 놓은 알람이 울리지 않길래 침대에서 내려와 확인을 해 보니 겨우 5시 30분;;;;
새벽이라고는 해도 밖은 전혀 새벽같지 않습니다. 창틀에 걸쳐 놓은 건 어제 리셉션에서 산 콜라와 탄산수;;
다시 누워 잠을 청했으나 1시간 쯤 뒤척이다 6시 30분 쯤 일어나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긴 뒤 아침 식사를 하러 일찌감치 내려갔습니다.
식당에서 어제 함께 투어를 한 덴마크 어르신들을 뵙고 인사를 하면서 물어보니 오늘은 Pyramiden으로 가신다고 하네요. 저도 Pyramiden과 Barentsburg 사이에서 고민하다 Barentsburg를 보기로 결정했거든요.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드렸습니다.
아침을 먹고 갖고 내려간 텀블러 하나에는 커피, 다른 하나에는 콜라를 담아서 올라왔습니다. 오늘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망원렌즈도 챙겼습니다. 망원렌즈가 워낙 무겁기 때문에 하루종일 들고 다닐 각오를 해야 했지만 모르는 일이죠. 북극곰을 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지도요.
오늘 하루종일 진행하는 Boat Trip은 Basecamp Hotel에서 자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서 버스를 타려면 시간 맞춰 호텔 앞에 나가 서 있어야 합니다. 항구 쪽 산등성이에 짙은 구름이 껴 있네요.
어제 트래킹을 했던 산 쪽에서 버스가 내려올 예정이라고 하네요.
우리나에서도 제주도나 그런 곳에서 펜션으로 많이 짓는 양식의 건물인 것 같은데 스발바르에서도 이런 식으로 짓는가 봅니다.
여름에도 이렇게 근사한데 겨울에 눈이 쌓이면 풍광이 정말 근사하겠지요?
8시 30분 쯤 되니 대형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운전기사 옆자리에 앉아 있던 가이드가 내려서 이름을 확인하고 버스에 태웁니다. 이런 식으로 스발바르에 위치한 호텔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태운뒤 선착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어디에서 온 배인지 대형 크루즈가 정박해 있네요. 이 배도 꽤 커 보이는 크루즈쉽이었지만 나중에 스타방에르에서 정말 거대한 크루즈쉽을 보게 되죠.
오늘 우리가 타고 다닐 배가 이 배인 줄 알았습니다만 아니었고 옆에 있는 다른 배입니다. 이 배를 통해서 그 배로 건너갔죠. 알고 보니 선착장에 자리가 없어서 이 배 옆에 댔다고;;;;
9시 10분 쯤 선착장을 뒤로 하고 출발했습니다.
오늘 투어를 함께 할 분들은 유럽 쪽 투어가 다 그렇듯이 대부분 어르신들하고 이들과 동반한 가족들이고 젊은이는 소수입니다. 동양인은 저희가 유일했고요;;; 지금 가이드가 오늘 투어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 가이드도 여성이에요.
구명복 착용 시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바다에서 우리가 흔히 보는 구명조끼는 입어봤자 가라앉지만 않을 뿐 금방 저체온증으로 얼어죽기 때문에 배가 침몰하면 모두 저런 풀세트 구명복을 입어야 합니다. 저건 옷을 다 입은 상태에서 입는 방식이더군요. 가슴 부분에 수영 연습할 때 쓰는 것과 같은 판대기가 들어있어서 옷을 다 입고 팔짱을 낀 채 있으면 둥둥 뜬다고 합니다. ㅡㅡ;;;
구명복이라기보다는 화생방 구호복처럼 생겼더군요. 발치에 있는 게 구명조끼 역할을 하는 판대기~~~
아직 항구 근처인데도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부는지 버프를 썼는데도 추위를 막을 수 없어서 가이드의 설명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도 일단 배 안으로 후퇴했습니다. 실내 공간이 그렇게 넓지는 않으나 투어 인원을 모두 수용할 정도는 됩니다.
해가 떠 있어 화창한 듯 보이나 구름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그래도 스발바르 근처에는 해라도 떠 있었지, 오늘의 오전 목적지인 Nordenskiöld Glacier 근처는 구름이 잔뜩 낀 날씨였습니다.
배 안쪽에는 스넥바도 있고 공간도 넓었지만 사람들과 부대끼는 걸 피하려고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방에 짐을 풀었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남1 여2 그룹 하나가 눈인사도 없이 불쑥 들어오더니 외투를 벗어서 한 쪽에 쌓아놓고는 자기 집 안방처럼 벌렁 드러누워 자더군요. 이 사람들이 너무 퍼져 있어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바람에 추위 때문에 배 안으로 후퇴하던 다른 사람들은 이 방으로 들어올 엄두도 못 냈습니다. 제가 다 민망하네요(결국 돌아오는 배에서는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젊은 남자들이 빈 자리로 비집고 들어와 앉는 바람에 철면피 민폐족들도 불편하게 낑겨 앉아야 했습니다. 사이다~~).
알고 보니 Nordenskiöld Glacier까지는 2시간 30분 남짓 가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도 처음에는 삼삼오오 모여앉아 수다를 떨었지만 결국 모두 잠을 청했습니다. 저도 입구에 쌓여 있는 담요를 가져다가 덮고 눈을 붙였죠.
그렇게 꿀잠을 자는 동안 배는 묵묵히 항해를 계속해 12시 쯤 빙하에 도착했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빙하를 봐서 그런지 뭔가 존재감이 남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멀리서 보면 말 그대로 얼음이 강처럼 흘러서 바다로 밀려내려온 것 같네요.
바람이 어느 정도 잦아들기는 했지만 빙하 근처라서 그런지 기온이 뚝 떨어진 느낌이라 춥게 느껴지더군요. 방한 대비를 안 했으면 구경이고 뭐고 추워서 고생할 뻔 했습니다.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 덩어리들이 배 주위를 둥둥 떠 다닙니다. 저건 꼭 어린 사슴처럼 생겼네요.
그냥 봐도 장관이지만 날씨가 맑았으면 존재감이 더 대단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가 점점 빙하 근처로 다가가면서 존재감이 더 커집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별로 거대해보이지 않습니다만.... 사실 어느 정도 크기냐 하면...
빙하 양 쪽에 동굴이 2개 보이시죠? 왼쪽이 조금 작고, 오른쪽이 조금 큰...
오른쪽의 좀 더 커 보이는 동굴을 망원렌즈로 당겨서 찍었습니다. 빨간색 느낌표가 뭐냐 하면 바로 갈매기입니다;;;; 최대 배율로 당겨서 보여드릴께요.
이제는 확실히 구분이 되시죠? 빙하의 크기가 알고 보면 엄청난거죠. 이 사진의 움푹 패인 왼쪽을 보면 빙하가 녹아서 폭포처럼 계속 떨어지는 게 보입니다. 목욕탕에 있는 냉수 폭포 같은 수준이에요.
다시 조금 물러나서 빙하의 절사면과 함께 보면 이제 어느 정도 크기인지 대충 감이 옵니다.
가이드가 메탈 그레이라고 설명한 빙하의 벽입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네요. 멋져요.
엄밀히 말하자면 메탈 그레이 단색은 아니고 푸른 빛이 도는 게 보이는데 얼음 속에 있는 산소(기억에 의존한 거라서 확실하지는 않습니다)가 햇빛에 반응해서 푸른 빛을 낸다고 하네요.
동굴 근처의 벽도 푸르스름하고,
메탈 그레이와 푸르스름한 색이 절묘하게 섞여 있습니다.
푸른 빛이 많이 도는 부분도 있고요.
빙하가 녹아서 떨어져 나간 부분은 흡사 칼로 도려낸 케이크의 단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언뜻 보면 대리석으로 빚은 조각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죠.
꼭대기 부분은 햇빛을 받아 계속 녹고 있는지 좀 더 부드러운 모습입니다.
빙하의 양쪽 끝부분은 지면과 가까워서 그런지 검은 색이 한결 선명합니다.
오른쪽 말단부에서는 빙하가 녹은 물이 하천을 이뤄 흘러내립니다.
그 양이 적지 않아서 졸졸 흐르는 시내가 아닌 콸콸 흐르는 하천 수준이에요.
왼쪽에 있던 동굴에 카메라를 다시 조준해서 봤습니다.
예전에 노르웨이 빙하를 홍보하는 사진에서 이 동굴을 본 것 같은데 동굴 바로 안까지 고무보트를 타고 들어가더군요. 지금 보니 깊이가 실감나네요.
사람들이 연신 감탄하며 사진 찍고 노는 동안 직원들이 갑판에 그릴을 설치하고 점심 준비를 합니다. 투어를 진행하는 여행사 측에 비건이라고 미리 일러는 놓았지만 별다른 안내가 없네요. ㅠ.ㅠ
바베큐와 훈제 연어가 주 메뉴입니다. 뭘 먹을 수 있는지 봤더니 빵, 샐러드, 밥 밖에 없더군요. 게다가 샐러드는 별도의 소스도 없는;;;
콜라와 커피는 따로 텀블러에 담아 왔기 때문에 음료는 충분했지만 어제 저녁에 Kroa에서 싸 온 피자가 없었다면 낭패를 겪을 뻔 했습니다. 그걸 뭘 싸가냐 싶었는데 결론적으로 신의 한 수였습니다. 음식을 담당하는 직원이 미안했던지 바나나를 2개 따로 챙겨다 줘서 후식으로 먹었고요.
이번 투어처럼 많은 인원이 신청하는 대형 투어에서는 채식을 한다고 미리 이야기를 해도 특별히 준비를 해 주지 않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별도의 대비를 하고 가야 할 것 같네요. 아니면 소규모로 움직이는 투어를 선택하는 게 좋겠죠. 지금까지 소규모로 움직이는 투어에서는 한번도 음식과 관련된 문제가 생긴 적이 없거든요.
혹시나 북극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쉽게도 북극곰은 못 봤습니다. 그래도 생전 처음으로 빙하를 본 소득은 있었네요.
빙하 주변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배는 방향을 돌려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러시아 정착지인 Barentsburg로 향합니다.
태그 -
Barentsburg,
Kroa,
Nordenskiöld Glacier,
Pyramiden,
노르웨이,
노르웨이 여행,
북극곰,
비건,
빙하,
스발바르,
채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03
★☆☆☆☆
이미지 출처 :
YES24
식도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미슐랭 가이드에서 소개하는 대단한 레스토랑 체험기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채식을 하기 전에 카트에 담아 두었던 책을 작년 도서 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폭풍 구매할 때 제 품에 들어온 책입니다. 채식을 시작하면서 먹지 않는 재료들이 많아지다보니 미식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미슐랭 가이드에 별 1, 2, 3 뿐 아니라 비벤덤이라는 구분도 있다는 거, 미슐랭의 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조사관은 어떤 사람들인지, 3스타 레스토랑의 평판을 유지하기 위한 세계 최고 요리사들의 치열한 직업 세계 등등 흥미로운 내용이 꽤 많았습니다. 식견을 넓히는 기회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미슐랭 가이드에 나온 음식점을 순례하는 식도락 여행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장점은 이쯤 하고... 이제는 이 책의 단점...
단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우선 미슐랭이 보장하는 전 세계 레스토랑을 돌아다니며 먹고, 느끼고, 즐긴 내용을 담았다고 서문에서 그렇게 자랑을 하더니 자기만 즐기고 말려는 건지 불친절하게도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각 레스토랑을 소개한 마지막 페이지에 자기가 먹은 음식을 찍은 사진을 몇 개 올려놓은 것이 다인데 그나마 발로 찍은 화질의 사진들이라 있던 입맛도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맛없어 보이는 사진을 실어놓다니 셀프 디스도 이런 셀프 디스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비건이라서 더 기분이 나빴던 것 같은데 캐비아, 트러플, 푸아그라를 세계 3대 진미라고 소개하면서 푸아그라 맛을 극찬하는 게 아주 짜증났습니다. 한 두 번이면 작가의 취향이라고 여기고 넘어갔을텐데 잊을만 하면 자꾸 나와서 기분을 잡쳤습니다. 비건들에게 푸아그라는 거의 악마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동물 학대 행위의 결과물이죠.
무엇보다 가장 거슬렸던 것은 여기저기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프랑스 찬양이었습니다. 미슐랭 가이드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으니 종주국을 존중하는거야 그렇다고는 해도 프랑스와 유럽을 빠는 정도가 좀 심합니다. 한번 보시죠.
"현대적 감각의 실내 장식을 선보이려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유럽에서 느끼는 깊은 맛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106p
"이 집이 미슐랭 스타를 얻은 건 재료와 맛이 탁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래 프랑스 레스토랑을 경영했던 경력도 작용했을 것이다" 126p
"토끼, 비둘기, 개구리를 재료로 한 요리는 다르다. 오직 프랑스인만이 만들고 즐기는 음식이다. 유럽에서 토끼, 비둘기, 개구리를 고급 요리로 만드는 나라는 오직 프랑스뿐이다" 184p
그 뿐 아니라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는 부분도 꽤 있습니다.
"대체로 몸이 뚱뚱하거나 패션 감각이 뒤떨어지는 요리사는 신뢰하기가 어렵다. 맛은 멋과도 통한다. 미각이 뛰어난 사람은 다른 감각도 발달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체중도 관리하지 못하고 패션 감각이 뒤진 사람은 음식의 맛과 멋도 그만그만한 수준에 머문다" 109p
"지옥의 주방에 입문한 요리사들은 험악한 레슬링 무대에서 한 판 승부를 벌이는 투사 같다. 그들이 고든 램지의 갖은 모욕과 비난을 견뎌내는 이유는 요리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98p
게다가 210페이지에 불과한 책의 가격이 15,000원이나 합니다. 물론 페이지 수만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겠지만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서 그런지 제게는 비싸게 느껴지더군요.
미슐랭 가이드에 대해 궁금한 분에게도 선뜻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닫기
* 현재 미슐랭은 추천할 만한 레스토랑을 1스타, 2스타, 3스타, 그리고 비벤덤의 얼굴로 표시하는 빕 구르망의 4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비벤덤은 1997년부터 등장했는데, 주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분위기나 전통이 다소 부족한 지방 식당을 대상으로 삼는다.
* 누벨 퀴진이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저칼로리 고단백 요리를 말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소개하는 레스토랑들이 궁금한 분들은 책을 사지 마시고 북 크로싱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807
요새 계속 발라 먹는 먹을거리만 집중적으로 포스팅하고 있네요;;;
저는 채식을 하기 전부터 아침 식사는 빵과 샐러드였기 때문에 뭔가를 발라 먹는 건 익숙했지만 달걀이나 햄, 베이컨 등을 얹어 먹을 수 없으니 뭘 발라 먹을까에 신경이 더 쓰이는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버터나 마가린을 바르지 않으니 더 더욱 그렇고요. 조만간 비건용 버터에 한번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그래서 보통은 땅콩버터나 잼, 또는 둘 다를 발라 먹곤 합니다. 유기농 바나나가 있으면 얹어 먹기도 하지만 아시다시피 바나나는 아무리 유기농이라고 해도 수입산인 이상 안전성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가 없죠. 게다가 로컬 푸드도 아니고요. 그래서 가능한 한 자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건 독일의 1세대 유기농 전문 제조사인 BioGourmet사의 유기농 땅콩버터입니다. 땅콩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유전자 조작이 가장 쉬운 작물 중 하나가 콩이거든요. 참고로 콩, 옥수수, 알팔파가 3대 GMO입니다. 알팔파는 사람이 먹는 작물이 아니니 상관없겠지 하고 안심하시면 안 되는게 동물 사료로 국내에 수입되거든요. 육식을 하면 안 되는 이유 하나 더 추가...
여하튼 콩과 옥수수 만큼은 꼼꼼히 따져서 유기농 작물을 먹는게 중요합니다.
BioGourmet사의 유기농 땅콩버터는 유기농 땅콩 91%, 유기농 팜유 7%, 유기농 설탕 1%, 천일염 1%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입할 때까지도 몰랐는데 개봉해보니 크리미 타입이 아닌 크런치 타입이라서 보시는 것처럼 으깬 땅콩이 가득 버무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유기농 땅콩버터가 원래 이런지는 모르겠는데 유분이 많지 않아 발림성이 극악입니다.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놓고 오븐에 구운 따뜻한 빵에 바르는데도 잘 발리지 않아서 이리저리 뭉칩니다.
아이쿱 생협의 국산 땅콩버터보다 발림성이 더 좋지 않습니다. 맛도 고소하고 좋은데 말이죠. 쩝...
250g 중량에 9,300원(러빙헛 쇼핑몰 회원가 기준)이나 하니 그야말로 후덜덜한 가격입니다만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에는 돈 아끼면 안 된다는 주의라서 눈 딱 감고 먹고 있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70
2011년 6월 14일부터 비건 채식을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3년이 조금 지났고 이제 4년차에 접어 들었습니다.
올 9월에 직장에서 실시한 정기 건강 검진 결과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자원 절약 차원에서 결과표를 이메일로 받았고 분명히 잘 보관해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포스팅하려고 찾아보니 실수로 지워버린 것 같습니다. 증거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인증은 내년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 바디 결과가 제일 인상적인데 어느 분야 하나도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는 perfect fit으로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건 제가 종합검진을 받은 것이 10년이 넘었는데 2011년에 채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단 한번도 이런 결과가 나온 적이 없었다는거지요. 과체중은 기본이고 중성지방 수치도 높고, 항상 내장비만 판정을 받아왔습니다. 근데 채식을 시작하던 첫 해에만 과도기여서 그런지 체중은 많이 줄었지만 전년도와 비슷했고 2012년도부터 3년 연속으로 인 바디 결과가 perfect였습니다. 근육량도 전혀 줄지 않았고 특히 체지방이 확 줄어서 한번도 18%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채식을 시작한 이후로 위 내시경 1회, 대장 내시경도 1회 받았는데 채식 전에는 대장에서 용종까지 발견되어 제거 시술까지 받았는데 채식 이후로는 항상 위와 대장이 깨끗했습니다. 뭐 쌓일 만한 걸 먹는 거 자체가 없으니까요;;;
전체 건강 검진 결과 중 유일한 문제는 비타민 D가 부족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원래 동물성 음식을 전혀 먹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영양소는 비타민 B12인데 생뚱맞게 비타민 D가 부족하다고 나왔네요. 햇빛을 자주 쬘 수도 없는 사무직이니 어쩔 수 없이 비타민제를 보충하는 걸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가끔 엄격한 채식을 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염려가 되는 분이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려고 포스팅합니다.
1년만 더 기다려 주시면 내년에는 아예 결과표를 인증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채식만 믿지 말고 기본적인 운동은 좀 해야겠습니다. 걷는 양은 많은 편(매일 평균 8천 보 이상)인데 근육 운동이 확실히 많이 줄었거든요.
태그 -
건강 검진,
과체중,
내방비만,
대장 내시경,
비건 채식,
비타민 B12,
비타민 D,
용종,
위 내시경,
인 바디,
중성지방,
채식,
체지방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56
* 치안
치안은 완전 안전합니다. 여행 중에 경찰은 딱 세 번 봤을 정도로 드물지만 크로아티아 전역의 분위기는 여행자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질 만한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함께 간 사람이 여자 혼자 여행 와도 상관없겠다는 말을 여러 번 할 정도였으니까요. 론플에서도 여행하기에 매우 안전한 나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 담배
완전 흡연자의 천국입니다.
지금까지 여행한 국가 중에서는 체코가 최고였는데 크로아티아에는 아마 못 당할겁니다. 그래도 체코에서는 건물 내 금연은 엄격하게 지켜지는 것 같지만 크로아티아에서는 그것도 아닙니다. 어디에서나 남녀노소 담배를 피워 문 걸 보실 수 있고 크로아티아 어디에서도 담배 냄새를 피할 수 없습니다. 비흡연자는 각오 단단히 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 위생
유럽 지역은 그리스, 터키, 체코, 스페인 정도만 가 봤지만 크로아티아만큼 거리가 깨끗한 나라는 못 봤을 정도로 깨끗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도 꽁초가 굴러다니는 걸 보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부지런한지 아침 일찍부터 가게를 열고 청소도 열심히 합니다. 게다가 청소차가 수시로 다니면서 쓰레기통을 비우기 때문에 거리에 쓰레기통이 넘치거나 쓰레기가 쌓여 있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분리수거함도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흐바르섬 같은 경우는 보트가 정박하는 해안가에서 수영과 스노클링을 할 정도로 깨끗합니다.
* 물
자그레브에서 빌린 아파트 주인은 수도물을 마셔도 되는 수준이라고 장담했지만 카르스트 지형이 많아서 석회가 많이 섞여 있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항상 생수를 사서 요리하고 갖고 다니면서 마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수도물은 안 마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마트에도 대부분 몸에 좋지 않은 탄산음료들 뿐 우리나라처럼 생과일을 갈아 만든 음료는 거의 없습니다. 저도 이번 여행에서 불량식품군인 콜라를 꽤 자주 마셨습니다. ㅠ.ㅠ
* 교통편
자그레브를 비롯해 크로아티아 어디에서도 대형차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소형차를 몰고 다니는데 크로아티아 사람들처럼 큰 사람들이 어떻게 소형차만 몰고 다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자그레브의 경우는 트램이 잘 되어 있고 걸어서 돌아다녀도 충분하기에 택시를 탈 일이 거의 없는데 택시를 보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택시들은 대형 호텔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시내에서 주행하는 택시를 잡아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호텔에 묵고 택시를 불러서 이동할 것이 아니라면 택시를 이용하는 건 꽤나 번거로운 일이라는 걸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국내 항공을 제외한 버스, 트램, 페리 등은 정시 출발, 정시 도착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 마트 이용
우리나라처럼 마트에서 1회용 비닐봉지를 주지 않습니다. 장바구니가 없어서 비닐봉지를 구입하려면 1쿠나였던 걸로 기억하니 거의 170원이나 합니다. 게다가 튼튼하지도 않습니다. 저희는 기념품이나 선물을 담아 오려고 장바구니를 몇 개 가져가서 유용하게 사용했죠.
* 기온
여름철의 경우 일교차가 꽤 큰 편입니다. 특히 자그레브에서는 긴팔 옷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라서 햇빛은 따갑고 그늘은 시원하지만 역시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게 옷차림에 신경쓰셔야 합니다.
* 동물
자그레브를 제외하고는 고양이 나라입니다(자그레브에서는 길냥이를 못 봤습니다). 플리트비체까지는 드물지만 좀 더 남쪽에 있는 스플리트, 흐바르, 두브로브니크에 가면 길을 가다 심심치 않게 고양이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지인을 비롯해 관광객들도 어찌나 친절하게 고양이를 대하는지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건 여행기에서 상세히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야말로 냥덕들의 천국입니다~ 그렇다고 개가 없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크로아티아 전역에서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셰퍼트, 말라뮤트 등 대형 견종인 것이 특징입니다.
* 신체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키가 큽니다. 제가 알기로 아마 세계에서 제일 클 겁니다. 젊은 남성 평균 신장이 185cm인가 그렇고 젊은 여성 평균 신장이 175cm나 됩니다. 그냥 크다는 정도로는 표현이 안 되고 정말 다들 배구 선수 같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체구는 더 크지만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덩지가 큰 게 아니라 늘씬하게 큽니다. 게다가 미남미녀가 워낙 많아서 여행 중에 눈이 호강할 정도지요. 한국으로 돌아오면 백 투 더 오징어 월드라서 잠시 우울해집니다;;;;
* 거리 풍경
재활용 분리 수거함이 따로 있어서 그런지 자그레브에서는(남쪽 지방에서는 눈여겨 보지 않아서 놓쳤을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폐지나 캔을 모아서 파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실업율이 꽤 높다고 하던데 말이죠. 살짝 우울해졌습니다. 아 그리고 자그레브에서 길을 건널 때는 신호등에 유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남아 있는 시간을 보여주거나 신호가 깜박거리지 않고 갑자기 주행 신호로 바뀌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있어 보이더군요.
* 벌레
자그레브와 플리트비체까지는 벌레를 보는 것 자체가 힘듭니다. 자그레브의 돌라체 시장에 가면 과일 냄새를 맡고 몰려든 벌을 볼 수 있는 정도지요. 파리는 한번도 못 봤습니다. 하지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모기가 많아서 여름철에 흐바르, 두브로브니크에 가신다면 모기 기피제나 전자 모기향을 챙기셔야 하고 저녁에는 꼭 긴바지를 입고 양말을 신으셔야 합니다. 발목 아래와 발을 집중 공략하는데 크로아티아 모기에 물리면 엄청 가렵습니다. 근데 신기한 건 흐바르섬을 여행할 때도 밖에 나가면 모기가 엄청 달려드는데 집 안에 있을 때는 창문을 열어놓고 자도 모기에 물리지 않더군요. 아마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 가방
자그레브에는 문화유산으로 보호되는 역사적인 건물들이 많아서 엘리베이터 설치 자체가 안 되고, 플리트비체나 흐바르 섬 등에는 계단이 많아서 큰 캐리어, 특히 하드 케이스를 가져가면 큰 낭패를 봅니다. 가능하면 백팩을 사용하시고 캐리어를 가져간다면 1인용 캐리어로 무게를 줄이세요. 무겁고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일이라도 생기면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는지 단박에 알게 되실 겁니다.
* 중국인/일본인/한국인
최근에 여행한 국가 중에서 중국인을 가장 보기 힘든 나라였습니다. 하다못해 아프리카 케냐까지 중국인이 득시글했는데 크로아티아처럼 중국인 여행자가 없는 나라는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두브로브니크에는 꽤 많지만 거기는 한국인과 일본인들도 그에 못지 않게 많으니까요. 두브로브니크를 제외하고는 중국인이 정말 없습니다. 자그레브에서는 한 명도 못 봤고, 플리트비체에서도 단체 관광객 한 팀만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조용히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본인들은 많이 봤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로 해외 여행 시 일본인들을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두브로브니크에서만큼은 예외였습니다. 꽃보다 누나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한국인들의 러시가 계속되면서 자그레브에서 빌린 아파트 주인은 자기 손님 중 한국인의 수가 6위를 차지했다면서 한국인들이 최근에 엄청 많이 여행온다고 그러더군요. 직항이라도 개설되면 망가지는 건 금방일겁니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빨리 다녀오셔야겠습니다. 특징적인 건 이것도 프로그램의 영향인지 모르겠는데 두브로브니크에서는 엄마-딸 조합의 여행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더군요. 신혼 여행자보다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 물가
체감 물가는 대략 우리나라의 70~80% 수준인데 빵, 커피 등의 식품값은 정말 쌉니다. 하지만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물가가 계속 비싸지고 두브로브니크는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더 비쌉니다. 특히 두브로브니크의 식당에 앉아서 마음껏 식사를 한다면 후덜덜한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여행 일정이 짧다면 자그레브에서 한꺼번에 장을 보는 것도 고려해보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200ml 작은병 콜라값으로 비교해 볼 때 자그레브의 레스토랑에서는 15쿠나면 충분하지만 두브로브니크의 레스토랑에서는 25쿠나 통일입니다.
* 팁 문화
우리나라처럼 팁 문화는 없습니다. 하지만 몇몇 레스토랑에서는 계산서를 끼워넣는 패드 안 쪽에 '서비스는 금액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말을 영어로 적어 놓아 팁을 달라고 귀엽게 읍소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팁을 안 줘도 되지만(종업원들이 크게 기대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서비스가 좋았다면 기분좋게 팁을 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보통의 유럽처럼 계산서를 테이블로 가져달라고 해도 되고 카운터에서 직접 계산해도 됩니다. 재미있는 건 어느 음식점에서나 계산할 때 현찰인지 카드인지를 물어보는데 현금으로 계산하면 할인되고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세금 신고 때문에 POS에 입력하기 위해 물어보는 것 뿐 내는 금액은 똑같으니 현찰로 낼테니 디스카운트 해 달라고 해 봤자 씨도 안 먹힙니다.
* 음식
크로아티아 전통 음식은 별로 볼 수 없습니다. 두브로브니크와 같은 남쪽 지방에서는 메뉴판에서 문어 샐러드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별로 추천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가이드북마다 해산물이 싸고 맛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요리법이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무엇보다 엄청 짭니다. 스페인 수준은 아니지만 소금을 적게 넣어 달라고 매번 별도로 요구를 해야 할 정도입니다. 남쪽 지방의 아드리아해 연안의 도시에서는 이탈리아가 가까워서 그런지 피자가 맛있습니다(특히 두브로브니크).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감자 튀김이 있는데 가격 대비 훌륭합니다. 양도 많이 주는데다 신선하기까지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감자 튀김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 길거리 음식
크로아티아는 길거리 음식이 거의 없는데 아이스크림만은 예외입니다. 어디에서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아이스크림이 정말 맛있습니다.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하여간 아주 맛있습니다. 크로아티아를 여행하게 되면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자주 드시게 될 겁니다. 특히 남쪽 지방(스플리트 이하)에서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거짓말을 조금 보태 한 집 건너 한 집일 정도로 많습니다.
* 과일
과일류는 대부분 싼데 그래도 두브로브니크만큼은 비쌉니다. 맛난 과일을 맘껏 드시고 싶으면 자그레브의 돌라체 시장을 이용하세요. 개인적으로 무화과, 적포도, 천도복숭아를 강추합니다. 사과는 복골복입니다. 견과류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비싸니 신중하게 구매하시고요.
* 채식
크로아티아는 육식 위주의 국가라서 비건들은 음식을 먹을 때마다 애로가 꽃핍니다. 채식 전문 식당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해서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베지 메뉴를 갖추고 있는 식당도 별로 없습니다. 엄격하게 먹는다면 grilled vegetables를 제외하고는 먹을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저도 버터와 치즈(피자에 들어간 것만)를 금지 목록에서 풀었습니다. 비건들은 숙소를 예약할 때 호텔보다는 아파트를 빌리고 식재료를 장 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을 적극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 알아두면 편리한 크로아티아 말- 안녕 : 보그(Bog)
- 잘 가 : 즈보곰(Zbogom)
- 실례합니다 : 오프로스티테(Oprostite)
- 미안합니다 : 자오 미 예(Zao mi je)
- 고맙습니다 : 흐발라(Hvala)
- 천만에요 : 네마 나 체무(Nema na cemu)
- 예 : 다(Da)
- 아니오 : 네(Ne)
- 얼마인가요? : 콜리코 코슈타(Koliko Kosta)
- 너무 비싸요 : 토 예 프레스쿠포(To je preskupo)
그런데 저렇게 들리지 않기 때문에 실제 여행 때 사용한 말은 '고맙습니다'인 흐발라가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흐발라도 '봘라'에 더 가깝게 발음하더군요;;;
태그 -
가방,
거리 풍경,
과일,
교통편,
기온,
길거리 음식,
담배,
동물,
마트 이용,
물,
물가,
벌레,
신체,
위생,
음식,
일본인,
중국인,
채식,
치안,
팁 문화,
한국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