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upervision 중에 사례 발표자였던 선생님이 "수검자가 강박성 기질인 경우에 MMPI-2/A의 0번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던데 둘 사이에 관련이 있느냐"고 질문하셔서 이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서 포스팅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관련이 있고 상관이 높은 편입니다. 정확하게는 위험회피 기질이 높고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은 기질 유형과 상관이 있기 때문에
'나르시시스트의 역습?'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담 장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강박성(LHL), 고립된-겁많은 기질(MHL)이 모두 해당됩니다. 다만 0번 척도와 직접적인 상관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소척도 연결 분석을 통해 비교해 봐야 합니다.
* Si1(수줍음/자의식) : 타고난 기질적인 수줍음
* Si2(사회적 회피) : 기질 상의 내향성
이고 Si1 소척도는 위험회피 기질의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하위차원과 상관이 높고, Si2 소척도는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거리두기' 하위차원과 상관이 높습니다.
강박성 기질(LHL)은 위험회피 기질이 높고 사회적 민감성 기질도 낮기 때문에 당연히 0번 척도가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내향적 성격인지 단순히 수줍음이 많은 것인지는 TCI의 하위차원과 MMPI-2/A의 소척도를 연결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강박성 기질만큼 0번 척도 상승과 상관이 높은 고립된-겁많은 기질(MHL)을 갖고 다시 설명을 드리자면,
* 고립된 우세형 MHL 기질이라면,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극단적으로 낮은 게 특징이므로 '거리두기' 하위차원 점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MMPI-2/A에서도 Si2(사회적 회피) 소척도 점수가 유의미할 가능성이 큽니다.
* 겁많은 우세형 MHL 기질이라면, 위험회피 기질이 극단적으로 높은 게 특정이므로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하위차원 점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MMPI-2/A에서도 Si1(수줍음/자의식) 소척도 점수가 유의미할 가능성이 크겠죠.
당연히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모두 극단적으로 높은 전형적인 MHL 기질이라면 Si1, Si2 소척도 점수가 모두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겠죠.
따라서 강박성이든 고립된-겁많은 기질이든 간에 단순히 0번 척도가 상승한다고 기억하지 마시고 각 기질 차원과 소척도를 연결해서 보셔야 수검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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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0번 척도와 SOD(A-sod) 내용 척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0번 척도는 임상 척도 영역에 속한 성격 척도이고 SOD(A-sod) 척도는 내용 척도인데, 단선적으로만 보면,
Si1(수줍음/자의식) = SOD2(A-sod2)(수줍음)
Si2(사회적 회피) = SOD1(A-sod1)(내향성)
위와 같이 1:1 matching을 통해 0번 척도와 SOD(A-sod) 척도의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SOD 내용 척도는 0번 척도와 75%의 문항을 공유(25문항 중 18문항)합니다. 18개의 공유 문항 중 10문항이 Si1 척도와, 8문항이 Si2 척도와 중복되죠. 그래서 SOD 내용 척도도 0번 척도처럼 양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겁니다.
그럼 Si1 척도와 SOD2(A-sod2) 척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두 척도는 상관이 .94로 매우 높습니다. 둘 다 수줍음으로 해석되지만 Si1 척도는 타고난 기질적인 수줍음을 반영하는 것에 비해 SOD2(A-sod2) 소척도는 수검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줍음을 측정합니다. 따라서 보통은 두 척도가 동시에 상승/하강하지만 만약 수검자가 스스로 자신이 수줍음이 많다고 느끼지만 이것이 타고난 기질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러니까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여긴다면 SOD2(A-sod2) 척도는 상승하지만 Si1 척도는 유의미하지 않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럼 Si2 척도와 SOD1(A-sod1) 척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두 척도 또한 상관이 .92에 달할 정도로 매우 유사한 척도입니다. 하지만 SOD1 소척도가 Si2 척도보다 행동 경향성을 더 잘 측정합니다. 즉 Si2는 기질 상의 내향성이라고 할 수 있고 SOD1 소척도는 내향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보통은 두 척도가 함께 상승/하강하지만 둘 중의 하나만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Si2 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은데 SOD1(A-sod1) 척도가 유의미하다면 내향적인 기질의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행동 방략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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