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우선 이 소개글은 제가 'ACT'와 '마음챙김명상'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지식만 갖고 있다는 전제하에 작성한 것이니 이를 충분히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역자인 유성진 선생님이 서문에서 ACT가 제3세대 심리치료의 대표격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제가 알고 있기로 ACT는 마음챙김명상의 현장 적용 기법 중 하나에 '불과'한 것입니다. MBSR, MBCT와 동급이죠. 새롭게 등장했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제3세대 심리치료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도 ACT 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저자들은 도입부에서 이 책이 분노를 다루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저는 뭐가 완전히 새로운 방법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분노에서 벗어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분노가 치밀어오를 때 그것을 가라앉히려고 애쓰거나 혹은 그것을 완전히 제거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 분노사고 및 분노감정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사실 이건 이전의 다른 치료 방법에서도 많이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게슈탈트 치료가 있고요.
좀 의아한 것이 제가 읽은 어떤 분노와 용서 관련 책에서도 분노를 억누르거나 반대로 폭발시키거나 혹은 제거하려고 노력하라고 조언하는 책이 없었습니다. 대체 어떤 심리치료 기법이 그렇게 하던가요?
'분노는 타고난 본성이 아니며, 분노와 씨름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분노와 상처를 통제하려고 애쓰는 것이 진짜 문제이며, 분노를 만들어내는 것은 다름아닌 우리의 마음이며, 수용을 통해 분노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챙김 수용을 연습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의 개요입니다. 새롭게 느껴지시나요? 저는 별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음... 옳은 소리야... 그런데 대체 뭐가 새롭다는거지?'
게다가 8장에는 갑자기 '당신의 삶을 통제하라'며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발견하고 목표와 가치를 구분하라고 합니다. 이건 실존치료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 내용 아닙니까?
물론 이 책이 짜임새가 있고 충분한 연습 과제를 통해 분노를 수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는 하지만 '묘비명 쓰기'와 같은 과제들은 이미 다른 치료법에서 사용하던 것을 차용한거라서 역시 새롭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값이면 이 책보다는
'용서의 기술'을 추천(값도 2천 원이 쌉니다)하겠습니다.
덧. 사소한 것이기는 하지만 판형도 일반적인 심리학 서적과 달라서 한 손으로 책을 들면 축 늘어지기 때문에 지하철에 서서 보기에 불편하더군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