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치료의 주창자 Aaron T. Beck의 친딸인 Judith S. Beck이 쓴 '생각을 다이어트하라(the Beck Diet solution, 2007)'를 북 크로싱합니다.
명불허전이었다는 평가를 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한 책입니다. 아버지의 추천사까지 받아냈지만 오히려 아버지의 그늘에 안주한 느낌마저 드는 게으른 책입니다. 아버지의 인지 치료를 넘어선 자신만의 치료적 접근법을 개발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서 읽으면서 안쓰러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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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치료기법의 주창자 Aaron T. Beck의 친딸인 Judith S. Beck이 쓴 책입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녀도 인지치료를 주 전공 분야로 택했고 아버지와 같은 펜실베니아 대학교 정신의학부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가인 아버지의 뒤를 따라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한다라....저라면 도저히 못했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아버지와 다른 길을 걷고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최대한 멀리 떨어지려 했을 겁니다. 대가의 자식으로 태어나면 초기 진입 장벽이 엄청 낮아지는 혜택은 있지만 반대로 그게 평생 따라다니는 낙인과 족쇄가 되니까요. 사람들의 기대보다 뛰어나도 아버지를 압도적으로 넘어서는 대가가 되지 않는 이상 아버지의 그늘에 가리게 마련이고 기대보다 별 볼일 없으면 아버지보다 별 볼일 없다고 훨씬 더 가혹한 평가를 받게 되거든요.
어쨌든 저만 하더라도 아론 벡의 딸이 쓴 책이니 이 책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그래서인지 훨씬 더 많이 실망했습니다. 이 책의 표지에 '100% 성공하는 다이어트 6주 프로그램'이라고 쓰인 홍보 문구를 봤을 때 깨달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홍보 문구만 보면 정말 이 책에 나오는 6주 프로그램을 따라하기만 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요요 현상도 없이 줄어든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제가 볼 땐 어림없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가능하려면 두 가지 전제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전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죠.
첫 번째는 최소한 변화 단계 중 숙고(contemplation) 단계에 이른 상태에서만 인지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도박 중독 치료를 하면서 보니까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대부분 숙고 단계가 아닌 전 숙고(pre-contemplation) 단계에 머물러 있더군요. 그래서 전 숙고 단계에서 숙고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동기 강화 접근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체중이 늘어난 원인 또는 체중을 줄여야 할 필요성에 대한 성찰(깨달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성찰을 하려면 최소한 숙고 단계에 있어야 하죠. 물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결심을 했거나 이미 몇 차례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미 숙고 단계에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 경험으로는 아니었습니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사람들이라고 해서 숙고 단계에 있는 게 아니더군요.
제가 도박 중독자를 대상으로 미국식의 인지 행동 치료 기법을 적용해보면서 느낀 건 이 치료 기법은 무식하지만 합리적인 미국인을 대상으로 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잘 몰랐던 걸 논리적으로 효율성 있게 알려주는 걸 선호하니까요. 그래서인지 똑똑하고 감정적인 한국인에게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이 살을 빼지 못하는 건 인지 치료에서 전제하는 것처럼 다이어트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왜곡된 생각이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아무리 해도 그 생각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 왜곡된 생각이 생겼는지를 마음 속 깊이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든요.
이 책은 인지치료기법의 표준에 가까운 내용으로 가득차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현장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이 읽어도 별로 새롭게 느껴질 내용이 없습니다. 특히 다이어트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보다 훨씬 더 진보한 내용을 더 많이 접하고 시도해봤을 겁니다.
430페이지나 되는 책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지만 '월든지기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네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아무에게도 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덧. 이 책은 현재 품절되어 구매하실 수가 없을텐데 곧 북 크로싱 할 예정이니 그래도 읽어봐야겠다는 분은 국민 도서관을 통해 빌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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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심리학 분야에서 많이 연구된 주제 중 하나로 sociotropy-autonomy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두 개념을 간략하게 도식화하면 이렇습니다.
* sociotropy : 대인 관계가 중요한 성격 특질
* autonomy : 독립성이 중요한 성격 특질
그 유명한 Aaron T. Beck이 이 congnitive-personality contructs를 측정하기 위해 Sociotropy-Autonomy Scale(SAS)을 만들기도 했지요. 물론 우울 장애에 대한 risk factor로써 살펴보기 위한 도구였습니다만...
자율성이 강한 사람은 대체로 자기 효능감이 높고, 목적 의식이 강하며,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려는 경향도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권에서는 다른 사람의 의향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평가에도 연연하지 않는 이들을 독단적이거나 싸가지 없는 사람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큽니다.
남 눈치를 살피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경향 때문에 이기적이라는 오해를 왕왕 받기도 합니다만 자율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기적인 것은 아닙니다. 자율성이 강한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며 그 과정을 자신이 통제하고자 하고 다른 사람의 명령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온전히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대한 책임까지 지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결과를 획득하게 될 확률이 큰 것이죠.
이기적인 사람 중에 자율성이 강한 사람이 섞여 있을 수는 있지만 자율성이 강한 사람이 모두 이기적인 것은 아닙니다.
기질-성격 검사인 TCI를 빌어 설명하자면, 이기적인 사람이냐의 여부는 자율성 차원보다 연대감 차원이 더 많이 좌우합니다.
자율성 차원이 high 수준일 때 연대감 차원이 high라면, 자기 초월 차원의 정도와 상관없이 HHH(창의적인), HHM(성숙한), HHL(조직화된) 성격 경향을 보입니다. 모두 이기심과는 거리가 있는 성격 유형이죠. 하지만
연대감 차원이 low라면 HLH(광적인), HLM(괴롭히는), HLL(독재적인) 성격 경향을 나타냅니다. 세 성격 유형 모두 다른 사람은 신경쓰지 않고 자기 좋은 대로만 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TCI에서 이기적인 모습을 반영하는 성격 차원은 자율성이 아니라 연대감입니다.
사실 자율성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통제받는 걸 싫어하는 만큼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자기가 명령받는 걸 워낙 싫어하니 자신의 명령을 받는 사람의 마음이 어떠할지도 잘 이해하거든요. 그래서 아랫사람이 알아서 일하는 걸 더 좋아합니다. 거기에 사회적 민감성 기질 차원까지 낮은 사람이라면 나만 귀찮게 하지 말라는 마음까지 강하겠지요(네, 제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자율성이 강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보다는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이기적이라는 사회의 편견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TCI의 사회적 민감성 기질 차원이 극도로 높은 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글마저도 신경 안 쓰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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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지치료의 대가인 아론 벡(Aaron T. Beck)이 인지치료를 부부치료에 적용한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제가 받은 가장 큰 교훈은 대가의 책이라고 하더라도 항상 명저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 책이 형편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 책이 쓰여진 1988년에 이 책을 봤다면 감탄했을 좋은 책이죠.
부부치료에서 인지치료를 어떻게 적용하는지 교과서적인 책을 한번 훑어보고 싶은 대학원생에게는 분명 권할 만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이 쓰여진 지 이미 20여 년이 지났고, 이 책에 수록된 대부분의 지식과 기술들은 낱낱이 분석되고, 다듬어져서 더 많은 훌륭한 명저들을 낳았습니다. 부부치료에 대한 최근의 책들을 읽어본 전문가라면 이 책에 수록된 내용 중 새롭게 느껴지는 내용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만큼 현장에서 부부치료를 실시하는 전문가에게는 부족함이 많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현장의 전문가 중 CBCT(Cognitive Behavioral Couple Therapy)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 감을 잡기 위해 일독하는 정도로는 좋지만 읽는 데 들어가는 시간을 고려해 볼 때 그 이상의 가치는 없습니다. 차라리 최근에 나온 보다 전문적인 서적을 보시는 것이 낫습니다.
덧.
유능한 상담자를 읽을 때에도 느꼈지만 제석봉 선생님의 번역체는 문어체에 가까워서 눈에 쏙쏙 들어오지 않고 쉽게 읽히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점도 고려하셔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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