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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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인 김춘경 선생님은 상담과 관련된 책의 저작, 번역으로 이름이 꽤 알려진 분입니다. 다작하는 사람들 중 한 분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분이 번역한 책들 중에서 재미본 것이 별로 없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마음에게 들려주는 101가지 이야기'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전에 월덴 3에도 소개한 바 있는
'상담기법(2003)'과
'상담 및 심리치료의 이해(2000)' 모두 별로였습니다. 읽은 시간이 아까운 수준이었거든요. 제 평가도 아주 박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심 또 시간 낭비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아니더군요. 최고로 좋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소장해도 좋을 정도의 책 중 하나입니다. 내막을 알고 보니 김춘경 선생님이 Adlerian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의 기반을 갖고 계신 분이더군요. 역시 자기가 잘 아는 영역이라야 책을 쓰든 번역을 하든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는 법이죠.
이 책은 Adler 입문서라고 봐도 좋을 정도의 책인데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Adler의 개인심리학은 교류분석(TA), 실존치료, 현실치료, 인간중심치료, REBT, 해결중심단기치료 등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Adler 학파의 역사와 이론 소개, 2부는 본격적인 기술과 전략 소개, 3부는 다양한 영역에 어떻게 Adler 식의 치료 기법을 적용하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적용 영역도 '아동 상담과 청소년 상담', '노인 상담', '건강 상담', '집단 상담', '단기 치료', '가족 치료', '부부 치료' 등 대부분의 임상 영역을 거의 망라하고 있죠.
번역도 잘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책 자체가 아주 쉽게 잘 씌어 있어 Adler의 개인 심리학적 접근이 어떤 방식으로 현장에서 구현되는지 궁금한 분들의 기대에 호응하는 책입니다.
닫기
* Adler 심리치료에서 중요한 치료적 초점: 개인의 생활양식 신념. 생활양식 신념은 개인의 인지구조를 구성하며 자기, 세계, 자기 이상에 대한 신념과 윤리적 신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 Adler의 자기 심리학에서 상담자의 역할: 명백히 비중립적이며 오히려 치료 과정에 참여하는 관찰자임* Adler 상담의 원칙: 사회목적론적 관점. 모든 행동이 가지고 있는 목적을 찾는다. 개인 심리학은 증상을 제거하는 것과 행동양식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내담자가 주위환경의 무력한 희생자가 아니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내담자에게 이해시키는 것에 강조점을 둔다. * Adler 학파에서는 낙담한 사람들에게 자기 내면을 보는 대신에 외부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울 것을 제안한다. 사회적 관심과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은 자기 흥미, 자기 자신만의 이익이나 현재의 낙담된 위치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 Adler 학파에서는 내담자의 결점과 약점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 상담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격려이다. 격려받은 내담자는 신념, 감정, 목표, 그리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신의 강점과 개인적인 힘을 자각할 수 있게 된다. * Adler 학파에서는 신념이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즉, 부끄럽다는 당신의 신념이 쑥스러운 감정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 Adler 상담에서 사용하는 기적 질문: 만약 당신이 좋아진다면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나는 일하러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거나 "나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면 신체적 증상으로 무엇인가 회피하려고 한다는 의미.* Adler 학파는 행동수정체계가 아니라 동기수정체계. 즉, 태도, 신념, 지각, 그리고 목표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그 변화로 인해 행동 또한 변하게 될 것으로 보는 것* Adler 상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 전략: 즉시성, 격려, 역설적 의도, 내담자 스프에 침뱉기, 마치 ~인 것처럼 행동하기, 자기 모습 파악하기, 변화 창조하기, 과제설정과 이행, 인터뷰 종결과 요약하기* 내담자에게 Adler식 상담 요약 시키기 : "나는 ~을 배웠어요"* Adler식 상담에서 부모 교육의 첫 번째 단계는 아동의 그릇된 행동 목표 네 가지를 이해하는 것: 관심, 힘, 복수, 부적절함의 표시
덧. 2004년에 나온 책은 'Adler 상담 및 심리치료 : 개인심리학의 통합적 접근'이라는 제목이었는데 2005년에 곧바로 개정판이 나오면서 제목이 'Adler 상담과 심리치료'로 바뀌었습니다.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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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환자를 심리치료하거나 또는 내담자를 상담하는 임상가라면 한 번쯤은
'한 명의 client를 서로 다른 심리치료기법으로 치료한다면 과연 어떨까?'하고 생각해 봤을 겁니다.
바로 그 생각을 현실로 옮긴 책입니다.
이 책에는 회사에 상습적으로 지각하며 대인 관계 문제를 갖고 있는 도널드 그린이라는 가상의 내담자가 등장합니다. 이 내담자를 아들러식 심리치료, 로저스의 인간중심치료, 앨리스의 합리적정서적치료, 행동 치료, 절충적 치료의 5가지 접근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입니다. 각각 중견급의 치료자가 치료 과정을 기술하고 각 접근법의 대가가 말미에 comment를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이 1991년에 출판되었고 국내에 소개된 것이 1997년이니 이미 10년이나 지났는데도 비슷한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제가 들은 적이 없는 것을 보면 참 쉽지 않은 시도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현장의 임상가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각 치료적 접근법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족합니다. 따라서 각 접근법에 대한 상당한 식견과 경험이 없는 이상 축어록을 따라가는 것만 갖고는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축어록 중간중간에 이론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친절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섯가지 심리치료가 같은 내담자를 어떻게 다르게 접근하는지 맛만 보려는 사람에게는 상관없을 수 있겠지만 저처럼 그 미묘한 차이를 비교 분석하고 싶은 임상가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책입니다.
게다가 역자인 이혜성 선생님이 '옮긴이의 말'에서도 고백하고 있듯이 가상의 내담자라서 그런지 저항, 전이, 역전이, 투사 등의 문제가 전혀 없이 접근법마다 너무나 빨리 좋아지더군요. 무슨 마술같이요. 쓴웃음만 나오더군요. 너무 비현실적이에요. 현실에서도 그렇게 치료가 잘 된다면 임상가들이 무슨 고민이 있겠습니까?
절충적 접근법을 따르는 저로서는 마지막에 소개된 절충적 치료에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절충적 치료라기보다는 그냥 적당히 알아서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체계도 없어 보이고 어떻게 치료를 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 특히 실망했습니다.
이혜성 선생님의 번역 실력에 대해서는 2008년에 출판된
'보다 냉정하게 보다 용기있게'에서 이미 지적을 한 바 있지만 예상대로 이 책도 번역이 매끄럽지 않고 자꾸 눈에 걸려서 책장이 잘 안 넘어갑니다.
또 하나 사소한 문제로는 대부분의 대학교부속출판부가 그렇지만 지나치게 딱딱한 편집과 디자인, 글씨체로 인해 독서 욕구가 급전직하합니다.
모든 대가의 책이 다 훌륭한 것은 아니듯이 Corsini의 이름만 보고 구입하지 마시고 꼭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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