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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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인류학 교수인 저자가 자폐증 딸을 기르면서 알게 된, 체험한 내용을 기록한 책입니다. 정신과 의사인 부인이 한인 교포 2세여서 그런지 한국의 자폐증 실태에 대한 이야기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그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때 자폐 장애(Autistic Disorder)로 진단을 내린 경우는 그야말로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발달장애 클리닉'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이었는데도 말이죠. 대신 이 책에서 많이 나오는 PDD(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NOS 진단을 많이 내렸죠. 발달 장애 스펙트럼 상에서도 자폐 장애는 진단을 받아들이는 부모들이 일종의 낙인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에 진단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하지 않으면 매우 조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정신 지체나 정신 분열병을 그렇게 낙인처럼 받아들이고 자폐 장애는 오히려 나아질 수 있는 병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에 우선 놀랐습니다. 당연히 치열한 투쟁의 결과였겠지만 일반 아동과의 통합 교육(예후에 좋다고 하죠)을 위해 보조 교사를 두게 만든다든가, 사회적 인식의 개선을 통해 자폐증을 '낯설지 않게' 만든 노력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참 부럽더군요.
분명히 지금도 정신 지체나 기타 장애로 진단되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수많은 자폐아들이 있을텐데 자폐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를 넓히는 것은 정작 '말아톤'과 같은 영화라니... 내 가족이, 내 자식이 대상이 아니라면 상관하지 않는 사회의 무관심이 그들로부터 보다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폐증 진단을 늘려서(엄밀하게 말하면 정확하게 진단해서)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게 만들고 그로 인해 정책을 바꾸고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에는 환자, 환아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그만큼 자폐증을 낯설지 않게 만들려는 저자의 숨은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이 2007년인데 우리나라 정신과 의사의 수가 고작 1,700명, 그것도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70여 명에 불과하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고 아직도 정신보건분야에서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자폐 장애 진단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환경적인 분위기 때문에 자폐증이 그토록 일반인에게 낯설고 알려지지 않은 장애일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반성도 했습니다.
저자의 딸 이사벨의 일화가 많이 소개되면서 450페이지나 되는 막대한 분량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분명 장점이지만 자폐증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습득하고자 하는 전공자에게는 난삽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성이어서 추천 대상은 일반인에게 한정합니다.
자폐증에 관심이 있는 전공자라면 입문서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450페이지 분량의 입문서라니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겠지만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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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ism과 관련된 심리검사 도구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 지능 검사(KEDI-WISC) : K-WISC-III나 K-WAIS도 마찬가지
: '토막 짜기', '모양 맞추기', '숫자'처럼 피검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소검사를 먼저 실시하고 rapport가 형성되면 언어성 소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를 진행할 때에는 지나치게 표준화된 실시 방법에 얽매이지 말고 게임이나 놀이처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융통성있게 실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utism의 경우 언어성 지능에 비해 동작성 지능이 더 높게 측정되는 것이 보통이며 언어성 지능의 경우 특히 '공통성', '어휘' 소검사의 점수 하락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 High Function Autism(HFA)과 Asperger의 지능 검사 sign 비교
- HFA는 시공간 능력이 우수한데 비해 Asperger는 언어성 능력이 우수함.
- HFA는 '토막 짜기' 점수가 우수(가장 높은 경우가 많음)
- Asperger는 '이해', '차례 맞추기' 점수가 다른 소검사에 비해 낮기는 하지만 그래도 Autism보다는 높음
- HFA는 언어성 < 동작성인데 비해, Asperger는 언어성 = 동작성
* Autism 검사 도구 및 척도 목록
1. K-CARS : 15문항, cut-off score 30점, 우리나라는
28점)
2. ABS(Autism Behavior Checklist, Krug(1980))
: 언어성 능력에 문제가 있는 Autism인 경우 점수가 지나치게 낮게 나오는 문제
3. E-CLAC : 1세~초등학교 고학년, 실시 시간 40분
4. 사회 성숙도 검사(SMS)
5. Ewha-Vineland Adaptive Behavior Scale
6. Theory of Mind 장애 평가 도구 : Sally-Ann Task(False Belief Task)
7. 전두엽 기능 평가 도구
- Eight Boxes Task : 행동 억제의 실패, 생성 능력의 결함 측정
- TMT-B : 보기) 1-가-2-나-3-다-...
8. Social Common Sense Test
9. ASQ(Autism Screening Questionnaire)
: Bernment(1999).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175, 444-451
* Autism 진단 도구 목록
1. ADOS-G(Autism Diagnostic Observation Schedule-Generic)
- ADOS(Lord et al., 1989) : 3세 수준의 표현 능력 이상 아동 대상, 대화식, 30분 소요, 5~12세
- PL-ADOS(DiLavore et al., 1993) : 미취학 아동인 2~5세 대상
- ADOS-G(Lord et al., 1998)
: 반구조화, 표준화 도구, 30분 소요,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 소통, 놀이와 사물의 상상적 사용 평가 도구
2. ADI-R(Autism Diagnostic Interview-Revi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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