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에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고 또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Freud는 정신분석의 경우 대략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사실상 정신분석에 치료의 기반을 두고 있는 임상가들은 대부분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장기적인 치료가 5년에서 10년, 길게는 15년 이상 걸리는 경우까지 생기면서 '환자와 함께 늙어간다'는 말을 들을 수 있지요.
장기간의 치료 기간을 요하는 정신 분석은 환자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일으키는 무의식적인 갈등을 확실하게 통찰해야만 되기 때문에 환자가 과도한 압력을 받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서서히 접근해야 하고, 억압된 내용을 지나치게 빨리 드러내려는 시도는 환자의 방어기제를 못쓰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성격의 와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단기심리치료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고 표면적인 증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피상적인 치료 기법이라고 비난을 해 왔지요.
그러나 치료 기간을 효율적으로 줄이려는 시도는 (정신분석 전문가에 의해서도)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고 1965년 뉴욕의 단체 건강 보험(Group Health Insurance)에서 단기심리치료의 효과를 분석한 Avnet Report를 내놓으면서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1,200여 명의 정신과 의사가 참여했으며 15회 이하로 제한한 단기심리치료를 적용한 결과 장기심리치료와 비교해 단기심리치료의 효과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1980년 대 이후의 경향은 단기심리치료가 심리치료에 의뢰된 대부분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형태라는 것이며 단기치료기간을 가늠하는 상한선으로 25회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Koss & Butcher, 1986).
덧. 저도 현재 임상 장면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절충주의자'에 속하기 때문에 어떤 치료 방법을 우위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단기심리치료에 비해 정신분석과 같은 장기심리치료는 효율성의 측면에서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치료 목표의 달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도 쉽지 않고, 더 큰 문제는 치료 도중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치료자의 mannerism입니다. 단기심리치료도 여기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client와 치료 계약을 맺고, 구체적인 치료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단기심리치료에 비해 정신분석과 같은 장기심리치료는 그 위험성이 훨씬 큽니다. 단기심리치료는 매 시간 치료자를 긴장시키고 준비하게 만드니까요.
출처 : 'The Practice Of Brief Psychotherapy' by Sol L. Gar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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