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T의 세계적인 권위자 David D. Burns 박사의 고전, '자신감에 이르는 10단계(Ten Days to Self-Esteem, 1993)'를 북 크로싱합니다.
스스로 우울에서 벗어나게 돕는 Self-help workbook의 형태로 10주 과정을 혼자서 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아래에 링크한 소개 포스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CBT의 국내 사례 적용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기 때문에 궁금한 분들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절판이 되었기 때문에 중고책을 구입하시거나 제가 북 크로싱하는 국민 도서관을 통해 빌려 보셔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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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CBT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David D. Burns 박사가 'Feeling Good'의 성공에 고무되어 스스로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Self-help workbook으로 내놓은 책입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바꾸는 건 우울 장애 치료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우울을 악화시키는 인지삼제(Cognitive Triad)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Burns 박사는 10주에 걸쳐 Self-esteem을 높이는 일종의 자기 학습서로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주차. 행복의 대가
2주차.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느낀다
3주차. 자신이 느껴온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4주차. 불쾌한 기분에서 벗어나는 방법
5주차. 역설적 수용
6주차. 원인에 접근하기
7주차. 자신감 키우기 - 그것은 무엇인가
8주차. 완벽주의자의 자기 패배 각본
9주차. 일을 미루기에 대한 처방
10주차. 연습, 연습, 연습!
각 단계는 목표 -> 그 주의 기분 평가하기 -> 그 주에 할 일 설명 -> 연습 -> 평가 -> 다음 단계를 위한 스스로 돕기 과제 순으로 진행됩니다.
Self-help workbook인 만큼 읽는 사람이 직접 작성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만큼 성의를 갖고 매 과제에 열심히 임해야 하는 것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걸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 10주 동안 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우울증에서 벗어난 사람이다'였습니다. 저 같은 전공자도 따라가는데 상당히 지겹고 힘들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CBT의 효용성에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CBT 기법 자체에 대한 의문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적용 가능성에 회의적이죠. 미국에서는 도박 중독 치료에도 CBT 기법들을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제 경험으로는 우리나라 내담자에게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걸 결과가 같더라도 원인이 다르기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는데요.
CBT는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 미국 문화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치료 기법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내담자들은 CBT를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지적 능력은 충분히 뛰어나지만 우울에 빠지는 원인 자체가 역기능적 신념이나 자동적 사고보다는 애착 외상, 이로 인한 대인 관계 상처의 재경험, 정서적 지지망의 부재 등 열악한 환경, 지나치게 경쟁적인 사회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CBT의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지보다 정서나 감정이 훨씬 더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CBT를 적용하다보면 "왜 그런지 확실히 이해했고 잘 알겠지만 그래도 우울한 감정은 그대로더라고요"같은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뭔가 계속 겉도는 느낌이죠.
그래서 David Burns같은 CBT 대가가 만든 Self-help workbook이 과연 어떨지 궁금한 분들은 일독하셔도 무방하지만 CBT를 주 치료 기법으로 사용하실 분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서 읽을 필요는 없는 책입니다.
이 책은 현재 절판되어 중고 시장에서 구하셔야 하니 제가 북 크로싱하면 빌려서 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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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긍정적인 생각은 다음의 특징을 가져야 합니다.
- 그것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 그것은 타당하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 그것은 부정적 생각이 허위임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덧. 이 책은 국민 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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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 박사인 Robert D. Isett이 쓴 '내 인생이 행복해지는 긍정의 심리학(Think Right, Feel Rigth, 2010)'을 북 크로싱합니다.
긍정심리학을 기반으로 인지행동치료기법(CBT)을 통해 생각을 바꿔 감정을 변화시키고 행복을 경험하게 만드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심리학 전공자가 보실 만한 책은 아닙니다만 일반인들이 가볍게 읽으면서 self 시도해 보기에는 괜찮은 책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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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임상심리학 박사인 Robert D. Isett이 쓴 책입니다. 우리말 제목과 원서 제목이 다른 것을 금방 아실텐데 사실 이 책은 인지행동치료(CBT)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가 서론에서 긍정심리학을 기반으로 인지행동요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내용 중 긍정심리학에 대한 건 별로 없어요. 목차만 봐도,
기본 원칙 1. 상황이 아닌 사고방식이 감정을 일으킨다.
기본 원칙 2. 잘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잘 생각해야 한다.
기본 원칙 3. 안전한 생각과 행동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 원칙 4. 좋은 기분을 느끼려면 자신을 보살펴야 한다.
기본 원칙 5. 행복은 연례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이어야 한다.
기본 원칙 6. 받지 못한 사랑을 내게 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기본 원칙 7. 생각을 바꾸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 원칙 8. 스스로 보살피는 법을 배우면 평생 평안하다.
기본 원칙 9. 나를 사랑하는 건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다.
기본 원칙 10. 나를 잘 보살피면 남에게 더 베풀고 덜 원한다.
기본 원칙 11. 행복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행복이 지속된다.
기본 원칙 12. 잘 생각하고 느낄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
주로 생각과 사고 방식의 전환을 다루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혹시 긍정심리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고 주장하신다면 딱히 반박은 못하겠지만요(웃음~).
개인적으로 CBT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CBT는 합리성과 논리를 중시하는 서구중심적인 치료기법이라 감정과 정서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CBT가 딱 들어맞는 특정 문제에만, 그것도 인지 기능이 우수한 내담자에게만 선별적으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참고로 도박 중독 치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속된 말로 재미를 전혀 못 봤어요;;;
그건 그렇고 이 책의 장점은 저자가 20년 동안 자신의 상담소에서 CBT를 적용하면서 얻게 된 노하우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기본 원칙 12가지로 정리해서 설명한다는 겁니다. 각 장 마다 '기억할 사항'으로 핵심 내용을 정리해주고, '공부 지침 질문'으로 다시 한번 복습하게 해주기 때문에 self-help workbook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CBT의 기본적인 원칙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하지만 이 책의 내용대로 자신의 생각을 바꿔보려고 노력해 보셔도 잘 안 될 겁니다. 이 책에 소개한 방법이 효과적이지 않은 기술이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에게 핀트가 좀 안 맞습니다.
심리학 전공자(굳이 임상, 상담이 아니더라도)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인지행동치료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생각의 전환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보고 싶은 일반인들에게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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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론자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상황이 나쁘면 나쁘다고 느끼는 것이 옳고 현실적이다". 하지만 나쁜 상황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쁜 기분을 느껴야 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기분이 나쁘다고 상황이 변하는 건 결코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기분이 나쁘면 기쁨을 상실하고 상황에 대처하는 회복력만 떨어질 뿐이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단지 부정적인 생각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위험한 생각으로 인해 정서적인 불편함의 신호를 느낄 때마다 해야 할 일은, 생각에 의해서건 행동에 의해서건 행동을 수정해 이 장애를 해결하는 것이다. 행동을 수정하는 일은 감정 신호 체계의 목적이며, 이 체계를 최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그 신호를 사용하거나 무시하라. 하지만 계속 켜놓지는 마라.
* 자기를 돌보는 능력이 결여된 부몬는 "내 말은 따르되, 내 행동은 따르지 마"라는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자녀에게 보낸다.
* '노력을 통한 행복한 삶'이라는 사회의 모범답안을 따르는 것은 진정으로 행복을 얻는다기보다 그저 행복을 아는 것에 불과해.
* 위험한 생각을 줄이는 3가지 사고 관리 기법 : thought stopping, thought shifting, cognitive restructuring
* 안전한 생각을 늘리는 3가지 사고 관리 기법 : positive noticing, positive affirmations, positive stockpiling
* 유일하고 진정한 진실은 생각을 멈추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멈추기 힘들어질 거라는 사실이다. 항상 다음의 사실을 명심하라. 생각한 대로 된다.
* 내 생각이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지 내가 내 생각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다.
* 사람들이 위험하고 드라마 같은 많은 생각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이 으레 사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돌린다.
* 긍정적인 인식은 자신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 긍정적인 인식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기분 좋은 생각을 유도하는 것들을 계속 생각해야 한다.
* 좋은 기분을 느끼기 위해 어디를 반드시 가거나 무엇을 반드시 사는 등의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우리는 단지 행복감과 만족감을 향상시키는 것을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할 때에만 자신을 보살필 수 있다. 자신을 잘 보살피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야만 한다.
* 평범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일에 익숙할 것이다. 보살피려는 우리의 노력이 내부를 향하지 않고 외부를 향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결국 '균형'이 답이다.
*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정서적인 평안함을 유지하는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덧. 이 책은 소울메이트 출판사에서 선물로 보내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3. 기본 원칙 9와 관련해서는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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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worksheet라고 썼지만 특정 심리치료 기법으로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worksheet의 보기를 든 것 뿐입니다.
가끔 상담 supervision을 할 때 상담을 잘 해나가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내담자에게 뭔가를 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상담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고 때로는 죄책감까지 느끼는 상담자를 봅니다.
상담과 심리치료 기법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입니다.
저는 상담과 심리치료 기법을 개념적으로 조금 다르게 구분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상담은 암 치료이고 심리치료 기법은 화학 요법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도박 중독을 치료한다면 필요에 따라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는 인지 왜곡을 수정하기 위해 CBT 중의 일부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CBT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저처럼 절충-통합적 접근을 선호하는 상담자에게 심리치료 기법은 타이밍의 문제이지 무엇이 우선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어떤 특정 심리치료 접근법을 주로 따르는 상담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로 게슈탈트 기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더라도 상담의 틀을 게슈탈트적으로 짜는 것이지 온통 게슈탈트 기법만 내담자에게 폭격하듯이 쏟아붓는 것이 아닙니다.
어쨌거나 상담자에게 중요한 건 자신이 하려는 것이 내담자의 문제를 큰 치유의 틀로 보고 상담하는 것인지, 일부 증상이나 표면적인 문제만 특정 기법으로 완화 또는 제거하려는 것은 아닌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worksheet의 문제도 이런 구분의 틀 안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저는 대체로
내담자와 충분한 라포가 형성되기 전에는 worksheet 사용을 자제하는 편인데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내담자가 확실히 인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worksheet를 섣불리 사용하면 상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내담자에게 어설프게 노출하게 되어 충분한 라포가 형성되어 있지 않을 때라면 저항, 포기 또는 반대로 심하게 의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라포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그 다음에 함께 해결할 문제를 구체화 하는 것이 다음이며, 목표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의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 기술적으로 worksheet를 사용할 지를 내담자와 상의해도 충분합니다.
뭔가를 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나머지 부랴부랴 준비한 worksheet로는 절대로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합니다.
예전에
'상담의 원칙 : 열심히 들어라'에서 이미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뭔가를 자꾸 주려고 하지 말고 그보다 먼저 온몸과 마음을 다해 내담자가 주는 걸 받아 안아야 합니다.
내담자를 치료하려고 하지 말고 내담자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강력한 지지 세력이 되어 주세요.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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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임상심리학자가 개인 심리치료(아직까지는 구조화된 접근에 국한되기는 하지만)를 담당하고 있고 그 수요가 너무 빨리 늘어나 과부하까지 걸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Big 5에 해당하는 대형 병원 이야기입니다만 예전에
'임상심리전문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는 글에서 미래를 바꾸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중 하나로 '심리치료 분야의 강화'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제 생각 이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도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수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재는 CBT 수가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밖에 없고 또한 치료 권한이 의사에게만 있기 때문에 담당 의사의 코사인이 들어가야 하는 등의 제약은 있지만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임상심리학자의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사실 오늘 드리려고 하는 말씀은 임상심리 분야가 아닌 상담심리 분야의 이야기입니다. 임상은 심리치료 분야로 확장하게 되고 상담은 심리평가 분야를 확대하게 되어 결국은 한 곳에서 만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임상심리 분야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지요.
오늘 드리려고 하는 말씀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상담심리 분야에서 심리치료/상담을 하고 계신 상담심리학자들께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심리평가를 배우고, 현장에 적용하고, 전문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타당한 이유도 있습니다.
이미 대학교의 학생생활상담연구소의 경우 재학생의 상담 회기 제한을 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상담에 대한 수요가 너무 많아져서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장기 상담을 제공할 수가 없는 것이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바뀌기 어려울 겁니다.
고액의 비용을 내지 않는 이상 모든 상담 현장에서 단기 상담을 하는 경향성이 강화되면 상담 프로토콜이 구조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짧은 시간 안에 내담자의 문제를 파악하고 상담 목표를 설정하고 치료 계획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Full Battery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MMPI-2와 SCT에 한 두 가지의 질문지가 추가되는 형태의 screening battery는 routine하게 실시될 겁니다.
그러니 예전처럼 심리평가는 안 해도 되고 상담만 잘 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로는 금방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담심리학자들에게 심리평가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될 것인데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넘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상심리학자만큼 로샤 검사를 잘 해석하는 상담심리학자라면 어떨까요? 기본적인 치료 기술과 경험에 평가 능력까지 갖춘다면 그야말로 날개를 단 것이 될 겁니다.
저는 임상심리학자로 훈련을 받았고 상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잘 보입니다. 임상심리학자가 심리치료/상담을 잘 해야 하는 것처럼 상담심리학자가 심리평가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대가 이미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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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에게 도박을 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면 나름의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서라든가, 잃어버린 돈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든가, 한번만 크게 따서 자신이 가족들에게 입힌 피해를 조금이라도 보상하고 싶어서라든가 등등.
그런데 도박의 목표에 대해 물어보면 제대로 답을 하는 도박 중독자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10억을 모으려고 한다든가, 우리나라 바카라 최대 승률 기록을 세우려고 한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도박을 하는 도박자는 없죠. 왜냐하면 도박이라는 게임 자체가 목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세우려고 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승부의 결과에 돈을 걸게 되면서 목표가 흐려진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겁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도박 중독자는 목표 중심적으로 도박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과정 지향적인 사람들입니다. 물론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니고 순간 순간의 목표 달성에 목숨을 걸기 때문에 그 순간 순간을 연결해 보면 과정 지향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에 불과하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를 치료하는 임상가들은 목표 지향적인 부분보다 과정 지향적인 것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12주 동안 CBT를 활용해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교정하겠다는 식의 목표 중심적이고 구조적인 방법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오히려 치유 과정에서 그동안 한번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무장해제를 시키고 도박 및 도박과 관련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주고 좀 더 나아가 사는 의미, 자신이 꼭 지키고 싶은 가치관, 이런 의미와 가치관에 도박이 미치는 영향 등을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도박에 빠졌던 과정과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도박 중독 치료는 목표 지향적인 것보다는 과정 지향적인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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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매우 다양하다는 말은 그만큼 특효를 보이는 유일무이한 치료법이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도박 중독자를 8년 동안 만나왔지만 저도 아직까지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지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워낙 변수가 많아서 그냥 도박자에 따라 맞춤 치료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요새 들어 지금까지 많은 치료자들이 굳건히 믿고 있는, 도박 중독은 머리(또는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접근법을 주 치료법으로 해야 한다는 전제가 너무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위의 전제를 믿는 임상심리학자들은 도박에 대한 잘못된 기대와 신념을 교정하기 위해 CBT를 실시하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실존치료적 접근을 하고, 부인과 합리화의 방어 기제를 사용하는 도박자를 치료 장면에 끌어들이기 위해 동기 강화 상담을 할 겁니다.
물론 이 방법들도 필요합니다. 저도 하고 있고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저는 도박 중독이 머리의 문제이기에 앞서 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도박 문제가 있음을 불현듯 깨닫고 도움을 받으러 오기까지는 대개 상당히 오랜 시일이 지난 뒤입니다. 이미 도박을 하는 습관이 몸에 철저히 배어버린 뒤이지요. 그래서 도박을 그만 두려고 해도 머리는 주인의 의지를 이해하고 도박 충동에 저항하지만 몸은 그러지 못합니다. 그래서 도박을 하던 요일, 시간 등 환경이 비슷하면 몸이 기억하는 그대로 행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불안, 초조, 좌불안석, 주의집중곤란, 수면 장애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가만히 보면 자신이 도박을 하던 환경과 전혀 다른 상황에서는 금단증상을 경험하는 도박자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몸에 배어 있는 도박 습관에서 빠져나오려면 도박에 익숙해져있는 몸의 패턴을 처음부터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주 도박으로 경마를 했던 사람이라면 금, 토, 일요일의 생활 습관을 도박과 완전히 무관하게 바꾸어야 합니다.
간혹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기 전에 그렇게 도박을 끊으려고 시도해봤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도박자가 있는데 대충 몇 번만 해서는 어림도 없습니다. 최소한 도박에 빠져서 날려버린 시간만큼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몸이 새로운 습관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머리의 문제를 다루는 치료법만큼이나, 몸의 문제를 다루는 치료법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도박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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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기관은 1년에 1번, 혹은 반기에 1번 정도 전문가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업무를 하지 않고 하루종일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는데다 사비를 들였다면 엄청난 비용을 부담했어야 하는 고급 교육을 소수 정예의 인원으로 받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07년 하반기에는
'이민식 선생님의 CHANGE 프로그램'에 대해 배웠고, 2008년 상반기에는
'이용승 선생님의 정신분석이론과 실제'에 대해 배웠지요.
올해 하반기에는 메타 인지행동치료 연구소의 최영희 선생님을 모시고 '스키마 치료'에 대해 배웠습니다. 다른 일정과 같은 날짜에 진행하는 바람에 3시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키마 치료(일명 심리도식치료)의 핵심 정수를 압축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머리를 멋지게 뒤로 넘긴 최영희 선생님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열정적인 강의를 해 주셨는데 너무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나머지 처음에는 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ism'을 경계하고 내담자의 치유를 위해 끊임없이 영역을 넓혀가며(인지행동치료에서 스키마 치료를 거쳐 마음챙김 명상에 이르기까지) 정진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론에만 경도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에 이론적인 지식을 잘 녹여내었기 때문에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18가지의 초기 부적응 스키마(Early Maladaptive Schema; EMS)를 세부적으로 구분할 뿐 아니라 그에 따른 분류를 통해 스키마 모드를 찾아내고 Mode Therapy를 통해 핵심 신념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면서 도박 중독자의 핵심 schema를 찾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초기 부적응 스키마를 찾아내는 질문지를 publish할 생각이라는데 도박 중독자의 자료를 한번 모아볼 생각입니다. 유용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CBT에 대한 심적 거부감이 좀 있었는데 스키마 치료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우회로를 보여주네요. 내년 초에 스키마 치료에 대한 스터디 모임을 구성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좀 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치료자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강의입니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고 꼭 챙겨서 들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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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바이북
Jacquueline B. Persons의 1989년 저서를 삼성서울병원의 김지혜 선생님과 아주대병원 정신과 의사인 임기영 선생님(뉘신지는 모르겠습니다)이 번역한 책입니다.
이 책이 1999년에 나왔으니 번역되는데 10년이나 걸렸네요. -_-;;;;
이 책은 인지-행동 치료를 사례 설계(case formulation)를 통해 실제 상황에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지-행동 치료(CBT)는 심리학자라면 지겹도록 보고 듣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사실 CBT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원에서도, 병원 수련 과정에서도 이론적으로 접하는 만큼 실제 장면에서 사용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이런 배경에서 빛을 발하는데 사례 설계 모델을 통해 실제 장면에서 어떻게 문제 목록을 작성하고, 이면 기제를 가정하고, 가정된 이면 기제가 문제 목록의 문제들을 야기하는 방식을 평가하고, 현재 문제를 촉발하는 요인들을 탐색하고, 치료의 장애 요소를 찾아내 배제하는 식으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인도합니다.
출판된 지 거의 20년이 되어가는 오래된 text임에도 불구하고 번역 또한 잘 되어 있어 읽기 쉽고 이해가 잘 됩니다.
추천사를 써 준 Aaron T. Beck의 말마따나 CBT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은 읽고 숙지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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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행동치료(Cognitive-Behavioral Therapy, CBT)는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재 임상 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심리 치료 기법의 하나이며, 북미와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적용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습니다. 올봄에 아시아에서 인지행동치료를 좀 더 활성화하기 위한 Boom 조성을 위해 홍콩 대학에서 아시아 인지행동치료 학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Buddhist Psychology와 Positive Psychology 등 다양한 영역의 symposium도 특색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서 장애의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인 Barlow 교수가 pre-conference를 맡는다고 하니 평소 CBT에 관심 있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참석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학회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입니다.
* 학회 주제 : Evidence-Based CBT Assessment, Theory & Treatment
* 일시: 2006년 5월 29일~30일
* 장소: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 주요 연자: David H. Barlow 교수(Boston University) "Cognitive-behavioral treatments and evidence-based practices: The Future"
더욱 자세한 내용은
관련 사이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덧. 현재 학회 등록과 숙소 등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만 나와 있을 뿐 symposium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소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사전 등록 마감이 3월 말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3월 중으로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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