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포켓용 디지털 카메라만 들고 다닐 때는 생각도 못했던 게 습기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DSLR을 사고 렌즈가 하나 둘씩 늘면서 무시 못할 위협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죠.
인터넷을 뒤져보면 렌즈에 곰팡이가 생겼는데 A/S를 받아 세척해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는 무시무시한 경험담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으니까요. 렌즈가 어디 한 두 푼 하는 물건도 아니고...
곰팡이가 발육하지 못하게 하려면 최소 60%RH이하로 습도 조건을 맞춰줘야 하는데 한국의 연평균습도는 73%RH라고 하니 굳이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사시사철 언제든 곰팡이의 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인거죠.
그렇다고 소중한 DSLR과 렌즈들을 다X소에서 파는 대형 플라스틱 보관함에 실리카 겔을 잔뜩 채워서 방구석에 쌓아두기는 싫었습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좋거나 말거나 볼 때마다 안습일테니까요.
그래서 습기 폭발의 여름도 되었기에 그동안 모아둔 실탄도 있던 참에 작년 여름(8월)에 카메라 보관함을 질렀습니다.
카메라 보관함으로 유명한 메이커가 몇 개 있는데 저는 굿스굿사의 보관함을 구입했습니다. 373,000 원이라는 거금이 들었죠.
돈GR이라고 비난하실 수 있겠으나 이 장비가 집에 들어온 이후로 DSLR을 비롯한 모든 광학기기를 모두 때려넣고 일체 신경을 쓰지 않고 있으니 그동안 스트레스 받을 일을 없애준 것만으로도 돈값은 충분히 했고, 앞으로도 할거라고 생각해서 만족합니다.
카메라 보관함이라는 게 결국은 제습이 주 목적이니 그렇게 비쌀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아래와 같이 꽤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얼마나 보관 습도를 낮출 수 있는가 : 낮을수록 좋은데 당연히 제습성능과 가격은 비례하죠.
2. 실온제습인가 : 히터를 사용하는 제습방식은 렌즈의 촛점 조절을 부드럽게 하는 구리스유가 마릅니다.
3. 온도, 습도 센서는 어떤 부품을 사용하는가
4. 용량 : 이것도 가격에 많은 영향을 미치더군요.
GD-ION-70D는 70리터 용량의 제품인데 외양은 진열장이 달린 금고같은 느낌입니다. 손잡이는 니켈로 도금한 아연합금이고요. 3단으로 되어 있고 두 칸에 슬라이딩 기능이 있어 앞으로 잡아 당겨 물건을 넣으면 됩니다. 적재칸은 두 칸은 플라스틱, 한 칸은 철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가운데 칸에는 충격 완화를 위한 렌즈폼이 깔려 있습니다. 오목하게 파여 있어 렌즈를 거치하기에 적합하죠.
사진의 꼭대기에 보이는 톡 튀어나온 것은 잠금 장치로 열쇠가 제공됩니다. 분실 시 별도 구매가 가능하고요.
제습보관함은 제습기능도 중요하지만 설정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러자면 보관함 자체의 패킹 상태가 좋아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케이스, 문, 고무패킹, 유리부착방법 등이 기밀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작되어야겠지요.
카메라 보관함은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방식이 있는데 이 제품은 디지털 방식입니다. 제습, 온도 센서는 스위스 SENSIRION사의 센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습 범위는 20~60%RH로 최대 20%RH까지 습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히터를 사용하지 않는 실내제습방식이고요. 오른쪽에 보시면 내부 온도가 별도로 표시되죠. 설정 습도에 도달하면 제습 유닛의 작동이 자동으로 멈추기 때문에 전기소모량이 적은 편입니다(3W). 또한 전기모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음이나 진동이 전혀 없고 정전 시에도 최대 24시간까지 제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GD-ION-70D 모델은 플라즈마 방식의 음이온 발생 장치를 사용하여 공기정화, 항균, 살균, 탈취도 합니다. 실제로 오랜만에 문을 열면 칫솔 살균기를 열었을 때와 비슷한 싸한 냄새가 납니다. 효과가 있는 듯...
보시는 것처럼 최상단에 니콘 D60, D300을 각각 니코르 18-200, 탐론 17-50렌즈를 마운트해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칸에는 시그마 150-500 망원렌즈와 탐론 70-200 망원렌즈(이후 처분), 마지막 칸에는 토키나 11-16 광각렌즈와 시그마 30 단렌즈를 보관했죠.
그런데 이후에 미러리스 카메라가 하나 더 생긴데다 삼각대와 캠코더, 배터리, 필터 등의 액세서리를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탐론 70-200 망원렌즈를 처분해서 공간을 확보하고 맨 아랫칸은 비우고 렌즈는 두 번째 칸에 몰아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습기가 많은 여름철은 물론이고 사시사철 습기 때문에 DSLR, 렌즈 등에 곰팡이 생길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서 좋네요.
* 장점- 습도 설정이 쉽고 디지털 디스플레이라서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음.
- 설정습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빠름(제습 성능이 괜츈함).
- 소음과 진동이 전혀 없어 침실에 두었는데도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임.
- 튼튼한 본체 재질과 그에 걸맞게 목가구와도 잘 어울리는 중후한 느낌의 디자인.
* 단점- 무드 램프 기능의 블루 LED는 전혀 쓸모없음. 무드가 잡히기는 커녕 스산한 느낌임;;;
- 70리터 용량도 충분하지 않음. 헤비 유저가 아니더라도 더 큰 용량의 보관함을 사야 할 듯
- 아무리 좋은 기능의 제품이라고는 해도 확실히 부담되는 가격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628
그동안 보급형 바디가 많이 나와 DSLR이 많이 대중화되었다고는 해도 바디와 렌즈를 합하면 기백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전자기기다 보니 그냥 막 들고 다니는 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액세서리까지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복잡한 카메라 가방은 싫은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이 바로 Zoom Bag입니다.
휴대성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기기 보호까지 고려한 제품이죠. 제가 사용하고 있는 Zoom Bag은 thinkTank photo사의 Digital Holster 20입니다. 사실 이 제품은 이미 단종되었고 새로운 버젼인 Digital Holster 20 V2.0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사실 구입한지 꽤 오래되었습니다만 이놈의 게으름 때문에 이제서야 소개하게 되네요.
저는 2008년 2월에 49,500원에 구입했는데 V2.0은 2011년 7월 3일 현재 75,000원(thinkTank photo 코리아 판매가)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외형과 기본 구성은 동일합니다. 지퍼의 모양이나 내부 포켓, 외부 수납 공간의 추가 등 세부적인 부분만 개선되었네요. V2.0이 궁금하신 분은 관련
홈페이지 클릭!
보시는 것처럼 Holster라는 이름답게 권총집처럼 생겼습니다. 상단에 손잡이가 있어서 어깨끈을 메지 않은 상태에서도 짧은 거리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재질은 600D 폴리에스터 립스탑으로 아주 튼튼한데다 기본적인 방수성도 뛰어납니다.
내부크기는 11.5 X 18.5 X 20.5~29cm, 외부크기는 13 X 21 X 24~32cm (두께 X 폭 X 기본높이~확장높이)
입니다. V2.0도 외부 크기는 동일하고 내부 크기는 아주 조금 더 커졌습니다.
무게는 410g입니다. 약간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퍼라든가 D링 등 금속 재질을 튼튼하고 좋은 것을 썼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몸에 닿는 안쪽 면입니다. 벨트 시스템, 하니스 등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Digital Holster Series는 Expandable System을 채택해 평소에는 표준 렌즈를 마운트해서 넣고 다니다가 망원렌즈처럼 긴 렌즈를 마운트할 때에는 아래의 지퍼를 이용해 높이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8cm 정도가 더 늘어납니다. 70-200 F2.8 정도의 렌즈까지 수납이 가능하더군요.
다만 높이를 확장했을 때에는 시각적으로 깔끔해보이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마운트 된 망원렌즈를 사용해야 할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외부 측면의 사이드 포켓입니다. 추가 베터리나 메모리 카드를 수납하기에 적절한 공간입니다.
상단에는 명함이나 메모지 등을 끼워넣을 수 있는 반투명 포켓이 있습니다. 저는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덮개를 열면 만에 하나 있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쪽에서 바깥 쪽으로 열리게 되어 있는 내부 덮개가 하나 더 있습니다. V2.0에서는 LCD를 보호하기 위한 부드러운 소재로 바뀌었습니다. 외부 덮개 안쪽에는 역시 투명 메쉬로 된 포켓이 하나 있는데 저는 주로 렌즈캡을 수납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내부 수납공간의 몸 안쪽에는 벨크로로 고정되는 보조 덮개가 있어 카메라의 완충 장치로 활용됩니다. 파티션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워낙 내부 공간이 협소하다보니 활용도는 떨어지는 편입니다.
보시는 것은 표준 렌즈를 마운트한 D60을 수납한 모습인데 아주 넉넉합니다. D300의 경우에도 무리없이 수납됩니다.
레인 커버가 기본으로 제공되는데 안쪽에 보면 별도의 수납 공간이 있습니다. 우천 시 꺼내 덮으면 되고 확장을 했을 때에도 빈틈없는 방수성을 제공하기 위해 이중의 스트링으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재질이 튼튼하고 완충 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에 빠른 장면 전환이 요구되는 촬영 현장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험한 곳에 갈 때에도 안심이 됩니다.
* 장점
- 기본 재질, 지퍼, 웨빙 등 자재의 품질이 가격 대비 매우 뛰어남
- 강력한 내구성 및 완충 기능
- 상단에 손잡이가 있어 짧은 거리는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음
- 적재 적소에 마련된 수납 공간
* 단점
- 크로스로 메지 않는 이상 멘 상태에서 DSLR를 신속하게 꺼내기 어려움
(벨트 시스템 연결로 허리에 차는 것 추천)
- 세로그립 장착 상태에서 수납 불가(가장 큰 단점이며 40이나 50 시리즈를 구매하면 됨)
- 생각보다 묵직하게 느껴지는 심리적 무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