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Marcha Linehan이 1990년 대 초에 자살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죽음을 초래할 수 있는 자살 근접(parasuicidal) 행동을 보이는 경계성 성격 장애 환자의 치료를 위해 개발한 치료법입니다.
경계성 성격 장애 환자들이 보이는 강렬한 정서를 다루기 위해 개발한 만큼 정서 자체(정서적 강도, 지속기간, 지각된 비특정적 표현)가 정신 병리의 일차적 원인이라고 가정합니다.
이후 각렬한 정서적 각성, 위협 이후 정서적 기저선으로의 더딘 회복, 정서적 도피 및 회피 전략을 다른 많은 장애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기분 장애, 양극성 장애, 불안 장애, 섭식 장애, 충동 조절 장애, 성격 장애(연극성, 회피성, 강박성, 자기애성, 분열성, 편집성)에 이르기까지 확장되었으며 Thomas Marra의 이 책은 바로 Linehan의 DBT를 급성 장애의 심리치료라는 보다 넓은 문맥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의도로 쓰여졌습니다.
그런데 사실 진정한 절충-통합적 접근에 가장 가까운 방법이 바로 DBT입니다. DBT는 갈등과 타협 형성이라는 정신분석적 개념을, 내담자의 수용이라는 인본주의적 강조를, 사고와 생각의 체험에 대한 실존주의적 초점을, 그리고 학습이론과 과학에 대한 행동주의적 전통을 채택하고 거기에 마음챙김(이 책에서는 마음모음이라는 용어 사용)까지 적용하고 있으니까요.
DBT에 대한 기법을 세부적으로 다루는 workbook 형식의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DBT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설명과 함께 다른 치료 기법과 차이, DBT 효과에 대한 증거, 각 장애 별로 어떻게 변증법적 갈등을 다루는지 verbatim으로까지 다루는 책은 이 책이 유일합니다. 게다가 이 책에는 내담자용 작업표와 기술훈련용 PPT가 수록된 CD도 부록으로 제공합니다.
목차를 보시면,
제 1장. 변증법적 행동치료 : 새로운 이론적 접근
제 2장. DBT 효과에 대한 증거
제 3장. 병인론 : 핵심적인 치료 목표로서 정서 조절
제 4장. 위상병리학 : 핵심적인 치료 목표로서 변증법적 갈등
제 5장. 변증법적 심리치료 : 변화와 수용의 균형
제 6장. 경계선 성격장애 이외의 정신 장애들에 대한 적용 가능성
제 7장. 심리적 대처 기술로 도피와 회피를 대체하라
제 8장. 개인 치료에서 DBT 사용하기
아주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버릴 부분이 하나도 없어요.
2005년에 출판된 신간을 1년도 안 된 2006년에 번역하여 내놓은 서울대 병원 신민섭 선생님 팀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왜 이렇게 서둘러서 번역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디자인 구리기로 학지사와 쌍벽을 이루는 시그마 프레스에서 나온 책 답게 독서욕을 확 꺾는 수준이지만 quality만큼은 보장해요.
지금까지 읽은 꽤 많은 심리치료법에 대한 책 중 제가 평소 생각했던 것과 가장 겹치는 부분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한 포스팅들이 있죠.
상담 현장이든 병원이든 환자/내담자를 만나는 분들이라면 한 번은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대학원생보다는 실제로 현장에서 수련을 받고 있거나 practice를 하고 계신 분들이 읽어야 도움을 받으실 겁니다.
워낙 좋은 책이라서 아래에 정리한 '월든지기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이 엄청 많습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있으니 참고만 하시고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닫기
* DBT는 진단과는 상관없이 회피나 도피를 시도하게 되는 강렬한 정서적 고통이나 충동을 경험하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 정신역동적 접근과 마찬가지로 DBT에서도 애써 정서를 억압(도피 또는 회피)하려는 것이 정서적 정신병리(emotional psychopathology)의 핵심이라고 가정한다.
* DBT는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을 지각한 그대로 정확하게 보고할 수 있다고 가정하며, 일반적으로 잘못된 인지가 정서적 고통의 발달과 유지에 있어 주요 원인 또한 아니라고 가정한다>
* DBT는 정서 자체(정서적 강도, 지속기간, 지각된 비특정적 표현)가 정신병리에 있어 일차적인 원인 요인이 된다고 가정한다.
* DBT는 또한 역설적으로, 환자의 목표가 자신의 정서를 회피하고 도피하는 것일지라도 바로 그러한 과정에 대한 초점화로 인해서 더욱 환자들인 정서적 자극에 집중하게 되고(따라서 반응할 경향도 더욱 커진다고) 가정한다. 이들이 자신의 정서를 회피하고 도피할수록, 이들은 그러한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DBT의 주요 원리는 정서적 고통의 수용이 오히려 정서적 고통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느낌을 '경험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unwillingness)에 역점을 두는 것이 정신병리 및 심리치료 개입 둘 다에 있어서 DBT 접근의 핵심이다.
* DBT는 전이를 촉진하고자 하는 전략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치료자는 오히려 투사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내담자가 상담자에 대해 과거의 중요한 대상(object)인 것처럼 행동함으로서 자신의 과거 병리를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는다. 대신에 DBT 치료자들은 그런 투사를 찾아내고, 분명하게 정의되고 잘 구체화된 심리치료적 관계를 통해 환자가 치료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취한다. 투사가 일어날 때마다 자신에게 진실된 관심을 갖고 있는 타인과 이전의 관계와는 다른 진정한 관계를 맺도록 인본주의적 접근이 재정의된다. DBT에서 전이는 치료 시 발생할 수 있는 과정으로 인정되지만 치료를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 DBT에서도 치료의 성공적인 결과를 환자가 자신의 정서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 자신의 변증법적 갈등을 감소시키기 위해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회피 및 도피 반응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 인본주의적 심리치료는 치료 과정이 직접적으로 치료적 관계와 관련되는 것으로 보는 반면에, DBT는 치료적 이득이 치료적 관계와도 부분적으로 관련이 되기는 하나 그보다 치료자에 의해 사용되어지는 행동 변화의 기술(전략과 기법)과 본질적으로 더욱 관련된다고 보는데 있다.
* DBT는 전통적인 인지행동 접근보다는 덜 인지적인데 이는 DBT가 사고 그 자체를 정서 조절보다는 덜 중요한 것으로 가정하기 때문이다.
* 애착과 혐오느 모두 마음모음(mindfullness)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다시 한 번, 이 훈련의 목표가 이완이나 심지어 행복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라. 그보다는 우리가 유쾌하고 불쾌한 사고, 느낌, 사건들과 관련하여 자동화된 반응으로 빠지는 경향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목표이다"
* Linehan은 자신의 학문적인 경력을 자살 행동의 연구로부터 시작하였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경계성 성격장애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다. Linehan이 경계성 성격장애 스펙트럼 상의 증상들에서 핵심적이라고 확인한 특성들(강렬한 정서적 각성, 위협 이후 정서적 기저선으로의 더딘 회복, 정서적 도피 및 회피 전략)을많은 장애들이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비하하는 방식으로 개념화하지 않을 때(자살 행동을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것이나 병리적인 것으로 보기보다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보는 것) 내담자는 더 적은 자살 행동을 보였다.
*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유아의 어머니는 유아들의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감정 모두에 반응하는 반면, 회피적 유아의 어머니는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저항 애착을 보이는 유아의 어머니는 유아의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더 잘 반응한다. 유아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특정 감정이 좀 더 잘 수용된다는 것을 학습하고, 결과적으로 보다 잘 받아들여지는 반응 양식을 발달시킨다.
* PET 스캔 결과에서는 인지행동치료의 효과와 항우울제의 효과가 분명히 구분됨을 보여주었는데, 인지행동치료의 경우 뇌의 신피질 영역에서 보다 많은 효과가 산출되었다면 항우울제 투약 시에는 뇌의 변연계 영역에서 보다 많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Goldapple 등, 2004).
* 일반적으로 좌측의 대뇌 손상은 우울 반응(정서의 과잉조절)을 초래하는 반면에 우측의 손상은 정서적 관심의 결여(정서의 과소조절) 및 때로 다행감(euphoria)을 유발한다(Bradley, 2000).
* 높은 각성을 경험하는 개인들은 정서-초점적 대처를 더 많이 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문제-초점적 대처는 덜하게 된다. 이는 곧 각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장기적 전략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즉각적인 정서적 자극을 감소시키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특히 만성적으로 높은 각성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서 장기간의 목표를 희생하고 단기간의 각성 경감에 초점을 맞추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한다. 따라서 환자가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 간에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DBT 치료자가 유의해야 할 핵심적인 변증법적 갈등 중의 하나이다.
* DBT 핵심 원리 중 하나로 상담자는 내담자의 경험과 내담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시도를 조작적 행동으로 가정해야 한다는 것이 있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경험과 행동에 대하여 경시하지 않는 것이 치료 성공에 있어 핵심적이다.
* 회피 절차와 도피 절차 사이의 변증법적 갈등은 안정감과 자유로움이다. 만약 내담자가 도피하거나 회피한다면, 그들은 안정감을 느끼겠지만 자유로움을 상실한다. 만약 내담자가 수용을 선택하면 그들은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지만 '지금-여기'의 안정감은 희생시켜야 한다. DBT 치료자의 역할은 내담자가 이러한 변증법적 갈등들을 더 기술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돕고, 내담자가 결과와 무관하게 늘 동일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 인지가 변하면 그에 따라 정서도 변한다. DBT는 전적으로 이러한 가정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력한 경고를 제안한다. 즉 아무리 좋게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내담자에게 당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비수용적인 것이고, 이는 정서적 각성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 DBT 치료자는 내담자가 왜 그렇게 생각했고 무엇을 생각했는지(인지)에 대해 내담자가 제시하는 설명이나 다양한 예들을 강화하지 않는다. 그 대신 치료자는 이러한 합리성을 통해 피하고자 하는 정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목적은 정서적 회피와 도피를 막는 것이고 강력한 정서의 경험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 DBT의 목적은 사고의 관리보다 정서의 관리이다.
* DBT는 인지적 왜곡이 높은 정서적 각성을 이끈다기보다는 그 반대를 가정한다. 높은 정서적 각성을 가진 개인은 자신의 높은 각성에 대한 설명을 찾는다.
* 우리는 내담자들에게 그들의 사고는 그들의 개인력, 경험, 및 정서적 고통에서 얻어진 합리적인 결과라고 제안한다. 여기서 변증법적 갈등은 정서-초점적 대처 대 해결-초점적 대처이다. 내담자들의 생각이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정서적 자료들에서 얻어진 합리적인 결론이었을지라도, 이 생각들은 내담자들에게 상처를 준다. 사고를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는 내담자들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고들이 내담자들에게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 DBT의 목표는 내담자에게 단순히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자신의 기저에 있는 사고 과정이 또한 기저에 있는 강한 정서적 각성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나타나는 방식을 알도록 돕는 것이다. 기저의 정서 과정에 사고 과정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통해 상담자는 내담자가 해결-초점적 대처보다는 정서-초점적 대처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내담자가 그러한 생각을 갖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 생각들은 강한 정서에서 비롯된 예측 가능한 결과이다. 그러나 이는 정서적 고통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증가시키는 전략들을 초래한다. DBT 전략은 고통이라는 기능적 결과물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논리보다는 인지도식을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감정과 정서의 타당화는 기저의 부적절한 느낌들을 증가시키지 않고 새로운 대처 방법을 수용할 수 있는 기회를 내담자에게 제공한다.
* DBT의 일차적인 초점은 내담자에게 정서 관리를 증진시키도록 돕는 것이다. 주된 강조는 인지보다는 정서에 대한 자기-관리이다.
* DBT 치료에서 정서에 대한 초점은 단순하게 증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원하고 바라는 것과 서로 경쟁하고 자주 모순되는 환경의 요구 사이의 타협을 형성하는 데에 있어서 내담자에게 주어지는 상당한 압박감을 인식하는 것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인지적 접근이나 행동적 접근과 다르다.
* 정서적 민감성(높은 정서적 각성, 정서적 기저선으로의 더딘 회복 및 위협 단서에 대한 과잉경계로 정의)은 정서적 회피 또는 도피를 초래한다. 그러한 회피나 도피는 정서적 조절 활동들을 대치한다. 높은 정서적 각성 상태에서 내담자들은 자기-초점적인 것에서 환경-초점적인 것으로, 정서-초점적인 것에서 해결-초점적인 것으로, 또 기분-의존적인 것에서 장기 목표 및 원하는 것에 대한 전략을 갖는 것으로 그들의 전략을 전환시키는 데 어려움을 갖는다. DBT는 정서적 노출을 통해서 이러한 과정을 원 상태로 되돌리려고 시도한다. 정서의 수용과 기꺼이 정서를 경험하려는 태도는 상담자가 인지보다는 정서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을 필요로 한다. DBT의 가정에 따르면, 서로 경쟁적이고 모순되는 욕구와 요구 사이에서 타협을 이루려고 하지 않음에 따라 발생하는 변증법적 갈등의 실패는 문제 해결을 감소시키고 장기간 동안 정서적 각성을 증가시킨다.
* 내담자의 느낌과 절대로 논쟁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내담자의 느낌은 항상 그들이 경험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정확한 접근이 된다. DBT 치료자는 정서를 부인하지 말고 오히려 그들의 현재 느낌의 근원을 이해하도록 돕고, 강점과 대처 기술들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다른 변증법들에 주의를 전환시키도록 내담자를 돕는다.
* 변화와 수용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수용은 우리가 승인할 수 없고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는 힘들에 대하여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어떠한 것도 희생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수용 없이 변화를 원한다. DBT 치료자의 역할은 내담자들이 수용과 변화의 상호 연관성을 알 수 있게 돕는 것이다.
* 마음모음의 요점은 애착과 혐오 없이 비반응적인 방식으로 주의를 확장하는 것이다. 목표는 이완이나 행복이 아니라 과거의 자동적인 반응들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 임상가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개입 중 하나는 내담자들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확인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며, 변화시키고, 재정의하도록 돕는 것이다.
* 심하게 우울한 내담자들은 그들의 기분은 수용되지만, 감정을 다룰 때 자신들이 사용하는 전략과 기분을 변화시키기 위한 기법들에 직면하게 된다. DBT 치료는 긍정적인 일상 경험들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인지행동적인 목표들을 받아들이지만, 유쾌한 경험들이 일어났을 때 그 경험들에 대해 마음모음을 하도록 하는 것이 추가된다.
* 희망을 심어주는 것은 DBT 치료의 중요한 측면이다.
* 불안에 대한 DBT 치료는 수용에 기초를 둔다. 불안에 대한 인지적 접근들은 소크라테스식 방법, 교육적 모델, 지시, 역기능적 신념들에 반대되는 증거를 강조한다. 반면에 DBT는 우선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이 실재하는 것이고 이해할 수 있으며 타당한 것으로 수용하도록 이끈다. DBT의 전제는 인지적 과정보다는 정서 자체에 대한 회피와 도피가 증상에 대한 훨씬 더 강력한 예언 요인이라는 것이다. 불안 장애들에 대한 DBT 접근을 사용할 때 수용이 변화 전략들보다 우선시되며, 타당화가 수용 전략보다 먼저 이루어진다.
* 연극성 성격장애 내담자에 대한 DBT의 목표는 인저적 측면의 기능을 강화해 주고, 정서-초점적 문제 해결의 주요 전략인 퇴행과 각성 추구의 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DBT 치료자들은 실존적인 힘, 급박감, 타인에게서 승인되지 못했을 때의 정체성-압도 효과를 인정해 준다.
*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비교로 인한 장애이기 때문에, 자기애적 성격장애 내담자들은 매우 비판적이다. 자기애적 성격장애 내담자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허위감과 공허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비교한다. 지속적으로 평가적(비판적) 초점을 갖게 되어 정서적 회피와 도피의 형태로 하나의 인저적 참조틀 내에 갇히게 된다. 치료자는 인지("다른 사람들은 나의 욕구를 쉽게 충족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를 직면시키기 보다는 정서("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했기 때문에 나는 상처받았다")를 직면시킨다. 상처를 인정하면 큰 치료적 진전이 있다. 왜냐하면 방어 자체보다 방어의 이유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 분열성 성격장애 내담자를 다룰 때 가장 명백하면서도 의미 있는 목표는 그들의 환경에서 당신과 모든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안전함을 누리도록 해 주는 것이다. 거리두기는 그들의 안전의 근간이 되므로, 이러한 거리두기를 위협하는 치료적 전략에는 저항할 것이다.
* DBT 치료자가 분열성 성격장애 내담자를 만났을 때 겪는 가장 큰 치료적 도전은 행동이나 전략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그들의 행동 결과를 검증해보도록 했을 때, 내담자는 이런 요구를 강요하는 것으로 지각한다. 기술적인 수단을 사용하게 하는 시도는 혐오감을 일으킨다.
* DBT 치료는 편집성 성격장애 내담자의 사고 내용이나 인지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주의의 완고함, 결론의 선결, 정서의 고착에 초점을 둔다.
* 급성 정신 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내담자들에게 있어서 마음모음의 한 가지 장점은 자동적인 도피 및 회피 전략을 제거시켜 준다는 것이다. DBT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고통에 마음을 모음으로써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약속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하라. 대신에 DBT 치료자가 제공하는 당근은 내담자가 매번 어떤 것에서 도망가거나 어떤 것으로 달려가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삶에서 부가적인 자유로움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 의미는 (위협에 극도로 의미를 부여하고 불행한 예감에 휩싸이는) 불안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더욱 고양되어 있다. (의미를 잃어버리고 자신의 노력을 가치 없게 여기는) 기분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축소되어 있다. (추구나 보상보다는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의미를 변형시키는) 성격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왜국되어 있고, 충동 조절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즉각적인 긴장을 없애기 위한 충동적 행동에 내포되어 있다. (삶의 의미를 오직 신체상과 음식으로 변형시키는) 섭식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고, (진정한 의미를 물질로 대치시킨) 중독 장애 내담자들에게서는 오직 생리적으로만 초점화 되어 있다.
* DBT에서는 급성 정신 장애가 있는 내담자들은 유용한 심리적 대처 기법을 활용하는 데 실패하거나 미성숙한 대처 기술을 사용한다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오직 심리치료에만 참여하고 심리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내담자의 치료는 불완전하고 불충분한 것이 된다.
* 초기 면접에서 내담자의 견해를 중요하게 수용해 주는 것은 적절한 개인력과 정확한 진단 다음으로 중요한 목표이다.
* 나는 또한 상담 전반에 걸쳐 "당신이 마음모음 기술 집단에 참여한다면, 당신은 ...하는 방법을 배울 것입니다"와 같은 촉진적인 말을 사용한다. 이러한 촉진적인 말은 내담자에게 그들의 문제를 보다 빨리 해결하는데 있어서 기술 집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 DBT 치료의 전체 과정에 걸쳐서, 치료자는 다음에 제시한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계획된 몇 가지 질문들로 시작할 수 있다.
- 변증법적 갈등을 확인하라
- 정서적 도피와 회피 행동을 확인하라
- 증상들을 촉발하는 환경적 요인들을 확인하라
- 증상을 악화시키는 생리적 촉발요인을 확인하라
- 증상에 대한 내적 사고와 판단을 확인하라
- 증상에 반응하여 어떠한 기분-의존적인 행동을 하는지 확인하라
- 내담자가 전략적 행동을 사용할 때와 정서-초점적 대처를 사용할 때를 확인하라
* 변증법적 갈등에서 수용에 대응하는 것은 비판주의라고 할 수 있다. 급격한 정서적 고통을 빈번하게 느끼는 내담자들은 비판적인 기능을 발달시킨다. 모든 것은 좋고 나쁜 것, 원하고 원하지 않는 것, 도덕적이고 부도덕적인 것, 맞고 틀린 것과 같은 용어로 평가되어 진다. 비판주의는 감정의 회피와 도피를 영속화시키는데, 왜냐하면 우리가 판단하고 있는 것을 먼저 경험하지 않은 채로 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방향을 규정해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판주의는 거리두기의 한 가지 형태이며, 경험에 대한 합리화를 이끌어낸다. 비판주의에 직면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치료의 초기 단계에서 시작해야 한다.
* 수용은 내담자의 관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많은 부적응적인 결과들을 유발시켰는지에 대한 인식이다. 수용은 이렇게 내담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들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정확히 옳은 것이다.
* 수용은 치료자가 치료자 자신의 눈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좋은 치료이다. 수용은 내담자의 세계관이나 인지도식에 대한 당신의 이해를 언어화하는 것이다.
* Linehan(1993b)은 '치어리더 전략'이라고 명명하기도 하였는데, 즉 내담자가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 내담자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표현해주고, 내담자의 능력과 강점들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비판을 조율하고, 안심을 제공해주고, 내담자가 현재 경험하는 정서를 알려주고, 이러한 정서가 그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수용은 치료의 매 단계 간에서, 그리고 매 회기 내에서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 치료의 단계에 상관없이, DBT의 필수적인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 변증법적 분석(모순, 갈등, 정서적 긴장의 확인)과 내담자에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변증법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
- 내담자의 기분, 사고 및 경험에 대한 수용
- 수용 전략과 변화 전략의 균형
- 정서적 도피와 회피를 감소시키기 위한 정서적 노출 전략
_ 정서-초점적 대처와 해결-초점적 대처의 균형
- 내적 단서에서 외적 단서로의 주의 전환을 향상시키기
- 단기 목표에서 장기 목표로의 주의 전환을 향상시키기
- 정서-초점적 기술 및 전략과 행동-초점적 기술 및 전략의 균형
- 내담자의 행동과 감정에 대한 비난적이지 않은 해석
- '반복되어온' 상황들에 대한 새로운 심리적 대처 기술을 가르치기
- 위협과 안전 단서에 기울이는 주의의 균형
* 정신분석적 접근에서 전이는 유용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DBT에서는 해로운 것으로 간주된다. 정신분석적 접근은 전이를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DBT 접근은 그것을 제거하고자 한다. 정신분석적 이론은 치료적 관계에서 모호함을 통해서 전이를 촉진시키는 반면, DBT는 드러내기를 통해서 전이를 감소시킨다.
* DBT의 특징적인 요소들 중 하나는 내담자가 변화하기를 원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한다고 가정한다는 점이다.
* DBT 이론에 따르면, 정신병리의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요소는 정서 조절이다. 사고가 아니라 바로 감정이 역기능의 핵심인 것이다.
* DBT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내담자로 하여금 단 얼마 동안만이라도 그들의 정서적 고통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가치와 욕구를 생각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DBT는 또한 내담자로 하여금 단 얼마 동안만이라도 그들의 정서적 고통을 받아들여서, 그러한 경험을 하는 동안 느낀 그들의 감정이 그럴만하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생각해 낼 수 있도록 돕는다.
* 수용 전략은 DBT를 전통적인 인지치료 및 인지행동 치료와 가장 구별되게 하는 것이다. 경험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 뿐 아니라 경험 자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즉 수용과 변화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내담자와 치료자가 함께 경험하는 가장 기본적인 변증법적 갈등이다.
* 연극성 성격장애 내담자에 대한 DBT의 목표는 인지적 측면의 기능을 강화해 주고 정서-초점적 문제 해결의 주요 전략인 퇴행과 각성 추구의 사용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전통적인 인지행동적 전략을 채택하기보다는 실존적인 힘, 급박감, 타인에게서 승인되지 못했을 때의 정체성-압도 효과를 인정해 준다.
*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비교로 인한 장애이기 때문에, 자기애적 성격장애 내담자들은 매우 비판적이다. 자기애적 성격장애 내담자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허위감과 공허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비교한다. 지속적으로 평가적(비판적) 초점을 갖게 되어 정서적 회피와 도피의 형태로 하나의 인지적 참조 틀 내에 갇히게 된다. 따라서 치료자는 인지("다른 사람들은 나의 욕구를 쉽게 충족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를 직면시키기 보다는 정서("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했기 때문에 나는 상처받았다")를 직면시킨다. 상처를 인정하면 큰 치료적 진전이 있다. 왜냐하면 방어 자체보다 방어의 이유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 분열성 성격장애 내담자를 다룰 때 가장 명백하면서도 의미 있는 목표는 그들의 환경에서 당신과 모든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안전함을 누리도록 해 주는 것이다. 거리두기는 그들의 안전의 근간이 되므로, 이러한 거리두기를 위협하는 치료적 전략에는 저항할 것이다. 분열성 성격장애의 주요한 DBT 목표는 갈등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 DBT 치료자가 분열성 성격장애 내담자를 만났을 때 겪는 가장 큰 치료적 도전은 행동이나 전략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그들의 행동 결과를 검증해보도록 했을 때, 내담자는 이런 요구를 강요하는 것으로 지각한다. 기술적인 수단을 사용하게 하는 시도는 혐오감을 일으킨다.
* DBT 치료는 편집성 성격장애 내담자의 사고 내용이나 인지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주의의 완고함, 결론의 선결, 정서의 고착에 초점을 둔다.
* 급성 정신 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내담자에게 있어서 마음모음의 한 가지 장점은 자동적인 도피 및 회피 전략을 제거시켜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DBT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고통에 마음을 모음으로써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약속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하라. 대신에 DBT 치료자가 제공하는 '당근'은 내담자가 매번 어떤 것에서 도망가거나 어떤 것으로 달려가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삶에서 부가적인 자유로움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 의미는 (위협에 극도로 의미를 부여하고 불행한 예감에 휩싸이는) 불안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더욱 고양되어 있다. (의미를 잃어버리고 자신의 노력을 가치 없게 여기는) 기분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축소되어 있다. (추구나 보상보다는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의미를 변형시키는) 성격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왜곡되어 있고, 충동 조절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즉각적인 긴장을 없애기 위한 충동적 행동에 내포되어 있다. (삶의 의미를 오직 신체상과 음식으로 변형시키는) 섭식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고, (진정한 의미를 물질로 대치시킨) 중독 장애 내담자들에게는 오직 생리적으로만 초점화되어 있다.
* DBT는 두 가지 주된 상호보와적인 치료 모드로 나눠진다 : 기술 훈련과 심리치료.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한 명의 전문가가 집단 기술 훈련을 지도하고, 다른 전문가가 개인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것이다.
* DBT에서는 급성 정신 장애가 있는 내담자들은 유용한 심리적 대처 기법을 활용하는 데 실패하거나 미성숙한 대처 기술을 사용한다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오직 심리치료에만 참여하고 심리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내담자의 치료는 불완전하고 불충분 한 것이 된다.
* 초기 면접에서 내담자의 견해를 중요하게 수용해 주는 것은 적절한 개인력과 정확한 진단 다음으로 중요한 목표이다.
* 나는 또한 치료 전반에 걸쳐 "당신이 마음모음 기술 집단에 참여한다면, 당신은 ....하는 방법을 배울 것입니다"와 같은 촉진적인 말을 사용한다. 이러한 촉진적인 말들은 내담자에게 그들의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데 있어서 기술 집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 DBT 치료의 전체 과정에 걸쳐서, 치료자는 다음에 제시한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계획된 몇 가지 질문들로 시작할 수 있다.
- 변증법적 갈등을 확인하라
- 정서적 도피와 회피 행동을 확인하라
- 증상들을 촉발하는 환경적 요인을 확인하라
- 증상을 악화시키는 생리적 촉발 요인을 확인하라
- 증상에 대한 내적 사고와 판단을 확인하라
- 증상에 반응하여 어떠한 기분-의존적인 행동을 하는 지 확인하라
- 내담자가 전략적 행동을 사용할 때와 정서-초점적 대처를 사용할 때를 확인하라
* 변증법적 갈등에서 수용에 대응하는 것은 비판주의라고 할 수 있다. 급격한 정서적 고통을 빈번하게 느끼는 내담자들은 비판적 기능을 발달시킨다. 모든 것은 좋고 나쁜 것, 원하고 원하지 않는 것, 도덕적이고 비도덕적인 것, 맞고 틀린 것과 같은 용어로 평가되어진다. 비판주의는 감정의 회피와 도피를 영속화시키는데, 왜냐하면 우리가 판단하고 있는 것을 먼저 경험하지 않은 채로 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방향을 규정해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판주의는 거리두기의 한 가지 형태이며, 경험에 대한 합리화를 이끌어낸다. 비판주의에 직면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치료의 초기 단계에서 시작해야 한다.
* 수용은 내담자의 관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많은 부적응적인 결과들을 유발시켰는지에 대한 인식이다. 수용은 이렇게 내담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들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정확히 옳은 것이다. 수용은 치료자가 치료자 자신의 눈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좋은 치료이다. 수용은 내담자의 세계관이나 인지도식에 대한 당신의 이해를 언어화하는 것이다.
* Linehan(1993b)은 '치어리더 전략'이라고 명명하기도 하였는데, 즉 내담자가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 내담자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표현해주고, 내담자의 능력과 강점들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비판을 조율하고, 안심을 제공해주고, 내담자가 현재 경험하는 정서를 알려주고, 이러한 정서가 그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수용은 치료의 매 단계 간에서, 그리고 매 회기 내에서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 치료의 단계에 상관없이, DBT의 필수적인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 변증법적 분석(모순, 갈등, 정서적 긴장의 확인)과 내담자에게 자신의 상황에 대해 변증법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
- 내담자의 기분, 사고 및 경험에 대한 수용
- 수용 전략과 변화 전략의 균형
- 정서적 도피와 회피를 감소시키기 위한 정서적 노출 전략
- 정서-초점적 대처와 해결-초점적 대처의 균형
- 내적 단서에서 외적 단서로의 주의 전환을 향상시키기
- 단기 목표에서 장기 목표로의 주의 전환을 향상시키기
- 정서-초점적 기술 및 전략과 행동-초점적 기술 및 전략의 균형
- 내담자의 행동과 감정에 대한 비난적이지 않은 해석
- '반복되어온' 상황들에 대한 새로운 심리적 대처 기술을 가르치기
- 위협과 안전 단서에 기울이는 주의의 균형
* 정신분석적 접근에서 전이는 유용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DBT에서는 해로운 것으로 간주된다. 정신분석적 접근은 전이를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DBT 접근은 그것을 제거하고자 한다. 정신분석적 이론은 치료적 관계에서 모호함을 통해서 전이를 촉진하는 반면, DBT는 드러내기를 통해서 전이를 감소시킨다.
* DBT의 특징적인 요소들 중 하나는 내담자가 변화하기를 원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한다고 가정한다는 점이다.
* DBT 이론에 따르면, 정신병리의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요소는 정서 조절이다. 사고가 아니라 바로 감정이 역기능의 핵심인 것이다.
* DBT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내담자로 하여금 단 얼마 동안만이라도 그들의 정서적 고통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가치와 욕구를 생각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DBT는 또한 내담자로 하여금 단 얼마 동안만이라도 그들의 정서적 고통을 받아들여서, 그러한 경험을 하는 동안 느낀 그들의 감정이 그럴만하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생각해 낼 수 있도록 돕는다.
* 수용 전략은 DBT를 전통적인 인지치료 및 인지행동 치료와 가장 구별되게 하는 것이다. 경험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 뿐 아니라 경험 자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즉 수용과 변화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내담자와 치료자가 함께 경험하는 가장 기본적인 변증법적 갈등이다.
덧. 이 책은 저도 소장하고 틈틈히 참고할 예정이라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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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한 해 나이만 먹고 있을 뿐 심리평가에서도, 심리치료 분야에서도 전혀 고수랄 수 없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남사스럽기는 한데 그래도 전문가 타이틀을 단 뒤로 15년 째 이 바닥에 몸 담고 있으면서 느낀 바를 임상전공 후배님들을 위해 좀 풀어볼까 합니다.
상담을 전공한 임상가들이야 수련 과정에서 최소한이라도 상담/심리치료에 대해 배우고 익힐 기회가 있지만 임상심리학을 전공하는 임상가들은 여전히 requirement를 위한 형식적인 경험만 하기 때문에(사실 그걸 지도하는 supervisor 대부분이 제대로 된 상담/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되니까요) 주로 심리평가 업무만 해도 되는 안전한 병원에 남지 않고 상담을 해야 하는 field로 나가게 되면 당장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데도 당장 내담자를 만나 뭔가(?)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15년 전에 제가 당면한 현실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전문가 자격만 취득했을 뿐 심리치료/상담에는 완전히 초짜라고 할 수 있는 임상전공 임상가들은 어떻게든 자구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여기에 제가 했던 방법을 소개합니다.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건 병원에서 수련받을 때 수검자를 분석해야 할 하나의 케이스나 과제 취급하던 버릇입니다. 내담자는 원자료와 심리평가보고서, chart로 구성된 파일이 아닙니다. 피가 돌며 심장이 뛰고 온갖 심리적 문제와 고통을 안고 도움을 청하러 온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시각을 다시 장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심리평가를 해왔듯이 내담자가 갖고 온 문제를 내담자와 분리하여 분석하고 분해한 뒤 가장 체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수단을 찾기 마련입니다. 이 잘못 때문에 저는 일을 시작한 초반에 그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도박중독의 인지행동적 접근만 기계적으로 따른 나머지 상당수의 내담자를 잃었습니다.
두 번째로 버려야 할 건 시한을 정하고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조바심입니다. 심리평가의 경우 의뢰를 받을 당시부터 due date가 정해져 있고 그 기간 안에 수검자에게 orientation을 실시하고, 설득하고, 검사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기한을 어기면 치료가 늦춰지거나 함께 일하는 다른 전문가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러니 의뢰를 받자마자 최대한 빨리 상황을 구조화하고 일정을 체크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하죠. 하지만 심리치료/상담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심리평가와 달리 심리치료/상담은 치료적 관계를 맺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때로는 그게 상담의 전부일 때도 있습니다) 그 치료적 관계라는 것이 보기보다 간단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내담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다른 길을 가게 됩니다. 그러니 좀 더 넓은 시야로 보면서,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좀 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 버려야 할 것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겠다는 의존심입니다. 병원에서 수련받을 때야 본인의 마음에 들든 말든, 자질이 있든 말든 어쨌거나 상의하고 의지할 supervisor와 수련 윗년차가 있지만 전문가가 되고 나서는 본인이 온전히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해 본 적도 없는 심리치료/상담을 하게 되면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도 없고 책임지는 것도 두렵기 때문에 마음이 약해져서 누군가 의지할 대상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수련 병원, 자신의 출신 대학원 등등의 연줄로 연결된 각종 community(연구회, 협회 등)에 가입해서 의존 욕구를 충족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들로부터 심리적 위안과 객관적 정보를 얻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자신이 매일 만나는 내담자를 어떻게 심리치료/상담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뛰어난 상담자라도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외롭고 힘들더라도 초반에는 더욱 혼자 서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악물고요.
지금까지 초반에 버려야 할 것 세 가지를 말씀드렸고 이제는 해야 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back to basics'하는 겁니다. 그 basics라는 게 대학원 때 들었던 상담이론 수업일 수도 있고 더 뒤로 돌아가 학부 때 활동했던 심리학 동아리의 발제문일 수도 있을 겁니다. 어쨌거나 상담을 처음 익히는 사람의 자세로 돌아가 상담을 하는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이 담긴 책, 논문, 발표자료를 찾아서 다시 정독하는 겁니다. 그 당시는 현장 경험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닥치는 대로 지식을 익힌거라면 이제는 실제로 내담자를 만나서 한 올 한 올 옷감을 다시 짜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 때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읽게 될 겁니다.
여기에 더해서 제가 상담을 시작하던 당시에 다시 읽은 책 중 큰 도움을 받았던 몇 권을 소개드리면,
*
상담의 기술(Helping Skills)
: Clara E. Hill과 Karen M. O'Brien의 책으로 탐색-통찰-실행의 3단계 통합 모델에 따라 각 심리치료적 접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실습까지 해 볼 수 있는, 상담 입문자를 대상으로 한 최고의 자기 교습서입니다.
*
상담 면접의 기초(Introduction to Psychological Counseling Interview)
: 김환 선생님과 이장호 선생님이 함께 쓰신 한국형 상담 실전서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나라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를 만날 때 주의해야 할 세밀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아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죠. 초보 상담자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합니다.
*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 그 유명한 Nancy McWillams의 3부작 시리즈 중 마지막 책으로 번역판 제목과 달리 정신분석에 대해서만 다룬 책이 아닙니다. 상담자가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저자 본인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어떻게 manage하는지 익힐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사실 Nancy McWillims의 3부작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소장 필독 도서들이죠.
*
상담의 디딤돌(The Elements of Counseling)
: Scott T. Meier와 Susan R. Davis가 함께 쓴 상담 초보자용 지침서입니다. 난도가 높지 않고 상담자가 꼭 알아야 할 핵심 내용만 뽑아서 정리한 가이드북 같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한동안 항상 들고 다니면서 읽었습니다.
위에 소개한 책들은 소개한 순서대로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이 때 중요한 건 본인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면서 상담은 하지 않고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절대로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겁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닥치는대로 상담을 하면서 공부도 병행해야 하는 겁니다. 수영 교본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정작 물에 들어가지 않으면 절대로 수영을 익힐 수 없는 것처럼 좌충우돌 실수도 하고 좌절도 하면서 공부한 내용이 실제 상담 장면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몸으로 익히지 않으면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전혀 소용없습니다.
이것이 기초를 탄탄히 하는 내공 쌓기 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그 다음에는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를 할 것인지 깊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를 할 것인지 본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는 다양한 치료적 접근법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다양하게 접하고 연습해 보는 것입니다. MBSR, EMDR, ACT, DBT 등의 다양한 치료법을 공부해 보는 것이죠. 초급 수준의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도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 치료적 접근법이 가진 장, 단점을 익히게 되고 그것을 자신이 일하는 현장에 적용토록 노력해야 합니다.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이력서에 한 줄을 더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기저기 찔러보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는 염불보다 잿밥에 더 집중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죽도 밥도 아닌 상담 맹구가 됩니다.
깊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는 대개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를 하는 도중 자신에게 딱 맞는 치료적 접근법을 찾아서 더 이상의 주유를 멈추고 더욱 깊이 파고드는 것입니다. 어느 하나의 치료적 접근법을 최고 수준까지 수련하여 궁극의 내공을 쌓는 방법이죠. 특히 그 접근법이 자신이 주로 만나는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적의 방법일 경우 성취가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깊이 파고들수록 일반화 가능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도 근시안에 빠져 자신이 익힌 치료적 접근법을 만병통치약처럼 신봉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함정에 빠져 치료자가 아닌 교주로 전향한 분들을 꽤 많이 봤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좀 길어졌는데 핵심만 요약하면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 임상심리학 전공 상담자가 한시바삐 버려야 할 것
- 내담자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나 문제 케이스 취급하는 버릇
-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조바심
-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
* 해야 하는 것
- 'back to basics'하면서 현장을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분투하는 것
- 넓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와 깊이를 추구하는 내공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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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을 하면서 예전에 제가 올린 학술대회 참석 후기글들을 좀 읽어봤는데 하나같이 전문가 연수 평점이 미달되거나 부족해서 경고를 받은 뒤에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는 내용이네요;;;;; 저도 참 어지간히 학회 참석을 싫어하는 듯. ㅡㅡ;;;;
역시나 작년에도 전문가 연수 평점 부족으로 경고를 받은지라 올해는 supervisor 자격 유지를 위해서라도 연수 평점을 채워야했는데 임상심리학회 봄 학회를 놓친데다 가을 학회까지 놓치면 정말로 답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연차학술대회 장소는 홍제동에 있는 그랜드 힐튼 호텔이었는데 제 입장에서는 강남에서 한다고 교통 편이성이 더 올라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었지만 셔틀 버스가 9시 55분 부터인가 운행을 시작해서 오전 10시 워크샵을 들어야 하는 저로서는 홍제역에서 택시를 타야 했기 때문에 첫날 시작부터 그리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 택시는 금방 잡을 수 있었지만.
심리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숙박비 할인 서비스도 좋지만 10시에 시작하는 워크샵이 그렇게 많은데 셔틀 버스를 일찍 운행하도록 호텔측과 미리 협의했으면 더 좋았겠지요. 좀 아쉽네요. 택시 타고 오면서 보니 다들 홍제역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서 올라오시는 것 같더군요. 오전이라도 날씨가 더운데... ㅠ.ㅠ
그랜드 힐튼 호텔은 오래된 호텔이라 시설이 첨단은 아니지만 오래된 호텔만이 가지는 중후함과 품격이 있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오래된 호텔을 좋아라합니다(깨끗하기만 하다면). 특히 워크샵들이 열리는 conference room들이 대부분 천정이 높아서 답답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냉방 시설도 괜찮은 편이었고요. 덥지도 춥지도 않게 잘 조절되더라고요.
별도로 지어진 conference center 뿐 아니라 호텔에서도 분산되어 열리기 때문에 장소를 찾느라 이동 중에 staff들에게 질문을 많이 했는데 하나같이 친절하게 답해주었을 뿐 아니라 장소, 화장실 위치까지 잘 숙지하고 있더군요. 꼼꼼한 운영 좋았습니다.
도착해서 등록을 하려고 가니 등록 데스크가 넓고 가나다 순으로 이름이 정리되어 있어 이름을 이야기하면 한쪽에서는 명찰과 자료를 챙겨주고, 다른 staff이 단말기로 제 이름을 검색해서 본인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효율적으로 잘 분업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예전처럼 무거운 자료집을 주지 않는 건 좋지만 뜬금없이 칫솔, 치약, 가글액, 빠리바게뜨 단팥빵 1개를 함께 주네요(이건 뭥미). 아마도 어디에서 donation을 받은 것 같은데 심리학회 기념품이라고 보기에는 좀 뜬금없네요. 설명문이라도 좀 붙여놓든지... 저는 칫솔 하나 빼고는 다 필요 없어서 그냥 등록 데스크에 반납했습니다.
남자 화장실이 부족한 건 여성 수가 압도적인 심리학회의 특성 상 불편하더라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제는 점심 식사였죠. 3일치 식권을 미리 나눠주는데 어제는 비빔밥이어서 제가 먹을 수 있었겠지만 오늘은 갈비탕이라서 저는 식권만 내고 한 숟가락도 못 먹었습니다. 결국 호텔 레스토랑에서 비싼 돈을 내고 파스타를 사 먹을 수 밖에 없었죠. 내일도 불고기 정식이라니 미리 준비를 해와야 할 것 같습니다. 채식인을 위한 별도 메뉴까지 고민하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샐러드 바 정도라도 준비를 해 주었으면 좋았겠습니다. 휴~
21일에 첫 번째 참석한 워크샵은 측정 평가 분야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레시피(Cole et al., 2008)로 배우는 조절된 매개효과 검증방법'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대부분 대학원생이나 관련 분야 교수인 듯), 경희대 경영학과의 정선호 선생님이 강의하셨고요. 원래 매개, 조절 효과 검증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데다 조절된 매개 효과 검증에 대한 방법론 강의는 꼭 듣고 싶었기 때문에 기대를 했죠. 예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수학적인 수식보다는 개념적인 설명에 치중된 강의라서 저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다시 한번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만큼은 아니지만 정선호 선생님이 말이 굉장히 빠른 편이었는데도 2시간의 강의 시간 중 1시간 30분을 개념 설명에 사용하셔서 SPSS 실습은 시간에 좀 쫓기는 감이 있었습니다. 저는 spd 파일을 설치할 때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SPSS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겨 어차피 결과물은 못 봤지만요. 마지막 부분에 질문에도 나왔지만 매개, 조절 효과를 검증하는 많은 연구들이 여전히 제대로 된 단계를 밟지 않는 것 같더군요. 여전히 제 블로그의 referer log를 보면 매개, 조절 효과에 대한 검색어로 들어오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말이죠. 구조 방정식 모형을 이용해 잠재 변인을 포함하는 모형 검증을 하지 않고 측정 변인만을 대상으로 매개, 조절, 조절된 매개 효과를 검증하려면 제대로 공부를 해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내용은 중요하기도 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두 번째 워크샵으로는 점심 식사 후 1시 20분부터 시작된 일반 분야의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적 개입 : 애착관계의 조망, 변증법적 행동치료(DBT)'를 들었습니다. Complex PTSD, 특히 애착 외상의 DBT 치료가 메인인데 1부에서는 애착 외상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을 compact하게 잘 정리하셨는데 아쉬운 점은 강연하신 선생님의 목소리의 tone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약간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것처럼 들렸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얼핏 든 생각은 발달 심리학 전공자인가? 였습니다;;; 어쨌든 내용이 충실해서 저는 좋았습니다. 문제는 2부였죠. 마인드플니스 심리상담연구소의 김도연 선생님이 나오셔서 DBT에 대한 강의를 하셨는데 1부의 Complext PTSD는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고 그냥 DBT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셔서 나중에는 흥미와 학습 동기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DBT 안에 포함된 기술들을 직접 체험한 시연은 좋았지만요. 그래서 DBT를 국내 Complex PTSD에 적용했을 때 외국의 경우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질문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물 건너 갔습니다.
심리치료 워크샵을 들을 때마다 불만스러웠던 점은 그냥 개념적인 내용만 다루거나 시연을 추가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내담자에게 적용했을 때 외국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경험적으로 어떤 기법이 상대적으로 더 효과적인지, 유의할 사항은 무엇인지 처럼 정작 궁금한 내용은 하나도 알려주지 않는거지요. 적용 사례가 그만큼 없거나, 아님 노하우 유출을 염려해 감추는 것일텐데 어느 쪽이든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또 한 가지는 김도연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module 별로 사용할 수 있는 기법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장점처럼 반복해서 말씀하시던데 저는 절반만 동의합니다. 기법은 외과의사가 수술 중에 사용하는 칼과 같아서 다양한 칼은 다양한 환부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각각의 칼 사용법을 숙지하지 못한 외과 의사가 사용하게 되면 더 큰 상처를 낼 수도 있는거니까요. 게다가 이것저것 고르다가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기법이 많은 게 장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simplicity is the best니까요.
오후의 마지막 순서로는 3시 30분부터는 2시간 동안 진행된 '연구윤리 및 출판윤리' 심포지엄에 들어갔습니다. 서울대 임정묵 선생님이 첫 연자셨는데 그래도 명색이 서울대인데 연구 단계에서 가설을 설정하지 않는 연구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말씀을 하셔서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가설 설정은 과학적 접근법의 기본 중 기본인데 그걸 안 한다면 대체 어떻게 연구를 해 온 것인지....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학부 때부터 실험 심리학과 실험 디자인을 스터디하면서 배웠던 기초적인 내용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솔직히 좀 멘붕이었습니다.
중간에 심리학 개론 수업을 듣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질문했던 분이 있는데 연구 윤리를 떠나서 저는 그런 연구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화 대상이 대학생 모집단이 아니라면 말이죠. 연구의 질이 문제가 되는 연구를 돈이 없어서, sample을 구하기 어렵다면서 IRB의 피험자 윤리 규정이 엄격하다고 징징대면 안 됩니다. 그걸 왜 IRB에 호소합니까? 연구자로서의 자기 양심에 물어봐야죠. 두 번째 연자인 조선대 생물교육과의 조은희 선생님은 논문 출간 이후의 후속 조치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논문 출판 게재 철회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들었습니다. 요새는 직접 인용(출처를 제대로 밝힌)의 경우도 상당히 엄격하게 다룬다고 합니다. 즉, 다른 연구의 내용을 자기 식으로 해석하지 않고 출판물에서 직접 인용하면 출처를 밝혀도 문제가 되는거지요. 자기가 쓴 선행 연구의 직접 인용은 어떻게 해야 하는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쨌거나 점점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으니 최대한 보수적으로(직접 인용은 절대 안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위 논문을 revision해서 학술지에 내는 것도 금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석사 때는 학위 받고 난 뒤 지도 교수 피해서 요리조리 숨던 사람들이 박사 학위 받고 난 뒤에는 어떻게든 여러 개의 논문으로 쪼개서 저널에 내려고 혈안이 되는 걸 보면(업적 점수를 채워야 하니) 참 추해 보여요.
덧. 현장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사진을 첨부하려고 보니 초상권을 보호하려면 손을 대야 하는 사람 얼굴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올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냥 텍스트 위주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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