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도 DSM-5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정신병리문제에 통달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그게 가능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이번 미니 강의에서는 일반 상담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가 꼭 알아야 하는, 흔히 만날 수 있는 정신병리문제에 주로 초점을 맞춰 함께 공부하고자 합니다.
크게 성인과 아동/청소년의 두 파트로 나눠 어느 쪽에서 일하고 계신 선생님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당장은 관심없어도 일단 알아두시면 나중에라도 도움이 될 것들만 추려봤습니다.
이번 미니 강의의 기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제 :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정신병리문제의 실전 이해
* 다루게 될 구체적인 내용
- 성인 : 강박성 성격(장애), 조현병, 성 정체성 문제
- 아동/청소년 : ADHD, 우울 장애, 학업 부적응 문제, 중독 문제
-> 시간이 남으면 참석하는 선생님들이 궁금해 하시는 정신 병리적 문제에 대해 질의 응답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일시 : 2023년 12월 16일(토) 13:00~18:00(5시간)
-> 전날인 12월 15일 밤 11시 30분에 예약이 마감되고 접속 코드와 강의안이 발송되니 반드시 그 전에 수강료 입금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은행 서버 점검으로 시간 내에 입금을 못 했다며 받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마감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습니다;;;)
* 장소 : 구글 Meet을 이용한 화상 강의
-> 구글 Meet 사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gmail 계정이 없어도 됩니다.
* 인원 : 최소 10인 이상
-> 선착순 제한 없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최소 인원인 10명만 넘어가면 강의 확정입니다. 마감되었습니다
* 비용 : 1인 당 5만 원->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고 미리 입금하지 마세요. 신청 확인 메일을 받으신 뒤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환불해 드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강의 전에 미리 불참 통보를 하지 않으면 환불, 이월이 안 됩니다. 유의하세요!
* 특징 : 강의 전에 취소하시면 조건 없이 100% 환불, 정원 미달 시에는 강의가 취소됩니다.
# 앞으로는 예약 취소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취소하실 수 있지만 선 입금하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들으실 분들만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 수강을 위한 조건(매우 중요! 필독!)
: 이 강의는 임상/상담 장면에서 정신 병리 문제에 대한 지식을 활용할 임상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들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충족하셔야 됩니다.
1.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자격 소지자(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2.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수련생(온라인 수련 시스템 캡쳐 인증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3.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모든 자격 불인정
-> 심리학 관련 대학원 졸업 자격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 신청 방법 : 이메일(수신처 : walden3@walden3.kr)
-> 화상 강의를 위한 이메일 계정은 walden3@gmail.com이 아니니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 기재 내용 : 이름, 휴대폰 번호, 수강을 위한 조건 여부(수련 여부, 자격증 및 자격 번호 기재 필)
-> 제게 supervision을 받고 있거나 받은 적이 있다고 해도 매번 알려주셔야 합니다.
주의!
회사나 기관에서만 접속 가능한 이메일 주소로 신청하시면 안 됩니다.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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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도 DSM-5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정신병리문제에 통달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그게 가능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이번 미니 강의에서는 일반 상담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가 꼭 알아야 하는, 흔히 만날 수 있는 정신병리문제에 주로 초점을 맞춰 함께 공부하고자 합니다.
크게 성인과 아동/청소년의 두 파트로 나눠 어느 쪽에서 일하고 계신 선생님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당장은 관심없어도 일단 알아두시면 나중에라도 도움이 될 것들만 추려봤습니다.
이번 미니 강의의 기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제 :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정신병리문제의 실전 이해
* 다루게 될 구체적인 내용
- 성인 : 강박성 성격(장애), 조현병, 성 정체성 문제
- 아동/청소년 : ADHD, 우울 장애, 학업 부적응 문제, 중독 문제
-> 시간이 남으면 참석하는 선생님들이 궁금해 하시는 정신 병리적 문제에 대해 질의 응답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일시 : 2023년 7월 30일(일) 13:00~18:00(5시간)
-> 전날인 7월 29일 밤 11시 30분에 예약이 마감되고 접속 코드와 강의안이 발송되니 반드시 그 전에 수강료 입금을 완료하셔야 합니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부랴부랴 예약하고 은행 서버 점검으로 시간 내에 입금을 못 했다며 받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마감 시간을 30분 당기기로 했습니다;;;)
* 장소 : 구글 Meet을 이용한 화상 강의
-> 구글 Meet 사용법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 메일 드리겠습니다. gmail 계정이 없어도 됩니다.
* 인원 : 최소 10인 이상
-> 선착순 제한 없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최소 인원인 10명만 넘어가면 강의 확정입니다. 마감되었습니다!!
* 비용 : 1인 당 5만 원->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고 미리 입금하지 마세요. 신청 확인 메일을 받으신 뒤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환불해 드려야 하는데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 강의 전에 미리 불참 통보를 하지 않으면 환불, 이월이 안 됩니다. 유의하세요!
* 특징 : 강의 전에 취소하시면 조건 없이 100% 환불, 정원 미달 시에는 강의가 취소됩니다.
# 앞으로는 예약 취소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자유롭게 취소하실 수 있지만 선 입금하셔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들으실 분들만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 수강을 위한 조건(매우 중요! 필독!)
: 이 강의는 임상/상담 장면에서 정신 병리 문제에 대한 지식을 활용할 임상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들으실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의 조건 중 하나 이상을 반드시 충족하셔야 됩니다.
1.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자격 소지자(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2. 한국 임상, 상담심리학회 수련생(온라인 수련 시스템 캡쳐 인증 필) : 다른 산하 학회 불인정
3.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신청 시 자격 번호 기재 필)
: 다른 모든 자격 불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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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를 중요시하는 DSM 체계 같은 정신병리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울과 불안은 확연히 구분되는 별개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우울 장애냐 불안 장애냐의 변별 진단을 위한 이분법을 사용하여 바라보게 됩니다. 우울 장애는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불안 장애는 항불안제를 투여하는 식으로 접근하게 되죠.
하지만 상담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죠. 저는 MMPI-2/A를 활용할 때 code pattern 분석을 거의 하지 않고 권하지도 않지만(사실은 code pattern 분석을 적용할 수 있는 내담자가 거의 없다는 게 정확한 워딩이지만요) 다음과 같은 code pattern을 보이는 내담자가 있다고 해 보죠.
2-7 or 2-7-0
흔히 병원 장면에서는 주요 우울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내지는 우울 장애(Depressive Disorder) 진단을 받게 되는 code pattern입니다. 그런데 왜 2번 단독 상승 또는 2-0 code pattern이 아닌지에 대해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대체 7번 척도는 왜 상승하는거야? 라고 이상하게 생각했던 게 저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물론, "7번 척도는 특성 불안이고 이건 TCI의 위험회피기질과 상관이 높은데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 중 상당수가 위험회피기질이 높으니 그런 게 아닐까요?"라고 설명하실 수 있습니다. 정확한 현상 파악과 지적이죠. 하지만 그게 말이 되려면 7, RC7, NEGE 척도처럼 특성 불안을 반영하는 척도만 상승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런 경우 ANX, A처럼 상태 불안을 평가하는 척도도 함께 상승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2-7, 2-7-0 code pattern이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수검자에게 우울 장애가 발병했을 때를 시사하는 게 아니라는거지요.
서론이 길었는데 상담에서는 우울과 불안이 확연히 구분되는 전혀 다른 개념이 아니라 일종의 spectrum처럼 이해하셔야 합니다. 즉,
불안 ----------> 우울
이런 식으로 불안이 먼저 나타나고(또는 특성 불안이 원래 존재하고), 이러한 불안이 조절되지 않으면(성격 미발달 문제 등으로 인해) 점차 우울로 이환되는 것이죠. 여기에 인지삼제(cognitive triad)가 우울로 이환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우울에 취약한 성격 병리(INTR, 위험회피기질 중 '예기불안' 하위차원이 높음)까지 있다면 더더욱 우울로 이환되는 확률이 증가하겠죠.
그래서 우리가 보는 2-7, 2-7-0 code pattern은 정확하게는 7번 단독 상승이나 7-0 code pattern으로부터 시작해서 ANX, A 상태 불안 척도들이 상승하고 거기에 OBS 척도 상승으로 인해 escalation 되다가 최종적으로 2, RC2 척도가 상승해 2-7, 2-7-0 code pattern에 이르는 경로를 따르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2-7, 2-7-0 code pattern은 항우울제만 처방해서는 증상 완화가 잘 안 되고 항불안제나 신경안정제를 복합 처방해야 어느 정도 증상 관리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그럼 왜 7번 단독 상승이나 7-0 code pattern을 보이는 내담자가 없냐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데 앞서 살펴본 것처럼 7번 척도는 특성 불안이라 위험회피기질과 상관이 높고, 0번 척도는 그야말로 성격 척도라서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기질들, 예를 들어 LHL, MHL과 같은 기질 유형들에서 상승하기 때문에 증상이라기보다는 기질 차원에서 이해가 되니 내담자 스스로도 크게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아서 상담을 받으러 나오지 않아서 보기가 힘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2-7, 2-7-0 code pattern을 보시면 순수한 우울(?)보다는 우울과 불안이 혼재하는 Mixed Anxiety & Depressive Disorder 진단에 부합하는 내담자라고 가정하시는 게 안전한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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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cy McWilliams의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 참석 3일차입니다. 아무리 재미있고 유익한 워크샵이라고 해도 3일 내내 참석하게 되면 관성이 붙어서 슬며시 꾀도 나고 마음이 느슨해지는 게 인지상정이죠.
첫날과 달리 두 번째 날에는 앞쪽 좌석에 앉았던 경험이 있기에 마지막 날에는 외투의 두께도 적당히 조절하고 신발도 편한 걸 신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하루 종일 강의를 들으려면 몸이 편해야겠더라고요.
이틀 째 강연 loading이 만만치 않았기에 살짝 걱정을 했는데 McWilliams 박사는 새로 충전하셔서 첫날과 다름 없는 강의를 보여주었습니다.
강의는 한 치 빈틈도 없게 빡빡하게 진행되었지만 주최측도 선례가 있어서 그런지 사전 질문을 받을 때에도 개인 사례 supervision에 해당하는 내용에 대한 질문은 자제 요청을 하고 미리 걸러서 이틀 동안에 가끔 있었던 뜨아한 질문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야 다른 일정이 있어서 질의응답까지만 듣고 곧바로 나왔습니다만 남아서 사인도 받고 기념 사진도 촬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워낙 유명한 분이고 한국에 처음 모신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 강연자와 기념 사진을 찍는 게 잘 이해되지 않더군요. 뭐 나름의 개인적인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생각하고 맙니다.
마지막 날인 3일차는 다양한 성격 장애(또는 문제) 유형과 치료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임상 양상과 치료점 함의점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 1교시 : 우울 및 자기패배적 성격
* 2교시 : 분열성 성격
* 3교시 : 히스테리, 연극성, 해리성 성격 및 외상 후 증후군
* 4교시 : 자기애, 반사회성 및 사이코패스적 성격
점심 시간 직전에 다루었던 분열성 성격에서 제대로 직면을 당했고요;;; 한편으로는 내심 안도감이 드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
둘째 날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날 워크샵 내용도 McWilliams 박사의 저서에서 정리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획기적으로 새로운 건 없었습니다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를 해 주셨기 때문에 저도 강의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부분이 많더군요. 그래도 책으로 다시 한번 정리해야겠습니다.
닫기
* 우울 및 자기 패배적 성격
- 우울성 성격 장애는 우울 장애와 같지 않다
- 우울성 성격 유형은 심리치료자 중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성격 유형(Hyde, 2009)
- DSM에는 없으며 정신역동적 진단 메뉴얼에는 수록되어 있음
- Affect : distress, unclear grief, guilt, shame, self-hatred
- Cognition : wrong with me, It must be my fault
- Defenses : Introjection, self-criticism, Idealization of others, 공격자와 동일시, victim entitlement
* 정상적인 애도와 우울의 차이
- 분명한 상실이나 거부 경험이 있다 vs. 선행 요인이 명확하지 않다
- The world seems bad or empty vs. The self seems bad or empty
- 고통스런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짐 vs. 고통스런 감정이 만성적이고 사라지지 않음
* Depressive Psychology의 두 가지 주관적 경험(의존적 우울 vs. 내사적 우울)
- shame vs. guilt
- sense of being empty of anything valuable vs. sense of being full of badness, evil
- 치료 기간이 짧고 증상이 금방 완화됨 vs.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며 내담자의 fault congnition에 초점
- 치료가 끝나면 쉽게 재발함 vs. 치료가 끝나도 치료 효과가 지속됨
* Depressive Patients의 전이
- 빠른 애착을 형성하고 신뢰와 희망의 느낌을 줌
- 치료자를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치료자의 실제 훌륭한 면에 감사를 표함
- 치료자의 거부와 비판에 예민함
- 치료자를 기쁘게 하려고,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애씀(피학적 성격은 예외)
* Depressive Patients의 치료적 함의
- 의존적 우울 환자는 normalizing conversation을 통해 도울 수 있고
- 내사적 우울 환자는 기저의 autonomatic congnitions를 직면시킬 필요가 있음
- 의존적 우울 환자는 ego를 지지해야 하고 내사적 우울 환자는 superego를 공격해야 함
* Schizoid Personality의 이해
- closeness vs. distance 문제
- 정신 분석은 schizoid를 위한 schizoid의 작업(Guntrip)
- Schizoid people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니캇의 저작을 읽을 것
- 기질의 영향이 크다(TCI LLL 기질 유형 참조)
* Schizoid people의 내면과 외면
- longing to be close vs. detachment
- emotional neediness vs. self-sufficiency
- acute vigilence vs. absent-mindedness
- highly reactive vs. non-reactive
- intense affect vs. blunted affect
- sexually preoccupied vs. non-sexual and ascetic
- fantasies of world destruction vs. gentle, tentative
* Schizoid people의 방어 기제
- withdrawal, dissociation
- 매우 솔직하기 때문에 repression, reaction formation, denial과 같은 distorting defenses를 사용하지 않음
* Narcissistic Personality의 이해
- DSM은 arrogant version의 자기애성 성격만 기술 depleted, depressed version은 없음
- Narcissistic people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Kohut의 저작을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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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성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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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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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연극성 성격,
외상 후 증후군,
우울 성격,
위니캇,
의존적 우울,
자기애성 성격,
자기패배적 성격,
정신분석,
해리성 성격,
히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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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TCI는 임상 현장에서 잘 쓰이는 검사 도구가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수가 문제 때문인 것 같지만 그 외에도 워낙 병리적인 문제가 심각한 환자들이 많아 변별 진단이 더 급하고 진단이 내려진 뒤에도 임상심리학자들의 개입 여지가 적은 곳이다 보니 기질이나 성격 문제까지 살펴볼 필요가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작년 여름에 포스팅한 글(
'TCI를 이용한 성격 장애 진단의 개념적 이해')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합심리평가만으로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임상심리학자가 실질적으로 치료적 개입을 할 수 없는 병원 장면에서도 성격 장애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면만 놓고 봐도 TCI의 활용 여지는 적지 않습니다.
임상 현장은 그렇다치고 상담 현장은 어떨까요?
현재도 상담 현장에서의 TCI 활용 가능성이 더 큽니다만 저는 앞으로 TCI는 상담 현장에서 MMPI-2/A 이상으로 상담자들이 선호하는 검사가 될 거라 예상합니다. 왜냐하면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 이상으로 상담을 위한 접점을 파악하는데 TCI가 아주 큰 도움을 주거든요. 그래서 TCI를 익혀두시는 건 굉장히 효율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상담 현장에서 TCI를 사용하면 좋은 상황에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TCI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내담자가 호소하는 증상들이 애매 모호하여 DSM 체계에 의한 가설을 세울 수 없을 정도일 때'
뭔가 이런저런 심리적 고통감을 호소하고, 부적응적 양상을 보이며 행동 상의 문제도 드러내지만 딱히 어떤 장애로 진단하기에는 애매하다 싶고 굳이 변별 진단을 위한 가설을 세우자니 너무 많은 진단이 떠오르는 경우에 TCI 사용을 고려해 봄 직 합니다.
왜냐하면 이처럼 애매한 증상군은 기질이나 성격 역동에 의해 나타나는 문제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증상이 다양하고 심각해 보일수록 기질도 좋지 않고 성격의 조절 기능에도 문제가 있어 기질과 성격의 부적응적인 상호작용 때문에 이러한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물론
기질은 건강하지만 성격의 조절 기능에만 문제가 있거나 성격은 괜찮으나 취약한 기질을 소유하고 있어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제 경험 상 증상이 애매할수록 둘 다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TCI를 실시해서
'TCI 활용 3단계 전략'에 따라 점검해 보면 내담자의 문제가 좀 더 명확하게 이해될 수도 있으니 한번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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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 몇 년 사이에 심리평가 강의를 나갈 때마다 TCI의 장점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을 하고 다니지만 정작 현장에서 어떻게 써 먹을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더니 어떻게 활용하는거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 참에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포스팅 하겠노라고 약속도 했고요;;).
일단 제가 추천하는 활용 3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1단계 : 성격 장애 또는 성격 문제 파악
* 2단계 : 기질 및 성격 유형 확인
* 3단계 : 하위 척도 해석 및 통합
1단계인 성격 장애 또는 성격 문제 파악은 임상적인 차원에서 수검자의 성격 장애 진단 또는 성격 문제의 양상을 확인하는데 있어 종합심리평가로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TCI를 이용하는거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올 4월에
'TCI를 이용한 성격 장애 진단의 개념적 이해'라는 글에서 상세히 설명을 드렸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다시 다루지 않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포스팅을 참고하시고요. 참고로 Cloninger는 8개의 성격 문제를 분류해서 제시해 놓았는데 이 중 5개가 DSM 진단 규준과 겹칩니다. 그러니 최소한 5개의 성격 장애 진단을 위한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죠.
1단계 결과 성격 장애나 성격 문제가 확인되었다면 그에 걸맞는 치료적 개입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고요.
2단계에서는 T점수 3분 분할점을 사용하여 기질의 3척도와 성격의 3척도 각각에 대해 T점수 45 미만, 45 이상 55 이하, 55 초과인지에 따라 L(ow), M(edium), H(igh)로 명명하고 3 X 3 X 3 조합 중 해당되는 유형을 확인합니다.
기질과 성격 각각 27개의 유형 중 하나로 확인이 될 겁니다. 그 다음에는 해석집에서 각 유형에 대한 해석 내용을 찾기만 하면 됩니다. TCI는 해석집이 잘 구성되어 있어 각 기질, 성격 유형을 찾아 보기만 하면 되는데 각 유형의 장점과 단점을 잘 구분해서 설명해놓았고 무엇보다 이것이 별도의 해석 방법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서 반갑죠.
이 때 1단계와 2단계에서 주의할 점 중 하나는
1단계인 성격 장애 및 성격 문제 파악에서는 백분위 점수를 사용하는데 비해 2단계인 기질 및 성격 유형 확인에서는 분할점으로 백분위가 아닌 T점수를 사용한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분할점으로 백분위 점수를 사용해도 되기는 되지만 해석집의 유형이 T점수를 활용해 구분했다는 것과 백분위 점수를 활용해 구분한 유형과 미묘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소 귀찮더라도 T점수를 활용하시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성격 장애 및 성격 문제도 확인했고, 기질과 성격 유형도 파악했으면 그 다음은 조금 더 detail한 수준에서 수검자의 기질과 성격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3단계에서는 각 기질 및 성격 유형의 하위 차원을 뒤져보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 결과지의 두 번째 장을 활용합니다. 두 번째 결과지에는 기질 척도 4개, 성격 척도 3개 각각의 하위 척도와 하위척도명, 원점수, 규준집단의 평균, 규준집단의 표준편차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위험 회피 기질 척도의 하위 척도는 모두 4개인데 그 중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HA3)' 척도의 원점수가 13, 규준집단의 평균이 8.7, 규준집단의 표준편차가 3.6이라면 이 수검자의 원점수 13은 분포 곡선의 1 표준편차(12.3) 이상 영역에 위치하는 걸 금방 계산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수검자와 동일한 성별과 연령을 가진 규준 집단과 비교해서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원 점수가 2 표준편차 이상이라면 더욱 강하게 경험한다고 말할 수 있을테고요.
각 기질, 성격 척도에는 하위 척도들이 있고 이 하위 척도들의 원점수가 각각 규준집단의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이 수검자의 경우 상승 또는 하강하는 기질, 성격 척도의 점수를 좀 더 깊이있게 설명할 수 있는거지요. 이것은 MMPI-2/A에서 각 임상, 내용 척도가 왜 상승 또는 하강했는지를 소척도들을 통해 살펴보는 것과 동일한 방법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업을 할 때 각 하위척도의 맨 오른쪽 여백에 위 아래 화살표 모양과 갯수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기록해 둡니다. 나중에 수검자의 기질, 성격 부분을 심리평가보고서에 기술할 때 참고해서 강조할 부분은 강조하고 조금 순화시켜 써야 하는 부분은 수정해서 써야 하니까요.
꼼꼼히 설명하느라고 글이 길어졌지만 이 3단계 해석 방식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빠른 시간 내에 수검자의 성격 장애를 변별 진단하고 각 기질, 성격 유형의 특성과 고유한 차이에 대해서도 금방 formulation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TCI를 활용하는 임상가라면 한번쯤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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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TCI와 MMPI-2로 살펴본 반사회성 성격장애 양상'이라는 포스팅에서 TCI로 반사회성 성격장애 가능성을 확인하는 걸 보여드린 적이 있습니다.
'성격 장애 진단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심리검사도구 TCI' 포스팅에서도 TCI를 이용해 성격 장애 진단을 위한 단계적 접근법을 설명드린 적이 있고요.
오늘은 이해하기 쉽게 좀 더 쉬운 비유를 활용해 보겠습니다.
* 기질 : 음식의 종류
* 성격 : 냉장고의 온도 조절 기능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의 주 호소가 대인관계회피, 사회적 철회, 무기력이라고 해 보죠. 대인 관계에 기본적인 문제가 있고 사회 적응도 잘 못하기 때문에 Social Anxiety Disorder, Social Phobia, Adjustment Disorder, Depressive Disorder의 진단 가설을 변별하던 중에 이 내담자가 혹시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혹은 Problem)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어 TCI로 검증을 해 보기로 합니다.
1단계. 성격의 성숙도 체크(자율성,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 사용)
: 자율성 및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가 모두 30점 미만이거나 자율성+연대감의 합산 백분위 점수가 30점 미만인 경우 성격 발달의 정도가 기질유형에 미치는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
위 내담자의 경우 자율성의 백분위 점수는 80점,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는 1점이라서 모두 30점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충족하지 않지만 자율성+연대감 합산 백분위 점수가 21점이라서 조건을 충족함. 성격장애(또는 문제) 가능성이 있어 보임.
그야말로 냉장고의 온도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죠. 냉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라면 안에 보관한 음식이 부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음식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2단계. 기질유형의 확인(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 척도의 T점수 3분 분할점 사용)
: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T점수가 45미만, 45이상 55이하, 55초과인지에 따라 L, M, H로 명명하고 3 X 3 X 3 조합의 기질 유형 확인.
위 내담자의 경우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T점수가 각각 39, 38, 35이므로 모두 Low이며 LLL기질 유형을 갖고 있습니다. 해석집의 LLL 기질유형을 찾아보면 Schizoid(분열성) 기질이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이 내담자는 DSM 분류 방식을 따르자면 Cluster A의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Problem)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추가적인 평가나 치유적 개입을 해야 합니다.
냉장고 안을 살펴보니 아쉽게도 가공된 통조림이 아닌 부패되기 쉬운 해산물이 들어 있었네요. 냉장고의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꽤 오랜 기간동안 보관할 수 있었겠지만 냉장고가 고장난 상태(성격의 조절 기능이 성숙하지 않음)이므로 금방 부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취약한 기질을 갖고 태어났다고 해도 성격의 조절 기능이 양호하거나, 반대로 성장하면서 조절 기능이 고장난 경우에도 건강한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테지만 취약한 기질을 갖고 태어났는데 공교롭게도 성격의 조절 기능까지 고장난다면 성격 장애로 발현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죠.
그래서 성격 문제가 있어 보이는 내담자를 상담할 때는 TCI를 활용해 비교적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이를 변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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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심리평가 시 심리검사 도구를 선택하는 방법'에 이어지는 포스팅입니다.
심리평가를 할 때 가설을 잘 검증할 수 있는 심리검사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어제 포스팅의 요지였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심리평가를 위한 가설을 잘 세울 수 있을까요?
대단한 묘안은 제게도 없지만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첫째, 검사 sign에 대한 공부는 분명 필요하나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제게 어떤 정신과적 장애, 어떤 심리적 문제를 전형적으로 드러내는 검사 sign, 검사 결과 profile을 물어보시는 분이 생각 외로 많은데 딱 들어맞는 그런 profile이 있지도 않지만 설사 있다고 해도 그걸 달달 외우는 식으로 익혀서는 나중에 큰 코 다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심리라는 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요. 심하면 오진을 할 수도 있어요. 같은 이유로 심리평가 사례집도 참고만 하셔야지 자신의 심리평가 사례와 비슷한 걸 뒤져서 똑같은 검사 sign을 발견하면 기뻐하며 그대로 심리평가보고서에 옮기는 식으로 작업하시면 안 됩니다.
둘째, 바로 위의 내용과 상반되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검사 도구에 대한 숙지는 확실히 하셔야 합니다. 검사 sign에 대한 해석은 검사 도구의 정확한 활용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검사 결과가 어떤 과정을 거쳐 산출되는지 모르면 당연히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어떠한 검사 도구이든 매뉴얼을 꼼꼼히 읽어보고 그 안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계셔야 합니다. 수퍼비전을 할 때도 그렇고 강의를 할 때도 그렇고 심리검사도구의 매뉴얼을 읽지 않는 분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에 매번 놀랍니다.
셋째, 임상이 아닌 상담 심리학을 전공하신 분들은 특히 정신 병리학에 대한 지식을 별도로 습득하셔야 합니다. 정신과적 문제를 가진 사람은 병원으로 가고, 증상이 심하지 않고 mild한 사람은 상담 현장으로 가는 식으로 더 이상 나눠지지 않습니다. 상담 장면에서 이미 변별 진단이 필요한 사례가 많이 늘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겁니다. DSM 체계에 대한 공부는 필수이고 정신병리학에 대한 공부도 꽤 깊은 수준으로 하셔야 합니다. 정신병리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면 진단 가설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껴 상담 센터를 방문한 대학교 2학년 남학생으로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을 믿을 수 없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될까봐 두려우며, 최근에 감정 기복이 심해져서 갑자기 눈물이 나고 악몽을 반복해서 꾸는 등 수면 장해를 경험하고 있는 수검자를 평가한다면 변별을 위한 진단 가설을 몇 개나 설정해야 할까요?
정보가 부족해 자세한 내용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탐색해 봐야 하겠지만 위의 사례의 경우 최소한 5~6가지의 1차 진단 가설을 당장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정신병리학과 DSM 진단 체계에 익숙하지 않으면 검사 전에 이런 진단 가설을 떠올리는 게 어렵고 진단 가설을 설정하지 못한다면 실시한 검사 결과를 펼쳐놓고 짜맞추면서 골머리를 썩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넷째, 심리평가보고서 작성법을 익히는 것보다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대한 사례 중심의 서적을 많이 읽는 것이 낫습니다. 심리평가보고서의 기본 양식은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요소만 익히고 나면 결국 어떻게 내용을 전개하느냐가 관건인데 소설을 잘 쓰려면(심리평가보고서를 소설 쓰듯이 쓰라는 말이 아니라) 소설 작법에 대한 공부만 파고 들 것이 아니라 다른 소설가의 작품을 많이 읽고 어떤 문체, 어떤 시점, 어떤 구조를 갖고 있느냐를 살펴봐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학, 역사, 건축, 예술, 철학, 정치, 사회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습득해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심리평가보고서의 내용은 상담과 심리치료에 대한 공부를 통해 풍부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대가의 심리치료 이론, 심리치료 사례집 등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개인의 내적 역동을 다루는 이론이나 사례라면 더욱 좋겠죠.
간략하게 요약해 보겠습니다.
1. 전형적인 검사 sign이나 검사 profile에 집착하고 모으지 말 것
2. 검사 도구를 숙지할 것. manual은 반드시 꼼꼼히 살펴볼 것
3. DSM 진단체계와 정신병리학에 대해 깊이 공부할 것
4. 상담, 심리치료의 이론, 사례 중심의 책(대가의 고전을 중심으로)을 많이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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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종합심리평가에 포함된 6가지 검사 도구만으로는 성격장애를 진단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로샤와 TAT도 충분치 않다고 생각함)하기에 대안 중 하나로 TCI를 추천하곤 합니다.
Cloninger가 애시당초 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 차원의 조합을 통해 전통적인 성격장애 진단 가능성을 타진했죠. 이 중에는 DSM 체계에 속하는 성격 장애가 5개(
반사회성, 연극성, 경계선, 분열성, 강박성)나 포함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TCI와 MMPI-2의 조합으로 진단하고, 또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CI에서
반사회성 성격장애 기질 유형은 HLL 유형입니다.
자극추구 : High
위험회피 : Low
사회적민감성: Low
물론 HLL 기질은 모험가 타입도 포함하기 때문에 각 기질의 점수가 극단적으로 높을 때에 한해 반사회성 성격장애로 진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 경험 상으로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이면서 점수가 높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더군요. 대개 극단적인 백분위값을 나타냅니다.
그렇다면 극단값을 갖는 HLL 기질 유형은 모두 반사회성 성격장애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으로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TCI 성격 유형은 다시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이 조금씩 다릅니다. 성격 차원도 자율성은 극단적으로 높고, 연대감은 극단적으로 낮은 것은 공통적이며 자기초월 차원의 차이에 따라 양상이 달리 나타납니다.
1. HLH 성격 유형 : 편집성(paranoid)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High
HLH 성격 유형은 얼핏 보면 편집성 성격장애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처음 볼 때는 살짝 헷갈립니다. 상담을 요청하는 이유도 대부분은 관계사고나 피해의식 때문이며 심한 경우는 박해망상의 수준을 보이기도 합니다. 일이 잘못되면 관계사고의 대상인 사람에게 모든 원인을 귀인하고 책임을 돌려 탓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민원 제기, 법적 소송 등으로 물의를 일으킵니다. 특정 인물들이 나름의 비밀 결사를 만들어서 자신을 의도적으로 박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이유는 자신이 너무 공정하고 착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2. HLM 성격 유형 : 괴롭히는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Medium
자기초월 차원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고 있어 겉보기에는 별로 문제없는 듯 보이지만 자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아랫사람을 희생시켜도 된다는 식이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밀어붙이면서도 일의 성공을 위해서라고 둘러대지만 정작 성공하고 나면 자신의 공헌만을 뻥튀기하고 다른 사람의 노력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승부욕이 매우 강해서 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며 동료, 후배, 부하 직원 할 것 없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스타일입니다. 그래도 아래의 HLL 유형처럼 노골적으로 거만하지는 않습니다.
3. HLL 성격 유형 : 독재적인(Autocratic)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Low
말 그대로 독재자의 면모를 보이는 유형입니다. 자기초월 차원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지극히 속물적이며 자기 중심적이고 권위적인 특성을 많이 보입니다. 목적 의식이 분명하고 목표 지향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일이 잘 돌아갈 때는 자신의 행동을 효율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굉장히 능력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관대함이나 참을성이 거의 없고 실수를 잘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혹독히 처벌하는(그러면서도 자신은 절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입니다. 전형적인 화이트 컬러 반사회성 성격장애가 바로 이런 사람이죠.
그래서 상담 장면에서 만날 수 있는 경우 중에서는
HLL 기질 유형과 HLL 성격 유형 조합이 전형적인 반사회성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MMPI-2에서는 어떨까요? 미안하지만 범죄자가 아닌 사회 적응이 어느 정도 가능한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경우 흔히 예상하듯이 Pd2(권위불화) 임상 소척도, ASP1(반사회적 태도), ASP2(반사회적 행동) 내용 소척도가 상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 척도들이 노골적으로 상승한 사람들은 이미 범죄 경력이 있거나 아예 교도소에 있거나 하겠죠. 당연히 상담을 받으러 오지도 않을 겁니다.
오히려 예상 밖으로 상승하는 척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격병리척도 중 AGGR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고 특히 HLH 성격 유형인 경우 실제 행동화 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폭력을 휘두르지 않아도 신체적인 위협이나 협박을 흔히 사용합니다.
DISC 성격병리척도가 동반상승하면 더욱 위험.
HLL 성격 유형의 남성인 경우
GM, ES 보충척도가 동시 상승(70T 이상)한 경우 마초적 기질이 농후하고 굉장히 완고하며 고집 또한 세기 때문에 상담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겉으로는 순응적으로 보이지만(특히 S척도 상승 시), insight가 없기 때문에 상담 진행에 애로가 많습니다.
함께 살펴본 것처럼 MMPI-2만 갖고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진단하려고 한다면 굉장히 좌절스러운 결과를 맞게 됩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반사회성 관련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진단은 TCI의 반사회성 기질과 HLH, HLM, HLL 성격 유형 조합으로 하고 MMPI-2를 통해서는 일상 생활에서 이들이 어떤 행동 양상을 보일지에 초점을 맞추어 formulation하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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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3일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중독 상담에서 상담자가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한 자료로 4시간 분량인데 뒤의 2시간 분량은 중독을 다루는 상담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동기강화상담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론편에 해당되는 앞 부분의 2시간 분량은 기본적으로
'도박중독자의 가족교육 강의자료'를 토대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도박 중독과 같은 행위 중독에 더 잘 들어맞지만 알코올, 마약 등 물질 중독에 적용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내용을 선별해서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목차는
* 왜 중독을 알아야 하는가
* 중독의 임상적 특징
* 중독 in DSM
* 중독의 핵심 특징
* 중독에 대한 오해
* 중독의 치유
* 중독 상담의 쟁점
* 동기강화상담
이며, 주된 내용으로는
* 중독은 더 이상 드문 문제가 아님
* 중독의 공존 장애 문제
* 향후 중독 문제의 증가 추세
* 중독의 임상적 특징 : 금단증상, 내성, 자제력 상실, 충동성, 집착, 지나친 사용, 강한 갈망
* DSM-IV-TR과 DSM-5에서 중독을 보는 관점 차이
* 중독의 역설
* 중독의 핵심 특징 : 상습적인 거짓말과 무책임, 인식 부족으로 인한 부인
* 중독에 대한 오해 : 대리 책임과 게으름
* 중독 치유의 절충/통합적 접근
* BioPsychoSocial Model
* 효과적인 중독 치유법
* 중독자의 치유 거부 이유
* 중독자를 설득하는 방법
* 충동(갈망) 인정하기
* 부부/가족 치료의 필요성
* 가족의 잘못된 대처 방식
* 중독자의 가족이 걸린 병 : 조급증, 의심병
* 가족이 중독에 맞서지 못하는 이유
* 중독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 중독 치유의 제 1원칙, 제 2원칙
* 거짓말이 해로운 이유
* 중독 상담자를 위한 조언
* 중독자의 가족에 대한 개입
* 중독자의 가족을 위한 몇 가지 조언
* 재발 예방 : 실수 vs. 재발
* 중독의 명현 현상
* 중독 치유의 시작
* 심리사회적 재활
* 단~ vs. 삶의 변화
* 중독 상담의 쟁점 : 치유가 어려운 이유, 심리평가와 진단은 꼭 필요한가, 직접적인 조언, total abstinence
* 변화에 대한 이해
* 동기의 3요소
* 변화동기
* 양가감정
* 동기강화상담의 기본 개념
* 동기강화상담의 일반원리
* 동기강화상담자가 하지 말아야 할 반응
* 동기강화상담 초기부터 유용한 기법들
* 변화대화를 이끌어 내는 열린 질문
* 변화대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들
* 변화의 단계
* 변화의 단계 점검
등 입니다. 동기강화상담 부분은 2시간 분량이기는 해도 그야말로 기초편에 해당되는 부분만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다지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니 다른 자료로 심화 학습을 하고 무엇보다 현장 실습 및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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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전공자들에게는 굳이 이야기 할 필요 없어서 안 하지만 제가 상담자들을 만나는 자리(강의, 수퍼비전, 세미나 등)마다 매번 마르고 닳도록 말씀드리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공부를 해야 하고 이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게 뭐냐...
바로
정신병리학과 정신의학진단체계입니다. 둘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니 결국은 정신의학(더 깊게는 정신약물학까지)을 공부하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제가 수련받던 당시와 달리 상담 분야에 계신 전문가들도 이제는 심리평가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눈을 떴기 때문에 심리검사도구에 대해서는 공부하려 하고 활용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정신의학에 대해서는 그걸 꼭 배워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상담과 임상이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어 증상이 심하고 진단을 받아서 약물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는 병원에 가고, 심리적인 문제만 있고 그 정도 역시 심하지 않아 상담으로 충분히 치유가 가능한 '내담자'는 상담 기관으로 왔기 때문에 굳이 정신병리학이나 정신의학진단편람을 공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상담의 수요가 폭증하여 상담자의 공급이 달리는 것과 맞물려 병원과 상담 기관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많이 약해져서 약물 치료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대인 관계 갈등이나 부적응 등의 문제로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병원에 많이 갑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점점 임상심리학자에게 심리치료의 영역을 개방하는 추세입니다(제가 수련받던 당시만 해도 병원에서 임상심리학자가 할 수 있었던 건 의사가 리드하는 집단상담의 co-therapist로 들어가는 정도가 고작이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담 현장에는 점점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한 '환자'군이 늘고 있습니다. 살기가 힘들어지고 사람들이 버틸 수 있는 정신력이 점점 더 고갈되어 그런 것인지, 상담의 대중화로 인해 그동안 대증 요법에만 기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제대로 된 도움을 받기 위해 나오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상담만으로는 치유의 한계가 있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심리평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상담자들에게 물어보면 조현병(과거의 정신분열병)인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내담자가 너무나 많아져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심리평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답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만큼 정신병리적인 지식과 진단 기준을 알아야 사례 개념화를 할 수 있는 내담자의 수가 만만치 않게 많아졌다는 것이죠.
상담자가 정신의학을 공부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이미 병원 등 다른 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 찾아올 경우 진단서, 의료 기록, 병력 청취 등을 통해 어떤 문제로 그동안 치료를 받아왔는지 알아야 하고 그러자면 정신병리학에 대한 지식이나 진단 기준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DSM과 같은 정신진단편람을 임상심리학자만 익혀야 하는 시대는 이미 가고 있습니다. 물론 상담가와 임상심리학자의 직능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는 일부 기관에서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상당한 불편을 느낄테고 상담자가 직접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진단편람에 의거해 진단까지 해야 하는 기관으로 옮길 수가 없을테니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위험 부담도 감수해야 할 겁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이 상담을 공부해야 하는 만큼 상담심리학자들이 심리평가, 정신의학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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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할 때 검사 전에 수검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일별하다 보면 DSM의 여러 진단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딱히 어느 것 하나로 수렴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진단들을 떠올려서 비교하고 몇 개의 진단 가설로 정리한 뒤 심리평가를 통해 변별 진단을 하려고 시도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 상 위와 같은 경우는 심리검사 sign들도 기대만큼 전형적인 profile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심리평가를 마치고 나서도 어떤 진단을 내려야 할 지 분명한 그림이 떠오르지 않아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단계까지 평가자를 곤혹스럽게 만들게 됩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평가자가 오로지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수검자가
이런 저런 증상을 호소하는데 함께 묶이지도 않고 어떤 진단을 내려야 할 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변별 진단을 해야 하는 사례가 아니라 두서없이 보고되는 증상의 핵심을 찾아야 하는 문제일 가능성을 떠올려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진을 할 가능성도 있고 이에 따라 치료 방향 설정도 잘못될 위험성이 있는데다 무엇보다 증상이 계속 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무기력감, 시시때때로 엄습하는 걱정, 만성적인 짜증, 통제되지 않는 눈물, 수면 장해 및 피로감과 같은 증상들을 호소하는 수검자가 있다고 해보죠.
얼핏 스쳐 지나가는 생각으로도 우울 장애, 홧병, 불안 장애 등등의 진단들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증상들이 어느 하나의 진단으로 딱 묶여지지 않죠.
심리평가를 해도 구조화된 검사에서는 대부분의 임상 척도가 상승되어 있고 투사법 검사에서도 고통감이 두드러지는데 전형적인 양상이 아니라서 수검자가 힘들어 하는 건 분명한데 특정 진단을 내리기에는 결과 양상이 애매한 겁니다.
진단에만 집중해서 수검자를 case formulation하게 되면 이런 사례의 경우 증상이 계속 바뀌게 됩니다. 우울 장애처럼 보였던 증상은 어느새 사라지고 신체화 장애처럼 보이는 증상이 새로 등장하는 것이죠.
이럴 때는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서 이런 증상들을 만들어 내는 기저의 핵심 문제가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추고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증상이 수검자에게 어떤 이차적 이득(secondary gain)을 가져다 주는 지를 포함해서요.
문제의 뿌리를 찾으려고 노력해야지 이파리나 꽃만 보면 오히려 핵심을 놓치게 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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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뭔가 거창해보이지만 사실 별 거 아닙니다.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현장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건지에 대한 개인적인 예측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예전에는 심각한 정신병리적 문제로 진단이 필요한 수검자(환자)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임상심리실을 방문하여 심리평가를 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학교나 민간 상담센터에는 그렇게 심한 문제를 가진 수검자가 별로 오지 않았지요. 그래서 병원만큼 심리평가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더랬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심리학의 발전(질적인 발전까지 견인하지는 못하고 있지만)과 홍보의 영향(시대의 추세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으로 일반인들의 심리학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다양한 심리적 문제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져서 심리적 문제가 생겼을 때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기 이전에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의 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 어떤 증상때문이 아니라 대인 관계 갈등 문제나 직무 부적응 등 사회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문제로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수도 많이 늘었죠.
다른 한편에서는 팍팍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게 되면서 예전보다 정신과적 문제를 겪는 사람의 수 자체가 많아졌습니다. 수요 자체가 폭증하게 된 것이죠. 이 수요를 병원에서 모두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상담 센터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상담 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 심리학자들에게 심리평가 능력이 요구되고 실제로 심리평가를 실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심리평가에 대한 강의나 supervision을 원하는 개별 상담자와 기관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제가 supervision을 할 때 접하는 케이스도 예전에는 주로 연애 실패, 학교 부적응, 부모-자녀 관계 등의 다소 mild한 문제에서 요새는 강박 장애, 섭식 장애, 성격 장애, 심지어는 조현병까지 스펙트럼이 많이 넓어지고 다양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새 입버릇처럼 상담자들에게 DSM 진단 체계와 정신병리학을 공부하라고 신신당부를 하곤 합니다.
이와 반대로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는 진단을 내리기에 애매한 문제를 가진 수검자의 수가 늘고 있습니다. 호소하는 증상만 보면 뭔가 변별 진단을 내려야 할 것 같아서 종합심리평가를 해 보면 검사 sign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호소하는 증상만큼 심한 수준이 아닌 경우가 많아진 거지요. 그러나 여전히 의사들은 진단을 선호(그래야 약물 치료를 편하게 할 수 있으니)하기 때문에 진단 없는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임상 심리학자들은 혼란에 빠지는거지요. 게다가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심리치료나 상담을 본인이 직접 하지 않는 병원 임상가들이 많다 보니 진단을 내리지 못할 때 어떤 제언을 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 현장에 계시는 분들은 심리평가 실시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병리학 공부와 함께 DSM 진단 체계에 익숙해지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임상 현장에 계시는 분들은 더 이상 변별 진단에만 치중하는 심리평가 의존에서 벗어나 심리치료와 상담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러한 치료적 목표에 따른 제언을 심리평가보고서에 작성하는 연습을 지금부터라도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case formulation을 하는 틀이 지금과 다르게 바뀌는 것이죠.
사실 이건 예측이라고 할 것도 없이 이미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고 이러한 추세는 점점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담 심리학회에서 상담심리전문가 수련 과정 중 5년차 이상의 임상심리전문가에게 심리평가 supervision 받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했고 임상 심리학회에서 치료 기법에 대한 워크샵을 대대적으로 열고 전문가의 치료 사례 회의를 강화하는 게 무엇을 시사하는지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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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나 상담 supervision을 받고자 할 때 정작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supervisee들이 많습니다.
한 회기의 verbatim을 몽땅 풀어 가야 하는지, 지금까지 상담한 내용을 회기 별로 묶어서 요약해야 하는지, 염두에 두고 있는 심리치료 기법에 대해 정리를 해야 하는지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기 쉬운데 supervision을 받을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몇 가지 guideline을 정리해 봤습니다.
아래의 질문들에 차근차근 답을 하다 보면 뭘 준비해야 하는지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 A : 내담자의 현재 문제를 간단히 설명하라
B : 이 회기에서 당신의 목적은 무엇이었나
* 회기에서 역동(내담자에 대한 당신의 반응과 당신과 내담자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라
* A : 배경 정보를 포함하여 회기 중 알게 된 다른 중요한 정보를 설명하라
B : 회기 중 논의된 주요 문제들을 요약하라
* 현재 문제(들)와 관련된 문화적 또는 발달 정보를 설명하라
* A : 내담자의 문제(들)에 대해 당신이 처음 했던 개념적인 해석은 무엇인가
B : 현재의 문제(들)에 대해 당신이 한 개념적 해석의 변화(또는 확장)를 설명하라
* DSM 체계를 고려할 때 당신의 진단적 인상을 나열하라
* A : 이 내담자에 대한 최초 치료(상담) 계획을 가능한 한 상세히 설명하라
B : 이 내담자에 대한 당신의 치료(상담) 계획의 변화(또는 확장)를 설명하라
* 당신의 치료(상담) 계획을 바탕으로, 다음 회기에서 당신의 목적은 무엇인가
* 이 회기에서 어느 정도까지 당신의 목적이 달성되었는가
* 이 사례의 어떤 양상이 당신에게 윤리적 염려를 불러일으키는가
* 회기에 대한 개인적인 성찰을 무엇이든 공유하라
* 당신의 supervisor에게 어떤 구체적인 질문이 있는가
A : 최초의 상담 회기
B : 현재 상담 회기
출처 : 'Fundamentals of Clinical Supervision, 3rd(by Janine M. Bernard & Rodney K. Goodyear, 2004)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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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의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저는 개인적으로 심리평가를 통해 성격 장애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될 수 있으면 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바입니다.
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부분의 임상가는 병원 장면, 그것도 대학병원급의 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일을 하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심각한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무조건 진단을 내리는 것이 상례이고 진단을 내리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래서 false positive error가 상당히 높은 편이죠. 저도 병원에서 수련을 받을 때는 몰랐는데 supervision을 하면서 학생생활상담소, local NP, 종합병원 급의 정신건강의학과, 개업 상담 센터, 국가 기관 등 다양한 임상/상담 현장에서 일하거나 수련받는 분들의 사례를 반복해서 접하다 보니 대형 병원에서 얼마나 과잉 진단을 많이 하는지 저절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일부 대형 병원에서는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DSM의 Axis I 진단이 이미 내려진 환자에게도 반드시 성격 장애 진단을 내리거나 성격 문제를 찾아내도록 교육시킵니다. BIG 5 병원 중 하나입니다. 반성하세요.
성격 문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폭넓게 피검자를 살펴보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마는 그걸 이론적 근거도 없이 무조건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게다가
심리평가에 포함된 심리검사 도구의 본질적인 제한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성격 장애는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성격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그렇기 때문에 기질이나 특성까지 염두에 두고 종단적으로 살펴봅니다. 그런데 이를 진단하는 심리검사 도구는 대부분 횡단적인 도구입니다. Full Battery에 포함된 검사 도구 중 성격 문제를 잡아내는 종단적인 검사 도구는 사실 상 없습니다. 그나마 TAT가 가능성이 가장 큰 도구이지만 정작 Full Battery에는 빠져 있기 때문에 결국 남는 후보는 로샤 밖에 없습니다.
자 여기에서 질문입니다. 로샤 검사가 정말 성격 문제를 명징하게 드러냅니까? 로샤 검사로 찾아낸 것이 정말 성격 문제 맞습니까? A, B, C군의 성격 장애를 로샤로 정확하게 변별할 수 있나요?
성격 장애는 충분한 상담을 통해 발달력을 포함한 개인력을 포괄적으로, 그러면서도 깊이 있게 살펴봐야지만, 그것도 어림짐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인간의 성격이라는 것은 다면적인데다 DSM의 Axis I에 속한 장애와도 관련성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칼로 무우 자르듯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습니다. 왜 DSM-5에서 DSM-IV의 성격 장애가 4개나 빠지는지(40%의 탈락율)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심리평가하고 난 뒤에는 더 이상 볼 일이 없으니 의사들의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면서 그렇게 무책임하게 진단하지 마세요. 성격 장애가 약물만으로 치료 됩니까? 그런데 왜 자기가 치료하지도 않으면서 정확하지도 않은 진단을 함부로 내립니까? 본인이 성격 장애 진단을 내린 근거를 명확하게 심리검사 sign으로 교차 입증하지 못한다면 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심리평가에 사용되는 심리검사도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특히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데 있어 기존의 Full Battery는 무용지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설쓰기의 위험성을 상당 부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취약한 도구들입니다.
잘려나가는 것이 내 살이 아니라고 그런 무딘 칼 함부로 휘두르지 마세요. 우리가 다루는 건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부끄러운 줄을 좀 아세요.
심리평가만으로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기존의 Full Battery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덧. 정신병리연구회 사례회의에 참석했을 때 병원에서 수련받는 임상심리 레지던트들과 수련 감독자가 이구동성으로 피검자가 histrionic 하다느니, narcissistic 하다느니 하는 걸 듣고 기가 차서 하는 포스팅입니다(DSM-5에서는 histrionic PD가 빠지죠. 훗). 정작 어이없는 것은 그 사례는 Full Battery 검사도 안 했다는 거. 치료도 안 하면서 소설 그만 쓰세요. 병원에서 성격 장애로 함부로 진단내리면 정작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상담센터 등의 현장 임상가들이 뒷수습하느라고 얼마나 힘든지 압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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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를 잘 하려면 DSM에 익숙해야 한다는 말은 임상심리전문가 과정을 밟는 임상심리학자들에게는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는 어찌보면 뻔한 조언입니다.
수련 제도 자체가 정신건강의학 관련 분야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데다 대학원부터 DSM 체계에 따른 심리평가보고서 작성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환경이니까요.
그런데 임상심리학자가 아닌 상담심리학자나 기타 정신건강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는 DSM에 따라 피검자를 분석하는 것이 매우 낯설고 어색한 일일 수 있습니다.
물론 DSM도 여러 가지 단점이 있고 그런 단점들 때문에 계속 개정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임상 장면에서 심리평가를 할 때, 특히 진단이 필요한 피검자를 formulation할 때에는 DSM에 따른 다양한 정신 장애를 가설로 설정한 뒤 심리검사 결과를 통해 이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뿐 아니라 피검자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오류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DSM을 활용하지 않을 때의 가장 큰 문제는 평가자의 사전 지식과 정신병리 지식의 수준에 따라 가설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학의 학생생활상담소에서 대학생의 진로와 연애 문제만 주로 상담한 상담자가 DSM 체계를 모르면 정신분열병이 발병해서 문 밖 출입이 어려운 피검자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겁니다. 정신분열병 환자에 대한 frame 자체가 없으니까요.
그러니 아직도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심리평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기존의 DSM 체계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DSM도 모르면서 심리평가를 잘 하려는 건 무모한 욕심입니다.
최소한 Axis 체계와 10가지 장애 범주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각 범주에 속한 장애들의 변별 진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은 갖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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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과 다이앤 포시의 뒤를 잇는 동물 트라우마 전문가인 G. A. 브래드쇼가 쓴 책입니다.
코끼리의 트라우마라는 다소 낯선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생태학과 심리학, 신경과학, 동물행동학을 넘나들면서 인간과 너무나 닮은 코끼리가 처한 끔찍한 상황을 살펴봄으로써 역으로 인간의 폭력성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밀렵 과정에서 어미와 가족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아남은 아기 코끼리는 모두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DSM의 PTSD 진단 기준과 정확히 들어맞는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코끼리라는 사실을 숨기고 정신과 전문의에게 증상을 문의하면 만장일치로 PTSD 진단을 받는다는 것이죠.
코끼리는 인간 외에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코끼리는 확실한 자아 의식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인식인 행위감(Sense of agency)도 있으며 게다가 이러한 행위감이 일관성 있게 구체화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일련의 경험 및 역사와 연속성에 대한 감각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코끼리가 인간과 얼마나 닮은 점이 많은지를 알게 되어 놀랐습니다. 사실 코끼리라는 단어만 가리고 읽으면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입니다.
이 책은 동물원, 서커스 등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문화에 대해서도 불편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우리는 단순히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동물에게 아무런 심각성 없이 얼마나 많은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지요. 알든 모르든 우리는 모두 종 차별주의자들입니다.
이 책이 주는 불편함을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거라고 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물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거나 특정 지역에서 다시 살게 하려는 지극히 이타적인 그 조치가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인간의 손을 떠나 무리로 다시 돌아간 동물들은 동종의 나이 많은 동물들에게서 어린 시절에 배워야 할 생존에 꼭 필요한 문화적인 기술을 배우지 못해 거부당하거나 생존 자체가 위협당하기도 하니까요.
코끼리를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살기 위해서 이제 변해야 할 때입니다. 너무 늦기 전에요.
모든 분들께 월덴지기가 추천드리는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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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나 심리치료에서 내담자가 어떤 문제를 호소할 때 그것이 단순한 증상인지 아니면 성격적인 문제에 기반한 것인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1933년에 Reich가 신경증을 '증상 신경증(symptom neuroses)'과 '성격 신경증(character neuroses)'으로 구분한 이후 상담자들은 순수한 신경증을 갖고 있는 사람과 신경증적 패턴이 성격에 스며들어 있는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죠.
실제로 이러한 구분은 DSM체계에도 녹아들어 있어 주요 장애와 성격 장애로 구분을 하고 있죠.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5가지 질문이 도움이 됩니다.
1. 내담자의 문제는 그 촉발 요인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내담자가 기억하기로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것인가?2. 내담자의 문제는 극적으로 증가한 것인가, 아니면 점차적으로 악화되고 있는가?3. 내담자가 스스로 찾아왔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방문했는가?4. 내담자의 문제는 자아 이질적(ego dystonic, 내담자 스스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고 비합리적이라고 보는가 )인가, 아니면 자아 동질적(ego syntonic,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현재의 생활 환경에 대한 유일하고도 당연한 반응으로 보는가)인가?5. 자신의 문제에 대한 조망 능력(분석적 용어로는 '관찰 자아')이 있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담자와 치료적 동맹을 맺을 수 있는가, 아니면 상담자를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외부인 혹은 마술적으로 자신을 구원해 줄 구원자로 보는가?
위에 열거한 질문 중 전자는 증상 문제를, 후자는 성격 문제를 가정할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출처 : Nunberg, H. (1955).
Principles of psycho-analysis. New York: International Universities Press 중
재인용 : '정신분석적 진단 : 성격 구조의 이해(1994)'의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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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ressive Disorder와 Adjustment Disorder with depressed mood의 구분은
피검자가 청소년인 경우 평가자가 상당히 자주 직면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제가 이 두 장애를 구분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그리고 첫째 기준과 두 번째 기준은 서로 관계가 있습니다.
첫째, 2005년 초에 포스팅한
'우울증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에 썼듯이
'내인성 우울증'과 '반응성 우울증'의 구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Adjustment Disorder는 진단 기준에서부터 확인 가능한 stressor가 존재해야 하니 Adjustment Disorder with depressed mood는 반응성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상대적으로 Depressive Disorder는 내인성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물론 Depressive Disorder는 우울 장애를 통칭하는 진단이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내인성 우울증'과 '반응성 우울증'을 모두 포함할 수 있지만 편의 상 그렇게 구분하는 것이 이해하기 편합니다. 특히 그것이 부모-자녀 관계이든, 교우 관계이든, 학교 적응 문제이든 간에 청소년의 경우에는 심리적 불편감을 유발하는 stressor가 비교적 명확한 편이기 때문에 이 구분을 사용하게 되면 꼭 진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에 꽤 유용합니다.
둘째, Depressive Disorder는 depressive mood가 주 호소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 장애의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고 정도도 두드러집니다. 그에 비해
Adjustment Disorder with depressed mood는 우울감보다는 짜증, 신체화 반응, 폭력적인 행동 또는 언어 사용, 주의 집중 문제 등이 오히려 두드러지고 심리검사를 해야만 내면에 깔려 있는 depressed mood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 기준과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죠.
셋째, 약물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우울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Depressive Disorder 진단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그 보다 환경 개선이나 부모 교육, 심리치료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라면 Adjustment Disorder with depressed mood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당장 Depressive Disorder 진단이 나가면 심리평가를 의뢰한 의사는 일차적으로 약물 치료를 시작할겁니다. 하지만 Adjustment Disorder with depressed mood 진단이 나가면 약물을 처방하는데 조금 더 신중할 겁니다. 특히 위에서 이야기한 부모 교육, 심리치료 등을 summary & reccommendation에 상세히 기술해 준다면 더더욱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임상적 진단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내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진단이 필요한데 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보다 굳이 진단이 필요하지 않은데 무리하게 진단을 해서 생기는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소년의 경우에는 평가자가 Adjustment Disorder with depressed mood 진단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DSM 체계가 완벽하지 않은 이상 사명감을 가진 임상가라면 단순히 진단 기준을 충족하느냐만 따지지 말고 문제 해결적인 차원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까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덧. 본 포스팅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한 것으로 명확한 reference가 없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참고만 하셔야 합니다. 특별히 강조해서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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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M 진단 체계에서 NOS는 말 그대로 특정한 진단 요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Psychotic Disorder, NOS는 SPR spectrum 상의 어느 진단 기준도 완전히 충족하지 않는 비전형적인 장애 양상을 보일 때
제한적으로 내리는 진단 기준입니다.
그런데 임상 현장에서 가끔 평가자가 환자의 증상과 문제를 제대로 formulation할 수 없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NOS를 붙여 진단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직무 유기에 해당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정보가 부족하면 보고서 제출을 미루더라도 정보를 더 탐색해서 모으고, 검사가 미비하다면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지식이 부족하면 원자료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대충 NOS 진단을 내리다니요. 잘 모르면 다 NOS입니까?
게다가 일부 병원에서는 습관적으로 NOS 진단을 남용하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평가자는 자신에게 진단과 치료를 의지하는 환자와 다른 치료자의 기대를 업고 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평가자가 NOS 진단을 남용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환자에 대해 고민하고, 원자료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소위 '풀빵 찍어내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NOS 진단을 내려야 할 때에는 과연 이 진단 이외에 가능한 진단이 없는 지 고민에 또 고민을 거듭해서 해야 합니다.
그것이 환자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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