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끔은 낮은 타당도 척도를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리해 봤습니다. 낮다는 건 최소 35T 이하이고 보통은 기저선까지 터치한 경우를 해석이 필요한 낮은 점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 L척도
: K, S척도는 보통 수준인데 L척도만 아주 낮을 때가 대부분이고 보통 두 가지 경우 중 하나입니다. 거짓말 따위는 전혀 하지 않으며 지나칠 정도로 모든 것에 솔직하게 응답(F척도군이 상승하지 않는 경우 이것도 기질/성격적 특성 때문일 수 있어 TCI 결과를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했거나 반대로 평소에 naive한 거짓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평가받는 상황에서 이를 감추려고 지나치게 애쓰다 보니 L척도가 바닥선까지 떨어지는 경우로 현장에서는 후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이런 수검자는 문장완성검사에서도 거짓말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언급을 자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K척도
: S, L척도까지 모두 40T이하로 낮게 평가된 경우는 증상이 만성화된 상태를 반영할 수 있으나 K척도만 유독 매우 낮게 측정되는 경우에는 증상 만성화보다 성격 미발달 상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TCI 결과에서 자율성, 연대감이 미발달되었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물론 임상 척도군이 증상 만성화를 반영하는 경우는 전자로 해석해야 합니다.
* S척도
: S척도만 매우 낮게 평가되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보이는 것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겠다는 거만한 태도 때문이므로 TCI 결과에서 MLL, HLL 등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은 반사회성 계열의 기질이나 HLH, HMH, HHH로 측정되는 B군 기질이면서 연대감이 낮은 성격의 소유자인 경우가 많아서 성격 장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성격 유형에 대한 분석을 잘 해야 합니다.
당연히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단정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의외로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해석 포인트를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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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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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가 MMPI에 비해 타당도 척도군이 강화된 만큼 6개나 늘어난 타당도 척도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게 중요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타당도 척도를 단계적으로 평가하는 제 나름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단계. L, K, S vs. F척도군 평가
L, K, S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면 faking-good 경향을 고려해야 하고
F, F1, F(B)/F2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면 faking-bad 경향을 고려해야 하죠.
L, K, S 척도가 유의미 상승하면 임상, 재구성 임상, 내용 척도가 하강하는 것 뿐 아니라 TCI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하고 F, F1, F(B)/F2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면 임상, 재구성 임상, 내용 척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2단계. F-K 지표 해석
L, K, S, F, F1, F(B)/F2 척도가 모두 정상 범위에 놓인 것처럼 보일 때 다음 단계에서 살펴봐야 할 지표는 F-K 지수입니다. MMPI 지표 중 거의 유일하게 원 점수로 계산하는 F-K 지표는 상담 현장에서 특히 중요하며 1단계에서 faking-bad, faking-good 응답 경향이 나타나면 굳이 계산할 필요가 없습니다. F-K 지표가 -15점 미만이거나 +15점을 초과하는 경우 의미가 있습니다.
3단계. 1-3-3-3, 역 1-3-3-3 코드 패턴 해석
1, 2단계에서 아무런 유의미 해석 포인트가 없지만 다른 검사 결과와 교차 검증을 해 보면 어긋나는 부분이 관찰되거나 아무래도 정상 수준이라는 결과가 미심쩍을 때 살펴봐야 하는 게 3단계입니다. 1-3-3-3, 역 1-3-3-3 코드 패턴은 수검자도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수준에서 증상을 과장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방어하는 경향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타당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점검해 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당연히 1, 2단계에서 해석이 가능하면 불필요하고요.
4단계. F(P), FBS 척도 해석
3단계까지 살펴본 뒤 MMPI-2의 F(P), FBS 척도가 상승할 경우 해석합니다. 두 척도의 공통점은 이차 이득과 상관이 있다는 것인데 F(P) 척도는 정신증이 아닌데 정신증처럼 보여야 하는 이차 이득이 있을 때 상승하고 FBS 척도 또한 무언가를 회피하려는 이차 이득이 있을 때 상승하기 때문이죠. 이차 이득이 해소되지 않으면 치료에 저항할 수 있기 때문에 3단계까지 해석한 뒤에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각 타당도 척도에 대해서는 이미 포스팅한 내용이 많이 있으니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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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F(B),
F(P),
F-K,
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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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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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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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도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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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K 지표의 해석은 유의미한 타당도 척도가 하나도 없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F척도군이 유의미하게 상승하여 증상 과장 경향이 의심되거나 L, K, S 척도가 유의미 상승하여 방어 경향을 드러낼 때는 굳이 F-K 지표까지 볼 필요가 없습니다.
F-K 지표가 유의미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기준은 ±15점입니다. +15점 이상이면 faking bad, -15점 이하라면 faking good 경향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다른 타당도 척도와 달리 F-K 지표는 F척도와 K척도의 원 점수 차이로 계산하기 때문에 변수가 2개가 됩니다. 예를 들어, F-K 지표가 +17점이라면 K척도가 정상 수준인데 F척도가 매우 높아서일수도 있지만 F척도가 정상 수준인데 K척도가 너무 낮아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결과를 이끌어 낸 척도가 무엇인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한 해석 포인트가 됩니다.
F-K 지표가 +15점 이상인 경우는 보통 F척도가 상승해서가 아니라 K척도가 너무 낮아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F척도가 상승해서 F-K 지표가 +15점을 넘는 경우는 F척도부터 65T가 넘기 때문에 굳이 F-K 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F척도는 55~64T 수준에 머무르는데 K척도가 30~40T로 -1SD 이하로 낮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증상 만성화(임상 척도 양상 확인)나 성격 미발달(TCI/JTCI의 자율성, 연대감 백분위 확인) 여부를 검증해야 합니다.
이보다 더 흔한 사례는 F-K 지표가 -15점 이하로 나타나는 경우인데 K척도가 상승해서가 아니라 F척도가 하강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K척도가 상승하는 건 의식적인 수준의 방어 때문이지만 F척도의 하강은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방어가 작동하기 때문인데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자신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부인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K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할 때 대부분의 임상, 재구성 임상, 내용 척도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과 달리 몇 개의 척도만 낮게 나타나기 때문에 원 점수 0점인 척도의 수가 적다면 이 척도들에 유의하고 묶어서 해석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LSE, WRK 내용 척도만 원 점수가 0점으로 떨어졌다면 일 영역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집중적으로 받아 자기 효능감이 떨어진 것을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방어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정리하자면,
1. 다른 타당도 척도가 유의미할 때는 F-K 지표를 굳이 해석할 필요 없음
2. F-K 지표의 해석 기준은 ±15점
3. F-K 지표가 +15점 이상인 경우는 K척도가 낮을 때가 중요하며 증상 만성화 < 성격 미발달 문제 확인해야 함
4. F-K 지표가 -15점 이하인 경우는 F척도가 낮을 때가 중요하며 원 점수 0점인 척도들을 주의깊게 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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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이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위해 MMPI 결과에서 주로 확인하는 건 2-7-0 code pattern의 유무입니다.
사실 2-7-0 또는 2-7 code pattern이 우울 장애인 경우보다는 PTSD(그 중에서도 Delayed PTSD)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저는 2-7-0, 2-7 code pattern이 의심되면 PTSD를 먼저 변별하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실제로
'우울을 호소하나 Delayed PTSD를 의심해야 하는 수검자의 MMPI-2/A 양상' 포스팅에서처럼 알고 봤더니 Delayed PTSD로 진단해야 하는 사례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로 진단할 수 있는 전형적인 MMPI-2 검사 sign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MMPI-2로 국한해 설명하는 이유는 MMPI-A를 적용해야 하는 건 17세 이하 청소년인데 청소년을 주요우울장애로 진단하는 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 상 약물 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는 주요우울장애의 전형적인 검사 sign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타당도 척도 : 정상 수준
: F 척도군도 전혀 상승하지 않는, 그야말로 normal profile이 나옵니다. F, F(B)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건 수검자가 적극적으로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한다는 의미인데 주요우울장애에 속하는 수검자들은 그런 호소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 때가 많습니다.
* 임상 척도 : 2번 척도 단독 상승(Spike 2)
: 0번 척도가 함께 상승해서 2-0 code pattern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0번 척도의 상승은 기질/성격 때문인 경우가 많고 이는 대부분 TCI 결과로 설명이 됩니다. 또한 2번 척도의 상승폭만큼 9번 척도의 하강폭도 중요합니다. 주요우울장애의 경우 9번 척도가 낮을수록, 정확하게는 2번 척도와 9번 척도의 차이가 클수록 우울 정도가 심한 것이고 9번 척도가 30T에 근접할수록 약물 치료를 해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 재구성 임상 척도 : RC2 척도 단독 상승
: 2, 9 임상 척도의 관계처럼 RC9 척도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또한 간혹 RC2 척도는 유의미하지 않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2번 척도가 depressed mood(-요인의 상승)를 측정하는 것에 비해 RC2는 low positive emotion(+요인의 하강)을 측정하기 때문에 항상 2번 척도와 함께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성격 병리 척도 : INTR 척도 단독 상승
: 2, 9 임상 척도의 차이처럼 AGGR 척도 점수가 30T에 근접하고 INTR척도와 차이가 커질수록 증상이 심한 겁니다.
'INTR, SOD(A-sod), Si 척도를 통한 내향성 이해'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INTR 성격 병리 척도는 우울 취약성을 드러내는 성격 병리 척도이기 때문에 INTR 척도가 상승하면 우울 장애 가능성이 커집니다.
* 내용 척도 : 신경증 척도군에서 ANX, DEP 척도만 상승
: 이 경우에도 ANX 척도보다 DEP 척도 점수가 더 높습니다. 신경증 관련 내용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 대개는 ANX 점수가 가장 높기 때문에 DEP 척도가 더 높은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후반부의 척도 중에서는 LSE 척도가 매우 높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우울 정도가 심해집니다. LSE 내용 척도가 인지 삼제(cognitive triad)에 해당하는 척도이기 때문에 그렇죠. 나머지 내용 척도는 유의미한 척도가 드뭅니다.
* 보충 척도 : R 척도의 상승
* 임상 소척도 : D1, D2, D3 척도 조합의 상승
: D4, D5 소척도까지 모두 65T 이상으로 상승했을 수도 있지만 이 경우도 쉽게 구분이 될 정도로 D1, D2, D3 점수가 D4, D5 점수보다 높은 양상을 보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임상 소척도는 대부분 유의미하지 않은 경향을 보입니다.
* 내용 소척도 : DEP 척도 내 소척도들의 상승
: 특히 DEP1(동기 결여), DEP2(기분 부전) 소척도의 상승이 두드러집니다. 임상 척도에서 0번 척도가 동반 상승한 경우는 SOD 척도 내 소척도들도 함께 상승합니다. LSE 척도에서는 LSE1(자기 회의) 소척도가 유의미합니다. 나머지 내용 소척도들은 대부분 유의미하지 않은 경향을 보입니다.
노파심에서 당부드리자면 위에 소개한 조합은 주요우울장애로 의심할 만한 지극히 전형적인 검사 sign들을 제시한 것이니 이 조합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주요우울장애가 절대로 아닌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한다면 주요우울장애가 아닐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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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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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만 요약하면 방어 응답 경향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타당도 척도인 L, K, S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을때도 무의식적 방어를 찾아내는 임상 소척도인 Hy1, Pd3, Pa3, Ma3의 상승 cluster를 확인해보라는 내용입니다.
Hy1(사회적 불안 부인), Pd3(사회적 침착성), Pa3(순진성), Ma3(냉정함)이 바로 이들입니다.
그렇다면 역 1-3-3-3 code pattern이라는 건 뭘까요
1-3-3-3 code pattern과 반대로 각 척도가 카테고리 내에서 모두 가장 낮은 점수일 때를 의미하는데 역 1-3-3-3 code pattern이 나올 정도라면 거의 대부분의 척도 원 점수가 0점이나 1점에 불과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조화된 검사로는 수검자의 심리적 고통을 온전히 측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림 검사나 로르샤하 검사 등의 투사 검사를 추가 실시해야 합니다.
의식적인 수준에서는 자신의 고통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F, F(B), F1, F2, F(P) 등 MMPI-2/A에서 심리적 어려움의 호소를 상징하는 척도들의 상승이 유의미하지 않으며 F-K 지표까지 정상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1-3-3-3 code pattern이 방어 경향성을 가늠하는 마지막 확인 절차라면 역 1-3-3-3 code pattern은 수검자의 (무의식적) 심리적 고통 호소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절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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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증상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수검자의 TCI 프로파일'이라는 글에서 F, F(B), F1, F2와 같이 faking-bad 경향을 반영하는 척도들이 과도하게 상승할 때 TCI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처럼 보이는 프로파일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계선 성격 장애 내담자들도 가끔은 지나치게 고통감을 호소하는 나머지 타당도에서 F척도군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과장 경향만 갖고 TCI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 프로파일이 나온 걸 구분하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확인하는 또 다른 방법은 하위차원 분석을 해 보는 겁니다.
경계선 성격 장애가 맞다면 각 기질/성격의 하위차원들의 방향성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들은 하위차원에서도 이와 상반된 모습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자극추구 기질에서 증상을 과장하는 수검자는 '탐색적 흥분' 하위차원만 원 점수가 표본 평균 이하로 낮을 수 있는데 이는 자극추구 기질의 네 하위차원 중 탐색적 흥분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답변할 수 있는 보호 요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경계선 성격 장애라면 그런 눈가림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든 하위차원이 평균 이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겁니다.
또 다른 예로는 연대감 성격의 하위차원 중 '공감', '이타성'만 점수가 표본 평균보다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faking-bad 응답 경향을 보이는 수검자들은 힘들다는 것을 과장하고 싶은 것 뿐이지, 자신이 나쁜 사람처럼 보이는 걸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둔감', '이기성'이 높게 나오지 않게끔 자신도 모르게 응답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점수가 높거나 낮다는 게 1표준편차 이상/이하로 유의미하게 높거나 낮은 정도는 아니고 단순히 평균값보다 높거나 낮은 정도이기 때문에 얼핏보면 구분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증상 과장 경향이 있는 수검자는 경계선 성격 장애와 달리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어필하는 쪽으로 응답 방향이 맞춰져 있어 각 기질/성격의 하위차원의 방향을 고려하면(특히 하위차원들의 방향이 갈릴 때) 어느 정도 구분이 됩니다.
그러니 MMPI-2/A의 F척도군의 과도한 상승만으로는 경계선 성격 장애를 변별하는 게 어려운 선생님들은 하위차원을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포스팅에서 '경계선 성격 장애'라고 지칭한 건 HHL 기질에 미성숙한 성격 유형을 말하는 것으로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한 예시일 뿐으로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http://walden3.kr/5013, http://walden3.kr/4347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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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의 F척도는 임상 척도와 상관이 높기 때문에 임상 척도, 특히 정신증 4척도(psychotic tetrad)라고 부르는 6, 7, 8, 9번 척도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임상 척도들이 유의미하게 상승했을 때 F척도도 유의미한 수준이라면 심각성을 어느 정도 감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6-7-8-9 척도들이 패턴 상승했을 때인데요. 이 때 F척도가 높게 상승했다면 수검자의 문제가 정신증일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죠. 수검자가 증상을 과하게 호소하고 이것이 F척도에 반영되어 상승했다면 F척도와 상관이 높은 임상 척도, 그 중에서도 6-7-8-9 척도가 반응하여 동반 상승했을 수 있거든요. 수검자에게 약물 치료를 병행할 지의 여부는 상담자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임상 척도와 F척도는 반드시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반대로 6-7-8-9 척도군이 상승했는데 F척도가 유의미하지 않다면 과장없이 순수하게 증상을 드러낸 것이므로 수검자가 실제로 정신증이거나 정신증 관련 증상을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살펴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F척도는 유의미한데 상승한 임상 척도가 하나도 없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F척도가 상승했다는 건 수검자가 고통을 호소했다는 말이고 평가자는 수검자가 호소하는 내용이 임상 척도에 어떻게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봐야 하는데 정작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한 임상 척도가 전혀 없다면 이는 수검자가 호소하는 문제가 임상적 진단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뜻이고 더 나아가서 코드 패턴 분석을 할 수 없는 경우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재구성 임상 척도를 살펴보면 코드 패턴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F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는데 임상 척도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임상 소척도를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임상 척도의 모척도는 유의미하지 않은데 소척도 수준에서 유의미한 경우가 꽤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임상 소척도의 해석 기준선인 65T-65T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심리평가보고서의 해석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수검자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내용은 임상 소척도에서 찾을 수 있으니 임상 척도가 유의미하지 않다고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임상 소척도를 자세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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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MMPI-2가 출시되면서 L, F, K 단 3개의 타당도 척도에 의존하던 MMPI에 비해 6개의 타당도 척도가 대거 추가되었는데 이는 타당도 검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변화입니다. 왜냐하면 타당하지 않은 검사 결과를 간과하고 임상, 내용 척도를 그대로 해석하면 잘못된 formulation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MMPI-2에서는 타당도 척도들을 더욱 꼼꼼히 살펴봐야 하고 각 타당도 척도 해석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이와 반대로 타당도 척도의 수가 늘면서 F-K 지표(Dissimulation Index)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된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특히 상담 장면에서는 F-K 지표를 거의 자동적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척도들이 T점수를 해석하는 것과 달리 F-K 지표는 원점수를 사용한다는 것이죠. 그나마 MMPI-2는 결과표 1페이지 하단에 자동으로 계산을 해서 보여주지만 MMPI-A는 평가자가 번거로워도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병원 장면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은 MMPI-2/A 결과에서 F, K, L, S 척도들이 유의미한 수준(70T이상 또는 35T 이하)으로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F-K 지표까지 살펴보지 않아도 타당도 검증을 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하지만
상담 장면에서는 F, K, L, S 척도가 극단적으로 상승, 하강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 때 F, K 척도가 양쪽 끝에 위치하게 되면 각 척도는 유의미하다고 해석하기 애매하지만 F-K 지표를 계산해 보면 꽤 많은 경우에서 유의미합니다.
아시다시피
F-K 지표를 유의미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기준은 ±15점입니다. +15점 이상이면 faking bad, -15점 이하라면 faking good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죠(±22점 이상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정도가 더 커집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F-K 지표가 +15점 이상일 때는 F척도가 65T 이하라고 해도 수검자가 증상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해석이 생각보다 간단하지는 않은데 왜냐하면 F-K 지표가 +15점 이상이라고 해도 F척도가 높은 경우와 K척도가 낮은 경우로 나누어지기 때문입니다. K척도가 적절한 수준이고 F척도가 높아서 +15점 이상이라면 faking bad일 수 있으나 F척도는 그리 높지 않고 K척도가 낮아서 +15점 이상으로 측정된 거라면 증상을 과장했다기보다는 방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만성화된 상태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F-K 지표의 해석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즉 다양한 맥락 정보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더라도 일단은 F-K 지표가 ±15점 범위를 벗어난다면 F, K척도 단독으로 유의미한 상승이 없다고 해도 증상 과장 혹은 방어 경향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병원 장면에 비해 상담 장면에서는 F-K 지표를 해석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입니다.
덧. F-K 지표와 관련된 연구 결과 2가지를 추가로 설명드리면,
1. faking bad(+15점 이상)에 비해 faking good(-15점 이하)을 해석할 때 신중을 기할 것
2. MMPI-A의 경우 MMPI-2에 비해 F-K 지표 해석에 신중을 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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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
'MMPI-2는 code type 분석보다 소척도 연결 분석이 더 유용하다'는 포스팅을 통해 code pattern(이제는 code type 대신 code patter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분석에 한계가 있고 소척도 연결 분석을 통해 하위 척도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code pattern 분석은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니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쌓인 code pattern 관련 자료들이 풍부하기 때문에 대략적인 수검자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여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MMPI-2애 익숙하지 못한 초심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죠.
그럼 언제 code pattern 분석을 고려해야 하느냐면,
저는 다음의 몇 가지 기준을 제안합니다. 아래의 기준들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code pattern 분석을 고려해 보세요.
1. 타당도 척도 기준
- FBS 단독 상승 패턴(70T 이상)이 아닐 것
- F(P) 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을 것
- F, F(B) 척도가 지나치게 높지 않을 것(80T 이하)
꼭 code pattern 분석이 아니더라도 타당도 척도가 미심쩍은 결과를 보여줄 때는 결과 해석에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2. 임상 척도와 재구성 임상 척도의 code pattern이 일치할 것
: 아시다시피 MMPI-2에서는 성격 척도에 해당하는 5, 0척도를 제외한 나머지 척도의 재구성 임상 척도를 제공합니다. code pattern 분석을 위해서는 임상 척도와 재구성 임상 척도에서 동일한 code pattern이 나타나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예를 들어 임상 척도에서 6-8 code pattern이 시사될 때 재구성 임상 척도에서도 RC6-RC8 척도가 동일한 code pattern을 만들어내는지 보세요. 만약 RC6 spike, RC8 spike pattern이라면 6-8 code pattern 분석은 하지 않는게 낫습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임상 척도와 재구성 임상 척도가 일 대일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건데
재구성 임상 척도 중 RC2와 RC3는 2, 3 임상 척도와 code pattern의 유사성을 비교할 수 없습니다.
3. code pattern에서 빠진 임상 척도들이 유의미하지 않을 것
: code pattern에 포함되는 임상 척도를 제외한 나머지 척도들이 모두 유의미 수준 이하에 머물러야 합니다. 가장 합리적인 위치는 메뉴얼에서 유의미하다고 이야기하는 65T 이하이나 그런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최소한 70T 이하 수준에 위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6(80T)-8(78T) code pattern인 경우 나머지 1, 2, 3, 4, 7, 9번 척도가 모두 70T 이하일 때 code pattern 분석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1. F, F(B) 척도가 80T 이하, F(P) 척도가 유의미하지 않고, FBS가 70T 이상으로 단독 상승하지 않아야 함
2. 7(85T)-4(80T) code pattern일 때 나머지 1, 2, 3, 6, 8, 9번 척도는 모두 70T 이하여야 함
3. 재구성 임상 척도에서도 RC7-RC4 code pattern이 나타나야 함.
이럴 경우 7-4 code pattern 분석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제 code pattern 분석 가능성 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는 걸 아시겠지요?
덧. 참고로 저는 code pattern 분석을 거의 하지 않고 분석 결과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다양한 수검자의 심리 역동을 몇 개의 정형화된 code pattern으로 분석하는 건 무리라고 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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