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병원에서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과정을 밟고 있을 때는 쏟아지는 심리평가 케이스를 소화하는데만도 벅찼죠. 심리치료나 상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전문가가 되고 병원 장면을 떠난 이후부터였습니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선생님들에게는 필독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상담/심리치료 supervision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제가 늘상 말씀드리지만 저는 맨땅에 헤딩하면서 독학과 실전으로 상담과 심리치료를 익힌 길거리 파이터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전문가가 된 지 19년 차가 되는 올해가 되어서야 읽은 Gabbard의 명저인 이 책을 수련을 받던 중에 읽었다면 지금처럼 마음에 와 닿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담 수련을 받고 계신 분들이라면 실습을 하게 되는 대학원생들에게도 당연히 추천하겠지만 임상 수련을 받고 계신 분들은 대학원 때 읽으셔도 큰 감흥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뭐랄까요. 이 책은 상담을 준비하는 예비 상담자보다는 상담의 어려움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초보 상담자에게 더 적절한 책 같거든요. 특히 저자도 서문에서 말했지만 이 책의 주안점은 성인 개인치료이니 만큼 성인 상담을 하는 상담자들이 읽으면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임상, 상담을 나누지 않고 성인 개인 상담을 하고 있는 초보 임상가라면 '상담면접의 기초'와 이 책, 두 권은 꼭 읽으시기 바랍니다. 상담을 하기 전에 미리 읽거나 저처럼 이미 나쁜 습관이 몸에 많이 밴 뒤에 읽지 마시고요.
1. 역동정신치료의 핵심 개념
2. 평가, 적응증, 정신역동의 도식화
3. 정신치료의 기본 요소
4. 치료적 중재
5. 치료 목표와 치료 행위
6. 저항 다루기
7. 역동정신치료 시 꿈과 판타지의 사용
8. 역전이의 발견과 작업
9. 훈습 과정과 종결
10. 지도감독의 이용
11. 장기 역동정신치료의 핵심 능력 평가
목차를 보면 아시겠지만 역동정신치료의 기본적인 개념에서 평가, 치료 목표와 행위, 저항, 역전이, 훈습, supervision에 이르기까지 역동정신치료를 익히는 데 꼭 필요한 모든 것을 300페이지 밖에 안 되는 얇은 책에 알차게 담았습니다.
제목이 역동정신치료라고 해서 선입견을 가질 필요 없습니다. 치료를 상담으로, 환자를 내담자로, 치료자를 상담자로 바꿔 읽으면 충실한 상담 실전서와 크게 다를 바 없거든요. 상담을 하고 계신 임상가라면 쉽게 이해되고 잘 읽힐 겁니다.
작년의 마지막 날에 '대상관계 심리치료 실제(2014)'라는 걸출한 책을 소개드렸는데 새해 벽두부터 또 다시 좋은 책을 소개할 수 있다니 왠지 올해는 좋은 전공 서적을 많이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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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동정신치료의 기본 원리
- 정신 활동의 상당 부분은 무의식적이다
- 유년기의 경험과 유전적 영향이 함께 모여 성인의 성격을 결정한다
- 치료자에 대한 환자의 전이가 환자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해 준다
- 치료자의 역전이는 환자가 타인에게서 무엇을 유발하게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 환자의 치료에 대한 저항이 치료의 주요 초점이 된다
- 증상과 행동은 여러 기능을 수행하며, 주로 복잡하고 무의식적인 힘에 의해 결정된다
- 역동정신치료사는 환자가 자신을 확실하고 유일무이한 존재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 치료자는 환자를 역동정신치료에 준비시키고 환자의 치료에 대한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환자가 과거의 경험이나 현재의 상황에서 자신의 어려움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성격에 기본적으로 다음 네 가지 요소가 있다고 본다(Gabbard, 2001)
- 생물학적인 요소인 기질(Temperament)
- 감정 상태와 연결되어 대인관계 속에서 표현되는 자신(Self)과 다른 사람(Others)에 대한 내적 표상(Internal Representation)
- 특징적인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
- 관련된 인지 양식(Cognitive Style)
* 방어기제의 위계
- 원시적 방어기제(Primitive Defenses)
: 분열, 투사적 동일시, 투사, 부인, 해리, 이상화, 행동화, 신체화, 퇴행, 분열성 환상
- 신경증적 방어기제(Neurotic Defenses)
: 내재화, 동일시, 전치, 이지화, 감정의 분리, 성애화, 반동 형성, 억압(repression), 취소
- 성숙한 방어기제(Mature Defenses)
: 유머, 억제(suppression), 금욕주의, 이타주의, 예견, 승화
* 역동정신치료에서는 환자로 하여금 전이 감정으로 말미암아 인식하는 치료자와 실제 치료자 자체의 구분을 가능하도록 해 주는 이런 '~인 척'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진단평가 과정에서도 사실과 인식 혹은 신념을 구분할 수 있는 환자의 능력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진짜로 당신을 미워하는건가요, 아니면 당신이 그렇다고 오해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라고 물어볼 수 있다.
* 경계침범과 경계위반
- 경계침범(boundary crossings)
: 그리 나쁘지 않고 도움이 될 때도 있음. 대체로 산발적이며 경미함. 치료 시 의논할 수 있음
- 경계위반(boundary violations)
: 착취적이며 대체로 반복적임. 막중하고 막심하여 치료자가 의논을 못하도록 함. 환자와 치료에 해가 됨
* 초심자들은 치료적 관계란 우정이나 가족관계, 로맨틱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치료비가 항상 상기시켜 준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 무료로 하는 치료는 환자에게 '거저 얻은 것은 쓸모없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 정신치료는 어느 정도 환자의 희생을 수반해야 한다. 만약 희생이 필요하지 않다면, 환자는 이 과정이 평생 지속되기를 원하게 되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을 역동정신치료자가 환자를 이해하는 데 있어 환자의 소망, 바람, 그리고 행동의 일정한 부분에 있어서도 비판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보는 것은 비교적 타당한 견해일 것이다. 환자는 자신이 평가받고 있다고 느끼기보다는 이해받고 있다고 여길 때, 치료자에게 자신을 더 많이 열어 보이기 때문이다.
* 일반적인 원칙으로 전이에 대한 해석은 환자가 그것을 거의 알게 되었을 때까지 미루어야 한다. 시기적으로 너무 빨리 해석을 해 주면, 환자는 치료자가 말하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때로는 전이에 대한 해석을 미루는 것이 환자가 자신의 전이 감정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회기의 수가 증가하면 전이는 강화되고, 그 전이의 해석이 핵심적인 치료 방법이 된다. 주 1회 미만의 빈도일 때는 회기 사이의 연속성이 방해받을 수 있고, 전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장기 역동정신치료를 하기는 매우 어렵다.
* 전이가 치료에 저항으로 작용할 때에만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은 유용한 지침이다. 부정적 전이가 그 중 가장 확실한 예가 될 수 있다.
* 치료자는 전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임을 명심해야만 한다. 치료자는 환자가 치료 밖의 여러 중요한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전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 역동정신치료의 기본 전제는 감정, 전이, 지각 등에 대해 일정 부분은 액면 그대로를 믿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 있는 복잡한 양면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역동정신치료의 목표
1. 갈등의 해결 : 무의식의 갈등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이 만드는 증상을 해결하는 것
2. 진실 추구 : 스스로에 직면하고 그들이 되고자 하는 자기가 아닌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
3. 적절하게 자기대상을 구하는 능력 향상시키기 : 자기대상을 성숙하고 적절하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
4. 자신의 내적 대상관계를 이해함으로써 대인관계를 개선시키기
: 자신과 타인의 내적인 표상이 어떻게 외부 사람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이해시키는 것
5. 치료적 대화 안에서 의미찾기
: 이전에는 알지 못하고 모호하였던 의미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무의식의 의식화
6. 성찰 기능을 향상시키기
: 사람에 대한 자신의 내적 표상과 실제 외부 세상의 사람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더 나아가 타인의 내적 표상을 알 수 있고 자신의 것과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 시드니 스미스(1977)는 정신분석과 장기간의 역동정신치료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황금 판타지(golden fantasy)를 설명하였다. 이는 '완벽하고 축복받은 관계를 통해 개인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소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판타지의 주된 특징은 환자가 자신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 줄 특별한 한 사람이 어디엔가는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환자는 완전한 돌봄을 받는다고 생각하기에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수동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환자는 종종 판타지에 집요하게 집착하는데, 판타지를 잃게 되면 현실적인 절망 속에 허우적대며 삶의 의미를 잃은 것처럼 느낀다. 판타지가 규명되고 상세하게 기술할 수 있게 되면, 이는 장기간의 역동정신치료에서 주로 동반되는 애도 과정으로 이어진다.
* 투사적 동일시와 역전이 재연은 둘 다 비슷한 과정을 포함하지만 전자는 클라인(Klein) 학파와 대상관계이론에서 발생하였고 후자는 미국 자아심리학자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 투사적 동일시는 자신의 모습이나 자신 안에 존재하는 타인의 모습을 투사할 수 있다. 치료자가 환자가 투사한 환자 자신의 모습과 동일시할 때 '조화된 역전이(Racker, 1968)'라고 부르고 이러한 과정은 공감과 밀접하에 연관된다. 만약 치료자가 투사된 환자의 타인의 모습과 동일시하면 이는 '상보 역전이(Racker, 1968)'라 한다.
* 환자에게 치료자의 직접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환자와 딜레마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 구원자 판타지에 대한 최선의 대처법은, 실제로 치료적인 경계를 벗어나기 전인 초기에 이를 깨닫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 환자의 바람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치료자가 가학적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역전이 판타지가 생길 수 있고, 이 때문에 치료 한계의 설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것은 잘못된 희망을 심어 주어 결국은 환자에게 더 잔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훈습 과정과 치료 종결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가 자신이 삶의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느냐는 것이다. 내 삶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 훈습 과정의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치료자의 관심이 1인칭 관점에서 3인칭 관점으로 변화하는 것이다(Goldberg, 1999). 심각한 환자들, 특히 경계선 수준 정도로만 성격의 통합이 이루어진 사람들에게 1인칭 관점에서 3인칭 관점으로의 변화는 정신화(mentalization)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산다는 것은 춤을 추는 것이라기보다는 레슬링을 하는 것과 더 유사하다고 하였으며, 이는 정신치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 치료자의 정확하고 유익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되는 치료 상황을 부적 치료 반응(negative therapeutic reaction)이라고 한다. 최근의 정의에 의하면, 부적 치료 반응은 환자들이 치료자에게 도움을 받게 된 이후 더욱 악화되는 상황을 말한다. 복수와 관련된 판타지들이 종종 부적 치료 반응의 핵심이 된다(Gabbard, 2000).
* 치료자가 치료자 자신의 역전이 소망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면, 환자를 변화시키려는 지나친 노력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오히려 환자의 조망을 변화시킨다는 점을 알게 된다. 병이 낫는 것을 거부해도 치료자가 쉽게 압도되지 않는다는 점을 환자가 깨달으면, 더 이상은 치료자의 노력을 좌절시키는 재미를 추구하지 않게 된다. 그 대신 환자는 관점을 안으로 돌려,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과연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성찰해 보게 된다.
* 환자가 치료를 종결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적인 요소는, 환자가 충분히 치료 과정을 내재화하여 치료자가 제시한 하고 및 감정의 처리 과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치료 시간에 배웠던 것들을 치료 시간 밖의 생활 속에서 적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는 치료가 더 필요할 것이다.
덧. 이 책은 소장하고 틈틈이 참고할 예정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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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우리나라 정신건강의학과 세팅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교과서로 꼽히는 '임상에서의 역동정신치료(Psychodynamic Psychiatry in Clinical Practice)'를 쓴 대가 Glen O. Gabbard 박사의 책입니다. 저는 아직 못 읽었지만 오늘 소개하는 이 책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다고 역자께서 서문에서 추천하셨더군요.
Gabbard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아닌 임상심리학자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대가 중 한 사람이죠. 이 책은 미국의 정신과 수련의가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다섯 개 정신치료 중 하나인 정신역동치료의 교과서로 저술된 책입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얇은 책이지만 '역동정신치료의 핵심 개념', '평가, 적응증, 정신역동의 공식화', '정신치료의 기본 요소', '치료적 중재', '치료 목표와 치료 행위', '저항 다루기', '역동정신치료 시 꿈과 판타지의 사용'. '역전이의 발견과 작업'. '훈습 과정과 종결', '지도감독의 이용', '장기 역동정신치료의 핵심 능력 평가' 등 역동정신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내용들을 아주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Gabbard 박사도 언급하고 있듯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깊이는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각 영역에 특화된 전문 서적으로 보강해야합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입문서에 가까운 책이니까요.
하지만 굳이 역동정신치료를 따르지 않는 임상가라고 해도 충분히 도움이 될 만큼 중요한 내용들을 정확하게 다루고 있어서 치료 이론적 접근의 차이와 상관없이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은 책입니다.
다만 미국에서 출판되는 치료 관련 서적은 각 장의 핵심 요약이 발군인 책이 많은데 이 책은 아쉽게도 요약 부분이 상당히 부실하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소장을 권하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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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현적인 것과 지지적인 것 중 어느 것을 치료에서 강조할 것인가 하는 것이 회기의 빈도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표현적인 치료인 경우 좀 더 전이를 강조하며, 주당 2~3회 정도 회기를 갖는 반면, 지지적 치료의 경우 주 1회 미만을 갖는다. 회기의 수가 증가하면 전이는 강화되고, 그 전이의 해석이 핵심적인 치료 방법이 된다. 주 1회 미만의 빈도일 때는 회기 사이의 연속성이 방해받을 수 있고, 전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장기 역동정신치료를 하기는 매우 어렵다. * 전이가 치료에 저항으로 작용할 때에만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은 유용한 지침이다. * 역동정신치료의 기본 전제는 감정, 전이, 지각 등에 대해 일정 부분은 액면 그대로를 믿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 있는 복잡한 양면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 가장 흔한 형태의 저항은 이야기가 한 회기에서 다음 회기로 이어지지 않고 마치 매번 새 회기를 시작하는 듯 보이는 것이다. * 프로이트는 꿈 내용을 두 가지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즉 명시적 내용(manifest content)은 꿈꾼 이가 자각하는 꿈의 표면적인 것이고, 잠재된 내용(latent content)은 무의식적인 소망과 생각들이다. 잠재된 내용은 꿈을 꾸는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도록 위협할 수 있기에 꿈에서는 위장되어 나타난다. * 치료자가 꿈 해석에 접근하는 유용한 방식은 환자가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하고 난 뒤에 환자에게 "그 꿈에 대해 생각할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 투사적 동일시와 역전이 재연은 둘 다 비슷한 과정을 포함하지만 전자는 클라인(Klein) 학파와 대상관계이론에서 발생하였고 후자는 미국 자아심리학자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 투사적 동일시의 두 가지 단계 중 1단계는 정서 상태를 동반하는 자신 혹은 타인의 표상이 무의식적으로 자기 안에서 부인되고 상대에게 투사되며, 2단계에서 투사자가 상대로 하여금 투사된 것을 무의식적으로 경험하거나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첫 번째 단계는 전이, 두 번째 단계는 역전이로 간주된다. 그런데 정신치료적 상황이라면 세 번째 단계가 일어난다. 투사를 받는 치료자는 문제자아 또는 타인 표상을 받아들인 후 이를 포용(contain & tolerate)하고 투사된 내용을 잘 소화하여 다소 변화된 형태로 투사한 사람에게 다시 돌려주거나 환자에게 다시 받아들이도록(reintroject)한다. 이 과정을 통해 환자는 자기는 참기 어려운 심리 상태를 치료자가 감내하고 있는 것을 보고 배우게 된다. 환자가 투사된 내용을 다시 돌려받을 때 자아 표상 또는 타인 표상이 수정되고, 여기에 동반된 감정도 바뀌어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의 내적 대상 관계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 치료자는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자신과 환자 사이에 무엇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 투사적 동일시일 수 있다. * 환자에게 치료자의 직접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환자와 딜레마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 예를 들자면, "당신의 질문은 저를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군요. 만약 제가 당신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하면 당신은 매우 상심하실 것이고, 만약 제가 그렇다고 하면 당신은 이 치료가 이전에 생각한 만큼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대답을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와 같이 반응할 수 있다. * 훈습 과정과 치료 종결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가 자신이 삶의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느냐는것이다. 내 삶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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