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 보면 D1+D4+D5 조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말이죠.
D3 소척도가 D2에 비해 우울 장애를 진단하는 데 있어 중요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D3 소척도가 우울 신체화 뿐 아니라 일반 신체화도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D3 소척도에 속하는 11개의 문항 중 7개 문항이 1, 3 척도와 중복되며 특히 척도 1과 높은 상관을 보입니다. 따라서 1, RC1, Hy4, HEA 등 신체화 관련 척도 중 어느 척도도 유의미하지 않을 때만 우울 신체화를 측정한다고 가정해야 합니다.
특히 D3 소척도는 Hy4, HEA(A-hea3) 소척도와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이 두 척도 중 어느 것도 65T 이상 상승하지 않을 때만 우울 장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D1+D3 조합으로 우울 장애. 특히 약물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진단할 수 있었던 경우는 그야말로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했습니다. 임상가 선생님들은 우울 장애의 변별 진단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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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포스트들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D1, D2 소척도가 모두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다면 DSM에 입각한 구조화된 면담을 해 봐도 대개 우울 장애 진단 기준에 부합하며 약물 치료를 병행할 때 response가 좋습니다.
이 때 자신을 우울하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를 반영하는 척도가 D1 소척도이기 때문에 스스로 우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즉 우울 사고가 없는 수검자는 D1 소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울 장애일 가능성을 끝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D1보다 D2가 우울 장애인지 여부를 알려주는 결정적인 척도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특히 D2 뿐 아니라 D3 소척도가 함께 상승하는 경우(이 때는 D3와 상관이 높은 Hy4 소척도는 유의미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온전히 우울 신체화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약물 치료가 필요한 우울 장애 가능성이 높아지죠.
그래서 D1+D2 이든 D1+D2+D3 조합이든 핵심은 D2 소척도의 상승이고 이 때는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모척도인 D척도도 유의미하지 않고 소척도(D1, D3, D4, D5) 들도 하나같이 유의미하지 않은 상태에서 D2 소척도만 유의미한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TCI 위험회피 기질 내 '쉽게 지침' 하위차원이 유의미한 지의 여부입니다. '쉽게 지침' 하위차원이 +1SD 이상으로 높다면(대개 위험회피 기질 내 다른 하위차원은 평균 범위 안에 머무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저질 체력에 반응해서 상승한 겁니다. 다행히 신체적으로만 소진된 경우이니 섭식, 휴식, 운동 등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코칭하면 됩니다.
하지만 HEA/A-hea 내 다른 소척도는 유의미하지 않은데 HEA3(A-hea3) 척도만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면 신체화가 아니라 실제 신체 질환이 있을 수 있으니 그것도 점검해 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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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MMPI-2/A 실전 해석' 미니 강의에서는 다른 임상 척도와 달리 7번 척도가 단독 상승한 경우(특히 RC7 척도도 함께 상승했을 때)에도 강박성 성격 장애를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죠.
여기까지 보면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3번 척도가 단독 상승해도 강박성 성격 장애를 의심해야 하고 7번 척도가 단독 상승해도 강박성 성격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면 대체 두 경우의 차이는 무엇일까....
3번 척도가 단독 상승했을 때와 7번 척도가 단독 상승했을 때 모두 강박성 기질 또는 강박성 성격 장애를 의심해야 하지만 두 강박성 기질(또는 강박성 성격 장애)은 특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걸 설명하기 위해서는 3번 척도와 7번 척도의 속성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바로 다음처럼 말이죠.
3번 척도 : 관심을 요구함
7번 척도 : 타고난 불안
다음으로 TCI에서 강박성 기질은 LHL 유형입니다. 대부분의 강박성 기질군이 그렇듯이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것이 특징적이죠.
3번 척도의 상승에 반응하는 강박성 기질은 관심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심을 받는다는 건 누군가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지지자를 확보했다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사회적 민감성이 낮기 때문에 안전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관심을 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를 위해 관심을 받는데 유리한 성격 유형, 예를 들어 LHL(의존성), LHM(복종적인), LML(모방하는) 유형으로 발달하는 경우가 많고 만약 이마저도 실패하여 LLL(침울한), LLM(미성숙한) 유형에 머무르는 경우는 다양한 관심 끌기 전략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신체화 관련 척도(1, RC1, HEA, A-hea 등)들이 상승하지 않는 지 확인해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이와 달리 7번 척도의 상승에 반응하는 강박성 기질은 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무엇이냐는 위험회피기질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등의 하위차원을 살펴봐야겠죠. 상담이나 심리평가를 받으러 오는 시점은 이러한 불안 야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으므로 ANX(A-anx), A 등 상태 불안 척도들이 함께 상승하여 불안 척도군이 모두 유의미한 모습을 보이기 쉽습니다.
정리해보자면,
3번 척도 상승의 강박성 기질은 관심을 받아서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고 이를 위해 유리한 성격 유형으로 발달하거나 신체화 기제 등을 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음.
7번 척도 상승의 강박성 기질은 특히 불안 수준이 높은 것이 특징적이므로 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을 탐색하고 상태 불안이 높다면 이를 낮추는 방향(환경 재구성 또는 완화 전략)으로 초기 개입을 하는 것이 유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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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PI-2/A에서 1번(Hs) 임상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했을 때 임상 장면에서는 Somatic Symptom Disorder 진단을 떠올리겠지만 상담 장면에서는 오히려 다음과 같은 가설을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신체화 방어 기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수검자의 미성숙성(정확하게는 내면 아이의 미성숙성)'
MMPI-2를 사용하는 만 18세 이상 수검자의 경우에는 재구성 임상 척도를 통해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RC1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는지 확인해보면 간단합니다. 1번 임상 척도와 RC1 재구성 임상 척도가 모두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면 이 수검자는 미성숙한 방어 기제인 '신체화'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그 정도가 심할수록 1번 척도의 상승 정도에 비해 RC1 척도 점수가 월등히 높습니다. 이건 1번 임상 척도와 RC1 재구성 임상 척도가 일대일 대응하기 때문에 가능한 비교입니다.
하지만 MMPI-A를 사용하는 청소년의 경우는 재구성 임상 척도가 없기 때문에 RC1 척도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는 Hy4 임상 소척도와 비교해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HEA 내용 척도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HEA 내용 척도와 Hy4 내용 소척도를 비교하자면,
* HEA : 전반적인 신체 증상 호소
* Hy4 : 모호하지 않고 구체적인 증상을 강조
물론 HEA 내용 척도에도 3개의 소척도가 있기 때문에 어떤 소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는 합니다만 MMPI-A에서 1번 임상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했을 때 HEA 내용 척도만 상승했다면 다소 막연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고 Hy4 임상 소척도만 상승했다면 구체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죠.
하지만 대개는 HEA 내용 척도와 Hy4 내용 소척도가 함께 상승하기 때문에 결국은 HEA 내용 척도의 소척도 양상을 분석해야 합니다. HEA 내용 소척도는 다음을 측정합니다.
* HEA1(A-hea1) 소화기 증상
: 배가 아픈 등의 소화기 관련 증상을 측정합니다. HEA 내용 소척도 중 미성숙한 신체화 방어 기제와 가장 관련성이 높습니다. 다만 실제로 소화기계 질환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내과 질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HEA2(A-hea2) 신경학적 증상
: 전환 장애 환자들이 호소하는 것과 같은 dramatic한 증상(예를 들어, 실신, 마비, 발작 등)을 호소함으로써 관심을 끌거나 이차 이득을 얻으려는 무의식적 동기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Hy2(애정 욕구) 소척도 점수와 함께 해석하는 게 좋습니다.
* HEA3(A-hea3) 일반적인 건강 염려
: Illness Anxiety Disorder 진단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증상들을 측정합니다. 다만 본인이나 가족 구성원 중에서 실제로 투병 중인 사람이 있는 경우 합리적인 건강 염려일 수 있으므로 문장완성검사의 내용이나 면담을 통해 실제 병력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해 보자면,
* MMPI-2에서 1번 임상 척도가 유의미할 때 때 RC1 재구성 임상 척도도 유의미하다면 신체화 방어 기제를 사용하는 미성숙한 수검자일 가능성이 있음. -> TCI의 성격 미발달 여부 확인 필요
* MMPI-A에는 재구성 임상 척도가 없으므로 HEA 내용 척도와 Hy4 임상 소척도 상승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HEA 척도가 상승한 경우 전반적인 신체 증상 호소, Hy4 임상 소척도가 상승한 경우 비교적 구체적인 증상을 호소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
* HEA 임상 모척도가 상승했는데 소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HEA 내용 소척도 중 유의미하게 상승한 소척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수검자의 신체화 증상 양상을 확인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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