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성 성격이라는 건 TCI 기준으로 MHH 기질 유형인 사람을 말합니다. 성장 과정에서 성격 미발달 문제가 생기면 기질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보통 회피성 성격 장애 상태라 부르고 기질 조절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담/심리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다행히 성격이 잘 발달된 사람의 경우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회피성 기질이라는 말만 들으면 도망자 모드가 기본 장착된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사람들이 건강하게 산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요? 이들은 회피해야 할 만한 상황 자체를 아예 만들지 않습니다. 건강한 성격 유형 별로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HHL 성격 유형 : 회피할 일을 아예 만들지 않기 위해 계약서를 꼼꼼히 쓰거나 루틴 등을 철저하게 만듭니다
* MHL 성격 유형 : 신뢰할 수 있는 사람만 곁에 두며 자신도 상대방이 신뢰할 수 있게끔 노력합니다
* HML 성격 유형 : 회피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논리적으로 철저히 준비합니다.
* MHH 성격 유형 : 상대방을 충분히 배려함으로써 회피하고 싶은 대인 관계 상황을 만들지 않습니다
* HHH 성격 유형 : 창의적인 방식으로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회피합니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그렇다면 회피성 성격인 사람은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1단계, 회피성 성격인 사람은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이를 애써 부정한다고 해서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안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어떤 문제 상황에 직면하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자연스럽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2단계, 그렇다고 모든 상황을 회피할 수는 없으니 절대로 회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 자신만의 가치관과 태도, 신념을 정립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절대로 사랑하는 사람의 신뢰는 저버리지 않는다는 가치관을 세웠다면 이것이 회피해서는 안 되는 나름의 마지노선이 됩니다.
3단계,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는 고민하지 말고 빨리 회피해 버려서 이 때 절약한 에너지를 앞에서 찾아낸 절대로 지켜야 하는 것들에 올인해야 합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의지의 힘은 총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에 재분배하는 것이죠.
물론 앞서 예시로 든 성격 유형들처럼 회피할 만한 일 자체를 평소에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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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부부가 이혼하거나 사귀던 커플이 헤어질 때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는 말을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말은 그렇게 해도 실상은 조건이 안 맞아서, 경제적인 문제로, 성적인 문제로 헤어진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 상 실제로 성격 차이로 헤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정확하게는 기질 차이로 헤어지게 되는 것이죠. 성, 경제, 집안, 학력 등 다른 차이는 대부분 외부 요인이고 어렵기는 해도 변화시키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질은 혈액형처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바꿀 수가 없습니다. 저는 업무 특성 상 커플, 부부 갈등으로 상담을 받는 사람들의 기질 검사 결과를 비교하는 일이 많은데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기질이 상극인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최근에도 오래 부부 상담을 받았지만 간극이 전혀 좁혀지지 않는 부부의 TCI 결과를 supervision했는데 남편이 HML, 부인이 LMH 유형으로 서로 상극이었습니다.
'TCI/JTCI HML, LMH 기질의 비교 이해'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HML 기질은 제가 '야생 호랑이', '집시'로 부르는 유형이고 LMH 기질은 '원칙주의자 공무원' 유형입니다. 둘 다 원칙에 충실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HML 기질은 자유를 고수하는 것이 원칙이고 LMH 기질은 규칙을 고수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내막을 알고 보면 절대로 함께 갈 수 없다는 게 분명해집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성격 미발달 문제가 있다면 차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공통점에 먼저 혹하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관계를 시작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겁니다.
제가 늘 말씀드리는 건데 썸타는 사이가 되면 더 깊은 관계로 진행하기 전에 어설픈 타로점이나 사주팔자를 보지 말고 TCI, MMPI-2 조합으로 심리적 궁합부터 맞춰보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이러한 심리 궁합에 대해서는 아래의 링크글을 참고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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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극의 기질이 왜 서로에게 끌리는 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시리즈로 포스팅한 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제 블로그 내에서 검색해 보시면 관련 글들을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그 중 한 쌍인, HML과 LMH 기질의 관계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HML은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로 제가 흔히 '야생 호랑이' 또는 '집시'라고 부르는 유형입니다. 이와 상극인 LMH은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로 흔히 '공무원'으로 불리는 유형입니다.
HML <--> LMH
얼핏 보면 전혀 다른 모습일 것 같은 이 두 기질 유형의 공통점은 둘 다 '원칙에 충실하다'는 겁니다.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의 소유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한번 꽂히면 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직진하고,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의 소유자는 자신에 세워놓은 체계나 루틴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둘 다 원칙에 충실하지만 대상이 전혀 다릅니다.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은 자극추구 기질이 강하고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약하기 때문에 매사에 호기심이 많고 시도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그 호기심의 대상이 사람인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반대로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은 관습적 안정성이 중요하고 심사숙고하는 편으로 대인 관계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틀을 존중하는 사람만 선별해서 관계를 맺습니다.
그래서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의 소유자는 기본적인 선만 넘지 않으면 자신을 억압하지 않는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의 관용 넘쳐 보이는 모습에 끌리고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의 소유자 역시 자신의 원칙을 존중해주는(정확하게는 별로 관심이 없는)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의 소유자에게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과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의 공통점은 둘 다 '원칙주의자'라는 것이고 차이점은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은 자유를 고수하는 것이 원칙이고,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은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는 원칙에만 충실할 뿐 사람에게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강한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과 접점이 없습니다. 또한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의 루틴과 규칙을 생활에서 접하게 되면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해도 암묵적인 압박을 받으니까요. 반대로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은 자신에 세운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양심적-권위주의적 기질은 규칙을 준수하는 이유가 안정된 대인 관계를 맺기 위함인데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은 대인 관계에 통 관심이 없거든요.
그래서 자신만의 원칙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에 동족이라고 잠시 착각을 한 것일 뿐 원칙을 적용하는 목표가 자유와 질서라는 거의 반대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둘의 관계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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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무수히 많은 문헌과 선구자들이 있습니다. 방법의 가짓수가 그만큼 많다는 건 왕도가 없다는 말일테니 저도 제가 아는 한 가지 방법을 더하고자 합니다.
행복한 사람이라면 상담이나 심리평가 서비스를 이용할 리가 없으니 반대로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토대로 역추론하면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발견한 불행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기질대로 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기질대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주 양육자가 아닌 부모의 기질을 물려받아 이러한 기질이 마음에 들지 않은 주 양육자가 기질 수용적인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주 양육자와 똑같은 기질을 물려받았으나 주 양육자가 자신의 기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역시나 자녀의 기질을 수용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본인의 기질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부모나 사회가 강요한 기질이 자신의 것이라고 믿고 따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질은 혈액형처럼 노력에 의해 바꿀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기질은 깨닫고, 수용하고, 그에 맞춰 살아야 합니다. 기질대로 살지 않는 삶은 옷에 몸을 맞춰 사는 삶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멋지다고 칭찬해도 잘 생각해보면 얼마나 불편한 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질에 맞지 않는 삶을 살게 되면 반드시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아래에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TCI의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사람이 있습니다. 위험회피기질이 높다는 건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본능이 강하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당연히 신체적, 심리적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모든 행동 동기의 저변에 안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은 아버지가 성격을 개조한답시고 억지로 무술을 배우게 하고, 군 복무는 해병대에 지원하도록 강요하고,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으라고 외국에 MBA 유학을 보내 경영자 수업을 시킵니다. 이 아들은 과연 아버지가 원하는 모습이 되었을까요? 다른 예를 하나 더 들겠습니다.
TCI의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 유형(HML)인 딸이 있습니다. 자신과 똑닮았지만 말괄량이에 자유분방한 딸이 불안불안한 어머니가 딸을 조신하게 만든답시고 엄격한 기숙 고등학교에 집어 넣고, 여대 사범대에 진학시켜 여중 선생님을 만들고, 신부 수업을 받게 합니다. 이 딸은 과연 어머니가 원하는 모습이 되었을까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 기질은 분열성(LLL)입니다. 분열성 기질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에게 통 관심이 없는 겁니다. 건강한 분열성 기질은 혼자 있어도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기준에 맞지 않는 대표적인 기질이 분열성이죠. 하지만 세상은 분열성 기질에게 은둔형 외톨이니, 사회 부적응자니 하는 딱지를 제멋대로 붙이고 그렇게 살지 말라며 억압합니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농구라도 하라고 집 밖으로 내쫓고, 연애라도 하라고 기질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사람과 소개팅을 주선하고, 인맥을 관리해야 한다고 동호회에 가입시켜봤자 분열성 기질에게 고통만 주는 겁니다.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사람은 안전을 추구하는 행동을 마음껏 하면서 살 수 있을 때,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 기질 유형인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때, 분열성 기질 유형인 사람은 다른 사람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을 때 행복합니다. 기질대로 살아야 행복합니다. 기질대로 사는 건 자신의 몸에 딱 맞는 맞춤 옷을 입었을 때의 편안함을 평생 느끼며 사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제가 분열성 기질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 저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고 분열성 기질을 수용하고 난 이후 세상의 부당한 비난을 더 이상 신경쓰지 않게 되었습니다(그런 평가에 일체 신경쓰지 않는 것도 분열성 기질에 맞는 모습이죠). 그래서 지금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요.
그렇다면 기질에 맞지 않는 삶을 살면 도저히 행복해질 수 없는 걸까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무수히 많은 심리평가 사례와 내담자를 만나서 내린 결론은 불가능하다였습니다. 무엇보다 기질대로 살지 않으면 반드시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게 경제적 비용이든, 시간이든, 심리적 자원이든 간에 행복해지기 위해 활용되어야 할 것들이니 얼마나 헛된 낭비입니까.
저는 지금도 생각합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더 어렸을 때 제 기질을 알았다면, 기질을 수용하고 세상의 부당한 억압에 맞서 제 자신을 더 잘 보호했더라면 지금보다도 얼마나 더 행복했을까, 지금보다도 얼마나 더 멋진 삶을 살았을까하고요.
그래서 기질에 맞지 않는 거짓 삶을 억지로 살라는 세상의 강요에 절대로 굴복할 수 없다는 각오를 더욱 더 다지게 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자신의 기질을 빨리 찾아서 그 기질에 걸맞는 삶을 살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듯이 여러분도 자신의 기질에 부합하는 행복한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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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취약한 기질 유형이 있지만 LML, HML 기질 유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상담자도 잘 이해가 안 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오해하기 쉽죠.
저는 LML 기질 유형을 흔히 '뱀파이어' 기질 유형이라고 부르고 HML 기질 유형을 '집시' 또는 '야생 호랑이' 기질 유형이라고 부릅니다.
* LML : 뱀파이어 유형
* HML : 집시 또는 야생 호랑이 유형
이 두 유형은 자극추구 기질이 반대 방향이라는 것만 빼면 쌍둥이와 같아서 전혀 다른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유사한 기질 유형입니다.
위험회피 기질은 중간 수준이기 때문에 안전 욕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또 위험천만한 행동을 자초하는 유형도 아닌 중도 성향을 보입니다.
거기에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대인 관계 욕구가 없거나 중요하지 않아서 대인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자라게 된다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상담을 받으러 오지도 않겠죠). 이 두 유형을 오해하는 이유는 바로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아서인데 왠만한 상담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에게 대인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예외이죠. 이들에게 대인 관계는 그렇게 중요한 영역이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 전혀 중요하지 않기도 하거든요.
그렇다면 자극추구 기질의 방향에 따라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자극추구 기질이 약한 LML 유형은 특별히 좋아하는 게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의욕이 없어 보이고 자기 공간에 무기력하게 처박혀 있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에 은둔형 외톨이로 오해를 많이 받습니다. 싫어하는 걸 억지로 시키면 하기는 하지만 에너지를 쏟지 않기 때문에 어차피 소용이 없습니다. 결과물이 좋지 않아요. 대신 좋아하는 걸 찾게 되면 무서운 속도로 파고 들기 때문에 그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넓이보다는 깊이가 중요한 기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자극추구 기질이 강한 HML 유형은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집적대지만 흥미가 떨어지면 금방 싫증을 내고 그만두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걸 견디지 못하는 부모들이 push해봤자 어차피 끝까지 못합니다. 오히려 더 싫어하게 되죠. 이 유형은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하는 걸 잘 못하거든요. 그래서 채찍보다는 당근 전략이 더 효과적입니다. 또한 깊이보다는 넓이가 중요한 기질이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해 보도록 격려하는 게 좋죠.
상담자들은 이 두 유형의 청소년이 왔을 때 헷갈리지 않도록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분해서 알고 계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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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에는 타당도 척도가 없기 때문에 MMPI-2/A의 타당도 척도를 참고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라포가 잘 형성되어 있다고 해도 TCI의 단독 실시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만약 TCI만 단독 실시했을 때 상담 장면에서 보기 힘든 (양호한) 기질/성격 유형이 나온다면 해석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거든요. 수검자의 기질, 성격이 실제로 양호한 것인지, 아니면 방어적인 태도로 작성했기 때문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MMPI-2/A의 타당도 척도에서 수검자가 방어하는 경향을 보일 경우 TCI에서는 어떤 프로파일이 나올까요? 제 경험 상 다음과 같은 양상을 고려해 보시면 좋습니다.
* K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경우
: K척도가 상승한다는 건 정교하게 방어한다는 뜻인데 TCI에서는 대개 성격 유형만 양호하게 나타납니다. HHL(조직화된) 유형이 가장 많고 HML(논리적인) 유형이나 MHL(신뢰하는) 유형도 많이 나옵니다. 당연히 신뢰할 수 없고요. 특이한 건 K척도를 띄워 방어하는 수검자의 경우 성격 유형은 건강하게 나와도 기질은 취약성을 드러내는 유형이 그대로 나타난다는거죠. 그래서 성격은 양호하지만 기질이 취약한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K척도를 띄울 때의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 L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경우
: K척도와 달리 L척도는 다소 naive하게 방어하는 경향을 반영하는데 '다 괜찮다, 다 좋다' 태도를 보이는 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성격 유형만 양호하게 나타나고 기질 취약성은 그대로 드러나는 K척도 상승 시와 달리 기질과 성격 유형 모두 양호하게 나타나곤 합니다.
* S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경우
: S척도는 보통 K척도와 함께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K척도가 상승했을 때처럼 성격은 양호하게, 기질 취약성은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매우 높게 상승한 경우는 L척도 상승 때처럼 성격과 기질 유형 모두 건강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K척도 상승 때와 양상이 비슷한 경우가 더 많았지만 case by case라서 L, K척도 상승 때와는 달리 좀 더 신중하게 해석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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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JTCI의 HML 유형은 '기회주의적-자유주의적(Opportunistic-Libertarian)'이라 불리는 기질로 자기 입장과 주장이 분명한 독립적인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판단에 우선 순위를 두고 행동합니다. 흥미와 관심의 범위가 넓고 호기심이 많은데다 자신이 목표하는 일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외로움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죠. 그래서 흔히 '집시' 유형 기질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이나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면이 있고 유형의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행동하는 기회주의적 면모가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책임하거나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영혼이 자유로운 자유주의적 인간형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집시'라는 naming이 주는 선입견 때문에 '야생 호랑이'라는 별칭을 더 좋아하는데요. 야생마와 달리 야생 호랑이는 길들이기 매우 힘이 들고 설사 길이 든다고 해도 야생성을 잃게 되어 더 이상 호랑이가 아니게 됩니다.
HML 기질의 소유자들이 상담에 오게 되는 이유는 거의 하나뿐입니다. 이들의 기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등쌀 때문이죠. 특히 HML 기질의 소유자가 남성인 경우 책임과 의무를 중요시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모-자녀 관계 갈등을 피할 수 없죠. 하지만 비수용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야생 호랑이'를 몰아넣어봤자 얻게 되는 건 상동증적인 행동을 하는 병든 호랑이나 사육사를 물어죽이는 살인 호랑이 뿐입니다.
아시다시피 기질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각하고 수용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답답한 우리에 가둬두거나 동물쇼에 내보내려고 길들이려는 시도를 하지 말고 야생 호랑이가 원래 있어야 할 곳,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곳으로 보내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부모가 대리 만족을 위한 욕심부터 내려놓아야겠죠.
야생 호랑이는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자연에서 살 때 가장 아름다운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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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결과를 해석할 때 보통 '위험회피' 기질은 낮을수록, '자율성' 성격은 높을수록 좋다고 합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 중 위험회피 기질은 높고 자율성 성격은 낮은 내담자가 굉장히 많다는 체험적 사실로 지지됩니다.
그래서 자율성이 L(Low level) 수준으로 평가되면 연대감이 어떻든, 자기초월이 어떻든 간에 건강한 성격으로 발달하기 어렵죠.
하지만 반대로 자율성이 높다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닌 것이 연대감도 어느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다음의 예를 보겠습니다.
* HLL(독재적인) - HLM(괴롭히는) - HLH(편집성)
보시는 것처럼 자율성이 높을 때 연대감이 낮으면 자기초월이 어떤 수준이든 건강하지 않은 성격이 됩니다. 그러니 자율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연대감이 아주 낮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연대감이 중간 수준일 때는 어떻게 될까요?
* HML(논리적인) - HMM(높은 자율성) - HMH(독창적인)
예상대로 자율성이 높을 때 연대감이 중간 수준만 되어도 자기초월의 수준과 상관없이 비교적 건강한 성격이 됩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자율성과 연대감이 모두 높은 경우를 보겠습니다.
* HHL(조직화된) - HHM(성숙한) - HHH(창의적인)
역시나 자율성과 연대감이 모두 높다면 자기초월의 수준과 상관없이 모두 건강한 성격으로 발달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연대감보다 자율성이 훨씬 더 중요한 성격 특성이라고는 해도 자율성만 높아서는 안 됩니다. 연대감이 최소한 중간 수준 이상으로는 발달해야 건강한 성격이 됩니다.
자율성이 높고 연대감이 낮은 HLL, HLM, HLH 성격 유형은
'TCI와 MMPI-2로 살펴본 반사회성 성격장애 양상'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하위 성격 유형들이기 때문에 연대감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접근해야 합니다. 언제 한번 연대감을 향상시키는 기술적 접근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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