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마지막으로 구입한 DSLR 렌즈입니다. 이 렌즈를 구입한 이후로는 렌즈 지름신이 물러가셔서 지금까지 더 이상의 출혈 없이 평온한 사진 일상을 보내고 있죠.
이 렌즈까지 해서
* 표준렌즈 :
탐론 17-50
* 광각렌즈 :
토키나 11-16
* 단렌즈 :
시그마 30
로 화각을 구성했고 초망원과 접사 렌즈가 빠지기는 했지만 제 관심 분야가 아니라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이 렌즈들을 활용해서 열심히 찍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게 문제입니다. ㅠ.ㅠ
하여간 2013년 8월 케냐 여행을 앞두고 이 렌즈를 구입했으니 벌써 4년이 흘렀네요. 케냐 여행 때는 이 렌즈 덕분에 그야말로 인생 사진을 많이 건졌습니다. 사파리나 동물을 보러 가는 여행이라면 이 렌즈 같은 망원렌즈의 필요성은 두 말 하면 입 아프고 피곤하다고 할 수 있지요.
그동안 북극곰을 찍으려고 노르웨이 여행(물론 북극곰은 못 봤지만요) 때도 들고갔고 콘돌을 찍기 위해 몽골 여행 때도 갖고 갔으며 이번 페루 여행 때도 펭귄과 바다 사자를 찍기 위해 가져갈 예정입니다. 엄청난 무게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성능 하나만큼은 보장할 수 있는 렌즈라서 무겁더라도 갖고 갈 가치가 충분하거든요.
사실 이 렌즈 이전에도 탐론 70-200mm 준망원 렌즈를 사용한 적이 있지만 실제로 동물을 찍으러 나가보면 준망원 렌즈로는 턱도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1,000mm 이상의 초망원 렌즈를 쓰자니 터무니없는 가격인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장비의 크기와 무게가 엄청나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결국 저는 서드파티 망원 렌즈인 시그마 150-500mm로 낙찰을 본 거죠. 어차피 저는 1:1.5 크롭바디 DSLR를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 800mm까지는 확보가 되거든요.
렌즈 후드(저 지문 어쩔;;;)를 뒤집어서 끼웠는데도 육중한 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마운트 부에서 렌즈까지는 약 25cm 정도 됩니다. 그래도 다른 망원렌즈들에 비해 비교적 컴팩트한 모습입니다.
본체 가운데에 있는 건 경통 흘러내림을 방지하는 Lock 버튼입니다. 워낙 무겁기 때문에 렌즈를 바닥으로 하고 다니면 경통이 흘러내릴 수 밖에 없죠. 이 때 저 버튼을 사용해서 흘러내림을 방지합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 위쪽이 AF, MF 조절 버튼이고 아래쪽이 손떨림 방지 기능인 OS 버튼입니다. 1이 보통 때 사용하는 것이고 2가 패닝 모드 때 주로 사용하는 거지만 저는 손떨림이 좀 심한 편이라 평소에도 2단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통을 감싸고 있는 것은 삼각대에 연결하는 마운트인데 렌즈만 들고 다닐 때는 손잡이 구실을 톡톡히 합니다.
렌즈 후드를 제거하고 최대 망원 상태로 바꾸면 경통이 저 정도까지 튀어나옵니다. 렌즈 후드가 꽃무니 후드가 아닌 원통형이어서 렌즈 후드까지 장착하면 그야말로 대포 같이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최대 길이가 42cm에 이릅니다.
화각은 최소 150에서 500까지 200, 250, 300, 400 단계로 구분됩니다.
사실 케냐 여행을 앞두고 몇 개의 망원렌즈 사이에서 고민을 엄청했는데 private tour를 부탁했던
이승휘 대표의 장비에 뽐뿌를 받아 이 렌즈로 구성을 했고 결과가 흡족했죠(빨리 케냐 여행기도 마저 올려야 하는데).
야생 동물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분들께 가성비 최고의 망원렌즈로 추천합니다. 혹시 이 블로그를 보고 아프리카 국립공원으로 사파리를 가는 분들이 있고 아직 망원렌즈가 없다면 한번 고려해 보세요.
* 장점- 가성비 최강의 화질
- 초음파모터(HSM) 장착으로 빠른 초점 잡기 가능
- 2단계의 손떨림 방지(OS) 기능 : 삼각대를 사용한다 해도 망원렌즈에서는 꼭 필요한 기능이죠
- 시그마의 고질병인 핀 문제가 거의 없음 : 니콘 한정* 단점- 조리개 값이 F5-6.3으로 조금 어둡기 때문에 삼각대 사용이 필수임
- 2kg에 육박하는 동체 무게(정확하게는 1.91kg)로 인해 휴대성 저하(망원렌즈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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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는
니콘이나 캐논과 달리 DSLR은 만들지 않고 SD시리즈라는 DSLR을 만드는(제보에 의해 급수정) 써드파티 회사입니다. 비슷한 써드파티로는 탐론과 토키나 등이 있지요. 이 두 회사처럼 시그마도 가격 대비 훌륭한 렌즈를 많이 만들어내는데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하는 '삼식이'는 성능이 탁월한 소위 명품입니다.
삼식이는 '30mm 시그마'를 줄여서 부르는 애칭으로 초점거리가 30mm인 단렌즈입니다. 단렌즈는 쉽게 설명하면 초점거리가 고정된 렌즈를 말합니다. 크롭바디인 DSLR의 경우 삼식이를 장착하면 45mm(니콘의 경우)가 되는데 필름 카메라의 화각인 50mm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카페에서 맞은편에 앉은 사람을 찍기에 가장 좋은 화각을 보여준다고 해서 카페렌즈라고 부릅니다. 정물, 실내 포트레이트 사진을 찍기에 적합한 렌즈입니다.
이 렌즈는 렌즈 밝기가 1.4에 이르기 때문에 상당히 어두운 공간에서도 촬영이 가능한데 특히 조명이 어두운 카페나 술집 등의 실내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엔간히 어두운 공간에서도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촬영이 가능하죠.
HSM이 붙은 시그마 렌즈는 렌즈에 초음파 모터가 내장되어 AF(Auto Focus) 기능이 가능한 것을 말합니다. 정숙성은 좀 떨어지는 것 같지만 AF는 체감 상 상당히 빠르게 느껴집니다.
무게는 430g 정도로 제가 갖고 있는 다른 렌즈에 비해 가벼운(?) 편입니다. 필터 지름이 62mm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구경이 크지 않아 단아(?)해 보입니다.
렌즈캡을 씌운 모습입니다. 첫 인상은 좀 땅딸막하게 보입니다만 장착해서 사용하다보면 상당히 다부진 느낌을 받게 됩니다. 아래에는 거리계창이 있습니다. 사실 AF 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리계를 볼 일은 거의 없지만요.
UV 필터는 Kenko사의 MCUV 필터를 끼웠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은 놈이죠.
'꽃무늬' 후드를 뒤집어 씌운 모습입니다.
렌즈탭을 제거하고 후드캡을 정식으로 장착한 모습입니다. 삼식이의 후드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도 그대로 씌우고 다녀도 휴대성이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뽀대는 후드를 뺀 모양이 낫지만 비네팅이나 플레어를 줄이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장착면의 모습입니다. 바디에 상당히 안정적으로 장착됩니다.
삼식이는 핀 문제가 있어서 정품을 구입한 뒤 핀 조정을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같은 막눈은 후핀, 전핀 등을 구별할 능력도 없고 또 구별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쓰고 있습니다. ^^;;;
2008년 12월 15일 현재 정품 기준으로 옥션가 50만 원 정도에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네요.
실내 모임이 잦고 그 모임의 성격이 술이나 회식인 분들에게 적합한 렌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예도는 좀 떨어지지만 밝기 하나는 정말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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