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정(야간 스노클링)이 저녁 무렵에 있는지라 느지막이 1시간 늦게 일어났습니다. 아침을 먹으러 9시에 나갔더니 Kakuni 레스토랑이 그야말로 중국인들로 인산인해입니다. 리조트 내의 모든 중국인들이 다 모인 것 같습니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Infinity Bar로 갔습니다. 확실히 오전에는 한산하네요. 위 사진의 비치 파라솔로 가려진 인간이 바람을 등지고 담배를 피는 바람에 냄새 때문에 잠시 기분이 상했지만요. 세상 어디를 가도 매너 없는 것들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운이 좋아서 Pool 바로 앞에 있는 썬베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날씨 좋네요.
Infinity Bar는 유독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나온 가족이 많습니다. pool 깊이가 얕고 한 눈에 보여서 어른들이 유사시에 대응하기 쉽거든요.
거대한 백조 튜브를 들고 조용한 pool 안으로 난입한 중국인들입니다. 아이들 전용 pool이 아니니 처음에는 저렇게 폼 잡으면서 셀카질을 하는 것도 그러려니 하고 그냥 웃긴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진 찍는 것에만 열중한 나머지 튜브가 아이들에게 부딪치기도 하는데다 pool 끄트머리가 바다 위인데 튜브가 넘어가면 다칠텐데도 계속 부주의하게 촬영을 해서 보는 사람들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해변에 등장한 유니콘 튜브와 또 다른 중국인 민폐 커플;;;; 이 커플은 결국 튜브를 놓쳐서 pool 옆에 있는 키즈 센터에서 직원이 아이들을 돌보다 말고 뛰어가서 하염없이 먼 바다로 흘러가는 튜브를 건져왔죠. 머나먼 몰디브까지 와서 가지가지 하고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끄고 Sunny Side Up, Twister 칵테일을 무알콜로 시켜서 홀짝이면서 가져간 책을 읽고 수다를 떨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무알콜 칵테일은 charge를 하지 않더군요. 일찍 알았으면 다양하게 마셔볼 껄. ㅠ.ㅠ
수영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태닝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제가 썬베드에서 노는 이유는 누워서 머리 위 야자수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흔들리는 걸 넋놓고 보는 걸 좋아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 시름이 다 씻겨 나가는 느낌이거든요. 힐링이 제대로 됩니다.
오후 2시 쯤 되니 주변 공기가 많이 뜨거워졌기도 하고 슬슬 출출하기에 Bar 직원에게 '버기'를 불러달라고 부탁하여 점심을 먹으러 Andiamo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Andiamo 레스토랑은 섬 내에 있고 그늘이 많아서 더 시원하기 때문에 저녁 때까지는 거기에서 시간을 보낼 요량이었습니다.
어제도 보여드렸지만 Ja Manafaru의 모래는 정말 고운 것 같습니다.
파도가 한번 몰려오면 해변의 모든 자취가 싹 지워집니다. 발로 밟기가 미안할 정도로 매끈하게 변하죠.
평소라면 식당 안 테이블에 앉았겠지만 오늘은 오후 시간을 보내려고 왔기 때문에 일부러 pool side의 썬베드에 짐을 풀었습니다. 오늘은 다행히 여기도 한산하네요.
다들 물놀이를 나간 건지 조용합니다.
Andiamo도 pool side 레스토랑이니 썬베드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주문하지 않았던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냉 가스파쵸, 해산물 파스타, 그리고 뇨끼를 주문했습니다. 역시 음식은 더할 나위 없는 수준입니다. 포스팅하면서도 침이 넘어가네요.
점심을 먹고 딩굴딩굴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중국인 가족이 하나 들어오더니 분위기를 다 망쳐놨습니다. 양가 어른들까지 모시고 온 대가족이었는데 막내 손주가 물에 들어가면서부터 계속 소리를 지르는데 엄마가 만류해도 계속 끼~악 거리더군요. 조금 시끄러웠지만 원래 애들은 떠드는거니까 그러려니 했지만 정작 심각한 건 외할아버지였습니다. pool 안에 자꾸 침을 뱉더군요. 그 물은 수영 좀 하는지 pool을 헤집고 다니며 수영하는 큰 손주가 마시고. ㅡ.ㅡ;;;
왠만하면 그냥 있으려고 했는데 침 뱉는 건 비위가 상해서 못 견디겠더군요. 그래서 제티에서 fish feeding하는 시간에 맞춰 예정보다 조금 일찍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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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다 짐만 부려놓고 곧바로 Murad가 '버기'에 태워 워터 빌라가 보이는 pool-side bar인 Infinity에 데려다 줬습니다.
Infininity는 JA Manafaru에 있는 6개의 레스토랑, 바 중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면한 실외풀이 있는 곳입니다.
오후 시간이라 볕이 강하기에 직사광선을 피해서 조금은 시원한 안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말레의 라운지에서 부실하게 먹은데다(일찍 출발할 걸로 알았기에) 식사 시간이 지난 시간이기에 허기가 지더군요.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빵과 함께 버터를 주는데 특이한 건 버터가 녹지 않게끔 차갑게 얼린 종지에 담아 줍니다. 종 모양의 귀여운 뚜껑을 덮어서요. 섬세합니다.
호박 스프입니다. 맛은 괜찮았습니다. 스프 용기도 특이하게 생겼네요.
베지테리안 메뉴인 파니니입니다. 파니니도 파니니지만 곧바로 튀겨서 나오는 감튀(감자튀김)가 예술입니다. 맥주를 부르는 맛이네요.
샐러드도 그냥 bowl에 담아서 주는 게 아니라 요리처럼 데코를 해서 나옵니다. 채소도 굉장히 신선하고요.
버터 나이프도 그렇고 메인 나이프도 디자인이 독특합니다. 게다가 사용해 보니 기능성도 좋습니다.
여기에 워터 멜론 주스를 2잔 추가했습니다.
음식이 모두 맛있고 분위기도 훌륭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나온 계산서를 보니 70불입니다;;; 환율을 1,100원으로만 잡아도 7만 7천 원이니 세금이 많이 붙는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거의 강남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는 수준입니다. 앞으로 단품 위주로 먹는다고 해도 매 끼 5만 원 정도는 예상해야 할테니 리조트에 있는 동안 지출되는 식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ㅠ.ㅠ
Infinity에서 나와 왼쪽으로 돌면 곧바로 제가 묵었던 워터 빌라가 나옵니다.
오른쪽이 일출에 특화된 선 라이즈 빌라, 왼쪽이 석양을 보는 것에 특화된 선셋 빌라입니다. 저는 거의 안쪽 끝에 있는 선셋 빌라에 묵었습니다. 워터 빌라는 섬의 반대쪽에도 있는데 여기에 있는 빌라 수가 조금 더 많습니다.
몰디브 리조트 주변의 바다색은 보통 이렇습니다. 기본 에메랄드 빛이고 시간에 따라 좀 더 옅어지기도 하고 짙어지기도 합니다.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정면에 바다가 보이는 책상이 있고 왼쪽이 침실, 오른쪽이 욕실인데 왼쪽으로 돌았을 때 보이는 모습입니다. 침대가 있고 건너편에 캡슐 커피 메이커와 웰컴 과일이 담긴 바구니, 아이스 버킷이 보이고 오른쪽 끝에 보이는 보관장의 문을 열면 왼쪽에 와인 셀러, 오른쪽에 미니바가 들어 있습니다.
침실로 들어가 침대를 등지고 바라보면 연결된 거실이 보이는데 뷰가 환상입니다. 수평선 끝에 무인도가 보이는데 시간제로 통째로 대여할 수도 있습니다. 로빈슨 크루스로 사는 느낌이 궁금한 분들은 시도해 볼 수 있겠네요.
밤에는 바다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블라인드를 내립니다. 이것도 저녁 메이크업을 하는 직원이 와서 다 해줍니다.
거실에서 침실 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옷장이 양쪽에 2개 있어서 아무리 옷을 많이 가져가도 공간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살짝 놀란 건 옷걸이가 일반 상의용, 수트 상의용, 바지용, 3종류나 됩니다. 어떤 옷을 가져가도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더군요.
테라스로 나가기 전에 돌아본 거실 모습입니다. 바다 컨셉의 인테리어가 깔끔합니다. 이 거실에는 독특한 시설이 하나 있는데,
거실 한 가운데 바닥을 강화유리로 만든 관람창이 있어서 물고기가 지나다니는 걸 구경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앉아서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어도 시간이 잘 갑니다. 빌라 근처까지 물고기가 들어올까 싶었는데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상어, 가오리까지 들어오더군요. @.@
거실에서 테라스로 나가면 이렇게 프라이빗 공간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 썬 베드와 비치파라솔, 구석에는 흔들의자까지 있습니다. 오른쪽은 욕실과 연결됩니다.
JA Manafaru 리조트 워터 빌라의 장점 중 하나는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프라이빗 풀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월풀 기능도 있어서 풀 안에 앉아서 마사지를 받으면서 바다를 바라보는 맛이 그만입니다. 풀 오른쪽에는 바다로 곧바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구명조끼가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고 스노클링 장비도 무료로 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면 언제든 빌라 앞에서 스노클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도가 높고 생각보다 물고기가 많지 않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한번 해 보고 말았습니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욕실과 연결됩니다.
왼쪽에 월풀 욕조가 있어서 바다를 보면서 거품 목욕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세면대가 양쪽에 2개 있고요.
수건과 비치타월, 욕실 어메니티가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파우치에 있는 건 헤어 드라이어고요. 필립스 제품이기는 하지만 바람이 강하지 않아서 머리 말리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월풀 욕조 맞은편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분리되어 있는데 수동식 비데(?)가 있습니다. 수압이 생각보다 세기 때문에 손아귀 힘을 잘 조절해야 참사를 피할 수 있습니다;;;;
샤워실입니다. 천정에서 물이 쏟아지는 방식인데 완전히 유리로 막힌 게 아니라서 중간에 뚫려 있는 곳으로 들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면 샤워를 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리 조심을 해도 바디 샤워 거품이 튀면 곧바로 바다로 떨어지기 때문에 오염을 피할 수 없습니다. 굉장히 신경이 쓰이더군요. 실제로 나중에 빌라 앞에서 스노클링을 하느라 들어가봤는데 물이 많이 탁한 게 바깥 바다에 비해 꽤 오염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짐을 풀고 정리를 다 끝내니 해가 지길래 산책하러 나왔습니다. 연말의 몰디브는 대략 6시 쯤에 해가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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