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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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임상가 중 한 명인 Irvin D. Yalom의 고전 '실존주의 심리치료(Existential Psychotherapy, 1980)'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박하게 평가했냐 하면 번역으로 '똥망'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월덴 3의 심리학 카테고리에 있는 책들은 이렇게까지 엉망인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 책은 2008년 8월에 소개한
'프로이드와 인간의 영혼(2001)'보다 더 형편없습니다. 그 때도 엉망진창인 번역 때문에 제가 게거품을 물었는데 이 책은 그보다 한술 더 뜹니다. 제가 웬만하면 분노를 잘 안 느끼는 편인데 이 책의 번역가는 정말 밉더군요.
아주 대놓고 직역의 진수를 보여주는데 얄롬이 다른 저작에서 얼마나 글을 쉽게 써왔는지 아는 저로서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얄롬이 쓴 책들은 월덴 3에서도 자주 소개했으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게다가 이 책은 실존주의적 접근을 따르는 임상가들은 반드시 봐야 하는 책인데 이런 책을 망쳐놨으니 이걸 대체 어떡해야 합니까?
실존주의 심리치료에서는 죽음, 자유, 소외, 무의미, 이 4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그러다보니 현재가 되어가는 미래(future-becoming-present)를 주요 시제로 다룹니다.
특히 얄롬은 죽음의 의미에 주목하면서 죽음을 불안의 가장 근원적인 요소이고 정신병리의 주된 원천으로 보았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은 '삶의 우선권을 재조정'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 자유'를 누리며 '바로 지금이라는 삶의 향상된 감각'을 느낍니다. 얄롬은 죽음을 직면하게 된 사람들이 보이는 치유의 힘을 깨달았던 것이죠.
죽음과 삶은 상호보완적인데 인간은 보통 죽음을 직면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억압합니다. 죽음의 육체적 성질은 우리를 파괴하지만 죽음에 대한 사상은 우리를 치유할 수 있다고 얄롬은 보았죠. 그는 죽음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면 삶의 관점에 대한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더 본질적인 삶의 유형으로 이동하게 되기 때문에 죽음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 몇 안 되는 죽마고우 중 하나인 술 친구를 잃었던 경험과 제가 상담하던 내담자가 충동적으로 자살했던 경험을 하고 난 뒤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진 저로서는 기존에도 실존주의적인 접근에 끌렸지만 이후로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실존주의적 접근에 대해 다룬 좋은 자료가 있으면 자주 소개하겠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필요한 책이었는데 원서로 다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을 계획이 있는 분들께도 원서 강독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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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그 유명한 어빈 얄롬의 최신작 'Staring at the Sun(2008)'입니다.
일찌기 죽음에 대해 말 한 사상가는 많지만 임상 현장에서 수십 년 간 심리치료를 해 온 치료자는 죽음과 죽음에 대한 불안,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런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게다가 그 사람이 실존치료의 대가인 얄롬이라면...
이 책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보다 냉정하게 보다 용기있게'의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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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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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이 멀까봐, 아니면 최소한 시력이라도 나빠질까봐 해를 정면으로 쳐다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쳐다보지 않는다고 해서 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해를 직시하지 않듯이 죽음을 직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죽음은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으며 이 세상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예정된 운명이죠.
올해 76세가 된 얄롬이 시의적절(?)하게 죽음에 대한 책을 2008년에 내놨습니다. 죽음이라기보다는 죽음의 불안에 대한 책이라고 해야 옳겠네요.
얄롬은 수십 년 간의 상담과 심리치료를 통해 상당히 많은 심리적 문제의 기저에는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불안을 극복해야만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니 실존치료의 선구자인 얄롬으로서는 죽음에 대한 불안을 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한 작업이었겠지요. 그 결과로 이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얄롬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잘 살지 못했던 인생 사이에는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죽음에 온전히 직면하게 되고 그 두려움을 잘 극복하면 오히려 삶의 의미를 깨닫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얄롬의 말마따나 죽음의 실체는 우리를 파괴하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은 우리를 구원하는 거지요.
얄롬은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죽음에 대한 의견을 상당히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에피쿠로스가 생각하는 세 가지 쟁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영혼은 죽는다', '죽음은 결국 無이다', '태어나기 전의 암흑세계와 죽은 후의 암흑세계는 상호대칭이다'
에피쿠로스의 주장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으로
사람이 죽게 되면 태어나기 이전의 단계와 똑같이 전원 스위치를 내린 것처럼 된다는 것이죠. 신앙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얄롬은 무신론자입니다)이지만 상당히 간명하기는 합니다. 또 솔깃하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이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맞서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얄롬은 '파급효과'를 제시합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자신의 어떤 부분(어떤 것이든 가능합니다. 창의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저는 제가 월덴 3를 운영하는 것도 파급효과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을 남에게 주었을 때 그것이 인간의 유한성, 일시성, 무의미성을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은 이름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명예욕과는 좀 다릅니다. 이해가 되지 않으시면 책을 읽어보세요. ^^;;;
닫기
* 죽음에서 정확히 무엇이 두려운가요?
* 새로운 후회를 쌓지 않으려면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만 할까요?(앞으로 1년이나 5년 후의 삶을 상상하면서 그 시기에 새로이 축적되어 있을 후회를 생각해 보라고 한다)
* 단지 옆에 있어 준다는 것이 죽음에 직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베풀어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다.
닫기
* 환자가 기분 좋아할 때의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기분 나빠할 때의 이유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 꿈에 대한 느낌은 어땠어요? 이것은 언제나 꿈에 대한 나의 첫 번째 질문이다. 이런 질문이 그 꿈의 전체 또는 일부분과 관련되는 감정을 찾아내는 데 특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 치료적인 행동이 치료적인 언어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 아이디어는 치료적인 동맹이 견고할 때만 유효적절하다.
이 책의 단점은 이혜성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번역 실력입니다.
전에도 지적을 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좀 있습니다. 위에서 제가 인용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잘 살지 못했던 인생 사이에는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를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로 번역을 해 놓은 것이 대표적인 번역 문제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실수가 여전히 발견됩니다. 참 아쉽습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양장본도 아닌데 가격이 14,000원이나 한다는 점입니다. 얄롬이 워낙 대가이다보니 로열티가 엄청 붙는가 봅니다. 그래도 이 책은 비싼 가격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실존치료적인 접근을 활용하는 모든 상담자와 현장의 임상가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덧. 이 책은 새 책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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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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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냉정하게 보다 용기있게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어빈D. 얄롬 (시그마프레스, 2008년) 상세보기 카테고리가 인문으로 빠져 있네요. 음 -_-; 알맹이 내용은 치유적 관계 맺기에 관한 이야기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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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Irvin D. Yalom의 동료이자 추종자(?)인 Ruthellen Josselson이 쓴
얄롬의 지적 자서전입니다. 2008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이죠. 나오자마자 우리말로 번역이 되어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얄롬이 의대, 그 중에서도 정신과에 들어가게 된 배경, 치료자의 길로 접어든 계기를 소개하고 있고 얄롬이 그동안 썼던 책에 대한 내용과 뒷이야기, 선택과 책임, 실존, 그리고 죽음에 대한 불안,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를 동행자로 보았던 얄롬의 진솔한 생각 등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저자인 루스엘런이 얄롬을 인터뷰한 내용도 수록되어 있어 얄롬의 생생한 음성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얄롬은 사상과 철학, 문학에서도 치료적인 개념을 많이 끌어내어 적용한 치료자인데 특히 니체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저도 잘 몰랐던 사실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니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조만간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
생각보다 이론적인 내용은 별로 없지만 Irvin D. Yalom을 좋아하거나 또는 존경하는 분들이라면 얄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책의 서두에 나오는 '옮긴이의 글'이 지나치게 긴 것입니다.
옮긴이의 글이 19페이지나 되다뇨. 저는 처음에 1장인 줄 착각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의 내용을 아예 몽땅 요약을 해 두었더군요. 대체 뭡니까? 이 쓸데없는 친절함은... 무슨 평론집도 아니고 말이죠.
덧. 역자가 누군가 했더니 얄롬의 책인 '카우치에 누워서'를 번역한 이혜성 전 이화여대 교수더군요. 사실 얄롬의 책은 거의 다 이혜성 선생이 번역했습니다만
'카우치에 누워서' 포스팅에서 지적한 것처럼 번역의 질이 별로 높지 않습니다. 이 책은 그나마 좀 나은 편입니다만 제 기대 수준이 높아서 그런지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저 같은 얄롬 추종자는 그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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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롬의 소설 '카우치에 누워서'를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은
리뷰를 참고하시고요.
번역이 매끄럽지는 못하지만 소설 자체의 재미 하나는 보장합니다. 특히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는 실제 상담/심리치료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지를 생생하게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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