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론플의 walking tour course에는 Pha That Luang이 없습니다. Patuxai까지만 보고 돌아가는데 저희는 기왕 Patuxai까지 온 김에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Pha That Luang만 보기 위해 다시 오는 것도 그렇고 Patuxai에 올라갔을 때 기념품점 직원이 2km정도 떨어져 있다고 해서 걸어갈 만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룰루랄라하면서 갈 거리는 아닙니다. 아무리 겨울철이라고는 해도 낮에는 기본 30도는 넘으니까요. 게다가 Patuxai에서 Pha That Luang으로 가는 길에는 햇볕을 피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아 상당히 덥습니다.
절반쯤 가다가 목이나 축이고 가자고 태국에서 넘어온 True Coffee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미디엄 사이즈(20,000킵)하고 아이스 초컬릿 미디엄 사이즈(20,000킵)를 한 잔씩 마셨습니다. 4만 킵이면 5천 원이 넘는 돈이니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마실 만 하지만 라오스 물가로는 굉장히 비싼 금액이죠. 그런데도 라오스에서 인기몰이 중인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라고 합니다. True Coffee에서는 화장실을 무료로 쓸 수 있고 와이파이도 한 시간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뜨거운 날씨에 캐롤송을 듣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고 어색하더군요.
다시금 힘을 내서 걸어갑니다.
멀리 오른 쪽에 Pha That Luang이 보입니다. 굉장히 넓은 주차장같은 공간이 나오는데 텅텅 비어 있더군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저희가 갔던 날이 일요일이라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걸. ㅡㅡ;;;;
멀리서 보기에도 위용이 엄청나지요
주차장(?) 옆에는 시장이 있습니다. 꽤 큰 시장이에요. 겨울철이라서 그런지 열대 과일이 그리 많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과일전 모습과 큰 차이가 없네요.
왼쪽이 '배'이고 오른쪽이 '귤'입니다. 배는 우리나라 배하고는 전혀 다르게 생겼는데 물은 별로 없어서 퍼석거리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합니다. 맛이 배하고 대추를 섞어 놓은 것 같은 맛이에요. 요건 나중에 다시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귤은 우리나라 조생귤처럼 생겼는데 이거 강추합니다. 엄청 새콤하고 달면서도 물이 많아요. 들고 다니면서 기력 떨어지고 목마를 때 먹으면 좋습니다.
Pha That Luang은 흔히 황금 사원으로 불리는데 부처님의 가슴뼈 사리가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사원입니다. 매일 문을 열고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 1시에서 4시까지 관람이 가능합니다. 일찍 문을 닫는 것이 좀 아쉽죠. 입장료는 현지인은 2,000킵, 외국인은 5,000킵입니다.
라오스로 들어오는 길에 베트남 호치민 공항 검색대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던 신혼 부부를 여기서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여행을 가면 제가 적극적으로 피하는 유형은 1. 한국 사람, 2. 한국말로 먼저 말 거는 현지인, 3) 영어로 먼저 말 거는 현지인 순인데 그 중 예외는 신혼부부 뿐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일정이 비슷해서인지 방비엥, 루앙 프라방에서 계속 조우하게 되더군요.
That Luang 사원은 말 그대로 황금색으로 빛나기 때문에 늦은 오후에 가야 사진이 멋지게 나옵니다(제 사진이 멋지지 않은 건 발로 찍었기 때문임;;;). 탑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예불은 바깥에서만 드리게 되어 있어요.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Boudanath Stupa만큼 거대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단아한 맛이 있습니다. 하필 이 사진을 찍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계속 몰려오는 바람에 사람없는 앵글을 잡느라 애 좀 먹었네요.
That Luang 사원 근처에도 몇 개의 건물이 있는데 이것도 볼 만 합니다. 라오스 사원 건물의 특징은 정면의 지붕에 굉장히 화려한 금박 문양이 수놓여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붕이 일본 사무라이의 투구처럼 날렵해 보이면서도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는 것이고요. 여기는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입니다.
라오스의 사원들은 거의 대부분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네팔에서도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저희가 들어간 시간에 젊은 스님들이 노스님 주위에 둘러 앉아 말씀을 듣고 있던데 경건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더군요.
Pha That Luang에서 Patuxai로 걸어오는 길에 다리를 좀 쉴 겸 카페를 찾다가 정말 우연히 한국말로 '너의 두번 째 부엌'이라고 씌여 있는 간판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음식점인줄도 몰랐습니다.
남편 따라 라오스로 훌쩍 날아오신 새댁이 운영하시는 식당 2nd Kitchen입니다. 한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깔끔한 인테리어에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외모로 뽑는지 모두 선남선녀입니다;;;;
KORAO나 비엔티엔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레스토랑이라서 그런지 음식도 한국 음식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김치 볶음밥(35,000킵)을 주문했습니다. 숙주 나물이 상큼하더군요. 음식에 넣는 재료를 모두 한국에서 공수해서 그런지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나라 가격으로는 5천 원이 안되는 금액이지만 현지 물가로는 3만 5천 원에 해당할 수준이니까요.
라볶이 중간 사이즈(25,000킵)입니다. 비건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김치 볶음밥과 마찬가지로 달걀과 같은 동물성 재료는 모두 빼고 만들어 주셨습니다. 라오스에서 먹는 라볶이 맛있었습니다. ^^ 라오스의 전통 음식과 달리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만들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맛이 깔끔하더군요.
이 집의 자랑 라임 에이드입니다(6,000킵). 너무 시지 않으면서도 새콤달콤하고 시원합니다. 추천~ 스푼에 그려진 얼굴이 귀엽지 않나요?
여사장님이 쾌활하고 이야기를 재미나게 하셔서 주저앉아서 수다떨고 놀다가 해가 지고 난 뒤에야 나왔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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