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끔은 낮은 타당도 척도를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리해 봤습니다. 낮다는 건 최소 35T 이하이고 보통은 기저선까지 터치한 경우를 해석이 필요한 낮은 점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 L척도
: K, S척도는 보통 수준인데 L척도만 아주 낮을 때가 대부분이고 보통 두 가지 경우 중 하나입니다. 거짓말 따위는 전혀 하지 않으며 지나칠 정도로 모든 것에 솔직하게 응답(F척도군이 상승하지 않는 경우 이것도 기질/성격적 특성 때문일 수 있어 TCI 결과를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했거나 반대로 평소에 naive한 거짓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평가받는 상황에서 이를 감추려고 지나치게 애쓰다 보니 L척도가 바닥선까지 떨어지는 경우로 현장에서는 후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이런 수검자는 문장완성검사에서도 거짓말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언급을 자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K척도
: S, L척도까지 모두 40T이하로 낮게 평가된 경우는 증상이 만성화된 상태를 반영할 수 있으나 K척도만 유독 매우 낮게 측정되는 경우에는 증상 만성화보다 성격 미발달 상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TCI 결과에서 자율성, 연대감이 미발달되었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물론 임상 척도군이 증상 만성화를 반영하는 경우는 전자로 해석해야 합니다.
* S척도
: S척도만 매우 낮게 평가되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보이는 것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겠다는 거만한 태도 때문이므로 TCI 결과에서 MLL, HLL 등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은 반사회성 계열의 기질이나 HLH, HMH, HHH로 측정되는 B군 기질이면서 연대감이 낮은 성격의 소유자인 경우가 많아서 성격 장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성격 유형에 대한 분석을 잘 해야 합니다.
당연히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단정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의외로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해석 포인트를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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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2탄 격으로 '연대감'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감이 낮을 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봐야 합니다.
1. 자율성도 낮은 경우 : LLL, LLM, LLH 유형
2. 자율성은 높은 경우 : HLL, HLM, HLH 유형
1번 경우는 낮은 자율성을 내버려둔 채 연대감만 향상시킬 수 없기 때문에 자율성 증진이 우선입니다. 자율성이 안정권으로 향상된 이후에 연대감 발달을 고민해야 합니다. 자율성 미발달 상태를 그대로 둔 채 연대감만 상승하는 경우 LHL, LHM, LHH 계열로 발달해 의존성만 강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번 경우처럼 자율성은 충분히 발달했는데 연대감 발달이 지연된 경우여야 비로소 연대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자율성 증진이 먼저, 그 다음이 연대감입니다.
자율성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한 경우만 말씀드렸지만 medium 수준으로 발달한 MLL, MLM, MLH 유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대감이 low level로 낮은 수준이라면 역시나 건강한 성격이 아니어서 결국은 연대감을 발달시켜야 합니다. 자율성, 연대감은 모두 최소 medium level(백분위 30% 이상)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발달 지연된 하위차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공감(역지사지 능력) 수준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roly playing을 통해 끊임없이 상대방 입장 생각하기를 연습하는 게 중요합니다. 왜 공감 하위차원이 핵심이냐 하면 의도적인 노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상대적으로 가장 손쉬운 영역이고 공감이 어려우면 다른 하위차원을 변화시키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타성이 낮은 경우에는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사정의 이해와 함께 의도적인 이타적 행동 시도하기 등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는 HLL, HLM, MLL 계열의 내담자에게 효과적인데 일단 이타적 행동을 시도하고 나면 이기적인 성격과 인지 부조화를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미 저지른 행동은 취소할 수 없으므로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을 조작함으로써 자신을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서서히 믿게 됩니다. 물론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하죠. 저는 상담할 때 이타성이 낮은 내담자에게 가벼운 부탁과 고마움을 끊임없이 표현해서 계속 인지 부조화 상태를 만들었습니다.
타인수용, 관대함, 공평 발달 지연은 보통 욕구 좌절, 특히 원 가족 내 애착 외상, 차별 대우, sibling rivalry 등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충분한 타당화와 이해, 수용이 우선입니다. 타당화 없이 섣불리 향상시키려고 하면 역효과가 나게 됩니다. 특히 자율성이 낮으면서 타인수용, 관대함, 공평까지 낮은 수준일 때는 타당화가 생각보다 더 긴 시간동안 진행되어야 합니다.
각 하위차원에 대한 설명만 드렸지만 연대감 하위차원도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나는데다 기질, 성격 유형도 고려해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감을 잡기 위해 참고만 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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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상담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담자의 TCI 성격 유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LML 성격 유형은 LLL, LLM 유형과 달리 연대감이 그래도 medium level이기에 HHH 기질 유형처럼 궁합이 좋지 않은 조합을 이룬 것이 아니라면 상담자와 어느 정도 rapport를 형성할 때까지는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상담자가 본격적인 개입을 할 때까지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상호 의존 문제라든가 전이-역전이 분석이 필요한 내담자가 많기 때문에 마냥 쉬운 내담자 유형은 아닙니다.
LML 성격 유형과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는 성격 유형으로는 LHL과 LHM이 있죠. 이 세 성격 유형의 차이는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오늘은 상담이 잘 진행되면 LML 유형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LML -> MLL -> MML -> HHL
LML(모방하는) 유형을 저는 보통 '카멜레온' 유형이라고 부르는데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카멜레온은 보호색을 만들기 위해 배경이 필요하고 배경이 될 만한 사람을 모방합니다. 이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시점은 대개 그동안 배경 역할을 해 주던 어떤 대상과 결별하게 되었을 때입니다. 연인과 헤어지거나 의지하던 선배가 유학을 떠나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래서 모방 대상을 찾아 상담자를 찾아오게 되고 상담자가 모방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상담이 시작되게 됩니다. 상담자를 모방하기 위한 사전 과정은 다음의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상담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자율성이 증진될테고 그렇게 되면 L -> M이 됩니다. 하지만 연대감은 낮은 자율성을 보상하기 위해 억지로 끌어올린 것이기 때문에 자율성의 향상과 반대 방향으로 낮아져서 반대로 M -> L이 됩니다. 그래서 LML이 MLL로 바뀌는 겁니다. 이것만 해도 상당한 진전으로 볼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을 모방하기 바쁜 사람이 남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인 성격으로 바뀐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지만요.
상담이 조금 더 진행되면 연대감도 자율성을 따라 L -> M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MLL -> MML이 되어 자율성과 연대감이 medium level이 되고 자기 초월만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데 이 정도만 되어도 상담을 종결해도 됩니다. 자기 초월은 자율성을 발휘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MML 유형은 자율성과 연대감이 적정선으로 발달한 상태이고 자기 초월만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사람이 됩니다.
상담에 탄력이 붙어서 더 좋아지게 되면 자율성과 연대감이 함께 동반 상승하게 되어 MM -> HH가 되고 결국 HHL(조직화된) 성격 유형이 됩니다. 높은 자율성과 연대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질을 현실적이고 조직적인 방식으로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HHH 성격 유형으로는 발달하지 않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 있는데 이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초월 차원은 자율성의 발휘 방향을 결정하는데 기질에 의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받기때문에 끌어올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형이하학적으로 행동하던 사람이 갑자기 형이상학적으로 행동하기는 쉽지 않은거지요. 일종의 관성 때문에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상담의 최종 결과는 HHL 유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이런 순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성에 대해 감은 잡으셨을 겁니다. 장기 상담을 진행하면서 중간중간에 TCI를 실시하여 상담 효과를 측정하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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