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2탄 격으로 '연대감'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감이 낮을 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봐야 합니다.
1. 자율성도 낮은 경우 : LLL, LLM, LLH 유형
2. 자율성은 높은 경우 : HLL, HLM, HLH 유형
1번 경우는 낮은 자율성을 내버려둔 채 연대감만 향상시킬 수 없기 때문에 자율성 증진이 우선입니다. 자율성이 안정권으로 향상된 이후에 연대감 발달을 고민해야 합니다. 자율성 미발달 상태를 그대로 둔 채 연대감만 상승하는 경우 LHL, LHM, LHH 계열로 발달해 의존성만 강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번 경우처럼 자율성은 충분히 발달했는데 연대감 발달이 지연된 경우여야 비로소 연대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자율성 증진이 먼저, 그 다음이 연대감입니다.
자율성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한 경우만 말씀드렸지만 medium 수준으로 발달한 MLL, MLM, MLH 유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대감이 low level로 낮은 수준이라면 역시나 건강한 성격이 아니어서 결국은 연대감을 발달시켜야 합니다. 자율성, 연대감은 모두 최소 medium level(백분위 30% 이상)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발달 지연된 하위차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공감(역지사지 능력) 수준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roly playing을 통해 끊임없이 상대방 입장 생각하기를 연습하는 게 중요합니다. 왜 공감 하위차원이 핵심이냐 하면 의도적인 노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상대적으로 가장 손쉬운 영역이고 공감이 어려우면 다른 하위차원을 변화시키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타성이 낮은 경우에는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사정의 이해와 함께 의도적인 이타적 행동 시도하기 등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는 HLL, HLM, MLL 계열의 내담자에게 효과적인데 일단 이타적 행동을 시도하고 나면 이기적인 성격과 인지 부조화를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미 저지른 행동은 취소할 수 없으므로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을 조작함으로써 자신을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서서히 믿게 됩니다. 물론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하죠. 저는 상담할 때 이타성이 낮은 내담자에게 가벼운 부탁과 고마움을 끊임없이 표현해서 계속 인지 부조화 상태를 만들었습니다.
타인수용, 관대함, 공평 발달 지연은 보통 욕구 좌절, 특히 원 가족 내 애착 외상, 차별 대우, sibling rivalry 등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충분한 타당화와 이해, 수용이 우선입니다. 타당화 없이 섣불리 향상시키려고 하면 역효과가 나게 됩니다. 특히 자율성이 낮으면서 타인수용, 관대함, 공평까지 낮은 수준일 때는 타당화가 생각보다 더 긴 시간동안 진행되어야 합니다.
각 하위차원에 대한 설명만 드렸지만 연대감 하위차원도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나는데다 기질, 성격 유형도 고려해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감을 잡기 위해 참고만 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332
TCI의 기질, 성격 유형은 각각 27개입니다. TCI를 실시한 심리평가 사례를 많이 접하면 자주 보는 유형은 자연스레 익히게 되겠지만 현장에서 보기 힘든 유형은 눈에 잘 익지 않죠. 물론 그 때마다 해석집을 찾아보면 되겠지만 매번 뒤적이는 것도 은근히 귀찮은 일입니다.
TCI의 기질/성격 유형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규칙만 아시면 됩니다.
1. 모든 기질/성격 유형의 세 차원 중 두 개가 MM일 때는 나머지 차원에 high/low만 붙이면 됨.
예를 들어, HMM 성격 유형이라면 자율성 차원만 high이고 연대감, 자기 초월은 medium이기 때문에 그냥 자율성 차원에만 high를 붙이면 'high self-directedness' 유형이 됩니다. 자율성이 높은 특징이 핵심인 성격 유형이 되는거죠.
MMM, HMM, LMM, MHM, MLM, MMH, MML로 모두 M으로 구성된 MMM까지 합하면, 기질/성격 각각 7개 씩 총 14개의 유형은 이 공식을 적용하면 유형을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2. 1번 규칙 예외의 기질/성격 유형은 극과 극이 통함
이게 무슨 이야기냐 하면, 기질이든 성격이든 극과 극이 통하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잘 모르는 유형이 나왔을 때는 반대로 뒤집어서 보면 뜻을 이해하기 쉽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HHM 기질은 흔히 '불쾌한' 기질로 불립니다. 그럼 LLM 기질은 뭐라고 불릴까요? 상담 장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기질이 아니기 때문에 금방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HHM을 반대로 뒤집으면 LLM이 됩니다(M은 뒤집어도 M이 되니). LLM은 '유쾌한' 기질입니다. HHM-LLM(불쾌한-유쾌한)으로 서로 반대되는 뜻입니다. 하나 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번엔 성격 유형을 보죠.
HMH 성격 유형은 뭘까요? 역시 흔히 보기 어려운 성격 유형이기 때문에 얼른 머리에 떠오르지 않을 겁니다. 그럼 한번 뒤집어 보겠습니다. HMH를 뒤집으면 LML이 됩니다. LML은 상담 장면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성격 유형이죠. 바로 '모방하는' 성격 유형으로 제가 흔히 '카멜레온'으로 부르는 유형입니다. 그러니까 HMH는 '모방'과 반대의 뜻을 가지는 '독창적' 성격 유형입니다. HMH-LML(독창적인-모방하는) 쌍으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어때요 쉽죠? 하나 더 해 볼까요?
상담 장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기질은 LHL 기질 유형입니다. 바로 '강박성' 기질이죠. 이제 이를 뒤집어 보겠습니다. HLH이 됩니다. HLH 기질 유형은 '연극성' 기질이죠. 네, '강박성'과 '연극성' 기질은 양 극단에서 서로 통하는 기질입니다. MMPI-2/A에서 3번 임상 척도가 단독 상승할 때 보통 임상에서는 연극성 성격을 의심합니다. 하지만 3번 임상 척도가 단독 상승하는 수검자의 TCI/JTCI 결과를 보면 연극성보다는 강박성 기질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왜냐하면 강박성 기질의 소유자는 위험회피기질이 높기 때문에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언행 동기이고 MMPI-2/A 3번 임상 척도가 상승하는 이유는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연극성과 강박성이 서로 통하기 때문이고요.
이런 식으로 기질/성격 유형들이 양 극단에서 서로 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 유형 구분을 쉽게 하는 것 뿐 아니라 기질/성격 역동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TCI의 기질/성격 유형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구조화되었으면서도 직관적으로 naming되었는지 아시겠지요? 놀랍지 않습니까? 제가 이래서 TCI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니까요.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더 매력적인 검사 도구에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