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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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물질 중독이든 행동 중독이든 간에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반드시 익혀야 할 접근법 중 하나가 바로 동기강화상담입니다. 이 책의 원전 저자인 Miller가 사용한 용어를 따라 Motivational Interviewing(MI)(관련 책에 대한
'소개글' 참고)이라고도 하고 좀 더 일반적인 용어로 Motivational Enhancement Treatment(MET)라고도 합니다.
중독자는 대부분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합니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동기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무리 효과적인 치료적 접근법이라고 해도 효과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알코올, 약물, 마약과 같은 기존의 물질 중독 뿐 아니라 도박, 쇼핑, 인터넷, 섹스 등 다양한 행동 중독 분야의 문제가 점차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실 분들은 미리미리 대비를 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기강화상담에 대한 서적이 쏟아져나오는 것이 싫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대로 된 책이 나왔을 때 이야기이고, 이 책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우선 책 제목부터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번역본의 제목은 '중독과 동기면담'이지만 Miller의 원서 제목을 보면 'Enhancing Motivation for Change in Substance Abuse Treatment'입니다. 약물 남용의 치료에서 변화 동기를 향상시키는 접근법을 다루고 있는 책이죠.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도박, 인터넷 중독 등 행동 중독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당연하겠지요. 이 책은 약물 남용 분야에 동기강화상담을 어떻게 적용하느냐를 다루는 책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저처럼 행동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약물 남용 환자에게 적용하기에도 적절한 책이 아닙니다. 변화 단계 모형의 각 단계를 chapter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을 뿐 별로 특별한 내용이 없습니다. 동기강화상담의 이론적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동기강화상담(Motivational Interviewing, 2002)'을 보시면 되고 변화 단계 모형에 따라 어떻게 실제로 적용하는지가 궁금한 분들은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변화 프로그램(Changing for Good, 2004)'을 보시면 충분합니다. 굳이 이 책을 챙겨서 볼 필요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물질 중독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도 권해드리기 어렵겠습니다.
게다가 하드커버로 만든거야 출판사 정책이니 뭐 할 말 없습니다만 2만 원이라는 가격은 좀 심했습니다. 이 책의 원서가 아마존에서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 검색해 보시면 알 겁니다. 그런데다 324페이지 중 실질적인 내용은 254페이지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참고 문헌과 부록인데 부록은 모두 알코올 및 약물 관련 평가 척도들입니다.
척박한 동기강화상담 분야에 몇 권 되지 않는 책 중 하나를 소개하는 것인데 신경을 좀 더 써 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많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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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로 가는 세 가지 조건- 준비성(ready) : 우선 순위의 문제- 의지(willing) : 변화의 중요성- 능력(able) : 변화에 대한 자신감* FRAMES 접근법- 피드백(Feedback)
: 개인이 가지는 위험 또는 손상에 대해서 내담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피드백은 중독 패턴과 중독 관련 문제들을 평가한 후에 제공한다.- 책임감(Responsibility)
: 변화의 책임은 분명히 내담자에게 있다. 책임은 내담자가 자기 스스로 선택하는 권리이다. - 조언(Advice)
: 내담자의 중독 행동 감소 또는 중단과 관련된 변화 조건은 전문가가 내담자를 판단하지 않은 방법으로 제공한다. - 메뉴(Menu) : 내담자 스스로를 향한 다양한 변화 및 치료 대안들을 내담자에게 제공한다.- 공감(Empathic) : 공감적 상담(온정, 존중, 이해를 보여주는 것)을 강조한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 : 자기 효능감, 낙관적인 힘을 내담자에게 부여하여 변화를 이끌어낸다. * 동기 면담의 네 가지 원리- 공감 표현- 불일치감 늘리기- 논쟁 피하기- 자기 효능감 지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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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이 책은 William R. Miller와 Stephen Rollnick의 'Motivational Interviewing : Preparing People for Change(2002)'를 한동대학교의 신성만 선생님과 대구 새미래심리건강연구소의 손명자, 권정옥 선생님이 공동 번역한 책입니다.
제가 이전에 소개한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변화 프로그램(1994)'이 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습서 형태의 책이라면 이 책은 현장에서 상담하는 전문가를 위한 개론서 겸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책의 핵심 내용은 매우 유사합니다. 차이점이라면 '변화 프로그램'이 변화 단계 모형에 따라 각 단계를 엄밀하게 구분하고 각 단계의 습득도를 스스로 측정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형태로 구성된 반면에 이 책은 동기강화상담의 기본 이론과 실제 기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놨다는 것입니다.
일단 동기강화상담 내지는 변화단계모형을 이용한 책 중 국내에서 제대로 번역되어 출판된 책은 이 두 권이 유일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동기강화상담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두 권만큼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사실 이 두 권의 책에 Miller & Rollnick, Procheska, Nocross & Diclemente라는 동기강화상담의 고수들이 모두 출동하니까요.
우선 번역의 질은 매우 훌륭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매끄럽게 번역이 되어 읽기에 아주 편합니다. 참 부러운 번역 실력입니다. 내용 또한 동기강화상담의 핵심 내용을 체계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어서 이 책 한 권만 제대로 일독하면 동기강화상담의 핵심은 대충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단점은 너무 많은 내용을 한 권에 담다보니 동기강화상담과 관련된 연구에 관심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나 도움이 될 부분이 후반부에 너무 많이 포함되었다는 것입니다. 16장부터는 동기강화상담의 변형인 AMI의 효과 검증, 청소년, 범법자, 부부, 이중장애 치료에 대한 동기강화상담의 적용 가능성을 연구 review를 통해 살펴보고 있거든요. 한 권의 책에 최대한 많은 것을 담으려는 저자들의 노력에는 공감하지만 솔직히 독자의 입장에서는 2권으로 나눠 출판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 시간이 없는 분들은 15장까지만 읽으시면 됩니다.
저는 꼭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담/심리치료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것이 동기강화상담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많은 치료기법들이 내담자/환자가 동기 수준이 높고 자발적으로 상담/심리치료에 참여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진행하는데 현장에서 실제로 보면 준비되지 않았거나 강한 양가 갈등 상태에 있어 치료적인 기법을 바로 적용할 수 없는 내담자/환자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동기강화상담입니다.
이 책은 임상 현장에서 내담자/환자를 직접 상담/심리치료를 하는, 혹은 하게 될 분들에게 추천하고 특히 중독 분야에서 일하게 될 분들에게는 필독서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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