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식 선생님의 CHANGE 프로그램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한국의 실정과 임상 현장에 좀 더 걸맞게 다듬은 비폭력 대화(NVC)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단 강력 추천부터 때리겠습니다. 비용이 얼마가 되었든 들어볼 가치가 충분한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저는 제가 속한 기관에서 전문가 보수 교육의 일환으로 공짜로 들었지만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더라도 기꺼이 냈을 겁니다. 그만큼 정말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오늘 제가 참가한 워크샵은 4일 30시간으로 구성된 CHANGE 프로그램 기초 과정을 6시간 분량으로 압축해서 intensive하게 실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몇 차례에 걸쳐 포스팅을 한 것처럼
'비폭력 대화'를 읽고 내용을 정리하기도 했지만 뭔가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던 불편한 느낌을 오늘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확실하게 해소했습니다.
'지행합일'
저는 이 말이 임상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론적인 무장과 노하우의 습득, 끊임없는 정진은 당연히 기본 자세가 되어야 하겠지만 이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 또한 결코 뒤지지 않게 중요한 일이죠. 아시다시피 학교 장면에 계시는 교수님들의 가장 큰 약점은 자신의 지식을 현장에서 활용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민식 선생님은 현장에서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CHANGE 프로그램을 적용한 풍부한 사례까지 엮어내시는 솜씨가 이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신 듯 보였습니다. 게다가 적재적소에 유머를 섞어 편안하게 분위기를 리드하는, 매끄러운 진행 솜씨까지 보여주시더군요. 실로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ㅠ.ㅠ
보통 워크샵의 강사가 청중에게 질문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질문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중의 하나입니다.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뭘 질문해야 할 지 모를 때, 다른 하나는 설명이 너무나 완벽해서 의문나는 사항이 거의 없을 때입니다. 그런데 오늘 워크샵에서는 후자였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 어찌나 적절했는지 가려운 곳만 골라서 긁어주는 속시원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호응도 좋아서 내년에 기회가 되면 심화 과정을 개설해서 이민식 선생님을 다시 한번 모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덧. 사실 저는 오늘 말로만 듣던 이민식 선생님을 처음 뵈었는데 '나눔'의 정신을 초지일관 지키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덧2. 이민식 선생님의 유지(?)를 받들어 오늘 워크샵에서 배운 알찬 내용은 정리한 뒤 포스팅하여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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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C 4단계 중
마지막 4단계는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부탁하기입니다.
상황을 평가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관찰한 뒤, 평가에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자신의 느낌을 알아차리게 되고, 그 느낌을 유발하는 내면의 욕구까지 발견했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부탁을 할 차례입니다.
3단계까지 잘 왔는데 제대로 부탁을 못해서 지금까지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지요. 삶을 풍요롭게 하는 부탁을 제대로 하려면 다음과 같은 부탁의 원칙만 잘 익히면 됩니다.
* 긍정적인 행동 언어를 사용할 것
"~하지마"와 같은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면 무엇을 부탁하는 것인지 분명하지도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듣는 상대방의 저항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니 당연히 부탁을 들어줄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지요. 보기를 한번 볼까요?
A) 여보, 골프 좀 그만 쳐요.
B) 여보, 1주일에 한번쯤은 나와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저녁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차이를 아시겠지요? ^^
*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부탁할 것
우리가 단순한 느낌만 표현한다면 듣는 사람은 우리가 무엇을 부탁하는지 분명히 알아차리지 못하게 될 겁니다. 보기를 한번 보도록 하죠.
A) 여보, 나는 당신이 사랑을 표현해 줬으면 좋겠어요.
B) 여보, 나는 당신이 퇴근했을 때 잠시라도 나를 안아줬으면 좋겠어요.
* 말하는 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함께 표현할 것
이것은 직접 보기를 보겠습니다.
A) 머리가 그게 뭐냐? 머리 좀 잘라라.
B) 머리가 너무 길어서 자전거를 탈 때 앞이 보이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는구나. 머리를 좀 자르면 어떻겠니?
말하는 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함께 표현하지 않으면 듣는 상대방은 자신의 자율성과 자유 의지를 침해한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따라서 말하는 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방어하거나 대응 논리를 만들어내고 당연히 삶을 풍요롭게 하려는 원래의 목표는 물 건너가게 됩니다.
부탁의 원칙을 잘 지켰는데도 상대방이 내가 한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확신이 없다면 고민하지 말고 상대방이 어떻게 들었는지 다시 말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했는지 자신이 없어서 그런데 방금 들은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한번만 말해 줄래?"와 같이 정중하게 부탁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부탁의 원칙은 바로 이것입니다.
* 부탁에 응하지 않은 상대방에게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이미 강요이다.
어떻습니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부탁'이라고 이름 붙인 것들 중에서 상당수가 '부탁'이 아닌 '강요'였지 않나요?
자 역시 연습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말하는 사람이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한다고 생각하는 문장을 찾아 (O)로 표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적절한 문장으로 바꾸어 보세요.
1.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란다. ( )
2. 내 행동 중에서 네 마음에 들었던 한 가지를 이야기 해주면 좋겠다. ( )
3. 네가 자신감을 가지기를 바란다. ( )
4. 네가 술을 마시지 않으면 좋겠다. ( )
5. 어제 회의에서 제가 낸 의견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주면 좋겠어요. ( )
6. 제한 속도에 맞추거나 그보다 더 느리게 운전해주세요. ( )
7. 나는 당신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 )
8. 내 사생활을 존중해주기 바랍니다. ( )
9. 저녁식사 준비를 좀 더 자주 해주면 좋겠어. ( )
10. 내가 집에 돌아오면 얼굴을 보고 인사를 해 주세요. ( )
닫기
1. (X). '이해한다'는 말하는 사람의 부탁을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나타내지 않음.
고쳐보면) 내가 한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말해주면 좋겠다.
2. (O)
3. (X).
고쳐보면) 네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감 육성 훈련에 참가했으면 좋겠다.
4. (X). '술을 마시지 않으면'은 부정적인 행동 언어
고쳐보면) 술을 마심으로써 너의 어떤 욕구가 충족되는지 내게 말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술 말고 다른 방법으로 그 욕구를 충족할 수 없겠는지 나와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5. (X). '솔직하게'는 모호한 표현
고쳐보면) 어제 회의에서 제가 낸 의견 중에 제가 무엇을 어떻게 고쳤으면 하는지 말해주면 좋겠다.
6. (O)
7. (X).
고쳐보면) 당신을 더 잘 알기 위해서 1주일에 한 번은 저와 함께 점심식사를 할 마음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8. (X).
고쳐보면) 내 사무실에 들어오기 전에 먼저 노크를 했으면 좋겠어요.
9. (X).
고쳐보면) 매주 월요일에는 저녁 준비를 해 주면 좋겠어.
10. (O)
출처 : 비폭력 대화 by 마샬 로젠버그 중 발췌,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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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C 4단계 중
3단계는 2단계에서 알아차린 느낌을 유발하는 내면의 욕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운전 중에 방향지시등을 켜지도 않은 채 갑자기 끼어드는 자동차를 경험했다만 십중 팔구는 그 승용차의 운전자를 향해 강한 분노를 느낄 것이고 자신도 모르게 상소리를 내뱉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우리가 분노를 느낀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매너를 안드로메다로 보낸 그 싸가지 없는 자동차의 운전자때문이지"라고 말합니다.
만약 그 차의 운전자가 양수가 터진 만삭의 아내를 뒷좌석에 태운 채 정신없이 운전하느라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경황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그럴 때에도 우리가 느낀 분노의 원인은 그 운전자 때문일까요?
NVC 3단계에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외부의 자극(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 포함)은 유발 자극이 될 수는 있지만 내 느낌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느낌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내면의 욕구 때문입니다. 비폭력 대화에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은 충족되지 않은 자기 욕구의 왜곡된 표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보기를 들겠습니다.
A) "네가 어제 저녁에 오지 않아서 정말 실망했어"
B) "걱정거리가 있어서 너와 상의하고 싶었기 때문에 네가 어제 저녁에 오지 않아서 정말 실망했어"
A와 B의 차이를 아시겠습니까? A는 자신이 느낀 실망감의 원인을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은 좌절된 욕구에서 찾지 않고 상대방에게 모두 돌리는 말이고 B는 자신의 욕구(걱정거리에 대해 상대방과 상의하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을 느낀 것을 인식한 상태에서 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비폭력 대화법을 배울 때 2단계에서 알아차린 느낌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때에는 자신의 욕구와 연결시켜 표현해야 하고 그러자면 당연히 내면의 욕구가 무엇인지 찾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연결해서 상대방에게 표현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공격당한다는 느낌 없이 말한 사람에게 공감과 경청을 하게 됩니다.
느낌과 욕구를 연결한 표현은 다음과 같이 합니다.
"나는 ~이 필요하기 때문에 ~을 느낀다"
이 어구를 이용한 보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엄마는 네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에 네가 음식을 남기면 실망스럽단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연습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문장을 읽고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느낌에 대한 욕구를 찾아냈다(책임을 인정하는)고 생각하는 문장을 찾아 (O)로 표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자신의 느낌에 대한 욕구를 찾지 못했다(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적절한 문장으로 바꾸어 보세요.
1. 당신이 서류들을 회의실 바닥에 남겨두고 갈 때마다 정말 짜증이 납니다. ( )
2. 나는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정말 화가 나요. ( )
3. 당신이 늦게 올 때면 실망스러워요. ( )
4. 당신과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는데 오지 않는다고 하니까 섭섭하네요. ( )
5. 당신이 하겠다던 일을 하지 않아서 실망했어요. ( )
6. 지금쯤 작업이 많이 진행됐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정말 걱정이에요. ( )
7. 나는 사람들이 흠잡는 말을 할 때 마음이 아파요. ( )
8. 당신이 그 상을 타서 매우 기뻐요. ( )
9. 당신이 언성을 높이면 겁이 나요. ( )
10. 아이들보다 집에 먼저 도착하고 싶은데 저를 집까지 태워다 주신다니 고마워요. ( )
닫기
1. (X). 말하는 이의 느낌에 대한 책임이 오로지 상대방의 행동에 있다는 암시가 들어있음.
고쳐보면) 나는 회사의 서류가 안전하게 보관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당신이 서류들을 회의실 바닥에 남겨두고 갈 때마다 정말 짜증이 납니다.
2. (O)
3. (X).
고쳐보면) 나는 우리가 앞자리에 앉기를 원하기 때문에 당신이 늦게 올 때면 실망스러워요.
4. (O)
5. (X).
고쳐보면) 나는 당신의 말을 믿고 싶기 때문에 당신이 하겠다던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했어요.
6. (O)
7. (X).
고쳐보면) 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기 때문에 사람들이 흠잡는 말을 할 때 마음이 아파요.
8. (X).
고쳐보면) 나는 사람들이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주기를 바랬기 때문에 당신이 그 상을 타서 매우 기뻐요.
9. (X).
고쳐보면) 나는 사람들이 말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언성을 높이면 겁이 나요.
10. (O)
출처 : 비폭력 대화 by 마샬 로젠버그 중 발췌,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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