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쯤 일어나 8시에 아침을 먹으러 숙소를 나섰습니다. 문 앞에 그동안 눈에 안 띄였던 게 보이네요. 처음에는 거북이 사체인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신발이나 발에 묻은 모래를 떨어내는 도구라네요.
아침 무렵에는 파도가 제법 높게 치네요.
8시 30분 쯤 Kakuni 레스토랑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무례한 중국인들이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고 시끄럽게 떠드는 바람에 아침부터 기분을 잡치네요. 중국인을 피하려면 좀 더 서둘러야겠습니다.
식당 앞에 아예 과일 박쥐에 대한 안내판을 세워 놓았습니다. 투숙객 중에 박쥐를 보고 놀라는 사람도 있을테니까요. 과일 박쥐라고도 부르기도 하지만 '나는 여우'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재밌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오는 길에 Murad를 만나서 오늘 저녁 시간으로 예약했던 케스트 어웨이 excursion을 취소했습니다. 반려인이 아무래도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요. 나중에 약관을 보니 최소한 12시간 전에 취소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50%의 cancel fee를 물어야 한다고 해서 살짝 염려했는데 다행히 cancel fee를 내라고는 안 하더군요. 저 때문에 취소된 예약은 없었나 봅니다.
Ja Manafaru 리조트에는 선착장이 두 개 있습니다. 각기 섬의 반대편에 설치되어 있고요. 해류의 흐름에 맞게 사용하는데 이건 여름에만 사용하는 선착장이라서 수상 비행기는 반대편 선착장에 내립니다.
인도네시아 길리 메노 섬에서 본 것과 비슷한 해먹 의자네요. 훨씬 안쪽으로 푹 들어가는 의자인데다 지면에서 약간 높게 설치되어 있어서 반려인은 앉으면 다리가 땅에 닿지 않아 뱅글뱅글 돌더군요. 저도 겨우 닿을 정도에요. 그래도 여기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날씨도 화창하기에 선착장 끝까지 가 보기로 했습니다. 파도가 확실히 높네요.
파노라마 샷도 한 장 찍었습니다.
파도가 세게 쳐서 그런지 왠지 물빛도 더 짙어 보입니다. 파도가 치는 물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지만 그냥 멍하니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느낌입니다.
* Ja Manafaru 리조트의 파도를 '다시' 보실 분들만 클릭
숙소로 돌아와 일부러 챙겨간 드론 조종법을 익힌다고 까불다가 깨먹을 뻔 했습니다. 해변에서 날리면 별 문제가 안 될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조종법을 확실히 익히고 다시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실 바닥에 있는 관람창 앞에서 물끄러미 바다를 보고 있는데 마침 물고기떼가 지나갑니다. '창고기'처럼 보이는데요. 귀엽습니다.
* '창고기'떼(?)를 보실 분들만 클릭
오후가 되니 이미 30도가 넘었고 체감 기온은 36도나 되는데 습도까지 높은 편이어서 후텁지근하게 느껴지더군요.
점심은 Andiamo 레스토랑에서 먹었습니다. 샐러드와 파스타, 음료 등으로 가볍게 먹었는데 음식의 quality는 최고였지만 역시나 8만 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ㅠ.ㅠ
돌아오는 길에 호라이즌 센터에 들러 내일 저녁에 진행하는 나이트 스노클링 excursion을 예약했습니다. 나이트 스노클링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기대가 됩니다.
점심 산책을 하는 김에 White Orchid에 들러 내일 저녁 식사까지 예약을 했죠. 한번은 여기서 저녁을 먹어보고 싶었거든요.
오후가 되니 파도가 잔잔해져서 물빛이 원래의 에메랄드색으로 돌아왔습니다.
오후에는 private pool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휴식인데 의외로 짬을 내기가 쉽지 않죠. 여행을 떠나야만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쉼 활동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해가 지면서 멋진 풍광을 보여줍니다.
저녁 산책은 그동안 안 가본 쪽으로 나갔습니다. 아이들 물놀이를 관할하는 키즈 센터를 지나면 Ja Manafaru 리조트의 5번째 레스토랑 Ocean Grill이 나옵니다. 해변 레스토랑이 컨셉인 것 같습니다. 결국 여기서는 식사를 못 했네요.
저녁 노을을 즐기러 나간 김에 일부러 챙겨간
Trono 휴대용 의자도 한번 사용해봤습니다. 공기를 불어넣느라고 모래사장을 잠시 헐떡거리며 뛰는 촌극을 했지만 그래도 막상 설치하니 생각보다 그럴싸합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편안히 앉아서 저녁 노을을 즐겼습니다.
Ja Manafaru의 모래는 너무 고와서 촉감도 그렇지만 얼핏 보면 단팥 소처럼 생겼습니다. 휴양지를 많이 가 본 건 아니지만 이렇게 고운 모래는 처음 봅니다.
해가 진 후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보통 때는 밤바다도 좋아해서 블라인드를 열고 자지만 오늘은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을거라서 냄새가 새어 나갈까봐 블라인드를 쳤습니다. 김에 차까지 내려서 마셨네요.
오늘은 하루종일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자주 산책을 나갔기에 피부를 진정시키려고 마스크 팩까지 하고 난 뒤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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