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때문인지 6시쯤 저절로 잠에서 깼습니다. 간단히 씻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죠.
Preciados Hotel의 아침 부페(1층)는 분위기도 깔끔하고 메뉴 구성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정작 채식을 하는 저희가 원했던 샐러드의 내용은 좀 부실한 편이었습니다. 제게는 전혀 필요없는 햄과 치즈만 다양하게 서빙되어 있더군요. ㅠ.ㅠ
오늘은 유로 자전거 나라의 톨마(톨레도+마드리드 시내) 투어(1인 당 예약금 2만 원, 현지 50유로)를 하기로 했습니다. 톨레도로 가는데 전용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내는 금액이 세고프라도 투어보다 조금 더 많죠.
어제 세고프라도 투어를 해 보니 집결 장소가 코 앞이라는 것만 믿고 너무 여유부리다 하마터면 늦을 뻔 했습니다.
9시가 다 되어 헐레벌떡 갔더니 다행히 늦지는 않았더군요. 어제 세고프라도 투어는 가이드와 신혼 부부까지 합쳐도 다섯 명 밖에 안 되어 오붓하게 다녔는데 오늘은 마드리드에 올 때 타고 온 대한항공의 승무원들이 합류하여 열 명이 넘는 대규모의 인원이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니 이런 일도 있군요.
사람이 많은 투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쁜 승무원들과 함께 다니니 참을 만(?) 하더군요. 덩달아 현지인들의 시선도 듬뿍 받고요. ^^;;;;
오전에는 1시간 30분 정도 마드리드 구 시가 주변을 걸어서 돌아다니면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opera 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스페인 왕궁이 첫 투어 코스였습니다.
아침 시간이라서 그런지 왕궁 앞 정원도 고즈넉하고 좋군요. 정원수들도 잘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해가 들지 않지만 일단 햇살이 비추기만 하면 무척 덥습니다.
1764년 카를로스 3세 때 완성한 스페인 왕궁은 알폰소 13세가 1931년 망명하기 전까지 역대 국왕이 살던 곳이었습니다. 내부 투어 비용이 후덜덜(가이드 투어 100유로)해서 저희는 그냥 겉만 보고 지나쳤지만 개인 투어를 신청해서 내부를 꼼꼼히 돌아보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더군요.
기마대의 점호(?) 시간에 맞춰 가면 이런 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왕궁과 마주보고 있는 알무데나 대성당입니다. 1883년에 착공했지만 내전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어 1993년에서야 완공이 되었다고 합니다. 공사 기간이 100년이 넘게 걸린거지요.
기마대가 왕궁과 알무데나 대성당 사이를 지나갑니다. 여자 기마대원도 보이는군요. 기마대는 멀리서 보면 근사해 보이지만 행진하는 도중에 말이 실례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볼썽 사나울때도 있습니다. ^^;;;
유적이 발굴된 곳을 관광객들이 볼 수 있게끔 유리로 덮어 두었는데 조각상으로 장식을 해 두는 센스가 돋보입니다.
비야 광장에 위치한 시청사 건물입니다. 광장이라기에는 상당히 공간이 좁은데 어쨌거나 마드리드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이라고 합니다. 시청사는 Mayor 광장을 설계한 후안 고메스 데 모라의 1617년 작품이라고 하네요. 시청사에 걸린 스페인 국기와 주도의 깃발, 유로존 깃발의 유래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재미있네요.
사람을 겁내지 않고 발밑을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 용감한 참새가 있어 한 장 찰칵~
길을 걷다 보면 지붕이 open된 이층 투어버스를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2층이 왠지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1시간만 스페인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 앉아 있으면 그 생각이 얼마나 naive한 생각인지 깨닫게 될 겁니다;;;;
어젯밤에 지나쳤던 San Miguel 시장입니다. 웬만한 건 다 팔지만 식품 시장으로 유명합니다. 온갖 식료품을 구경하는 것만 해도 재미납니다. 오후 5시 무렵에는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많기 때문에 그 시간만큼은 피하라고 하더군요.
어젯밤에 세고비아를 다녀온 회포를 풀었던 Mayor 광장에 다시 왔습니다. 1619년에 5층짜리 집합 건물로 둘러싼 광장을 만들었는데 축제, 투우 뿐 아니라 이단자를 화형시키는 장소로 사용하기도 했답니다. 18세기 말에 세 번의 화재로 소실되어 현재의 광장은 4층짜리 건물로 다시 지었다고 하네요.
광장 중앙에는 필리페 3세의 기마상이 서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사진을 주로 찍는 포인트죠.
Sol 광장입니다. 태양의 문으로 불리는 광장으로 이 광장으로부터 지방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시작됩니다. 마드리드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와 백화점과 쇼핑센터가 즐비한 거리가 함께 이어지기 때문에 구 시가 중에서도 마드리드의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교통의 요지답게 시민들 뿐 아니라 여행객들도 많습니다.
광장 한 쪽 구석에 서 있는 '곰과 소귀나무 상'입니다. 마드리드 시민들이 약속 장소로 애용하는 곳인데 곰이 좋아하는 소귀나무를 찾아 마드리드 교외에 자주 나타난 것을 기념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드리드 시의 문장이기도 합니다.
자치정부청 앞에 있는 0km 지점입니다. 여기에서부터 스페인 국내 거리를 측정한다고 하네요.
햄과 소시지 종류를 파는 상점입니다. 그 유명한 '하몽'도 팔겠지요. 위에 걸린 건 아무래도 돼지 족발인 듯;;;
마드리드 시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추러스 전문 카페입니다. 일단 위치만 찜 해 두고 나중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상점들이 문을 여는데 좀 특이하더군요. 그래서 가까이 가 봤습니다.
상점의 디자인도 특이하지만 무엇보다도 덮개의 두께가 엄청나군요. 도둑이 상점을 털려면 상당히 많이 부숴야 할 듯 하네요. ㅡㅡ;;;
1시간 30분 정도에 걸쳐 구 시가를 살펴보고 일단 흩어져서 개인적인 볼일을 보고 11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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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로 돌아와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지하철로 환승해 Opera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일단 호텔에 짐을 놓고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죠. 아침에는 부랴부랴 나가느라 몰랐는데 저녁 무렵에 보니 호텔 주변이 완전 번화가입니다. 호텔 입구 양쪽으로 엄청 큰 레스토랑이 있고 노천 식당까지 만들어 놓은데다 사람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더군요.
옷도 갈아입고 화장실에도 갔다가 다시 호텔을 나섰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마드리드 시내의 화장실(유료 공중 화장실은 써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고)은 유럽 도시 중에서 가장 깨끗한 축에 들더군요.
가이드의 추천을 받아 걸어서 갈 수 있는 마요르(Mayor) 광장 근처의 'Meson del Champinon'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알고 보니 타파스로 꽤 유명한 식당이더군요.
일본인들이 많이 오는지 식당 바깥에도 일본어로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저녁 먹으면서 일본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걸 보기도 했고요.
채식을 한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고 추천을 받았지만 채식 타파스는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송이 버섯 타파스(6.2E)입니다. 향은 좋은데 역시나 좀 짭니다;;;;
풋고추 타파스(7.5E)입니다. 정말 후덜덜한 가격이죠. 역시나 짭니다. 이건 거의 소금을 뿌려 간을 한 수준... ㅠ.ㅠ
상그리아도 2잔(2 X 2 = 4E)하고 빵 2개(0.5 X 2 = 1E)도 시켰습니다. 총액 18.7 유로 정도 나왔네요. 확실히 음식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비쌉니다.
음식이 조금 짜기는 하지만 비교적 맛있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좋습니다. 특히 생음악 연주가 끝내줍니다. 저녁 식사를 위한 곳이라기보다는 저녁을 먹고 타파스에 가볍게 한 잔하기 위해 들르면 좋겠더군요.
저녁을 거의 다 먹어가는데 세고비야 투어를 함께 갔던 신혼부부가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까? 이런 우연의 일치가.... 내일 다른 도시로 떠난다기에 마요르 광장에서 제가 한 잔 사기로 했습니다. 'Meson del Champinon'은 좌석이 좁아서 합석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마요르 광장 근처에 있는 San Miguel 시장입니다. 밤 시간이 늦어서 낮에 다시 들러보기로 하고 그 날은 그냥 겉만 보고 지나갔지요.
광장의 노천 카페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즐거운 대화를 나눕니다.
레드 와인을 탄산으로 희석한 칵테일의 일종인 틴토 데 베라노(Tinto de Verano) 4잔(4.5 X 4 = 18E)하고 모두 저녁을 먹었으니 안주라도 할 겸 Mixed Salad(6E)를 주문했습니다.
신부는 결혼 전에도 여행을 많이 다녔다는데 신랑은 이번 신혼여행이 첫 해외여행이라고 하더군요. 10년 전에 뉴질랜드로 첫 여행을 갔던 생각이 나더군요. 나름 여행을 좀 다녔다고 술김에 어줍잖은 충고를 좀 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심심한 사과를.... (ㅡ.ㅡ)
딱 기분좋게 한 잔씩만 하고 일어섰습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빌며 헤어졌고요. 제가 찍어준 사진도 있었기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서울에서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주면서 연락은 닿았는데 서로 바빠 일정을 맞추지 못해 아직도 얼굴을 못 보고 있네요. ㅠ.ㅠ
돌아오는 길에 D300의 세로그립에 장착할 예비 건전지 16개(16.15E)와 사과 4알(3.05E)을 사 왔습니다. 드럽게비쌉니다. 건전지 한 개에 무슨 1유로 씩이나 하냣!!!!
알딸딸해서 기분좋게 걸어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빨래까지 해서 널고 1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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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rajas 국제 공항에서 마드리드 시내의 Preciados 호텔까지 이동한 교통비
- 택시 요금 : 18.5E
- 공항 통행세 : 5.5E
= 24E
* Preciados 호텔 포터 객실 안내 수고비 : 1E
* Cafe del Real 아침 식사
- 크로와상 아침세트 : 3.1E
- 지중해식 아침세트 : 3.2E
- 크로와상 2개 포장 : 2 X 2.2 = 4.4E
* Opera 역에서 프라도 미술관이 있는 Banco de Espana 역까지 지하철 요금 : 1.5 X 2 = 3E
* 유로 자전거 나라 세고프라도 투어 당일 요금 : 30 X 2 = 60E
* 프라도 미술관 입장료 : 10 X 2 = 20E
* Banco de Espana역에서 Paseo de la Florida 버스터미널까지 지하철 요금 : 1.5 X 2 = 3E
* 세고비아로 가는 왕복 버스표 구입 : 13.14 X 2 = 26.28E
* Meson El Cordero 점심 식사
- 참치와 달걀을 뺀 샐러드 : 8E
- 아이스 커피 : 1 X 2 = 2E
- 가스파쵸 : 5.2E
- 상그리아(?)
* 세고비아 알카사르 입장료 : 4.5 X 2 = 9E
* Paseo de la Florida 버스 터미널에서 Opera 역까지 지하철 요금 : 1.5 X 2 = 3E
* Meson Del Champinon 저녁 식사
- 상그리아 : 2 X 2 = 4E
- 송이버섯 타파스 : 6.2E
- 풋고추 타파스 : 7.5E
- 빵 : 0.5 X 2 = 1E
= 18.7E
* Mayor 광장에서 한 잔
- 틴토 데 베라노 : 4.5 X 4 = 18E
- Mixed Salad : 6E
= 24E
* 예비 건전지 16개 : 16.15E
* 사과 4알 : 3.0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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