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동네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별로 없습니다. 몇 년 전에 생긴 'Outback'과 최근에 생긴 'VIPS'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다른 주거 환경은 마음에 드는데 특별한 일이 있어 외식을 하고 싶어도 선뜻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조금 불만입니다.
어제 모처럼 생긴 상품권을 이용해 저녁을 먹을까하고 VIPS에 들렀습니다. 평일 저녁이라서 별 생각없이 퇴근하면서 들렀고 1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하여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20분 남짓 기다리면서 제 뒤에 온 8 group의 사람들이 먼저 안내를 받아 들어가더군요. 물어봤더니 전화로 예약을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전화 예약의 필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중에 온 사람이 계속해서 먼저 자리 안내를 받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 짜증이 나더군요. 그래서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은 것을 취소하고 Outback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Outback에 도착한 후 혹시나 해서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Outback도 전화 예약을 받는답니다. 그러나 자리를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도착 예상 시간에 해당하는 대기자 명단에 올려 놓는 것이고 일정 시간이 지나 이름을 불렀을 때, 자리에 없으면 예약이 자동으로 취소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듣기에는 훨씬 합리적인 것 같았습니다. VIPS의 경우 정해진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도 담당자가 전화로 확인할 때까지 그 자리는 계속 대기석으로 남아 있을테고 예약 취소로 인한 penalty가 있는 것도 아니니 무조건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해놓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데, Outback의 경우 일정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호명 후 다음 대기자에게 차례가 돌아가니까요.
사실 이건 합리성의 차원이 아니라 감정적인 차원입니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 온 사람이 나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을 눈 앞에서 보는 것만큼 기분이 상하는 일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것이 합리적이냐 아니냐는 나중의 문제거든요.
덧. 현장의 receptionist에게만 확인한 사실이기 때문에 윗 글에서 제가 이야기한 대기 시스템이 VIPS와 Outback의 공식적인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계시는 분은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