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앞으로 원전 사고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요소가 미세먼지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는 날이 점점 더 줄어들 것이고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 제품이 될 겁니다.
그렇다고 사람이 집 안에서만 생활할 수도 없으니 외출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대비책이 필요한 데 현재로서는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지요. 그래서 기능이 우수하고 디자인도 괜찮은 마스크에 관심이 많습니다.
마스크는 대체로 두 종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일회용 마스크와 필터 교체용 마스크로 일회용 마스크는 개봉 후 몇 시간을 사용한 뒤 버리는 방식입니다. 필터 교체용은 배기 밸브에 장착한 필터를 교체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일회용 마스크도 기능에 따라 여러가지 수준으로 나뉘는데 PM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차단하려면 일반 황사마스크나 KF80 수준으로는 부족하고 최소 KF94나 N95 수준의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프리텍 KF94 방역용 마스크를 사용해왔는데 크리넥스, 3M 등등 비슷한 KF94 마스크를 많이 써 봤지만 프리텍 마스크가 제게 가장 잘 맞았습니다. 마스크는 위 아래로 펼쳐지는 방식과 좌우로 펼쳐지는 방식이 있는데 지금까지 찾아본 바로는 좌우로 펼쳐지는 방식은 프리텍 마스크가 유일했습니다. 좌우로 펼쳐지는 방식은 코 양옆으로 펼쳐져서 밀착하기 때문에 콧등을 누르지 않으며 밀착감이 더 좋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프리텍 KF94 마스크는 수급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터만 교환하는 방식의 마스크를 찾았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샤오미 Air Wear 2 마스크입니다.
Air Wear 마스크의 개량형 버전이고
아직 정식 수입되지 않아서 현재는 해외 직구로 구입해야 합니다. 저는 옥션의 직구 판매자를 통해 구입했습니다.
필터 2개가 포함된 가격은 12,000원(2017년 5월 21일 현재 13,900원)인데 해외 직구이다보니 배송비가 9,000원이나 됩니다. 게다가 통관 문제로 마스크를 2개 이상 구매할 수 없고 필터라도 함께 구매하려고 해도 해외 배송처가 다르기 때문에 배송비를 절약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하나만 구매한다고 하면 2만 원이 넘는 가격을 주고 사야 합니다.
생김새는 위의 사진에 보시는 것과 같습니다.
착용샷은 이렇습니다(이미지 출처 : 옥션).
샤오미 미 밴드 2를 구매할 때도 느꼈지만 중국은 더 이상 예전처럼 대륙의 마데라고 조롱받았던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제품의 quality도 우수하지만 패키징도 우리나라보다 더 고급스럽습니다.
정식 수입품이 아니기 때문에 설명이 모두 중국어로 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그림과 함께 제시되고 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박스를 개봉하면 잘 포장되어 있는 커버가 나옵니다.
색상은 블랙과 그레이, 핑크가 있습니다만 현재 구매는 블랙과 그레이만 가능합니다. 저는 블랙을 골랐습니다.
대부분의 필터 교체형 마스크는 배기 밸브를 사용하기 때문에 마스크 겉면으로 툭 튀어나와 미관을 해치지만 Air Wear 2 마스크는 커버 안에 마스크 형태의 필터를 결합하는 2중 구조 방식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깔끔합니다. 실제로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알려진 2017년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커버는 TPE, 무펠트로 물이나 알코올로 가볍게 닦아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생활 방수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그렇더라도
6개월 정도 사용 후 교체를 권장한다고 합니다. 손으로 만져본 질감은 고무보다는 가죽에 좀 더 가까웠습니다. 최초 개봉하면 고무 냄새 비슷한 냄새가 나지만 곧 사라집니다.
동양인의 얼굴형에 맞는 디자인을 찾기 위해 수 천명의 얼굴형을 DB화 하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형태에 꽤 신경을 쓴 느낌이지만
문제는 프리사이즈라서 여성에게는 좀 큰 느낌이고 제게는 조금 작게 느껴졌습니다. 아주 고가의 마스크가 아니기 때문에 사이즈를 나눠 생산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런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커버와 함께 두 개의 교체형 여과 필터가 들어 있습니다. 개별 포장이 되어 있고요. 5개들이 팩으로 별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여과 필터는 식품 안전 등급의 재료로 용접 접착제 없이 만들었는데
8시간 누적 사용이 가능하고 PM2.5 유해물질을 99.75% 차단한다고 합니다.
커버 안쪽에 여과 필터를 장착한 모습입니다. 그냥 필터를 커버에 눌러 끼우는 방식인데 다행히 잘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특이한 건 둘레에 실리콘으로 된 막 같은 것이 보이는데 여과 필터가 들뜨지 않고 얼굴에 밀착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입니다.
이런 형태의 마스크가 처음이라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얼굴에 맞게 쓰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돌출된 만큼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주기 때문에 숨쉬기에 한결 편한데 너무 편해서 처음에는 제대로 밀폐가 안 되는 줄 알고 좀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기능과 디자인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마스크입니다.
* 장점 - PM2.5를 99.75%까지 차단하는 우수한 기능
- 깔끔한 디자인(환자처럼 보이는 흰 마스크는 가라)
- 일회용 마스크보다 호흡이 한결 편함
* 단점- 일회용 마스크처럼 막 접어서 갖고 다닐 수가 없어서 별도로 파우치를 마련해야 함
- 일회용 마스크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
: 필터 가격만으로는 오히려 저렴하지만 배송료를 합하면 현재 필터 1개 당 3,500 원 꼴
- 실리콘 막이 얼굴에 닿기 때문에 여성들은 화장을 한 채 사용하기 불편함
- 실리콘 막 때문에 밀폐 효과는 좋지만 얼굴에 닿는 면에 땀이 차는 부작용이 있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380
앞으로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재앙으로 저는 크게 두 가지를 예상합니다. (우리나라 기준)
단발에 끝장날 수 있는 것으로는 역시 원전 사고지요. 우리나라에 위치한 어느 원전이든 터지기만 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애들 장난 정도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그런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그 보다 파괴력은 약해 보이지만 파급력 면에서는 원전을 능가하는 환경 문제가 (초)미세먼지 재앙입니다. 이미 외국에서는 장래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면에서 우리나라가 선두권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당장은 아니지만 폐암을 비롯해 각종 호흡기 계 질환으로 고통받거나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수가 향후 30년 내에 급증할거라 예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간이 큰 건지, 신경이 무딘건지 이런 심각한 문제에 대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작년에 메르스 공포가 휩쓸었을 때는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니더니 이제는 미세먼지 상태가 아무리 나빠도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 중에 마스크를 챙겨 쓰는 사람 보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데 좀 더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아래를 보시죠.
많은 사람들이 날씨를 볼 때 참고하는 케이웨더 앱입니다. 원래는 날씨와 기온을 주로 보는 앱이었는데 미세먼지 상태 정보가 추가되었습니다. 6월 7일 저녁 8시 기준으로 보통 상태로 예보하고 있죠.
역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먼지 경보 앱 PM10입니다. 통합대기환경지수(CAI)와 함께 PM10 농도를 보여줍니다.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인 저녁 7시를 기준으로 역시 보통 수준이라고 예보했습니다.
이건 중국에서 만든 먼지 경보 사이트 aqicn.org입니다. 모바일 기기에서 접속하면 보시는 것처럼 모바일 전용 화면으로 보여줍니다. 어떤 장소에 가면 GPS 좌표를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측정센터를 일별해서 현재 시간과 가장 가까운 측정치 별로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보시는 화면은 원 화면인데 한글화도 되어 있어 한글로도 표시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보여드렸던 케이웨더와 PM10, 그리고 aqicn.org는 모두 동일한 측정센터의 지표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왜 aqicn.org의 결과만 좋지 않은 걸로 나왔냐 하면 이 사이트는 여러 가지 공기질 지표 중 가장 나쁜 것을 위주로 예보하기 때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PM10 지수는 위의 PM10 앱과 비슷한 수준인 52입니다. 하지만 몸에는 더 나쁜 초미세먼지인 PM2.5가 101로 더 나쁜 수준이기 때문에 이걸 기준으로 예보한 겁니다.
그러니 케이웨더나 PM10앱의 예보는 이처럼 PM2.5 지수만 치솟았을 때는 전혀 신뢰할 수가 없는 겁니다. 가끔 O3만 엄청 높은 날도 있는데 그럴 때는 마스크 착용 여부와 상관없이 외출을 삼가는게 좋겠죠.
그래서 저는 PM10앱은 삭제하고 케이웨더는 날씨와 기온을 볼 때만 사용합니다. 공기질 확인은 aqicn.org사이트만 이용하죠. 특히 이 사이트의 지수가 50이 넘으면 무조건 마스크를 씁니다.
얼마 전에 SNS에 어떤 이야기가 돌았냐하면 우리나라 미세먼지 측정센터의 상당수를 외주 업체에서 운영하는데 거기에서 일을 했던 전직 직원이 폭로하기를 공무원들이 자기 담당 측정센터의 미세먼지 농도가 너무 나쁘게 나오면 질책을 당한다면서 기준을 보정해서 좋게 나오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좋은 상태로 예보되었다는 걸 믿으면 안 된다면서 지수가 50이 넘으면 무조건 마스크를 쓰라고 했죠.
무슨 말도 안 되는 혹세무민의 루머냐며 웃으며 넘겨야 하는 게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워낙 시절이 하수상하니 사람 마음이 그렇게 되지를 않네요.
그래서 저는 밑져야 본전이니 aqicn.org 기준으로 지표 지수가 50이 넘으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데 저 혼자만 쓰고 있는 뻘쭘한 상황이 자주 있죠. 그러든지 말든지 꿋꿋하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좀 오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초)미세먼지의 위해성에 대해 조금만 공부해 보시면 제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백세시대니 어쩌니 하는데 고통스러운 말년을 보내고 싶지는 않거든요. 뻔히 예상되는 위험만큼은 좀 피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176